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4/08 21:24:50
Name Misaki Mei
Subject [일반] [7] 일본에서 날아든 소식을 받아들이는 이야기 (수정됨)

일본에 의해 일어난 강제 불임수술

얼마 전 일본에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생보호법]으로 인해 지적 장애인이나 유전병 보유자들이 강제로 불임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비도덕적인 행동이고, 일본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에는 무언가 석연치 않은 면이 있습니다. 우생보호법이라는 법이 1990년대 일본에 있었다는 점만을 보도할 뿐, 실질적으로 그 법이 정말 1990년대까지 일본 사회에서 강한 효력을 갖고 시행되었는지는 조사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미 다른 글에서 댓글로 밝혔듯이), 실제 일본에서 저 법이 1996년까지 지속되었다고는 해도 우생보호법으로 인한 피해자가 1990년대까지 꾸준히 나왔다는 건 아닙니다. 일본의 우생보호법 시행은 1980년대 이후에는 거의 시행되지 않았거든요. 실제 1만명이 넘는 우생보호법 피해자 중에서, 1980년대 이후의 피해자 수는 모두 합쳐서 75명입니다. (https://www.iwanami.co.jp/kagaku/jiji97102.html)

1980년이 되자마자 법의 힘이 무력화되었던 것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이 법의 효력이 무력화되어가는 단계를 겪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 강제 불임수술을 시행하던 다른 서구 국가들이 이를 포기한 시기와 맞아 떨어집니다. 스웨덴 (1934년부터 1976년까지 63000명)이나 미국 (1929년부터 1974년까지 7600여명), 또는 한국 (한국은 1980년대 초반까지는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규모는 수백 정도로 추정됩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91415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295759
http://imnews.imbc.com/20dbnews/history/1999/1785349_19514.html

(오독을 막기 위해 다시 밝히자면 다른 국가들이 시민들에게 가한 불임 수술 기간이 비슷하다고 일본이 옳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문제는 언론이 일본의 우생보호법에 대해 다루면서, [이 법이 실제 효력을 발휘해, 피해자들을 만들어낸 기간이 언제부터 언제까지였는가]에 대한 조사나 내용은 다루지 않고 자극적으로 [일본은 1990년대까지 시민들을 강제 불임수술 하는 법이 있었다!]고만 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보도하면 독자들은 일본에서는 90년대까지 계속해서 일관적인 강제 불임수술이 이루어졌다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과거 체육관 선거로 대통령을 뽑는 통일주체국민회의가 있었습니다. 이는 두고두고 비판 받아야 할 과거사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이 통일주체국민회의는 유신 정권이 무너진 이후 사문화되었고, 2017년 12월 26일에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선거법이 폐지됨으로서 법적으로 무력화됩니다. 만약 이를 가지고 해외에서 현대 한국에서 더 이상 체육관 선거가 이루어지지 않음은 보도하지 않고, [한국이 드디어 2017년에 '체육관 선거' 대의원 선출 법안을 폐지했다!]고만 보도한다면 이는 비록 사실만을 보도한다고 하더라도 왜곡보도가 되는 것입니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정확하게 들어오지 않는 것은 이번 사건만은 아닙니다만서도-과거 피지알에 도쿄도 조례 개정 소식이 과장되어 전해졌다는 글을 본 것 같은데, 그 글을 지금 찾으려니 보이지 않아서 이 글에서 다루지 못했습니다...-이 글에서는 가장 가까운 소식인 우생보호법 이야기를 예시로 다룹니다.

정확한 소식과 마주 보기 위해서

언론의 문제에 더해, 일반 시민들 역시 일본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소식이 날아오면 사람들이 그 기사의 내용이 얼마나 옳은 말인지 잘 알아보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해도 일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이라면 빠른 속도로 인터넷에 널리 퍼지고는 합니다.

가까운 예를 들면,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한 남성이 난입해서 난동을 부린 사건 당시, 난입한 외국인의 정체가 일본인이라는 ‘가짜 뉴스’가 만들어져 인터넷에 퍼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구글을 통해 검색해 보면 개막식에 일본인이 난입해 난동을 부렸다는 진위 파악을 하지 않고 쓰인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개막식에 난입한 사람은 미국인으로 밝혀졌었죠.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2/11/0200000000AKR20180211034300062.HTML

(일본인 다음에는 중국인 같다는 이야기까지 돌았는데, 사실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외국이 일본과 중국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왜 그런 소문들이 돌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글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반드시 일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자극적인 정보가 들어왔을 때에는, 그 정보가 진실과 얼마나 맞아 떨어지는지 한 번 정도는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한 번 전해 들은 이야기에 미처 담기지 못한 진실 한 조각이 어딘가 가까운 곳에 홀로 떨어져 있을 지도 모르는 법이니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고통은없나
18/04/08 21:28
수정 아이콘
이런글 열심히 적어봐야 인터넷에서는 명예황국신민 드립밖에 못들어먹죠.PGR이니 그나마 좀 먹히는거지.
도연초
18/04/08 22:28
수정 아이콘
본문에도 언급된 도쿄도 조례 개정안 왜곡글에, 처음으로 이의를 제기한게 저였습니다.
그런데 다른 글에서 '일본 변호전문' 운운하면서 비아냥거리는 댓글 보고나서는, 그냥 페이크뉴스에 속든지 말든지 그냥 놔두고있어요.
Misaki Mei
18/04/08 21:28
수정 아이콘
제가 이 글로 쓰려고 했던 내용 일부가 이미 어제 다른 분 글로 올라오게 된 바람에;; 이게 [7] 이벤트 참여가 가능한 글인가 애매해지기는 했습니다. 관련글 댓글화가 필요하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추억이란단어
18/04/08 21:31
수정 아이콘
솔직히 60년대에서 90년대까지의 인권에대해서 우리가 남의나라에대하 머라할 자격이 없죠..
TheLasid
18/04/08 21:5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제 사견으로는 관련글 걱정은 하실 필요가 없는 듯합니다.
Galvatron
18/04/08 21:56
수정 아이콘
내가 보기싶은것만 보고 듣기싶은것만 듣는건 일본이나 한국이나 디시나 피지알이나 별 다를게없죠.
18/04/08 22:16
수정 아이콘
상세한 팩트 덧글이 일찍달리면 자정 잘 되요. 근데 왜곡된 정보를 뿌리는 양에 못미치는게 문제
아케이드
18/04/08 23:07
수정 아이콘
요즘 몇몇 언론이나 커뮤니티에서 일본관련 기사를 올리는 이유가 '싫어하는 일본 까서 조회수 올리고 추천 받자'라는 목적이 있어서 그런지
팩트에서 일부 내용을 드랍하거나 양념을 과하게 쳐서 올리는 경우가 많죠.
최근의 스모단상에 여성출입금지한 기사 같은것도, 여성출입을 금지한 것만 부각시키고, 금지에도 불구하고 여성의사가 단상에 올라 치료를 강행한 것은 누락하고는 '순종적인 노예 일본인들'이라고 까는 식이죠.
PGR21이니까 이렇게 선동을 깨우쳐주는 글이 올라오고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올라와 봐야 비추천 당해서 삭제 당하고, 글쓰신 분은 '친일'이라고 메모되거나 블락당하죠.
아점화한틱
18/04/08 23:08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일본관련된 글들은 피지알에 일본에 대해 잘 아는분들이 많아서그런가 금방금방 반박되더군요. 물론 사이좋은 이웃국가란 거의 없다보니 사람들의 확증편향으로 인해 쉽게 선동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죠. 내가 싫어하는 대상에 대한 안좋은 정보는 심적으로 더 신뢰가 가기 마련이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702 [일반] 아내가 내게 해준 말. [35] 켈로그김11317 18/04/19 11317 43
76700 [일반] 김경수 경남지사 출마선언 일정 취소(수정 공식출마선언) [132] 히야시20902 18/04/19 20902 2
76699 [일반] 즐겜하세요, 모두들 [96] 글곰12012 18/04/19 12012 41
76697 [일반] 오늘자 리얼미터 떴습니다. 결과는?? [271] Darwin28458 18/04/19 28458 31
76696 [일반] 그날 바다 보고왔습니다. [20] 삭제됨11007 18/04/18 11007 13
76694 [일반] 선거 관련된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글 작성시 주의사항 [23] jjohny=쿠마10193 18/04/18 10193 22
76693 [일반] 심심해서쓰는 르노삼성 QM3 리뷰 [25] 뜨거운눈물14936 18/04/18 14936 3
76692 [일반] 퇴사한다고 말한 날 [58] 브라이언13206 18/04/18 13206 65
76691 [일반] [단상] 종전 및 평화협정 이후를 생각하다 [103] aurelius13779 18/04/18 13779 13
76690 [일반] 일하기 싫다 [38] 마리오30년8683 18/04/18 8683 32
76689 [일반]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 예쁘고 귀엽지만 불편해 [23] 아찌빠7810 18/04/18 7810 1
76688 [일반] 김경수/김기식 사태가 반영된 오늘자 알앤써치 여론조사 [88] Darwin16861 18/04/18 16861 11
76687 [일반] 손발이 묶인 채로 두들겨 맞는 PGR 운영시스템 -1 [185] 13898 18/04/18 13898 89
76686 [일반] 과거 선거결과를 바탕으로 보는 경남지사 (언더독 민주당 입장에서..) [63] 타마노코시11890 18/04/18 11890 14
76685 [일반] 저는 쓰레기입니다. [25] 참교육8655 18/04/18 8655 3
76684 [일반] 프로그래밍 면접 이야기 - 너무 솔직할 필요는 없습니다 [38] Je ne sais quoi9116 18/04/18 9116 5
76683 [일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북미대화(feat. 종전) [69] Roger10017 18/04/18 10017 3
76682 [일반] 운영진을 위한 변 [102] VrynsProgidy11001 18/04/18 11001 22
76681 [일반] 대학원 박사과정 합격했습니다. [110] Finding Joe13231 18/04/18 13231 32
76680 [일반] 피지알 운영유감에 대한 저의 생각.. [22] 마우스질럿8411 18/04/18 8411 1
76676 [일반] 그들은 여전하다 [26] The xian8449 18/04/18 8449 51
76674 [일반] 언론사 요청으로 삭제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 기사... [43] TWICE쯔위12508 18/04/17 12508 7
76673 [일반] [MARVEL] 닥터 스트레인지는 타노스전에서 별로 큰 활약을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38] 빵pro점쟁이14316 18/04/17 14316 5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