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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08 18:51:33
Name Neanderthal
Subject [일반]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크레이터...



미티어 크레이터 (The Meteor Crater)


크레이터는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게 됩니다. 하나가 화산폭발이고 다른 하나가 운석충돌이지요. 운석충돌로 발생한 크레이터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유명한 놈은 미국 애리조나 주에 있는 미티어 크레이터(the Meteor Crater)일 겁니다. 피지알 회원님들 가운데서도 직접 보신 분들도 있을 것이고 사진으로는 아마 많은 분들이 보셨을 크레이터이지요.

일단 이 놈의 사이즈부터 알아볼까요? 직경은 약 1,200미터, 가장 깊은 곳은 약 170미터 정도입니다. 옆의 가장자리의 테 부분은 약 45미터 정도의 높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이는 약 50,000년 정도이니까 제 선조(네안데르탈인)들이 아직 멸종하지 않았을 때로군요.

이 미티어 크레이터는 개인 소유입니다. 베린저 가문(The Barringer family)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이 크레이터를 보고 싶다면 입장료 약 16달러를 내고 들어가야 되지요. 그래서 예전에 오마바 정부와 공화당이 예산안 통과 문제로 말썽이 생겨서 정부가 문을 닫았을 때 미전역의 국립공원들도 이에 따라 다 같이 문을 닫았지만 이 미티어 크레이터는 개인 소유였으므로 여전히 일반에게 개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개인 가문이 관리하면서 돈을 벌기 때문에 관리도 칼같이(!) 잘 한다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렇게 자연 그대로 잘 보존된 크레이터가 드물다고 하네요. (제주도 산굼부리도 개인 소유입니다...흐흐...ㅠㅠ)

그런데 이 정도 규모의 크레이터를 만들려면 운석은 도대체 어느 정도의 크기였을까요? 이 미티어 크레이터를 만든 운석의 이름은 "디아블로(!) 운석"입니다. 물론 현재는 이 운석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지요. 크기는 약 직경 50미터짜리였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운석의 구성 물질은 주로 순수한 철과 니켈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표면에 충돌할 때의 속도는 약 초속 13km 정도였습니다. 이 정도 크기에 이 정도 속도라면 충돌할 당시 TNT 2메가 톤 정도의 에너지가 발생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 수소폭탄이 터질 때 발생하는 에너지 수준이라고 하는군요. 충돌 당시 운석을 구성하고 있던 대부분의 물질들은 엄청난 열로 인해 다 증발해 버렸습니다. 겨우 살아남은 운석 조각들이 좀 있는데 크레이터 옆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어떤 것은 구매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쇼 미 더 머니!!!)

이 크레이터의 기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많았었다고 합니다. 특히 우주에 관한 지식이 지금과 같지 않았던 19세기에는 주로 화산폭발로 인해서 생성되었다는 의견이 우세했었습니다. 1905년 광산 업자이자 사업가였던 대니얼 베린저라는 사람이 연구 끝에 미티어 크레이터가 외계에서 온 물체가 지표면과 충돌하여 발생된 것이라고 주장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그는 이 크레이터를 소유하게 되었고 그 인연으로 그 후손들이 현재까지도 이 크레이터를 관리해오게 된 것이죠.



대니얼 베린저...


지금이야 후손들이 꿀 빨고(?) 있지만 대니얼 베린저는 이 크레이터 때문에 큰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아까 이 크레이터를 만든 디아블로 운석의 성분이 철과 니켈이라고 했었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 운석 속에 포함되어 있던 철이 산화되어서 산화철 형태로 크레이터 속에 파편 형태로 흩어져 있었는데 베린저가 그것을 보고 "아! 나머지 엄청난 양의 철들이 이 크레이터 밑에 묻혀있겠네!"하고는 27년 동안이나 크레이터 바닥을 시추했다고 합니다. 베린저는 그 전에도 다른 곳에서 엄청난 양의 철광을 발견해서 큰돈을 만진 경험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무리 크레이터 바닥을 파 보아도 원하던 철광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과학자들은 운석에 있던 철은 이미 충돌할 때 거의 대부분이 다 증발해 버렸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당시 돈으로 약 60만 달러나 이 일에 쏟아 부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뭐 후손이라도 잘 되고 있느니 그거면 된 거죠. 요즘말로 금수저 아닙니까?...--;;;

나중에 애리조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이곳을 들러서 미티어 크레이터를 구경해야겠습니다.


사족) 알아봤더니 입장료 16 달러는 2014년까지의 적용이 됐었고 지금은 성인 18 달러로 올랐다고 합니다...--;;; 들어가면 박물관도 있고 영화관과 레스토랑도 있나 봅니다. 모르긴 몰라도 영화관은 아마도 디아블로 운석이 땅에 떨어지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보여주지 싶고...레스토랑의 샌드위치도 일반 시중에서 사는 것 보다는 비싸겠죠?...예전에는 크레이터 주위를 마음대로 산책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가이드가 있어야 산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당연히 가이드비 추가 될 것으로 예측되네요...현지인들도 좀 비싸다는 반응인 것 같습니다...이거 천조국 형님들 마지막까지 쭉쭉! 빨아드시는데요?...--;;;


이 글은 Lisa Randall의 책 [Dark Matter and the Dinosaurs: The Astounding Interconnectedness of the Universe]를 바탕으로 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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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명사수
15/12/08 18:55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저 크레이터에 티리엘이 떨어진거군요
그리고또한
15/12/08 19:03
수정 아이콘
어? 운석 이름은 디아블로 아니었습니까?
그림자명사수
15/12/08 19:12
수정 아이콘
갓3 액트1에서 운석이 떨어지는데 그게 티리엘이었죠
철광석이 없었던 이유도...
그리고또한
15/12/08 19:19
수정 아이콘
본문의 운석이름을 이용한 드립인데...실패했군요 크흙
해원맥
15/12/08 20:58
수정 아이콘
말티엘이 떨어뜨린걸로..
tannenbaum
15/12/08 19:03
수정 아이콘
꼭 한번 가보고 싶네요.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건 좀 다를것 같습니다.

근데요. 저기 입장권 판매원이랑 관리인은 집에서 몇시에 출근할까요? 구글지도에서 찍어보니 윈슬로우에서도 한참 가야 하드만요. 새벽에 일어 나려나... 아.. 난 왜 이런거나 걱정하고 있는걸까낭.. ㅜㅜ
이름없는자
15/12/08 19:24
수정 아이콘
관리인은 상주하고 아마 관리인이 입장권 판매까지도 하지 않을까요?? 제가 소유주라면 그냥 상주시킬 것 같은데. 대신 인원은 아주 적은 인원으로도 가능할 것 같아요. 관리업무가 많진 않으니 한두명만 상주시켜서 부려먹고 잡무까지 겸임시키면 딱 맞겠는데요 그래도 한가할듯 아마 주말이나 근무 끝나고 쇼핑 같은거 해결하면 될것같아요. 우리나라 예전에 야산마다 산지기 뒀듯이요. 음 근데 이걸 왜 고민하고있지.....!!
Lightsaber
15/12/08 19:08
수정 아이콘
그래서 떨어졌습니다... 내 의지로...
철광석만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Jannaphile
15/12/08 19:13
수정 아이콘
역시 네덜란드님 글은 재미있어요!
15/12/08 19:29
수정 아이콘
관광 수익으로 금수저 소리 들을만큼 잘 되고 있는건가요?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지네요.
Neanderthal
15/12/08 19:31
수정 아이콘
떼돈은 사실 저의 상상력이 가미된 표현이긴 한데...정확이 1년 매출이 어느 정도나 되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그래도 나름 유명한 곳이지 만큼 먹고 살 만큼은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포도씨
15/12/08 20:19
수정 아이콘
하루에 백명이온다면 입장수입이 일년 오십만불정도인데 관리비인건비 빼면 금수저라고 부를수있을만큼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더구나 미국부동산은 보유세가 있는지라...
Neanderthal
15/12/08 20:32
수정 아이콘
찾아보니 연간 방문객 수가 25만 명 정도라고 하네요.
3막1장
15/12/08 22:25
수정 아이콘
250000 x $16 = $4000000
환율을 $당 1200원 정도로 하면 48억원이군요
덜덜덜
15/12/08 19:35
수정 아이콘
자연경관을 찾았습니다!
열역학제2법칙
15/12/08 19:57
수정 아이콘
생산자원이 딱히 떠오르지 않는 자연경관이균요...
그냥 관광수익생각해서 금+5정도로...
sen vastaan
15/12/08 23:16
수정 아이콘
우주에서 떨어졌으니 과학 좀 주겠군요
사티레브
15/12/08 19:50
수정 아이콘
금2비커3
15/12/08 22:59
수정 아이콘
위치가 그랜드 캐년과 세도나의 중간 정도 되는 군요. 이 두군데를 여행하시는 분들이 한번 들러볼만할 것 같습니다.
오마이러블리걸즈
15/12/08 23:07
수정 아이콘
직경이 1.2키로라니... 엄청나군요...
15/12/09 00:18
수정 아이콘
4년전 미국 횡단 로드트립의 막바지를 장식한 곳이네요! 예산이 바닥나서 당장 입장료가 아쉬워서 입구까지 갔다가 포기하고 돌아나와서(몸이 너무 힘들기도 했고) 10분쯤 차로 달리다가.. 이건 미친거라며 차를 다시 돌려 보고 왔었네요 크크
일단 큽니다. 진짜 큽니다. 근데 생각보단 안커요!
마치 열살때 잠실구장 처음갔을때 '어라 엄~청 크진 않네'라고 느꼈었던거랑 비슷한 느낌이었네요. 절대적인 크레이터의 직경보다는 황량한 사막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그 느낌 자체가 엄청 강렬하죠~
Neanderthal
15/12/09 00:20
수정 아이콘
좋은 구경 하셨네요...안 보신 것보다는 보신 게 남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15/12/09 17:06
수정 아이콘
거기까지 가서 안보고 왔을거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네요 크크 책이나 영상에서만 보던 압도적인 광경을 실제로 봤을때의 감정은 정말이지 설명하기가 어렵네요~ 네덜란드 님도 기회가 되면 반드시 꼭 가보실 수 있길 바래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직접 운전해서 가보시는걸 추천합니다!
lamdaCDM
15/12/09 07:46
수정 아이콘
베링거 크레이터네요. 미티어 크레이터는 운석공이란 뜻이라 하나가 아니라 여러개 일거에요. 참고로 크레이터는 캐나다에 정말 많습니다. 저거랑 비교도 안되게 큰 것들이..
Neanderthal
15/12/09 08:00
수정 아이콘
일단 저 크레이터는 고유명사화 시켜서 미티어 크레이터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그렇게 되어 있구요...^^
찾아보니 정확한 공식 명칭은 "베린저 미티어 크레이터 (Barringer Meteor Crater)"로군요...
SuiteMan
15/12/09 12:08
수정 아이콘
충격파가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더블인페르노
15/12/09 15:58
수정 아이콘
드래곤볼에서 라데츠가(베지터엿나) 우주선 타고왔을때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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