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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6/03 21:42:54
Name VKRKO
Subject [일반] 청산도 절로절로, 노래로 되살아나다
오늘 한글박물관 기획전시, 순간의 풍경들, 『청구영언』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한글박물관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더러, 기획전시 때마다 늘 만족스러운 경험을 전해주는 좋은 박물관입니다.

오늘도 참 기억에 남는 좋은 영상을 보고 왔네요.


우암 송시열 내지는 하서 김인후가 지었다고 알려진 시조 한 수가 있습니다.

둘 중 누가 진짜 저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학자가 지은 시인 셈이죠.

바로 청산도 절로절로라는 제목의 시입니다.


靑山(청산)도 절로절로 綠水(녹수)도 절로절로
山(산) 절로절로 水(수) 절로절로 山水間(산수간)에 나도 절로
절로 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산과 물이 저절로 흐르듯, 인간 또한 그처럼 흐르고 흘러가는 존재라는 뜻을 담은 노래입니다.

청구영언이 노래의 가사를 취록한 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조선시대에는 이 노래가 아마 널리 불리고 사랑받았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가곡으로 현재까지 전래되고 있는 버전도 있고요.





하지만 이번 한글박물관 전시는 거기서 한발 더 나가서, 새로운 청산도 절로절로를 만들어냈습니다.

가곡 가수 박민희씨가 부른 버전인데, 아예 곡을 새로 써서 붙였더라고요.

아름다운 노랫말, 아름다운 노래, 아름다운 영상이 어우러진 멋진 작품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에 소개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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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6/04 00:41
수정 아이콘
[절로] 라는 말이 참 좋습니다. 좋은 시조 / 노래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자의 [자연(自然)][스스로 그러하다] 라는 뜻으로서 노자 도덕경에서 나오는 개념이죠.
그 중에 한자 然짜는 제물로 개를 구어서, 연기가 지 맘대로 하늘에 올라가듯이 마땅하게 자유롭게, 비정형적으로 풀리는 이치를 나타낸 것이구요.
요새는 자연을 다만 서양 언어 nature를 한자로 번역할 때 일본 사람들이 붙인 뜻만 많은 사람 들이 알고 있지만서도,
사실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절로] 되는 의미를 뜻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유대교의 구약성경의 모세가 여호와 신에게 물었던 당신은 누구십니까! 라는 물음에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라는 [I am what I am] 것도 어쩌면
[자연] 그 자체의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죠.
나아가면, 비틀즈의 멤버가 꿈에서 성모 마리아에게 들었다는 고난과 힘들 때에, 성모마리아가 지혜의 말을 속삭여 줬다는 [Let it be] 도 어쩌면, 통한다고 볼 수 있죠.
절로 절로, 술술~. 모든 것이 무리 없이, 있어야 할 그대로 이루어지는 경지! 그걸 산에서, 물에서 배우고 나도 그렇다고 깨닫고 표현하는 시조이니, 참 좋네요!!
17/06/04 12:23
수정 아이콘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덧글 읽고 노래 들으니까 더 좋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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