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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5/07 01:41:25
Name 아랑어랑
Subject [일반] [5월] 자석의 같은 극을 떨어뜨리며
자석의 같은 극을 떨어뜨리며



그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을,
그대도 알지 않습니까.
가능치 않기에 행하지 않는 그 행위가
온전히 제 몫인 것이 못내 서럽습니다.

그래요.
분명 처음은 하나의 자석이었을 것입니다.
둘의 상황이 양 극단에 섰어도 말입니다.
그것에 힘겨워, 못 버텨 하기에 결국 자석은 둘이 됐겠지요.

따로 된 나는 양극에 허함만을 댔기에 금세 더욱 비워졌더랬지요.
그대는, 새로 생긴 가능성에, 그대는, 쉬이 극과 극을 섞더이다.
예전처럼, 하나처럼 지내자 말한 것이 그럼에도 그대였지요.

제게 가까워 달라는 그대는 무엇을 바라는 것이었을는지요.
이미 다른 극을 붙인 그대에게 제가 다른 극으로 다가가서는 되지 않겠지요.
그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이었든 나는 그대를 바라마지 않았기에,
같은 극이나마 열심히 그대에 달려갔습니다.

하나가 아닌 하나는 얼마나 불안정한지요.
옆으로 틀어지고 엇나가고 떨어지는 와중에도
행여 그대가 불편함을 못 느꼈다면, 씁쓸히 뿌듯하겠습니다.

될 리 없는 것에 힘을 주는 것은, 얼마 안 되어 멈추게 되어 있지요.
바라마지 않는다 하고도, 제풀에 지쳐 밀던 극을 거둘 것이 저이니
또한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마는
제가 미처 다른 극과 겹치지 못한 연을 그대는 깊게 가진 걸요.
그 깊은 연에 대한 마음이 저 또한 깊어
그대의 가까워지고자 재차 달래는 마음이 멀어지겠지요.

아마 이치에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멀어질 마음은 자연히 밀릴 마음인 걸요,
저의 작은 마음이나 심술 때문이 아닌 걸요.
그러니, 부디, 다음을 기약하는 아쉬움의 바람을 남기지 말아주세요.
바람을 남기면 검은 철 조각 같은 그것이, 허한 나의 극으로 향하지 않겠나요.
나는 강제의 힘이 없어진 둘의 상태가 자연하지 않은 만큼 슬플 듯합니다.

이미 미련에 많이 아프고 스스로에 지쳤지만,
남은 자성에 못 이겨 힘겨워하지 않을 날이 올 것을 믿습니다.
내가, 그대가, 그대와 내가 자연스레 있을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이 어지런 마음이 그 날을 불러올까요.
스스로가 미덥지 못한, 미욱한 저이기에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행위를, 행하지 않던 책임을,
제가 움직여 서러움이 될 그 것을,
그대에 의해 달라질 것이라 소망하며
온전히 그대에게 넘기렵니다.

가능치 못한 일을 상정하면서도 웃는
미련한 바보는 벌인 자석놀이의 소중한 끝을 바라며
이제, 같은 극끼리 밀던 헛된 힘을 풀어내겠습니다.

-------------------------------------------------------
오글거림 하면 시, 호감과 고마움의 끝은 애증이 아니겠습니까?
잘 못 쓴 시일수록 오글거림이 넘칠테니, 상위권은 제 것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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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16/05/07 07:25
수정 아이콘
새벽에 읽었을때는 오글거린줄 몰랐는데
지금 다시 읽어보니 충분히 수상감입니다?
아랑어랑
16/05/07 08:55
수정 아이콘
밤에 쓸 때는 이렇게 어마어마한 오글거림인지 몰랐는데 지금 읽어보니 오글거림으로 자신할만 한 글입니다?

.....밤 감수성은 대다나군요...
Camomile
16/05/07 16:20
수정 아이콘
저는 반대로 어젯밤에는 오글거렸는데 지금은 담백하게 읽히네요. 크크. 점심에 치즈라면을 먹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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