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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10 00:42:44
Name 누구겠소
Subject [일반] 평생
요즘은 동타는 일을 한다. 문고리에 걸 수 있게 만들어진 비닐 속에 들어있는 행주를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내려오며 거는 일이다. 말 그대로 산이 아니라 아파트 동을 타는 일이다. 대략 300층 정도를 탄다. 캄캄한 계단을 뛰다시피 내려오는 이유는 열심히 하는게 기분이 좋아서다. 그러나 무릎 연골은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다. 결국 젊고 건강한 몸을 팔아서 푼돈을 벌고 그 돈으로 일 끝나면 맥주나 마신다. 행복하다. 연골 걱정을 하며 젤라틴인지 콜라겐인지 헷갈리는 성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쉽게도 비싼 족발을 사먹는다. 배가 부르면 돈이 아깝다. 벌써 아까우니 족발은 글로만 써서 먹은거나 진배없다. 배고프면 뭔들 맛이 없으랴. 걸다보면 이따금 개가 짖는다. 짖을 수 있는 개는 정말이지 무조건 짖는다. 괜히 짖는 개가 밉다. 나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데 개는 나에게 소음을 준다. 단순 찌라시가 아니고 유용한 행주인데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에만 띄면 물어죽이겠다는 듯이 짖는다. 네가 물면 나도 물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묵직한 방화문을 열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계단 내려오기 세계 신기록에 대해 생각한다. 아무튼 즐겁다. 더 할 말이 얼마든지 있을 것만 같고, 뿐만 아니라, 봄이면 꽃피듯이 그렇게 말이 생길거만 같다. 그러나 적당히 했으면 관두는게 좋으리라. 뭐든지 그렇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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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10 00:48
수정 아이콘
무릎 관리 잘 하셔야 해요... ㅠ;;; 평생 딱하니 무리한 적 없는 저도 나이 마흔 넘어가니까 무릎이 슬슬 힘들더군요.
누구겠소
17/05/10 00:50
수정 아이콘
충고 고맙습니다 단기로 하고 관뒀습니다 크크
윌로우
17/05/10 01:23
수정 아이콘
올라가기만 하는 일이면 좋을 텐데요. 그만두길 잘 하셨어요. 개는 주인아니면 누가 누군지 모르니까요. 단지 의무에 충실하려는 거라 여겨주세요 ^^
누구겠소
17/05/10 01:33
수정 아이콘
넵.. 알고보니 반가워서 짖기도 하더만요.
펠릭스
17/05/10 02:20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근데 진짜 올라가실때 걸어가시고 내려오실때 엘레베이터 이용하세요.
누구겠소
17/05/10 11:08
수정 아이콘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어서... 그렇게 하기는 어려웠네요 크크
연필깎이
17/05/10 09:1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누구겠소
17/05/10 11:0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망디망디
17/05/11 22:03
수정 아이콘
말로 할 수 없는 공감에 추천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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