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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2/29 02:02:38
Name 표절작곡가
Subject [일반] ?? : 요새 애들은 끈기가 없어서 직장도 휙휙 바꾸고 말이야~ (수정됨)
220px-Johann_Sebastian_Bach.jpg
Johann Sebastian Bach

맞다... 음악의 아버지.

물론 이 분은 그런말 한적은 없는걸로 안다~

오늘은 뭐시기의 아버지 말고, 직장인 바흐에 대해서 알아보자.

바흐가 가장 오래 근무했던 도시는
당시 작센 공국의 Leipzig 시이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75161&page=2

저번 글에도 밝혔듯이 바흐 이 분 후세 사람인 우리야 뭐 음악의 아버지라고 리스펙트 한다지만
그 당시엔 적당한 B급이라 채용되셨다...ㅡㅡ;;

그럼 근무 여건을 보자!

먼저 바흐의 직책을 살펴봐야겠지?

1. 토마스교회 음악감독
- 라이프치히 중앙에 위치한 교회인데 인근에 니콜라스 교회도 있다.
바흐는 사실상 두 군데 교회에서 일을 했다.
그 일이라는게 러닝타임 20분 짜리 칸타타 써서 바치는 일...(이거 의무다,,,)

2. 토마스음악학교 교사
- 교회에서 운영하는 학교인데
토마스 합창단은 빈소년 합창단 다음으로 명성이 있다.
애들 합창 지도해서 어느 정도 이상은 끌어올려야한다...

3. 라틴어교사
- 전통이다~~(모르면 외우면 된다...)
바흐 때에는 라틴어 가사로 곡을 쓸일이 많았기 때문에 라틴어가 크게 문제되진 않았다.

4. 대학교 음악동아리 책임자
- 이 당시에는 음대가 없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동아리 차원의 활동이 많았다.
오케스트라 조직해서 지휘도 하고 연주자 비면 땜빵도 하고~

5. 시정 당국 전속 작곡가.
- 위에 4가지 전부 다 시 당국하고 연결되어 있다.

시 전속 작곡가라면 위에 것 전부 패키지로 엮여 있다는 말씀 되겠다.
직함은 많은데 다 갑질과는 거리가 멀다~ ㅠㅠ

바흐에겐 당시 프로 갑질러가 세 군데가 있었는데,
1. 시 참사회 - 시청 소속 작곡가라서~
2. 성직회의 - 토마스교회 소속이라서~
3. 대학 당국 - 대학 소속이라서~

근데 문제는 이 셋이 사이가 안좋다....

여러분의 직장에서 여러분 자신의 직함이 3개이고 서로 다른 조직의 직속 상사가 3이 있는데,
그 3이 맨날 싸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집에는 자식들 20명이 삐약거리고 있다....

바흐가 부임한 첫 2년 동안 바흐는 매주마다 러닝타임 20분 짜리 칸타타를 써서 연주한다.
(본격 주간 바흐!!)

평생 그렇게는 못산다... 나중에는 태업도 하신다...
돌려막기를 하지 않나... 등등

그래서 시 참사회에서 경고 먹고 감봉 처분 받으신다...ㅠㅠ
바흐가 낸 교회음악 개선안도 무시 당하고....ㅠㅠ
그게 1730년 8월의 일이다....

지칠대로 지친 바흐는
이런 헬Leipzig에서 탈Leipzig를 꿈꾸는데....
220px-Erdmann_Neumeister_1719.jpg
Erdmann Neumeister(에르트만 노이마이스터: 당시 유명한 대본가이시다....)

이 분에게 편지를 보낸다.

Bach : 님아, 내가 거시기 거시기 거시기 해서 그러는데 거기 자리 좀....ㅠㅠ
Neumeister : 여기도 자리 없엉~~ㅠㅠ

이리하여 탈Leipzig는 실패를 한다.
(이쯤에서 눈물 닦아도 된다...)

바흐는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인근 도시이자 작센공국의 수도인 Dresden이다.

그곳에는 폴란드와 작센을 동시에 다스리시는 Friedrich August II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2세가 계셨다.... 
옆에는 왕비님~크크
170px-King_Augustus_III_of_Poland.jpg170px-Largilliere-Auguste_keurvorst_von_saksen_1715.jpg

바흐는 이분들에게 "충성, 충성, 충성" 을 외치며
아부(?)를 시전한다....ㅡㅡ;;

B 단조 미사에서 Gloria

왕비님께 이 곡을 헌정하고,
대왕님 생일, 왕비님 생일 등등 궁정 축제 때마다 꼬박꼬박 칸타타를 써서 바친다~~

170px-Largilliere-Auguste_keurvorst_von_saksen_1715.jpg
"오~~ 정성이 갸륵한지고~~~"

드디어 마침내 1736년 11월에 바흐는
[폴란드 왕 작센 선제후의 궁정 작곡가] 타이틀을 획득!!!!

그리하야 바흐는 탈라이프치히는 못했지만,악덕 직장상사들의 갑질에서는 벗어났다고 한다~~

휴~~

?? : 요새 애들은 끈기가 없어서 직장도 휙휙 바꾸고 말이야~
난 그러지도 못하는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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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Again
17/12/29 08:10
수정 아이콘
어마어마하게 빡센 직장이었군요. 하긴 두 개의 심장 J.S.바흐...
스테비아
17/12/29 08:5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
4막1장
17/12/29 08:20
수정 아이콘
예나지금이나 직장생활은 고달파요
17/12/29 09:07
수정 아이콘
암만 천재라도 남의 돈 벌기 어려운 건 똑같네요 크크
볼레로
17/12/29 09:13
수정 아이콘
바흐는 음악계에선 거의 신 아닙니까? 그냥 불쌍한 직장인이셨군요ㅜㅜ
17/12/29 09:48
수정 아이콘
대대로 저런 업무들을 다 했던 전임자들의 정체가 궁금하네요.
RainbowWarriors
17/12/29 10:39
수정 아이콘
캬 연이어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미사 비단조를 들으며 퇴근해야겠네요. 혹시 선호하시는 음반이 있으신가요?
표절작곡가
17/12/29 10:53
수정 아이콘
제가 막귀라~~ㅡㅡ;;

그냥 연주된거면 다 잘 듣습니다~~크크크
RainbowWarriors
17/12/29 11:20
수정 아이콘
흐흐 넵.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17/12/29 11:16
수정 아이콘
글을 유쾌하게 적으시는데도 과로사의 기운이 느껴지는데요?
그와중에 탈출준비까지...
이오르다
17/12/29 11:34
수정 아이콘
바흐님께 이런 일화가 있었군요. 느므느므 슬프당..
제가 교회음악을 좋아해서 바흐 피아노곡을 자주 연습하는데 참 그런게 바흐 악보는 쉬워보이는데 연주하면 무지 어려워요.
쇼팽은 딱 봐도 어려워보여서 빠른 포기를 하게 만드는데 바흐는 쉽게 생각하고 악보를 폈다가 실제 연주해보고 좌절한 적이 많거든요.
그게무슨의미가
17/12/29 12:56
수정 아이콘
이런 글 좋아요~
17/12/29 13:01
수정 아이콘
마침 방금 바흐 CD 150장 정리를 끝냈는데 바흐 이야기가 있네요. 크크크
1번부터 200번이 넘는 그 수 많은 칸타타가 한 달에 2번씩 만든거였다니... 불쌍해라...
표절작곡가
17/12/29 13:04
수정 아이콘
부임후 첫 2년은 매주 한번 씩 칸타타 셔틀을 했읍죠~(눈물이~~ㅠㅠ)

그 이후엔 바흐 아저씨도 지치셨는지 태업 좀 합니다..
17/12/29 13:06
수정 아이콘
2년동안 매주 1번이면 찍어낸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행보네요... 덜덜덜

태업 안 했으면 도대체 작품이 몇 개까지 늘어났을지...
장바구니
17/12/29 13:23
수정 아이콘
여윽시 금수저가 최고!!
아이지스
17/12/29 14:09
수정 아이콘
역시 뒷배경이 있어야 풀리네요
은솔율
17/12/29 15:16
수정 아이콘
오!! [드레스덴]에서 [대박]이 난 거네요..
-안군-
17/12/29 18:10
수정 아이콘
바흐 곡들 악보를 보면 굉장히 깔끔하고 간결하죠. 이상한 엇박자도 거의 없고, 8분음표 이상도 많이 안 쓰고, 꾸밈음도 없고...
근데, 연주하는 분들은 다들 헬이라고.... 크크크...
성가대 활동할 때 바흐 칸타타를 몇 번 했는데, 더럽게 어렵습니다. 이걸 매주 썼다니... 눈물이... ㅠㅠ
안티안티
17/12/29 18:45
수정 아이콘
완전 갈려나가는 프리렌서였다고 알려진 모짜르트도 궁금하네요. 이분은 제목처럼 끈기없이 직장도 좀 바꾸셨던걸로 아는데 크크크크
초보저그
17/12/29 19:59
수정 아이콘
예술가들에게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있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생각했는데, 공돌이들처럼 그냥 갈아넣어도 퍼포먼스가 나오는군요.
17/12/30 02:04
수정 아이콘
넘나 잼있는 것
파핀폐인
17/12/30 09:52
수정 아이콘
고통에 가버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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