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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6/16 02:18:04
Name SaiNT
Subject [일반] 야 기분 좋다!
자신이 좋게 여기는 사람이 어떤 명언을 남기고 그것이 유명해지면
그것을 적시에 적절하게 인용하거나 따라함으로써 그 사람에 대한 오마쥬를 표현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물론 예술 작품에서 이걸 적시에 사용하지 못하거나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표절이 되는 경우도 있죠-)


저는 노무현 대통령 시대에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고, 지금도 대통령으로써의 노무현을 아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사람이지만
적어도 탈권위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의 노무현, 공인과 자연인의 경계의 노무현에 대해서는 호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실 정치인 노무현의 많은 팬들도 이런 캐릭터에 이끌려서 지지하게 된 사람들이 많죠.

이런 노무현의 캐릭터를 대표할만한 명언이 바로 ["야 기분 좋다!"] 이죠.
대통령의 무거운 짐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동네 사람들 앞에서 말이죠.
논리적으로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이보다 더 간결하게 "노무현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더 있나 싶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일상에서 많이 따라 쓰고 싶은 말입니다.
하지만 일베 때문에 이 좋은 말을 쓰면 도리어 오해를 받게 되는게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유게에서 '이기'라는 사람의 사연을 보고 문득 떠올라서 끄적여봤습니다.
https://pgr21.com/pb/pb.php?id=humor&no=279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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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t. Hammer
16/06/16 02:23
수정 아이콘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도 명연설에서 비롯된 말인데 참...
Jace Beleren
16/06/16 02:35
수정 아이콘
노무현이 잘하고 못했고를 떠나 노무현의 정책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본 입장에서 정치인 노무현을 결코 잘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진 못하겠지만 (몇억과 몇년이 왔다갔다 하는게 이성으로 커버되는 부분이 아니더라구요.) 인긴 노무현은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에요. 위에 해머 상사님이 말씀하신 연설도 좋았지만 그 '제가 언제 경제 살리겠다고 말이나 했습니까?' 이 퇴임 인사도 진짜 멋있는 연설이었는데...
세인트
16/06/16 10:13
수정 아이콘
저도 정치와 정책은 진짜 동의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지만 자연인으로서의 그는 대단한 매력을 지닌 사람인 건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게 위험한게, 물론 살아온 궤나 인격의 그릇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29만원씨도 사적으로는 인간적인 매력과 주변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엄청났다고 들어서...

(뭐 이 부분은 회사 과장님이 '그러니까 그정도 매력이 있어야 나라를 해먹는거야, 남들이 욕한다해도 자기사람을 확실히 만드는 매력' 이라고 하고 가시는군요)
Jace Beleren
16/06/16 15:20
수정 아이콘
나쁜놈의 생애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물로만 점철되어 있고 좋은 사람의 생애에서는 사소한 흠 하나 안 나온다면 세상 살기 참으로 편하겠지만 수십년간 수천명의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인간의 생애가 그렇게 단순할수는 없겠죠. 인간적으로 매력적이라는건 그냥 매력적으로 느끼는데서 끝나야겠죠 쉬운 얘기는 아니지만... 제가 세인트님에게 개인적으로 큰 매력을 느낀다고 해서 PGR 권력 암투에서 무조건 세인트님의 편을 들어주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세인트
16/06/16 15:28
수정 아이콘
그렇죠. 와우할 때 애인이 공대에서 대형 사고를 쳤으면 무조건 실드칠 게 아니라 깔 건 까야 하는 겁니다 핫핫핫 그랬다 차였다는 건 뭐 제 이야기라 쓴건 아니고 뭐 아 네 뭐 음

...아무튼 말씀대로십니다. 유영철도 가족에게는 한없이 자애로운 아버지였더라지요. 남들이 모두 욕하는 사람이 정말로 순수한 악의 화신인지, 내가 보는 그 사람의 매력이 사실은 치명적인 해악에서 내 시선을 돌리게 하는 건 아닌지 항상 고민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베이비블루
16/06/16 02:53
수정 아이콘
나이를 먹고 군대갔다오니 탈권위라는게 얼마나 의미있는 거였는지 깨닫게 됩니다. 예전에는 그까짓게 뭐라고 싶었는데...
-안군-
16/06/16 10:33
수정 아이콘
대한민국의 권위주의를 개박살냈다는 면 하나만 두고도, 영원히 남을 족적을 남기신 분이라는데 이견을 둘 수가 없습니다.
16/06/16 11:00
수정 아이콘
나이가 어려서 그 이전 시절은 잘 몰라서 질문드립니다. 지금도 권위주의가 상당하다고 느끼는데 노무현 대통령께서 권위주의를 박살냈다는 표현을 쓰실 정도로 이전의 권위주의는 수준이 더 심했나요?
-안군-
16/06/16 11:08
수정 아이콘
같은 야권 대통령(?)인 김대중 대통령과만 비교해도 차이가 확 납니다.
말하자면... 김대중 시절만 해도, 언론들이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개그맨들이 대통령을 희화화 하는건 거의 금기였고,
사람들이 대놓고 대통령을 존칭도 없이 부르거나, '이게 다 XXX 때문이다' 식의 농담도 하기 힘든 분위기였죠.

노무현 대통령이 권위주의를 박살냈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벤트(?)가 검사들과의 맞장토론이었는데,
행정부 소속인 검사들이 대통령한테 눈 부라리고 따지고 든다는 것 자체가 이전까지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죠.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이전의 권위주의식 통치를 하려고 애쓰는게 많이 보이는데,
그게 예전같았으면 통했을 스타일입니다. 지금이니까 비웃음을 당하는거지, 원래 대통령이 까라면 다 까야하는게 당연시 되던 시절이었죠.

어쨌거나, 대한민국 최고권력자도, 그저 대한민국의 한 국민일 뿐이다... 라는 인식을 심어준건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16/06/16 11:31
수정 아이콘
대통령 탈권위의 시작은 김영삼의 "YS는 못말려"지요.
정치풍자도 꽤나 자유로웠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편하게 다가갔던 건 김영삼,
국민에게 대통령이 편하게 다가왔던 건 노무현이라고 생각해요.
-안군-
16/06/16 11:36
수정 아이콘
YS가 문민정부를 세우면서, 기존의 군사정권과의 차별성을 두기 위해 당시 적극적으로 친근함을 어필했던 건 사실입니다만,
통치방식을 보면, 권위주의를 탈피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무르익기 이전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그당시만 해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국정이 좌지우지 됐으니까요.
그리고 IMF가, 그때까지 곪아왔던 상처가 터져나온 어쩔수 없는 결과라고 쳐도, 그렇게까지 꼭꼭 숨겨지다가 펑 터진것도,
대통령의 권위에 감히 대항할 수 없었던 시대적 배경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16/06/16 13:12
수정 아이콘
신문/방송에 대통령 비판하는 기사가 아마 10자리 숫자 배로 증가했을 거에요. 그 전까지는 대통령 비판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영역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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