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6/02 09:49:19
Name 스테비아
Link #1 휴가내고 놀러가며 스마트폰으로 씁니다
Subject 어제 합정 교보문고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
새로 생긴 합정 교보문고 건물은 고급스러움이 철철 흘러넘쳤습니다. 책 보기에 적당한 조명과 온도,그리고 매대와 매대 사이의 공간까지..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을 잘 알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피지알러라면 누구나 이런 아름다운 장소를 보면 신호가 오기 마련입니다.

화장실 역시 마음에 들었습니다. 손 대도 반응도 없는 센서형 수도꼭지 대신, 터치하면 물이 나오고 다시 터치하면 멈추는 신개념 시스템이었습니다. 오오 하면서 몇 번이나 누르려는 욕망을 참고 변키칸으로 향했습니다. 두루마리 휴지가 대형 사이즈와 가정용 사이즈 모두 마련되어 있어서 기뻤습니다. 이제 막 완성된 화장실은 검정색 바닥 타일마저도 반짝반짝했습니다.

혼자만의 즐거운 시간을 갖고 있는 중, 어느 분께서 옆 칸에 헐레벌떡 들어오셨습니다. 분명 네 개 칸 중에 가장자리칸을 사용했는데 왜 굳이 옆 칸을 들어오셔야 하나 살짝 불만이 생겼지만, 곧이어 입이 아닌 곳이 열리는 소리를 들으머 측은지심도 생겼습니다. 물론 타인의 소음과 스멜을 맡는 건 유쾌한 일이 아니기에 이제 자리를 뜨기로 마음먹고 휴지를 뜯었습니다. 그리고 뒤처리를 하려고 몸을 앞으로 굽히는 찰나 저는 옆 사로 사수와 얼굴을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화장실 바닥은 검정색 반짝반짝한 타일이었고 변기칸 가림막의 아래 틈은 조금 높았습니다. 처음에는 옆 분 구두가 삐져나온건가 생각했지만, 곧 그것이 바닥에 비친 옆 칸 사람의 형상임을 인지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즐똥을 하시던 안경 낀 그 분은 저와 눈길이 마주치고는 굳어버리셨습니다. 마치 저처럼.

잠시 정적이 흐르고, 저는 몸을 일으켜 변기에 앉았습니다. 서로 안면을 트지 않고도 뒤처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했습니다. 옆 칸 소리도 사라진 걸로 보아 그 분도 같은 생각을 하셨나 봅니다. 결국 저는 허리를 꼿꼿이 세운 채로 휴지를 뜯어 뒷마무리를 하고, 앉은 채로 속옷과 바지를 입고 후다닥 화장실을 빠져나왔습니다. 화장실 바닥에 비추는 조명의 온도가 화장실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 더스번 칼파랑님에 의해서 유머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7-06-02 11:57)
* 관리사유 : 게시판 용도에 맞지 않아 이동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에는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 안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7/06/02 09:5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역시 우리 피지알이야
17/06/02 09:52
수정 아이콘
추게로
17/06/02 09:52
수정 아이콘
반사가 그렇게 잘된다니...
도들도들
17/06/02 09:5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크크.
자유게시판에 어울릴 만한 글인지 고민되네요.
주저씨
17/06/02 09:53
수정 아이콘
추천하게 자게로 옮기시죠 크크크
17/06/02 09:54
수정 아이콘
엌 지나다니면서 곧 오픈 ~ 현수막만 봤는데 영업 시작했나 봐요 ..

일하다가 땡땡이치고 함 가봐야겠어요 ~
녹차김밥
17/06/02 09:55
수정 아이콘
엇 얼마전에 저도 거기 가서 유사한 일을 겪었어요.
저는 다행히 일(?)이 마무리되기 직전에 옆칸에 다른분이 오셨는데
훤히 비친다는 사실을 깨닫고 빨리 도망쳤습니다.
눈까지는 안 마주쳐서 다행이야..

피드백해줘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잊어버렸는데
이정도면 피드백이 여러차례 들어갔겠지요 설마? 덜덜
17/06/02 09:55
수정 아이콘
...서로....

아 진짜 민망....
이시하라사토미
17/06/02 09:56
수정 아이콘
역시 피지알이야 가차없지.
17/06/02 09:59
수정 아이콘
이래야 피지알이죠 크크크크
냉면과열무
17/06/02 10:07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
구름과자
17/06/02 10:08
수정 아이콘
추천! 추천버튼은 어딨는가!?
Daniel Day Lewis
17/06/02 10:26
수정 아이콘
역시 똥쟁이 사이트...
이제 똥싸기 좋은 스팟도 공유할 듯..
싸이유니
17/06/02 10:54
수정 아이콘
왜 유게는 추천이없는거죠???크크크크크
스타나라
17/06/02 10:55
수정 아이콘
아...신고 눌렀습니다.

자게로 옮겨달라고 건의하려는데 방법이 없어서 신고버튼을 대신 이용했으니 너그러이 봐주시옵고...

자게로 옮겨지면 바로 추천 누를겁니다 크크크크
제랄드
17/06/02 10:59
수정 아이콘
다들 그렇게
달달한고양이
17/06/02 11:48
수정 아이콘
은전 한 닢 급의 임팩트있는 짧고 굵은 작품이네요....
멀면 벙커링
17/06/02 12:02
수정 아이콘
어머! 똥 이야기는 추천해야해~
독거노인
17/06/02 12:03
수정 아이콘
유게에서 봤는데 귀신같이 자게로 강제 이주 되었네요. 크크크크크크
바부야마
17/06/02 12:05
수정 아이콘
대박이네요 크크크
신지민커여워
17/06/02 12:13
수정 아이콘
구두가 아니라 형상이 아닌 변기가 막혀 넘쳐흐르던 똥뮬이었으면 당장 추게인데.. 아쉽습니다
덴드로븀
17/06/02 12:14
수정 아이콘
게시판 용도....크크크크크크
스테비아
17/06/02 12:19
수정 아이콘
앗 옮겨달라고 건게에 부탁드렸는데 빠른 이동 감사합니다 흐흐
한길순례자
17/06/02 12:21
수정 아이콘
조용히 추천을 누릅니다. 흐뭇한 미소가 그려지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빅픽쳐
17/06/02 12:25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드릴건 없고 추천이나받으세염
우리아들뭐하니
17/06/02 12:33
수정 아이콘
사이트 정체성에 대한 글이니 여기가 맞죠.
파란무테
17/06/02 12:36
수정 아이콘
아................ 피지알!!!!!!!!!!!!!!!!!!!!!!!!!!!!!!!!!!!!!!!!!!!
최강한화
17/06/02 12:47
수정 아이콘
역시 PGR의 정체성은..크크크크
참룡객
17/06/02 12:50
수정 아이콘
유머의 완성을 자유게시판에서...
아이유
17/06/02 13:04
수정 아이콘
유게로!
지켜보고있다
17/06/02 13:1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크크 일단 추천이요
유자차마시쪙
17/06/02 13:24
수정 아이콘
사실 유머기도 해서 유게에 있어도 상관없지만 자게로 온 이유는...
추천머겅 계속머겅 더머겅
비둘기야 먹자
17/06/02 14:06
수정 아이콘
추천드림 크크크
17/06/02 14:06
수정 아이콘
인사를건네셨어야죠.
"하하 소리가 우렁차시네요."
꽃보다할배
17/06/02 14:14
수정 아이콘
이분이 여자분이었음 민망함이 두배였을듯
17/06/02 14:44
수정 아이콘
일단 추천!!! 크크크
17/06/02 15:09
수정 아이콘
추천수를 보고 대충 주제를 예상했습니다. 크크크
달토끼
17/06/02 16:01
수정 아이콘
전 지하철 화장실에서 똑같은 일을 겪었죠... 잘 잊고 있었는데 이 글 때문에 다시 기억이 되살아나버렸어요....
17/06/02 16:09
수정 아이콘
너무 깨끗해도 문제군요!
보영님
17/06/02 17:14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바로 추천하러 왔습니다. 크크크
뚱뚱한아빠곰
17/06/02 17:34
수정 아이콘
닥추죠....
17/06/02 19:10
수정 아이콘
합정이 생각보다 크다해서 가봤더니 책은 많이 없고 아이들 친화적으로 만들어 놨던 기억이 납니다... 크 화장실은 안가봐서 모르겠네요
하루빨리
17/06/02 19:36
수정 아이콘
추게 보내기 위해서 자유게시판으로 왔나요? 크크크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5504 [일반] 역사를 보게 되는 내 자신의 관점 [37] 신불해8581 18/01/20 8581 96
73710 [일반] (번역) 직업 선택에 대한 조언 [70] OrBef11211 17/09/12 11211 96
73009 [일반] 흡연은 때와 장소를 가려서 [91] 타네시마 포푸라11017 17/07/24 11017 96
51770 [일반] "청와대의 소송을 적극 환영한다" [65] 삭제됨9923 14/05/16 9923 96
83359 [일반] [에세이] 나는 못났지만 부끄럽지 않다 [55] 시드마이어4589 19/11/07 4589 95
74790 [일반] 좋은 경험인가 쓸데없는 시간낭비인가 [49] 현직백수9699 17/11/30 9699 95
72196 [일반] 어제 합정 교보문고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 [44] 스테비아9383 17/06/02 9383 95
82584 [정치] 민주당 공식 트위터 이거 제정신인가요?(동양대 총장 관련) [412] 차오루19837 19/09/05 19837 94
78142 [일반] 수학적 아름다움은 물리학을 어떻게 이끌었는가? [103] cheme12171 18/09/06 12171 94
77339 [일반] 일진일퇴의 승부, 이성계 vs 나하추의 대결 [23] 신불해7619 18/06/19 7619 94
76147 [일반] 오늘 뉴스공장 김어준 생각 [286] 로고프스키15180 18/03/14 15180 94
61808 [일반] 중3, 일진의 마지막 권력 [38] 글자밥 청춘9190 15/11/02 9190 94
58396 [일반] 모지리 안쪼의 특별한 날 [43] 예니치카27473 15/05/23 27473 94
49622 [일반] 어느 일본인 친구의 호의는 강렬했다. [82] nickyo10369 14/02/03 10369 94
83280 [일반] 전역 2주년을 맞이하며 [34] Abrasax4144 19/10/31 4144 93
72265 [일반] 어째서 역사학계는, 그토록 예민하게 경계하고 있는 걸까? [82] 신불해18534 17/06/07 18534 93
69309 [일반] [오피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대통령 직무정지 [283] 킹보검21896 16/12/09 21896 93
66746 [일반] 회덮밥 [41] becker7008 16/08/03 7008 93
59402 [일반] 축하합니다, 이제 당신들은 서로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겠군요. [30] 저글링앞다리9697 15/06/27 9697 93
75628 [일반] 오늘 뉴스룸의 여검사 인터뷰를 보고 [170] 러브레터15402 18/01/29 15402 92
74777 [일반] 분노하는 20대 페미니스트에게. [234] 낙타샘12592 17/11/29 12592 92
66140 [일반] 유럽의 최북단 변방, 아이슬란드 [57] 이치죠 호타루10445 16/07/04 10445 92
60596 [일반] 토막 사회상식, 법인과 대표이사와의 관계 [34] 불타는밀밭13992 15/08/28 13992 9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