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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6/09 23:05:21
Name 김일영
Subject [일반] 어느 소설에서 보는 한국사회의 자화상 - 은하영웅전설

은하영웅전설.
제목만 봤을땐 그저 3류 SF소설처럼 보이지만 이미 많은 분들이 접해보셨을 걸로 압니다.

음지의 베스트 셀러로서 100만부 이상이 팔렸고
서울대 도서관 대여순위 에서도 몇 년전 상위에 포함되었을 정도로 내용과 그 깊이에 있어서도 부족함이 없는 작품입니다.
서울대 도서관 대여순위가 높다고 책의 질이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당시 이에 관련한 신문기사 대학생들 독서수준이 많이 낮아졌다고 질타하는 내용 이었는데 SF란 배경때문에 나오는 편견이라고 생각됩니다. 당시만 해도, 아니 지금조차도 SF는 그저 '심심풀이'수준의 장르로 취급받는게 보통이니까요.)

사실 배경만 SF일 뿐이지 이 소설의 근본적인 주제는 지금 현재의 현실정치에 대한 고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권력의 집중과 분산. 어찌보면 인류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원리 두가지를 두 마스코트(양 웬리, 라인하르트)를 통해서
그 공과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제가 이 소설을 이렇게 소개하는 이유는 현재 한국사회의 모습과 이 소설에서 묘사되는 광경이 너무나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이 소설이 나온게 십수년전인데 그때와 지금이 별반 달라진게 없다는 것에대해 씁쓸하기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뽑아본 이 소설의 몇 구절을 통해 한국사회의 자화상을 바라봤습니다.



1.

[어떤 옷을 걸치더라도 정치의 실상은 오직 하나입니다.]

[호오, 그건 무슨 소리지?]

[소수에 의한 다수의 지배입니다.]

[민주공화제는 자유 의지에 의한 다수파의 지배를 구가하고 있는데 그 점에 대한 경의 생각을 듣고 싶군.]

[전체를 100으로 보고 그 중 51을 차지하면 다수에 의한 지배라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수파가 몇 개의 그룹으로 분열되어 있을 때, 51가운데 26을 점유하면 100이라는 전체를 지배할 수 있습니다. 즉, 1/4이라는 소수만을 지배함으로써 다수를 지배하는 일이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 예는 공식화,단순화한 것입니다만, 다수파 지배라는 공화제의 원칙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명민하신 각하께서는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 현 이명박 정부가 당선된 원리와도 비슷합니다. 개인적으로 결선투표제가 없는 한국의 선거제도의 결점을 가장 잘 집어낸 구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국은 정치 참여 정도에 대한 문제로 연결 되겠지만 말입니다.


2.

[알겠니? 아들아, 위인이라면 한 번의 충고에 반성한다. 범인이라면 두 번 거듭 충고를 들으면 일단 고친다. 됨됨이가 나쁜 놈이라도 세 번이나 얘길 들으면 생각을 고쳐 먹지. 그래도 태도를 바꾸지 않는 자식은 포기해도 좋다.]

[그럼 네 번째의 충고는 하지 않아도 되나요?]

[네 번째가 되면 추방당하든가 투옥당하든가, 혹은 죽임을 당하게 될 뿐이야. 암군(暗君)이란 그런 거다. 그러니까 네 번째의 충고는 자기 자신에게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상대에게도 쓸데없는 죄를 더하는 일이 되니까 아무에게도 도움이 안된단다.]

-> 20번이 넘는 충고에도 반성하지 않는 인물은 어찌 해야될까요...........?


3.

[ '정치 따위 나하고는 관계 없어.'라는 한 마디는 그 말을 한 사람에 대한 권리 박탈 선언이다. 정치는 자신을 경멸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복수하는 법이다.]

-> 현재 한국사회가 표류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 같습니다. 지금의 표류를 계기로 앞으로 국민이 정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면서 좀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활발한 정치 참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4.

[너희 권력자놈들은 항상 그렇지 않나! 다수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소수를 희생시켰다고. 자신을 그렇게 정당화시켜왔다. 하지만 네놈들의 가족이 소수 가운데 들어있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더냐?]

-> 소고기 협상 초기때 나온 논리와 비슷합니다. 광우병이 발발해도 어차피 확률상 희생은 극소수가 치뤄야 하지요. 다수는 그동안 비싼 한우값 때문에 엄두도 못냈던 소고기를 싼값에 먹어서 혜택이 된다는 논리 입니다.
(지금이야 이런 소리 지껄이면 그날로 매장 당하겠지만요.)

하지만 그렇게 '값싼 소고기'를 외치는 정치가중에 과연 자신이  혹은 그 가족을 소수의 범주에 포함시킬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5.

[공무원이란 패거리들은 권력자의 처벌을 두려워할 망정 민주주의의 주인인 시민에게 헌신하는 따위는 하지 않는다.]

->한국사회에서 이 말을 자신있게 부정할 수 있는 공무원이 몇이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우울하기 그지 없습니다.

6.

[전술은 전략에 종속되며, 전략은 정치에, 정치는 경제에 종속된다는 얘기다.]

->역시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가장 큰 논리입니다. 물론 PGR분들은 이명박이 표방했던 '경제 대통령'이란 캐치 프라이즈가
얼마나 허구적이었나를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7.

[그렇다치고, 양 웬리 한 사람을 받아들일 수도 없는 민주정치란 얼마나 편협한 것이란 말인가.]

[폐하, 문제는 제도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에게 있을 것입니다. 폐하의 재능을 골덴바움 왕조가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바로 어제의 예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민주정치 제도도 마찬가지 입니다. 역시나 운영하는 사람이 잘못 바뀌니 문제가 나타난 것이겠죠.

8.

[신념이란 실수나 어리석은 짓을 정당화하기 위한 화장에 지나지 않는다. 화장이 진하면 진할 수록 그 밑의 얼굴은 흉하다.]

[신념을 위해 사람을 죽이는 일은 돈을 위해 살인하는 일보다 하등한 짓이다. 왜냐하면 돈은 만민 공통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신념의 가치는 당사자 한 사람에게만 통용되기 때문이다.]

[신념을 지닌 인간처럼 유해한 것은 없다. 루돌프 대제를 한번 보라. 그의 신념은 민주 공화 정치를 멸망시키고 수억 명을 죽이지 않았는가.]

->우리 사회에도 자신의 '신념'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무조건적으로, 절대적으로 적용되리라고 믿는 사람이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촛불시위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시점에서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경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9.

[법에 따르는 것은 시민의 당연한 의무다. 그러나 국가가 스스로 만든 법을 등지고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려들 때, 그에 맹종하는 일은 시민에게 있어선 오히려 죄악이지.  왜냐하면 민주국가의 시민에게는 국가가 저지르는 죄나 오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비판하고 저항할 권리와 의무가 있기 때문이야.]

-> 현 촛불시위 논쟁에 대한 핵심이 들어있는 구절입니다.
그리고 이 구절이 2008년인 지금에 조차 너무나 잘 들어맞는 현실이 슬플 뿐입니다.
현 촛불시위를 너무 현행법상의 불법, 합법 이런식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너무 지엽적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좀 더 대승적인 범위의 시야를 견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겠죠.


10.

[그렇군요. 당신은 양심적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양심적인 정치가인 모양이군요. 그러나, 결국 당신들 권력자는 언제나 잘라 내는 쪽에 서지요. 팔다리를 자르는 일은 분명 아픈 일일 겁니다. 그렇지만 잘려 나가는 팔다리 쪽에서 보면 어떤 눈물이든 자기도취에 불과합니다. 나는 나라를 위해 사적인 정을 버리고 순리를 따랐다. 난 얼마나 불쌍하며 또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라는 식이죠. '읍참마속'이라던가요? 흠, 자기가 희생되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기쁨의 눈물이 나오겠죠.]


-> 이명박 대통령의 인적 쇄신책으로 내각과 청와대 수석들이 대거 교체될 예정입니다.
분명 이명박 대통령 입장은 '잘라내는' 입장입니다. 그래도 자기가 그렇게 국민들 반대 무릅쓰면서 뽑은 사람들인데
자르려고 하면 자기 자신은 마음이 아프겠죠.

하지만 그 잘려나가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그 이명박 대통령의 마음도 위선일 뿐입니다.
애초에 자기가 정치를 잘했으면 자기가 아끼는 사람들 그렇게 자를 필요도 없었겠죠.

11.

[물감을 설탕물에 풀어 달콤한 그림을 그리려던 무능력자들에게는 당연한 말로다.]

-> 747정책을 맹신했던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들, 그리고 그를 맹종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정신적 노예로 전락한 몇몇 지지자 들에게 딱 어울리는 구절이 아닐까 싶습니다.


12.

[인류의 문명이 낳은 최악의 병은 국가에 대한 신앙일 것이라고 양은 생각했다. 그러나 국가는 인간 집단이 살아가기 위해 상호 보완 관계를 효율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도구에게 인간이 지배당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도구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는 극소수의 인간에 의해서 대다수의 인간이 지배당하는 것이다.]

-> 우리 국민들도 어쩌면 마찬가지 아닐까요? 어느 정부가 경제를 파탄냈는지 기억조차 못하고 그들에게 정권을 다시 넘겨주었고,
그 대가를 이렇게 힘들게 치루고 있으니까요. 물론 한나라당이라고 다 바람직 하지 못한 사람들만 모인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 대한민국은 한나라당을 움직이는 극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그 극소수의 사람들이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된 정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쨌거나 한나라당이라는 브랜드는 비판을 받아야 하는게 마땅합니다.


13.

[체제에 대한 민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두 가지만 있으면 된다. 공평한 재판과 마찬가지로 공평한 세금 제도, 다만 그뿐이다.]

-> 현 정부가 과연 누구에게나 공정한 법집행을 하고 있는지, 누구에게나 공평한 조세를 하고 있는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14.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재상 각하보다 강대한 병력을 소유했으면서도 멸망한 것은 세 가지의 것이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듣고싶군. 그 세 가지라는 것을.]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마음에는 평형이 없었고, 눈에는 통찰력이 없었으며, 귀는 부하의 의견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이명박을 브라운슈바이크에 비유한다면 비약이 심한걸까요........?

15.

[정치 권력과 매스컴이 결탁하면 민주주의는 비판과 자정능력을 잃고 죽음에 이르는 병을 앓게 된다.]

-> 조중동만 생각해봐도 정말 한숨 나오는 구절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청산되어야 할 집단중에 하나가 조중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현정부에 대한 비판글이 된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은하영웅전설 이란 소설 자체가 한국 사회에게 가져다 주는 의미는 크다고 생각됩니다.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은 꼭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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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9 23:09
수정 아이콘
양웬리와 라인하르트 구도가 너무 재미있어서 초반만 본...1인.. 그들이 죽고나니 보기기 싫더군요 그소설 ...

이기주의적으로 소설을 보는건가..
땅과자유
08/06/09 23:13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은하영웅전설.. 다시 한번 봐야겠군요. 몇몇 대사는 기억나는데 몇몇은 기억이 안납니다. 그나저나 이책은 다시 번역되서 안나오나요?
戰國時代
08/06/09 23:13
수정 아이콘
정말 걸작 소설이죠.
피스님// 삼국지도 제갈량 죽고 나면 보기 싫으니 ... 당연한 거죠 뭐 ^^;;
08/06/09 23:15
수정 아이콘
戰國時代님// 하하.. 이해 주신다니 감사를.. 나이는 그럭저럭이지만 정신연령은 아직 ..
ataraxia
08/06/09 23:18
수정 아이콘
제가 생각하는 은영전의 가장 큰 주제는 최선의 독재정치와 최악의 민주정치간의 대결 구도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한국은...
표면적으로는 민주정치이나 내부적으로는 독재정치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최선의 독재정치라면 그나마 낫겠습니다만....
이건 뭐 최악의 독재정치이니...캐리어 가도 답이 없네요...
videodrome
08/06/09 23:20
수정 아이콘
아직도 이소설은 정말 윈윈으로 잘 썻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승자죠, 얀 ...애송이 황제.
카오루
08/06/09 23:26
수정 아이콘
하아..다나카요시키...정말 이후로 이작가의 모든책을 사보았는데..

창룡전은 대충대충끝내고....요즘뭐하는지..살았는지 죽었는지..
08/06/09 23:26
수정 아이콘
고등학생 시절 저의 정치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소설이죠...^^;;
재수니
08/06/10 00:17
수정 아이콘
아직도 기억나군요 정신없이 빠져읽던 그 시절. 로엔그럼. 로이엔탈, 미터마이어, 킬히아이스 아직도 기억나는 그이름들...
Cazellnu
08/06/10 00:39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제가 이 아이디를 만들게 된것이 순전히 십여년전 읽은 이 책 때문이었죠.
담배피는씨
08/06/10 00:45
수정 아이콘
읽은지 몇년이 지났는지.. 기억은 가물~ 가물~ 다시 봐야 할 듯..
새벽오빠
08/06/10 00:51
수정 아이콘
제목이 이미지를 깎아먹는 대표적인 소설. 정말 괜찮은 소설입니다만 제목이 안습 ㅠㅠ
GrandBleU
08/06/10 01:03
수정 아이콘
아아.. 또 보고 싶잖아효 ㅜ.ㅠ
EndofJourney
08/06/10 01:07
수정 아이콘
뭐랄까...
한 '개인'의 능력이 '전체 사회의 제도'보다 우월하다는 말을 하는 것 같아서
영 찝찝하게 읽었던 소설인데...
양 웬리를 지지하면서도 지지할 수 없게 만들었던 그 오묘함이란...- -;

오히려 요즘 더 설득력 있게 읽힙니다.
반대의 의미로 말입니다.
한 개인이 한 사회를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자꾸 트류니히트가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 -;
08/06/10 01:20
수정 아이콘
흠...그럼 미국사회의 영웅으로 떠오른 오바마가 이제 한국을 침공해 오는 건가요.
전제정치(?)를 일삼던 공화당 세력이 밀려나고, 권력을 잡은 오바마는
수구세력과 손을 잡으려던 이명박에게 선전포고를;;; (뻘생각)
아무래도 이명박은 트류니히트와 비슷한 것 같아서요.
하는 것 없이 전폭적인 인기, 서서히 사회를 장악, 정작 위기가 닥쳐오면 책임을 돌리거나 버로우,
HID였던가...는 우국기사단 -_- 오바마가 딱 라인하르트 하면 되겠네요 ^^;

은영전은 예전에 나왔던 책과 이후에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던 책,
그리고 외전까지 다 샀었는데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제국군 장군들의 능력이 너무 뛰어난 게 좀 맘에 들진 않았지만;;; 불공평하잖아 -_-
펠쨩~(염통)
08/06/10 03:1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싫어하는 소설입니다.
뼈와 살이 타는 전쟁도 좋아하고 인물들의 캐릭터도 좋아하지만
저 정치부분은 무척이나 도식화 되고 단순화 해서 싫어합니다.

억단위의 인구를 다스리를 시스템이 군사천재 한명에 좌우될만큼 근현대 사회가 단순하지 않죠.
아니, 고대로 거슬로 올라가도 한 인간에 의해 시스템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뛰어난 인간은 그 시스템을 잘 활용한 인간일 따름이죠.
열혈둥이
08/06/10 04:11
수정 아이콘
전 펠쨩님과는 정확히 반대의 의미에서 좋아했습니다. 하하하;;
전투신도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었고.. 복선도 대놓고 깔아놨지만 저는 아직도 로이엔탈이 반란을 일으킨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_-;
아니 로이엔탈이 일으킨 반란에 부하들이 동참했다는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그 은하시대에서 정보가 완전 닫혀있다는게 말이 안된다고 봐요)
하지만 최선의 독재와 최악의 민주정치를 다룬 작가의 시선만은 맘에 들어서 이소설을 계속 읽었습니다.
양 웬리가 아무리 도덕적이고 국민 영웅이며 바람직한 민주적사고를 가지고 있는 최선의 리더이지만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과 명예가 민주사회를 이끌어가기에 부적합하다는것을 알고 있었고,
끊임없이 이용당하고 견제당하지만 자신의 신념껏 최악의 민주주의를 지켜갑니다.

펠쨩님이 말씀하신 부분이 아마...라인하르트가 황조를 빼앗은 후의 정치상황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현명하며 능력있고 미래를 내다볼줄 아는 젊은이들의 집단이 정권을 잡는 다는 것, 게다가 그집단이 정치 집단도 아닌
군사 집단이라는 것에서 많은 문제점이 보입니다만, 한줄의 핑계로 무능한 귀족이 아니라 능력위주의 평민을 중용했다는 말이나왔으니까요..

제가 이 소설에서 제일 좋아하는 대사는 양 웬리의 신념인 '음모가 세상을 바꿀수는 없다.' 입니다..만...
가끔씩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펠쨩~(염통)
08/06/10 04:42
수정 아이콘
라인하르트가 황조를 빼앗은 후 정치상황과 가장 비슷하게 일어난 현실이 바로 1950년 이후 중국입니다.
무능한 국민당 정부를 대신해서 정강산의 영웅들이 민중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고 젋고 의욕적인 혁명가들을 중심으로
절대적인 독재권력을 발휘했습니다.

문명에 보면 정치체계에서 독재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부패입니다. 그리고 20세기 공산주의 국가들 대부분은 극심한 부패에 시달렸는데 그 이유는 공산주의 자체보다는 공산당 독재 때문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라도 민주주의적인 체제는 부패가 훨씬 덜합니다. 그 이유는 사람이 착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패와 전횡을 막는 것은 독재자의 착한 의지가 아니라 상호 감시 견제하는 시스템입니다. 1만년 인류역사상 수천명의 선한 독재자가 등장했습니다. 그중 가장 대단했던 사람으로 저는 옹정제를 꼽습니다. 하루 20시간씩 밥도 제대로 못먹고 관리하고 감시하다가 과로사한 옹정제의 청 제국보다 효율적인게 21세기 쓰레기같은 정치인이 판치는 대한민국입니다.
스카이
08/06/10 08:38
수정 아이콘
은영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얀웬리란 케릭터 정말 좋아요.

이 소설은 전체적인 내용도 괜찮지만, 그것보다 등장인물들의 대사에서 나오는 그 철학들이 정말 일품인 것 같습니다.
전 지금 국가 지도자들을 보면 이 말이 생각나네요. 은영전의 어떤 인물이 말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지만
'특권이란 인간의 정신을 좀먹게 하는 최고의 독약이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일 겁니다.

꼭 정치까지 아니더라고 일상적인 사회에서도 조금의 권력만 있어도 바뀌는게 보이는데..군대에서 쉽게 볼 수 있죠. 짬차면서
서서히 생각이 바뀌는;;요즘 참 많이 느끼고 있는 말입니다.
08/06/10 09:58
수정 아이콘
은영전... 배울 점이 많은 소설이지요...
08/06/10 11:01
수정 아이콘
열혈둥이님//
뭐...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게 당연하지요.
田中 선생이 저걸 집필할 때가 80년대니까요...
그때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이렇게 소통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는 없었을 테니까요.
나두미키
08/06/10 12:16
수정 아이콘
은영전.. 사고싶어도 ㅡ.ㅡ 구하기 너무 어렵더군요......
마술사
08/06/10 12:41
수정 아이콘
제 닉네임이 바로 은영전 주인공에서 나온 것이죠. 갑자기 반갑네요.
이거 제 홈피에 퍼가도 될까요?
오소리감투
08/06/10 14:00
수정 아이콘
재밌게 본 소설인데 저런 구절이 나왔는지 기억도 안 나네요 -_-;; (기억력이 ... )
보면서 삼국지랑 닮았으면서도 몇몇 부분은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08/06/10 14:18
수정 아이콘
은영전은... 소설 자체는 무척 재미있게 읽었지만, 기저에 따르는 제국주의적인 색체는 맘에 안들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읽으신 분들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저는... '민주주의는 결국 중우정치가 되어 망하고, 제국주의가 우월하다" 라는 식으로 해석했거든요.
나이트해머
08/06/10 18:1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참 은영전이 좋더군요.
특히 감동먹은 건 버밀리온의 종전. 진짜, 저장면처럼 사람 분통터지게 하는 것과 감동을 주는 걸 동시에 해내는 게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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