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4/19 16:04:58
Name 도로시-Mk2
Subject [일반] [수필] 거미를 안전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수정됨)
얼마 전에 식탁에 앉아 밥을 먹다가 우연히 천장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작은 거미가 한 마리 천장에 붙어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흔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아직 치지 않은 건지, 떠돌아다니는 배회성 거미인지는 몰랐지만 거미줄은 치지 않았습니다.


거미를 당장 때려잡으라는 말을 거절하며

'거미도 소중한 생명인데 죽이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 내버려 두면 알아서 나갈 것이다'  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며 저는 거미를 내버려 두었습니다.

파리나 모기 같은 벌레는 보이기만 하면 입에 거품을 물면서 때려잡는 주제에 헛소리를 하고 있는 거죠 저는.

모기는 뭐 소중한 생명 아닌가. 아 물론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합니다. 제 피를 빨리는데 소중히 생각할 수는 없죠.



여하튼 다음 날 아침에 천장을 훑어보니 거미는 자리를 옮겼을 뿐 여전히 천장에 붙어 있었습니다.

내버려 두면 알아서 나갈 것이라는 저의 생각은 틀렸습니다. 이제 이 놈을 때려잡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거미를 죽이고 싶지 않았던 전 휴지를 둘둘 말아 다치지 않게 거미를 조심스레 감싼 다음 집 밖으로 풀어주었습니다.

이걸로 좋은 일을 했으니 이제 죽어서 천국에 갈 가능성이 0.001%는 올라갔을 것이라며 자위하며 말이죠.




거미는 혐오스러운 외견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이 기피합니다. 아라크노포비아라는 거미공포증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거미는 굉장히 사람에게 유익한 종입니다. 대표적인 익충(거미는 곤충은 아니지만)의 선두주자예요.

물론 강력한 독으로 사람을 죽이는 거미류가 없진 않지만 적어도 한국에선 없습니다.


거미는 파리, 모기, 바퀴벌레 등의 해충들의 천적입니다. 여러분이 혐오하는 거미가 없다면 저 해충들은 어마어마하게 번성하여

여러분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을 것입니다. 익충, 해충 이런 구분이 너무 작위적이지 않냐는 말은 일단 미뤄둡시다.

거미가 없다면 인간을 여태 가장 많이 죽여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죽이고 있는 말라리아는 더욱 큰 피해를 입혔을 것입니다.

(물론, 거미 뿐만 아니라 잠자리 등도 훌륭한 익충이고 많은 모기를 잡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쯤 되면 답은 명쾌합니다.

한국에서는 사람을 잡을 만한 강력한 독거미가 없습니다. 거미는 사람에게 매우 이롭습니다.

그러니 좀 징그럽다 하더라도 거미를 함부로 죽이지 맙시다. (덤으로 잠자리도)

어때요, 참 쉽죠?  (^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04/19 16:07
수정 아이콘
저는 이 글에 크킹 댓글이 달린다는 데 어제 산 복권을 걸 수 있습니다. :)
저도 벌레는 어지간하면 휴지로 집어다 베란다로 방출합니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요.
물론 모기는 용서없습니다.
오'쇼바
18/04/19 16:15
수정 아이콘
그리고 글곰님 드래곤 나이트는 언제 쯤..ㅜㅜ 달달한 스토리로 부탁드립니다.
오'쇼바
18/04/19 16:12
수정 아이콘
얼마전.. 조만간 연재를 하신다는 글을 본거 같은데.. 이번에도 꿀잼연재 부탁드려요..
이혜리
18/04/19 16:15
수정 아이콘
거미 좋아여.
거미줄 걸릴 때의 그 더러운 기분은 가끔 짜증나게 하지만.
대장햄토리
18/04/19 16:17
수정 아이콘
작은 거미는 그냥 냅두는데...
저번에 집에서 나온 거미는 어디서 나온건지 시커먼놈이 크기도 무척 크더라구요...
어찌저찌 잡긴잡았는데..
솔직히 무서웠습니다..ㅠㅠ
Tim.Duncan
18/04/19 16:18
수정 아이콘
그래서 연재는 언제하시는겁니까!!?! 는 농담이고 한국에는 그래도 거미가 큰게 없어서 다행인것 같아요

큰 거미면 진짜 쫄아서 아무것도 못할거같음
아침밥스팸
18/04/19 16:19
수정 아이콘
저희 집도 거미가 간간히 보이는데 생활공간이 아니면 그대로 두고
생활공간이면 가구 밑으로 보내줍니다.
아이들에게도 거미는 벌래를 잡아주니 죽이지말라고 하구요
이게 몇년되니 간간히 보이는 거미는 같이 사는 객식구 같아요
17롤드컵롱주우승
18/04/19 16:20
수정 아이콘
특검이 그렇게 이로운거였나요:)
하루사리
18/04/19 16:24
수정 아이콘
거미 좋습니다. 저도 거미 있으면 살포시 놔주고. 베란다에 줄쳐놔도 그냥 둡니다.
다시 봤을때 모기들이 칭칭 감겨 있으면 기분이 다 좋더라고요.

그리고 잠자리가 모기 천적인건 레알입니다. 군대 있을때 잠자리가 진짜 많았는데. 2년간 모기 구경 못해봤습니다. 크크
18/04/19 16:29
수정 아이콘
좋은 말로 할 때 크킹 연재를 재개하지 않으면 앞으로 하루에 거미 20 마리씩 죽일 겁니다. 시골 살기 때문에 20 마리 정도는 일도 아니에요.
11시30분
18/04/19 16:34
수정 아이콘
이 글 보고 나무위키에서 또 한참을 놀게되었습니다....
캠릿브지대핳생
18/04/19 16:38
수정 아이콘
제가 극혐하는 모기가 거미의 천적이라니
작년에 거미를 발견하고 내다버린게 모기를 많이 물리게 된 이유인가봅니다
닉네임좀정해줘여
18/04/22 10:07
수정 아이콘
반대입니다. 거미가 모기의 천적이죠.
18/04/19 16:39
수정 아이콘
거미라도 될걸 그랬어
우리는 하나의 빛
18/04/19 19:22
수정 아이콘
친구 요즘 근황이 궁금하네요. 크
밀개서다
18/04/19 16:40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 비잔티움 제국의 니케아 공작 아폴로니우스를 잊지않았습니다....
도로시-Mk2
18/04/19 16:42
수정 아이콘
(수정됨) [ 지금 크킹 연재를 요구하시는 분들은 평소 게임 게시판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신 분들입니다 ] (^오^)


게임 게시판을 자주 보시고 활동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연재는 다음달이나 다다음달에 올린다고 적었습니다...
뽀롱뽀롱
18/04/19 17:58
수정 아이콘
아하 다음 가문 문장은 거미로군요
카서스
18/04/19 18:27
수정 아이콘
2달은 너무 늦소. 2주뒤로 합시다.
즐겁게삽시다
18/04/19 16:48
수정 아이콘
http://naver.me/5j3oHVx0

이제 도로시님은 이 시를 읽고 슬퍼집니다.
참개구리
18/04/19 16:54
수정 아이콘
작은 거미는 뒤에 나온 거미줄 잡아서 요요로 가지고 놀아야죠 크크
물론 적당히 즐기다 보내줍니다.
cluefake
18/04/19 17:01
수정 아이콘
너는 도움이 되는 프렌즈구나!
18/04/19 17:38
수정 아이콘
아침거미는 복을 가져다 준다니 님 복+1
loveyuna
18/04/19 18:40
수정 아이콘
몇 일전에 세스코에서 방문하시길래 거미가 자꾸보인다고
약 좀 뿌려달라고 했더니 거미는 익충이라며 따로 약이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거미는 세스코편이라는 명언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동거를 하고 있지요..
도로시-Mk2
18/04/19 19:06
수정 아이콘
역시 세스코는 프로답네여 Good
-안군-
18/04/20 11:24
수정 아이콘
명언제조기 세스코 당신들은 도덕책...
열역학제2법칙
18/04/19 19:02
수정 아이콘
언제부턴가 방에 벌레가 있어도 별로 신경을 안써요. 안써도 별 일 안생기고...
물론 모기 너는 아니다 이 악마야
편두통
18/04/19 19:04
수정 아이콘
바퀴 너도 아니다 이 악마야
18/04/19 20:08
수정 아이콘
좋아요
오쇼 라즈니쉬
18/04/19 21:07
수정 아이콘
저도 벌레 안 죽이고 모기만 잡습니다.
생명은 소중하지만 모기와는 전쟁 중이니까요. 전쟁터에서 내가 살기 위해선 적이 죽어야죠.
점박이멍멍이
18/04/20 12:45
수정 아이콘
옛날 반지하방에서 동거한 검은 왕거미가 떠오르네요
방구석에 자리잡고 있어 '구석이'라고 지어줬는데요 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740 [일반] 나는 니가 어제 어디서 무얼 했는지 다 알고있어 - 구글지도 [47] RnR12298 18/04/23 12298 4
76738 [일반] Daily song - 혼술 of 주니엘 [5] 틈새시장8853 18/04/23 8853 2
76737 [일반] 코레일·SR 통합 논의 본격 착수…국토부, 연구용역 발주 [43] 군디츠마라10812 18/04/22 10812 3
76736 [일반] 나이 서열 문화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103] shangrila4u19127 18/04/22 19127 18
76735 [일반] [영화] 내가 좋아하는 대사 한 줄 [59] 항즐이14397 18/04/22 14397 9
76734 [일반] 13년의 기다림 끝에 돌아온 풀메탈패닉! [38] v.Serum16167 18/04/22 16167 0
76733 [일반] 술은 정말 비만의 원인이 되는가? [68] 피카츄백만볼트16148 18/04/22 16148 3
76729 [일반] 의지가 아니라 능력을 증명하라 [8] minyuhee10377 18/04/21 10377 8
76728 [일반] 강간인가 아닌가? - 당신이 판사라면?(문제 편) [145] Marcion17762 18/04/21 17762 23
76727 [일반] 2018년 4월 20일, 건담 애니메이션 신작 발표 [32] SwordMan.KT_T12181 18/04/21 12181 0
76726 [일반] 이제 와서 뒷북치는 2017년 애니 이야기 [46] 이르8630 18/04/21 8630 1
76723 [일반] 어제 새벽에 참 희한한 꿈을 꿔서 남겨봅니다. [28] 고란고란7985 18/04/21 7985 0
76722 [일반] DJ Avicii가 오늘 사망했습니다. [31] 삭제됨18645 18/04/21 18645 2
76721 [일반] 너구리 귀신 이야기 [18] 맥주귀신8100 18/04/21 8100 16
76720 [일반] ADIEU ARSENE 벵거 사임과 관련된 여러 말말말 [35] gooner9676 18/04/20 9676 17
76719 [일반] 표준어의 어려움 [83] 전문직이되자8904 18/04/20 8904 1
76718 [일반] [보드게임 소개] 배틀스타 갤럭티카 [34] Serapium8970 18/04/20 8970 6
76717 [일반] 어느 마을의 소년 이야기(1) [22] 미사쯔모7043 18/04/20 7043 1
76716 [일반] Pgr운영유감 2 [541] 사악군20963 18/04/20 20963 40
76714 [일반] (블라인드 펌)대한항공 치킨커리 논쟁.jpg [911] 성동구41401 18/04/20 41401 1
76713 [일반] [단편] 07 드래곤나이트의 선물 [35] 글곰9660 18/04/20 9660 37
76711 [일반] 영화 그날바다 후기(스포주의) [2] 히야시8652 18/04/20 8652 10
76710 [일반] 구글에서 코딩을 가르치는 앱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8] 아마데10796 18/04/20 10796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