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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4 23:28:24
Name 말랑
Subject [일반] 술마시고 쓰는 말랑의 정치 헛소리
# 문재인이 당선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재인을 지지하는 이유는, 이렇게 살아온 사람은 통의 자격이 있다는 일종의 자격론입니다. 삶의 궤적이 미쳐있습니다. 네거티브에 맞아도 끄떡없는 게 아니라 애초에 네거티브할 게 없는 듯 했습니다. 문재인이 실패한 정권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 실패하는 세상을 보는 게 두렵습니다. 제가 딱히 도와줄 건 없습니다만, 꼭 성공해서 다음 대통령의 자격이 되어주십사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민주진영의 능력을 대단히 높이 삽니다. 수십년만의 정권교체를 경제적 위기까지 극복해가면서 성과를 거둔 진영입니다. 매우 힘들겠지만 감당할 만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임자의 꼼꼼함이 더럽기 짝이 없긴 했지만.

# 문재인의 강점은 청렴함, 사회를 보는 따뜻한 시선 뭐 그런 것들입니다. 문재인이 실패한다면 여기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세력은 사실상 자유한국당뿐입니다. 그래서 만약 다음 정권이 교체된다면 자유한국당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지금 원내 2당에 전통의 정당이니 원래 가능성이 높았습니다만. 이 당은 삽질을 하면 망하고 하는 정당이 아니므로 그냥 제껴두는게 속편할 듯 합니다.

# 윗 내용과 이어서, 안철수가 다음 정권을 잡을 수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 안철수는 문재인과 강점이 비슷합니다. 이 사람은 성공했지만 성과를 베푸는 것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고, 기업인이면서도 비리나 뒷말 없는 것으로 정치판에서 대성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지금 평가하라면 딱히 청렴함이나 사람좋음에서 기성정치인과 차별화되는 것 같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그 이미지가 5년 뒤에 남아있다 하더라도 그걸로는 문재인정권의 대안이 되지 못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유승민은 문재인정권이 안보만 실패해 주면 여지없겠지만 안철수는 그런 게 전혀 없습니다. 게다가 선거 때 보여준 안철수의 정치력은 유치하기도 하고 추잡하기도 했습니다. 대단히 빨리 재도전 선언을 했는데, 해결해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지지율의 바탕은 깔려 있으니 무너지진 않을 것 같지만 어쨌든 본인의 꿈은 그 이상이니까요.

# 유승민은 안보에 대해서는 헛소리로 들릴 정도로까지 집착했습니다. 본인의 특징을 알리기 위한 세일즈 포인트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설마 유승민 정도 되는 사람이 진짜로 핵무장을 할까 싶습니다. 다만 본인 스스로 핵무장을 협상 카드로 쓰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준 적이 없으니 그에 대한 댓가는 치러야죠. 현재 바른정당은 더민주와 보조를 맞추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유승민의 스탠스를 그대로 바른정당이 받아들인다면 이건 전략이 아니라 저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구하는 방향이 비슷한데 태클을 걸 게 딱히 없습니다.

# 바른정당은 탈당사태를 겪고 일단 똘똘 뭉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규모는 다르지만 더민주가 살아난 거랑 비슷한 양상입니다. 물론 앞으로 사람을 모아야 진짜로 살아나는 것이겠지요. 바른정당의 문제는 김무성같은 사람들이 과연 유승민의 철학에 동의해주느냐, 그리고 보수의 메인스트림을 잡을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뭐 철학이야 유승민 본인이 잘 하면 되겠지만 후자는 자유한국당이 작살나야 하는데 될까 의문입니다. 바른정당이 노려야 할 청년층에게 새누리색깔을 어떻게 지우느냐도 문제가 되겠지요. 외교안보를 유승민이 열심히 영업했지만 문재인이 외교안보를 잘할 것 같다는 것도 소소한 걸림돌.

# 진보진영은 지난 1년간 더민주 지지자들의 속을 꽤나 쑤셔놨고, 심상정은 본인의 의사가 어찌되었건 그 세력의 대변인으로 여전히 기능할 것입니다. 적은 아닐지라도 껄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의당은 정권을 잡는 것이 목적이었던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이번에도 그랬다고 생각해서 별로 지지도 안하고 관심도 없습니다. 정의당의 문제는 정의당이 할 만한 역할을 더민주에게 다 먹히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실제로 노동자의 권익 보호는 을지로위원회가 더 활약했고, 은수미같은 사람은 정의당이 확보해야 하는 재원임에도 더민주에서 원외활동이랍시고 미쿠냥 코스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의당은 살기 위해 전국구 의원 중심의 정계 개편을 노려야 하는데 그 파트너가 누가 될지 궁금하긴 합니다.

# 문재인 정권의 초반 스퍼트는 꽤나 빠릅니다. 할 일도 많지만 벌려놓은 일도 많죠. 개헌이라던가 개헌이라던가 개헌같은. 그런데 어떤 총리 후보자는 자기는 어용 지식인 한다고 쏙 빠집디다. 아무튼 어떤 똥멍청이 정권을 수습해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띈 새로운 대통령이, 퇴임식 이후 진정 편안히 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꿈에 친구라도 만나거든,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지하고 자시고를 떠나서 당신도 실패하면 나라 꼬라지가 뭐가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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花樣年華
17/05/14 23:43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장에 극공감입니다. 대통령이 메시야는 아니라지만
문재인마저 성공을 못하면 나라 꼴이 어찌 될지... 에효....

100점 안바라니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는 기초만이라도 튼튼히 놓아주길 바랍니다.
17/05/14 23:45
수정 아이콘
문재인 대통령의 드라이브 속도는 과거 YS가 기억날만큼 빠른데, 지지율이 탄탄한 임기초반에 최대한 이슈파이팅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실제로 내년 지방선거까지 드라이브만 잘 들어가면 지방선거 승리를 동력으로 다음 드라이브를 걸 동력을 얻게 되니까요. 문제는 그동안 얼마나 실점을 최소화 하느냐인데 일단 이낙연 총리후보자 통과 이후 본게임에 들어간다 보고 있습니다. 당장 야권에서도 문대통령의 드라이브를 제동걸지 못하면 내년 지선에서 전멸당할 가능성이 너무 높거든요. 대통령 선거 기준으로 TK와 경남 일부를 제외하면 야권전멸상황;;;;;

마지막 개헌부분으로 들어가면 솔직히 반반입니다. 그 이유는 대통령 본인이 개헌에 대한 의지가 강한건 확실한데 실패확률이 너무 크거든요. 4년중임제와 내각제는 접점을 찾기가;;;;; 올해 6월달이 국회 개헌특위가 종료되는 시점인데 여기서 합의안이 나오느냐 마느냐 어떤 합의안이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개헌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결정될텐데, 개인적 예상으로 국회 합의안 자체가 불투명합니다. 당장 대통령 임기단축이 필요한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 개헌을 하기에는 다들 위험부담이 크거든요.

올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기를 올해 축소하자는 간큰 개헌안을 누가 주장하겠나요;;;; 아마 파토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개헌외에도 중요한 개혁과제들이 산적한것도 사실이니 명분이 없는것도 아니거든요.
영원한초보
17/05/15 01:00
수정 아이콘
여론조사 4년중임제 반대보다 찬성이 많지 않나요?
중임제 개헌 요구할 때 가장 명분이 있는 시기가 당선 직후 아닌가요?
시간이 흐를 수록 한번 더 하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하겠죠.
17/05/15 01:14
수정 아이콘
헌법을 새로 만드는게 아닌 한 문재인 대통령은 재선 못합니다. 이미 지금헌법에 개헌으로 인한 변경사안은 현직 대통령에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써 있어요. 재선하려면 개헌이아니라 헌법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4년 중임제를 국회가 싫어합니다. 최소한 분권형대통령제(이원집정부제) 수준의 내각제 베이스 아니면 국회에서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거기에 당장 개헌을 하게 되면 아무리 빨라도 반년은 날려먹는데.... 국정 드라이브 거는 시간이 하루가 아까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협상하기 어려운 개헌에 올인하기는 어렵습니다. 국회역시 현직 대통령 임기단축을 주장할 만큼 무모하지도 않구요.

보통 개헌을 국민투표 과반만 얻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개헌을 필수적으로 상당한 사회적 혼란을 동반하게 됩니다. 때문에 개헌안의 지지율은 거의 90% 수준의 몰표가 나와야 합니다. 이정도 국민적 합의 없으면 개헌을 시도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시국에서 특정 개헌안에 그정도 지지를 받을 수 있느냐면 전 어렵다고 보는 쪽입니다. 개헌 이전에 나라상황이 너무 나쁘거든요.
영원한초보
17/05/15 01:26
수정 아이콘
현실적으로 어렵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시노부
17/05/14 23:46
수정 아이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평하고 결과가 정의로운 정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솔직히, 이 정권의 제1 숙제는 민생과 적폐청산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야 뭐 저같은 무지랭이가 뭘 알겠습니까만은, 적폐청산이야 잘못한놈들 집어넣고 벌주고 법대로 집행하는거라고 생각하니까요.
그 적폐청산에 필요한 민심이라면 얼마든지 보태줄수있습니다.
말씀처럼, 이 정부의 실패는 대한민국 산소호흡기 떼어내는 거랑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디 좋은 나라를 국민과 같이 만드는 정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적폐랑 같이 만들진 말고요..
불굴의토스
17/05/14 23:49
수정 아이콘
기록물도 다 폐기하고 힘든 상황이지만 힘내서 나라를 재건했으면 합니다.
17/05/15 00:12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바른 정당이 지금의 자유당을 밀어내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할 거 같습니다. 아마도 다음에 조금의 명분만 쌓이면 자유당과 합치거나 당이 쪼개질 거 같아요.
영원한초보
17/05/15 01:02
수정 아이콘
저는 아직도 유승민이 나약해 보이거든요. 이제 1차 시험 통과했어요.
다음 총선이 최종시험이라고 생각하는데 얼마나 싸워나갈지 궁금합니다.
그래도 막판 서울 유세에서 젊은 층들에게 기 좀 받은 것 같습니다.
17/05/15 00:23
수정 아이콘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기를.....
친절한 메딕씨
17/05/15 03:49
수정 아이콘
이전의 똥정권에서 싸논 똥들을 깨끗이 치워주기만 해도 이미 70점은 확보입니다.
안보, 외교만 잘 정리 해놓고 물러나셔도 훌륭합니다.

거기에 일자리 공약 중 70% 정도만 이루시면 90점 확보
임기 5년동안 또 임기 마친 후에도 측근 비리 안나오고 본인의 청렴함은 물론, 측근들까지 완벽하게 단속하심이 드러나면
오바마 못지 않은 큰 성공을 거둔 대통령으로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길이 남아...
어릴적 위인전에서나 보았던 그런 인물이 되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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