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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04 17:49:17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고대 로마의 유산 중 가장 위대한 것?
공화국, Republic

RES PUBLICA의 개념이 아닌가 합니다.

RES = Thing, 것

PUBLICA = Public, 공공의

이를 영어로 번역하면 Commonwealth가 되죠.

로마인들은 자기들의 국가를 지칭할 때 RES PUBLICA라고 했는데, 이는 사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생소한 개념입니다.

당대 다른 나라들과 달리 국가를 개인이나 씨족을 초월하여 시민들 모두의 것이라는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죠.

기원전 사회는 대부분 눈으로 또는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무언가, 즉 그것이 혈통이든, 왕이든 또는 전통이든 이런 것으로 사회를 지탱했었는데

로마인들은 국가라는 개념을 <추상화>시켰습니다.

즉, 로마는 어떤 가문이나 개인의 소유, 또는 먼 옛날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었던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가뭄이 발생하면 귀족들의 집에 흐르는 물을 제일 먼저 잠구고, 그 다음에 공공목욕탕의 물을 끊었으며, 시민들의 물은 마지막으로 끊었던 것이죠.

그리고 이미 그 당시에도 로마인들은 스스로 <사람이 아닌 법의 지배를 받는다>라며 자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국가라는 개념을 추상화시키고, 이를 공동의 것이라고 명명한 것은 분명 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당대의 공화정 개념과 민주주의는 현대의 그것과 매우 다르지만, 이들의 개념은 후일 근대 민주주의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이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민주정을 탄생시켰기 때문입니다.

성에 울타리를 친 것을 형상화시킨 나라 국 "國"이라는 개념
또는 한 왕조를 나타내는 <종묘사직>과는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로마의 수많은 유산들 중에서도 이것이 가장 중요한 유산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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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티레브
15/12/04 19:14
수정 아이콘
현실을 뒤로 하고 유산이 되버린 후에는 숭고하고 찬란한 사상이 되었어요
가장자리
15/12/04 19:44
수정 아이콘
피쟐의 정체성에 맞게 수세식 화장실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이런 글 좋아요, 흐흐
카시우스.
15/12/04 23:42
수정 아이콘
그리스에도 이런 개념이 있지않았나요? 시기로만 따지면 그리스가 더 먼저 아닌지..
aurelius
15/12/04 23:47
수정 아이콘
그리스의 국가는 Polis, 또는 Politeia인데 이것도 매우 의미심장하죠. 뜻을 풀이하면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다> 정도입니다. 하지만 세계사적 중요성을 생각하면 역사 거대제국을 이룩한 로마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에... 로마는 제국이 되었어도 멸망할 때까지 Res Publica라는 허울 또는 개념은 끝까지 가져가려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래서 다행히 그런 개념들이 후대에도 전승될 수 있었죠.
절름발이이리
15/12/05 01:46
수정 아이콘
사실 어떠한 '개념'이 실제로 얼마나 후세에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만, 어쨌건 좋아하는 얘기기도 합니다.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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