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11/11 16:39:29
Name 언어물리
Subject [일반] 11월 09일, Ben님을 만나고 온 후기
2016년 11월 09일은 미국 대통령 자리에 트럼프가 당선된 날입니다.
미국의 앞날과 한국의 앞날이 어찌어찌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어떻게든 잘 되겠지..

ben님은 이런 분이십니다. 아주 노래를 잘 부르시는, 한국 여자 가수분이십니다.
https://namu.wiki/w/%EB%B2%A4%28%ED%95%9C%EA%B5%AD%20%EA%B0%80%EC%88%98%29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선 투표 결과에 쇼크를 먹어서 멍청히 있다가, 어머니에게 "세계를 걱정하지 말고 일단 네 현실이나 걱정해"라는 말씀에 정신을 차리고 겨우 선물을 꾸리고 KBS 본관에 갔습니다. 오후 10시에 이홍기씨가 진행하는 어떤 라디오 프로그램에 제가 좋아하는 연예인인 ben님이 출연하시거든요.

네이버 지도 앱의 안내를 받아 무슨 다리(?) 옆 정류장까지 갔으나, 어떻게 가야 KBS로 가는지 몰라서 (꽤 긴) 한 정거장 거리를 도로 걸어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택시를 잡아야 하는지 몰라서 지나가는 어떤 분에게 여쭙기도 하면서 겨우 어떤 택시 기사분에게 "KBS에 데려다 주실 수 있나요?"라고 여쭈었습니다. 그분은 "KBS 본관 말하는 건가, 아니면 신관?"이라고 물으셨는데, 저는 본관에 가야 하는지 신관에 가야 하는지 생각지 않았던 관계로, 결국 그 분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그 택시를 잡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KBS에 전화를 걸었죠. 어떤 남성분께서 전화를 받으셨고 저는 그 분의 안내를 따라 KBS '본관'으로 가야 하는구나!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다른 택시를 잡아서 KBS로 갔습니다. KBS로 가는 5~6분 사이에, 택시 기사님께 많은 질문을 드렸습니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이 자정에 끝나면 저는 어떻게 이 밤을 보내야 할까요? 모텔비는 얼마죠?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등등.. 그 기사님께서는 당연히 모든 질문에 대해서 답을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여기에 대해 속속들이 다 아시지 않으니. 다만 모텔비가 한 5만원 정도 나온다고 하셨고, 길거리에서 자지 말라는 조언을 주셨어요. 그리고 KBS에 도착했습니다.

KBS 앞에 계신 경비분께 "라디오 프로그램은 어느 장소에서 해요?"라고 질문드렸습니다. KBS도 SBS처럼 1층 로비는 개방하고 또 보이는 라디오라고 해서 창문 너머로 라디오를 진행하시는 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더군요. ben님의 다른 팬분들이 마침 계셔서 인사를 하고, ben님을 출근길에 뵈었습니다. 그리고 매니저님께 제 선물을 전해드리고, 보이는 라디오를 본 다음에, 퇴근길에 또 뵙고, 팬분들과 작별인사를 나눈 후, 제가 어떻게 이 밤을 보내야 할지 염려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하염없이 밤길을 걷다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고 "그냥 밤길을 계속 걷다가 시간 지나서 버스 첫차 시간이 돌아오는 새벽이 되면 그때 그 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드렸습니다. 아버지는 저의 멍청함을 꾸짖어주시고 택시 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시간을 괜히 버리지 말고, 택시 타고 오는 것이 모텔비보다 싸다고..) 그때 택시는 (늦은 밤이라서 그런지) 시 외각으로 멀리 벗어나지 않으려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영등포역까지만 택시를 탄 후, 거기에서 마침 한 버스가 그때까지도(이때가 새벽 1시 30분임) 차가 끊기지 않은 상태였어서, 그걸 타고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야후! 그리고 또 그 새로운 날에 바로 강의를 들으러 다시 대학교로..





2016년 11월 09일은 저에게 역사적인 날인데,
첫째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고,
둘째로, 스마트폰을 들고 가다가 어떤 행인분이 갑자기 팍 하고 튀어나와서 옆을 지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폰을 떨어뜨려 그 액정이 나가게 되었고,
셋째로, ben님에게 제가 당신에게 늘 "존경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는 말씀을 전하게 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분의 팬이 처음 된 것은 우연히 본 마리텔에서였습니다. 김느 안느 바로 다음 회였는데, 김느 안느가 너무 재미있어서 꾸준히 마리텔을 봅니다. 그래서 우연히 시청했는데 이것이 팬이 된 계기가 되었고요. 그 이전에도 불후의 명곡 때도 보았었어요. 그리고 노래가 좋아서 찾아듣고, 그리고 인터뷰라든지 영상이라든지 찾아들으면서 완전히 팬이 되었습니다.

http://www.mydaily.co.kr/new_yk/html/read.php?newsid=201602040942971130&ext=na
ben님께서 연습을 많이 하셨고 또 팬들로부터 많은 힘을 얻으셨다는 인터뷰.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723
'My Name is ben'이라는 곡의 가사에 담긴 ben님의 사연들.

제가 힘들 때에 위로가 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주시고, 제가 인간관계가 굉장히 서툴고 비사교적이고 이보다 더 오만방자한 성격이 있기도 힘든데(..아실 분들은 아실 겁니다.) 이런 저의 성격을 돌아보는 데에도 많은 모범이 되어 주시고.. 그렇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꾸준히 오랫동안 다양하고 좋은 음악을 하시겠다고 약속하셨는데, 믿을게요.

제 인생에서 지침이 되어주실 수 있는 분이 계신 것은 매우 큰 축복입니다. 당신이 음악을 하는 마지막 그날까지 늘 조용히 응원할게요.









(+ 아, 이제 또 ben님이 데뷔 6주년이 되신다고 해서, 팬들께서 케이크를 준비하셔서 조촐하게나마 축하해드렸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6/11/11 16:4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이선희 가수님의 어릴적 모습이 보이는것 같다고 생각하는 분이지요.꾸준한 활동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언어물리
16/11/11 17:15
수정 아이콘
기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좋은 음악을 듣고 싶어요.
종이사진
16/11/11 18:06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Arya Stark
16/11/11 17:20
수정 아이콘
박문여고 출신이라니 .... 그리운 단어군요
비형시인
16/11/11 17:21
수정 아이콘
박문여고가.... 원래 자리가 팔려서 송도로 이사를 갔..
Arya Stark
16/11/11 17:2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ㅠㅠ 뭐 그쪽에 있던 학교들이 많이 이사 갔으니까요 ;; 아쉽네요 이사가기 전에 한번 가봤어야 했는데
언어물리
16/11/11 17:23
수정 아이콘
네이버지식인에 검색해보면 많은 글들이 나오는 걸 보니 유명한 고등학교인가 보네요.
Arya Stark
16/11/11 17:23
수정 아이콘
그건 모르겠고 저의 첫사랑이 다니던 곳이라 ...
닭장군
16/11/11 17:49
수정 아이콘
오 거기가 현대의 대석학 박문키메데스를 배출한곳인가요?
16/11/11 18:06
수정 아이콘
아바라를 좋아하는 초귀요미 벤양 !! 노래 진짜 좋아요~
언어물리
16/11/11 18:10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엔 귀여워서 빠졌고 지금도..
생각해보니 러블리즈 류수정양이라든지 아이오아이 최유정양이라든지 제가 좋아하는 다른 연예인분들도 다 이런 성격이군요..

노래 좋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관지림
16/11/11 18:07
수정 아이콘
운전하는일이 많아서 노래를 자주 듣는데
꿈처럼 이란 노래에 꽂혀서 무한반복 듣는데
이분이 불렀군요..
언어물리
16/11/11 18:11
수정 아이콘
저도 더더 특별히 아끼는 곡들 중에 하나입니다.

멜론차트 ost부문에서 13주 연속 1위인가 그랬을 거에요. 엄청난 기록..
샤르미에티미
16/11/11 19:42
수정 아이콘
OST로라도 일단 잘 풀려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솔로 여가수가 좋은 곡 받기 힘든 시대에요...
언어물리
16/11/11 19:54
수정 아이콘
일단 ost로 시작해서.. 정규 앨범도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16/11/11 20:50
수정 아이콘
글쓴이님 뭔가 초등학생 같아요. 글쓴이님이 더 귀여우실듯 대학생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언어물리
16/11/11 20:52
수정 아이콘
벤님이랑 나이가 같습니다. 하지만 얼굴은 상당히 늙었습니다. dk79님의 환상을 깨지 않기 위해 제 얼굴은 상상 속의 영역으로..
16/11/11 20:54
수정 아이콘
말투만 초등학생인가요 슬프네요...
언어물리
16/11/11 20:58
수정 아이콘
현실은 차갑고 슬픈 법입니다 ㅠㅠ
언어물리
16/11/11 20:50
수정 아이콘
KBS에는 본관, 별관, 신관이 있는데,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 택시 기사분이 본관or신관 여부가 아니라, 본관or별관 여부를 물으신 것 같지만 크게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수정하지 않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9301 [일반] 벤님을 존경하는 마음 [18] 언어물리6435 16/12/09 6435 0
69285 [일반] 중국은 어떻게 친구와 외교적 영향력을 잃어버리는지에 대한 표본이다. [10] 테이스터8752 16/12/08 8752 4
69224 [일반] 트럼프의 비전,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힘에 의한 평화 [38] 테이스터9036 16/12/06 9036 12
68999 [일반] 약물대사와 글루타치온-백옥주사 [11] 모모스201310273 16/11/29 10273 1
68902 [일반] 불면증과 잠 못 드는 청와대 [14] 모모스201311405 16/11/25 11405 6
68694 [일반] 불안과 향정신성의약품 [9] 모모스20139386 16/11/16 9386 5
68577 [일반] 11월 09일, ben님을 만나고 온 후기 [20] 언어물리9304 16/11/11 9304 3
68298 [일반] 마알못의 마우스 추천 강좌 [90] 꽃보다할배20365 16/10/31 20365 5
68131 [일반] [번역] 인류는 왜 화성에 가야하는가? [31] paauer7441 16/10/25 7441 9
67742 [일반] [영어 기사] 트럼프에 열광하는 저소득/저학력 백인층 다르게 보기 [78] OrBef13507 16/09/29 13507 30
67685 [일반] 휴식을 취할 때 듣기 좋은 소리들 [8] 전기공학도8132 16/09/24 8132 17
67315 [일반] (데이터, 이미지, 스압) 연예인 ben님 만난 썰, 그리고 제 꿈 [30] 전기공학도8775 16/08/29 8775 3
66832 [일반] 4박5일간 오키나와 여행기(데이터폭탄 주의) [48] 기네스북11027 16/08/07 11027 38
66748 [일반] 이탈리아 함선 이야기 - 전간기 이탈리아 항공모함 건함 계획의 실패 [18] 레이오네5374 16/08/03 5374 6
66025 [일반] 유머 게시판에서 펠레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쓰는 글 [94] 갈색이야기7905 16/06/28 7905 3
64593 [일반] 만약 스웨덴이 미국의 한 주가 된다면? 더욱 발전하는 미국 그러나... [24] santacroce9784 16/04/13 9784 26
64212 [일반] 아이폰 SE, 애뿔 중저가 시장 공략의 선봉장. [114] 파란만장11952 16/03/22 11952 7
64049 [일반] 남녀 성비 불균형은 사회적 재앙을 초래할까? [51] santacroce13502 16/03/12 13502 39
64000 [일반] 음악 프로듀서 조지 마틴 별세 [4] 트라웃3029 16/03/10 3029 0
63678 [일반] [도쿄 먹부림] 1.Tapas Molecular Bar (데이터다소주의) [16] 豚6925897 16/02/22 5897 9
63529 [일반] [외신] 개성공단 폐쇄는 북한이 아니라 남한의 손해 [46] aurelius8979 16/02/13 8979 20
63357 [일반] [해축] 현재까지 EPL 겨울 이적시장 선수이동 [13] pioren5605 16/01/31 5605 2
63352 [일반] [해외음악] 2015년 머큐리 프라이즈 +결과+ [7] SwordMan.KT_T3597 16/01/31 3597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