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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13 17:04:51
Name VKRKO
Subject [일반] 제갈공명을 찾아서 - 용산구 보광사
지난 2012년 용산구로 이사를 왔습니다.
살다보니 느끼게 되는게, 이상하게 이 동네에는 점집이 많더라고요.
집 근방 5km 안에 정말 점집만 30개는 넘게 있는 거 같습니다.
가끔 한강에 나가서 걷다보면, 한남동 쪽에 있는 신목 앞에서 굿판이 벌어지고 있을 때도 있고요.

알아보니 한강 근처기 때문에 예로부터 교역이 많아서 온갖 신을 모시는 믿음이 생겼다고 합니다.
용산구청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문화재로 등록된 무속 관련 시설과 거기서 모시는 신만 해도 한가득이더라고요.
조선 태조 이성계, 임경업, 김유신, 남이, 단군왕검, 그리고 수많은 동네 부군님들...
지금은 동작구로 옮겼지만, 관우를 모시던 남관왕묘도 원래 용산에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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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고 많은 신당 중, 집 근처 보광동에 흥미로운 곳이 있더라고요.
바로 촉의 승상이었던 제갈공명을 모시는 보광사였습니다.
사실 관우 신앙이야 워낙에 유명할 뿐 아니라, 당장 동관왕묘가 떡하니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으니 누구나 알고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제갈량을 신으로 모시는 곳은 그리 많이 보질 못했습니다.
저도 여기말고는 남산 자락에 있는 목멱산 와룡묘 밖에 못 본 거 같아요.
사당이 있다는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오늘에야 발걸음을 옮겨봤습니다.

EOZNXao.jpg

전화로 먼저 연락을 드리고 찾아갔는데, 흔쾌히 와도 된다고 말씀해주시고 반갑게 맞아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주한 브루나이 대사관저 맞은편으로 언덕길을 조금 올라가니 금세 나오더라고요.
큰 규모는 아니고, 한칸짜리 사당이 있는 게 전부입니다.
무후묘라는 간판이 있어 바로 알아볼 수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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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에는 제갈공명 존영이 모셔져 있고, 양옆에도 둘씩 다른 신들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좌측 신들은 동네 부군인 거 같은데, 우측 신은 장수 생김새에 무기를 들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삼국지에 관련된 이들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뒤에서 빛이 비쳐서 제대로 된 제갈공명 사진을 찍지 못한게 못내 아쉽습니다.
향 한개피 피워 올리고, 올 한해 건강하고 무탈하게 보낼 수 있기를, 그리고 지력 100 중 얼마만이라도 좀 나누어주십사 간절히 빌고 왔습니다 ㅠ.ㅠ

F07pbnE.jpg

개인적으로 삼국지도 좋아하고, 무속 신앙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찾아가보게 됐는데, 상당히 독특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역시 보광동에 있는 김유신 사당이나 이성계를 모신다는 서빙고 부군당에 한번 찾아볼까 싶네요.
혹시나 제갈공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존경하시는 분이라면 남산 와룡묘와 더불어 한번쯤은 찾아가 보셔도 좋을 거 같습니다.
승상님의 기운을 받았으니 이제 저도 조금은 똑똑해졌으면 좋겠네요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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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
17/01/13 17:09
수정 아이콘
오 국내에도 이런게 있는 줄 몰랐어요.
흥미롭네요
17/01/13 17:15
수정 아이콘
관우신 모시는 집은 많던데 제갈량신 모시는 집은 드문 거 같더라고요.
마침 집 근처에 제갈공명 모시는 곳이 두곳이나 있어 참 행운인 거 같습니다.
레이스티븐슨
17/01/13 17:10
수정 아이콘
승상은 등산을 좋아하신답니까..?
17/01/13 17:15
수정 아이콘
가정의 달 5월에 다시 찾아뵙고 여쭤보겠슴니다 ㅠㅠ
我無嶋
17/01/13 17:12
수정 아이콘
우측신은 청룡언월도 들고 있으니 주창이겠네요
17/01/13 17:16
수정 아이콘
언월도 셔틀은 관왕님에 이어 제갈무후님한테도 ㅠㅠ
17/01/13 17:14
수정 아이콘
고 아래에 몇년을 살았었는데 저런곳이 있는줄은!
17/01/13 17:17
수정 아이콘
저도 김유신 사당 지나가다 앞에 있는 안내간판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김유신 사당은 향토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무후묘는 문화재가 아니더라고요.
김유신 사당은 윗부군당, 무후묘는 아랫부군당이라고 하네요.
Agnus Dei
17/01/13 17:18
수정 아이콘
승상님처럼 식소사번[食少事煩] 하게 되는...읍읍!

농담이고 국내에 제갈량을 모신 곳이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사진으로 보는건 처음이군요.
17/01/13 17:20
수정 아이콘
히히 살이 쫙쫙 빠지겠구나
마침 집 근처에 있어서 산책 나온 겸 와봤습니다.
홍승식
17/01/13 17:47
수정 아이콘
헛. 저기가 제갈건담의 출장수리소 입니까?
진짜 샤머니즘 계열에선 갖가지 신들을 모시는군요.
17/01/13 17:50
수정 아이콘
저도 최근에 관심을 좀 가지면서 놀랐습니다.
이성계, 김유신, 남이, 임경업...
용산구에만 모시는 신이 이렇게 많은데 전국구로 가면 정말 엄청나겠다 싶더라고요.
17/01/13 18:04
수정 아이콘
검을 들고 있는 신은 조자룡이 아닐까요? 공명 주변에 검 쓰는 네임드 장수는 청강검 쓰는 조운밖에..
17/01/13 18:05
수정 아이콘
활 차고 있는걸 보면 뜬금없이 이성계일수도... 무속신앙의 세계는 심오합니다 아아
Jannaphile
17/01/13 18:08
수정 아이콘
맥아더 장군까진 그러려니 했는데 예수를 모시는 사당이 있다는 말을 듣고 벙쪘던 기억이 납니다.
17/01/13 18:10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거긴 어딘가요 한번 꼭 가보고 싶네요
Jannaphile
17/01/13 18:41
수정 아이콘
저도 자세한 위치는 모르겠고요. 대학원 동문(문화재 관련 학과입니다)모임에서 선배님께 들은 내용이네요.
위치까지는 저도 여쭤보지 않아서... 근데 그 수가 한 군데는 아닌 걸로 압니다.

잠시 검색해보니 여기에 관련 내용이 있군요.
http://rijemin.cathms.kr/bbs/zboard.php?id=gabi&page=2&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name&desc=desc&no=38
17/01/13 18:20
수정 아이콘
와 멋지네요;;
김연아
17/01/13 18:21
수정 아이콘
글곰님 안 가십니까?
17/01/13 19:24
수정 아이콘
마속 초상화들고가면 입구컷 당하나요?
17/01/13 19:36
수정 아이콘
아주머니가 맞아주시더라고요.
마속인지 마초인지 분간 못하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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