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컨덕트>라는 영화를 발견했습니다. 배우들이 알파치노, 앤서니 홉킨스, 이병헌 이에요. 와우? 이 호화출연진은 뭐지?
이병헌이야 그렇다치고 앤서니 홉킨스와 알파치노라니? 제약회사에서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소송과 관련한
변호사의 진상 파헤치기..왠지 요새 옥시사태도 생각나고. 재미있을 것 같네.
라고 저는 제 인생의 시간과 약간의 돈을 낭비하고 말았습니다...여러분은 이런 참사를 겪지 말라는 의미에서
영화 리뷰를 적어봅니다. 아!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 다 스포할겁니다. 하지만 스포를 원하지 않는 분도 그냥 보시길 권합니다!
그리고 이딴 영화를 보지 마세요!
1. 개연성없는 스토리, 캐릭터의 부재.
일단 도입부분은 썩 훌륭하진 않아도 일단의 짜임새는 갖추고 있습니다.
앤서니 홉킨스는 엄청 부자인 제약회사 회장이고 방금 무죄판결을 받았고 그의 애인인 젊은 여자는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돈을 요구 당합니다. 앤서니 홉킨스의 순자산은 85억 달러나 된다고 하는데
집 금고에서 뺄 수 있는 고작 250만불을 요구하여 앤서니 홉킨스는 돈가방을 들고 약속장소로 나갔다가
납치범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면서 포스를 풍기죠..! 그러나 그 남자는 납치범과 관계가 없는 사람이었지만요.
그러면서 영화는 납치이전의 시점으로 1주일 전으로 돌아갑니다. 일단 관객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데까지는
성공했다고 할 수 있죠. 이 허접한 영화속에서 오로지 앤써니 홉킨스가 출연하는 부분만이
'보통은 되는 영화'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오오 역시 대배우 찬양해..라지만 사실 그의 캐릭터만이
허술하더라도 일단은 말이 되는, 일관성있는(비교적..비교적으로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변호사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옳지않은 일을 하는' 변호사입니다.
사실 여기서 이 영화가 망한 영화라는 걸 빨리 알아챘어야 하는데.. 이 영화는 주인공 변호사의 행동을 통해 이걸
관객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저 얘기를 주인공이 '지 입으로' 떠들어요. 그리고 저 대사는 이후로도 주인공의 친구 변호사나
주인공의 상관인 알파치노와의 대화에서도 몇번 등장합니다. 아마도 감독은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옳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의
딜레마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나봅니다만 그런 역량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직접적인 대사로
'너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옳지 않은 방법을 택하는군' '일어나야 할 일이 일어났으니 된거 아냐 훗' 같은 중2병대사를
주인공으로 하여금 직접 이야기하게 합니다. 아하! 그러고보니 앤서니 홉킨스의 자산이 85억 달라나 된다는 것도
작중 인물들이 굳이 그 말을 주절주절 반복하기 때문에 알게되는 정보로군요.
그리고 이 주인공이 이후 하는 일들은..그냥 다 옳지 않은 일입니다.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응? 언제 그런게 있었어?
그리고 가장 문제의 캐릭터 이병헌..이병헌은 영화를 끝까지 다 보았는데도 그 정체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알파치노와 앤서니 홉킨스의 하수인이긴 한데 원래 킬러인건지 킬러까지는 아니고 해결사인건지
몸은 왜 아픈지 왜 죽을 병에 걸렸는지 왜 자기가 죽기 일보직전인데도 알파치노의 하수인인지
아~무 것도 설명이 없어요.
이병헌의 첫 등장은 사설탐정처럼 주인공의 뒷조사를 하는 장면인데 그 다음으로 출연하는 장면에서 뜬금없이
피를 각혈하면서 오토바이를 타고 비트의 정우성같은 폼을 잡습니다.
정말 이게 뭥미.......??? 아니 진짜 아무 설명도 사건도 없었는데 영화에 나와서 이웃사람에게
'이 남자 알아요 이여자 알아요' 물어보고 들어갔던 남자가
주인공 장면 지나가고 화면바뀌고 등장해서는 뜬금없이 입에서 피를 토해요. 그리곤 대사한마디 없이
혼자 오토바이를 잡고 폼을 잡습니다. 대체 관객은 어디서 감정이입을 해야 하는 건지...
게다가 이병헌의 출연씬은 앞으로도 계속 이렇습니다. 뭔가 상대역도 없이 혼자 폼잡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피토하는 장면이랑..) 얘가 어떤 캐릭터인지 당췌 아무 설명도 보여줌도 없는 상태에서 병신같지만 멋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병신같은 폼만 잡고 있어요...뭐지 대체.
알파치노의 캐릭터는 엔딩 직전까지는 뭐 그럴수도 있습니다. 흑막이라는 결론을 내려놨으니 엔딩의 파멸이
정해진건 어쩔 수 없는데 이건 데스노트 라이토는 비교할 수도 없는..대체 왜 갑자기 모든걸 내려놨는지 알 수 없는
던지기가 나오죠. 이건 이후 따로 단락을 할애해 적겠습니다.
2. 주인공은 언제 옳은 일을 하는가
주인공은 재벌 애인인 전애인을 만나러 가서, (어떻게 포장하든 마누라 놔두고 바람피러 간겁니다)
성관계를 가지기 직전에 성관계는 가지지 않고 재벌애인으로부터 위법수집 증거를 가지고 옵니다.
그리고 그 증거를 이용해 재판을 거는데
전애인에게 뭐 더 알아낼게 없나 전애인을 만나러 갔다가 전애인이 죽어있는 걸 발견합니다.
그리고는 자기가 살인범으로 오인받을까 + 불법수집증거인게 들킬까봐 이웃집 사람에게 거짓말을 하고 시체가
발견되지 않도록 하죠.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살인용의로 쫓기게 되고 이병헌이 이웃집 증인을 살해하려다
빈사로 만들어 병원에 보내자 병원 간호사인 자기 아내에게 그 사람이 깨어나면 자기가 살인범으로 몰린다며
'아무 죄도 없는 이웃집 여자를 부인에게 죽이라고' 종용합니다. 아주 개새끼에여..
그러다가 이병헌을 만나서 싸우게 되는데 이병헌과 주인공이 싸울것처럼 장면을 잡더니 화면이 전환되고
주인공은 기절되고 묶인 상태로 왠 교회에 가 있습니다. 아마 싸우고 져서 잡혀왔다는 내용인 거겠죠. 싸우는 내용 생략.
그.런.데. 멀쩡한 상태에서 싸울 분위기 잡고 이미 져서 정신을 잃고 잡혀온 주인공이 거기서 아내가 이병헌의 칼에 찔리자
갑자기 묶인 걸 풀고 이병헌과 격투를 시작하여..이병헌을 죽입니다. 응???? 뭐여?? 이럴거면 이 앞에서 이병헌이랑
격투신은 왜 날린거야?? 이 격투신도 조잡하기 짝이 없져...
그러다가 해커 친구를 이용해서 앤서니홉킨스와 알파치노의 증거를 알아내고(?)
아니 해커친구는 분명 불가능하다고 그랬는데 아무 설명없이 증거를 알아낸 걸로 되어 있음..뭥미(2)
앤서니 홉킨스 집에 침입해서 보디가드를 쏴죽입니다. 아 죽이진 않았던가? 암튼 총은 쏴요 아~무 잘못없는
보디가드를..그리고는 앤서니 영감의 말에 전혀 반박하지 못하다가 아 니가 아니라 알파치노가 나쁜놈이구나 하고 나옵니다.
여기서 앤써니 홉킨스의 클라스 인증..이 쓰레기 영화중에 저 장면, 앤써니와 주인공이 얘기를 나누는 부분은
이부분만 떼어 보면 흡사 명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음 사실 뭐 그래봤자
카이지에서 효우도나 리네카와가 진리(?)를 얘기하는 것 같은 장면 정도지만요. 아무튼 디워도 이무기 cg는 평타는 되듯이
앤서니 홉킨스는 이 쓰레기 영화에서도 평타이상이 될 수 있는 장면을 뽑아내줍니다. 돼지목에 진주지만...
3. 알파치노의 슬픈 연기와 아무 쓸모없는 반전
결말에서는 알파치노와 주인공은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알파치노 말의 요점은
'나는 법이든 정치든 다 킹왕짱이고 니가 증거가 있다고 해봤자 나를 잡아넣을 수 없다'정도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이 와서 수갑차라고 하니까 (일단 왜 여기서 수갑을 채우는지도 알 수 없죠..
3류영화나 미드에서 많이 써먹는 알고보니 녹음중이었음! 같은 성의없는 트릭조차도 없습니다???)
갑자기 경찰 총을 빼앗아 뭐라하더니 자살해버려요.
?? 재판해도 나온다매? 방금까지 뭐라고 떠든거야? 지금 당장 체포되도 당연히 권력과 법을 이용해
나올 수 있는 거 아니었어? (아 극중 알파치노는 거대로펌 대표입니다) 여기서 알파치노의 캐릭터는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여인의 향기'의 알파치노를 모든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애정하고 경외하지 마다않는
저로서는 '대체 알파치노가 왜 이딴 쓰레기 영화에 이딴 쓰레기 역할로 나와 저런 연기를 하고 있어야 하나..'
라는 슬픔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요새 알파치노와 앤서니홉킨스가 많이 힘든가.. 모 게임의 리뉴얼을 보고
'첫사랑을 사창가에서 만난기분'이라는 평을 이 영화에서 알파치노의 연기를 보면서 떠올렸어요.
그렇게 알파치노가 죽고 난 후..정말 씨잘데기 없는 마무리로 알파치노와 이병헌의 대화가 나오는데
이건 있던말던 아무 상관이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캐릭터 구축이나 캐릭터들의 행동의 이유를 뒤늦게라도
설명해주는 것도 아니고 뜬금없는 개폼하나 추가에요.
그리고 또 쓰잘데기 없는 마무리로 알고보니 주인공의 전애인-앤써니홉킨스의 애인-은 주인공 마누라가 죽인거였습니다.
와 반전이다!..는 어쩌라고..아무 감흥이 없어요. 누가 죽인거든 무슨 상관이야 상태였기 때문에..
감독은 마치 '나를 찾아줘'와 같은 반전과 그래도 부부는 둘밖에 없으니 공범자로서 계속간다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었던 건 알겠는데 아 정말..니가 뭘 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너는 하지 못했고 정말 안쓰럽다는 말밖에 안나왔습니다.
4. 편집의 위엄?
일단, 감독이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영화를 찍을 때 이렇게 찍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앤서니에 알파치노인데
각본도 처음부터 이랬으면 영화에 손을 안댔겠죠. 최대한 선해하자면 아마 이 영화는 2시간정도 더 촬영한 내용이 있는데
쳐내고 쳐내고 쳐내고 하다보니 전달에 필요한 내용을 다 쳐내고(?) 알 수 없는 개폼(마저 제대로 잡지 못한)부분만 남긴
편집의 결과 이런 쓰레기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SK BTV영화 광고편집자들의 편집역량엔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딴 쓰레기영화를 마치 볼만한 영화인것처럼
잘도 잘라서 광고를 만들어 놨으니까요.
영화가 끝나고 평점을 누를때 저는 하마트면 '그럭저럭이에요'라는 별점3을 그대로 클릭할 뻔 했고
세상에 큰 죄를 지을뻔하던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별점을 최악이에요 0.5로 고쳐서 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널리 알려 저같은 피해자를 다시 내지 않는 것이 이 영화를 먼저본 자의 사명이라는 생각에
이 리뷰를 적습니다. 끝.
한줄요약 : 미스컨덕트 보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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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