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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9 20:28:08
Name 마스터충달
File #1 골든글로브_결과.jpg (328.7 KB), Download : 59
Subject [일반] 74회 골든글로브 시상 결과



출처 : 네이버 골든 글로브 시상 결과 http://movie.naver.com/movie/bi/fi/prize.nhn?code=5&rnd=74




제 74회 골든 글로브 시상 결과가 나왔습니다. <라라랜드>가 말그대로 골든 글로브를 장악했습니다. 후보에 오른 7 부문을 모두 올킬했네요. <라라랜드> 이외에 두 부문 이상 수상한 작품은 <엘르>밖에 없습니다.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작품인 만큼 이러한 수상 결과가 수긍이 갑니다. 아카데미에서도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해지네요.

특히 기대되는 부분은 여우주연상입니다. 베니스에 이어 골든 글로브까지 거머쥔 엠마 스톤. 역시 골든 글로브를 수상하고 각종 비평가상을 휩쓸고 계신 이자벨 위페르. 이 둘 중에 아카데미를 거머쥘 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히어로 무비 중에서 유일하게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오른 <데드풀>입니다. 디즈니-마블 입장에서는 살짝 발끈할만 하네요. 히어로 무비의 새 역사는 자신들이 쓰고 있는데, 시상식에는 <데드풀>이 초대되었으니까요. 물론 <데드풀>은 그럴 자격이 충분한 작품이었죠. 기술분야를 시상하는 아카데미에선 디즈니-마블이 뭔가 성과를 거둘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나저네 거슬린다 다미엔 차젤레... ㅠ.ㅠ 셔젤! 셔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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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티스
17/01/09 20:30
수정 아이콘
가독성이 으아...
그나저나 잘 몰랐는데 골든글로브가 tv도 시상을 하고 한국마냥 많이 쪼개서 주네요...
마스터충달
17/01/09 20:35
수정 아이콘
깨질 줄 몰랐는데 깨지네요 ㅠ.ㅠ
유스티스
17/01/09 21:06
수정 아이콘
이제 잘보여욥!
Snow halation
17/01/09 20:32
수정 아이콘
데드풀? 데드풀?
위원장
17/01/09 20:39
수정 아이콘
저는 엠마 스톤보다 세바스찬... 여주 이름은 벌써 까먹었습니다?크
17/01/09 20:41
수정 아이콘
여주 이름 미아요
aDayInTheLife
17/01/09 20:40
수정 아이콘
데드풀은 눈에 확 띄긴 하네요. 크크 맨체스터 바이 더 씨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평가가 눈에 확 띄던데 우리나라 개봉 계획은 없으려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Ice Cream
17/01/09 20:43
수정 아이콘
1월 23일 맥스무비 시사가 있고 2월에 개봉 예정입니다.
aDayInTheLife
17/01/09 21:0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지나가다...
17/01/09 21:00
수정 아이콘
그런데 라라랜드가 아카데미가 좋아하는 스타일 같지는 않아서 후보에만 많이 오르고 정작 수상은 적게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듭니다.
래쉬가드
17/01/09 21:01
수정 아이콘
데드풀이라는 이름의 영화가 따로있나 찾아봤네요
17/01/09 21:08
수정 아이콘
데드풀..저는 딴 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히어로 무비가 영화제에? 희한하네요..

라라랜드가 엄청나긴 한가 보군요..
흥행이 어느정도나 되었죠?
콰트로치즈와퍼
17/01/09 21:12
수정 아이콘
1월 6일 확인결과 미국내 4000만 달러, 해외 2800만달러 기록 중.

나무위키에서 긁어왔습니다. 제작비가 3천만달러밖에 안되서 이미 이득을 보는 중이고... 아직 상영 초기거나 상영 안한 나라도 있어서 앞으로 더 벌 것 같아요.
17/01/09 21:13
수정 아이콘
그정도면 흥행하고 작품성..모두...
역시 라라랜드!!
Ice Cream
17/01/09 21:10
수정 아이콘
말 그대로 라라랜드가 독식했다 해도 좋을 정도인데 골든 글로브는 카테고리가 나뉘어 있어 남주, 여주까지 싹 쓸었지만, 오스카에서는 힘들 겁니다.
여우주연상에 말씀해주신 이자벨 위페르, 엠마 스톤과 함께 현재 비평가 레이스 러너업을 달리고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상을 받은 나탈리 포트만도
후보로 꼽을 만하지만 나탈리 포트만은 몇 년 전 블랙 스완으로 받은 점, 이자벨 위페르는 외국 자본 영화에 프랑스인이라 어떨지 모르겠네요.
만약 SAG에서 엠마 스톤이 수상한다면 오스카도 받아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라라랜드를 본 입장에선 글쎄다 싶네요. 이자벨 위페르가 받았으면 합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16년 외국 영화들이 좀 힘이 떨어지는 것 같아 전체적으로 빈집 느낌이 나서 시상식도 기대가 덜 되는 감이 있는데
애런 존슨의 남우조연상이 아주 의외였고 각본상에서 부들부들한 이번 골든 글로브였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남는 건 스파이더맨과 데드풀...
마스터충달
17/01/09 21:26
수정 아이콘
저는 <라라랜드>를 본 입장에선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봅니다. 이 정도로 황홀한 영화는 요 몇 년사이에 없었죠. 뮤지컬 장르로 한정하면 역대급이고요.
비타1000
17/01/10 08:26
수정 아이콘
도박사들 배당 보면, 나탈리 포트만이 압도적이죠. 이자벨 위페르는 외국인-외국영화라 탈락. 도박사들 2순위는 오히려 엠마 스톤
아카데미 회원들은 실존 인물 연기에 엄청나게 가산점을 줍니다. 버드맨이 남우주연상을 못 탄 이유이기도 하구요.
17/01/09 21:14
수정 아이콘
역시 라라랜드!
17/01/09 21:19
수정 아이콘
그와중에 트럼프가 아침부터 메릴스트립 디스하길래 뭔가 했더니 메릴스트립이 수상소감으로 트럼프를 저격했더군요
아케이드
17/01/09 21:20
수정 아이콘
아카데미상도 라라랜드가 장악할 거 같습니다.
Blooming
17/01/09 21:24
수정 아이콘
엘르 - 폴 버호벤;; 이 아저씨 아직 현역이군요;;
Rapunzel
17/01/09 21:36
수정 아이콘
라라랜드 아직 못봤는데 이렇게 평이 좋다면 잘 안가는 영화관 가야겠군요.
그나저나 세상에 데드풀이 후보에... 라이언 레이놀즈가 인상깊긴 했습니다 크크
순규성소민아쑥
17/01/09 21:46
수정 아이콘
데드풀이 크크크....아니 근데...뮤지컬 코미디?
마스터충달
17/01/09 21:53
수정 아이콘
전 진심 <데드풀>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영화제 후보에 오를만 해요!
1llionaire
17/01/09 22:12
수정 아이콘
그런데 데드풀도 마블꺼 아닌가요? 본문만 보면 마블 아닌 줄...
마스터충달
17/01/09 22:17
수정 아이콘
만화는 마블이지만, 영화는 21세기 폭스꺼죠.
17/01/09 22:18
수정 아이콘
마블 코믹스 캐릭터이지만 디즈니-마블 제작사와는 무관한 작품입니다. 폭스가 엑스맨 판권을 구입해서 영화를 제작하고 데드풀은 거기에 딸려있죠.
거참귀찮네
17/01/09 22:19
수정 아이콘
라라렌드가 각본상을? 많이 갸우둥하네요.
마스터충달
17/01/09 22:25
수정 아이콘
각본의 금기를 반전으로 사용했으니까요. 각본이 쩌는 면도 있었죠.
거참귀찮네
17/01/09 22:34
수정 아이콘
각본의 금기라는게 어떤건지 듣고싶습니다^^
저는 큰 줄기에서의 각본이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마스터충달
17/01/09 22:44
수정 아이콘
픽션에서 절대 금기시 하는게 우연입니다. 우연이 들어가면 무조건 감점요인입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 남녀 주인공? 상투적인 작품들은 이렇게 시작하죠. 그리고 욕 먹습니다. 그런데 <라라랜드>에는 우연이 나오죠. 물론 고가도로의 우연은 필연으로 연결시키지 않았기에 촌스러움은 면했지만, 이후에 몇 번이고 우연이 나옵니다. 특히 피아노 치는 세바스찬을 미아가 만나는 장면은 완전한 우연이었죠. 그리고 필연이 되어 로맨스가 시작됩니다. 이후에도 우연은 몇 번이나 등장하죠.

그런데 영화 마지막에 상상 속 반전에서 이 모든 '우연'을 '만약'으로 치환합니다. 덕분에 우연이라는 금기가 절절한 회한으로 거듭나죠. 충분히 훌륭한 각본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 장면은 영화 전체의 클라스를 한 방에 명작으로 승화시킨 명장면이었죠.
17/01/09 23:58
수정 아이콘
영화를 해석해서 보기보단 느끼면서 봐서 라라랜드 마지막 회상장면에서는 뭉클하고 애틋한 꿈같은 느낌이였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올때 씁쓸함을 느끼면서 깊게 여운이남아서 참 인상깊었는데
이런식으로 설명이 가능하군요.. 미리 지레짐작해석하면 재미가반감돼서 별로 안좋아하는데
영화보고 나서 이런 해석은 참 좋네요
마스터충달
17/01/10 00:35
수정 아이콘
그 당시의 느낌이란... 마치 옛 여친의 결혼식장을 찾은 기분? 크크크. 그리고 신부와 눈이 마주쳤을 때 쿨하게 미소지으며 cheers~ 하는 마무리 크크크
거참귀찮네
17/01/10 02:15
수정 아이콘
덧글 잘 봤습니다.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한다라는 이야기는 이해가 안되는군요.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나 사고는 픽션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삶에대한 작가의 인식에 따라서 작품속 중요한 깨달음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라라랜드의 마지막 씬은 이 작품의 호불호에 있어서 오히려 큰 실망감으로 받아들인 관객들도 많아요. 영화 중반부에 다뤄진 꿈과 현실과 연인사이의 조율에 있어서 상호 대화 없이 개인 안에서 상대방을 판단하는 행동이 매우 어린 모습으로 보였고, 각자 성공했다는 결론 역시 어떤 과정을 보여주지 않음으로 앞선 어린 모습에 더해 성숙하지 않고 사회에대한 통찰이 부족해보였는데 마지막 상상의 모습은 결정적으로 미성숙의 극치라고 느껴졌습니다. 현실을 외면하고 가상(상상)의 세계에서 자기 위안을 삼는 모습이요.
마스터충달
17/01/10 02:59
수정 아이콘
픽션에서 우연은 숱하게 나오죠. 뭐 막장 드라마에서는 거의 고정 클리셰 수준으로 써먹고 있고요. 하지만 그렇게 우연을 마구잡이로 써먹기 때문에 막장 소리를 듣는 겁니다. 물론 20세기 후반부터 교묘히 변주하는 우연을 통해 소설과 다른 삶의 단면을 담아내려는 작가들의 시도가 늘어나긴 했습니다. 더불어 우연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기존에 없던 쾌감을 선사하는 작품도 있었죠. 그래도 우연은 피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처음 소설이나 시나리오 작법을 배울때면 가장 기초적으로 등장하는 말입니다. "소설에서 우연은 금기다."

"현대 소설에 있어서 이러한 우연성은 금기시 되어왔다. 우리의 서사 문학에 있어 고전과 현대를 구분한다면 그 변별력을 갖는 일순위가 우연성의 금기일 것이다." - <한국 현대문학의 내면의식> 김교식

"우리 삶에는 우연이 정말 많아. (중략) 하지만 리얼리즘 소설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단다. 우연이 반복되면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야." - <고정욱의 글쓰기 수업> 고정욱

"소설가는 우연과 정면으로 맞선다. 정색을 하고 그동안 한국 소설이 금기로 여겼던 우연을 수시로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 <다름아닌 '우연'이 주인공인 소설> 이문재 기자

"우연적인 요소가 개입하면 십중팔구 실패가 되는 게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가들에게 우연은 거의 금기의 언어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우연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우연이 거듭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 <(삶과 문화) 눈 오는 밤> 최용탁

당장 구글링으로 '소설 우연 금기'를 검색하면 관련 내용이 주루룩 나옵니다. 이런 작법의 정석을 알고 있다면 <라라랜드>에서 각본의 매력을 느낄 수밖에요. 오프닝 이후에 나오는 '우연의 맥거핀화'라던가, 마지막 반전으로 우연을 만약으로 치환한 점 등이 그러하죠.

중반 이후의 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않은 점은 크게 보면 개연성의 문제입니다. 으레 따라와야 할 전개가 보이지 않았죠. 그러나 이러한 서사 비틀기(사실 이 정도는 비틀기 축에도 못 낍니다만)는 당연히 권장할 일입니다. 가뜩이나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작품만 넘쳐나니까요. 갈등의 해소보다 그 갈등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한 회한에 집중했기에 따지고 보면 문제있는 전개도 아닙니다. 차라리 앞서서 나오는 '우연'들이야 말로 개연성의 문제였죠. (하나 이는 후에 만약으로 치환했으니 역시 문제되지 않습니다)

마지막 상상은 절대 미성숙이 아닙니다. 아무리 영화를 보고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 저이지만, 이것만은 절대 그럴수도 있다고 말씀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상상의 재회를 끝내고 두 사람은 미소지으며 헤어졌거든요. 미성숙한 인간이라면 당장 달려들어 남의 가정 파탄내는 사랑 고백을 하거나, 옛날 애인 만나 재수 털렸다며 불쾌해했겠죠. 그러나 미아와 셉스는 실패한 사랑을 눈앞에 두고, 심지어 이루지 못한 과거를 후회하면서도 미소지으며 상대방을 떠나보냅니다. 와... 세상에 이렇게 쿨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죠. 그들이 회한을 보여준 걸 가지고 '미성숙'을 말하기엔 그들의 회한은 '후회없는 회한'이었습니다.
언어물리
17/01/10 08:49
수정 아이콘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거참귀찮네
17/01/10 16:07
수정 아이콘
글쓰기 초심자가 '우연'이라는 방식에 쉽게 넘어가는것을 주의하라는 것이지 우연을 금기하라는것은 아니죠.
그렇다고 라라랜드에서 다루는 우연이 세련된 것도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예술적이고 몽상적인 꿈을 꾸는 두 사람. 현실과 마주하고 그에따라 변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멀어지고 헤어진다. 끝. 스토리상 특별한 부분을 저는 못찾았습니다.
갈등이 시작된 부분부터 서로 주고받는 생각과 대화 없이 상대방을 이해할 생각도 없이 자기 마음만 중요시한 모습에서 이야기적인 즐거움, 신선함 전혀 없었구요.
끝 부분의 상상 역시 세련되지 못했어요. 어떻게는 없고 그냥 잘 됐으면 좋았을탠데. 자위하다 끝났죠.
라라랜드 여주인공이 지난 스파이더맨 리부트에서도 나왔는데 그 작품에서 남주의 지멋에 빠진 심각함에 공감 안되던 것과 비슷한 감정을 라라랜드 두 남녀의 갈등을 보며 느꼈습니다.
마스터충달
17/01/10 16:44
수정 아이콘
우연을 쓰려면 다양한 장치를 통해 우연의 타당성을 확보해야 하죠. 코엔 형제 작품이 대표적입니다. 우연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를 드러내거든요. 이런 게 아니라면 우연은 여전히 금기입니다. 초심자들이 주의해야 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픽션을 쓸 때 어떤 장치나 근거 없이 우연을 사용하면 무조건 감점당합니다. 베테랑이라면 되려 더 까이죠. 초심자도 피해가는 걸 쓰다니요. 아니, 초심자도 피해가는 항목이니 말그대로 금기 아닌가요?

저 많은 코멘트를 찾아드려도 이렇게 나오시면 어떡합니까? 이건 우기기밖에 안 되요. 그럼 반대로 우연이 금기가 아니라는 논리적인 근거나 권위있는 발언을 가져오셔야죠. 님 생각 말고요. 주장을 펴려면 근거가 있어야죠. 저는 근거를 가져왔잖아요. 그걸 오로지 님 생각만으로 부정하시면 제가 '어이쿠 그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하겠습니까? 제발 주장-근거는 같이 따라옵시다. 토론의 가장 기본적인 부분입니다.

그리고 <라라랜드>는 그 우연을 만약으로 치환한 점이 기막히다는 거죠;;; 이보다 세련되게, 심지어 한방에 우연이라는 금기적 요소를 수긍이 가는 장치로 탈바꿈한 영화가 있었던가요? 대개 우연을 담을 때면 인생의 아이러니나 부조리를 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회한'이라는 감정을 담은 영화는 별로 없었어요. 이점에서도 <라라랜드>는 독창적인 강점이 있죠.

그 회한을 느끼지 못하셨다고, 영화가 담고자 했던 바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그걸 읽어낸 사람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엔딩 신을 자위라고 폄하하시는데 그렇게 따지면 프로스트의 명시 <가지 않은 길>도 마찬가지로 자위입니다. (이 시 한 번 읽어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엔딩신에서 회한을 읽었는데 본인만 느끼지 못했다면, 심지어 그게 감독의 의도였다면, 한 번쯤 본인의 독해력을 되돌아보시는 게 맞지 않나 싶네요.

저는 최소한 감독의 의도를 이해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그렇게 노력해봐도 표현이 엉성하거나, 그렇게 이해한 사상 자체가 구린 경우에만 까요. 이해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고 거부만 하면서 작품을 까내리면 세상에 까지 못할 작품은 없습니다. 거참귀찮네님은 살면서 한 번도 선택을 후회하셨던 적이 없나요? 그런 경험이 있다면 그걸 기반으로 영화를 되새겨보시길 바랍니다.
거참귀찮네
17/01/10 21:22
수정 아이콘
저 많은 코멘트들은 글쓰기 서적에서 익히 들을수 있고, 목차에서는 초반에 나오며, 예를 들어준 코엔 형제의 작품들은 목차의 후반쯤 나올법한 이야기 공학이겠네요.

듣고 싶습니다.
라라랜드에서 어떤 '우연'이 나왔고 그걸 '만약'으로 치환한 부분이 어떤 건가요?
이야기적으로 말이에요.
그 부분을 듣고 싶습니다.

세련되다, 기가 막히다 이런 단어는 개개인의 평가가 담긴 단어잖아요? 저는 그렇지 않다는거구요.

두 인물들이 연애를 시작할때엔 서로의 꿈에 대해, 상대방에 대한 호감에대해 많은 소통을 합니다.
중반부터의 갈등과 영화 마지막까지는 어떠한가요? 상대방은 없고 개개인의 감정과 상대방에 대한 어림짐작 뿐입니다. 대화가 없고 소통이 없어요. 엔딩씬도 마찬가지입니다. 너와 내가 이 공간에서 재회하였고 나는 이런 상상을 한다. 그런데 상대방도 그런 생각을 할거라는 확신이 있나요? 그걸 확신하는 부분이 중반부부터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과 다를바가 없는거죠. 너는 어떤 생각이야? 라는 질문이 없는 너는 그럴것이다 라는 짐작. 추측. 갈등을 해소하는 소통의 방법을 모르는 두 인물들이 성숙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마스터충달
17/01/1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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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니깐 아무런 '장치'없이 우연을 쓰면 안 되고, 그래서 우연은 '금기'라고요. 우연을 금기시 여기는 게 '정석'이고 이를 비트는 게 우연을 허용가능하게 만드는 '장치'들입니다. 이는 글쓰기 서적 목차 후반에 나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정석 비틀기로서 그 자체로 책 한 권, 논문 한 편을 쓸 수 있는 요소에요. 누차 말씀드렸다시피 우연을 통해 깊이를 더하는 작품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존재가 '우연은 금기다'라는 명제가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아요. '픽션에서 우연은 금기다'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고, 그렇기에 뻔하게 인용되는 겁니다.

2. <라라랜드>는 두 남녀의 만남 부터 우연이었습니다. 그리고 둘이 헤어지는 계기 또한 우연이었죠. 남자에게 우연히 찾아온 기회 때문에 둘 사이가 멀어졌으니까요. 그래서 마지막 신에서 우연적 선택을 반대로 해보는 상상을 하는 겁니다. 즉, 우연적 상황이기에 만약의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거죠. 대표적으로 재즈 밴드를 제안하는 친구를 들 수 있겠네요. 현실에서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상상 속에서는 일거에 무시해버리죠. 이러한 것들이 인생에서 '가지 않은 길'을 의미하며 '회한'이라는 감정을 끌어내는 겁니다.

3. 그저 '세련되었다'라고 결론만 주장한다면 개인의 주관적 평가가 됩니다. 그러나 근거를 달면 객관성이 확보되고 비평이 됩니다. 심지어 '세련되었다'는 말은 관습적으로 특정한 상황을 가리키는 객관적인 비평 용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세련되다'는 말을 뒤집어 말하자면 '촌스럽지 않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서사극에서 무엇을 촌스럽다고 규정할까요? 노골적인 묘사, 뻔한 전개, 클리셰... 이런 것을 촌스럽다고 합니다. 이와 반대로 관객의 예상을 뒤엎거나, 뻔하지 않은 전개, 참신한 묘사 등을 두고 '세련되었다'고 말합니다. <라라랜드>의 마지막 신은 회한이라는 복잡한 감정을 노골적이지 않고, 심지어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표현 속에 녹여내는 참신함까지 갖추었습니다. 세련되었다는 말이 어울리죠. 게다가 픽션의 금기를 단 5분만에 수긍이 가는 장치로 탈바꿈 합니다. 이건 기가막히죠. 이 기가막힌 부분에 대해서는 꾸준하게 설명드렸는데 그저 개개인의 주관적 평가로 치부하시는 군요;;;;;;;;; 정석을 거스르니 기가 막힌 겁니다. 예를 들어 저저전에서 선 뮤탈은 선 스커지에 잡히는 게 정석입니다. 그런데 이를 컨트롤로 극복해버리면 '기가막힌다'라는 말이 튀어나올 수밖에요. 이걸 누누히 설명들었는데 근거 하나 없는 주관적 평가 취급을 하시면 안 되죠.

4. 영화는 배우의 예술이기도 합니다. 그 장면은 궁예질 어림짐작이 아니라 이심전심이었습니다. 이걸 묘사하는 게 바로 배우의 표정 연기에요. 눈빛으로 소통하는 거죠. 배우들이 이심전심을 연기하는데, 그걸 캐치 못하고, 확신도 없는 어림짐작이라고 보신다면, 이는 명백히 작품을 오독하신 겁니다. 이심전심이라는 게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데미언 셔젤 감독의 전작 <위플래시>의 엔딩도 이심전심이었죠. 작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였던 <캐롤>의 마지막 장면도 이심전심이었고요. 이심전심이란 말 조차도 고사성어입니다. 인류 문명과 함께 내려오는 말이죠. 인간이라면 살면서 숱하게 느끼는 지극히 보편적인 감성이에요.

한번 님이 생각하시는대로 서로의 생각을 대사를 통해 질문한다고 가정해보세요.
"넌 나와 헤어져서 어땠어?"
"솔직히 후회돼. 우리가 계속 사랑했어도 아름답지 않았을까?"
"내 생각도 그래. 하지만 나 없이도 행복할 수 있는 너를 보니 걱정은 없다. 남편이 잘 해주나봐."
"나도 너가... 그때 그 극장을 인수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재즈바를 운영하는 걸 보니 마음이 놓이네. 내가 만든 로고를 쓰다니 좀 뿌듯하기도 하고."
"그래 잘 쓰고 있어."
"그럼... 이만 가볼게."
"그래. 행복하게 살아."
"너도."
이렇게 소통을 하면 어떻습니까? 이게 바로 촌스러운 거예요. 노골적이니까요. 이걸 5분의 상상과 3초의 이심전심으로 함축하는 것. 그게 바로 영화라는 매체의 특징입니다. 영화는 소설보다는 시에 가깝고, 심지어 음악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하는 서적도 있어요. 이러한 특징을 살려서 대사가 아니라 영상으로 함축해냈으니, 와... 이건 뭐 따지면 따질수록 기가막힐 따름입니다.
거참귀찮네
17/01/11 08:57
수정 아이콘
라라랜드의 시나리오에서 우연을 강조하시길래 내가 놓친 특별한 우연이 있는가했는데 2번에서 말씀해주신건 너무나 평범해서 이야기 구조적 우연이라 할 예시가 안됩니다.
작품에선 나름대로의 개연성을 마련해놨어요. 학창시절 같은 학과의 라이벌이였고, 충분히 권유를 합니다. 이게 지금의 음악이고 정통 제즈는 시대가 원하지 않는다. 라고요.
여배우의 성공도 개연성이 있어요. 그 일인극을 하기까지 남자친구의 지원이 있었고 본인도 어려서부터 자기 극본을 창작하던사람이였죠. 이 일인극에 난대없이 케스팅 담당자가 우연히 한명의 관객으로 있었다는 부분이 뜬금없어보이지만 음악하는 사람은 음악이 좋아 음악이 직업이 되듯 캐스팅 담당자가 다양한 공연을 보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짚어주신 이야기들은 인생에서 이야기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 우연이라고 칭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 씬은 남주의 상상일수도 여주의 상상일수도 두 사람이 함께 하는 상상일수도 감독의 상상일수도 관객들을 위한 상상일수도 있어요. 이중에 어떤 씬이였다고 받아들이는건 사람 몫입니다. 마스터충달님의 선택과 제 선택이 다른 상황이고요.

저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는데요. 이십대때 봤던 굿바이솔로때는 서로 대화도 없고 맨날 울기만하고 감정과잉이라 안좋아했는데 최근 작품들. 구체적으로 괜찮아 사랑이야의 경우엔 너무 멋지다 싶게 서로 대화나누고 소통하고 공감하더군요.
마스터충달님이 적어주신 촌스러운 대사가 왜 촌스럽냐면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처럼 안보이고, 대화에 깊이가 없기 때문이죠.
마스터충달
17/01/11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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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계속 대답하는 형국인데, 거참귀찮네님도 함 대답해 주시죠.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씀의 근거란 도대체 무엇입니까? 제가 언급한대로 '특별한 장치'를 통해 우연을 다른 무언가로 승화하지 않고, 우연 그자체로 인정받는 작품이 있나요? 반대로 우연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작품은 무엇이 있나요? 저야말로 도대체 우연을 금기하라는 게 아니라는 말씀이 도통 이해가 안 갑니다.
마스터충달
17/01/1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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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극으로 캐스팅 되었다는 이야기도 하려다 말았는데 잘 짚어주셨네요. 그런데 밴드 캐스팅도, 오디션 캐스팅도 다 우연 맞죠. 너무 평범해서 이야기 구조적 우연이라 할 수가 없다는 건 당췌 무슨 말인가요? 이야기 구조적 우연이라는 게 도대체 뭡니까? 우연이면 우연이고 필연이면 필연이지, 우연을 대라길래 대어주니깐 무슨 해괴망칙한 논리로 우연이 아니라고 하나요 -_-;;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우연을 남발하는 것도 막장 드라마의 전형적인 폐착이예요. 무슨 경천동지할 우연만 우연이 아닙니다. 픽션은 현실과 달라요. 현실은 살면서 많은 우연을 겪고, 그로 인해 삶이 흘러가지만, 픽션은 그런 자연스러운 우연에도 이유와 복선을 깔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까이는 거죠. 이걸 또 쉴드치면 그냥 그러려니 할 만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요. 그런데 이렇게 작품을 쓰면 절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진 못합니다.

제 선택과 님의 선택이 다른데 님은 마지막 두 배우의 표정연기를 간과하고 해석하고 있으니 오독이라는 겁니다. 판단을 하려면 영화에서 보여진 모든 표현을 고려해야죠. 마지막 장면에서 소통의 부족함을 역설하시는데, 작품에서는 분명하게 연기를 통해 이심전심을 표현했습니다.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강조된 촬영을 사용했고요. 그럼 최후의 두 컷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하시려나요? 이것도 평범한 얼굴찍는 장면이라고 하실건가요?

깊이있는 대사로 적어드리지 못한 점은 참 송구스럽네요. 그걸 후다닥 댓글로 풀어낼 정도면 벌써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그럼 본인이 직접 깊이있는 소통을 보여주는 대화를 그려내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그리고 그걸 영화로 상상해보세요. 촌스럽지 않을 수 있을지... 이미 그 순간에는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촌스럽습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정말 어마어마하게 유려한 촌철살인의 대사가 튀어나와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가 적은 대사가 깊이는 없다해도 영화가 담아내려고 했던 소통의 흐름 정도는 간략히나마 제대로 적었습니다. 그런데 저걸 깊이 있게 담아낸다면? 대사는 훨씬 길어집니다. 두 남녀가 줄줄줄 대사만 읊는 장면이 5분 동안 이어져야 했어요. 이건 영화가 아니죠. 소설이죠. 혹은 연극이거나요.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소설이죠. 그러니 대화의 깊이를 통해 감성을 전달합니다. 반대로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대고 "아니 이런 감정은 좀 더 강렬하게 빡! 하고 다가오게 만들어야지. 뭘 주벌주벌 떠들고 앉았냐? 어유 촌스러워."라고 평한다면 이는 부당한 평가가 됩니다. 소설에서는 그러기가 쉽지도 않거니와, 그런 것보다 깊이있게 풀어내는 게 훨씬 소설다운 매력을 뿜어낼테니까요.

영화는 영상으로 함축해야해요. <라라랜드>의 표현이야말로 영화의 비디오아트적 속성을 제대로 끌어올린 장면인 셈이죠. 이렇게 대사가 아니라 표정연기와 미장센으로 복잡한 감성을 깊이있게 잡아내는 감독이 바로 폴 토마스 앤더슨입니다. <마스터>, <펀치 드렁크 러브>, <데어 윌 비 블러드>를 보시면 대화가 없어도 감성을 전달하는 영화적 표현의 진수를 보실 겁니다.

더불어 다시 질문드리건데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의 근거와 우연 자체로 인정받는 작품, 우연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작품은 무엇인지 말씀 좀 해주시길 바랍니다.
거참귀찮네
17/01/11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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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게 정리하겠습니다.

라라랜드의 이야기에 별다른 공감을 하지 못했고 각본적인 구조에서도 특별함을 못느끼고 있었는데 각본상을 받았다는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여기에 마스터충달님이 의견을 달아주셨구요. 각본의 금기를 잘 사용했고 그 금기라는 것이 우연을 금기한다고 하셨는데요.
먼저 라라랜드에서 어떤 우연이 개입되었는지 의아했어요.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이건 말도 안되는 엄청난 우연이야!' 라고 인지한 부분이 없습니다.

인생이 내 선택 이외의 영향의 연속이고 즉 우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작품 또한 그 틀에서 벗어날수 없음으로 어떤 작품에서든 이러한 범위에서의 우연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모든 만남은 우연의 연속이죠. 고속도로에서 두 사람은 잠시 스쳐갑니다. 이 오프닝은 두 인물이 장르는 다르지만 예술에 대한 공통의 꿈으로 이 도시에 함께 존재함을 의미하죠. 오프닝에서의 짦은 스침이 서로 상대방을 기억하는 첫 만남인지, 기억은 하지 못하는 그런 작은 첫 만남일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두 인물이 상대방을 인지하는 첫 만남은 미아가 파티에서 빠져나와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세바스찬이 막 해고당하던 그 지점이라고 생각하구요. (연주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다음 만남은 세바스찬이 자신의 연주가 아닌 카피밴드의 음악을 하던 상황에서 이뤄졌죠. 이 만남이 우연스러웠으나 LA라는 곳은 그런 곳이니까, 그런 문화와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까 개연성이 있고 자연스럽죠.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특별한게 있나? 라는게 제 의견이고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부분도 우연이죠. 많은 창작물에서 등장 인물들은 서로 사랑에 빠집니다. 우연이라는 것은 라라랜드 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들의 진행 곳곳에 위치하고 있어요.

제가 판단하는 우연이란 그런 것인데 그렇다면 마스터충달님이 말하는 작품 속에서 금기시하는 '우연'이란 저와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근거로 적어준 다른 분들(아마도 비평가 작가 기자분)또한 이런 삶에 공존하는 우연들을 작품에서 금기(!!)한다고 하지는 않을것 같은데란 의문이 들었구요.

제가 좋아하는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에서는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주변의 누군가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우연'한 상황이 발생하고 그 상황이 핵심 줄기가 되어 이야기 분위기가 변화하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은 '가장 가까운 친구의 자살'이란 사건(친구에겐 의지이나 작품 주인공에게는 우연한)에서 시작하구요. 제가 좋아하는 윤상의 '우연히 파리에서'란 곡은 제목부터 우연에서 시작하네요.
우연을 어떻게 그럴싸하게 담아내느냐. 우연을 통해 무엇을 작품에 담아내고 녹아내느냐. 얼마나 잘 우연을 다루는지가 창작자의 능력이자 작품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중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는 특별한 우연이 떠오르지 않으나 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감정과 이성적 사고에 깊히 공감이 됐고 거의 매 화마다 다양한 측면에서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사람에 대한 인식의 깊이가 있고 애정이 있는 작가구나 생각합니다. 인물들의 대화와 이야기의 진행도 훌륭하구요.

라라랜드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갈등상황부터 이어진 상대방과의 소통 부재였어요.
세바스찬은 자신의 음악이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불안했고 성공한 친구의 모습에 흔들렸으며 미아와 어머니의 통화를 들은 이후 친구와 함께 음악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 과정에서 미아에게 자신의 고민과 결정에 대한 전달은 없었죠. 미아 역시 번번히 오디션에서 낙방하는 상황에 지쳐있었고 세바스찬의 지지에 용기내 일인극을 준비하지만 대중적으로 유명해진 세바스찬은 힘든 시기에 옆에 있어주지 못했고 일인극은 반항 없이 끝납니다. 미아는 좌절했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고민을 앞에 두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자신을 표현하지 않고 서로의 오해를 키운 뒤에 불완전한 방법으로 자기들의 감정을 내세우는데 급급했습니다. 상대방 입장을 묻지 않고 짐작으로 상대방을 위한 거라고 판단했고 자신을 생각해주지 않는다며 서운해하기만 했죠.
자기 안에 몰입되고 자기 중심적인 모습이라 보였고 저에게는 아쉬운 부분이였습니다.

마지막 씬에 대한 평가도 비슷합니다.
마스터충달님은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이신전심인 씬. 이라고 하셨는데요.
남편과 온 미아의 모습을 본 세바스찬. 미아 앞에서 연주를 시작합니다. 연주와 함께 '만약에 우리. 그때 이랬다면 우리는 지금 함께...'라는 상상속 모습이 나오는데요. 저는 이 상상이 지극히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 느꼈습니다. 미아가 같은 상상을 함께 할거라는 확신을 어떻게 하나요? 너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는 자기 주관적 생각이고 상대방은 다른 생각을 할수 있는거죠. 사귀던 시절 함께 듣던 음악을 이후에 다시 듣는다고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할까요? 아니죠. 라라랜드의 앤딩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옛 연인을 다시 보며 감상에 빠지겠으나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상상일지는 모를 일이죠.

영화의 마지막을 소설로 표현하자면.
세바스찬의 연주는 끝이 났다. 연주와 함께 그의 짧은 가정도 끝이 났다.
무대 위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는 세바스찬의 눈에 미아의 젖은 눈빛이 들어왔다.
오늘의 짧은 재회가, 아마도 그녀에게 들려주는 내 마지막 연주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나는 영원히. 그것을 모를태지만. 지금의 이 눈빛을, 이 공간을 영원히 기억할것이다.
그녀에게 눈빛으로 마지막 인사를 건내며. 안녕.

이정도가 되겠죠.

서로의 상황이 많이 달라진 지금, 같은 가정을 한다는건 한쪽의 바람일거같아요.

영화는 영상 예술이기에 당연히 영상을 활용해 다양한 이야기를 표현합니다. 덕분에 우리는 미아의 오디션 모습을 충분히 전달받을수 있었구요. 영화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앞에 있는 사람의 표정을 통해 이 사람이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있구나 하는걸 대화하며 알수 있습니다. 하지만 입 다물고 표정만 있다면 이 사람이 왜 이런 표정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수가 없어요. 추측을 하는거죠. 직접 듣는다고 그것이 100% 진실일순 없으나 표정만으로 저 사람의 생각을 판단하는건 얼마나 정확할까요?

영화의 같은 장면을 통해 저는 한편의 상상이라 받아들였고 마스터충달님은 두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받아들였네요. 두 사람이 같이 성공해서 같이 가정을 이뤘으면 하는 상상이 저는 흥미롭지 않았고 마스터충달님은 뒤늦은 아쉬움을, 그녀도 나와 같다는 생각에 극적으로 큰 감동을 받은거구요.

마스터충달님의-다른 이의 감동을 무시할 생각은 아니였고
같은 영화를 보고 아쉬움을 느낀 사람들과 공감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우연히 의견이 다른 마스터충달님과 댓글을 주고받게 되었네요.
마스터충달
17/01/12 01:16
수정 아이콘
[인생이 내 선택 이외의 영향의 연속이고 즉 우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며 작품 또한 그 틀에서 벗어날수 없음으로 어떤 작품에서든 이러한 범위에서의 우연은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네. 이건 님만의 생각이에요. 이런 상황이 LA라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기에 제목이 La La Land입니다. La La Land는 비현실적인 환상적인 공간을 의미합니다.)

[제가 판단하는 우연이란 그런 것인데 그렇다면 마스터충달님이 말하는 작품 속에서 금기시하는 '우연'이란 저와 다른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근거로 적어준 다른 분들(아마도 비평가 작가 기자분)또한 이런 삶에 공존하는 우연들을 작품에서 금기(!!)한다고 하지는 않을것 같은데란 의문이 들었구요.]
네. 지금 보니깐 우연이란 것을 굉장히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저를 포함하여 비평가, 작가들이 생각하는 우연은 "구조적 우연"도 아니고, 경천동지할 우연도 아니고, 그저 모든 우연을 가리킵니다. 아다치 미츠루 만화에서 우연한 죽음이 나오죠? 죽음자체가 아니라 이후에 남겨진 사람에 집중(바톤 터치라서 <터치>죠)하고 있어서 크게 문제시 하지 않을 뿐이지 이 또한 개연성의 구멍입니다. <노르웨이의 숲>에서는 친구의 자살에 관한 이유(친구의 의지)를 제시하지요? 그렇다면 '우연'이 아니죠. 근거가 있으니까요. 이를 작품에 담아내지 않아야 우연이라 합니다.

아마 님께서는 그리 생각하실 겁니다. 현실에서는 다양한 우연에 의해 자연스럽게 삶이 흘러가는데, 이를 금기시 한다면 현실과 동떨어지는 것 아닐까? 맞습니다. 그래서 작가 올더스 헉슬리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픽션의 문제점은 그게 너무 말이 된다는 점이다. 반면 현실은 결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말은 픽션이 우연을 금기하며 엄격하게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픽션은 유치하다고 말하기도 하죠. 그러나 헉슬리의 말은 역설적이게도 픽션이라면 현실과 동떨어질 정도로 앞뒤가 맞아들어가야 한다는 걸 말하기도 합니다. (아마 이게 헉슬리의 의도였겠죠) 이 정도로 픽션에서 우연은 금기입니다.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그 사건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암시, 복선 등을 통해 제시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주 나오는 게 출생의 비밀이죠. 주인공이 무슨 하늘에서 떨어진 천재마냥 미쳐 날뛰는데 알고 보니 귀한 자손이었다는 식으로 이유를 대는 겁니다)

계속 소통의 부재를 계속 말씀하시네요. 일단 중반부터 나오는 소통의 부재는 "둘 사이가 틀어지는 이유"인 셈입니다. 거기서 서로를 이해하려하고, 양보하려했으면 깨지지 않았겠죠. 그러니 오디션을 마치고 나왔지만, 재결합하지 않은 것이라 봐도 좋겠네요.


그리고 마지막 신에서 둘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바로 컷입니다. 계속 말씀드립니다만 영화 최후의 최후에 나오는 두 컷을 어찌 설명하실런지요? 영화는 컷의 예술입니다. 거지같은 영화야 당췌 무슨 의미로 집어넣었는지 모를 컷으로 가득 차 있지만, 제대로 된 영화는 한 컷 한 컷을 허투루 쓰지 않습니다. 영화 말미에 두 주인공의 얼굴을 클로즈업하여 번갈아 보여주죠? 한 컷은 세바스찬, 한 컷은 미아. 그럼 이 두 컷은 무엇을 의미하려고 넣었을까요? 그냥 잘생기고 예쁜 배우 얼굴 감상하라고 넣어준 게 아닙니다. 둘이 같은 표정을 보여주죠. 그게 둘이 이심전심하는 걸 표현하는 거라고요. 소통의 부재로 헤어진 두 사람이 소회를 풀고 '후회없는 회한'을 공유했다는 말입니다.

대화로 상대방 마음을 알아차렸을 때 그걸 보고 누가 감탄해요. 그거야 당연한 거죠. 대화를 했는데도 못 알아먹으면 그땐 불통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말 한마디 없어도 상대의 의중을 파악하면 그건 감탄할 일이죠. 그 상황을 픽션에서 그려내는 게 이상합니까? 대화의 90%는 nonverbal communication이라고 합니다. 대화가 없어도 소통할 수 있어요. 물론 대화보단 부정확하고 오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라라랜드>의 엔딩 신이 오해를 걱정해야 할 상황도 아니고요. 거참 이상한 걸 가지고 집착하여 문제시 하십니다. 이런걸 '트집'이라고 해요.

님이 적어주신 엔딩 신 소설은 뭡니까? 앞서서는 [대화가 없고 소통이 없어요. 엔딩 신도 마찬가지입니다]라고 해놓고서는 본인도 대화는 한 마디도 없네요. 소통하지 않고 끝나네요. 아니 어쩌라고요.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요. 둘이 소통을 해야 한다면서요. 그러고선 본인은 소통하지 않는 글을 쓰시면 어쩌라고요. "그것을 모를태지만... 영원히 기억할것이다."이라니... 아니 모르면서 뭘 영원히 기억해요. 모르면 가서 물어보는 게 사람이죠. 이런 감성과 생각이 영화의 엔딩으로서 관객이 합당하게 받아들일거라 생각하십니까? 아니죠? 그래서 님도 <라라랜드>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에요. 본인이 좋은 작품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을 그려내면 어쩌자고요. 이런 거지같은 내용을 누가 좋아하냐고요;;; 둘이 대화해서 소통해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제가 대화는 촌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했죠? 그럼 대화로 촌스럽지 않게 풀어주셔야죠. 뭔 아닌 밤 중에 홍두깨 같은 글을 써 놓으십니까?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 한다고 했더니, '내 생각에는 아니다.'라고 하셨고, 그래서 각종 서적을 근거로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면 알아먹으셔야죠. 계속 '내 생각에는 아니다'라고만 하시면 이게 무슨 대화입니까? 벽 보고 얘기하는 거지. 삶에 공존하는 우연들을 작품에서 금기한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요? 그건 '님만의 생각'이고요. 님 생각이 보편화 되었다고 할 만한 근거를 가져오셔야죠. 그게 없으면 님 생각이 '틀린'거에요.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요;;;;

저는 제가 작품을 해석하는 근거로 '컷'을 들고 왔습니다. (영화 비평의 기본이죠. 컷 바이 컷으로 잘개 쪼개어 분석하는 것) 그럼 님의 생각을 뒷받침할 근거는 무엇인가요? 그 상상이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는 근거가 뭐에요? 님 생각이죠? '나는 이렇게 받아들였다.'는 거잖아요. 그럼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작품 속 장면을 근거로 대셔야죠. 그래야 비평이 되고 감상이 됩니다. 지금 님이 하시는 말씀은 역시나 그냥 '님만의 생각'이예요.

"그거 아세요? 제가 볼 때 <터치>는 부활과 강령을 다룬 오컬트물입니다. 형이 동생의 의지를 이어가요? 성격도 다른데? 사람은 그렇게 쉽게 안 변하잖아요. 그런데 형이란 사람은 180도 변했버렸죠. 동생의 혼귀가 형에게 들어갔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컷을 근거로 두지 않고 (그러고보니 만화도 '컷'이라 부르는 군요) 자기 생각대로만 말하면 이런 해괴망칙한 해석도 가능해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를 가져오세요. 그럴 것 같다는 님 생각말고 권위자의 의견이나, 글쓰기 교재나 무엇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상상이 지극히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 느꼈습니다.]라는 말을 뒷받침할 근거를 가져오세요. 당연히 작품 내적 비판이니 영화 속 컷으로 가져오셔야 합니다. 단 한 컷이라도 '이 상상은 세바찬만의 것입니다.'를 의미하는 컷을 가져오세요.

이 근거들을 가져오지 않으면 대화가 안 됩니다. 왜 저만 빡시게 근거를 가져와야 합니까? 게다가 기껏 가져다주니 '내 생각은 아닌데' 한 마디로 부정해버려요? 그럼 안 되죠. 우리 기울어진 운동장말고 공평하게 이야기 합시다. 님 생각의 근거를 가져오세요. 주장말고 근거요.

아! 그리고. 도대체 '구조적 우연'이 뭡니까?
거참귀찮네
17/01/12 08:34
수정 아이콘
마스터충달님.
제 말 이해 안되세요? 제 생각 인정하기 싫으세요?
자의적 해석, 궁예같은 생각으로 여주인공 생각 넘겨집지 마시라구요.
영상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명확한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거구요.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 집'같은 유치한 결말이 뭐 그리 좋다고, 게다가 그걸 '너도 나랑 똑같은 생각 했구나. 감격!!'이러고 있습니까. 넘겨집지 마십시오. 그런 행동이 쌓이면 강요가 되고 폭력이 되는거에요. 이미 작품속에서 두 인물의 갈등이 그런 넘겨집기에서 형성되었는데 왜 같은 실수를 결말에서도 하려고 합니까.
우연을 금기시하라는 말의 구체적 잘못된 우연의 예시 없이 그런 말을 한 사람들 말만 가져오면 님의 말이 지지를 얻습니까? 우연이란 단어 하나로?
님은 라라랜드의 스토리에서 나오는 우연이 금기를 깨트린 행위라고 했으나 제가 본 모든 작품에서 이정도의 진행은 포함되어 있어요. 삶도 그렇고요. 그냥 자연스러운 거에요. 그러니 님이 말하는 우연을 금기시하라의 우연이 대체 뭔지 알수가 없는거죠. 얼마나 개연성 없고 이야기 진행을 뒤흔드는 우연을 말하는가? 그런 우연이 라라랜드에서 있었나? 동의가 안되는거죠.

결말이라고 쓴 소설은 영화에서 보여준 걸 제 시선에서 표현한 겁니다. 넘겨집기 없죠. 영화에선 이렇게 표현했는데 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해석으로 덧붙이는건 이해합니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게 영화의 매력이죠.

님 감동을 무시할 생각 없구요. 존중하려는 마음에서 몇차례 미스터충달님의 불쾌한 발언들 이해하고 답글했는데 변함 없이 불쾌하게 답글 달아주셨네요.
마스터충달
17/01/12 09:14
수정 아이콘
아니... 근거를 대셔야죠. 근거도 없는 본인만의 생각을 비평이나 이론과 동급으로 놓으려고 하시는데 그걸 어떻게 용납합니까? 인정할 수 없어요. 세상의 많은 작가와 많은 비평가들이 '우연은 금기'라고 이야기하는데 님만 아니라고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님의 말을 뒷받침해줄 논리적 근거나 권위있는 발언을 갖고 오셔야 수긍을 해드리죠.

구체적으로 잘못된 예시를 보고 싶으세요? 네이버에 "우연의 남발"이라고 쳐보세요. 블로그 글로만 5,949건의 글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정석적인 이야기입니다. 하... 진짜 님은 뭐하나 근거를 댄 적도 없으면서 저한테만 또 구체적 근거를 대라시네요. 님부터 갖고 오세요.

그리고 여주인공 생각 넘겨짚은 게 아니라고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마지막 두 컷에서 서로의 표정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장면. 이 장면을 해석해서 나온 결과라고요. 반대로 세바스찬만의 생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컷, 근거가 되는 컷을 가져오시면 그렇게 해석할 여지도 있음을 인정해드릴게요. 다시 말씀드립니다. 넘겨 짚은게 아니라 영화 속에 나오는 장면을 바탕으로 해석한 거에요. 님이야 말로 장면을 바탕에 두지 않고 자기 머릿속에서만 생각한 내용을 해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님 생각의 바탕이 되는 컷, 신, 시퀀스, 몽타주, 미장센 뭐라도 하나 가져와 달라고요. 인정해드릴테니깐. 그게 없으면 그냥 뇌내망상일 뿐입니다. (강요와 폭력 운운에 정말 어이가 없네요. 지금 근거도 없이 자기 생각 강요하는 게 누굴까요?)

영상이기 때문에 불명확한 해석의 여지가 생긴다는 말은 영상 예술을 너무나 하찮게 여기는 말입니다. 그럼 뭐 글로 쓰면 불명확할 여지가 없나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영화는 한 컷 한 컷을 심혈을 기울여 집어넣습니다. 허투루 넣지 않아요. 그럼 그 컷마다 의미가 있어요. 모호하게 해석받고 싶거나, 명확하게 해석받고 싶거나 감독이 모두 의도한대로 표현할 수 있어요. 영상이기 때문에 불명확하다는 말씀은 역시나 틀린 말씀입니다.

님은 이전부터 불쾌했어요. 본인이 틀린 말을 해놓고서는 아득바득 틀리지 않았다고만 주장하시는데, 그 주장의 근거랄게 오로지 님 생각뿐이에요. 이게 뭡니까? <터치>를 부활과 강령을 다룬 오컬트라고 보는 것과 똑같은 짓을 하고 계시다고요. 제 감동을 무시하시지 않는다고요? 그래요. 제가 <라라랜드>에서 느낀바는 무시하시지 않았겠죠. 하지만 픽션의 정석, 영상 예술의 명확성, 비평의 근본 등을 무시하고 계시잖아요. 영화 한 편 멋대로 해석하는 거야 그냥 빡치지 않고 넘어가겠는데, 님이 뭔데 수천만 명이 수천 년동안 머리 싸매고 확립해놓은 학문적 성과를 오로지 '내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깡그리 무시합니까? 제일 어이없었던 말씀이 뭔 줄 아세요?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한다라는 이야기는 이해가 안되는군요." 이거 였어요. 이런 소리나 하면서 근거가 자신의 생각뿐이었죠. 정말 화가 납니다.

토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자격은 주장에 따르는 근거를 마련하는 겁니다. 님은 지금까지 그 자격을 보여주지 못 했어요. 그 자격부터 갖추시고 이야기 합시다.

다른 말로 하자면 님 주장을 뒷받침 할 [근거 가져오세요.]
거참귀찮네
17/01/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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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규칙과 틀, 금기를 비틀고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재미와 깨달음과 통찰력을 가지는 것. 제가 아는 예술은 그런 것인데 예술에 금기가 있다니 모순된 것이 아닌가. 우연의 금기라니. 당혹스러웠습니다. 우연이 반복되는 상황을 잘 살려서 재미를 얻는 창작도 분명 있을탠데 말이죠.
제가 본 여러 작품에서도 우연은 많이 내포되어있었음을 앞서 밝혔구요. 그 우연이 님이 말하는 우연하고 다른 우연인가 질문드려봤었구요.
올해에 본 영화중에 '최악의 하루'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이 영화에서는 우연한 만남이 한 공간(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만 그 우연의 연속이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카페 소사이어티'라는 영화도 생각나네요. 이 영화는 '라라랜드'와 배경이 유사합니다. 스토리도 유사하죠. 흥행과 비평에선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받은듯하나 저는 이쪽이 더 취향에 맞았네요.


창작을 하거나 또는 그것을 즐길때 중요한 것중 하나는 '개연성'입니다. 그럴법한 이야기여야 이야기에 몰입이 되죠. 우연이 연속되더라도 개연성이 무너지지 않으면 이야기는 유지됩니다. 한 번의 우연으로도 이야기는 무너질수 있고 연속된 이야기 속에서도 이야기는 유지될수 있어요.

님이 가져온 우연의 금기에 관한 코멘트를 봤습니다.
한국 현대문학은 19세기 중반부터 지금까지를 다루고, 지금 2017년은 시간이 많이 흘렀죠. 1850년대즈음 이전의 문학(고전 문학)과 구분이 되면서 우연을 금기한 시기의 문법은 2017년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고전문학을 보면서 개연성 부족을 느끼지도 않잖아요??
리얼리즘 소설에서. 우연이 '반복'되면 '개연성'이 떨어진다. 이건 뭐 저도 동의하는 바이구요. 또한 '반복'속에서 '개연성'을 유지하는 작품을 접할때 재미를 느끼는 거구요.
그동안 한국 소설이 금기로 여겼던 우연을 '수시'로 '적극적'으로 도입한 소설을 예로 들어주셨군요. 어떤 작품인지 검색을 못하겠으나...

우연의 금기. 단어가 좀 무섭군요. 금기라고 해서 아무도 안 하는줄 알았는데.
우연은 남발로 인한 개연성 부족을 주의해야지 해서 안되는 건 아니에요. 예술이고 창작이잖아요. 안되는게 뭐가 있습니까? 공감을 얻을수 있으면 그렇다면 ok입니다.

그렇다면. 라라랜드에서. 라라랜드가 각본상을 받은 이유가 님 말대로 우연을 기가막히게 활용해서일까요? 저는 그 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거죠. 우연이 포함된 작품은
희소하지 않으며 우연을 남발하는 작품을 접하기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라라랜드의 안에서 우연이 남발되었다고 특별한 것도 아니고 그 우연이 기발한 것도 아닙니다.

의도한 바가 100% 전달되지는 않죠. 그게 참 애석한 일입니다. 영화에서는 더더욱 그게 크죠. 영화적 문법을 모든 관객이 알고 보는게 아니라서요. 심지어는 감독이 영화적 문법과 다르게 사용해서 영화팬들에게 원성을 듣기도합니다.
최근의 영화를 예로 들어보죠. 영화 '곡성'에서. 후반부에서 닭이 세 번 울고 난 뒤에 아이에게 돌라가라며 곽도원을 제지하는 천우희의 말을 결국 듣지 않고 곽도원은 아이에게 돌아갑니다. 그 씬에서 천우희 발치에 김환희의 머리 리본이 떨어져있었고 관객들은 곽도원이 그 장면을 보고 아이의 죽음을 예상해서 급히 돌아갔다, 그 장면 자체가 아이의 죽음을 상징하고 있다.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장면에대한 해석을 감독이 말합니다. 그냥 그렇게 하는게 보기 좋을거같아서. 였던가요. 감독이 의도치 않은 해석도 이렇게 영화에서 가능하고 심지어 그런 해석이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 디테일 해서 봉테일이란 별명도 있는데 봉준호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런 기대에 부담을 토로하기도 했고 아무 의미 없던 소품에서도 의미를 찾는 것에대해 이야기했었어요.

영화의 문법을 알고 그것을 알고 더 깊이있게 온전히 영화를 읽는 것.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런 분들의 지식과 교양에 감탄하고 저도 그러고 싶구요. 라라랜즈의 앤딩신에서는 제가 스토리상 '왜 진작 서로 대화로 안 풀고서!!'라고 속이 상한 상태여서 디테일을 놓쳤었나 싶은 마음이 이번 대화를 통해 들어서 기회가 생기면 한번 더 감상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캐롤'의 앤딩도 저는 이심전심이라기보다는 공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감정'을 느낀거죠. 공감이랄까 같은 감정이랄까. 라라랜드의 마지막 씬 역시 같은 감정이였지 그렇게까지 같은 '상황'을 함께 '상상'했다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서로의 표정의 교차편집을 통해 교감을 느꼈죠. 옛 연인과 함께 있을때 이루지 못한 서로의 꿈이 헤어진 이후 우연히 만난 이 곳에서 서로의 꿈을 이룬 모습을 보며 느낀 감정 말이에요. 두 사람의 같은 상상을 감독이 표현했다면 그걸 못 읽었더라도 앞서 밝혔듯 그런 상상을 지지하지는 않을거구요.

라라랜드가 어떤 부분때문에 각본상을 받았는지 조금 더 알아봐야겠네요. 카페 소사이어티도 비슷한 작품인데 왜 이건 후보에도 없는지...
마스터충달
17/01/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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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위에 20세기 후반부터 우연이라는 삶의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모습이 있었다고 말씀드렸죠. 그래서 금기를 깨고 우연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개연성 보다 삶의 아이러니를 강조한 작품들을 설명할 때면 '우연은 원래 금기였다. 그런데 이 작품은 그 금기를 깼다. 그러면서도 무너지지 않았다.'라는 틀에 박힌 듯한 칭찬이 나오는 겁니다. 님 말씀대로 우연이 금기시 되지 않았다면 '우연을 사용했다는 점'만으로 칭찬할 게 못 되죠. 그러니 제가 가져온 예시는 그동안 우연이 얼마나 금기시 되어 왔으며, 이를 타파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는 셈이죠.

혹시 픽션을 창작해보셨다면 고전 소설에서 우연의 남발을 쉽게 파악하실 겁니다. 솔직히 <구운몽> 같은 작품은 작금에 이르러서는 라노벨은 커녕 후잡한 웹 소설만 못 하죠. 주인공은 먼치킨에 만남은 죄다 우연 투성;;;

예술에서 안 되는 게 어딨냐고 하셨죠? 네 안 되는 거 없어요. 그런데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죠. 우연 맘대로 쓰고 싶으면 쓰면 되요. 그리고 막장 드라마 소리나 들으며 까이면 됩니다. 그러기 싫다면 우연을 없애거나 우연을 통해 깊이있는 가치를 보여줘야죠.

우연을 기가막히게 활용한 경우가 희소하지 않다고요? 천만에요. 정말 적어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연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는 점 만으로도 비평적 가치를 가질 정도죠. 우연을 사용해서 혹평이 아니라 호평을 받는 작품이 많다고 생각하시다면, 가져와 보세요. 정말 찾기 힘들어요. 게다가 우연을 사용한 경우 대개는 '삶의 아이러니', '부조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라라랜드>처럼 '회한'이라는 감정을 우연과 만약의 치환을 통해 그려내는 경우는 정말정말정말 희소합니다. 우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되레 칭찬 받는 작품 가져오세요. 윗윗 댓글부터 부탁드렸죠? 그런데 못 가져오시잖아요. 그렇다면 지금도 근거 없이 "우연이 포함된 작품은 희소하지 않다."라고 함부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최악의 하루"의 경우 우연은 일본인 작가와의 만남 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트위터라는 매체를 통해 정당화 했죠. 우연이 마구잡이로 연속한다며 폄하하기엔 그럴만한 지점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일본인 작가와의 만남 조차도 단점이 되어 완성도 면에서 감점당했습니다. (김성훈 평론가는 우연의 연속이라며 박한 점수를 주었더군요. 우연이 아직도 금기인 방증입니다)

거참귀찮게님. 제가 님의 해석에 발끈했던 것은 그 해석 자체가 옳거나 글러서 그런 게 아닙니다. 근거를 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님이 예로 드신 "그 장면 자체가 아이의 죽음을 상징한다."라는 해석을 할 거면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대야 합니다. 이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품(미장센)이 될 수도 있고요. 컷의 전환일 수도 있고요(몽타주), 이후나 이전에 암시나 복선(특정 컷)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종교적이거나 신화적인 모티프를 끌고 올 수도 있어요. 이런 설명 없이 "그 장면 자체로 죽음을 상징한다."라고 해버리면 이건 비평이 아니에요. 해석도 아니에요. 그냥 "내 생각"이예요. 인용하신 해석을 보세요. 아이의 리본이라는 근거를 대죠?

제가 예~전에 봉준호의 부담감과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너무 과도하게 의미부여 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했어요. 그래서 '숨은그림찾기'라는 용어도 만들었죠. (뭐... 대중화는 안 됐지만) <곡성>에 대한 리뷰 글에서도 이런 논조로 적기도 했고요. 물론 비평에서는 '숨은그림찾기'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잘못이 있다고 근거도 없이 해석하는 게 허용되지는 않아요.

근거를 바탕으로 올바르게 해석했냐 아니냐는 어쩌면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이런 경우라면 '그런 해석도 좋다', '참신하다' 이런 식으로 말합니다. 제가 무슨 권위가 있어서 남의 비평이 틀리네 맞네 하겠습니까? 싸우기보다는 다양하게 해석하는 게 더 즐거워요. 그런데 님은 이 수준이 아니에요. 아예 근거가 없잖아요. [저는 이 상상이 지극히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 느꼈습니다.] 이 해석의 근거가 무엇이냐고요. 아무리 주장이 황당하더라도 근거가 존재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근거가 전무하다? 이건 비평의 영역이 아니에요. 비평, 리뷰, 감상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수준 미달이예요.

남의 해석을 지지하지 않는 거야 님 맘입니다. 그런데 굳이 '내 생각은 다르다.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하실 거면 지지할 수 없는 근거를 가져오셔야 합니다. 그런 것도 없이 계속 지지하지 않겠다는 말씀만 하시면 그냥 님이 못 읽은 거고, 오독한 거예요. 그리고 강짜를 부리고 계신거죠. 제발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근거를 보여주세요. 진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건 여담인데 '이심전심'의 다른 말이 '공감'입니다. 깊은 의미는 다르지만 그게 그거예요. 이심전심, 공감, 소통, 이 말들은 서로 바꿔 써도 문맥상 문제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심전심은 아닌데 공감이라니... 쌀밥은 아닌데 백미밥이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거참귀찮네
17/01/12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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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님.

마스터충달님은 라라랜드의 시나리오에 극찬을 하셨습니다. 각본의 금기인 우연을 만약으로 치환한 마지막 반전에 대해서요.

저의 의견은
1. 우연이 왜 금기인가? 우연이 사용된 작품들을 지금껏 어색함 없이 봐왔는데.
2. 라라랜드에서의 우연이 그렇게 기발한가?
3. 라라랜드의 마지막 씬이 그렇게 기발한가?
4. 이 부분이 라라랜드가 각본상을 받은 이유인가?
입니다.

1)
a) 우연은 금기.
b) 우연의 연속은 금기.
c) 우연의 연속은 작품의 개연성에 악영향을 주기에 주의해야 한다.
이 각각의 워딩에서 어떤 차이점이 보이나요?
저는 c 의견에 동의하고 마스터충달님은 a에 가까운것같습니다.


"현대 소설에 있어서 이러한 우연성은 금기시 되어왔다. 우리의 서사 문학에 있어 고전과 현대를 구분한다면 그 변별력을 갖는 일순위가 우연성의 금기일 것이다." - <한국 현대문학의 내면의식> 김교식

이에 대한 제 의견은 고전문학/한국 현대문학의 전환 시점은 19세기 중반. 즉 1850년대이고 지금은 2016년으로 약 20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근대로 넘어오며 인식의 변화를 겪은 것이며 (한국현대문학대사전 출저) 개화계몽시대 문학-식민지시대 문학-분단시대 문학을 지나왔는데요. 고전과 현대문학의 차이점을 지금 2000년대의 대표적 문법이라고 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우리 삶에는 우연이 정말 많아. (중략) 하지만 리얼리즘 소설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단다. 우연이 반복되면 개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야." - <고정욱의 글쓰기 수업> 고정욱

이에대한 의견은. 리얼리즘 소설에서 금기시한다는 것이 대중영화, 대중문화에서도 금기한다는 근거로는 맞지 않는다. 입니다. 리얼리즘 역시 현대 소설의 등장과 함께하죠. 계급사회이자 왕권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며 인식의 변화가 창작에서도 반영된 것이며 그로부터 지금은 200여년이 흘렀습니다.


"소설가는 우연과 정면으로 맞선다. 정색을 하고 그동안 한국 소설이 금기로 여겼던 우연을 수시로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다." - <다름아닌 '우연'이 주인공인 소설> 이문재 기자

그동안 한국 소설이 금기시했으나 예술에는 금기가 없고 이 시기부터 한국 문학계가 해당 금기를 깨기 시작했다고 볼수 있는 근거에 가깝습니다.


"우연적인 요소가 개입하면 십중팔구 실패가 되는 게 소설이다. 그래서 소설가들에게 우연은 거의 금기의 언어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서 우연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드라마 속에서 우연이 거듭되는 것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 <(삶과 문화) 눈 오는 밤> 최용탁

http://www.hankookilbo.com/v/45116b53f4cb41e4ae2e67c4eca742db
결코 소설에서는 써먹지 못할 어느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라지만 '그것은 내 인생에서 겪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였다'라는 문장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최용탁님의 이 글에 저는 공감이 되는군요
이성적으로 판단하자면.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녀가 그 집에서 나올 확률은 당연히 있지요. 우연이라지만 개연성 없는 우연이 아니에요.


우연의 금기로 검색하니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라는 책이 나오네요. 통계학적으로 인간이 해석한 우연이 통계적으로는 별 일이 아니라고 쓰여진 책 말이에요. 우연이란 것의 인식이 이렇게나 다를수 있습니다. 동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들도 이러한데 수백년 전의 사람들과의 인식은 더욱 클수밖에요.

마스터충달님의 '우연은 금기' 와 '우연의 반복은 금기'라는 의견에 대립하는 제 의견은
이전의 덧글들에 저는 충분히 만족스러울만큼 서술했습니다.
우연은 개연성을 보장할수 있다면 작품속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예술에 금기란 없다.
(물론 지금 리얼리즘 소설을 쓴다면 그 작품에 우연은 금기시되겠죠.)


2) 라라랜드에서 두 인물의 우연한 만남이 반복되지만 특별한 우연은 아닙니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에게는 특별하지만 확률적으로는 충분히 일어날법한 일이며 그래서 개연성이 있어요. 라라랜드는 로스엔젤레스(LA)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죠. 인디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 홍대 클럽에 공연을 보러 가고 다른 클럽에서 봤던 사람을 오늘 이 클럽에서 또 봤다. 영화를 좋아해서 다양한 영화를 보기에 CGV 아트하우스 상영관에 자주 다니는 사람이 그곳에서 자주 마주치는 관객이 있다. 이정도 우연은 주변에서 흔히 들을수 있습니다.
모든 만남은 우연같지만 이유가 있듯 '라라랜드'의 두 인물도 그 도시에 비슷한 꿈으로 머물렀다는 이유가 있고 영화 '클럽 소사이어티'에서도 같구요.

돈 많은 재벌집 자식이 왜 쥐뿔도 없는 저 인물에 한방에 반하나? 여기서 개연성을 찾기란 어렵지만 이런 설정에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적지 않은 대중들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야기의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정리하자면, 마스터충달님이 말하신 라라랜드에서의 우연은 그자체로 특별함을 저는 찾을수 없었습니다.


3)
마스터충달님은 마지막 상상씬이 세바스찬과 미아의 '같은 생각'을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러한 치환에대해 극찬하셨죠. 둘의 이심전심이다. 이심전심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두 배우의 표정 연기', '마지막 두 컷'을 들었는데요.
혹시 마스터충달님이 '두 사람의 같은 상상'을 어떤 영화 컷 편집 문법을 통해 라라랜드에서 표현했는지에대해 설명한걸 제가 놓친게 있을까요? 마지막 한 컷은 세바스찬 한 컷은 미아. 이게 두 사람이 같은 상상을 했다는 근거가 되는게 맞는가요?

5분간의 상상씬은 매우 구체적인 서술이죠. 구체적인 상상을 표현한것이 절묘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상상의 범위를 한정시켰고 그 상상의 내용에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공감한 관객들도 있을거구요. 이건 개인 가치관의 차이에 따른 차이입니다.
'카페 소사이어티'의 앤딩을 보면 바비의 표정을 통해 회환을 표현합니다. 그 장면을 보면서 저또한 그것에 공감했어요. '라라랜드'에서도 두 인물간의 회환을 구체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애석하게도 그렇게 표현한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이 상상에 공감이 되는 관객이라면 그 상상씬이 세바스찬과 미아 두 사람의 같은 생각이라는 의견에 더욱 감동받을것이지만 저는 그 상상에 공감을 못하고 있었기에 그 상상의 범위를 세바스찬으로 한정시켰고 마지막 두 씬의 해석 역시 두 사람의 이심전심이라고 해석할수 없었습니다. 미아 역시 회환을 느꼈겠으나 그게 그 상상은 아니에요. 만일 미아도 그와같은 상상을 했다면 저는 미아에게도 실망할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 두 컷이 두 사람이 그 상상을 똑같이 했다는 것의 증명이 되는거 맞나요?


'최악의 하루'에서 트위터는 '우연'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장치로 훌륭하죠. 하필 남친이 그 산에서 촬영을 하고 하필 내 트윗을 보고 무작정 온 양다리 유부남과 딱 마주치고(엇갈리지도 않고) 우연이지만 자연스러운. 또한 일본인 작가와의 산에서 만남이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극적으로 작동해서 영화의 해석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그 시점에서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사실이 일본인 작가의 내면 이야기였다로 해석이 확장되요.
일본인 작가는 한국의 출판사에 초대되어 왔고 잠시 그녀를 만났으나 예정된 독자와의 만남을 진행하기 위해 그녀와 헤어졌고 그녀와의 만남에서 받은 호감과 대비되게 독자와의 만남은 실망스럽게 끝이납니다
일본인 작가가 독자와의 만남이 실망스럽게 진행되는 그 시점에 그녀는 남산이란 공간에서 난처함을 겪습니다. 그녀는 난처한 우연의 연속으로 궁지에 몰렸어요. 그 우연들에는 그녀에대한 애정도 이해도 없었죠. .
이후 일본인 작가는 기자와 인터뷰를 합니다. 기자는 작가의 열성팬임을 드러내지고 인터뷰가 진행되며 일본인 작가의 작품 속 인물을 바라보는 태도가 드러납니다. 그리고 기자는 그런 그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통찰을 던지죠. 그리고 일본인 작가는 인식의 전환을 맞이합니다.
이후 산에서 그녀를 다시 만나요. 그 만남은 너무나 극적이여서 순간 작품의 분위기가 그게 전환됩니다. 그것은 실제하는 그녀와의 만남일수도 있고 그가 작품에서 그리는 인물일수도 있고 그가 드디어 타인에대해 관대해지는 -내면적 소통의 순간일수도 있습니다. 참으로 절묘한 우연이죠.


4) 내가 놓친 이 영화의 매력은 무엇인지 감독의 의도를 알고 싶어서 인터뷰를 찾아봤는데 마땅한 인터뷰를 찾지 못했네요. 다른 분들의 감상평과 리뷰도 살펴봤는데 결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한 부분을 못찾았습니다. 라라랜드의 우연에 대해 극찬한 평들도 아직 못찾았습니다.

http://tv.naver.com/v/1291816 이동진 기자의 무비썸 영상입니다. 이동진 기자의 설명을 들으니 영화가 더 풍성해지네요. 영화관에서는 불만스러웠던 장면들이 이동진 기자의 생각을 듣다보니 왜 그렇게 야박하게 영화를 봤는가 아쉽고 아쉽게 본 장면들이 서글프고 아름답게 재해석됩니다. '최악의 하루'에서 일본인 작가처럼 인식의 환기가 되네요.

아. 여기서 이동진 기자는 '누구의 상상인지는 알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라고 해석합니다.

기자의 해석도 다양하고 평점도 다양하죠. 저와 마스터충달님의 평가도 다를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매력을 마지막 상상씬이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아보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7/01/13 00:19
수정 아이콘
님... 님의 의견말고 근거요;; 근거를 가져오시라고요. 하... 진짜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제가 검색해온 글귀들은 '우연이 금기다'라는 주장의 근거입니다. 왜 근거가 되냐면, 저 발언을 적은 사람들에게 권위가 있기 때문이죠. 그냥 시장 잡배의 말이 아니라 관련 연구가와 현직 종사자들의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그에 대한 님의 의견을 봅시다.

1. 우연이 왜 금기인가? 우연이 사용된 작품을 지금껏 어색함 없이 봐왔는데
우연이 금기인 이유는 극의 개연성과 유기성을 망치기 때문입니다. 그게 단순히 충달만의 생각이 아닌 근거로써 권위자들의 글귀를 끌어온 것이고요. 우연이 사용된 작품을 지금껏 어색함 없이 봐온 건 님만의 생각입니다.

2. <라라랜드>에서의 우연이 그렇게 기발한가?
그렇습니다. 지금껏 우연을 활용하여 '회한'이라는 감정을 끌어낸 작품은 제가 본 것 중에서는 단 한편도 없었거든요. 왓챠 상위 0.1%인데도 못 봤어요. 그에 반해 우연을 통해 아이러니와 부조리를 드러내는 작품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차도 그리 많지는 않아요. 코엔 형제, 이냐리투, 타란티노의 작품에 자주 보여집니다.

자 그럼 '기발하지 않다'라고 주장하고 싶으시면 우연을 활용하여 '회한'이라는 감정을 끌어낸 작품을 가져오시면 됩니다. "자 봐라. 여기 그런 작품이 흔하게 있지 않느냐!" 이럼 근거가 되요. 그래서 이런 작품 있으면 가져와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댓글에도 안 가져오셨네요?

3. <라라랜드>의 마지막 신이 그렇게 기발한가?
우연을 활용하여 '회한'이라는 감정을 끌어낸 점만으로도 충분히 기발합니다. 하지만 더 훌륭한 지점이 있죠. 바로 황홀한 영상입니다. 그리고 음악. 비디오 아트의 매력을 십분 발휘한 이 특징 때문에 역대급 엔딩 시퀀스가 되었습니다. 그럼 비디오 아트의 매력을 살렸다는 주장의 근거를 들어드릴게요. 우선 함축성입니다. 영화는 영상으로 함축하는 예술입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수년간의 결혼생활을 단 한 컷으로 함축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역대급 명장면으로 칭송받습니다. <UP>의 오프닝 또한 50년의 결혼 생활을 단 몇 분에 함축하였고 또한 칭송받습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수 천년의 시간 경과를 단 한 번의 컷 전환으로 함축하고 레전드가 되었죠. 이처럼 영화는 시처럼 함축할 수록 예술적으로 고평가 받습니다. 당연히 1년의 시간과 5년의 공백을 5분 만에 함축하였으니 굉장히 훌륭한 시퀀스라 할 수 있죠. 두 번째는 색감입니다. 고흐를 연상시키는 배경, 팝 아트를 연상시키는 필터링, 샤갈이 떠오르는 의상. 미술사의 명작들을 적절히 벤치마킹하여 스크린에 풀어놓았죠. 덕분에 환상적인 색감을 완성합니다. 셋 째는 명암입니다. 상상으로 들어가기 전 조명이 사라지고 세바스찬과 미아만이 남습니다. 세상에 둘 만 남은 것처럼 보이지요. 이를 통해 상상이라는 판타지 공간에 두 사람만 존재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를 명암이라는 시각적 효과로 구현했으니 역시 비디오 아트의 매력을 살려낸 셈이죠. 기발하다는 평으로는 부족합니다. 황홀하다고 해야 어울리는 장면이었죠.

4. 이 부분이 <라라랜드>가 각본상을 받은 이유인가?
<라라랜드>의 이야기는 평범하죠.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다, 헤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로 각본상은 못 받죠. 드라마로 나와도 식상할 수준인걸요. 그걸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통해 시청각적 쾌감을 주며 끌고가는 영화입니다. 그러다 막판에서야 '우연의 치환'이라는 서사적 트릭이 등장하죠. 즉, 이 부분 빼면 각본상을 줄 여지가 없어요.


a) b) c)가 뭐가 다른지 모르겠네요. 금기라는 말에 너무 목숨거시는 거 아닙니까? 세상에는 금기가 참 많지만 그 금기를 깨는 작품도 그만큼 많은 것 같은데요. 세 워딩이 뭐 엄청난 차이라도 있나요?

그리고 말 바꾸지 마세요. 무슨 우연은 나쁘긴 하지만 금기까진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것처럼 말 돌립니까? [픽션에서 우연을 금기시한다라는 이야기는 이해가 안되는군요.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나 사고는 픽션에서 흔하게 사용되고, 삶에대한 작가의 인식에 따라서 작품속 중요한 깨달음의 도구로 쓰이기도 합니다.] 님은 우연의 사용을 당연하게 말씀하셨습니다. c)처럼 말씀하신 게 아니었잖아요.

자 그럼 여기서 한 번 정리할게요. 제가 드린 말씀에 반박하고 싶으시면 딱 하나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라라랜드>처럼 우연을 활용한 작품]을 근거로 가져오세요. 보시다시피 3, 4번은 2번의 논리를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2번이 성립하기에 3, 4번이 성립하죠. 3번의 대부분은 영상에 대한 다소 논외의 이야기였고요. 그러니 님은 2번만 깨부시면 됩니다. 그럼 제 논리는 나가리되요. 그러니 근거를 가져오세요. 딴소리 하지 마시고. 근거나 좀 가져오세요.



제가 끌고 온 근거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적어주셨는데 여기도 의견만 있고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1. 고전과 현대문학의 차이점을 21세기 대표적 문법이라고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이 주장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없잖아요. 님 생각뿐이잖아요. 설마 단순히 시대가 다르기 때문에? 하지만 현재도 문학적 조류는 현대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근대의 니체, 프로이트, 마르크스 이후 문학 사조가 크게 변화한 적 있나요? 현대 이후라 불리는 포스트 모더니즘도 19세기 후반에 나왔으나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200년의 시간이 지났다 하여 우연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죠. 중세 문화가 세상을 지배한 게 1,000 년입니다. 천 년동안 주구장창 하느님만 찬양했어요. 그리고 르네상스가 와서야 문화가 바뀝니다. 200년이라는 시간이 현대의 주류 문학이 바뀌는 당연한 근거가 되진 못합니다.

2. 리얼리즘 소설에서 금기시한다는 것이 대중영화, 대중문화에서도 금기시한다는 근거로는 맞지 않는다.
이 주장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계급사회이자 왕권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오며 인식 변화가 창작에도 반영된 것이다.] 잉? 이게 근거예요? 이건 님의 또 다른 '주장'이에요. 주장의 근거로 주장을 갖고 오면 어떡합니까? 심지어 연관성도 없잖아요. 뭔 논리라고 부를만 한게 하나도 없는 소릴 하세요. 리얼리즘 소설과 대중영화, 대중문화가 별개의 것이란 점을 증명하는 근거를 갖고 오셔야죠.

3. 아니 님은 글을 코로 보세요? 현실에서는 그런 우연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나올 수 없는 우연이라 소설로 못 쓴다잖아요. 저 글은 소설이 아니라 수필이에요 -_-;;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린다고 오밤중에 그녀가 왜 튀어나와요;;; 진짜 개연성 없는 상황을 입맛대로 개연성 쩌는 상황으로 바꾸지 마여;;;

4. 우연을 금기시 여기는 건 픽션이에요. 현실이 아니고. 제가 헉슬리의 명언 인용한 거 기억하십니까? 현실은 픽션처럼 앞뒤가 맞지 않아요. 통계학적으로 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건 필연보다 우연이 더 많을 겁니다. 그런데 픽션에서는 그러면 안 된다고요. 픽션과 현실이 다르다는 얘기까지 해드렸는데 말귀를 못 알아먹고 이딴 소리나 하시면 어떡합니까? 남이 뭘 써주면 좀 보세요. 따라서 '신은 주사위 놀음을 하지 않는다'라는 현실을 다룬 글은 여기에서는 근거가 될 수 없어요.

5. 뭘 충분히 만족스럽게 서술해요. 근거가 하나도 없는데. 근거 가져오시라고요.

6. 이동진도 근거는 없네요. 10분 짜리 토크쇼 형식의 한계이거나 비평가로서 자격 미달이죠. (그러나 그가 쓰는 글을 꾸준히 보고 있기에 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거참귀찮네님. 솔직히 님이랑 이야기하기 이제 지치네요. 주구장창 님 생각만 적는데 저도 제 생각만 적으면 제 똥은 카레맛이란 소리도 할 수 있어요. 다음 근거를 안 가져오시면 그냥 무시하겠습니다.
[1. "우연은 더 이상 근거가 아니다."라는 주장에 관한 근거를 가져오세요.]
[2.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를 가져오세요.]
[3. <라라랜드>가 우연 활용이 흔하다는 근거를 가져오세요. 이건 그냥 비슷하게 써먹은 작품 제목 2개만 던져주셔도 됩니다.]
[모든 근거는 님 생각 말고 서적이나 권위자의 발언을 인용하시거나 팩트를 바탕으로한 논리적인 서술만 인정하겠습니다. 근거랍시고 또 다른 주장을 들고 오시면 안 됩니다.]
요구한 근거 답변하지 않으시면 그냥 토론할 자격이 없는 분으로 간주하고 더는 응대하지 않겠습니다.
거참귀찮네
17/01/13 00:43
수정 아이콘
근거를 바탕으로 적어드렸는데요.
[근거]라고 안 적어서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시거나 있는 근거도 안 읽으시는건 아니시죠?
저도 좀 지치는데요.
감정 자제하고 답글 쓰는데 거참..

라라랜드에 우연을 다루는 리뷰 어디 가져와보세요.
마스터충달님이 말한 근거들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를 쭉 해드렸으니 '내가 말하는 근거가 잘못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구요.
마스터충달님의 근거가 잘못되었는데 그 잘못된 근거를 바탕으로 상대방이 공감을 하겠어요?
제가 마스터충달님의 과외교사도 아니고 교사도 아니잖아요. 어디까지 설명해드려야해요?
말한 것도 몇몇 부분은 오독하고 계시는데 아이고. 마스터충달님이 본인의 오독 가능성을 생각하시길 바라며 썼는데 마지막까지 오독을 하시네요.


마스터충달님은 자신의 지식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시네요. 그래서 라라랜드 해석을 '너도 나와 같다'라고 하신 거에요.
마스터충달님이 말하는 마지막 씬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세요. 아쉽지만 그것이 두 인물이 같은 생각을 한다고 말한 사람이 단 한명도 없어요.
제가 동의한 이동진 기자의 말에 근거가 없다 하시지만 마스터 충달님이 말하는 것에도 근거가 없어요. 그 마지막 씬을 대체 누가 그렇게 해석합니까? 마스터충달님이 말한 그 근거는 오독이에요.
감독은 이 이야기가 두 인물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우연이란 이야기 자체가 없어요.
라라랜드의 우연이 흔하다는 근거 말했는데 안들으시네요? 좀 찬찬히 들으시구요.

공부를 더 하세요. 옛 공식에 머무르지 마시고 공식 그 자체에 함몰되지 마세요.
그리고 문화 예술에 적을 두고 싶으시다면 관점을 확장시키세요. 자신의 직관자체가 부족하면 창작은 어렵고 평론을 하시구요.
예술은 수학 과학이 아니에요. 금기는 무슨 금기랍니까. 이해하려면 전체를 이해해야지 한 문장. 두 단어. 그걸 전부라고 적용시키면 지금처럼 오독이 생기는 겁니다. 남들은 해당 장면에서 다양한 해석을 하는데 왜 마스터충달님은 꽉 막혀서 단 하나의 해석에 집착하세요? 심지어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이 없는데도요.
권위자의 짧은 말 하나를 가져와서 그 권위자의 그늘에 들어가려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세요. 너무 안일하십니다.


저는 이 댓글을 끝으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을 장식하시거나 마스터충달님 마지막 말따라 응대를 하지 마시거나 좋으실대로 선택하세요.
여러모로 엔돌핀이 돌았던 댓글이였습니다. 잘 지내세요.
마스터충달
17/01/13 01:22
수정 아이콘
님이 적으신 건 근거가 아니라 님의 또 다른 주장이잖아요. [고전과 현대문학의 차이점을 지금 2000년대의 대표적 문법이라고 하기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 문장을 보세요. 이건 근거가 아니에요. 또 다른 주장이죠. 여기에 대고 '200년 동안 현대문학이 바뀌지 않았다면 어쩔 꺼냐?'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하실 건데요?

그리고 제가 가져온 근거는 제가 주장한 게 아니잖아요. 비평가, 소설가 등 권위자들이 책으로 낸 이야기를 갖고왔잖아요. 그럼 님은 소설가도 평론가도 아니면서 그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이건 저도 마찬가지죠. 그냥 네티즌이고 문단에 등단한 적도 없고, 비평 관련 학위를 받거나 논문을 낸 적도 없어요. 그러니 '충달의 생각'을 근거로 갖고 오지 않아요. 그랬다면 누군가 '그건 니 생각이고. 니 망상이고.' 해버리면 끝이거든요. 그래서 권위자의 말을 갖고오는 겁니다. 이게 인용의 힘이에요.

둘이 이심전심했다는 말에 대해서는 최후의 두 컷을 근거로 들었습니다.[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고 볼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컷, 미장센, 몽타주 머라도 하나 가져와 보시라고요. 여기서 누가 근거가 없는 거죠?

[감독은 이 이야기가 두 인물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라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선택에 관한 이야기죠. 제가 처음에 말했잖아요. <가지 않은 길>에 관한 회한을 담았다고. 선택의 갈림길에서 선택하지 못한 인생을 반추하는 거라고요. 저는 완전 제대로 해석했네요. 근데 정말 데미언 셔젤이 저렇게 대답했어요? 이런 말씀 지금까지 이어온 중에 처음 나오는데요?

그리고 3번 질문의 요지를 잘못 파악하셨네요. <라라랜드>의 우연이 흔하다는 근거를 가져오시라는 게 아니라 <라라랜드>의 우연 "활용"이 흔하다는 근거를 가져오시라는 말이에요. <라라랜드>처럼 우연을 활용한 작품을 대어보라는 말이죠. 즉, 우연으로부터 '회한'이라는 감정을 끌어낸 작품을 가져오라는 거였습니다.

저도 다양한 해석 존중해요. 근데 그건 해석이라고 불릴 수준이 될 때 얘기죠. 근거도 없이 '이건 내 생각인데...'하고 나오는 말을 무슨 해석이라고 불러줘요. 해석 수준이 되면 인정해 드린다고 했죠? 근거도 없는 수준미달 가지고 해석인양 착각속에 사시지 마시고 님 주장을 뒷받침할 단 하나의 장면, 1초라도 좋으니깐 가져오라고요.

저는 영화 관련 학술 서적 보려고 모교에 기부까지 하고 대학도서관 이용합니다. 공부 잘 하고 있으니깐 걱정마시고요. 제가 보기에 정말 공부가 필요한 건 님 같습니다. '구조적 우연'이 도대체 뭡니까? 그리고 70년대 이후 영화계는 '리얼리즘' 경향의 작품이 제일 많아요. 도대체 리얼리즘과 대중문화를 별개로 구분하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겁니까? 다 필요없고 이심전심이 무슨 뜻인지나 공부하세요.

3번은 질문 내용도 파악 못하셨지만 그냥 대답했다 쳐 드려도 1, 2번은 끝까지 대답 못 하시네요. 특히 세바스찬만의 상상이라는 주장의 근거가 되는 장면. 이걸 짚어내는 게 영화를 읽는 기본입니다. 읽을 재주 없으시면 그냥 앞으로도 걍 보기만 하세요. 되도 않는 소리 마시고. 근거 못 대셨으니 저도 여기까지만 할게요.
비타1000
17/01/10 08:50
수정 아이콘
톰 행크스가 라라랜드를 극찬할때 꼽은게 기존 대형 스튜디오가 좋아할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다는 점을 들었죠. 위플래쉬가 성공 했기에 영화화 하기 가능했던 각본. 각본의 유니크 함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Jace T MndSclptr
17/01/09 22:21
수정 아이콘
윈터 씨유어게인 캔스탑더필링 다 물먹네... 진짜 매년 오만 기교 후까시 다잡고 (실제론 아니겠지만) 상 받을라고 쓴것 같은 곡만 받는데 알고도 기대한 나를 탓해야지 으휴 ㅠㅠ
재즈드러머
17/01/09 22:27
수정 아이콘
위플래쉬에 이어 2년도 안되 라라랜드라... 감독 천재인듯 해요
영원한초보
17/01/09 22:51
수정 아이콘
데드풀이 뮤지컬 코미디였구나
마스터충달
17/01/09 22:55
수정 아이콘
코미디죠.
대장햄토리
17/01/10 01:47
수정 아이콘
라라랜드 평을 보다보면 호불호가 살짝 갈리는듯 한데..
전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흐흐
스토리가 어떻고 음악이 어떻고를 떠나서..
영화보는 내내 "황홀" 했습니다..
비타1000
17/01/10 08:24
수정 아이콘
오스카도 남녀 주연상 빼곤 라라랜드가 다 휩쓸거 같습니다. 문라이트는 아쉽지만 아카데미 취향과는 안드로메다급 차이라
17/01/17 16:17
수정 아이콘
오늘 라라랜드를 보고 미뤄두었던 pgr의 평들을 읽어봅니다. 한 폭의 그림 아니 수천 수만 폭의 명화를 보고 나온 느낌이었어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위의 두분의 댓글과 대댓글을 통해 영화와 현실의 우연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게 되어 좋았어요. 두 분은 감정이 격해지시거나 상하셨을 것 같아 걱정이 되지만서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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