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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2/09 05:39:23
Name 와인하우스
Subject [일반] 퀴어 속의 퀴어.


대개 성소수자라 하면 LGBT, 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트랜스젠더를 뜻합니다. 하지만 이 네 가지 유형은 성소수자의 전부가 아니라 그저 가장 대표적인 집단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성소수자의 범주는 굉장히 다양한데, 개중에는 젠더퀴어(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 3의 성을 표방함)나 범성애(양성애가 A를 남자로서, B를 여자로서 끌리는 것과 달리 범성애는 A나 B를 어떤 특정한 성에 구애되지 않고 끌림) 같이 얼핏 들어선 무슨 소리인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도 있습니다. 오늘 말할 것은 LGBTAIQ 중 A에 해당하는 '무성애(Asexual)'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레즈비언이나 게이 같은 성소수자는 성적 지향에 따른 분류입니다. 여자로서 여자에게 끌리면 레즈비언, 남자로서 남자에게 끌리면 게이인 것이죠. 킨제이 리포트를 잘 아실 겁니다. 킨제이는 인간의 성적 기호를 0에서 6까지의 스펙트럼으로 놓았고, 여기서 0은 확고한 이성애자, 6은 확고한 게이나 레즈비언, 그 중간은 양성애적 성향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 조사의 맹점 중 하나는 0이든 6이든 기본적으로 피조사자가 성애에 관하여 높은 관심이 있음을 가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성애에 높은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절대 거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적인 것이 인생의 중대한 목표가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는데 말이죠. 어떤 남성이 남성과의 성애엔 전혀 관심이 없지만, 반대급부로 여성에게 그다지 끌리는 것도 아니라면, 그의 성적 스펙트럼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그를 여성과의 성적 관계에 큰 관심이 있는 일반적인 이성애자들과 같은 선상에 둘 수 있을까요? 킨제이는 이러한 사람들을 'X', 즉 미지수로 놓았습니다. 번외라는 거죠.

kinsey

(킨제이식 그래프, 0은 배타적 이성애, 3은 이성애와 동성애 정도가 동등, 6은 배타적 동성애를 뜻합니다. 그런데 그렇다면 3은 이성과 동성에게 각각 '적당히' 끌리는 것일까요, '격렬하게' 끌리는 것일까요?)


킨제이 리포트로부터 약 25년 뒤에 이뤄진 마이클 스톰스의 조사는 이를 보완합니다. 어떤 사람이 동성에 대해 느끼는 성적 매력을 1에서 7단계의 세로축으로 놓고, 이성에 대해 느끼는 성적 매력을 같은 방식의 가로축으로 놓는 거죠. 동성과 이성에 대해 모두 높은 성적 매력을 느낀다면 그는 양성애자며, 양쪽 모두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척도가 낮다면 그는 무성애자인 셈이죠.
storms

(가로축은 Hetero-Eroticism, 이성애적 성향을 뜻하고 세로축은 Homo-Eroticism, 동성애적 성향을 뜻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람으로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을까요? 엄마 뱃속에서 어떤 부분이 결핍된 채 태어난 사람들일까요? '어떻게 사람이 동성을 좋아할 수 있지'에서 퀴어(Queer, 본래는 '기묘한', '괴상한'의 의미)가 생겨난 것처럼, 무성애는 '어떻게 사람이 누군가를 성적으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라는 유성애적인 의문에 의해 [퀴어 속의 퀴어]가 됩니다. 동성애는 이제 어느 정도 주류 문화에 편입된 반면, 이제 막 그 담론이 형성된 무성애는 동성애가 그러했듯 초기적인 오해를 받고 있습니다. 아메바, 수도승, 모태솔로, 감정의 메마름, 일종의 장애나 결핍 증세, 성욕 감퇴나 섹스리스 등이 무성애가 가진 이미지일 것입니다. (일단 그런게 있다면)


하지만 대부분의 무성애자는 성욕이 없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무성애를 이해하려면 우선 역설적으로 [성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흔히 섹스를 비롯한 성적 행위, 즉 '성애'는 로맨스와 동의어로 사용되며 그것 자체가 곧 사랑이라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로맨틱적인 지향과 성적 지향은 겹치는 부분이 많기는 해도 엄밀히 말해 다른 영역입니다. 로맨틱함이란 정서적 문제이고, 성적 매혹이란 육체적인 문제이기 때문이죠. 사랑 없는 섹스가 가능한 것이라면, 섹스 없는 사랑도 가능할 것입니다. 요컨대 이성애니, 동성애니, 무성애니 하는 것들은 '누구를 사랑하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 육체적으로 끌리느냐'의 문제인 것이죠. 물론 이미지대로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다시 말해 어떤 로맨틱한 매력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Aromantic이고, 이들은 대개 Asexual이기도 할 것이지만 꼭 그러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더불어 Aromantic이라고 해서 감정이 없는 사람인 것도 아닙니다. '연애적인 감정'을 지향하지 않을 뿐, 인간적인 호감도 외로움도 갖고 있는 보통의 사람입니다.


그리고 또 군대나 교도소, 혹은 전근대의 남색가들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누구와 섹스를 하느냐'가 '누구에게 육체적으로 끌리는가'와 동일한 질문인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제가 써놓고도 되게 모호하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습니다. 그들에게 당신은 게이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격한 반감을 드러낼 거에요. 현대엔 사회적인 압박에 의해 커밍아웃하지 못하고(혹은 본인도 깨닫지 못하고) 이성과의 성관계를 주로 하는 동성애자나 동성애 성향의 사람들도 있죠. 무성애자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들 중 일부는 실제로 개인적 혹은 파트너가 있는 성적 행위를 하고, 또 일부는 그 느낌을 즐기기까지 합니다. 그 이유는 일종의 호기심, (로맨틱한) 파트너를 만족시키기 위한 배려, 자기 안의 무언가를 배출하는 생리현상적인 것, 혹은 단순한 유희거리 등으로 <무성애를 말하다>의 저자 앤서니 보거트는 설명합니다.


무성애자의 수는 어느 정도일까요? 역시 <무성애를 말하다>에서 저자는 여러 조사자료를 통해 그 숫자를 약 1% 정도로 추론하고 있습니다. 조사 방식이나 도출된 결론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무성애에 관한 연구가 굉장히 초기 단계기도 하고 이것은 동성애와 다르게 '없는 것'에 대한 조사이기 때문에 더욱 판독이 어려운 점도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죠. 지나가는 사람 중 몇명 중 한 명이 동성애자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지만, 각종 조사에서 동성애 인구는 5~10% 정도로 추산되며 이것이 결코 무시할만큼의 수치가 아닌 것처럼요. 저자에 따르면 무성애의 1%가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주로 남성이며, 여성의 경우 1%란 수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무성애적 성향, 무성애적 관계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훨씬 많이 발견된다는 언급도 합니다.


무성애는 반성애주의, 다시말해 '나는 섹스가 싫고 반대한다'와는 다른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성적 행위를 할 때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관심없음]에 가깝죠. 이를테면 저는 젠더적으로 확실한 보통의 남성이며, 포르노를 꽤 즐겨보고(부끄), 아름다운 여성의 외모와 신체에 분명한 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현실과 미디어의 여성에 대해 성적 관계를 꿈꾸지는 않으며, 특히 독점욕은 아예 없습니다. 포옹 정도의 스킨쉽을 애호하지만 결단코 성적인 함의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이성 혐오나 이성 기피증 역시 더더욱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여성 혐오적인 것들에 대해 강력히 반대해왔으며, 그렇다고 여성을 무언가 신적인 존재로 상정해 과도한 찬양을 하지도 않지요.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도 그럭저럭 여자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 지 아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가 거의 없는 건 둘째치고) 오히려 스스로 우려하는 것은 언젠가 '자위의 발전된 형태'로서 성매매를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거에요. 물론 아직까지는 성매매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혐오감이 여전합니다만, 성적이거나 연애적인 이유에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반면 (여성에 대한) 로맨틱적인 지향의 경우 수년 간 누군가를 사모했던 경험도 있기에 확실히 존재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남들만큼 절절한 것도, 연애적인 관계를 맺고 싶다는 생각도 드는 것도 아니에요. 타인의 남자친구나 여자친구가 어떤지 궁금하지도, 질투심이나 부러운 감정도 없습니다. 오히려 관심있는 건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 연애죠. 로맨스 영화나 소설, 우결 같은 것들이요. 말하자면 저는 Asexual이자 Grayromantic(회색분자, 중간지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섹스나 연애가 하기 싫으면 그냥 안하면 되지, 왜 거기에 '무성애'라는 거창한 말을 붙이는가'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 역시 스스로를 무성애자라고 완전히 규정한 상태는 아닙니다. 동성애는 뇌 반응이나 유전학적 연구 같은 과학적 자료가 그 존재를 뒷받침해주지만, 무성애에 관한 연구는 '내가 무성애자인 이유는 무성애자이기 때문이다'라는 식의 자기보고식 답변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니가 무성애를 표방하는 이유는 너의 성적 지향을 감추기 위함 아니냐'라는 독설 섞인 질문에 저는 아니라고 상대를 논파할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무성애의 실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정체성으로 규정함으로써 성애가 일종의 절대적인 가치가 되어버린 현대 사회에 반기를 드는 것입니다. 성애에 관심이 없는 것이 어떠한 발달되지 않은 상태가 아닌, 이성애나 동성애와 동일한 선상에서 논의해야 할 가치라고 말이죠. 누가 더 상황이 나쁘다 비교할 문제는 아니지만, 동성애자들은 오히려 소수자라는 확고한 의식이 있기에 유대감을 갖고 세력화할 능력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무성애에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개인이 아닌 이상에야 그처럼 세력화하기 어렵고, 따라서 공론화되기에도 더욱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요컨대 개인 단위에서 동성애는 독신주의로 위장할 수 있는 무성애보다 스트레스를 받지만, 집단의 단위로 들어가면 무성애는 동성애보다 더 큰 핍박을 받는 셈입니다.

postimage

무성애의 표식은 케이크 위에 무성애 깃발이 꼽힌 그림입니다.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이 (섹스보다) 낫다는 뜻이죠. 세상에는 다양한 즐거운 것들이 많습니다. 섹스나 연애도 분명 그 중 하나겠지요. 하지만 여행에 관심이 없다고 여행 장애가 아닌 것처럼, 섹스나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그냥 관심이 없을 뿐입니다. [남녀 사이엔 친구가 불가능하다] [성행위에 관심이 없거나 꺼리는 건 미숙해서 그런 거다] [섹스는 (남자의) 인생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며 연애의 목적이다] 같은 말들, 무성애적인 입장에선 포비아적인 발언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악의적인 의도가 있는 걸 아님을 알고, 문제삼아 봐야 설득시킬 수 있을 리가 없으니 그냥 보고 넘기는 거죠.


그러니 성애절대주의적인 세상이여,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우리는 모자란 사람들이 아니에요.



관련된 글

우리들의친구킹갓엠퍼러나무위키 '무성애' 항목 https://namu.wiki/w/%EB%AC%B4%EC%84%B1%EC%95%A0
성적 끌림이 없는 '무성애' 집중탐구! http://www.elle.co.kr/article/view.asp?MenuCode=en010402&intSno=9114
무성애 용어와, 성지향성 및 로맨틱지향성의 종류 http://queerdigger.blog.me/220840426044
섹스 없이도 행복한 삶을 꿈꾸는 ‘무성애자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25729.html
에이로그(ALOG, 무성애 영문커뮤니티 AVEN 및 AVEN Wiki 번역 블로그) http://blog.naver.com/kakairue
그림자 이야기(Aromantic Asexual인 블로거의 내면의 이야기가 가끔 올라오는 곳) http://smrti.tistory.com/
무성애를 말하다(저자의 서술이나 연구방식이 맘에 안들기는 하지만, 무성애에 관하여 소개된 국내 유일한 도서)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846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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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흑인대머리남캐
17/02/09 06:00
수정 아이콘
자발적 모태솔로 중에도 이런 분이 있을 수 있겠군요. 잘 이해가 안갔었는데 어느정도 알 거같네요.
17/02/09 06:03
수정 아이콘
유부남 유부녀 사이에 익명 대화를 할 때 흔히 나오는 고민 중 하나가 '난 성욕이 진짜 없는데 의무 방어전 해야 해서 괴롭다,' '나는 섹스가 하고 싶은데 내 배우자는 섹스에 아예 관심이 없다' 입니다. 이게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부인성 발기부전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말로 섹스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인 거지요.

해서 무성애라는 단어 자체는 널리 사용되지 않습니다만, 이 현상 자체는 공공연한 비밀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결혼할 때에는 속궁합도 중요하다고들 하지요. 무성애자끼리 결혼해서 동지애로 사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지만, 무성애자와 섹스가 너무 좋은 사람이 같이 살면 서로간에 그만큼 괴로운 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와인하우스
17/02/09 12:36
수정 아이콘
사실 나이나 정신적 소모에 의한 성욕 감퇴와 무성애는 구분되어야 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무성애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고 실제로 무성애자이거나 무성애적 성향이 짙은 사람이 결혼해서 성행위를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겠죠. 참 어려워요 사람이란 게.
Quantum21
17/02/09 08:05
수정 아이콘
무성애에대한 취급을 생물학적인 성욕이 왕성한 10대~20대와 중장년층에서 다르게 잡아야하지않을까싶기도합니다.

구별없이 취급하면 무성애의 범주를 조금만 넓게 잡으면 동성애보다 훨씬 더 많을것 같습니다.

성정체성에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는 행위를 아예 안하는 사람은 그저 주류의 방식을 수용할것이거든요. 그리고 성관련이야기는 지극히 사적인이야기들이라 굳이 말하라고 강요하는 이도 없는법이고요.
와인하우스
17/02/09 12:41
수정 아이콘
정체화한 무성애자의 수는 적겠지만, 무성애적 현상을 겪고 있는 사람의 수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을 거에요.
그만큼 여러모로 피곤하게 만드는 세상이니까요. 다만 예를 들어 수 년간의 성 경험 부재만으로는 무성애자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자신의 인생 대부분에 걸쳐 지속적인 충동의 부재 상태에 있어야 하며, 성적인 매혹을 일으키는 이미지가 없어야 하죠.
Been & hive
17/02/09 08:27
수정 아이콘
한가지 확실한건, 무성애자든 성애자든 없으면 못한다는겁니다(....)
유지애
17/02/09 08:3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라 조금 먼 이야기 같지만
어떠한 말을 하시는지 이해는 할 수 있겠네요.
구치리
17/02/09 08:40
수정 아이콘
좀 관심이 적다는것일 뿐인데 아예 없다고 하니 발끈할수 밖에요. 무성애자 용어가 문제군요
와인하우스
17/02/09 12:46
수정 아이콘
음...관심이 적다는 것은 분명 유성애자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무성애는 정말로 어떠한 성적 집단에도 끌림을 느끼지 않는 거예요. 다만 정서적으로 끌리는 대상은 있을 수 있겠죠. 다만 아주 드물게 성적 끌림을 경험하는 회색의 사람들을 포함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해선 논란이 있긴 합니다.
여자친구
17/02/09 08:44
수정 아이콘
갑자기 궁금한게, 개나 고양이,혹은 침팬치나 돌고래같은 애들도 동성애자들이 있을까요?
물만난고기
17/02/09 09:06
수정 아이콘
동성애자까지는 모르겠으나 동성애적 행위는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17/02/09 09:07
수정 아이콘
유툽 검색만 해봐도 관련 다큐나 영상들이 많이 보이네요
무릎부상자
17/02/09 10:29
수정 아이콘
동물들의 행동을 인간의 관점에서 해석하면 음 어떻게 해석하던 정답은 동물만이 알고있겠죠
사악군
17/02/09 10:32
수정 아이콘
성욕이 강하지 않다는 말로 충분할 것을 왜 이름을 붙이는지 모르겠어요. 말씀하신 분류에 따르면 저도 그쪽에 가까운 이성애자정도일텐데.
와인하우스
17/02/09 12:52
수정 아이콘
성욕만이 성적 지향을 설명하는 모든 것은 아닙니다. 특정한 대상에게 발기를 비롯하여 성적으로 반응한다는 것과 성적인 매력을 받는 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이야기이며, 성욕 감퇴나 부재의 원인엔 여러 가지가 있겠죠. 하지만 그 경우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이성애자거나 동성애자임을 부정하진 않습니다. 단지 실행할 체력이나 의욕이 상실된 상태일테죠. 무성애는 정체화하는 것이 늦을 뿐 아주 옛날부터 그러함을 느끼는 것이며, 성적 행위나 접촉을 꼭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동기가 다르다는 거죠.
꽃보다할배
17/02/09 10:39
수정 아이콘
그냥 성생활이 싫은 사람에 대한 분석이 이리 길 필요가 있나 싶네요 일본에선 압도적으로 늘고 있던데
와인하우스
17/02/09 12:57
수정 아이콘
초식남과도 일부 겹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초식남 중 많은 수가 경제 사회적 여건에 의해 발생하고, 특히 섹스를 '필요 없는 것'으로 치부하는 데 반해 무성애자는 아주 옛날부터 그러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고, 특히 성을 싫어하거나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혐오하는 사람도 있긴하겠지만, 그것은 조금 다른 이유에서죠. 아무튼 저는 아닙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나와 관련없는 것'으로 생각하죠.
그리고 사실 무성애자(임을 밝히는 사람들)는 대부분 여성입니다.
Samothrace
17/02/09 11:08
수정 아이콘
와 제 성향이랑 놀라울 정도로 일치하셔서 놀랍다는 말 외에 할 말이 없네요..
최초의인간
17/02/09 11:17
수정 아이콘
[정체성으로 규정함으로써 성애절대주의에 반기를 든다]는 말씀이 깊이 와닿았습니다.

생각건대 성애라는 용어부터가 애초에 성과 애를 뭉뚱그려놓았지만, 말씀하신대로 성과 애는 대상에 있어서나 행위 양태에 있어서나 늘 일치하지도 않고 일치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죠.

'성역할'처럼 '성애' 역시 점차 해체해 나가야 할 낡은 고정관념 중 하나라는 데 적극 동의합니다.
17/02/09 12:07
수정 아이콘
글 중간의 묘사가 제 평소 생각과 많이 비슷하네요. 유부남이라 드러내고 말한 적은 없지만... 성적 성향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합니다.

사실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성에 관심이 많은 것 자체가 좀 이상한거 아닌가 생각할 정도라...
Jace T MndSclptr
17/02/09 12:19
수정 아이콘
콘돔 안 끼고 피임 안하고 애 만들려고 하는거 말고 그냥 쾌락을 위해 하는 섹스가 뭐 대단한거라고 다른 욕구들하고 분리해서 생각하는지 잘 이해가 안갑니다. 이성애니 저성애니 동성애니 하는 부류가 초식 육식 잡식 얘기하는거라고 대체 뭐가 크게 다른지...

사회학적으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개념이라는데 동의하네요.
마스터충달
17/02/09 12:48
수정 아이콘
케이크 표식이 보이니 드는 생각입니다. 성적 지향이라는 게 어떤 케이크를 좋아하느냐와 무어가 다를 게 있나 싶습니다. 누군가는 당근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초콜릿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하고, 누군가는 케이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죠. 무성애 뿐만 아니라 모든 성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와 같다면 갈등도 차별도 없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그런 세상이 온다면 좋아하는 케이크에 따라 집결할 필요가 없겠지만... 현실은 성적 지향에 따라 뭉치지 않으면 다수의 횡포에 억압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안타깝고 씁쓸할 따름입니다.
레일리
17/02/09 13:45
수정 아이콘
제 성향과 거의 흡사하시네요.

저도 제가 뭔지도 모르고 있다가, 링크하신 나무위키(당시 엔하위키) 무성애 항목을 읽고 이거구나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현재 제 자신을 romantic asexual 로 규정짓고 있으나 말씀하신것처럼 Grayromantic이라고 할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네요)
카랑카
17/02/09 14:34
수정 아이콘
히틀러도 사실 무성애자라고 할수있죠.
성이나 연애에는 관해서 금욕이라기 보다는 무욕으로 일관하였는데 덕분에 성불구자, 게이, 트랜스젠더등등 각종 설이 난무했지만
제생각에는 무성애자같네요.
지금만나러갑니다
17/02/09 15:55
수정 아이콘
무성애라고 뭐가 특별한가 싶어요. 성이라고 뭔가 다른가요?? 윗분이 정확히 표현했죠. 생크림 케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하여 초코 케익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도 아니며, 케익을 안좋아하는 사람도 이상한게 아닙니다. 모든 애(사랑)가 다 그렇죠. 한쪽을 좋아하는 부류, 다른 한쪽을 좋아하는 부류, 둘다 좋아하는 부류, 아무것도 안좋아하는 부류.
사소한 케익이나 사탕부터 뭔가 거대하고 대단해보이는 성까지. 똑같이 생각하면 편합니다
와인하우스
17/02/09 17:29
수정 아이콘
특별할 건 없지만 특별한 척 하냐고 상처를 주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죠. 이를테면 아직 맛을 못봐서 그런거라고 말하는 사람들..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면 그런 흐름에 나도 모르게 휩쓸려 고통받게 될테니까요. 물론 안 봐도 비디오여서 맛을 안 본 걸 수도 있고 정말 맛을 못 봐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어느 경우에도 판단은 온전히 그 사람의 몫이어야 하죠.
지금만나러갑니다
17/02/09 18:28
수정 아이콘
아직 맛을 못봐서 라는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애초에 그들이 무슨 맛을 좋아하더라고 혹은 안좋아하더라도 상처를 주는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특별한거와 특이한거는 다릅니다. 특별한척을 한지 특이한 것을 알린지는 엄연히 다르니 그 미묘한 차이가 중요하겠죠.
보통블빠
17/02/09 16:55
수정 아이콘
무성애자들 상당히 역사속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연구는 생각보다 없는 것 같아요 크크...
비잔틴 제국의 황제 바실리우스 2세도 있지요.
와인하우스
17/02/09 17:0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사실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asexual인지, 아니면 현대인처럼 이성혐오증에 걸린 사람일지 알 수가 없긴 해요. 어쩌면 성-혐오주의자거나 동성애자인데 억눌려서 아무것도 발현을 못했을 수도 있죠. 누가 무성애적 성향이 있었을 것이다~고 할 수야 있겠지만, 동성애나 양성애처럼 확실하게 역사적 인물 누가 그렇다고 규정짓기는 어려운 문제인 듯 합니다.
MirrorShield
17/02/09 17:58
수정 아이콘
무성애는 [없는 것] 이기에 [있는 것]인 동성애에 비해서 연구하기도 힘들고 연구되지도 않아서 실체가 좀 불분명한 면이 있죠.

동성애와 이성에 사이에도 범성애나 양성애가 있듯이, 무성애와 유성애 사이에도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 수많은 스펙트럼에서 그냥 성욕이 적은 사람과 무성애를 구분하기는 참 힘들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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