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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26 00:35:07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V.I.P.> - 누아르 판타지
※ 이 글은 영화 <신세계>, <대호>, <브이아이피>,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베를린>, <공동경비구역 JSA>, 게임 <더 위쳐>, <엘더스크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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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박훈정
대표작 : <신세계>, <대호>, <브이아이피>





  리얼리즘과 판타지

  <범죄와의 전쟁>과 <신세계>는 비슷하다. 개봉도 1년 차이고, 주요 소재도 둘 다 조직폭력배다. 심지어 장르마저 갱스터 누아르로서 같다. 그러나 두 영화는 다르다. 껍질은 비슷할지 모르나 그 속에 담긴 본질이 다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범죄와의 전쟁>은 리얼리즘*이고 <신세계>는 판타지다.
* 여기서 다루는 리얼리즘은 핍진성(Verisimilitude)의 요소인 현실감이나 생생함과는 다르다. 핍진성은 '얼마나 현실적으로 그럴듯하게 보이는가?'를 가늠하는 것이다. 그에 반해 본문의 리얼리즘은 '얼마나 현실의 진실에 가까운가?'로 받아들이면 편하다. 이 차이를 수잔 헤이워드는 '이데올로기적 리얼리즘'과 '미학적 리얼리즘'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참조 : 리얼리즘)

  <범죄와의 전쟁>은 리얼리즘이 영화의 주제이자 감독의 메시지였다. 영화 속에는 그 시절의 대한민국이 담겨있다. 그곳에서는 혈연, 지연, 학연이 법보다 강하다. 정의와 명분은 힘과 권력 앞에 무력하다. 다음 세대는 정의가 아니라 힘을 좇아 검사가 된다. 이것은 현실이다. <범죄와의 전쟁>은 내가 말 한마디 나눈 적 없는 조직폭력배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고, 여전히 이어지는 우리의 이야기다. 한강의 기적과 올림픽 개최의 영광 이면에는 범죄 대한민국이 존재했다. 이를 박멸하지 못하고, 아니 안 하고 반달(반쪽 건달)처럼 성장만 바라보며 90년대 버블 시대를 맞았다. 그리고 부패의 끝에서 고름이 터져 오늘에 이르렀다. 이 씁쓸한 대한민국의 현실=리얼리즘이 바로 <범죄와의 전쟁>의 본질이다.

  그러나 <신세계>에는 현실이 없다. 물론 영화 속 대사, 상황, 연기, 세트, 소품은 매우 그럴듯하다. 하지만 그 속에 대한민국은 없었다. 배경을 홍콩으로 바꾸면 삼합회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일본이었다면 야쿠자, 미국이라면 마피아, 멕시코라면 카르텔... <신세계>의 이야기는 국적 불문이다. 현실에 뿌리를 박지 않았다. 그곳에 우리의 이야기는 없었다. 철저히 그들의 이야기다. 오로지 작품 속에서만 존재하는 그들의 이야기 즉, 판타지다.

  물론 장르 구분에서 판타지란 검과 마법, 용과 마왕이 등장하는 작품을 말한다. 그러나 이런 소재를 다루더라도 현실을 이야기할 수 있다. 게임 <더 위쳐> 시리즈가 적절한 예이다. 이 작품은 주인공 '위쳐 게롤트'가 검과 마법을 이용하여 괴물을 사냥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전형적인 판타지다. 그러나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현실적이다. 음모, 배신, 홀로코스트, 인종 차별, 권력 암투, 그 속에서 업화에 고통받는 백성들... 이 끝없는 갈등 속에서 주인공은 언제나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그 선택은 모두의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의도치 않은 비극이 찾아오기도 하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플레이어는 어떤 결말이 튀어나올지 예상할 수 없는 와중에 무언가 선택해야만 한다. 마치 현실처럼. 그래서 <더 위쳐> 시리즈는 판타지이지만 리얼리즘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소재부터 서사까지 완벽한 판타지로 <엘더스크롤> 시리즈가 있다. 마찬가지로 검과 마법 그리고 용이 등장하는 이 작품은 그 짜임새와 규모가 치밀하고 방대하다. 배경 설정만 봐도 몇 날 며칠을 흥미진진하게 보낼 수 있다. 본 내용에는 영웅적 승리, 숭고한 희생, 악마의 농락, 신의 영광이 무수한 에피소드에 녹아있다. 하지만 리얼리즘이 없다. <더 위쳐>는 이야기를 통해 현실의 나를 돌아보게 되지만, <엘더스크롤>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약간의 속임수를 더한다면 모든 것을 제멋대로 다룰 수 있는 무한한 능력을 가질 수도 있다.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는 꿈 같은 공간. <엘더스크롤>은 완벽한 판타지 세계를 창조했다.

  게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완벽한 판타지는 장점이 많다. 플레이어는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고, 세계관 속에 완전히 녹아들 수 있다. 반면에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면 플레이어와 작품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플레이하기보다 관람하게 된다. 이 차이는 두 게임의 컷 신 연출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엘더스크롤>은 따로 컷 신이랄 게 없다. 언제나 시점은 1인칭이고,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에도 플레이어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거나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그러나 <더 위쳐>는 컷 신이 존재하고, 인물은 영화처럼 화면에 등장한다. 그동안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은 컷 신을 건너뛰거나 관람하는 것뿐이다. (둘 중에 무엇이 더 좋은지는 결국 취향의 영역일 뿐이다. 다만 게임의 가장 근본적인 재미 즉, 체험하는 재미를 고려한다면 컷 신 사용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영화는 게임과 다르다. 체험이 아니라 관람이 목적이다. 그래서 완벽한 판타지는 단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관람할 때는 신나고 재밌게 몰입할 수 있으나, 이것이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면 여운이 남기 어렵다. 소통도 힘들다. 작품과의 소통이란 작품을 통해 자신과 세상을 돌아보는 일이다. 그러나 리얼리즘이 없다면 자신을 투영할 수 없고 그저 흥미로운 이야기에 그치고 만다. 이것은 쌍방향 소통이 아니라 일방향 방송에 불과하다. 관객은 그저 보고 즐기는 게 전부가 된다.

  그렇다고 완벽한 판타지가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았다는 말은, 현실의 족쇄로부터 자유롭다는 말이기도 하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 더욱 몰입감 넘치는 전개, 더 충격적인 반전까지... 완벽한 판타지 속에서 작가는 장르적 쾌감을 한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신세계>가 그렇다. 매력적인 인물, 의외성 넘치는 전개, 클라이맥스의 전율, 결말의 카타르시스까지... 어설프게 리얼리즘과 작가적 메시지를 담으려 애쓰지 않았다. 장르적 쾌감에 집중하여 훌륭한 픽션을 낳았다. 박훈정의 능력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야기가 재밌다

  북한은 한국 영화의 단골 소재다. 그럴 만 하다. 21세기 가장 이질적인 국가이면서도 우리와 밀접한 곳이다. 작가라면 누구나 한 번쯤 다루고픈 소재다. 하지만 함부로 다뤘다간 엉성해지기가 십상이다. 할리우드가 북한을 다루는 방식이 그렇다. 솔직히 한국인 입장에서는 코웃음이 나오는 게 대다수다. 할리우드보다는 낫지만, 충무로라고 비판을 면할 수는 없다. <쉬리>나 <용의자>는 꼭 북한이어야 할 당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영화이다 보니 북한이 선택되었다고나 할까? <베를린>은 북한의 국민 간 상호감시체계를 가져와 부부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며 긴장감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도 첩보물의 클리셰이다 보니 딱히 고평가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특수성이 잘 드러난 작품을 꼽자면 <공동경비구역 JSA>가 있다. 이 영화에는 적이자 동포라는 남북한의 복잡 미묘한 관계가 등장인물 사이에 잘 함축되어 있었다.

  그럼 <브이아이피>의 북한은 어떨까? 김광일(이종석)은 북한 권력층 2세로 로열패밀리라 불린다. 쾌락 살인을 자행하면서도 무소불위의 권력 덕분에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다. 마치 북한의 조태오*같다. 권력형 범죄가 딱히 북한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것만으로 북한이어야 할 당위를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정도에 있어서는 북한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 영화는 김광일의 범죄에 악마성을 부여한다. 차마 인간이라면 할 수 없을 극악무도한 범죄를 상세히도 묘사한다. 아무리 권력층이라도 용납하기 어려운 악행이다. 그럼에도 김광일은 법의 심판을 받지 않는다. 북한 정도 되는 폐쇄적 독재국가여야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사에 꼭 북한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독재국가나 컬트 집단을 넣어도 상관없다. 특수한 조건이 필요할 뿐, 북한이어서 벌어지는 일은 아닌 셈이다. 그래서 <브이아이피>의 잔인한 묘사가 과하게 다가온다. 누아르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굳이 그 정도로 묘사하지 않아도 충분했다. 김광일이 반드시 때려죽여야 할 답이 없는 인간이라는 점도 감금 중에 폭행을 기도하는 장면이나 채이도(김명민)를 쏴죽인 장면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김광일을 설명하기 위해 북한이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 조태오 : 영화 <베테랑>에 유아인이 연기한 인물. 재벌 2세로 갑질과 악행을 일삼으나, 돈과 권력을 통해 법망을 빠져나간다.

  하나 중반 이후 전개 과정을 보면 북한이라는 특수성이 제대로 작동한다. 백미는 예상치 못했던 전개가 북한의 특수성에서 기인한다는 점이다. <브이아이피>의 플롯은 <신세계>와 닮았다. 인물이나 설정에는 클리셰가 존재하나, 이를 엮는 짜임새가 훌륭하다. 특히 관객이 예상할 수 없는 의외의 전개가 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의외성은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언제라도 황당함으로 고꾸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황당함에 빠지지 않도록 의외성을 붙잡는 요소가 북한이다. 김정일 사후 혼란한 정치 지형이 플롯 전개에 영향을 미치며 의외성에 개연성을 부여한다. 최고의 장면은 김광일이 리대범(박휘순)에게 끌려가 북한 선박에 오르는 장면이다. 드디어 사이코패스가 법의 심판을 받겠구나. 사이다 한 사발 들이켜야 할 순간이었다. 그러나 김광일이 밍크코트를 걸치고 권총을 손에 든 채 의기양양하게 등장한다. 재수 없는 웃음을 가득 머금고 관객의 목구멍에 고구마를 탕탕 박아 넣더라. 이 황당한 전개를 받쳐주는 게 바로 장성택의 복권이었다. 예상치 못한 역 사이다에 당황하면서도 '재밌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재밌다'. 이것이 박훈정의 장점이다. <브이아이피>를 보며 장르물을 다루는 박훈정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르적 쾌감을 건드릴 줄 아는 감독이다. 물론 장르적 쾌감을 넘어 작가의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갖는 작품이 비평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박훈정이 민족의식을 내세우려다가 되도 않는 전래동화에 그치고 말았던 <대호>를 생각하면, 작가의식을 버리고 장르적 쾌감에 집중한 <브이아이피>가 훨씬 좋았다. 이야기꾼 박훈정의 클라스가 드러난 작품이었다.





  마치며...

  <브이아이피>도 <신세계>와 같다. 판타지다. 북한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개연성을 제공하고, 짜임새 있는 이야기를 완성했지만, 현실은 없었다. <브이아이피>의 이야기를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과거 어느 왕정 시대로 옮겨 놓아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도 김씨 왕조인데? (조선 시대에도 권력의 비호를 받는 망나니는 있었다. 이순몽이라든가, 서달이라든가. 심지어 둘 다 세종대왕님 시절이었다...)

  리얼리즘은 영화의 본질이다. 아니 어쩌면 모든 픽션의 본질일 수도 있다. 픽션은 아무리 환상적이고 기발한 이야기를 다루더라도 그 속에 현실 인간의 고뇌를 담아야 한다. 보는 사람이 고민하고, 돌아보고, 성장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래야 좋은 작품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신세계>보다 <범죄와의 전쟁>을 높게 평가한다. 마찬가지로 <브이아이피>도 고평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재밌는 이야기가 선사하는 쾌감은 인정해야 한다. 의외성이 풍부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개연성을 제공한 측면은 <곡성>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곡성>은 의외성을 위해 교차편집으로 사기를 쳐서...) 작가의식이라는 의무감을 내려놓고 장르적 쾌감에 집중한 박훈정은 훌륭한 이야기꾼이었다. '재밌는 이야기를 보러왔다.'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한다면 <브이아이피>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 잔인한 걸 편안하게 보라고??





sf에도 <공각기동대>나 <블레이드 러너>가 있지만,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같은 작품도 있으니까요. 재미를 무시하면 안 됩니다.

※ 그나마 <신세계>는 이자성(이정재)과 정청(황정민)의 브로맨스 덕에 여성 관객에게도 어필할 요소가 있었지만, <브이아이피>는 그런 거 없습니다. 피처럼 찐득한 상남자 누아르랄까요. 여성 관객을 잡지 못하니 아마 흥행은 어려울 듯합니다.





(이하의 내용에는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브이아이피>와 관련하여 페미니즘 이슈가 돌더군요. 일부 관객은 여성을 성적 폭력의 대상으로 소비하는 몰지각한 작품이라 말하더군요. 하지만 피해자가 여성이라고 여성 혐오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성범죄의 대상이 대부분 여성인 것이 현실이니까요. 물론 영화에서 범행 묘사가 불필요하게 과한 점은 동의합니다만, 그 이유가 여성 혐오 때문은 아닙니다. 맥락상 불필요했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죠.

여성 피해자가 등장하거나 그 방식이 잔인하다 하여 여성 혐오로 보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일례로 여성 피해자가 등장하고 그 서사가 매우 끔찍하지만, 여성 혐오가 아니라 훌륭한 페미니즘 작품으로 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바로 <강철의 연금술사>입니다. 이 작품은 소년물입니다만, 초반부터 끔찍한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쇼우 터커는 국가 연금술사 자격을 얻기 위해 아내와 딸을 키메라로 만들죠. 인간 이하의 패륜 범죄입니다. 정말 충격적인 에피소드였죠. 그 대상은 아내와 딸이라는 여성이었습니다. 물론 묘사의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강철의 연금술사>라는 작품에서도 여성을 피해자로 두는 것에 별다른 거리낌이 없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강철의 연금술사>가 페미니즘 비평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작품 전반에 걸쳐 능력 있는 여성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윈리 록벨은 뛰어난 엔지니어이고, 리자 호크아이는 사격의 명수이며, 이즈미 커티스는 곰도 때려잡는 초인 연금술사이고, 올리비에 암스트롱은 카리스마 넘치는 장군으로 나오죠. 이 작품의 여성들은 주체적으로 사건에 뛰어듭니다. 소년 만화에서 이처럼 다채롭고 능동적인 여성 인물을 보기는 쉽지 않죠. 덕분에 <강철의 연금술사>는 여성 독자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페미니즘 비평으로 <브이아이피>를 평가한다면 피해자가 아니라 다른 측면에서 비판해야 합니다. 바로 능동적인 여성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죠. 채이도(김명민)의 경우 여성이 맡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겠지만(골초+욕쟁이+폭력경찰), 박재혁(장동건)이나 폴(피터 스토매어)의 경우에는 여성이 맡을 수도 있었습니다.

범죄물에서 여성이 활약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2013년에 개봉한 <감시자들>의 경우 주인공(한효주)은 여성이었고, 본부의 리더 이 실장(진경)도 여성이었습니다. 2007년 작 <세븐 데이즈>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물입니다. 두 작품 모두 흥행작이었죠.

혹시 감독이 여성은 범죄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면 이는 여성 혐오로 볼 수 있겠죠. 확실히 박훈정 감독의 작품에는 여성 비중이 작습니다. <신세계>의 바둑 선생(송지효) 정도가 그나마 주체적인 여성이었죠. 그래서 비판해야 한다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점을 비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처럼 소모될 수밖에 없는 역할을 따질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역할의 여성이 부재하는 지점을 다뤄야 한다는 것이죠.

실효성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이종석이 그동안의 이미지와 다른 섬뜩한 악역을 맡아 연기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만약 여자 배우가 박재혁(장동건) 역을 맡았으면 어땠을까요? 걸크러시 폭발하는 매력적인 인물이 탄생했을 거라 자부합니다. 하지만 여성 인물은 등장하지 않았죠. 그리고 이건 <브이아이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얼마 전 개봉한 <장산범>의 주인공을 맡은 배우 염정아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간의 영화계 변화는 어떻게 체감하나. 활동을 활발히 하던 2000년대 초반과 지금의 한국영화계. 특히 여배우로서 체감하는 지점이 다를 것 같다.

=그 차이를 남자배우들은 못 느낄 것 같다. 그들에겐 평생 차기작들이 있다. 어느 순간부터 남자배우들은 그룹으로 나오지 않나. 한꺼번에. 그런 작품들이나 시도를 할 수 있는 걸 보면 부럽다. 그렇게 할 수 있는 남자배우들이. 여자 캐릭터를 하나도 끼워주지 않더라. 꼭 주연이 아니더라도 여성이 뭘 할 수 있는 영화가 거의 없다. 여배우들을 만나면 하는 이야기가, 할 작품이 너무 없다는 거다. 나 역시 일단 들어오는 시나리오 편수가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선택할 수 있는 작품의 폭이 너무 좁아졌다. 나도 그렇고 배우들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도 많이 출현한다.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캐릭터 표현이 좋아서 가는 측면도 있지만, 영화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가는 것도 있다.

(출처 : 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05789)

올해 9월 개봉하는 문소리 주연, 각본, 감독의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에서도 비슷한 이슈가 등장할 것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여성 캐릭터의 부재는 <브이아이피>만의 문제가 아니라 충무로 전반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능동적인 여성 인물의 부재를 비판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이 화두는 실질적으로 여성 배우 처우 개선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죠.





※ 꺽쇠 안에 알파벳을 넣으니 에러가 나서 해당 내용이 표시가 안 되네요. "<내용>"으로 써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브이아이피>라고 적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읽기 불편하시겠지만 양해 바랍니다.





Written by 충달 http://headbomb.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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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사막
17/08/26 01:21
수정 아이콘
리얼리즘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동의합니다. 다만 전 우화(알레고리)라 생각하며 봤습니다. 적당히 도덕적인 인간들이 모인 비도덕적 조직, 그 속의 스트레스를 보여주는 것이고 박재혁(장동건)이 김광일(이종석)을 처단한 것도 정세의 변화에 의해 김광일이 더이상 브이아이피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채이도와 북한 요원(박휘순)은 김광일이 여전히 브이아이피이거나 다시 브이아이피가 되는 순간에 건드렸다 벌집이 된 것이구요. 뭐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영화도 리뷰도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짤평도 기대했는데 좀 아쉽네요. 아 개인적으로 이종석과 김명민 두 배우의 연기가 좋았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01:28
수정 아이콘
알레고리라고 하기에는 무엇을 비유하는 것인지 명확하지가 않다고 생각해요. <신세계>도 그렇고, <브이아이피>도 그렇죠. 그래서 장르적 쾌감은 존재하지만, 어떤 의미가 없다고 말하게 되고요. 그 의미가 없다는 점이 리얼리즘의 부재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요.
마스터충달
17/08/2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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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박재혁이 김광일을 죽이기로 마음먹은 것은 채이도가 총에 맞은 직후였다고 봅니다. 그때 "아 쟤는 반드시 죽여야겠다."라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다소 엉성한) 카 체이싱을 벌였고, 리대범이 김광일을 데려가는 것도 용인해주었고요. 장성택 처형은 구실일 뿐이고 박재혁의 진짜 동기는 아마 잠시 담배를 나누며 느꼈던 작은 의리 혹은 인간으로서의 분노 같은 거라 생각합니다.
사랑의사막
17/08/26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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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박재혁이 김광일을 죽이고 싶어한 것은 압니다. 추격전을 벌인 것이 진짜로 그때 김광일을 죽이기 위해서였나?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리대범이 김광일을 데려가도록 용인한 것은 자기 시스템(국정원-CIA) 내에서 자기가 직접 처리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습니다. 배에서 리대범이 그렇게 허망하게 죽은 뒤 3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장성택은 처형당했구요. 김모술도 숙청을 당했지요. 뭐 그런 상황이었고. 김광일을 처리하고 미국 사람(이름 기억이 안 나네요.^^)한테 한방 먹이는 거 그냥 조직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한풀이(직장 생활에 찌들린 중년 회사원의 스트레스 해소)하는 거로 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엔 브이아이피 영화는 평면적 인물들이 정해진 스토리 안에서 자기 역할을 하는 식인 듯합니다. 박재혁도 전 평면적 인물로 봤구요. (아 그렇다고 평면적 인물이 입체적 인물보다 열등하다 뭐 그런 건 전혀 아닙니다. 각자 존재의미가 있지요.) 신세계 등에서 보인 묘한 우정, 심리의 변화 요런 거 감독이 이번에 완전히 배제하기로 작정한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마스터충달님이 언급한 박재혁의 동기는 전,, 그냥 딱 보통 사람의 정의감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집념의 정의감 같은 게 아니고요. 그랬다면 박재혁은 각성형 캐릭이 되었겠죠. 우정, 휴머니즘, 집념, 내적 고뇌 요런 거를 다 날려버린 영화라서 신선한 맛은 있었습니다. 새벽이라 횡설수설이네요. 마스터 충달님의 견해에 딱히 반기를 든 건 아니니(전반적으로는 매우 공감합니다. 특히 리얼리즘에 대한 말씀^^) 무례를 용서해주십시오. 그냥 제 느낌이 그래서요. ^^ 아.. 마지막으로.. 짤평 진짜 재밌던데 이번에는 안 해주실 건가 보네요. 전에 어떤 댓글에서 브이아이피로 다음 정했다 그래서 무지 기대했었는데요. ^^ 앞으로도 좋은 영화평 많이 부탁드립니다. 제가 본 영화 짤평 있으면 꼭 찾아 봅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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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vdprime.com/g2/bbs/board.php?bo_table=movie&wr_id=1906953

저는 이 글을 보고 공감이 갔습니다. 박재혁의 분노에서 뭔가 뭉클한 사나이의 그것이 느껴졌었거든요.

하지만 사랑의사막님 감상도 이해가 갑니다. 읽으면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와는 다른 의견 적어주셔서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말씀 정말 잘 읽었어요 ^^
17/08/26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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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리뷰 잘 보고있습니다! 이 리뷰는 아직 읽으면 안되지만, 하나 여쭤보려고 들어왔어용. 명민좌때문에 엄청 고민중인데, 많이 잔인한가요?ㅠㅠ 신세계는 송지효씬에서 힘들었던거 말고는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이번 영화는 많이 잔인할까봐 걱정되네요.
마스터충달
17/08/26 01:44
수정 아이콘
<악마를 보았다> 급이라고 봅니다. <추격자>보다 잔인했다고 생각하고요.
17/08/26 01:49
수정 아이콘
.....아아...감사합니다.. 악마를 보았다는 나무위키만 읽고 깔끔하게 포기했는데, 이것도 일단 영화관에서는 못보겠네요.. 보더라도 나중에 집에서 소리 작게하고 스킵해가면서 보는게 멘탈에 좋을듯 ㅠㅠ
짱짱걸제시카
17/08/26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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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나리오가 아닌 트리트먼트를 영상화시킨 느낌이었습니다. 매 시퀀스가 지나친 설명조로 거듭되다가 후반부의 몇몇장면만 인상적.. 영화를 무슨 투자자들한테 피칭하듯 만들어 놨음. 너무 재미없게 봤어요.
트와이스 나연
17/08/26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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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점 각본가 박훈정은 최고입니다. 북한 최고위층이 사이코패스인데 이해관계에 얽혀 건들지 못하는 매우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과 국정원과 경찰의 갈등은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하지만 감독은 일정한 한계가 확실히 있다는걸 알게 되었네요. 굳이 슬로우가 들어갈 장면이었는가? 불필요하게 잔인한 장면을 넣었다는 느낌이 엄청 들었습니다. 그래도 대호보다는 나았어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돋보였던건 역시 이종석이었습니다 김명민은 연기보다 담배만 기억에 남고 장동건, 박희순은 다른 배우가 맡았어도 별 위화감이 없었을듯 하네요. 아 그리고 조우진씨 인상 깊었어요
마스터충달
17/08/26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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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클라스가 남다르더라고요.
트와이스 나연
17/08/26 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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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가의 역할로만 남기엔 이미 일정선을 넘어버렸네요 흐흐흐.... 언젠가 신세계를 뛰어넘는 작품이 꼭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신세계도 클라셰와 배우 연기로 다소 어설픈 부분들을 채웠다고 생각해서.. 기대되는 감독 중 한명입니다
비둘기야 먹자
17/08/26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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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엄청 재밌게 봤어요. 잔인한건 원채 신경 안는 성격이라 그런 요소도 불편하지 않았고. 특히 김명민 죽일땐 소름 돋음요. 걍 죽이면 되는데 병상씬은 불필요 했다고 봅니다. 거기서 약간 루스해짐
마스터충달
17/08/2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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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안 죽어서 정말 안도했어요 ㅠ,ㅠ
사랑의사막
17/08/2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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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도는 식물인간이 된 거 같아요. ㅠㅠㅠ 저도 한강대교씬에서 너무 놀랐습니다. 김광일 진짜 후덜덜하던데요.
17/08/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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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고민되게하는 리뷰네요
17/08/2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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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대호에서 큰 실망을 해서 이번 영화까지 별로면 박훈정감독에 대한 기대를 접으려고 했는데

뭐야? 좋은데??? 간지나자나

신세계, 부당거래, 베테랑, 황해의 어떤것들을 아주 훌륭하게 잘 버무려서 박훈정 본인이 가장 잘하는 스타일로 뚝심있게 밀고 나간 느낌이었습니다.

김명민은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고 장동건은 뒤로 갈수록 연기가 괜찮았고
이종석은...영화 필모 한자리를 멋지게 채워서 리얼로 맘고생한 김수현하고 달리 당당하게 군대가도 될 정도였네요
(남자 영화배우풀은 정말 흐르다못해 넘치는 것 같아요 그런면에서 보면 여배우풀이 정말 아쉽긴 합니다.)

문제는...여성관객인데...
여성관객이 좋아할만한 구석이 하나도 안보입니다. 어찌보면 불편할 요소가 덕지덕지인데 게다가 이종석의 멋짐이라는게 사실 베테랑의 조태오보다는 공공의적의 이성재를 떠오르게하는지라...

어쨌든 신세계를 재미있게 봤고
누아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시길 추천합니다.
Untamed Heart
17/08/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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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너무 루즈하고 지루했습니다. 담배와 어설픈 욕만 기억에 남고 이종석도 그다지 였어요.
형사는 찰진욕을 하고 국정원은 가식적인 존대로 차이를 두었으면 했고. 이종석은 싸이코 살인마패스 보단 그냥 철없는 로열패밀리 느낌.
내공의 차이가 있겠지만 유아인과 차이가 많이 나더군요.
고자로 자극하는 설정도 추격자와 너무 똑같아서 신선한도 없었구요.
장동건. 김명민. 이종석. 박휘순. 박훈정.
이제 믿고 거르는 수준의 배우와 감독이 되었습니다.
17/08/26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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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댓글도 너무 좋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17/08/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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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단순히 여성 피해자가 등장한다고 그걸 여성혐오로 몰고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가령 '악마를 보았다'에서 그런 이슈로 비난을 받았을 때에는 성폭행 과정 묘사를 과도하게 하여 피해자를 관음증의 대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혐의 때문이었습니다. 여고생의 치마를 뒤집고 팬티를 벗기기까지 혹은 간호사가 나체가 되어 구강성교를 하기에 이르기까지 이병헌은 그냥 기다리다 아슬아슬한 순간에야 등장합니다. 이건 묘사의 문제이지 스토리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행위가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다던지 결국 최민식이 응징 당한다거나 하는 것과는 별개 입니다. 저는 브이아이피를 보지 않았고 그 이슈의 구체적인 내용은 모르지만 비슷할거라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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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과정을 통해 인물의 악마성을 부각하는 요소가 있으니 아예 의도를 찾을 수 없는 관음증의 대상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그 묘사의 정도가 보기 불편할 정도로 과하다는 것은 충분히 지적할 만한 사항이긴 하죠. 하지만 이를 작품 내적 논리에서 비판해야지 여성 혐오 논리로 비판해봤자 그저 일부의 불편에 그칠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피해자를 다루는 장면이 관음증이라는 성적 판타지와 연결된다는 게 차마 이해가 안 가기도 합니다;;; 그런 장면에서 그런 걸 느끼면 그게 사람인가요;;;
17/08/2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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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이해가 안가는 그런 정서에 지지를 표합니다만 현실적으로 강간은 유서깊고 보편적이면서 은밀한 성적 판타지 입니다. 일본 AV를 보더라도 소위 치한물이던지 다양한 장르에 걸쳐 묘사가 되고 있죠. 충분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꾸준히 만들어집니다. 그걸 우리나라에서도 적잖은 사람들이 암흑의 경로를 통해 보고 있구요.

'악마를 보았다'의 경우 그쪽 입장에서 비판을 하자면 인물의 악마성이야 도입부에서 임신했다고 고백하는 여성을 죽이고 토막내는 장면에서 이미 충분히 드러났고 여고생이나 간호사에게 위해를 가하는 장면이 스토리상 필요한 것과는 별개로 그렇게까지 묘사하는데에는 의도를 추궁해 볼 수 있다고 봅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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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치한/강간물이 av로 소비되는 거야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근데 그럴 경우 말씀하신 정도의 문제가 오히려 역전되지 않나 싶어요.
AV가 막 피칠갑 되서 사람 죽이고 이럴 정도까지 가진 않잖아요;;;
(되도 않는 판타지 답게) 상대 여성도 좋아하는 것 처럼 흘러가는 게 보통이죠.

<악마를 보았다>나 <V.I.P.>를 보며 소위 꼴린다는 게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물론 그런 걸 보고 꼴리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을 위해 스너프 같은 것도 존재하긴 하지만
그게 보통 남자들의 성적 취향은 아니니까요;;;
솔직히 사람 취향이 아니죠;;;;

그래서 영화에서 등장하는 과도한 성범죄 묘사가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자극한다는 말은...
그냥 보통 남자들을 변태 스너프 마니아로 몰아가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남자들이 이런 걸 좋아해서 넣었다? 솔직히 그런 의도로 만들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최소한 저는요.
그걸 보면서 야릇한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저는 이상해요.

제가 호러 영화를 좋아해서
막 사람 썰고, 피칠갑 되는 슬래시 무비도 좋아하는 데요.
솔직히 <V.I.P.>의 범죄 묘사 장면은 불쾌했어요.
그 불쾌감이 김광일이라는 인물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고요.
이런 감상이 보통사람의 감상이고 정상적인 감정 흐름이 아닐까 합니다.
17/08/2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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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야기를 길게 진행하면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악마를 보았다'에 말씀하신대로 피칠갑을 한 채로 혹은 피칠갑을 한 나체의 여성을 내리치는 장면 같은게 나옵니다. 하지만 제가 예로 든 여고생이나 간호사 장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뒤에 김인서씨가 나오는 강간씬 혹은 화간씬도 마찬가지구요. 지엽적인 묘사를 보더라도 전체적인 상황과 별개로 완전히 드러난 팬티를 한동안 클로즈업으로 잡는 식은 의심을 살만 합니다.
그리고 그런 식의 성적 판타지의 본질은 상대가 싫어하는 것, 수치스러워 하는 것을 강요하는데에 있습니다. 나중에 상대 여성도 좋아한다 이런건 부가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제가 '브이아이피'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작품에서의 뉘앙스는 모릅니다. 지금의 비판이 단지 참혹한 여성 범죄를 맥거핀으로만 다뤘다는 정도의 수위일지도 모르겠고.
사랑의사막
17/08/26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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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의 해당 장면은 살인에 초점을 둔 묘사로 보입니다. 성폭행의 직접적 장면은 전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사로 암시되는 수준입니다. 첫 장면 이후 김광일의 범행은 시체 현장검증 장면 하나.. 그리고 나머지는 사진 속에만 시체로 등장합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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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굳이 따진다면 <V.I.P.>의 성범죄 묘사는 아예 잔혹하거나 아니면 성적 노출이 전혀 없는 극단적 케이스만 있어서
<악마를 보았다>의 말씀하신 장면처럼 의심받을 만한 장면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악마를 보았다>의 김인서씨 장면은 강간 AV처럼 흘러가는 군요;;;;
음... 말씀 나누고 보니 <악마를 보았다>는 Zelazny님의 논리로 비판할 만한 건덕지가 상당히 많아보이네요.
제 성향이 표현의 자유를 무조건 옹호하는 쪽보다는 어느 정도 자제를 촉구하는 것도 정당하다는 쪽인지라
꽤 설득이 됩니다.

그래도 <V.I.P.>를 그 논리로 비판하는 건 좀 아니다 싶어요.

그런 식의 성적 판타지의 본질이 혐오감, 수치감 유발이라는 말씀은... 이건 좀 이해가 안 가네요;;;
혐오감, 수치감 유발에서 성적 쾌락을 느끼면 그거 그냥 스너프 마니아랑 별 다를 게 없는 거 아닌가요?
제가 볼땐 그게 본질이라면 좀 심각하게 문제 같은데요;;;;;;;;;;;;;;
다수의 사람들이 그런 쪽으로 느끼는 건가요? 흠;;;
저는 그런 식으로 느껴본 적이 없어서, 그게 본질이라는 말씀에 동의가 안 되네요;;
Samothrace
17/08/26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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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엄청 많을 겁니다. 상상 이상으로 많을 겁니다. 물론 근거는 제 뇌피셜...
마스터충달
17/08/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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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하긴 1%만 되도 전세계에 7억명이.....
레일리
17/08/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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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는 7천만명입니다 크크
마스터충달
17/08/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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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바보인증 ㅠ,ㅠ
Eternity
17/08/2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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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성보다는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이야기와 그림을 선택한 감독의 야심과 뚝심이 돋보였습니다. 재미있더라구요.
<황해>의 열화판 느낌이긴 했는데, 어쨌든 '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네요.
요즘 극장에 걸리는 한국 영화들의 전개가 너무 식상하고 뻔해서 중간에 일어서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던지라.
박훈정 감독의 다음 작품, 한번 더 기대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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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 그렇게 말아먹고 다시 이런 작품으로 돌아온 거 보면 뚝심은 확실히 인정해야 하는 각입니다.
파스칼
17/08/26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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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개연성이 얼마나 떨어지냐면 매사가 데우스마키나입니다.
이종석이 수갑차고 쪼개는 장면을 연출하기위해 동원한 설정들을 나열하자면

20대 변태성욕 사이코패스 넷을 모아 의기투합시키고,
경찰서장, 국정원간부 비롯 온갖 캐릭터들의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일개 cia요원에게 도가 지나친 권력을 부여하고
북한을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묘사하고
여성 캐릭터(국정원 여직원)를 강간시키고, 김명민과 박희순을 죽이기 위해 상식적인 시스템마저 무너뜨리는데

말 그대로 비현실적입니다.

문제는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그럴듯한 플롯에 기여했다면 모르겠는데,
되려 현실을 왜곡하고 기만한다는 겁니다.
“이종석을 방치하는 상황”으로 국가가 개판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내러티브는 애초에 글러먹었고 그 엄청난 비약을 매꾸기위해 동원된 게 위의 설정들이죠.

영화 초반 미친놈 넷이 여자를 강간 살해하는 장면이야말로 말도 안되는 주제를 되게 만들려다보니 고안한, 가장 악질적인 묘사입니다. 아니 어쩌면 이 장면을 위해 일련의 내러티브가 조직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미친 사이코 넷이 의기투합한 것부터 판타지고, 대놓고 납치해서 백주 대낮에 때리고 사진 찍고 강간하는 틈틈이, 일가족까지 몰살시키는 게 아무리 북한이라지만 '판타지'입니다.
이 장면이 특히 페미니스트를 자극한 이유는
평범한 남자 넷이 대낮에 여자를 강간하며 살해하는 영화 속 장면이,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허락된 강간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인 개연성을 갖췄다면 모르겠는데, 온갖 데우스마키나 설정을 동원해서 연출할 장면은 아니죠.

박훈정이 뻔한 내용을 재미있게 다루는 재주가 있는 건 인정하지만, 영화(흥행)를 위해 말만 되면 다 갖다 동원하는 습성은 못 됐다고 봅니다. 각본가로서 어느 캐릭터에게도 최소한의 인간성은 부여하고, 현실적인 공간을 갖다 썼으면 자칫 영화가 현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악마를 보았다와 vip도 이 점에서 차이가 보입니다. 김지운은 악마를 보았다의 세계관을 가능한 현실과 괴리시킨 반면, vip는 아얘 혼동시킬 뿐만 아니라 주제적으로 "현실이 이렇다"고 주장합니다.
비단 박훈정만의 얘기는 아닌데, 많은 감독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여자들을 맥거핀 식으로 소비해버립니다. 주제에 종속된 게 아니라 유희적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거죠.
마스터충달
17/08/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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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님은 개연성을 잘못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개연성은 작품 내에서 인과관계가 맞아들어가는 걸 따지는 것이죠. 말씀하신 비현실적 설정은 개연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설정 자체의 문제이고 즉, <V.I.P.>가 판타지라고 서술해야 옳습니다. 그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플롯간 아귀가 맞아들어가도록 만든다면 이건 개연성이 존재하는 겁니다.

특히 [현실적인 개연성]이란 표현이 개연성을 오해하고 있다는 결정적 발언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개연성은 인과관계를 따지는 겁니다. 현실적이거나 말거나 상관이 없습니다.
1. 도시가 날라갔다.
2. 리나가 드래곤 슬레이브를 갈겨서.
이 비현실적인 상황도 1-2간 인과관계가 맞아들어가니 개연성이 존재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리고 데우스엑스마키나는 갈등을 해결하는 초월적 존재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주로 결말에 등장하고요.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장면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옳지만, 그 지점에 어떤 '갈등'이 존재하진 않았기 때문에 여기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동원했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파스칼
17/08/26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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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인과관계를 비꽈서 '설정'이라 이른 거고, 나열한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그게 어디 설정인가요. 내러티브의 비약을 지적한 거지.
개연성에 대해 일장 설교하실 필요 없으신 게, 영화가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한 적 없고, 판타지적 내러티브로 현실을 왜곡했다는 게 논지인데
맥락을 못 잡으시네요.
이종석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는데 경찰서장이며 국정원이며 말도 안되는 반응으로 개연성을 무시하고 진행하니까 데우스마키나나 다름없단 얘긴데 문제 있나요?
파스칼
17/08/2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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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해서

"현실적인 개연성을 갖췄다면 모르겠는데, 온갖 데우스마키나 동원해서 연출할 장면은 아니죠."은 "현실을 바탕으로 내러티브를 갖췄다면 몰라도 판타지적 설정으로 연출할 장면은 아니다"란 의미입니다만. 글쓰시는 분 같던데, 일개 댓글을 적더라도 글의 무게는 좀 느끼고 쓰셨으면 하네요. 주제 넘게 함부로 훈수 두기 전에 말이죠.
마스터충달
17/08/2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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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인과관계를 비꽈서 설정이라 이르셨다면 단어를 오용하신 겁니다. 비현실적인 설정, 비약적인 설정 등은 개연성과 무관합니다. 개연성이라고 언급하심 안 되죠.

원 댓글을 보면
1. 20대 변태성욕 사이코패스 넷을 모아 의기투합시키고 → 설정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2. 경찰서장, 국정원간부 비롯 온갖 캐릭터들의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 설정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3. 일개 cia요원에게 도가 지나친 권력을 부여하고 → 설정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4. 북한을 동물의 왕국 수준으로 묘사하고 → 설정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5. 국정원 여직원을 강간시키고 → 강간한 적 없습니다. 상처를 낸 게 전부죠.
6. 김명민과 박희순을 죽이기 위해 상식적인 시스템마저 무너뜨리는데 → 처음으로 개연성을 비벼볼 수 있는 말씀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상식적인 시스템에 관한 언급이 앞서 등장하지 않았죠. 그리고 그 상식적인 시스템이라는 것도 파스칼님이 생각하는 상식이고요. 그 무너진 시스템에 관한 플롯이 존재한다면 개연성 문제라고 따져볼 순 있겠으나 그런 게 없습니다. 이 6번 항목을 보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개연성을 따지려면 최소 2개의 플롯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래야 "인과관계"를 따져 볼 수 있는 것이죠.

비유해보자면 개연성 문제는 함수 문제입니다. x와 y가 있어야 하죠. 설정은 공리입니다. 그건 원래 그렇다고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죠. 함수는 x와 y를 비교해야 잘못된 것을 알 수 있는 거고. 공리는 그 자체만을 두고 따져볼 수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설정을 걸고 넘어지면 솔직히 세상에 볼만한 픽션은 하나도 없습니다. 화나면 초록 괴물로 변신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니까요. 일개 범죄자가, 심지어 마피아처럼 정부와 결탁하지도 않은 인간이, 죄수 수송선에 미리 폭탄을 실어 놓는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죠. 이걸 좋게 말하면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피곤한 거고. 그렇습니다.

[미친 사이코 넷이 의기투합한 것부터 판타지고, 대놓고 납치해서 백주 대낮에 때리고 사진 찍고 강간하는 틈틈이, 일가족까지 몰살시키는 게 아무리 북한이라지만 '판타지'입니다.]
앞 댓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렇게 서술하셔야 옳습니다. 개연성이란 말이 나오지 말았어야 하죠.

[현실적인 개연성을 갖췄다면 모르겠는데,]
다시 지적하자면 "현실적인 개연성"은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입니다;;; 개연성은 현실성과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현실성을 갖췄다면 모르겠는데"라고 해야 맞습니다.
파스칼
17/08/2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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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뭘 모르면 대화가 편하겠는데, 잘못 알고 있는 사람과는 논쟁이 좀 피곤하네요.

1. 20대 변태 성욕 사이코패스 넷이 의기투합한 게 비약이고, 개연성 부족이며
2. 경찰서장 국정원간부가 인간성 없는 것 자체가 비약이고,
3. 북한이랍시고 아무렇게나 사람 죽이는데 무사한 과정에 전혀 개연성이 없고
...

무슨 개연성과 설정을 별개로 구시면서 용어에 토를 다시는데, 제가 용어를 자의적으로 쓴 게 아니라 님이 언어를 오해하는 겁니다.
영화에 대해 제법 글을 쓰신 줄 아는데 기본적인 걸 무시하시네요.
영화적 설정은 감독이 지 멋대로 하는 게 아니고, 관객이 받아들여야 제대로 작동하는 겁니다.
판타지성 짙은 설정이 안 먹히면 비약인 거지 무슨 공리 자체만 두고 따져요?
지금 개연성에 현실적이라는 형용사를 쓴 게 문법적 잘못이라고 정색을 하신 건가요? 개연성의 바탕이 현실이고, "실제로 있다는 충분한 근거는 없지만, 현실화될 수 있거나 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 사전적 정의입니다만.
개연성은 님이 착각하시는 것처럼 설정과 구분하고 현실과 구분하는 개념이 아닙니다.판타지 영화의 경우 설정에 근거해서 개연성이 생기고, 현실적 영화는 개연성 자체가 현실적입니다. 이를 구분하면서 현실적 개연성이라 적은 걸 가지고 옳다 그르다시면, 진심으로 국어공부 다시 하시기 바랍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19:47
수정 아이콘
그 "현실화되거나 참이 되도록" 만드는 방식이 "인과관계"에 의한 것이 개연성입니다. 사전적 정의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예요. 사전적 정의만 따질 거면 뭐하러 공부합니까... 그냥 사전만 들고다니면 되지;;;

님이 말씀하시는 건 개연성보다 핍진성에 가까워요. 현실적으로 그럴 듯함을 따지는 거죠. 님이 지적하는 것들을 다른 말로 고쳐보면 "현실적으로 그럴 듯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입니다. "앞뒤가 말이 되지 않아."가 아니죠. 왜냐면 앞뒤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자체만 따지는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개연성이 아니라 핍진성이 더 적확합니다.

<V.I.P.>는 설정이 과하다고 말하면 수긍할 수 있지만, 개연성이 없다고 말하기엔 플롯간 짜임새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근데 설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하면 옳지 않죠. 특히 중반 이후부터는 한 인물의 행동이 다른 인물의 행동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성웅 때문에 장동건이 사건에 목을 매고, 이들의 개입이 김명민 수사에 무리수를 낳는 식이죠. 이렇게 행동이 행동을 유발하는 작품은 솔직히 근래에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건 인과관계가 아주 잘 짜여있는 거예요. 특히 결말 부분이 대박이죠. 이종석의 재수 없는 태도가 고자드립을 낳고, 고자드립에 분노한 이종석이 김명민을 총으로 쏘고, 이에 의협심이 발동한 장동건은 박희순이 이종석을 데려가는 걸 묵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반전을 하나 더 꼬아 넣었죠. 그 근거로 북한의 혼란한 정치 상황을 끌고 오고요. 이렇게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는 작품을 설정이 그럴 듯하지 않다고 '개연성이 없다'라고 평하면 안 되죠.

핍진성은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없고요, 오픈사전은 잘못 적혔습니다;; 국어공부가 다가 아닙니다.
파스칼
17/08/26 20:21
수정 아이콘
죄송하지만 "개연성이 없다고 말하기엔 플롯 간 짜임새가 뛰어난 작품"이라는 주관에 쓸데없는 권위는 덧붙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처음부터 제 댓글의 요지와 상관없는 단어사용을 문제 삼더니, 마지막까지 이러시는데, 뭐 좋습니다. 되든 안 되는 이 댓글로 님과는 언쟁은 관두는 게 좋겠네요.
박훈정은 국내에 손꼽히는 훌륭한 작가입니다. 씬을 잘 구성하고, 대사를 잘 쓰고, 캐릭터의 관계를 잘 조직하고, 사건과 사건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킵니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의 관객을 납득시킵니다. 이만하면 그럭저럭 인과와 서사가 훌륭하다는 평을 받죠. 그렇다고 서사 간에 비약이 없다고 하면, 영화 글 께나 쓰신 분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제 아무리 훌륭한 영화더라도 완벽한 시나리오는 없습니다. 저 유명한 올드보이도 자세히 보면 비약적 전개 투성이죠. 좋은 영화는 그걸 기술적으로 잘 숨길 뿐입니다. 개연성이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게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에요. 서사적 완벽, 개연성이 영화의 전부가 아니라서요. 누군가는 비약적인 서사를 통해 주제를 드러내기도 합니다. 영화 보고 이래저래 떠드는 거야 못 할 말 뭐 있겠습니까마는, 감독이나 작가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겁니다.

박훈정한테 가서 물어보십시오. 사이코패스 넷이 한데 뭉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연쇄살인범을 정치적인 이유로 놔줄 경찰서장이 있는지.
이런 상황이 납득이 되려면, 따로 사연을 풀어내야 합니다. 근데 안 했죠. 몰라서 안 한 것도 아니고, 이 영화가 판타지라서 그런 건 더더욱 아닙니다. 요즘 사회적 불신이 높으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들 납득할 거라고 생각하고, 이런 데 시간 할애하고 늘어지는 것보다 빠르게 전개하는 걸 택한 겁니다. 요는, 이건 감독의 현실적 선택이고, 경제적 선택이며 정치적 선택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서사를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vip에서 여성성폭력 장면들은 주제와 연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이종석이란 캐릭터를 설명하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관객을 몰입시키기위해 쓰여졌다가 어느 순간 그 서사 자체가 버려지죠. 관객들에겐 가혹한 성폭력장면만 남는데, 그 장면이 대단히 현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이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실 수는 있는데, 누군가에겐 대단히 중요한 문제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전개를 무리하게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게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결과적으로 박훈정은 거의 고민 않았습니다. 이건 사회적으로 가치판단할 문제고, 전 그 점을 지적했을 뿐입니다.

님께서 개연성이란 말에 집착하고 핍진성이니 설정이니 하는 용어와 구분하려는 건, 비전문가의 용어에 대한 판타지에서 비롯되었다고 봅니다. 저는 이만 하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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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무슨 쓸데없는 "권위"를 덧붙였습니까? 뭐 전문가 평이라도 갖고 왔어요? 아님 절 권위자로 보시는 건가요? 있어보인다고 아무 말이나 막 갖다 붙이지 마세요. 권위를 끌어 쓴 적 없습니다.

요지와 상관 없는 단어가 아니죠. 요지와 아주 중요한 연관이 있는 단어의 오용이었죠.

저 아래 댓글도 그렇고 여기서도 그렇고 스토리를 잘 짰다고 말씀하시네요. 개연성이 없는데 스토리를 잘 짰다는 건 '현실적인 개연성' 만큼이나 말이 안 되는 말입니다;;;; 개연성이 있어야 스토리를 잘 짜죠 -_-;;

그리고 제가 언제 비약이 없다 그랬습니까.... 본문에서 조차 현실에 뿌리를 두지 않았다고 했고, 댓글에서 설정의 비약은 수긍할 수 있다고 그랬는데 말이죠;; 왜 제 말을 님 편한대로만 골라 들으시나요?

결정적으로 핍진성이란 개념을 들이대자 바로 꼬리내리시네요. 공부 더 하라고 하던 오만한 패기는 어디갔나요? 진짜 공부하고 와야 할 게 누군지 참 잘 알겠습니다.

저는 한국 관객이 개연성에 너무 천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자주 비판했습니다. 그런데 잘 들여다보면 개연성이 뭔지도 모르면서 개연성, 개연성 붙잡고 늘어져요. 바로 님 처럼요.
파스칼
17/08/26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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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그럴듯한 플롯에 기여했다면 모르겠는데,
되려 현실을 왜곡하고 기만한다는 겁니다.
“이종석을 방치하는 상황”으로 국가가 개판이라는 걸 보여주려는 내러티브는 애초에 글러먹었고 그 엄청난 비약을 매꾸기위해 동원된 게 위의 설정들이죠.]


[박훈정이 뻔한 내용을 재미있게 다루는 재주가 있는 건 인정하지만, 영화(흥행)를 위해 말만 되면 다 갖다 동원하는 습성은 못 됐다고 봅니다. 각본가로서 어느 캐릭터에게도 최소한의 인간성은 부여하고, 현실적인 공간을 갖다 썼으면 자칫 영화가 현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걸 감안해야하는데, 그런 게 없습니다. 악마를 보았다와 vip도 이 점에서 차이가 보입니다. 김지운은 악마를 보았다의 세계관을 가능한 현실과 괴리시킨 반면, vip는 아얘 혼동시킬 뿐만 아니라 주제적으로 "현실이 이렇다"고 주장합니다.
비단 박훈정만의 얘기는 아닌데, 많은 감독들이 강간당하고 죽은 여자들을 맥거핀 식으로 소비해버립니다. 주제에 종속된 게 아니라 유희적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거죠.]


[문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서사를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수용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vip에서 여성성폭력 장면들은 주제와 연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이종석이란 캐릭터를 설명하고, 자극적인 장면으로 관객을 몰입시키기위해 쓰여졌다가 어느 순간 그 서사 자체가 버려지죠. 관객들에겐 가혹한 성폭력장면만 남는데, 그 장면이 대단히 현실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이 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실 수는 있는데, 누군가에겐 대단히 중요한 문제고,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전개를 무리하게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게 사회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결과적으로 박훈정은 거의 고민 안했습니다. 이건 사회적으로 가치판단할 문제고, 전 그 점을 지적했을 뿐입니다.]

[물론 모든 관객이 다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그 점을 우려하죠.
20세기 초반의 프로파간다 영화들이 꽤 악의적으로 쓰였고, 그런 감독 중에 일부는 전범 꼬리표까지 달았습니다.
뭐 지금이 어느 시댄데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 점을 지적하는 게 "영화가 별로여서"는 아니죠. ]


제가 적은 댓글의 요지만 모았습니다. 뭘 쓰기 전에, 읽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스토리고 개연성이고 핍진성이고 되는대로 지껄이시기 전에, 단편 시나리오라도 한 편 써보시기를 권합니다.
전문적인 영화평은 그 이후에도 늦지 않을 거 같네요.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지만, 아는 척은 좀 겸연쩍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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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하신다더니...

하시고 싶은 말씀의 요지만 모아놓으니 결국 "개연성" 이야기는 쏙~ 들어갔네요. 이러실 거면 개연성을 잘 모르고 썼다는 점은 좀 인정하시는 게 그나마 쿨하지 않겠습니까?

요지를 보면 결국 여성 피해자를 다룬 점이 불만이신 거군요. 저도 이건 불만입니다. 너무 과했어요. 맥락상 그럴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말이죠. (본문에도 썼어요) 그런데 말씀하신 요지에 따르면 그런 표현의 사회적 영향력을 문제삼고 계십니다. 그럼 작품 내적인 현실성 여부를 지적하는 게 결이 맞지 않죠. 게다가 예로 드신 <악마를 보았다>야말로 성범죄 묘사의 사회적 영향력에 관하여 비판할 여지가 더 많았습니다;;;

여성 피해자를 '소비'해버리는 건 확실히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런 범죄물에서 피해자는 소비될 수밖에 없어요. <곡성>에서 초반에 등장하는 피해자(이자 가해자)는 등장 이후로 어떤 존재감도 드러내지 않습니다. 단지 영화의 분위기를 강하게 빡! 잡아주고 사라지죠. 단역의 한계입니다. 픽션에서 소비되는 인물이 아예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피해자를 대우하려 하지 말고 능동적 여성 인물을 등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거고요. 여성 피해자에게 억지로 스토리를 부과할 게 아니라 스토리를 부과할 수 있는 여성 인물을 등장시키는 게 여성이 제대로 대우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뭘 쓰기 전에 그게 무슨 의미인지, 어떻게 통용되는지, 무슨 개념인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권위니 개연성이니 적확하게 사용하지도 못 하시면서 남에게 "지껄인다."는 소리를 하시는 건 좀 많이 보기 안 좋습니다.
파스칼
17/08/26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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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지적하고 바로잡기엔 저도 지쳤고, 그렇다고 영화든 언어든 가르칠 입장도 아니니 정말 관두겠습니다.
다만 제가 감히 말씀드리는데, 글로 먹고 사시려면 더 많이 배우고, 겸손하셔야할 것 같네요.
제가 님이라면 한참 후 여기에 적은 댓글을 다시 보시고 많이 부끄러우실 거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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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부끄러운 것부터 돌아보고 그런 소릴 해요 ㅠ,ㅠ
마스터충달
17/08/27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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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게 아니라 지식의 한계가 드러난 거겠죠. 뭘 좀 제대로 알면 필답에서 얻을 게 있겠는데... 참...
파스칼
17/08/2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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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밑천 다 드러내시네요. 영화 배운 적 없죠? 글 배운 적 없고. 써본 적 없고. 그렇다고 미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책을 봐도 두루뭉술 본 게 빤하고요. 숱한 작가, 소설가, 감독, 교수들 겪어봤지만 용어의 개념과 용법을 댁처럼 명쾌하게 정의하는 사람 처음 봤습니다. 어디서 누구한테 배웠는지, 아니면 어디서 풍월을 듣고 이러시는지 모르겠는데, 개연성이고 핍진성이고 간에 수준 보이니 그만 하세요.
핍진성은 원래 예술 개념입니다. 인상주의 이후의 작품을 논하면서 만든 용어고, 사실모사가 아니라 '현실감' '생생함'을 종합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미학적으로든 현상학적으로든 님이 이해하는 것과 맥락이 전혀 다른 개념이고, 개념이 도입되기 전 '핍진'의 용례와도 완전히 달라서 굉장히 복잡한 용어입니다. 핍진 그 자체는 현실을 똑같이 모사하고 재현한다는 의미이지만, 미학적인 방점은 전혀 다르단 말입니다. 뭔 작품의 핍진성을 논하려면 누구도 어려워해요. 세간에 인정받은 대가들 제외하고, 절대적인 핍진성을 인정받은 게 애초에 몇작품 안 됩니다.
문학에서의 핍진성도 어려운 개념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핍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고, 미학에서의 개념과 또 달라져서요.

미학적 의미의 핍진성을 따지자면 영화나 사진은 그 자체로 여느 그림을 능가합니다. 하지만 대사와 서사까지 포함하는 종합 매체다보니 개연성을 비롯해서 관객에게 인식되는 생생함이 또다른 의미의 핍진성을 낳습니다. 다만 영화학에서 핍진성은 논의 자체가 적고,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내 첫 댓글을 재차 설명드리죠. 앞서도 말했지만 영화는 그 내용이 아무리 판타지더라도, 매체 자체의 생생함에서 비롯된 현실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빤한 판타지도 현실로 착각할만큼 스크린 속의 공간은 현실을 빼다 닮았거든요. 그래서 서사를 약간만 비틀고, 의도를 가미해도, 사람들은 그걸 진짜 현실인양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시뮬라크르라는 개념도 이를 보충하고, 독일 나치 프로파간다 영화들이 그 위험성의 실례입니다. 또 다른 사례를 들자면, 다큐멘터리 필름을 의도를 가지고 가공해서 극영화 만들듯이 만드는 경우입니다. 워낭소리 같은 경우, 잦은 컷바이컷 편집으로 논란이 되었죠.

개연성이든 핍진성이든 애초에 누구 맘대로 좁게 해석할 개념이 아니고, 누굴 함부로 판단할 때 동원할 단어도 아닙니다. 비단 이 단어들 뿐만 아니라 미술철학적용어가 다 그래요.
모르는 건 잘못이 아니지만, 잘못 알고 있는 단어를 함부러 쓰고, 그 과정에서 본래의 의미가 왜곡되어 주변에 영향을 끼치면
대단히 위험한 짓입니다. 시뮬라크르, 복제의 복제가 위험한 건, 미묘한 변화를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죠.
영화야말로 대표적인 시뮬라크르로서, 현실이랍시고 만든 게 아주 사소하더라도 차이와 왜곡을 야기하면, 그 여파는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져야합니다.

악마를 보았다와 vip의 차이점을 알려드리죠.
악마를 보았다의 스크립트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vip나 다를 바 없습니다만,
연출에서 두 영화는 크게 갈렸습니다.
악마를 보았다는 배경부터 촬영방식, 연기까지 의도적으로 현실과 괴리시켰습니다. 과장시키고,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극단적인 쇼트를 사용해서, 명백하게 판타지적 공간임을 주지시키죠.
하지만 vip는 정반대입니다. 가능한 사실적인 영화적 공간 안에서 쇼트와 연기까지 현실과 가깝게 만들려했습니다.
이를 일일이 설명해봐야 알아먹지도 못할 거 같고,
이 차이의 본질만 짚자면 위 댓글의 내용과 같습니다.
누구는 영화의 가치와 위험성을 모두 고민하고 또다른 누구는 그렇지 않다.
박찬욱이 제 아무리 잔인한 영화를 만들어도 그 영화가 컬트영화가 되는 건, 선을 넘지 않기 때문이에요.

책 몇권 읽어놓고 언어학이니 현상학이니 용어에 다 통달한 것처럼 구실 게 아니라, 누가 뭘 썼으면 제대로 이해해보려는 게 글 쓰는 자의 기본적인 자세입니다. 고깝게 읽고 꼬투리 잡아 시비 걸 게 아니라, 뭘 보고도 배우려는 자세가 글밥 먹으려는 님의 신상에 이로울 겁니다.
마스터충달
17/08/2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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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잘 아시는 분이 왜 자기가 주장하는 게 뭔지 제대로 말도 못하셨는지 참으로 의문스럽네요. 요지글이라고 적은 걸 보세요. 자기 주장을 한 문장으로 줄일줄도 모르는 주제에 뭔 지식자랑을 주버리 주버리 합니까... 말이나 똑바로 할 줄 아시길 바라요.

제가 명쾌하게 이야기 했다고요? 그런데 그렇게 명쾌하게 보일 정도로 '개연성'과 무관한 그럴 듯함을 가지고 영화를 비방한 사람이 있어서 말이죠. 핍진이 사실모사와 다르다고 하시는데 그 모사의 개념,
미메시스에도 핍진의 의미는 녹아있었어요. 핍진은 인상주의 이후에나 등장한 다루기 어려운 별세계의 무엇처럼 여기고 싶으신 것 같지만, 비평의 시작부터 존재한 셈이고 픽션을 보는 모두가 은연중에 신경쓰이게 되는 부분이예요.

미묘한 상황이라 개연성과 핍진성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힘든 것들이 많아요. 그래도 어느 정도 구분은 가능하죠. 어설픈 cg 같은 건 명확하게 핍진성을 무너뜨리는 행위고, 복선 없이 등장하는 터닝 포인트는 확실하게 개연성의 문제고요. 왜 숱한 교수들, 작가, 소설가보다 제가 명확하냐고요? 개연성 개연성 노래부르는 인간들한테 치가 떨려서 무진장 팠거든요. 말씀대로 영화 전문가들은 개연성 잘 안 따지죠. 영화가 종합예술이고 개연성이 영화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정도와 다르니까요. 진짜 개연성이 심각하게 무너져 관람하기 힘들 정도가 아닌 이상 개연성을 거론하는 평론가의 발언은 거의 없을 정도죠. 사실 이걸 따지고 앉아있다는 지점에서 프로와 아마의 수준차이가 드러난다 봐도 무방합니다. 개연성을 깐깐하게 따진다는 건 그만큼 영화가 뭔지 모른다는 소리랑 비슷하니까요.

저보고 배운적 없다고 그러시는데 댁은 그럼 배웠습니까? 영화가 전공이세요? 학위 깔 수 있어요? 아주 당당하게 말씀드릴게요. 저 문과도 아니고요. 공대 출신이고요. 영화도 글쓰기도 미학도 전공으로 배운 적 없습니다. 다 교양삼아 들었습니다. 그럼 댁은 배웠나요? (데우스 엑스 마키나 말하는 거 보면 아닌 거 같은데...)

최소한 논박을 당하면 인정이라도 하든가 제대로 반박을 하든가 그것도 못하고 논박 당할 때마다 딴소리만 늘어놓으면서 논쟁만 확장시키는 그런 사람 피잘에서 숱하게 봅니다. 위에 저와 댁의 댓글들 찬찬히 봐보세요. 최소한 상대의 발언에 인정할 게 있으면 인정하고 이야기를 나눠야죠. 댁은 제 이야기를 읽은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지 얘기만 해요.

그리고 글을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요지"라고 말할 거리라면 두 문장 이하로 정리할 수준은 갖추길 바랍니다. 그런 말도 있죠. "한 문장으로 요약하지 못할 글은 쓰지 않는 것이 옳다." 님이 요지라고 따로 시뻘겋게 대괄호 쳐 놓은 걸 보세요. 저게 요지입니까... 횡설수설이지...

님이 이 영화에서 부당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는 분명합니다. 여성 피해자를 다루는 방식의 문제죠. 그럼 그걸 또렷하게 이야가 하던가요. 첫 댓글은 개연성 얘기만 주구장창 하다가 반론을 당하니깐 개연성 얘기 쏙 들어가고 여성 다루는 게 문제라는 식으로 거의 말바꾸기에 가까운 저열함만 드러냈죠.

님의 횡설수설을 아주 쌈빡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게 나왔습니다.
"캐릭터의 악마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참혹하고 직접적인 범행장면의 현시 자체라면 그건 실패한 연출"
이런 게 요지죠. 이동진의 한줄평입니다.

본인 수준부터가 어디서 배운 수준이 안 되면서 배운 척 아는 척 하지 마세요. 혹여나 전문가거나 업계 종사자라면 요지도 정리 못하는 게 잘 나가는 이동진과 댁의 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혹시 아주 잘 나가는 전문가시라면... 음 뭐 그럼 제가 깨갱하는 게 맞겠죠. 크크크.
파스칼
17/08/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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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말고 사실을 가지고 댓글을 쓰세요. 왜 그렇게 화가 나셨는지도 되돌아보시고. 광분도 이런 광분이 없군요. 욕만 안 했지 비아냥, 수준 운운에 학위를 까라지 않나.
개연성에 인생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셨다고요. 그래서 여느 전문가들보다 '개연성'을 감별하는 심미안이 뛰어나다고 자부하시는 모양이죠. 뭐 그렇게 착각하는 거야 자유지만, 공연하려면 설득이 우선입니다. 제가 쓸데없이 본인 생각에 권위 세우지 말라고 말씀드렸죠. 객관화되거나 공증되지 않은 얘기를 하시면서 단언하면 안됩니다. 그것도 일개 게시판에 익명으로요. 그런 얘기는 자기 이름 까고, 이모저모 근거를 잔뜩 동원해서 공증받는 게 우선입니다. '개연성'으로 박사학위 즈음 갖고 계시는 것처럼 구는 건 죄송하지만 제가 아니라 님입니다. 그게 안되면 일반적인 얘기만 하세요. ”개연성을 잘못 이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개연성은 작품 내에서 인과관계가 맞아들어가는 걸 따지는 것이죠. 말씀하신 비현실적 설정은 개연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 설정 자체의 문제이고 즉, <V.I.P.>가 판타지라고 서술해야 옳습니다. 그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플롯간 아귀가 맞아들어가도록 만든다면 이건 개연성이 존재하는 겁니다."라고 용감한 지적질에, 죄송하지만 대꾸할 값어치도 없다고 느낀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 판국에 한마디 안 할 수 없네요.

1.
개연성과 영화적 설정은 별개가 아닙니다. 현실이 아니라 영화적(판타지) 설정에 빚지고 서사를 진행한다면, 관객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감독이 마음대로 경찰서장을 사이코패스로 설정하면 개연성이 알아서 갖춰지는 게 아닙니다. 설정은 설명과 설득이 필요하고, 경찰서장이 비인간적인 결정을 내릴만한 내용을 영화 내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하지만 감독은 그러지 않죠. 개연성은 서사의 문제고, 서사는 현실적일 수도 판타지일 수 있어서 개연성의 성격도 현실적이거나 판타지적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영화의 매체적 특성에서 발생합니다. 영화는 문학과 달리, 서사에서 그치지 않고 영상으로 완성되기에, 서사의 비약, 개연성의 부족을 영상이 가진 현실감으로 가릴 여지가 있습니다. 말씀하신 북한의 혼란한 정치 상황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판타지 영화의 개연성을 판타지 영화 세계관 안에서 갖추는 게 아니라, 관객의 현실인식을 끌어들인 겁니다. 필요할 때마다 현실을 끌어들이면서 “이건 판타지 영화”라고 하는 작자들이 예전에도 많았고, 실제로 문제가 됐습니다. 이 역시 ‘횡설수설’에 누차 언급한 내용이네요. 철저한 판타지 영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vip는 현실배경을 그대로 옮기고, 장성택 등은 아얘 실제 인물을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당연히 이 지점에서 관객은 현실과 영화를 넘나듭니다. 박훈정은 영화 연출의 효율성 때문에 일부러 현실과 영화 속 시뮬라크르를 혼동시킨 겁니다.

2.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플롯간 아귀가 맞아들어가도록 만들었다”고요? 매사 님의 태도가 이런 식이지요. 누가 그럽니까. 비현실적인 설정들이 플롯간 아귀가 맞아들어가도록 만들었다고. 개연성에 박식한 본인이시군요. 아귀가 맞아들어가는지 어쩌는지는 주관적인 판단이고, 개연성이 있다는 것도 댁의 속편한 주장입니다. 개연성이 있고 없고를 판단할 객관적 기준이라도 갖고 계시면 알려주세요. 나름의 기준으로 영화평을 하든 논문을 쓰든 제 알 바 아니지만, 그걸 제멋대로 객관화하시면 안됩니다. 논쟁의 기본은 숙지하고 반박을 해야 진지하게 대꾸라도 하지, 시종일관 곤혹스러웠습니다.

3.
“님이 말씀하시는 건 개연성보다 핍진성에 가까워요. 현실적으로 그럴 듯함을 따지는 거죠. 님이 지적하는 것들을 다른 말로 고쳐보면 "현실적으로 그럴 듯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입니다. "앞뒤가 말이 되지 않아."가 아니죠. 왜냐면 앞뒤 따지는 게 아니라 그 자체만 따지는 이야기니까요. 그래서 개연성이 아니라 핍진성이 더 적확합니다.”

핍진성은 기본적으로 서사에서 다루는 개념이 아니에요. 작품 전체나 장면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개념입니다. 말만 비슷하다고 막 갖다붙이는 짓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자주 하지요. 핍진성을 별세계로 취급한 게 아니라, 되도 않는 지식으로 상대를 몰아붙이는데 사용하지 말라고 일침한 겁니다.
“현실적으로 그럴 듯 하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제 글을 완전히 오독한 해석입니다. 현실적으로 그럴듯해 보이지 않으면 애초에 문제 제기 자체를 안 했을 겁니다. 다시 말하는데 “서사의 비약을 현실적인 연출로 숨긴다”가 정확한 얘깁니다. 이것의 위험성을 앞서 말한 바 있고요.
구태여 님의 표현 중에 고르라면 "현실적으로 그럴듯하지 않다"가 아니라 "앞뒤가 맞지 않다"입니다.

4.
“박성웅 때문에 장동건이 사건에 목을 매고, 이들의 개입이 김명민 수사에 무리수를 낳는 식이죠. 이렇게 행동이 행동을 유발하는 작품은 솔직히 근래에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건 인과관계가 아주 잘 짜여있는 거예요. 특히 결말 부분이 대박이죠. 이종석의 재수 없는 태도가 고자드립을 낳고, 고자드립에 분노한 이종석이 김명민을 총으로 쏘고, 이에 의협심이 발동한 장동건은 박희순이 이종석을 데려가는 걸 묵인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반전을 하나 더 꼬아 넣었죠. 그 근거로 북한의 혼란한 정치 상황을 끌고 오고요. 이렇게 아귀가 딱딱 맞아들어가는 작품을 설정이 그럴 듯하지 않다고 '개연성이 없다'라고 평하면 안 되죠.”

언급하신 내용은 기본적인 스토리에 불과하고, 이를 소설이든 영화든 작품으로 만들려면 구체적인 묘사와 사건 간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위의 내용만으로는 개연성을 따질 껀덕지가 별로 없어요. 시나리오로 치면 시놉시스에 해당하는 서술입니다. 국정원이 개입한다고 김명민이 수사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건 필연적인 게 아니고, 시나리오를 어찌 쓰고 영화를 어떻게 연출하느냐에 따라서 말도 안되는 서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종석이 재수없게 군다고 무조건 고자드립을 하고, 고자 드립한다고 무조건 총으로 쏘는 건 아니잖아요? 그게 자연스럽고 납득 가능하게 표현하느냐 여부에 따라 개연성을 따지는 거고, vip는 전반적으로 서사의 개연성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은 것 같은 작품입니다. 그 누구도 시놉시스를 가지고 개연성을 따지는 작가, 제작자, 감독은 없습니다. 뭐 잘난 평론가들은 말이면 다 되는 줄 알고 그런 경우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5.
“진짜 개연성이 심각하게 무너져 관람하기 힘들 정도가 아닌 이상 개연성을 거론하는 평론가의 발언은 거의 없을 정도죠. 사실 이걸 따지고 앉아있다는 지점에서 프로와 아마의 수준차이가 드러난다 봐도 무방합니다. 개연성을 깐깐하게 따진다는 건 그만큼 영화가 뭔지 모른다는 소리랑 비슷하니까요.”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6.
“님이 이 영화에서 부당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무엇인지는 분명합니다. 여성 피해자를 다루는 방식의 문제죠. 그럼 그걸 또렷하게 이야가 하던가요. 첫 댓글은 개연성 얘기만 주구장창 하다가 반론을 당하니깐 개연성 얘기 쏙 들어가고 여성 다루는 게 문제라는 식으로 거의 말바꾸기에 가까운 저열함만 드러냈죠.”

“ 님의 횡설수설을 아주 쌈빡하게 한 문장으로 정리한 게 나왔습니다.
"캐릭터의 악마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참혹하고 직접적인 범행장면의 현시 자체라면 그건 실패한 연출"
이런 게 요지죠. 이동진의 한줄평입니다. 본인 수준부터가 어디서 배운 수준이 안 되면서 배운 척 아는 척 하지 마세요. 혹여나 전문가거나 업계 종사자라면 요지도 정리 못하는 게 잘 나가는 이동진과 댁의 차이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

제 횡설수설과 이동진의 한줄평은 관점도 깊이도 다르다는 걸 충분히 설명했습니다. 참혹한 장면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에 그쳤다면 애초에 문제 삼지도 않았을 겁니다.
썼던 댓글의 일부를 발췌해서 읽어보라고 줬더니, '요지'에 방점을 두고 시비를 거시는 게 시종일관 같은 패턴입니다.
계속 이죽거리고 비아냥대는데 정도는 지키시죠. 블로그까지 공개하고 활동하는 분이 영화글 분쟁에 밑바닥을 드러내나요?
제 멋대로 읽는 것도 모자라 왜곡하고 폄하하면, 대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웬만하면 입봉하고 성질 드러내시고, 그 전엔 "깨갱하세요."
마스터충달
17/08/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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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뭘 모르면 대화가 된다는 둥 국어공부 다시 하라는 둥 무례하게 나온 게 누군가요? 그래놓고 지금 화를 낸다고 광분이라 칭하시는 건가요? 예의 바르게 나왔으면 제가 화를 낼리가 없죠. 국어공부나 다시하라는데 얌전히 있을만큼 착하지가 못해서 정말 미안할 따름이네요.

1. 그게 개연성으로 칭할 부분이 아니라 설정에 한정하는 것이라고 누누히 말씀드렸죠.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배경설정을 두고 '서사'의 비약이라 말하면 안 됩니다. 서사는 작품 내에서 플롯이 쌓여 이야기를 이루며 생겨나는 것인데 이제 막 등장한 배경설정에 비약을 판가름할 근거가 어디있습니까? 즉, "서사가 비약이다.", "개연성이 없다." 이렇게 말할 게 아니라 "설정이 비현실적이다."라고 말해야 옳죠.

2. 아귀가 맞아들어가는 게 주관적인 판단이라고 한다면 개연성이란 개념 자체가 모조리 주관적 판단에 그쳐 개연성의 우위를 논할 수가 없게 됩니다. 개연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방법은 당연히 존재합니다. 제가 자주 했던 말인데 개연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고 싶으면 "왜?"를 물어보면 됩니다. "저 인물이 왜 저러지?"에 관한 대답이 작품 내에 서술되어 있다면 이건 개연성이 존재하는 겁니다. 고전소설이나 현대 졸작 중에서 "왜?"에 해당하는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우연에 의존하면 개연성이 없다고 말하는 거고요. 멀쩡하게 사람들이 개연성 여부를 따지고 심지어 본인 조차 개연성이 있고 없고를 따지는 와중에 이걸 제멋대로 주관적이라 명시하면 논쟁이 성립할 수가 없지요. 차라리 처음부터 주관적이라 논할 수 없다고 나오시던가요. 논쟁의 기본은 숙지하고 말씀을 하셔야지 정말 곤혹스럽기 그지없네요.

3. 핍진성도 서사 내에서 다룰 수 있습니다. 님이 지적하신대로 작품 전체나 장면의 이미지는 서사를 통해서도 구축되기 때문이죠. 단순히 구체성과 묘사만으로 핍진성을 한정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요즘 처럼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픽션에 있어 이것은 개연성이고 이것은 핍진성이고 구분하기 어려운 점은 분명합니다. 묘사가 서사가 되고, 서사가 분위기가 되고, 분위기가 다시 묘사가 되기도 하니까요.

3-1. 그런면에서 이것을 핍진성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하시는 부분에서는 저도 선뜻 님 말이 틀렸다고 단언하기는 힘듭니다. 다만 개연성이 무너졌는지 여부는 확실히 따질 수 있습니다. 왜냐면 앞서 언급했듯이 "왜?"에 관하여 물을 수 있는지 아닌지를 따져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로얄패밀리 김광일이 연쇄 살인을 벌이면서도 잡혀들어가지 않는다. 이 상황은 설정으로 주어진 겁니다. 이걸 거부하면 그냥 거기서 이 작품은 끝이에요. 관람할 가치가 없죠. 서사를 따질 필요도 없고, 개연성을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3-2. 만약 리대범이 북한에서 자력으로 김광일을 체포하는 식의 전개가 벌어진다면 이는 개연성에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서 김광일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고 서술했으면서, 일개 수사관이 김광일을 잡아 넣는 것으로 매듭짓는다면 이건 개연성이 없어지는 것이죠.

3-3. 즉, 누누히 말하지만, 설정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은 지적 가능하지만, 이걸 개연성의 문제로 볼 수는 없습니다. 님이야 말로 지금 현실과 픽션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현실 북한의 모습이 님 안에서 어떤 서사를 이루고 있는데, 그 서사를 따라오지 못하는 설정을 보며 서사의 비약이라 말하는 거죠. 하지만 그 서사는 님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고 작품과는 별개의 것입니다.

3-4. 박훈정이 연출의 효율성 때문에 장성택의 실각과 복권 그리고 처형을 끌어다 쓴 점은 인정하는 바입니다. 근데 이게 개연성을 더해주면 더해줬지 깎아먹을 일은 아닌 듯 합니다.

3-5. 다시 말씀드리지만 현실성과 개연성은 무관합니다. 비현실적이어도 개연성이 존재할 수 있어요. 비현실적인 설정이라도 플롯간에 앞뒤가 맞아들어가면 된다는 겁니다. 님처럼 이걸 인정하지 않는다면 <반지의 제왕>같은 판타지 소설에는 개연성이 아예 없어야겠네요? 현실성이 개연성을 보장해주지도 않습니다. 아무리 현실적인 설정과 인물로 이루어졌어도 사건이 우연에 의존하면 그건 개연성이 없는 거니까요. 나아가 현실은 되레 개연성이 없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올더스 헉슬리는 이런 말을 했죠. "픽션의 문제점은 그게 너무 말이 된다는 점이다. 반면 현실은 결코 앞뒤가 맞지 않는다."

4. 제가 언제 "무조건" 고자드립이 나왔다고 했습니까? 픽션에서는 무조건 그리 될 수 밖에 없는 상황만 가능한 건가요? 아니잖아요. 그럴 만하면 되는 거지. 여기서도 앞서 언급한 개연성을 따지는 방법은 유효하게 작동합니다.
"왜 저기서 고자드립을 치는 거야?"
"김광일이 재수없게 구니깐 되갚아 준 거지."
"왜 김광일이 채이도를 쏴죽인거야?"
"고자드립에 정곡이 찔렸거든. 역린을 건드린 거지."
"왜 박재혁이 리대범을 묵인한거야?"
"김광일 잡아가봤자 못 죽이니깐. 리대범이 데려가서 꼭 죽였으면 하거든."
이렇게 "왜?"라는 물음에 답변할 수 있도록 플롯간 인과관계가 맞아들어가면 개연성이 갖춰진 겁니다. 이는 설정의 현실성과는 무관하게 가능한 일이고요.

6. 네 저는 블로그까지 공개했고, 제 모든 걸 오픈했습니다. 그러니깐 저는 님이 깨갱거리라면 깨갱거려야 하는 건가요? 이건 뭐 협박입니까? 그게 아니라 님이 뭔 권위가 있다면 그거 까고 깨갱거리라고 하세요. 익명성 뒤에 숨어서 입봉이나 하라는 둥 비아냥 거리는 건 고등학생이어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바닥을 드러냈다고 하시지만, 그 바닥을 먼저 드러낸 것 또한 님이었으니 저는 별로 꿀릴 것도 없고요. 먼저 비꼬고 비아냥 거린 걸 사과하신다면 저도 제 언행을 사과드리겠습니다. 그 전까지는 남의 수준을 탓하기 전에 본인 수준부터 돌아보세요.

6-1. 그리고 깨갱거릴 뭐라도 있으시면 함 밝혀주시죠. 전 님이 전문가라면 되레 기쁠 것 같네요. 사실 영광이죠. 프로랑 언쟁을 벌이다니 솔직히 아마추어에게 그런 기회는 없지 않겠습니까? 진짜 프로시라면 함 뵙고 싶네요.
파스칼
17/08/27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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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문제가 뭔지 알려드릴게요. 모든 문장이 주장이고 그걸 근거도 없이 일반화하죠. 당연한 게 하나도 없는데 마치 정언이라도 되는 양 서사를 이어가요. 그건 글이 아닙니다. 혹시 누구에게 글을 감수받은 적이 있나요. 어디 공모전에 출품해본 적은요.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아본 적이 있습니까. 님 같은 경우 자주 봅니다. 아집으로 똘똘 뭉쳐서 스스로 검토할 자세가 안 되어있는 사람들이죠. 글 쓰는 사람에게 자기 검열은 가장 중요한 자질입니다. 모든 초고는 쓰레기고, 고치고 또 고치면서 성장하는 게 작가입니다. 예전에 댁이 올린 절절한 자기고백이 기억납니다. 오랫동안 노력했는데 결과가 없어서 절필을 고민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잘못을 알고 인정해야 성장이 있을 겁니다. 상대가 척하는 고등학생이더라도 배울 게 있는 법이죠. 제가 프로든 아마추어든 무슨 상관있겠습니까. 제 댓글에 열 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영화를 보세요. 개연성이든 핍진성이든 자의적으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은 지, 혹 본인이 상당히 오해한 건 아닌지. 모든 예술, 그림, 문학, 영화, 시 할 것 없이 모든 예술은 현실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집니다. 현실 없이는 판타지도 없는 거고, 현실 없이는 개연성도 없고 비약도 없습니다. 따라서 현실에 발 붙이고 사는 누구도 개연성을 지적할 수 있고, 다른 누가 여기에 함부로 옳다 그르다 할 수 없습니다. 그게 판타지 영화든 다큐멘터리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작품을 만들고, 또 가르쳐왔고, 감히 자의적 개념을 수단으로 남을 지적하는 인간이 잘 되는 걸 본 적이 없습니다. 건필 하세요.
마스터충달
17/08/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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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으로 똘똘 뭉친 건 그쪽이죠. 최소한 저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대화를 끌고 갑니다. 핍진성에 대한 파스칼님의 지적은 유효했어요. 개연성과 다른 핍진성의 개념이 구체적 묘사나 이미지를 통한 현실적 분위기 제시라고 한다면 설정과 핍진성을 동일하게 둘 수 없다는 지적에 저는 반박할 수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에 반해 개연성은 현실성과 무관하다는 것과 현실성이 없어도 서사의 앞뒤가 맞아들어가는 것에 대해 그쪽은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논박이 막히자 이런 식의 글을 남겼죠.

"너가 글을 쓰려면 남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 네 경청하고 있어요. 대화 도중에 받아들일 건 인정하고 들어가요. 가르쳐왔다고 하시는데, 님은 제자가 "선생님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요?"라고 할 때마다 "넌 배워야 하는데 왜 토다냐." 이딴 식으로 말씀하십니까? 정말 가르치는 입장이시라면 제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보세요.

개연성과 현실성이 무관하다는 근거로 저는 비현실적 세계를 갖는 판타지 소설에서도 개연성은 존재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아주 처음에 "리나가 드래곤 슬레이브로 도시를 날렸다."라는 예시 문장도 제시했지요. 그런데 님은 계속 현실이 없이는 개연성을 지적할 수 없다는 주장만 반복합니다. 말만 그렇게 하시고 예시도 없고, 근거도 없죠. 뭐 권위라도 가져오시던가요.

제가 말한 개연성이 자의적인 것도 아니에요. 현실성과 개연성은 제가 쓰는 용례로 통용된다는 다른 분의 댓글도 있죠. 지금 자의적으로 개연성을 정의하고 있는게 그럼 접니까 님입니까? 설령 저도 아마추어고, 다른 분도 아마추어라 니들이 뭣도 몰라서 그런거라면, 제대로 알려나 주십쇼.

도대체 어디서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는데, 그냥 내 말이 다 맞아라고 윽박지르는 수준에 불과하면 절대 좋은 스승이 되지 못 합니다.

여담으로 한마디 더 하자면 제가 명확하다고 뭐라 그러시는 거 보고 좀 벙쪘습니다. 그럼 님은 명확하게 말할 수도 없는 걸 가르치고 계시나요? 저는 제가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거라면 함께 고민하자고 하지 누구에게 가르친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못 할 것 같습니다.
마스터충달
17/08/27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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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댓글에 열내기 전에 생각해 보라는데 사람 열 뻗치게 무례하게 나온 건 그쪽이 먼저 아닙니까? 왜 저만 열 식히고 고분고분 숙이고 들어갑니까? 먼저 사과하세요. 가르치는 입장이시라면서요. 그렇게 경력있고 연륜있으신 어른이시라면 어른 다운 모습을 보여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가 하는 건 괜찮고 네가 하는 건 광분인가요?

가시가 날라오면 가시가 돌아오는 법이죠. 그렇다고 제가 화해마저 내칠 정도로 모지리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먼저 시작했으면 먼저 매듭을 지어보시죠.
파스칼
17/08/27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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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을 못 한 게 아니라 이미 수차례 한 대답을 댁이 무시하셨죠. 난 판타지영화에 개연성이 없다는 말을 한 적 없습니다. 그런 구절이 있으면 인용하세요. 하지도 않은 말을 억지 추론하고, 누차 지적해도 귓등으로도 안 들으면 저라고 도리가 있겠습니까.

[개연성과 현실성이 무관하다는 근거로 저는 비현실적 세계를 갖는 판타지 소설에서도 개연성은 존재한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아주 처음에 "리나가 드래곤 슬레이브로 도시를 날렸다."라는 예시 문장도 제시했지요. 그런데 님은 계속 현실이 없이는 개연성을 지적할 수 없다는 주장만 반복합니다. 말만 그렇게 하시고 예시도 없고, 근거도 없죠. 뭐 권위라도 가져오시던가요.]
개연성이 현실과 무관하다고 하셨죠. 아닙니다. 일단 “판타지 영화에도 개연성이 있다”와 “개연성이 현실과 무관하다”는 동치가 아닙니다. 개연성이라는 말이 생겨난 이유가 허구에 현실성을 덧입히기 위해서입니다. 판타지영화에는 현실성이 아얘 없거나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인데, 말씀드렸죠. 단편 시나리오라도 한 편 써보라고. 되는대로 쓰시고 주변에 한 번 돌려보세요. 판타지고 뭐고 현실성은 모든 영화의 근본입니다. 비단 제 얘기가 아니라, 세간에 출간된 모든 작법, 시나리오 책과 영화전문서적이 이를 주장합니다. 제 말은 태연하게 무시하니 저명한 작법서라도 소개하면 될까요. 로버트 맥기의 스토리가 대중적이고, 이 책이 버거우면 월리엄 에이커스나 심산의 책이라도 떠들러보세요, 님이 계속 이상한 주장을 펼치시는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보자면, ‘현실’ ‘개연성’에 대해 무척 편합하게 이해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영화 깨나 봤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지요. 본인이 영화에 대해 잘 안다고요. 영화를 보는 눈이 있고, 나름의 판단을 과신하고, 풍월 좀 읊다가 알게된 ‘개연성’이니 ‘핍진성’이니 하는 용어를 검색해서 눈짐작하고. 지식이 한층 깊어졌다고 자부하는 세월이었겠죠. 뭐 받아들이실 리 만무하겠습니다마는.

“윽박질렀다”라시는데, 제가 위에 님의 댓글을 일일이 인용해 첨언한 댓글은 뭐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제껏 내가 지적한 바는 크게 봐서 하나예요. 개연성이니 핍진성이니 설정이니 뭐니 용어 남발하면서 되도 않게 남을 깍아내리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난 님이 영화를 어떻게 보고 무슨 생각을 하든 관심없어요. 님의 본문 이모저모가 틀렸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까? 난 나름대로 영화를 짧게 비평했습니다. 영화의 큼직한 사건 간에 얼개가 느슨하고, 이 과정에서 현실을 왜곡하고 기만했으며, 결과적으로 “이종석을 방치하는 상황”은 현실성이 5%도 안되는데, 그걸로 국가 개판이라는 이미지만 심어주기에, 현실이반이란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대고 뜬금없이 개연성 잘못 이해한다 훈수둔 게 님이었지요. vip가 개연성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되, “주제도 모르고 개연성 운운이냐”는 식의 댓글을 썼으면 내용에 책임은 지셔야죠. 핍진성이니 뭐니 되도 않는 얘기로 가르치려 든 건 내가 아니라 님입니다. 일일이 대꾸 안 하는 내게 꼬리내렸다고 비아냥댄 것도 님이지요. 님이 가르친 상대가 고분고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되나요. 인터넷에서 잘못 배운 지식을 써먹다가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를 일이죠. 누굴 가르치는 건 무거운 일입니다. 저라면 조용히 분 삭히고 책을 보든 강의를 찾아서 듣든 사실과 진실에 집중하겠습니다. [왜 숱한 교수들, 작가, 소설가보다 제가 명확하냐고요? 개연성 개연성 노래부르는 인간들한테 치가 떨려서 무진장 팠거든요.]라고 아집이나 부리는 대신요.

‘명확하게’가 아니라 ‘명쾌하게’였고 이는 반어적 표현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반어일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군요.
어느 교수한테 가서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개념이 몇개나 되는지.
그리고 저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공모전에 당선된 사람들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적은 있습니다만, 멘토랍시고 가서도 상대가 원하지 않는 한 함부로 품평 한 적 없습니다. 그러니 좋은 스승 되는 법 일장 연설이랑 접어두시기 바랍니다.
마스터충달
17/08/27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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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영화에도 개연성이 있다."와 "개연성이 현실과 무관하다."는 동치가 아닙니다.→ 주장

그런데 근거가 뭐죠?

단편 시나리오라도 써보라는 게 근거는 아니죠?

세간에 출간된 모든 작법, 시나리오 책과 영화 전문서적이 그렇다.
→ 원래 그렇다는 수준의 발언이지 근거가 안 됩니다.

로버트 맥기, 윌리엄 에이커스, 심산
→ 이 책이 왜 그런지 설명을 해주셔야지 이런 게 있으니깐 보고 배워 이런 수준의 소리는 저도 합니다. 이 책에서 현실성과 개연성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 근거가 무엇인지 저자가 어떤 논리를 펼치는지 가져오셔야지 이런 게 있다. 그러니깐 보고 배워. 이런 소리는 누구나 하죠.

물론 제가 보지 못한 책이고 제 능력향상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만... 그게 님의 주장을 뒷받침 해주진 못합니다. 이래서 '윽박질렀다'는 표현이 나오는 거예요. 주장만 있고 근거가 없으니까요. 내 말이 맞아. 왜요? 원래 그런 거야. 거의 이 수준의 말을 길게 늘여 쓴다고 그게 말이 되는 건 아니죠.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개념을 이해하고 있으니 제가 생각하는 개념을 "설명"한 것이지 님을 가르치려 한 적 없습니다. 잘 읽어보세요. 제가 언제 '이런 건 알아야죠.''이런 것 좀 배우세요.'같은 무례한 소리를 했나요? 그런 소린 님이 했죠. 솔직히 님이 업계 종사자라는 생각이 눈꼽만치도 안 드는 부분이 여기인데, 보통 어느 정도 지식 소양을 갖추면 자기보다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말을 보고 "얘가 날 가르치네?" 이런 생각 잘 안 하거든요. 그런 생각 하는 사람을 보통 꼰대라 하고요. 뭐 가르치는 거에 억하심정이라도 있으시다면 모를까 제가 님한테 뭘 가르쳤어요 가르치긴....

그리고 가르치는 사람도 아니면서 뭘 가르친다 그러셨어요? 어이가 없네요. 자기 입으로 가르쳤다 그래놓고서는 이제 또 가르치지 않는다니... 인터넷이라고 허풍떨어도 되는 거 아닙니다? [저는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작품을 만들고, 또 가르쳐왔고,] 이렇게 말씀하셨으면 끝까지 가시던가요. 없어보이게 이게 뭡니까...

마지막으로 먼저 말 험하게 했으면 "아 제가 무례한 표현을 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정도는 하실 줄 아셔야죠. 공모전 멘토 하실 정도면 참 능력자신 거 같은데 능력이 암만 좋음 뭐합니까. 사과도 할 줄 모르는 사람하고는 상종 안 하렵니다. 분명 먼저 화해할 기회를 언급했고 님은 그걸 걷어찼어요. 더 이상 말 안 섞습니다.

제가 백발 노인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꼭 등단할테니 그때가서 함 갈궈주세요.
파스칼
17/08/2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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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격지심, 열등감 덩어리라 이러나 싶네요.
반드시 등단해서 '파스칼'따위 비웃어주세요. 진심입니다.
마스터충달
17/08/2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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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저 책들이 말하는 주장과 논리가 뭔지 말씀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파스칼
17/08/28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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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책들은 모두 작법서입니다. 영화글로 먹고 살겠다는 분이 모르시는 게 아연할 정도로 대중적인 시나리오 책입니다. 수페이지에 걸쳐 대거리한 인연에 도움이 될까 권했는데, 보든 말든 제 알 바 겠습니까마는,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겁니다. 한 주 잘 보내세요.
마스터충달
17/08/28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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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은 끝까지 못하시네...
율리우스 카이사르
17/08/26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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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영화를 안봐서 말씀드리기 죄송한데,

우선 개연성과 현실성이라는 용어는 제가 봤을 때는 일반적으로 충달님처럼 쓰고 있는게 현실이며, 설사 파스칼님처럼 쓰는 용례가 맞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글의 논지 전개과정은 충달님을 따라가고 있으므로 그 판을 엎으실 이유가 있을까요?!

영화보다가 소위 "말도 안돼" 와 "와! 이럴수가" 는 완전 다른 것이죠. 그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개연성과 현실성, 그리고 반전재미와 통쾌함, 내러티브가 있는 것일거구요.

현실성이 없는것은 판타지라고 하며, 판타지는 호오의 영역이지 시비의 영역은 아니죠. 충달님이 이 영화를 판타지로 규정한 순간, 판타지 비선호자에게는 이 영화를 쓰레기로 생각하고 안봐도 된다고 말씀하신것이죠. 다만 현실성이 없는 판타지일수록 개연성은 중요해지는 것이구요.

반대로 팩션이나 실화를 기반으로 한 것들은 철저히 현실성에 기반하여야 하며, 그것이 현실에 기반한 정도가 클 수록 오히려 개연성없음은 역설적인 강점이 될것이죠.
파스칼
17/08/26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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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댓글 보신지 모르겠는데, 판타지 영화처럼 만들어놓고, 현실적인 영화인 척 한다가 제 첫 댓글의 요지입니다만.
판타지를 그려놓고 이게 현실이라고 하면 그걸 받아들일 사람이 어딨겠습니까.
페미니스트들이 한소리 하는 것도, 판타지를 판타지로 그린 게 아니라 현실을 침범하고 왜곡해서 그런 거고요.
개연성을 어찌 이해하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함부러 일반화하시면 안됩니다. 개연성은 현실성과 반대 개념이 아닙니다.
개연성을 구축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야말로 현실을 그대로 옮기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서 판타지를 설득시키는 방법까지 포함해서 개연성이에요.

다 떠나서 저는 이 영화가 판타지라 물고 뜯은 게 아니고, 잘못 만들어졌다고 지적한 겁니다.
17/08/2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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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말도 안되는 설정을 이어붙이고 현실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바탕에 두고 구성한 영화이기에 판타지라고 했고...그부분에 대해 신세계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충분히 본문에 이야기해두지 않았던가요

이런 설정자체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순간 개연성이고 뭐고 논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이미 이게 무슨 말도안되는 소리야라고 생각하시는데 말씀하시는 개연성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얘기하신대로 잘못 만들어진 영화죠

홍콩누아르가 그래요...총이 무한이에요 의리때문에 목숨을 버립니다. 가족도 버려요. 그리고 그냥 다죽여요 이런걸 남성향판타지라고 생각하면 그냥 멋있어요 그 말도안되는 의리에 눈물까지 터집니다. 그냥 말도 안돼요 그래도 그 영화를 개연성으로 까진 않죠

뭐 댓글에 써두신것처럼 현실적인 영화인척 한다고 생각하시면 이 영화가 별로인거겠죠...

전 그냥 말도 안된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현실적인 영화인척 한다고 생각하기보단 오 소재를 참 잘골랐네 장성택 죽음을 전후로 한 상황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참 잘썼다고 생각했습니다.
파스칼
17/08/26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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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화도 완벽하게 판타지적이거나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정도의 차이지 양면이 다 있죠.
판타지는 뭐 다 좋은데, 현실을 왜곡시킬 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모든 관객이 다 그렇게 받아들이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그 점을 우려하죠.
20세기 초반의 프로파간다 영화들이 꽤 악의적으로 쓰였고, 그런 감독 중에 일부는 전범 꼬리표까지 달았습니다.
뭐 지금이 어느 시댄데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겠지만,
그 점을 지적하는 게 "영화가 별로여서"는 아니죠.

영화 전반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토리를 잘 짜고, 대사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집중되고.
다만 전작까지 감안할 때, 박훈정이 여성성폭행을 유희적으로 사용한다 생각하고, 이 점이 우려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
걸스데이
17/08/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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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판타지를 인정하는 순간 태클 걸면 안되는 것들을
개연성이라는 완벽하게 정의 되지 않는 말을 자기 멋대로 이용해서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사용하시면 글의 힘이 없어지겠죠?
율리우스 카이사르
17/08/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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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판타지를 만들면 안된다고 생각하시는거 같은데요 쩝.
살려야한다
17/08/2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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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도 안 보고 들어가서 vip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봤는데 일단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냈구나 감탄하면서 봤는데 많은 평론가들이 이야기한대로 여성을 소비하는 방식은 놀랍게도 구시대적이라서 안타까웠습니다. 2007년이면 참 재미있게 봤을텐데 적어도 2017년에 즐겁게 관람하기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더라구요.
타임머신
17/08/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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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생각보다 괜찮게 봤습니다. 잔혹한 장면들이 필요 이상이라는 느낌은 들었으나 전개가 예상 밖인 부분이 분명 있었고, 장동건의 카체이스 씬에서는 영웅본색이나 첩혈쌍웅 같은 홍콩 느와르 영화에서 맛본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다만 결말이 조금 약한 것 같아요. 신세계에서 마지막에 이자성이 홀로 담배 한 대 태우던 만큼의 자연스러움이나 멋이 없어서 그게 좀 아쉬웠네요.
마스터충달
17/08/27 12:44
수정 아이콘
그 마무리는 <콘스탄틴>의 오마주라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그 때문에 피터 스토메어를 캐스팅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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