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2/16 04:53:42
Name 양주오
Subject [일반] [아이돌] 우리도 우아하게
먼저 다른 공간에 올렸다가, 무관심 속에 버려졌다는 걸 미리 밝힙니다.
행여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 있다면, 댓글로 지적해주세요. 확인하는대로 수정하겠습니다.
불과 1시간 남짓 전에, 되는 대로 생각 따라 써내려간 일종의 긴 낙서라
유통기한이 지나 상하기 전에 이 순간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이 글을 옮긴 이유입니다.

---

연거푸 세시간쯤 본 거 같다.
교차 믹스들 유투브에 많으니까
최면에 스스로 빠지고 싶으면
다른 형들도 가서 찾아봐

별안간, 안무가 새롭게 눈에 들어오더라

다들 아주 잘 알다시피,
피리를 불며 시작하고 피리를 불며 막을 내려
마치 2천년 전 이야기
삼국지 속의 도원결의처럼,
우리를 다짜고짜 환상의 거짓말 속으로 잡아끌지

거기엔 소녀가 있어
아직 상상으로만 코끼리 다릴 더듬으며
첫사랑을 기다리는 어여쁜 이 소녀는
왜 우리를 납치했는지
온 몸으로 춤을 추며 말하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처럼
너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으면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다고

사람은 말할 수 있는 세계만큼 생각한다잖아
누구는 말도 서툴 테고,
숯기가 모자란 소녀도 예쁘지
앵두 같은 입술은 아무래도 너무 작나봐
소녀들은 한번 더 춤을 춰
두번 두번 온 몸으로 소리 지르는 거야

자기를 우아하게 만들어줄
어떤 근사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와 달라고

-

어디 엄마한테 매맞고 대문밖에서
우는 꼬맹이 머슴아처럼
찔찔 울면서도
주제 넘은 망상이 자꾸 스치더라

떡고 섹고밖에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온 게 실수였다고 확신해

진짜 딱 지금처럼만,
저 깊은 산속 골짜기
옹달샘의 그 맑고 청초한 물들이 하나둘씩 모여
긴 긴 강이 되어 흐르듯이
깨끗하고 밝게, 이 우아한 노래와 춤으로
소녀들이 자라주면 정말 좋겠다

이제 5일차라 좀 자신 없지만,
입덕기를 읽어 보면
이른바 자칭-미친놈이라는 분들이 참 많았어
태어나서 아이돌 좋아한 게 처음이라는 둥
영상물을 봐도 음란한 생각이 하나도 안 든다는 둥
군청 민원실 공용 PC로
SES를 덕질한 게 마지막이었다는 둥
떠든 건 바로 나였지

급식 타먹는 학생에서부터
스지 않는 아재들까지
소녀들이 지르는 소리에
우리가 깨어난 건
어른이 되며 잃거나 잊었던 소년 시절의
꿈을 건드린 탓일지도 몰라

소년을 기다리고 *
소년을 보고 *
소년을 생각하고
소년을 만나고 *
소년에게 고백받고
첫키스를 하고 *
연애하고
싸우기도 하다가 **
..그리고 마침내 소년과 결혼을..

* 댄스곡
** 하드코어 펑크 (개취)

하고 은퇴했으면 좋겠다.
아이돌이 아니라
아니 아이돌이면서
전설이자 신화가 되어
슬퍼하는 소년들을
오래 오래 달래줬으면 좋겠다
"괜찮아 울어도 돼!"

Ps 사나야,
이제야 네 곁에서 함께 시간을 나누는
다른 소녀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어.
9명을 넘어서 모든 소녀들까지 말야
행운을 나눠줘서 정말 고마워.
사나야, 사나해.

-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숱해서, 이 글로써 덕밍아웃을 할 게 확실시 되보이지만,
내친 걸음이니 그냥 미친 척 마저 디뎌봅니다.

확실히 무겁긴 무거운가봐요.
노파심에 사족을 하나 달자면, 아이돌 그룹끼리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눈에 밟혔고, 무작정 트와이스가 그냥 좋아진 것뿐입니다.
다른 취향을 가지신 분들과 싸우는 대신 함께 놀고 싶습니다. 이상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껀후이
15/12/16 04:59
수정 아이콘
키덜트라는 말이 있죠?
어느 소수에게 국한된 말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정도의 차이가 상이할뿐 키덜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나이가 하나둘 들어갈수록 드네요 그래서 아이 시절의 순수함을 더욱 그리워하게 되고요
글 잘 읽었어요^^
양주오
15/12/16 05:05
수정 아이콘
답변 고맙습니다. 첫 반응이라, 날카롭기가 첫키스 같네요. 진심입니다.
철 없다는 소리를 참 많이 듣고 삽니다. 현재진행형이란 게 안타깝습니다. 불효할수록 부모님 속은 썩어문드러져 장수하실 테니 효도라고, 언젠부턴간 그리 착각하며 삽니다. 마찬가지로, 이 순간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신새벽입니다.
껀후이
15/12/16 05:17
수정 아이콘
아니요 양주오님이 아이 같다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양주오님이 트와이스를 보며 소녀같은 감성에 빠지신 것과 제가 종종 아이들의 순수함을 보며 부러워하는 것의 공통분모가 키덜트라는 용어가 아닐까 생각하여 적어봤습니다 혹시나 기분 상하지 마시길
성시경이 그러더라고요 어릴 때는 30대 아저씨들이 그렇게 높아보이고 철학적으로 보였는데, 막상 자신이 30대가 되어보니 그냥 점심때 뭐 먹을까 고민하고 그러고 앉아있더랍니다 크크
다들 그렇게 어른인척 어린 시절의 마음을 지니고 사나봅니다 양주오님만 그런 것은 아님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ps 하지만 전 아직까지는 여아이돌을 보며 어린 감성을 동경하기보단 헛된 연애망상을 꿈꾸렵니...
양주오
15/12/16 05:20
수정 아이콘
저보다 더 어리신 분이셨는지 몰랐습니다. 좀 더 크셔야겠습니다. 이 순간 웃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답변에서 걱정하신, 그런 오해는 하나도 팔지 않았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ohmylove
15/12/16 05:17
수정 아이콘
저도 부끄럽지만... 20대 중반에 들어서 처음 걸스데이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 보고 트와이스를 처음 알게 되었네요. 사진 보니 다들 예쁘네요. 특히 윗줄 맨 오른쪽 분이.
양주오
15/12/16 05:24
수정 아이콘
저는 30대입니다..... 제풀에 머쓱머쓱 멋쩍네요.
블라디보스톡의 구시가지 골목길에서 백계 소녀 같은 한국인 아가씨와 만나 결혼할 수도 있습니다. 더 특별한 건 어떤 대상이 아니라, 우릴 만나게 해준 공교로운 어떤 우연 내지 행운인 거 아닐까요.
ohmylove
15/12/16 05:5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구셀쿠맙
15/12/16 05:46
수정 아이콘
윗줄 오른쪽분은 배우 안하고 한국까지 오셔서 아이돌 해주셔서 그저 감사
ohmylove
15/12/16 05:51
수정 아이콘
누구시죠? 외국분인가요?
구셀쿠맙
15/12/16 05:53
수정 아이콘
네 대만소녀 주자유라고 합니다.쯔위라고도 부르죠.
ohmylove
15/12/16 05:55
수정 아이콘
아~ 이름은 들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롱리다
15/12/16 06:30
수정 아이콘
미.사.모.쯔 좋아요
무무무무무무
15/12/16 07:10
수정 아이콘
너무 많아.... 싶었는데 소녀시대랑 똑같네요. 나이 먹은건가;;;;
그 와중에도 쯔위는 한눈에 들어오는군요. 오오 대만 오오
트와이스 다현
15/12/16 07:31
수정 아이콘
환영합니다
ohmylove
15/12/16 07:33
수정 아이콘
아 트와이스 찾아보니
저 중에 정연이란 분이 지금 육룡나르샤에 이방원 부인 민다경으로 출연하시는 공승연 분 친동생이군요.
호오..
종합백과
15/12/16 07:52
수정 아이콘
미나없이 사나마나!
15/12/17 01:34
수정 아이콘
미나입니까 사나입니까 크크크
종합백과
15/12/17 03:50
수정 아이콘
미나나사나나? 크크
花樣年華
15/12/16 08:57
수정 아이콘
다현이란 친구 좋더라고요 크크크;;
프로아갤러
15/12/16 09:02
수정 아이콘
최근 나온 걸그룹 중에 얘들이 비쥬얼 끝판왕이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멤버 구성원중에 미모가 떨어지는 애들이 없는듯합니다.

좋아요.
리버풀
15/12/16 09:17
수정 아이콘
주간아이돌 보면 빵빵터집니다 저도 어제봤는데 좋아요 추천합니다 크크
박하선
15/12/16 09:21
수정 아이콘
노 사나 노 라이프!!
러블리즈
15/12/16 09:50
수정 아이콘
덕통사고는 순식간이죠 크크크
아이돌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전 러블리즈덬이긴 하지만 모모를 참 좋아합니다
종합백과
15/12/17 03:51
수정 아이콘
꽃케이는 애정입니다? 고란한 고라니나 빵덕이도 좋아요
15/12/18 01:51
수정 아이콘
트와이스덬이지만 빵떠기를 좋아합니다
하쿠나마타타
15/12/16 10:38
수정 아이콘
트와이스는 뭔가 다릅니다. 구멍이 없어요. 요즘은 지들끼리 잘노는게 포인트 같은데 이거 또한 얘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15/12/16 11:21
수정 아이콘
여기는 미친 곳이야. 난 여기서 나가야겠어.
으아아아아 안되잖아?

저도 군대에서조차 그리 신경 안썼는데(보긴 다 봤지만서도), 어떤 스토리나 열정이 공감되면 응원하게 되나봐요.

그런점에서 솔지 듀엣한 곡 오늘은이 참 좋네요 흐흐
apinKeish
15/12/16 13:08
수정 아이콘
2015년 가장 핫?!(특히 팬덤 성장장면에서 보자면~)한 걸그룹으로 생각하는 트와이스가 흐흐흐
이제 간신히 멤버 9명 다 구분하는 수준이지만 내년이 더 기대되는 애정하는 걸그룹중 하나죠 ~ 물론 멤버 구성을 보면 좀 더 성장하면
아마도 해외 활동에 더 주력할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벌써 부터 들긴 하지만.. 뭐 이건 우리나라 음반 업계의 공식?!이니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겠고
암튼 나이가 나이인지라 보통은 일코하고 다니지만 가끔 술자리에서 해제 될때가 있는데 주위 반응이 좀 신기한 사람 보는 뭐 그런 반응이라...;;
요즘은 왠만하면 자제하는 편이지만 뭐 일반인 보다 좀 더 관심있고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가끔씩 으쓱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합니다~
다크슈나이더
15/12/16 13:33
수정 아이콘
우연히 유툽 통해 식스틴 스페셜 영상 보고 바로 꽂혀서 (당시 1편만 방송됐던 상황인가 그럴겁니다.)
바로 식스틴 본방사수부터 시작했죠..
얘들은 정말 특별합니다...저도 SES나 핑클같은 아이돌은 거들떠도 안봤었거든요..(내 나이가 대충..ㅠㅠ)
소위 말해 원걸..소시...이런 세대나 걸스데이나 에이핑크같은 애들도 그렇구요..

식스틴 끝나고 오매불망 데뷔만 기다리다가 인스타 팔로우하고...스페셜 영상 전부 모으고...이러다보니 저도 이런 수렁에..ㅠㅠ;;
15/12/16 13:41
수정 아이콘
진짜 이 그룹은 비쥬얼 구멍 없죠. 저도 너무 좋아요!
특히 나연이... 완전 이쁘구 귀여운데 노래도 메인보컬라인ㅜㅜ
15/12/16 13:57
수정 아이콘
저도 30중반에 왠만한 아이돌은 줄줄 외우고 다니는데요 뭘...
저도 요즘 트와이스 제일 좋습니다. 쯔위는 사기캐릭이라 어딜찍어도 다 이쁘요 ^^
꽁냥꽁냥
15/12/16 14:15
수정 아이콘
사나 없이 사나 마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3514 [일반] 나의 소개팅(?) [29] 라디에이터6355 16/02/12 6355 13
63490 [일반] 5호 16국 시대의 발단 [35] 이치죠 호타루12794 16/02/10 12794 26
63358 [일반] 안하던 짓을 하고 있습니다. [26] The xian9674 16/02/01 9674 0
63047 [일반] <삼국지> 군벌시대에서 삼국정립으로. [11] 靑龍4939 16/01/11 4939 5
62986 [일반] <삼국지> 평가절하된 장군 하후돈. [47] 靑龍8763 16/01/08 8763 5
62965 [일반] 촉한 최후의 명장 강유의 주요 군사적 활약. [17] 선비욜롱9983 16/01/07 9983 5
62963 [일반] <삼국지> 삼국시대 각 집단/군벌의 특성. [41] 靑龍7566 16/01/07 7566 1
62936 [일반] 지리와 친해지는 한 가지 방법 [34] 이치죠 호타루6453 16/01/05 6453 7
62852 [일반] [다양성 영화] 1박2일! 오늘을 위한 시간, 아니 어제를 위한 시간 [4] 양주오4632 15/12/31 4632 2
62830 [일반] [지식] 위성사진으로 본 백두산 인근 철도의 실상 [67] 이치죠 호타루13737 15/12/30 13737 70
62575 [일반] [아이돌] 우리도 우아하게 [32] 양주오7377 15/12/16 7377 6
62450 [일반] 가공된 꿈? [12] yangjyess5145 15/12/08 5145 3
62340 [일반] <삼국지> 장수 자질의 유형. [39] 靑龍10183 15/12/03 10183 1
62147 [일반] 창작 매체에서 천재적인 전략/전략가 묘사하기 [59] kien9162 15/11/22 9162 8
62108 [일반] <삼국지> 정보/한당/황개의 손견군 합류 시점은 언제인가? [8] 靑龍5229 15/11/19 5229 0
62053 [일반] 안녕하세요. 탈퇴인사입니다. [551] 사탄25524 15/11/16 25524 27
61994 [일반] <삼국지> 전위는 자字가 없다. [25] 靑龍8503 15/11/13 8503 0
61862 [일반] <삼국지> 문추? [22] 靑龍6923 15/11/05 6923 0
61360 [일반] 동북아역사재단 47억 지도 [46] 눈시BBand12600 15/10/07 12600 10
61011 [일반] 소설 삼국연의, 어떤 번역본을 고를까? [53] 靑龍22703 15/09/18 22703 12
60971 [일반] [1][우왕] 희대의 막장선거 - 1876년 미국 대통령 선거 [49] 이치죠 호타루10735 15/09/17 10735 66
60714 [일반] 다시 시작하며. 제리타임! [15] 후추통7069 15/09/02 7069 10
60383 [일반] 대륙붕 7광구 [19] ArcanumToss9930 15/08/15 9930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