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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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0/11 19:31:12
Name 염력 천만
Subject [일반] pgr 규정에 도전하는 대법원
"(기역) 같은 녀석..." 댓글 달면 무죄일까?
http://www.nocutnews.co.kr/news/4858424

오늘 아침에 김현정의 뉴스쇼 들으면서 출근하다가 들었던 재미있는 사건입니다.
누군가에게 "넌 참 기역(초성) 같은 녀석이구나" 하는 댓글을 달면, 이건 모욕죄로 처벌될 수 있을까요?

실제로 2016년에 발생했던 사건인데요,
고소인 A의 “곧 새누리당 입당해 용산에 출마한다” ’라는 제목의 기사에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접속하여 “참 국민을 열받게 만드는 '기역'같은 녀석... 국민을 우습게 보는게 대통령과 비슷하구나”라고 댓글을 작성하여 고소인 A를 공연히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아래에는 이 재판과 관련된 판례 정보가 있는데요,
http://www.law.go.kr/precInfoP.do?mode=0&precSeq=185528
판례 내용에 "과거 피해자가 여성 아나운서 관련 발언으로 당을 탈당한 내용, 그 후 의원직을 사퇴하였다는 내용 및 최근 불륜 의혹에 휩싸여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는 내용 등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는 것을 보아 고소인 A씨가 누구인지는 대충 유추가 가능하네요.
어쨌든, 과연 이런 댓글은 모욕죄에 해당될까요 해당되지 않을까요?

들으면서 PGR 규정이 생각나서 재미있었는데요,
PGR은 X같은, 뭐뭐같은... 과 같이 우회욕설은 규정 위반으로 제재하고 있습니다. 그 욕설을 다른 글자로 가렸더라도 충분히 유추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욕설이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에서인데요.
관련 규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58115

처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판결은 1심 - '기역' 은 일반적으로 개다. 그러니까 유죄! 벌금 30만원
2심 - 그게 꼭 왜 '개' 인데? 무죄
대법원 - 무죄임 땅땅땅

물론 똑같은 댓글이라고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다르게 판결이 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무데서나 기역같다 지읒같다 하시면 곤란합니다.
또한 저는 PGR 규정을 준수합니다 충성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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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음속
17/10/11 19:33
수정 아이콘
대법원 판결은 대법원 판결이고 피지알 규정은 피지알 규정이니까요. 저런 규정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별개로 글은 참 재밌네요 크크
바닷내음
17/10/11 19:35
수정 아이콘
개 라 하더라도 성립하지 않을것같은데 재밌네요
패스파인더
17/10/11 19:35
수정 아이콘
피지알같은 사설 사이트에서는 제재하겠지만 대형포털이나 공공 사이트에서는 제재하기 어렵겠네요
사람마다 다르게 연상되는 (주장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요.
언젠가 해결되어야 할 문제니까 추이가 궁금해지기는 하네요
엄격근엄진지
17/10/11 19:35
수정 아이콘
지읒 같은 놈만 떠올라서 기역 같은 놈이 뭔지 글을 다 읽을 때까지 몰랐습니다...
드아아
17/10/11 19:36
수정 아이콘
개라고 해도 개쪽에서 걸어야하는거 아닙니까? 크크크
염력 천만
17/10/11 19:41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시청자 의견중에 '죄 없는 개를 더러운 정치판에 허락 없이 비유했으므로 개에 대한 모욕이다.' 라고..
라플비
17/10/11 19:39
수정 아이콘
개 : 우리 무시하냐
강아지멍멍
17/10/11 23:51
수정 아이콘
멍멍!!
유아린
17/10/11 19:45
수정 아이콘
기역같은 녀석이 달린 본문과 앞뒤 댓글이 궁금해지는 글이네요.
2심과 대법원은 관심법을 인정하지 않는군요.
그렇긴 해도 개같은 녀석이라고 직접적으로 말했어도 주어가 없으므로 무죄 아닙니까??
17/10/11 19:52
수정 아이콘
법은 그 적용에 있어 엄격하게 볼 필요가 있죠.
곰그릇
17/10/11 20:04
수정 아이콘
꼭 어떤 글자면 무죄고 어떤 글자면 유죄 이런 게 아니라
그 사람의 댓글 빈도나 그 행위의사의 해석 같은 게 더 중요할걸요.
프링글스할라피뇨
17/10/11 20:06
수정 아이콘
사실 전 개를 연상 못했습니다.
왜 못했지?...
ComeAgain
17/10/11 20:07
수정 아이콘
17/10/11 20:10
수정 아이콘
브스브스를 병신병신으로도 바삭바삭으로도 생각할 수 있긴한데.. 사람의 의도를 특정 할 방법이 있는지..
17/10/11 20:11
수정 아이콘
1. 여기 인용된 "춘천지법 2017. 6. 14. 선고 2016노792 판결"이 밝히는 무죄 이유는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입니다.(본문 기사에 의하면 대법원에서 확정)
형법학적으로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야 비로소 위법성 조각사유 구비여부가 문제됩니다.
즉 구성요건해당성 자체가 부정된다면 위법성 조각사유의 존재 여부는 아예 검토할 필요가 없습니다.
참고로 구성요건해당성이 인정되면 위법성은 추정되나,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되면 위법성이 부정됩니다.


2. 따라서 이 판결은 엄밀히는 이런 논리입니다.

1) 피고인의 댓글은 형법 제311조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2) 그러나 피고인의 댓글은 형법 제20조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
3) 따라서 피고인의 댓글은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3. 반대로 '기역 같은 녀석'이란 말이 아예 모욕적 표현이 아니라는 취지라면 이렇게 판시되었어야 합니다.

1) 피고인의 댓글은 형법 제311조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따라서 피고인의 댓글은 범죄에 해당한다는 증명이 없어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이 경우 전단무죄와 후단무죄 중 어디 해당하는지 애매한데 이 경우 통상 후단무죄로 정리함)


4. 그리고 보면 위 춘천지법 판결은 정당행위가 성립된다는 근거로 3가지를 제시하고 있는데
사실 그 중 가장 강력한 이유는 두번째 것입니다.
즉 단순 비방이 아닌, 국회의원 출마를 하려는 피해자에 대한 의견개진을 하고자 함이었다는 대목입니다.
이 부분 판시는 명백히 '공인 이론'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세번째 이유인 '기역'을 '개'로 단언할 수 없다는 부분은 두번째 이유를 보조하는 의미가 크고
만약 사실관계가 달라졌을 때,
가령 피고인이 그냥 사인인 피해자 사생활에 대해 비방을 늘어놓는 중에 저 말을 쓴 사안에서도
'기역'은 '개'가 아니라는 결론이 유지될거라고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5. 결국 위 판결 판단부분을 '기역은 모욕이 아니다'라는 판례로 보긴 어렵습니다.
-안군-
17/10/11 20:23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저 댓글 자체는 모욕죄가 성립되지만, 그 정황이 공인에게 의견개진을 하는 행위로 볼 수 있으므로, 처벌받지 않는다... 로 이해하면 되는걸까요?
17/10/11 20:45
수정 아이콘
그렇습니다. 좀더 일상어에 맞게 표현하면
'저건 욕이 아니다'라는 판결이 아니라 '욕이지만 해도 된다'는 판결로 볼 수 있습니다.
TheLasid
17/10/12 08:40
수정 아이콘
댓글 추천 기능이 있으면 좋겠어요. 설명 감사합니다.
홍승식
17/10/11 20:24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글이 너무 재밌네요.
우리는 하나의 빛
17/10/11 21:04
수정 아이콘
강 모 변X사인가요?
17/10/11 22:22
수정 아이콘
상황이 기역같네요 상황이 제가 보기엔 어차피 주목적은 민사일거 같은데 그게 더 궁금 하네요
17/10/12 00:18
수정 아이콘
아마 민형사를 동시에 걸고 합의금 받고서 민사 소취하, 형사 고소취하를 하는 식으로 진행했을 건데
형사가 대법원까지 굴러온 것을 보면 이 사건 피고인은 완강히 합의를 거부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형사 무죄로 대법원 판결까지 뜬 상태에선 사실 민사도 이길 수가 없습니다.
한마디로 이 사건 피고인은 완전 이득 본 상황입니다.

현재 한국 명예훼손법은 원체 불확실성이 높다보니
불행히도 끝까지 재판 했으면 무죄 받을 가능성 있는 사람들조차
걍 포기하고 합의보는 예가 비일비재한게 현실입니다.
윌로우
17/10/11 23:39
수정 아이콘
아 재밌네요. 이 게시물의 완성은 운영자님의센스있는 댓글이겠죠.
트리키
17/10/11 23:58
수정 아이콘
1심이 이상하네요. 기역만으로는 도저히 개가 떠오르지 않는데
바부야마
17/10/12 00:47
수정 아이콘
아 기역이 개인줄 몰랐네요.
17/10/12 05:49
수정 아이콘
대법관은 PGR 가입 못하는 걸로..
지나가던개
17/10/12 13:34
수정 아이콘
기역이 설마 우린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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