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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7/19 00:00:41
Name 연휘가람
Subject [일반] 이건 뒷 집 도령이 앞 집 낭자 보고 가슴 뛰는 소리야.


이건 뒷 집 도령이 앞 집 낭자 보고 가슴 뛰는 소리야.
추노 OST 비익련리.

비익련리.
신화 속의 새 비익조. 한 마리의 새가 가진 날개와 눈이 하나 뿐 이어서 한 쌍이 붙어야만 비로소 바로 보고 날 수 있는 새.
서로 다른 뿌리를 가진 나무들이 가지가 이어져 하나 되는 신비로운 자연현상 연리지.
이 비익조와 연릭지의 합성어로 당나라 시인 백낙천이 지은 장한가에 나온 단어로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단어이다.

그리고 나는 몇 년 전 한 여자를 만나 비익조 처럼 서로 모자람을 채워주고 연리지 처럼 하나되는 사이가 되고 싶었다.
나는 스물 다섯 , 그녀는 스무살.
찌질한 복학생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온 신입생은 그전까지 만났던 다른 여자들과는 느낌이 달랐다.
아니 먼저 나에게 다가온다는 것 자체부터 남달랐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태도를 보이며 날 밀어내 버렸다.

비익련리가 소망을 담은 단어여서 이루어지기 힘든 법일까. 내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추노 속 대길이의 소망도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길이는 그렇게 찾아 해메던 언년이가 다른 남자의 여인이 되어 버리는 것을 보고 가슴을 치며 운다.
가슴을 치며.
가슴이 아파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정말 가슴이 아팠던건.
그 전에도 그 후에도 여자와 만나고 헤어진 적은 있지만 정말 가슴이 답답하고 아픈건 그 애가 날 밀어내던 밤이었다.
대길이처럼 울지는 않았지만 그대신 앓았다. 차라리 울었으면 속이 시원했을까.
그렇다면 울면서도 가슴이 아파 주먹으로 치던 대길이는 얼마나 슬펐던걸까.

몇 년이 지나고 다 잊은 줄 알았던 그녀는 가끔 좋은 멜로디의 음악을 들으면 불쑥 나타나서 하루종일 나를 괴롭히곤 한다.
마침 오늘은 그 곡이 비익련리였다.
오늘 밤은 뒷 집 도령이 앞 집 낭자 보고 가슴 뛰었던 ,
찌질한 복학생이 예쁜 신입생을 보며 가슴 뛰었던 때를 생각하며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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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충달
16/07/19 00:10
수정 아이콘
기억은 잊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슬픈 기억도, 아픈 기억도 생각하면 다 떠오르는 게 사람이죠. 대신에 사람은 좋은 기억을 만들 수도 있죠. 언젠가는 아픈 기억들마저 다 웃으며 얘기할 수 있도록, 슬픔마저 다 덮어버릴 정도로 좋은 기억을 많이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저는 그렇게 삽니다.
연휘가람
16/07/19 00:17
수정 아이콘
네 잊는 다기 보다는 좋은 기억 속에 묻어 두고 산다는게 맞지만
그래도 유독 더 많이 파헤치고 나오는 기억들이 있는 것 같네요.
더 많은 좋은 기억으로 덮어 둬야겠어요.
안스브저그
16/07/19 00:43
수정 아이콘
제 짝사랑이 좋아하던 비익련리군요. 제게는 망할 노래입죠. 망해라 나쁜사람아
16/07/19 03:43
수정 아이콘
차라리 이 지랄같은 세상 대충 살다가면 되는거면 맘이라도 편하겠지요.
대충이 안되더라구요. 그 모든게.
그래서 아프겠지요
16/07/19 12:07
수정 아이콘
지금 제 상태가 딱 저 드라마속 대길이 같네요.
몇년간 짝사랑하던 사람이 얼마전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그 여자 얼굴보고 난 후로 거의 반 미친년처럼 살고있어요.
세상에 아무것도 필요없고 '그 사람 하나만 내꺼였으면 ..'하고 바랬는데, 그게 너무 큰 욕심이었나봐요.
욕심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홍승식
16/07/20 12:33
수정 아이콘
언제나 아픈 기억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와서 가슴을 후벼파는 법이죠.
시간이 지나도 아픔에 둔해질 지언정 없어지지는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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