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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7/03 16:05:14
Name 진리탐구자
Subject [일반] 이문열에게 독서를 권함 by 강유원
출처는 이곳입니다. -> http://armarius.net/ex_libris/

원래 책 소개글인데, 현재 상황에 대한 간략한 분석이 돋보여서 퍼왔습니다.
특히나 "보수적인 국민들은 보수 지배층이 안심만 시켜주면 그 안심을 돈독하게 해주는 조처만 취해주면 얼마든지 그것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달리 말해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저 국민들이 사실은 내 편임을 알 수 있는데도 이문열은 시대에 한참 뒤진 헛소리로 그들을 저버린 것이다."라는 구절은 꽤 공감이 갔습니다. 가령 이런 예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촛불시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불리는 노래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것입니다. 이 헌법 1조는 말하자면 '기본 룰', 즉 보수적 가치의 핵심입니다. 이것만 지켜주면 다른 것을 개판쳐도 화는 안 내는데, 이걸 안 지킨다. 따라서 이걸 지킬 때까지'만' 화를 내겠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는다....이게 촛불시위에 참여자들의 보편적 감수성일 것입니다.

문제는 현 정권이 사람들의 그런 '보수적 열망'을 무참하게 깔아뭉갠다는 것입니다.



=====================================

[[삼국지]][[초한지]] 같은 중국 무협 소설을 번안해서 돈을 많이 벌고 있는 번안 무협작가 이문열 -- 조갑제도 아닌 -- 이 "의병"이라는 말을 꺼냈을 때, 나는 그로써 대변되는 보수 지식인들 --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 의 무지몽매함과 시대착오적인 사태 파악에 몹시 속상했다. 보수 지식인들은 걸핏하면 '어떻게 지켜온 대한민국인데 좌파 빨갱이들에게 나라를 내줄 수 있단 말인가'라며 핏대를 올리지만 사실 그 대한민국에 좌파 빨갱이는 한 줌도 되지 않으며, 있다해도 국민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아니 한국 사람 전체를 좌.우 이념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 오히려 한국 사람들은 돈과 권력 모두를 쥔 자, 돈 많이 벌어 떵떵거리고 싶은 자, 돈 많이 벌고 싶은데 잘 안되어서 열받은 자, 돈이고 뭐고 신경 안쓰고 자기 수양한답시며 우아하게 사는, 현실의 열세를 정신적 우월감으로 해소하는 극소수의 도덕주의자로 나누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보수와 좌파 빨갱이의 세력 분포는 2008년에 치러진 18대 국회의원 선개의 득표수만 계산해봐도 금방 알 수 있다. 한나라당, 친박연대, 자유선진당(보수 지식인들은 통합민주당도 좌파라고 하니 계산에서 빼자)의 득표수를 합하면 천만에 가깝다. 조선일보 논설실장 송희영이 "보너스도 못받고, 시간외 수당도 못받고, 유급휴가도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 560만"을 거론했는데, 이들도 대다수가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 투표하지 않았다. 이 두 당의 득표수를 합하면 고작 150만이다.


이렇게 보면 한국은 틀림없이 가차없이 보수의 나라다. 보수가 정치, 경제, 교육, 문화를 지배하고 대다수의 유권자들이 그들의 정책을 지지하며 따르는 나라다. 광우병 쇠고기에 반대해서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거리에 나선 엄마들도 굳이 이념적으로 따지자면 보수에 가깝다. 보수의 중심가치가 무엇인가. 애국, 애족, 가족 사랑아닌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을 선출한 과천 시민들이 쇠고기 반대 펼침막을 내건 것은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자 하는 보수 이념에 충실한 행위다. 그들이 언제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하자는 좌파에게 표를 던진 적이 있는가. 상황이 이러한데도 보수지배층과 지식인이 무식하고 시대착오적이면 국민은 마음 둘 곳이 없고, 보수 지배층과 지식인이 헛소리를 해대면 흔들린 국민의 마음이 나라를 흔든다. 좌파 빨갱이들이야 아무리 떠들어도 반체제 폭력집단으로 몰아부치면 보수적인 국민들에게서 소외된다. 바짝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천만의 유권자가 뒤에 있는데 뭐가 걱정인가.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이문열의 "의병" 발언은 탄탄한 보수의 나라에서 보수 지식인이 터뜨린 자살폭탄이나 다름없다. 조선시대 의병들은 누구를 적으로 삼았는가. 그들은 외세의 침략에 대항했다. 지금의 쇠고기 반대자들 역시 외제 고기에 반대한다. 멀쩡하면 반대할 일 없던 사람들이다. 그러니 그들에 앞장서서 시위를 이끌어도 시원찮을 판에 그들을 무찌를 의병을 조직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군을 적으로 돌리는 이 엄청난 실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보수를 믿고 따랐던 국민들의 배신감을 상상이나 해보았는가. 그러나 이것은 어찌보면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지금까지 보수 지배계급과 지식인들의 지도와 훈육을 잘 믿고 따르던 보수적인 국민들 밑바닥에서 동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저들의 시위는 이번 기회에 나라를 뒤엎고 빨갱이 천국을 만들자는 꿍꿍이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물론 그 중에는 그런 불순한 심사와 계획을 가진 망상가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자는 앞서 말했듯이 한 줌도 되지 않는다. 두 달 가까이 시위가 계속되었지만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은 것을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생업에 바쁜 진짜 서민들은 시위가 장기화되는 것에 짜증을 내고 있기도 하다. 국민들이 시위에 나선 것은 아파트 값 올려서 돈많이 벌게 해줄거라고, 취직 잘 되게 해줄거라고, 내 자식 잘난 학교 보내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게 해줄거라 여기고 있었는데 그것도 잘 안될 것 같은데다 당장 라면도 마음놓고 먹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적인 국민들은 보수 지배층이 안심만 시켜주면 그 안심을 돈독하게 해주는 조처만 취해주면 얼마든지 그것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데도, 달리 말해서 조금만 생각해보면 저 국민들이 사실은 내 편임을 알 수 있는데도 이문열은 시대에 한참 뒤진 헛소리로 그들을 저버린 것이다.


이제 이문열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좀 더 차분하게 현재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들의 수준에 걸맞는 전략적 사고를 바탕으로 해야한다. 그런데 공부를 안한 탓인지, 인터넷은 무조건 좌파 빨갱이들이나 하는 것이라 여기는 탓인지, 보수적인 국민의 심사조차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스튜어트 홀의 [[대처리즘의 문화정치]](한나래, 2007)라는 책을 권해주고자 한다. 이 책은 1980년대 영국 보수당의 위대한 승리인 대처리즘의 등장과 지속을 분석한 것이다. 당연히 이 승리는 좌파의 철저한 패배를 바탕에 깔고 있다. 어떤가. 구미가 당기지 않는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보수 지식인들은 이 땅에서 좌파를 말끔히 척결하고 대한민국을 영원한 보수의 나라로 유지해 나가는데 필요한 정치경제적 프로젝트를 세우는 법이나 국민들의 삶 구석구석을 파고들어 그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는 비법을 배울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국민 다수가 전쟁의 기억을 갖지 못한 상황이니 군복입고 썬그라스 낀 노인들이 떠들어봐야 촌스럽기만 하고 장차 보수의 동량이 될 젊은이들에게 어필되질 않으니 외국에서 나온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그래야 조선일보를 열심히 읽으며 촛불집회를 못사는 자들의 집단 어거지로 여기는, 고급 스테이크 사먹을 돈 없으면 고기 안먹으면 되지 뭐 저렇게 난리냐는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멋진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마르크스주의적 문화이론가이다. 이를 두고 좌파 빨갱이에게 뭘 배우느냐면서 나의 권유를 조롱으로 받아들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세 사람이 가는데 나의 스승이 있다'거나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선현의 말씀을 새기는 것이 보수 지식인의 참된 미덕 아니던가. 나는 좌우 가리지 않고 좋은 책이라면 열심히 읽고 가끔 번역도 하고 있는데 그것이 세상 살이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이 조언 역시 그러한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하자면 앞으로 무협지는 그만 읽는게 좋겠다. 사람이 영 모자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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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서돌려차
08/07/03 16:30
수정 아이콘
날카로운 위트의 진거사와 약간 다르게 유머와 유들유들함을 즐기시는 강선생께서 이 정도로까지 말씀하시는걸 보면...-_-...

중국문학 좋아하시는 이문열씨에게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
라는 손자병법의 말씀에 따라 진거사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_-.
一切唯心造
08/07/03 16:32
수정 아이콘
출처가 된 사이트에 가서 이것 저것 읽어봤는데 책과 현대사회와 매치시킨 것이 시간을 들여서 읽을 만한 것 같습니다.

무협지는 중학생 때 까지만 읽는게 좋을듯 ( -_-) 한문이 조금 늘기는 합디다.
무채색
08/07/03 16:32
수정 아이콘
최근 시사매거진에서 이문열씨와 대담을 했었지요.
가치평가 없이 형식적으로 일관성을 지키라는 말에 얼마나 식겁했는지....
(ex: 과거 방송이 땡전 뉴스를 했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도 대통령에 대한 뉴스의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대통령 보다 촛불집회에 더 많이 할애한다. 공영방송들은 일관성을 지켜라)

이문열씨만큼 책을 많이 읽은 일반인들은 드물지요. 책을 읽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의 사고틀이 낡고 고루해서가 문제입니다.
진리탐구자
08/07/03 16:34
수정 아이콘
무채색님// 푸하하- 웃을 일이 아니지만 웃을 수밖에 없네요. 땡전 뉴스라니 어이쿠야...
08/07/03 16:42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근데 이런 글을 펌을 해도 상관 없는 겁니까?
아니면 허락을 받고 퍼오신 건가요?
一切唯心造
08/07/03 16:44
수정 아이콘
무채색님 / 괄호 부분이 정말 이문열씨가 한 말인가요? 충격과 공포군요.
세츠나
08/07/03 16:47
수정 아이콘
...땡전뉴스라니 미칠듯한 -_-; 그 시절이 그리우신가보군요 이문열씨는.
08/07/03 16:47
수정 아이콘
이문열씨 극 보수성향에 문하에는 여성은 절대 안들이는걸로 유명하고, 그래서 문학쪽에 있는 대학 교수님들이나 문예 창작이나 국문학이나 책 좋아하는 제 친구들은 대부분 싫어하는 작가더군요.
고집도 쎄고 보수성향도 너무 강하고 다른 사람이야기를 잘 안듣는 편이라고 하는데, 뭘 권한다 해도 별로 반기진 않을 사람으로 보입니다.
무채색
08/07/03 16:49
수정 아이콘
一切唯心造님// 저것보다 더 간략히 말씀하셨죠.
"땡전뉴스, 뭐 땡김뉴스나 땡노뉴스라 칩시다. 그런데 지금은 왜 그걸 안합니까?" 요정도의 발언이었습니다. 제가 조금 더 좋게 해석한 겁니다.

더불어서,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측 지분이 상당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지분의 행사에는 인사권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정부의 이데올로기를 펼칠 수 있다는 말씀도 하셨죠.
겨울나기
08/07/03 17:16
수정 아이콘
이문열이 '번안' 씩이나 했었군요.

아무리 봐도 팬픽이던데.
진리탐구자
08/07/03 17:21
수정 아이콘
분수님//

http://armarius.net/bbs/view.php?id=www_bbs&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334&PHPSESSID=0830a046fbc10d0ab3d32b89a774e7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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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링크를 타고 다니다가 어디에선가 주워왔다'고 밝힌 경우
一切唯心造
08/07/03 17:25
수정 아이콘
진리탐구자님 / 1부터 4의 경우를 보면 다 되는 듯 보입니다. 으하하
08/07/03 17:26
수정 아이콘
좋은 방침이군요. 흐흐
08/07/03 17:46
수정 아이콘
armarius는 거의 copyleft죠. 다만 전에 어떤 이가 강유원씨의 원고를 무단으로 전제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하여서 이런 방침이 생겼던 걸로 기억합니다. 늘 강유원씨 보면서 대단하다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당신은저그왕
08/07/03 17:46
수정 아이콘
이문열을 보며 '소설가 그까이꺼'라며 자위 하고 있다.
08/07/03 17:56
수정 아이콘
참... 이문열씨, 그래도 필력 하나는 당대 제일가는 사람이 어쩌다 저렇게 되셨는지..

뭐, 예전부터 사상 정치쪽으로 말이 많기는 했지만....

....정말 사람의 아들이 그립습니다. 쩝.
戰國時代
08/07/03 19:13
수정 아이콘
S_Kun님// 예전에 쓴 소설 중에는 꽤 괜찮은 게 있었죠.
시인이 참 좋았는데....
시인이라는 소설을 쓴 사람이 저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게 이해가 안 가기도 하구요. 참, 나.
냥이낙타
08/07/03 19:20
수정 아이콘
전 저분께서 '사람의 아들'을 썼다는 것이 가끔 믿어지지 않습니다.
말코비치
08/07/03 20:34
수정 아이콘
이문열 소설중에 '우리가 행복해지기까지'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작품을 읽으신 후에 이문열의 행동을 다시 보신다면 조금 '이해'는 되실 겁니다.
08/07/03 20:5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이문열씨가 쓴 글 좋아하는 애독자입니다.

왜 저렇게 극단적일까도 이해됩니다.
사실 책 장례식 까지 당했는데
작가로서는 얼마나 황당하고 가슴아플까요.
아마 자기 자식이 죽임을 당하는 기분일 것 같은데.
아무리 의견이 다르고 싫어도 그렇게 까지 할 권리가 있나요?

이런 이문열 씨가 인터넷 세대, 진보 세력이
싫어하는 건 당연할 수 밖에 없지 않나요..
TheInferno [FAS]
08/07/03 21:23
수정 아이콘
금시조와 사람의 아들은 정말 명작입죠
문열이횽아 님하는 입만 다물고 있으면 문학계의 레전드로 남을건데 왜 입 열어서 자기권위 다 떨어뜨림?
이카루스테란
08/07/03 21:35
수정 아이콘
이문열씨 끝이 안좋은 사람의 대명사가 될 듯.
진리탐구자
08/07/03 22:08
수정 아이콘
Jay님// 그 전에 먼저 이문열씨가 '너 전라도 색희지', '총선연대는 홍위병이다', '의병을 일으켜야 한다' 등의 수많은 망발부터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문열씨를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싫어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네오크로우
08/07/03 22:19
수정 아이콘
변경 이라는 소설을 중학교때 접하고는 (물론 제일 처음 접한건 중,단편집이었던걸로 기억하네요 초등학생일때..) 아마 군대 제대하고
복학해서 완결을 봤던것으로 기억드네요. 국내 작가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이문열,이외수 인데..

사회적 현상에 대한 정반대의 시각 그리고 이런 저런 논란 많은 발언들...

그저 작가로써의 그 인물을 마냥 좋아하던 저로써는 기분이 오묘합니다. 지금도 책장에 가득 꽂혀있는 이문열,이외수 서적들을
보면서 제 욕심이지만.. 그냥 글쟁이 (비하하는 뜻은 없습니다.) 로 남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문열을 너무 좋아해서 그가 쓴 글이 아님에도.. 세계명작산책인가? ^^;; 군대 있을때도 꼬박 꼬박 나오는데로 구입했었는데...
요즘 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물론 작가 본인의 어떤 입장이 있긴 하겠지만..
캐논을쏘아라
08/07/03 23:03
수정 아이콘
음 이문열씨 ..
제가 이문열씨의 대표적인 번역 작품인 삼국지를 초등학교 4학년쯤엔가 처음 접했을 때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 작가는 글은 꽤 잘써. 근데 괜히 멋드러져 보이는 말 써서 똑똑한 채 할려고 하는 게 흠이지만'
그 때는 아 그냥 어려운 한문이 많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갔는데, 지금 다시 생각하면 아버지의 그 말씀은
이문열이라는 작가 자체의 성격과 행동을 요약한 꽤 멋진 것이 아니었나 합니다.

결국 최근에 쏟아 낸 발언들도,(처음에 입국 후 신문사마다 애매한 의미를 주장하게 만들었던 '위대하고 끔찍한' 운운부터)
무언가 현재 시국에 대해 '아는 척'을 해볼려고 쥐어짜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네요.
윗 글의 요지처럼, 그가 조금 더 촛불집회의 의미를 생각해보고 최소한 한 번이라도 참석했다면(그럴리 없겠지만)
후에 의병 운운한 발언을 쉽게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 주지 마!
08/07/04 00:20
수정 아이콘
이문열씨에게는 부친이 트라우마로 남은 듯 보입니다. 그 속에서 받았던 부당한 대우나, 자신이 지나온 세월들.. 이러한 것들이 "자신이 보수적 가치관이었다면 겪지 않았을 일들이다" 류의 사고로 무의식중에 내재된 것은 아닌지.. 싶네요.
백독수
08/07/04 01:22
수정 아이콘
정 주지 마!님// 그렇죠. 글마다 이념에대한 혐오감 같은게 보이더라구요. 좌도 우도 아니다면서 우로 많이 치우치는..
sungsik-
08/07/04 06:06
수정 아이콘
이쯤되면 좌우의 문제가 아니라 무식한 거죠..
네오크로우
08/07/04 09:36
수정 아이콘
근데 작가로써의 글들은 참.. 재미도 있고 괜찮은것은 사실입니다. 생뚱맞은 레테의 연가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류는
좀 그렇고...

작가로써 쌓아올린 업적이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건 정말 안타깝습니다.
The MAsque
08/07/04 10:20
수정 아이콘
정말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서 가슴이 쓰라립니다.
이문열의 글을 보며 문학도의 꿈을 키웠고, 현재 소설가(비리비리하지만요^^;)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람은 힘이 생길 때를 극히 조심해야 합니다. 이문열은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때문에 생긴 힘에 의해 스스로 먹혀 버린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안타깝고 무섭기도 합니다.
반면 이외수 선생님은 정말 최고죠.
개인적으로는 박범신 선생님도 정말 타고난 글쟁이입니다. 저희 전공 수업할 때 보니깐 알겠더군요.
도대체 교재는 아웃오브안중이고... 탁자에 턱 걸쳐 앉으신 채.... 오늘은 뭘 이야기 해볼까. 오늘의 고민은 무엇인가.
오늘 할 이야기가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을까.
안타까운 마음에 몇 마디 뱉었습니다.
회원분들. 좋은 하루 되시길.
당신은저그왕
08/07/04 11:04
수정 아이콘
뜨거운 가슴으로는(?) 이문열씨에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차가운 머리(라고 변명)로는 이해하고 싶지 말입니다.
08/07/06 16:12
수정 아이콘
아버지 출신성분때문에 출세못했던 자의 자기보호본능? 이문열씨가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직장에서 갈구는 사람보믄 다 갈굼당했던 사람입니다. 보수정권되어도 주류로는 편입되긴 힘들었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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