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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8/12 01:30:51
Name adgredi
Subject [일반] 한의학에 대한 추억
※저는 제 글에서 덧글로 논쟁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제 글이 논쟁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신다면 문제가 되는 부분의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최대한 받아들여 수정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게 제가 유치원을 다닐 때였으니까 한 30여 년 전 쯤이었을 겁니다.
어머니는 어디서 용하다는 소문을 듣고는 저와 제 동생을 데리고 경남인지, 경북인지, 어느 지방 한의원을 방문했습니다. 워낙 어릴 적이라 모두  세세히 기억하진 못하지만 몇 가지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한옥을 개조한 듯한 가정집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었죠.

대기실 용 방에서 한참을 기다리느라 어린 동생은 계속 칭얼거렸습니다. 한참이 지난 뒤 드디어 저희 차례가 오자 창호지를 바른 미닫이 문이 열리고, 들어간 방 안의 풍경은 어린 제게도 범상치가 않았습니다. 칭얼거리던 동생도 입을 꼭 다물었거든요.

한 쪽에 병풍이 쳐져 있고 그 앞에 일흔이 넘어보이는 할아버지가 흰 수염을 기르고 한복을 입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왼편에는 아저씨 세 명이 방석을 하나씩 깔고 무릎을 꿇은 채 차례로 앉아있었습니다. 그때만해도 한의학에는 도제식 교육이 많이 남아 있었습니다. 일하는 아주머니가 한 아저씨와 하는 얘기를 들으니 셋 모두 그 집에 할아버지와 같이 살면서 한의학을 배우는 듯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나이가 많은 아저씨는 쉰 즈음인 것 같고, 가장 어려보이던 아저씨도 서른은 훨씬 넘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아저씨들이 주먹 쥔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완전히 각이 잡힌 자세로 대기하는 가운데 무섭게 생긴 할아버지는 어머니께 왜 왔냐고 물었습니다. 어머니는 애들이 몸이 약한 것 같아 보약을 지어 먹이고 싶다고 하셨죠. 할아버지는 저에게 이리 와보라며 손짓을 했습니다. 저와 동생을 차례로 진맥한 할아버지는 옆에 각 잡고 꿇어 앉아있는 아저씨들에게 한마디 툭 던졌습니다.

"다 와서 애들 맥 짚어봐라." (예전 일이라 자세한 어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려운 사투리는 적당히 표준어로 고치겠습니다.)

세 아저씨는 조심스럽게 무릎 걸음으로 와 차례대로 저와 제 동생의 맥을 짚어보고 제자리로 돌아갔습니다.

"누구한테 무슨 약을 써야겠노?"

사실 저와 제 동생은 체질이며 성격이 정 반대입니다. 내성적이면서 흔히 말해 기가 약하고 몸이 차가운 저와 달리, 제 동생은 외향적이고 기도 세며 몸에 열이 많습니다, 이런 저희가 교육용으로 알맞은 케이스였는지 할아버지는 제자들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제일 막내 아저씨가 지목됐지요.

"XX아, 누구한테 무슨 약을 써야하노?"

막내 아저씨는 머뭇거렸습니다. 당황하고 있었죠.

"...큰 아이가 맥이 약한 거 같으니 기를 보충하는 약을 쓰면 좋겠습니다."

"아니지."

어린 저는 막내 아저씨가 무서운 할아버지한테 혼나면 어떡하나 마음을 졸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의외로 덤덤하게 설명을 계속했습니다.

"큰 아이는 맥은 약해도 맥이 안정적이다. 이런 아이는 영양 보충만 잘 해주면 큰 병 없이 잘 큰다. 쓸 데 없이 약 지어가지고 사람 몸 버리고 돈 벌어먹을 생각하지 마라. 급한 거는 작은 아이지. 맥이 불안정 하지 않나? 애가 밤에 잠을 잘 못자고 경기를 잘 일으키지요?"

어머니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뒤로 할아버지는 아저씨들과 어려운 말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일 나이가 많은 아저씨는 수제자인지 대답도 잘하는 것이 제 눈에 무척 똑똑해 보였습니다. 저는 쓴 한약을 안 먹게 돼서 내심 기뻤습니다. 어머니도 저에게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을 듣자 매우 안심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어머니는 할아버지에게 동생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물어보았습니다. 당시 저희집은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라서 비싼 약이나 오래 써야하는 약은 부담스러울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제 동생을 흘끗 쳐다본 할아버지는 너무나도 쿨하게 대답했습니다.

"어린 애한테는 약 많이 먹여서 좋을 거 없소. 증상을 조금만 줄이면 사는덴 지장 없을 거요. 그 뒤로는 그냥 지 체질이니까 그냥 살게 냅두소. 강한 거 말고 애가 먹어도 되는 걸로 쪼매 지어줄테니 먹여보고 나중에 또 오든가 하시오."

그리고 저에게는

"밥 잘 먹고 잘 뛰어놀아라. 그래야 튼튼해진다."

하더니

"됐으니까 가보이소."

하고 진료를 끝냈습니다. 무심한 듯한 그 모습은 무척이나 멋있었습니다.
지어온 한약 때문인지 그 뒤 동생은 경기도 줄어들고(어린이의 경기는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줄어들기도 합니다.) 잠도 그럭저럭 잘 자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말대로 증상이 완전히 없이진 것은 아니고 6~70%정도 개선된 것 같다고 후에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아직도 동생은 몸에 열이 많고 열 때문에 밤에 가끔씩 잠을 뒤척이기도 합니다만 어릴 때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상태입니다. 저도 여전히 기는 좀 약하지만 딱히 큰 병 없이 지금까지 잘 살고 있습니다.

할아버지에게 진료를 받고 난 이후 저와 동생이 한의원을 갈 일은 없었지만 저희 가족은 저 일로 한의학에 대해 대체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피로가 쌓여서 몇 년 전부터 가끔 한의원에 가곤 하는데 저때와 달리 요즘은 모든 경우가 '기승전보약'이 되어버려서 씁쓸합니다. 몇 년 간 제가 가봤던 한의원 6곳 모두 어떤 증상이든 결론은 '비싼 보약 여러 달 계속 먹어라.'였지요. 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긴 합니다만 이제 예전 저 할아버지 같은 한의사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제일 똑똑해보였고 제일 나이가 많던 제자도 이미 세상을 떠났을 가능성이 높겠네요. 요즘도 가끔 어디 한의사가 양심적이고 잘 본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가긴 합니다만 저 할아버지와는 뭔가 포스와 레벨이 다른 느낌만 받고 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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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12 01:38
수정 아이콘
저는 한약 보다도 침 때문에 인식이 좋긴 합니다.
군대 가기 전에 그때 한창 농구 할때 인데 다리를 삐었었습니다.
근데 이게 나을만 하면 괜찮으니 좀 움직이다가 다시 재발하고 좀 괜찮아지면 또 움직여서 재발하고 그런식으로 거의 두 달을 가더군요.
정형외과도 갔었는데 그냥 붕대 감아주는 수준 이었고 파스도 여러번 붙이고 그랬었죠.
마지막에 또 재발 하고 나서 안되겠다 싶어서 한의원 가서 오전에 침 맞고 오후에 다 나아서 바로 농구 했습니다.
놀랍긴 하더군요.....
스핔스핔
16/08/12 01:50
수정 아이콘
와: 신기하네요
16/08/12 01:58
수정 아이콘
저도 침 때문에 인식이 좋습니다.

저 역시 습관성 염좌인데 정형외과에서는 소용 없던게 한의원에서는 확실히 낫더군요
돌고래씨
16/08/12 03:04
수정 아이콘
크크 저도 체육대회때 발목 심하게 삐어서 침맞았는데 금방 낫고 후유증도 없어서 괜찮았습니다
개념테란
16/08/12 09:31
수정 아이콘
저랑 거의 똑같은 경험을 하셨네요. 물리치료니 뭐니 아무리해도 별 진전도 없는거 침 맞고 다음날 바로 다 나았습니다. 다리에 침을 왜 꼽는지 아직도 이해를 못하지만, 효능이 있다는건 제대로 느꼈어요.
세종머앟괴꺼솟
16/08/12 09:33
수정 아이콘
침은 인정해야죠 크
또니 소프라노
16/08/12 09:43
수정 아이콘
염좌같은건 진짜 침이 뭔가 있긴한거 같아요
배글이
16/08/12 10:45
수정 아이콘
와 신기하네요
저도 똑같이 농구하다가 다쳐서 한의원가서 침만
엄청 맞았는데 차도가 없다가 병원가니 인대가
늘어났다는 진단 받고 금방 치료된 경험이 있거든요
역시 진리의 케바케인가요
wish buRn
16/08/12 10:54
수정 아이콘
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괜찮은 가장 큰 이유가
침 아닌가 싶습니다.

침으로 효능본 사례는 꽤 많죠
지하생활자
16/08/12 11:22
수정 아이콘
근육에 침을 맞으면 국소적으로 근육의 과도한 수축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베이비블루
16/08/12 01:51
수정 아이콘
유치원 다닐 적에 넘어지기만 하면 코피가 날 정도로 몸이 약했었습니다. 바닥에 코를 부딪치지도 않았는데 줄줄 흘릴 정도로요. 그때 부모님이 한의원에서 보약을 타오셨었는데 그걸 먹고 몸이 많이 좋아지더군요. 이후론 한의원을 가본 적이 없지만 보약이란 것에 좋은 인상은 남아있습니다.
홈런볼
16/08/12 02:44
수정 아이콘
멋지고 카리스마 있는 한의사분을 만나셨군요.
의학이던 한의학이던 떠나서 좋은 사람이 양심적으로 한다면 멋지게 살 수 있는 직업이 의사라 생각하긴 합니다.
다만 요즘 의학계나 한의학계나 어려운 현실이 되다보니 그렇게 기승전보약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웬만한 병원가도 과잉진료를 하는 것이 점점 당연한 것처럼 되다보니 모르는 입장에서 병원가기가 두려워지는게 현실이란 생각이 듭니다.
cluefake
16/08/12 02:54
수정 아이콘
크으..되게 멋지신 한의사분 만나셨네요...
실력도 확실하게 있으시고 치료도 솔직하게 환자를 위해서..크..
16/08/12 02:55
수정 아이콘
한의원을 별로 안좋아하지만 한의 자체를 허투루 생각하지는 않게된 경험이 두가지 있는데, 둘다 가족의 병입니다.

하나는 환자는 고통을 호소해도 큰 대학병원에서조차 원인을 찾지못해 진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였는데 한의원에서는 어떤 특수한 이름의 병명을 이야기했고 어떻게 했는지 몰라도 침과 약으로 완치시켰습니다. 20년이 다되어갸는데 재발은 없었던것으로 압니다.

국내 유명 병원들을 수년간 전전하며 다녀봤던것 같은데, 현대의학으로 치료불가이고 증상을 완화시키도록 관리하는 방법이외에는 없다는 질병이 한의원에서 완치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한의원에서 하는말을 믿지않는편이고 결국은 서양식 병원시스템에 흡수-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편인데
여러가지 관련된 경험들을 돌이켜보면 한의학과 관련된 문제는 참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행운유수
16/08/12 03:15
수정 아이콘
저는 손목을 다쳐서 병원에 가게 됐어요. 동네 의원 정형외과에 가서 X레이를 찍었는데, 뼈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인대가 늘어난 건지 관절에 염증이 있는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고 해서 대학병원에 갔더니, 뼈모양이 이상해서 관절에 염증이 생긴 건데 더 심해질 수도 있으니 수술을 해야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일단 알았다고 하고 동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더니 통증이 없어졌습니다. 신기한 게, 오른쪽 손목이 아팠는데 왼쪽 다리에 침을 놓으니 그 상태에선 통증이 안 느껴지더라고요. 그후 침을 몇 번 더 맞고 다 나았습니다.

예전에는 한의학을 안 믿고 한의원에 간 적이 없었는데 침치료를 받고 나서 한의학을 믿게 되었습니다.

비타민, 오메가3는 챙겨먹으면서도 보약은 여전히 안 먹지만, 한의학 중에 침술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Mighty Friend
16/08/12 03:37
수정 아이콘
어릴 때 성장통이 심했을 때 양방에선 진통제밖에 답이 없다고 했는데 한의원 가니까 나이 들면 무릎이 안 좋을 거란 예언과 함께 약을 지어주더라고요. 그리고 약 먹고 좋아졌고요. 물론 예언대로 무릎이 안 좋아요.
16/08/12 03:40
수정 아이콘
한의학의 과학적이나 통계적 검증에서 개인적인 경험담들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글은 별로 달갑지 않네요.
16/08/12 03:50
수정 아이콘
그렇죠. 반대의 상황 (한의학으로 치료 안되었다가 현대의학에서 치료됨)에 대한 경험담이 훨씬 더 많을거라고 봅니다.
16/08/12 04:13
수정 아이콘
그냥 추억담으로 생각해주세요. 한의학이 최고다라는 주장이 아니라 보약팔이만 하지 않는 한의사를 만나고 싶다는 이야기입니다. 정 불편하시면 제가 만난 돌팔이 한의사들 이야기도 이어서 올려드리겠습니다.
인생의 마스터
16/08/12 06:23
수정 아이콘
검증과정과는 별개로 경험담은 경험담대로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돼지샤브샤브
16/08/12 07:56
수정 아이콘
[한의학의 과학적이나 통계적 검증]을 하자는 글이 아니라 개인 경험담이고 다른 자유게시판의 글들과 별 다를 바 없는 글이라 문제 없어 보입니다.
달토끼
16/08/12 08:19
수정 아이콘
한의학은 특성상 통계적 검증도 어렵죠. 십전대보탕과 같은 유명한 처방조차 정해진 제조 매뉴얼이 없어요. 총 10개의 학얀재가 들어간다고 해서 십전대보탕인데 환자의 특성에 따라 처방을 바꾸기 떄문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약재는 3개 정도일 뿐 나머지 7개가 바뀝니다. 이래서야 십전대보탕을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없죠. 이름만 같을 뿐 사람마다 다른 약을 쓰게 되는 거니까요. 침술도 똑같구요. 완벽히 같은 질환이라 해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발병원인, 치료방법을 바르게 봅니다. 당연히 처방하는 약과 침술도 달라지죠.
flawless
16/08/12 09:44
수정 아이콘
그냥 이사람은 이런 경험이 있구나 정도의, 과학적인 검증을 요구하는 글이 아닌 개인적인 경험담까지 달갑지 않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의학 전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자체를 부정하고, 확산되어서는 안된다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져서요.

의대학부생이나 전공의, 펠로우시라면 십분 이해가 갑니다만...
또니 소프라노
16/08/12 09:44
수정 아이콘
사실 본문도 한의학의 추억이라고 쓰셨지만 그냥 훌륭한 의사분에 관한 이야기죠
하리잔
16/08/12 05:58
수정 아이콘
한의학의 아이러니함은 한의학이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단점있고, 그 단점을 극복 보완을 위해 검증한 순간 그 치료법은 더이상 한의학의 영역이 아니게 되죠.
16/08/12 08:42
수정 아이콘
허리디스크때문에 갔다가 침 맞고 더 악화되서 걷지도 못하다가 정형외과 가서 물리치료 한번 받고 걷는 기적을 경험해서 ㅠㅠ

어렸을때 보약 먹으면 부자라는 인식이 있어서 참 우쭐 된 기억이 있네요
달토끼
16/08/12 09:01
수정 아이콘
저도 한방이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담 몇개 풀어 보죠.

1. 원인모를 두드러기와 복숭아 알레르기 완치.
(정말 두드러기 인지는 너무 어릴 때라서 기억이 안 납니다. 정확치 않습니다.)
어렸을 때 여러가지 두드러기 떄문에 고생을 많이 했어요. 더운 물에서 목욕하면 온몸에 곳곳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가려워 미칠 것 같았죠. 샤워타올로 피부를 살살 씻어도 똑같은 증상이 생겼어요. 게다가 복숭아와 수박 등을 먹으면 복숭아 알레르기로 고생했죠. 그 외에도 몇가지 두드러기 증상이 더 있었는데 기억이 안납니다. 아무튼 태어났을 때 부터 13살까지 13년 동안 고생했습니다. 대학병원 몇 군데를 다녀도 근본치료는 불가능하고 약을 먹어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밖에 없다고 했어요.

그런데 집 근처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사 왈 "열이 어쩌구 어쩌구. 아침에 잘 못일어나죠? 한약 먹으면 두드러기와 아침기상까지 수월해질 겁니다." 라고 했어요. 한약 먹었습니다. 일주일 쯤 먹자 아침 기상이 수월해 지더니 한달을 먹자 두드러기 증상들이 완벽히 사라졌어요. 복숭아 알레르기도 완벽히 사라졌네요. 그리고 지금 30인데 아직도 재발 없이 멀쩡합니다.

2. 식도이완불능증 완화
지랄 맞은 병에 걸렸는데 바로 식도이완불능증입니다. 영어로는 아칼라지아라고하더군요. 아무튼 이 병은 식도 하부 근육과 위문부 괄약근을 관장하는 아우엘바하 신경총이 [원인 모를] 이유로 손상된 겁니다. 그러면 식도 하부는 연동운동을 못하여 음식을 원활히 위로 내려보내지 못하고(식도 연동 운동 덕분에 물구나무를 서서 물을 마셔도 역류하지 않는거죠), 위문부 괄약근은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수축하여 음식이 위로 진입하지 못합니다. 원래 음식을 먹으면 식도연동운동으로 인해 원활히 위문부까지 음식이 내려오면 위문부가 닫혀있다가 순간 열리면서 음식을 위 안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그 체계가 고장난 것이죠. 신경 손상이라 현대 의학으론 근본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이게 심해지면 물도 잘 못마십니다. 물 한컵 마시는데 5분씩 걸리죠. 음식을 먹으면 거의 95% 확률로 위문부에 걸리기 때문에 먹다가 토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타인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사회생활하기 엄청힘들어지죠. 게다가 침이나 콧물도 못삼킵니다. 그것도 걸려서 식도에 저류하다가 저류양이 많아지면 토해요..; 버스타고 이동하다가 금히 내려서 토한 적도 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다 했는데 식도이완불능증이라더군요. 치료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크크크 이 말을 들었을 떄 하늘이 정말 노랗게 보이더군요. 사회생활은 끝장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섭식의 즐거움도 안드로메다로 가버린거구요.

그래서 별수 있나요? 또 한의원에 가봐야죠. 8군데 정도의 한의원에 가봤는데 다들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 하는 말이 다릅니다.뭐 어쩌라는 건지... 마지막으로 간 곳이 집에서 20분쯤 떨어진 곳인데 가서 침을 맞았어요.

그런데?!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침을 맞고 나서 5분쯤 후 갑자기 명치 부위(위문부가 명치 근처에요.)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드는 겁니다. 다들 기합 받아보셨죠? 업드려 뻗쳐를 오랫동안 하다가 "이제 일어나." 라는 말을 듣고 일어나면 아파서 죽을 것 같던 어깨 근육이 확 이완되는 그 느낌 하시죠? 그와 똑같은 느낌이 명치에서 느껴졌어요. 비정상적으로 수축되어 있던 위문부 괄약근이 이완된 겁니다. 그리고 고여 있던 침이 꼬로록 소리와 함께 위문부를 지나 위로 들어가더군요. 침이 저류하고 있어서 불쾌했던 느낌은 바로 사라졌습니다. 곧장 물을 마셔 보았는데 정상인 처럼 넘어가더군요. [울었습니다. 정말로....]

그 후 해당 한의원을 계속 찾아갔고 6개월 가량 시간이 날 때 마다 침을 맞았습니다. 그 덕분에 식도이완불능증이 상당히 완화되어 지금은 음식도 별로 걸리지 않고, 만약 걸려도 표정 관리 하면서 따뜻한 물을 좀 마셔주면 음식이 넘어가주는 정도 입니다. 덕분에 사회생활 할 수 있게 되었고, 군대 훈련소도 패스할 수 있었죠. 아쉽게도 완치는 안되더군요. 하지만 다른 식도이완불능증환자들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살고 있습니다.

3. 원인 불명의 다리 통증 완치
가까이 사는 외삼촌이 갑자기 양쪽 다리가 저린 증상이 생겼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은데 5분 정도만 서 있어도 다리가 저려서 참기 힘들 정도라고 하시더군요. 서서 일하시는 분이라 큰일이었죠. 연대 세브란스 병원까지 갔지만 원인 불명이었습니다. 그렇게 반 년 정도 고생하시다가, 제가 진주에 있는 [무면허 침쟁이]를 소개해 줬습니다. 침술로 근방에서 유명했던 노인입니다. 외삼촌은 운전이 힘드셔서 길도 알려드릴 겸 첫 번째 방문에는 제가 운전대를 잡고 외삼촌과 함께 갔습니다. 그 침쟁이는 진맥도 안합니다. 그냥 문진만 하고는 침을 놔줬습니다. [그런데 나았어요...;;] 한번 침을 맞은 후 시험 삼아 서 있어 봤는데, 30분을 서 있어도 저린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 후 외삼촌은 혼자 운전하셔서 4번 침을 더 맞았고, 총 5번의 침을 맞으셨죠. 5번째 갔을 떄는 이제 됬으니 더 오지 말라고 혼났다고 합니다;; 그게 벌써 8년 전 이군요. 아직도 멀쩡 하십니다.


그 외에도 자잘한 케이스는 있습니다만, 정말 대박 사례는 위의 3개였네요.

저 3개의 질환도 몇 군데나 되는 한의원들 돌아다니다가 얻어걸린 케이스 입니다. 한의원의 특징?은 같은 질환에 대해서도 진단이 다르고 처치도 달라요. 제가 직접 겪었던 1번과 2번 케이스도 도합 20군데가 넘는 한의원을 다녔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현대의학에서 치료 못하는(대학병원 교수들이 치료 방법 없다고 했습니다.. 3번은 원인도 몰랐구요) 질환을 귀신같이 치료하는 사례들이 분명 실존합니다. 이에 감명받아 한의학 서적들도 읽어 보았으나 도데체 뭔 소리인지...; 의학서적인지 철학 책인지 분간도 안가구요.

아무튼 현대의학에 대해 비교 우위를 점하는 분야가 있는 것 같기는 합니다. 문제는 그게 복불복이라는 거죠.
Sith Lorder
16/08/12 10:33
수정 아이콘
궁금한게 있어서 쪽지 보냈습니다.
16/08/12 09:17
수정 아이콘
전 축농증이 한약으로 나았습니다 이비인후과에 몇 년 다녔지만 계속 악화되어 수술 이야기가 나왔죠

그러다가 어디 한의원이 축농증을 용하게 치료한다더라 하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습니다

한의사분은 시크하게 숟갈에 약을 타시더니 그 약을 콧구멍속에 부어넣었습니다

목을 젖히고 한동안 있다가 고개를 숙이니 콧구멍에서 콧물이 와장창 뿜어나왔습니다

이미 상황에 익숙한 듯 저는 어느새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제 앞에는 비닐로 감싼 낭면 그릇이 있었습니다

냉면 그릇의 3/4정도를 콧물로 채웠습니다

그리고 약을 받아다가 알주일애 한 번 씩 총 네 번 정도 스스로 시슬했습니다

마지막엔 콧물이 하나도 안 나왔습니다

그 이후 이비인후과에 가서 왜 오셨냐는 말을 들었습니다
16/08/12 09:49
수정 아이콘
저도 비염으로 고생하는 데 정말 어딘지 알고 싶네요. 이비인후과를 이곳저곳 다 다녀도 보고 지금도 증상이 안 좋을 때마다 병원에 가는 데 뭐 뾰족한 수가 없더군요. 10살 때 아주 나이 많은 내과 의사 선생님이 코에 뭔가를 대면 아주 콧물이 다량나오고 거기서 지어준 약 먹고 몇번 통원 치료 후에 나았었어요. 성인 되기 까지 큰 탈 없었구요. 비슷한 치료법이지 않나 싶습니다. 성인 되서 비염이 한번 온 이후로 절대 낫지를 않는데 어릴 적 나이든 내과 선생님처럼 치료하는 곳은 한 곳도 없더군요.
16/08/12 10:17
수정 아이콘
저도 어딘지 알고 싶네요 혹시 가능 하면 쪽지 가능 할가요?..
16/08/12 13:29
수정 아이콘
어디서 진료받았는지 궁금합니다.
저도 축농증때문에 너무 힘들어요.
16/08/12 13:41
수정 아이콘
진지하게 수술 고려해보심을 추천합니다.

저도 축농증으로 개고생하다가 이빈후과에서 CT찍어보니 농이 가득차 있어서 의사가 수술 강력 권유했는데, 수술후 코로 호흡이 자유롭게 가능한, 완전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Sith Lorder
16/08/1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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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쌓인 의학 지식이 아무 쓸모없을 확률이 더 낮죠. 그걸 무조건 나쁘다라고 부정하기 시작하면, 과거의 유산을 그냥 쓰레기통에 처박는 꼴이라 생각합니다. 빨리 하나의 의료시스템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주변에 치료효과 본 사람이 많은데, 통계적으로 가치 없다고 한다는게 말이나 되는지. 저 또한 대학교때 MT가기 전날 다리가 삐었는지 아예 못 걷겠더라구요. 쪽팔림을 감수하고, 대학교 여자후배(저보다 더 키가 큼)에게 부축을 부탁했습니다. 근처 한의원에가서 침 조금 맞았는데, 다음날 MT가서 족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뽀로뽀로미
16/08/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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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릴 때 몸이 엄청 약했습니다. 얼마나 약했던지 예방주사 맞으면 팔이 퉁퉁붓고 며칠씩 앓아누웠습니다. 예방주사마저도 힘겨울 정도였으니...
그러다가 동네 한의원에서 약하게 보약지어 먹으면 정말 2년간은 늘 달고다니던 감기 한번 안 걸리더군요. 엄마 말이 약빨이 2년이나 간다고 하더니
정말 2년마다 약해져서 한해 건너서 보약 지어 먹고 초등시절을 잘 넘겼습니다. 중학생 되면서 건강이 급격히 좋아져서 더이상 안 먹었지만요.

뭐 어찌됐든 아픈 환자의 입장에선 의사건 한의사건 종교인이건 간에 내 병 고쳐주면 장땡임.
Operation
16/08/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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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염좌 같은 경우에 침술이 너무 효과가 좋아서 진짜 고통이 너무 심한거 아니라 어느정도 버틸만한 정도고 그러면 한의원 찾아가서 침 맞고 그랬습니다.
예전에 간 곳은 젊은 여자 한의사분이었는데, 발목 때문에 갔는데 침 놔주고 절 보시더니 평소에 코 자주 막히고 그러지 않냐며 보너스로 몇 군데 더 놔주셨는데 플라시보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달 가까이 기관지 때문에 고생하질 않았어요...

물론 안 좋은 케이스도 주변에서 봤어요. 아버지가 큰 병원 데려가서 이것저것 찍고 알고보니 뇌출혈이었는데 처음에 한의원 데려갔을 때 이거 괜찮다며 부항뜨는 한의사 보고 기겁을 한 제 친구도 있지만....
가벼운 분야에선 한의학 효과를 본 입장에서 고객 입장에선 잘 활용하기만 하면 그만이라 생각해요. 충분히 어느 정도 분야에서 침술은 유의미하지 않나 싶습니다.
16/08/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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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은 서양의학에서도 관심있는 분야 아니었나 싶네요. 복잡한 의학 용어라 기억이 안나지만 과학적으로도 어느정도 검증이 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윤아긔여어
16/08/12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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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은 리얼입니다....
십년쯤 전에 병원에서 [원인불명의 근장애] 라는 진단명을 받았습니다. 근육이완제를 한달넘게 먹으면서 거의 매일 병원가서 치료받았는데 오히려 악화만 되다가 딱 십분 침맞고 완치됐습니다. 아직까지 재발도 없구요.
침은 리얼입니다....
16/08/1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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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부항의 효과를 본적이 있습니다. 그 전에는 '병이 피 뽑으면 낫는다니 장난해?' 라는 입장이었는데, 20대에 일종의 오십견 같은 증상이 어깨에 와서, 어깨높이 이상 팔을 들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죠, 주변에 물어보니 침맞는게 최고라고 해서 한방병원에 갔는데, 침 말고 부항 놔주겠다 하더군요. 그래서 부항 떴는데, 부항 끝나고 침대에서 내려오니 어깨가 바로 올라가더군요.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16/08/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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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고수를 만나셨네요. 저는 한의원과는 안 좋은 추억이 많아서... 정말로 플라시보 효과라도 느껴본 적이 없네요. 궁합이 안맞는 건지...? 심지어는 증상 얘기하는데 원장이 컴퓨터로 적고 있어서 슬쩍 넘겨다 보니 제가 얘기한 것과 반대로 적고 있더라고요. 황당해서 다음부터는 안갔습니다. 좋은 데 아시면 공유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팔목이 안좋아서 침맞고 물리치료 하고 몇번이나 해도 차도가 없었는데(세군데나 경유했는데) 차라리 안티프라민 파스가 훨 낫더라고요.
무무무무무무
16/08/1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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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피부쪽이라 그런지 맨날 한의원가면 일단 초기 6개월 비용으로 200만원을 내시고.... 류의 소리만 들어서;;;;
16/08/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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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은 서양의학에서도 정확하게 밝히진 않았지만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 는 논문은 손쉽게 찾아볼수 있을정도로 증명됫고
왜 효과가 있는걸까.. 에 대한 연구나 여러가지 방안이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죠 -.-;;;
Galvatron
16/08/1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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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술이 특정증상 특히 진통에 확실한 효과가 있다는것과 침을 놓는것으로 엔돌핀이 분비되는게 원인일거란 것까지는 알려져있는데,
더 구체적으로 연구하려면 침술의 특성상 블라인드테스트를 못하는게 큰 걸림돌이라고 그러더군요.
일단 현재 알려진바로는 침을 놓으면 그걸로 효과가 있는거같다라고....혈위?와는 상관이 별로 없다고 들었어요.
16/08/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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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반대로 식중독에 걸렸는데 한의원에 갔더니 체했다고 뜸 뜨더니 가라고 하더군요.. 그 날 저녁에 밤새 고생하다 다음날 병원에 갔었죠.
너는나의헛개수
16/08/1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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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비염이 너무 심해서 코로 숨을 잘안쉬고 입으로만 숨을 쉬었는데 한의원가서 침 세네번 맞고 완쾌한기억이있네요. 신기하긴하네요.
어제내린비
16/08/1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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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침이 아닌 한약의 효능을 경험한 적이 한번 있습니다.
저는 몸이 몹시 뚱뚱합니다.
태어날때부터 정상체중보다 무겁게 태어났다고 하네요.
어릴때는 그래도 몸 움직이는걸 좋아해서 거르지 않고 운동을 꾸준히 했고,
이런저런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을 해봤는데도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어요.
하루는 아버지가 일요일에 공주에 있는 한의사 선생님에게 데려가셨어요.
아주 유명한 분이셨다나봐요.
한의원이 아니고 어느 아파트로 갔어요.
평일엔 한의원에서 진료를 보시고.. 주말에도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어 댁에서 진료를 보신다네요.
손님들은 아파트 입주민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아파트 주차장은 이용 못하고 뒤쪽 공터에 주차를 하고 좀 걸어서 찾아가야 하는데..
차들 번호판을 보면 정말 전국에서 찾아오는구나 하고 알 수 있었어요.
현관부터 신발이 빽빽히 꽉 차있고.. 거실에 대기하고 있는 손님이 정말 많았어요.
한의사 선생님은 사극에 나오는 옛날사람처럼 수염을 기르신 할아버지 였는데.. 백발에 수염도 하얬어요.
진맥을 짚어보시고, 제자로 보이는 분에게 맥 짚어보라고 하시더니 간단하게 처방을 적어주시고 끝이었어요.
아침일찍부터 일어나서 서울에서 공주까지 4시간 정도 걸려서 찾아갔고.. 순서 기다린시간이 2시간 도 넘었는데,
진료시간이 채 10분이 안되니 이게 뭔가 싶었어요.
한의원으로 가서 약 짓고 돌아왔는데 좀 허무하더라고요.
그래도 아버지가 정말 유명한 한의사라고 하시고 약도 비싸다고 하셔서 열심히 먹었어요.
한약 먹는동안 먹지 말라는 음식이 있었는데 그닥 특별한것도 아니고 닭고기, 돼지고기 하고 몇가지 더 먹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잘 지키고 약 먹었더니 살이 조금씩 빠지더라고요.
몇번 더 가서 약도 더 지어먹고 몇달 지나니까 98kg에서 9kg이 빠져서 89kg이 됐어요.
살 더 빠질때까지 계속 다니고 싶었는데.. 중간에 한의사 선생님이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한의원에 찾아가봤는데.. 그 제자분이 자기는 그 선생님처럼 잘 보지 못한다고 하셨어요.
제자분은 정상적으로 평일에 한의원에서만 진료를 하셔서 찾아가기도 힘들고, 효과도 지지부진해서 더이상 가지 않게 됐네요.
제가 여태까지 해본 다이어트 방법중에 유일하게 효과를 봤었던 기억입니다.
지금은 다 포기하고 생긴대로 살고 있어요.
켈로그김
16/08/12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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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할아버지 한의사는 한의대를 졸업해서 한의사 자격증을 따신 분이 아니라,
50년대에 침구사 자격증을 딴 침구사일 수도 있습니다. 20년 전까지도 노인 침구사분들 중 활동하면서 도제식으로 제자를 육성하는 분들이 계셨으니까요.
물론 한의사처럼 탕제를 처방, 조제하는 경우도 많았으니까요.

저도 그런 분들 중 한 분에게서 좋은 경험을 받기도 했고,
반대로 사이비 침구사를 신고하기도 했고.. 뭐.. 그렇네요.

여튼, 좋은 경험은 좋은 경험으로 둘 수 있다고 봅니다.
그와 별개로 침구사나 한의사의 권한 등을 논할 수도 있겠지요.
적어도 이 글은 전자에 집중할 수 있는 글인 것 같습니다.

울 엄마와 저는 그런 침구사에게 침술을 하사받고 보충해서 공부를 좀 더 해서 침구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서로 침 놔주고 끙끙대곤 했었죠..
그 결과로..

엄마는 살이 빠지고, 무릎이 좋아졌으며, 황달기가 제법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주량이 줄었어요...
엄마.. 대체 내게 뭔 짓을 한거요..

그 후로.. 많은 날이 지나고..
저는 약국에서 한방 과립제도 거의 주지 않습니다. 찾으면 꺼내주는 정도..
엄마는.. 한방제제를 포함해서 약을 잘 팔았습니다. 근데 사기당해서 약국 망했어요.
Meridian
16/08/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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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에 폐지된 침구사 자격증을 어떻게 따셨는지 궁금하네요. 구당같은 사람한테서 사설자격증이라도 따신건지...
켈로그김
16/08/1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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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해외에서 쓰는 자격증요. 국내에서는 영리활동 못하죠.
정확하게는 시험만 합격해놓고 내버려둬서 그걸로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는거 같긴 한데..
나중에 살 길 막막해지면 쳐다보려나 모르겠네요.
Meridian
16/08/12 16:55
수정 아이콘
해외에 사시는 분이셨군요 ^^;;
켈로그김
16/08/12 16:56
수정 아이콘
국내에 살아요 흐흐;;
그 시험보러 해외 갔다오긴 했어요;;
Meridian
16/08/12 16:59
수정 아이콘
앗 크크크 자꾸 오해해서 죄송합니당 ㅠㅠ
켈로그김
16/08/12 17:05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구당선생 강의를 어무이는 비교적 최근까지도 다니더라고요.
이번엔 아들을 뭘로 만들라고.. ㅡㅡ;;
Meridian
16/08/12 17:08
수정 아이콘
구당을 별로 좋아하진 않습니다. 의료법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비춰져서 크크
켈로그김
16/08/12 17:12
수정 아이콘
저도 개인적으로 제 직업이 약사인만큼 침..은 그냥 좋은 추억으로 끝입니다.
본업에 충실해야죠 크크;;
초록물고기
16/08/12 18:19
수정 아이콘
와 비꼬는게 아니라 이건 뭐 거의 신앙 간증 수기 보는거 같네요 진짜. 거짓말하시는건 아니겠지만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아요 크크
저는 개인적으로 한의학을 전혀 않지만 막상 아픈데 병원에서 낫지 않으면 믿음을 배반하고 지푸자리 잡는 심정으로 꼭 한번씩 가보는데 그 잘 듣는다는 발목염좌부터 한번도 나은적이 없어요 크크크
덕분에 저는 강력한 한의반대론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뭔가 빨리 안나으면 한의원에 가고 싶다는···
포도씨
16/08/12 21:52
수정 아이콘
무슨 불치병을 치유받았다는 얘기도 아닌데 간증이라뇨.
본인 입으로 강력한 반대론자라고 하시면서 비꼬는게 아니라고 말머리만 붙이면 괜찮다 생각하십니까.
한의학의 모든것을 부정하신다면 명백히 틀린의견이라고 봐요.
물론 무당집과 구별조차 애매한 돌팔이가 존재하는 확률이 양의학에 비해 비교가 어려울만큼 높기도하고 많은부분을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못하는 그 특성으로 인해 주로 노인층에 의해 유지되는 학문이긴 하지만 없어지진 않을거에요.
중국처럼 양의학과 침술을 같이하는 의사라던가 특정 질환을 전문치료하는 병원의 형태로 남겠죠.
16/08/12 22:11
수정 아이콘
예시가 좀 잘못됐지만 초록물고기님께서 나쁜 의도로 쓰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화내지 마시고 부드럽게 넘겨주셨으면 합니다.
초록물고기
16/08/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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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증문이 부적절한가요? 제가 간증문을 많이 봤는데 내러티브가 거의 유사한데요 크 현대의학이 포기한 질병들이 현대의학으로는 설명할수 없는 방법으로 나았습니다! 뭐 저도 한의학이 생각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고 강력하게 느꼈습니다 치유가 된 사람이 있다는데 없어질수는 없겠죠 당장 저만해도 머리로는 반대해도 막상 아프면 가거든요
16/08/13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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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의 증상은 30여 년 전에도 현대의학으로 충분히 대처 가능했습니다. 아이들한테 흔한 열경련이니까요. 제 글 어디에도 병원에 가서 못 고쳐서 한의원에 갔다는 내용이 없습니다. 글에서 양의학과 한의학을 비교한 적도 없고 그냥 예전에 훌륭한 한의사를 만난 이야기를 하며 요즘에는 양심적인 한의사가 적다는 내용으로 결론을 맺었는데 한의학을 신봉하며 간증하는 글로 보시면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 글을 어떻게 고치면 한의학 신봉자의 간증으로 보이지 않을지 알려주세요.
초록물고기
16/08/14 03:28
수정 아이콘
님의 글이 아니라 댓글들을 보고 남긴 감상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16/08/12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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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어머니께 여쭤보고 인터넷에서도 보고 알게 되었는데 저 할아버지가 전국구급 전설이었다고 합니다.
유리한
16/08/13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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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데 병원에서도 못고치고 한의원도 못고치는 건가요?
근데 왜 비난은 한의원만?
Dark and Mary(닭한마리)
16/08/12 23:09
수정 아이콘
침은 레알입니다.
군대있을때 군의관이 한의사셨는데,
헬기레펠하다가 발목을 접질른 저에게
텐트에서 침 몇방 슥슥 놔주시더군요.
그리고 기적처럼 걸을수 있었습니다.
"넌 강해졌다. 돌격해!"

젠장 후송갈줄 알았는데.. ㅠㅠ
유리한
16/08/13 11:58
수정 아이콘
무협지인가요? 크크
혈도 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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