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11/10 18:38:29
Name 저글링앞다리
Subject [일반] '나쁜 놈'과 '나쁜 년', 그리고 그들이 되지 않으려는 이들을 위한 변명.
* 동성애와 관련된 글입니다. 원치 않으실 분들을 위해 미리 알려드립니다.
* 뉘앙스 표현을 위해 '놈'과 '년'을 대명사처럼 사용했습니다. 검색해보니 자게의 다른 글에도 '놈'이나 '년'을 사용한 글들이 있어 일단은 문제없다고 판단하고 사용했으나, 혹시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 편의를 위해 평어체로 작성함을 양해 바랍니다.








  고백하건대 나는 '나쁜 년'들과 공범이다.

  이곳에도 한번 글을 썼다가 비난과 비판을 스스로 못 이겨 삭제한 이야기가 있다. 다시 이 얘기를 꺼내면 또 비난받을지 모르지만, '나쁜 년'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별수 없이 다시 끄집어내야 할 것 같다. 하는 입장에서도, 듣는 입장에서도 탐탁잖고 불편한 얘기다.
  올해에도 동성애자인 친구가 결혼을 했다. 나를 포함해, '나쁜 년'이 되지 않기 위해 마지막까지 버티고 버티자던 삼총사 중 한 명이었다. 맷집이냐고는 허약해 빠진 녀석은 결국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 그렇게, 친구들은 하나둘 '나쁜 년'이 되어 abnormal의 범주를 벗어나 normal의 범주로 '떠난다'.

   동성애자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는 변명으로 감당할 수 없는 나쁜 짓이란 걸 안다. 자식이 동성애자인 걸 꿈에도 모르는 부모님이 자신들의 노쇠함을 무기 삼아 몇 년을 조르고 협박하던 것을 애써 무시하다가, 어느 날 문득 진짜로 아픈 부모님을 보고 더는 견디지 못해서, '부모에게 나쁜 년'이 되느니 차라리 '남에게 나쁜 년'이 되겠다는 못되어 처먹은 이기심으로 저지르는 나쁜 짓이란 걸 안다. '재수 없이' 부모님에게 동성애자인 것을 '들켜서' 머리끄댕이 잡혀 정신병원에 쳐넣어 졌던 '정신병자'가 저 살겠다고 양심 파는 미친 짓이란 것도 안다. 아웃팅 당해서 사회에서 매장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사회에 속해 다른 사람들이랑 섞여 살아보겠다고 '정상인'인척 연기하기 위해 자기 인생은 물론이고 남의 인생까지 팔아먹는 지독한 짓이란 것도 안다. 숨기고 사는 게 너무 힘들고 지겨워서, 언제까지고 들키지 않으려고 맘졸이기 싫어서, 사회든 가족이든 주위 시선을 견디기 힘들어서, 뭐 이딴 같잖은 이유로 '나쁜 년'이 되는 이들을 위한 변명 따위는 세상에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럼에도, 나는 저 '나쁜 년'들의 공범이 되었다.

  '나쁜 년'들은 죄 없는 저들의 인생을 팔아먹는 것으로도 모자라 한 남자의 인생과 그 가족들의 행복까지 저당잡아야만 진짜 '나쁜 년'이 될 수 있었다. 저마다 이유는 다르지만 '나쁜 년'들은 모두를 속이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마저 속여야 하는 그 독한 짓을 마다 않으면서까지 '나쁜 년'이 되려고 했다. 상대방에게도, 스스로에게도, 모두에게 용서받지 못할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나는 그 '나쁜 년'들을 욕했다. 너는 니 남은 인생이 불쌍하지도 않냐 이 독한 년아, 아무것도 모르는 그 남자는 무슨 죄냐 이 나쁜 년아, 너 이거 사기야 이 사기꾼아 나중에 들키면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래 이 대책 없는 년아, 끝까지 버틴다며 벌써 항복이냐 이 참을성 없는 년아.
  ......
  그렇게 '나쁜 년'들을 욕하면서도 나는 그 '죄인'들을 위해 침묵했고 때론 거짓말도 해가며 공범이 되었다. 나쁜 짓이란 걸 알면서도.
  '나쁜 년'이 되기 위해 자기 자신을, 자기 삶을 버리는 독한 것들을 위해 친구로서 해줄 수 있는 마지막 우정은 그것뿐이었다. 넌 이제부터 동성애자가 아니라 이성애자다, 다신 여자에게 눈길도 주지 말고 죽은 듯이 살아라,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가정에 충실하며 살아라, 이 나쁜 년아 행복하게 잘 살아라. ...... 어찌 보면 저주고 어찌 보면 당부일 말을 하면서도 죄책감은 덜어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끝내 '나쁜 년'들의 공범이기를 택했다.

  그럼에도 꼴에 또 양심은 있어서 나는 누군가가 어떤 '나쁜 년'에게 당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읽기라도 하는 날이면, 어쩐지 내가 '나쁜 년'이란 이름의 친구와 함께 속인 불쌍한 남자들의 눈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처럼, 면피성 죄책감에 시달리는 것이다. 이 얼마나 이기적인 죄책감인가.

  어디 가서 동정도 받지 못할 저 '진짜 나쁜 년'들을 위해 변명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나쁜 년'이 되길 '선택'한 이들이 받는 비난은 모두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몫이라는걸.
  친구로서는 어떻게든 두둔해 주고 싶지만, 사실, 같은 동성애자로서는 그들을 감싸주고 싶은 마음이 딱 절반이다. 그들이 '나쁜 년'이 되기를 선택하기까지 얼마나 상처받고 좌절하고 힘들어했는지를 아니까, 그들이 얼마나 애처롭게 버티다 못해 선택한 길인지를 아니까, 안쓰러움에라도 그들을 위해 변명 한마디라도 보태고 싶다가도, 저런 '나쁜 년'들 때문에 동성애자 전체가 싸잡혀 욕먹고, '나쁜 년'이 되지 않기 위해 안간힘쓰며 자신을 쥐어짜 버티는 이들의 노력이 무시당하는걸 생각하면 되려 앞장서 그들을 욕해주고 싶기도 하다. 그러니 그냥 인간으로서는 그들을 도저히 '쉴드'치면 안된다는 게 내 마지막 양심이다.

  그러니까, 내가 이 글에서 대신 변명하고자 하는 '나쁜 년'과 '나쁜 놈'은 이렇게 스스로 '나쁜 인간'이 되기를 '선택'한 이들은 아니어야 한다......고 내 양심이 말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여기, '나쁜 놈' 혹은 '나쁜 년'이 있다.





  사실,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와 엮이는 것만으로도 높은 확률로 '나쁜 인간'이 된다. 어떠한 위해를 가하지 않아도 그렇게 된다.

  이성애자를 짝사랑하다가 들켰거나 고백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쿨하게' 거절해주는 이성애자보다는 불쾌해 하거나 나아가 혐오감을 느끼는 이성애자들이 아직은 더 많다.(간혹 겉으로는 '쿨한 척' 하지만 뒤돌아서서는 욕하는 사람들 포함) 이러한 경우에 동성애자는 이성애자에게 의도치 않게 '나쁜 인간'이 된다. 심지어 상대가 성적으로 불쾌감을 느끼면, 성추행을 하지 않고도 성추행범 취급을 받을 때도 있다.

  또, 상대방에게 고백을 받은 상태에서 미안하지만 동성애자라 안 되겠다며 정중히 거절할 때에도 동성애자들은 종종 '나쁜 인간'이 된다. 왜 속였냐며 화를 내는 경우는 흔하다. 한 번도 자신이 이성애자라고 말한 적 없고, 이성에게 호감을 느낀다고 말한 적이 없는데도 미리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도 사기꾼 취급을 받고, 혼자 배신감에 떠는 이성애자에게 미안해해야 하는 경우는 그나마 억울함에서 끝난다.
  동성애자라고 하면 네가 아직 이성을 몰라서 그런다며 제대로 된 이성을 만나면 달라질 거라고 오히려 달려드는 사람에게 재차 거절 의사를 밝히니, '감히' 동성애자 '따위'가 자신의 사랑을 거부한다며 화를 내고 심지어는 폭력을(그것이 물리적인 것이든 성적인 것이든) 행사하는 경우에도 그들에게 동성애자는 '나쁜 인간'이 된다.
  심지어 동성애자라고 밝히고 거절을 하니 되려 반색을 하며 자신의 성적 판타지를 밝히고는 자신은 동성애자도 상관없는 '쿨하고' '아량 넓은' 사람이니 괜찮다고 더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경우(주로 남성 이성애자가 여성 동성애자에게 이러는 경우가 있다.) 끝끝내 거절 의사를 밝히면, 동성애자 '따위'가 자신이 베푼 '배려'와 '기회'를 거절하는 '나쁜 인간'취급을 받기도 한다.
  설마 이런 비논리적인 일이 정말 있겠냐고? 정말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정말로 동성애자는 '나쁜 인간'이 된다. 믿기지 않겠지만.

  친구 사이라도, 가족 사이라도 동성애자는 이성애자들과의 관계에서 '나쁜 인간'이 되곤 한다. 아무 짓도 안 했지만, 그냥 자신을 들키는 것만으로 '나쁜 존재'가 된다. 혐오감을 주는 존재, 불편함을 주는 존재, 슬픔과 걱정을 안기는 존재...... 뭐 그런. 친구를 연애 상대로 좋아하지 않아도, 가족에게 연애 상대를 내보이지 않아도 그냥 존재만으로 '나쁜 인간'이 되는 경우는 흔하고 흔하다.

  이 밖에도 동성애자가 '나쁜 인간'이 되는 상황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동성애자들은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꺼리게 된다. 직간접적인 경험을 통해 존재만으로도 '나쁜 인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아서, 혹은 본능적으로 직감해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나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고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나쁜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경우에 수십 수백 번 직면하게 된다.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낀 이성과 별생각 없이 만났는데(밥 먹고, 술 마시고 하는 등) 상대는 서로 사귀는 사이로 오해하는 만남을 지속하다가 뒤늦게 알고 정리하는 경우, 동성애자는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도 '나쁜 인간'이 되고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나쁜 인간'이 된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하며 의도치 않게 상처받은 이성애자들 또한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이 '나쁜 인간'이 될 것임을 알면서도 상대의 오해를 묵인하거나 이용하여 관계를 지속할 것을 '선택'하는 경우는 두말할 것 없이 '나쁜 인간'이 맞다.)

  '나쁜 인간'이 되기 싫어서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동성애자가 가족의 성화에 못 이겨 소개팅을 나가고 상대를 거절한다면, '나쁜 인간'이 되기 싫어서 동성애자임을 밝히지 않은 사람이 자신에게 구애하는 이성에게 거절의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저 아무것도 하지 말고 내가 주는 애정을 받아만 달라는 이성에게 차마 커밍아웃을 하지 못하고 애매한 관계를 지속한다면, 그 밖의 다른 여러 상황에서, 동성애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나쁜 인간'이 되어야만 한다.





  첫사랑의 시기가 제각각이듯, 동성애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는 순간도 제각각이기 마련이다. 어떤 이는 유치원에 다닐 때 이미 알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결혼해 아이까지 낳고서야 깨달았다고 하기도 한다. 이렇듯 저마다 자신을 알아채는 순간이 다르므로 의도치 않게 '나쁜 인간'이 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아주 운이 좋았다. 사춘기가 올 무렵 내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았고 그 사실을 '사고 없이' 받아들였다. 물론 우울을 앓았고 비행을 일삼으며 방황했으나 어디까지나 '레즈비언으로서의 나'를 훼손하지 않는 선 안에서 헤매었을 뿐이었다. 그것이 축복이었다는 것을 나는 뒤늦게서야 알았다.
  청소년기나 성인이 되어 깨달은 이들 중에는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쉽게 확신할 수 없어 그것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절실한 이유로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가 자기혐오에 빠져 평생을 고생하는 이들도 있었고, 자신의 다름을 경멸하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다 자살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었고, 스스로를 부정하면서도 연민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반쯤 미쳐 자아분열과 비슷한 상태로 죽지 못해 사는 이들도 있었다.
  물론 나처럼 운 좋게 일찍 깨닫고 받아들였거나, 뒤늦게 깨달았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순순히 받아들인 이들도 많지만, 자신을 알아채고 인정하기까지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고생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었다.

  뒤늦게서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자신이 동성애자인지 확신하기 위해 이성과 교제하거나 잠자리를 가져본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들은 분명 상대에게 '나쁜 인간'인 셈이다. 그것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일, 혹은 의도치 않은 일이었다고 할지라도.

  나아가 정말로 자신이 동성애자인 줄도 모르는 채로 살면서, 그저 상대가 고백하니 아무런 생각도 없이 사귀고, 잠자리를 하고, 뭐 그러다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는데...... 뒤늦게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깨닫고 괴로워하거나 나아가 가정을 깨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상대방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상처를 주었으므로 분명 '나쁜 인간'이다. 의도치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렇게, 동성애자들 중에서는 자신이 '나쁜 인간'이 되는 줄도 모르고 '나쁜 인간'이 되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누군가를 호모포비아로 만들기도 하는 사람이 있다.





  물론 많은 동성애자들이 '나쁜 인간'이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 노력한다. 그러나 그들 또한 필연적으로 '나쁜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마음에도 없는 결혼으로 남에게 상처 주지 않기 위해서, '나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동성애자는 '나쁜 자식'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평생소원이라고 아무리 애원해도, 아픈 부모의 마지막 부탁이라며 매달려도, 왜 이렇게 속썩이냐며 부모와 매일같이 싸워도, '나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서 동성애자는 '나쁜 자식'이 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부모의 속이 썩거나 말거나 철저히 외면하든가, 아니면 부모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각오로 커밍아웃이라는 폭탄을 터트리든가. 어느 쪽이든 '나쁜 자식'인건 마찬가지다.

  '나쁜 인간'이 되기를 선택하고 지독하게 남을 망치든가, '나쁜 자식'이 되기를 선택하고 지독하게 가족을 망치든가. 물론 어느 쪽을 선택하든 본인 역시 망가진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나쁘다.
  그러니까, 동성애자는 별수 없이 '나쁜 인간'인지도 모른다.





  다시, 여기에 '나쁜 놈'이나 '나쁜 년'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영문도 모르고 상처받은 이들이 있다.

  나는 상처받은 이들에게 '나쁜 인간'들을 용서해달라는 말을 차마 할 수 없다. 그럴 자격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나쁜 인간'들의 잘못이 없다고도 말하지 못한다. 나는 '나쁜 인간'이길 '선택'한 '나쁜 년'과 공범인 사람으로서, 그저, 상처받은 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그래도, '나쁜 인간'이길 '선택'하지 않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엉겁결에 '나쁜 인간'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상처를 받았다면, 정말 미안하지만, 부디 그 '나쁜 인간'을 용서하지는 못해도 그들이 '고의'로 상처를 준 것은 아니라는 것만은 알아달라고, 그렇게 변명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나쁜 인간'이고 싶지 않아서 '나쁜 자식'이 되어가면서까지도 버티는 이들이 있으니, 부디 '나쁜 인간'에게 상처받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속한 집단 전체를 미워하지는 말아 달라고, 차마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없어 부모에게 상처를 주고는 평생 벌 받듯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니, 부디 그들의 노력을 봐서라도 우리들 전체를 싫어하진 말아 달라고, 그렇게 변명하고 싶어진다.

  우리들은 별수 없이 누군가에게 '나쁜 인간'이겠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나쁜 인간'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라고, '나쁜 인간'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들도 실은 '착한 인간들'에게 상처받고 있다는 것을 조금만 알아주면 안 되겠느냐고, 그렇게 변명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나쁜 인간'일 수밖에 없어 미안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5/11/10 18:53
수정 아이콘
근본적인 문제는 사회나 구세대의 인식이 조성해 놓고 그 폭탄을 처리하는 당사자들이 고뇌하며 누군가에게 뒤집어 씌워야만 살아남는 구도의 상황이죠.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해도 터질 폭탄은 이미 손에 주어졌습니다. 그렇기 때문이 이건 '나쁘냐' '안 나쁘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운이 좋아서 저는 그런 고난의 상황에 놓이지 않았으나, 저는 제가 그 상황이 된다면 반드시 내 자신을 택하리라고 다짐 합니다. 정 필요하거나 어쩔 수 없다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남을 위해서 나쁜 인간이 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삶이 주어진 운명의 고통을 최대한 회피하는 피난처가 아니라, 상처를 딛더라도 내가 향하는 목적지를 향한 여정이기를 바랍니다. 당하지도 않고 쉽게 떠드는 말이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렇습니다.
고난의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수 많은 이들이 오롯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더 빨리 사회가 변했으면 합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0 21:52
수정 아이콘
아쉽게도 '나를 위한 선택'을 해도 어쩔 수 없이 '나쁜 인간'이 되는 구조인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를 위해(사랑이 중요해서) 부모를 외면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산다 -> 부모에게 나쁜 인간이 됨.
나를 위해(부모를 사랑해서) 부모가 원하는대로 결혼을 한다 -> 상대방에게 나쁜 인간이 됨.
나를 위해(사랑과 부모 중 선택할 수 없으므로) 혼자 산다 -> 나에게 나쁜 인간이 됨.
....... 제 생각이 단편적인 것인지 모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런 것 같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5/11/10 22:00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나쁨을 피해갈 수는 없고, 언젠가 폭탄은 터질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지독하게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연민을 피할 순 없더라도, 후회하기는 싫으니까요.
저글링앞다리
15/11/10 22:09
수정 아이콘
저도 다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절름발이이리님과 같은 마인드인데, 유독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그게 잘 안되더군요. 다른 문제에 있어서는 철저히 이기적인데, 왜 이 문제에서는 철저히 이기적이기만 할 수 없는지 의아할 뿐입니다.
전 그냥, 폭탄 끌어안고 저 혼자 터지는게 가장 나은것 같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죽을때쯤 되면 제가 틀렸는지 맞았는지 답이 나오겠지요.
절름발이이리
15/11/10 22:12
수정 아이콘
그만큼 어려운 문제라서겠지요. 폭탄이 터진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그 후에도 삶이 있습니다. 꼭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15/11/10 19:34
수정 아이콘
만약 내 자식이 그렇다면 나는 그래도 이렇게 편견없는 사람인양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아들녀석이 자라면서 유난히 아는 형들을 따르는 것처럼 느껴져서 은근 걱정한 적도 있습니다. 성소수자님들께 정말 미안한 생각이었습니다. 왠 걱정이냐는 듯이 스무살 넘어서는 항상 여친이 있는 것 같아서 이젠 뭐 정말로 진실되게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결혼하지 말고 차라리 평생 혼자 살아라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의 집 귀한 자녀 신세, 네 신세 망치지 말라 이거지요. (사실은 결혼 몇년만에 파탄내고 애먼 손주녀석들 맡길까봐 걱정하는 것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많이 봐서요)

한국사회에서는 성소수자가 굉장히 힘들다는 거 알고 있습니다. 외국영화를 봐도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많이 안타깝더군요. 저부터 생각을 바꿔야 하는 거겠지요.

'Queens. Reinas, 2005' 라는 스페인영화를 우연히 봤는데 성소수자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사랑하고 결혼하는 걸 유쾌하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엘튼 존이 주위 축복속에 당당히 결혼하고 애플의 ceo인 그 누구더라? 도 커밍아웃 했다지요. 그런데 외국에서도 남성 성소수자들은 커밍아웃해도 크게 파문 일으키지 않고 잘 받아 들이는 것 같은데 여성 성소수자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차별이겠지요.
성소수자도 편견없이 아무렇지 않게 어울리는 세상을 바래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오쇼 라즈니쉬
15/11/10 19:38
수정 아이콘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불편함을 이렇게 당사자의 잘 쓴 글로 접하니 더 절절하게 가슴에 와닿네요.
사회적 압박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하게 될 정도로 몰린다니 이 얼마나 큰 비극입니까. 배우자는 더욱 말할 것도 없구요.
어서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고 억울하게 나쁜 인간이 되지 않는 세상이 오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15/11/10 19:46
수정 아이콘
아직 가야 할길이 너무 멀다고 생각합니다.
성소수자님들의 문제는 결국 사회에서 받아들이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니까요
15/11/10 19:55
수정 아이콘
(제가 그상황이 아니라 쉽게 말하는 것 일수도 있지만...) 저 같으면 먼저 부모님을 설득 하겠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의 생각보다 훨씬더 자식을 사랑합니다. 주위에 동성애자 동기(同氣)가 있는 후배가 있는데... 일단 제 후배에게 커밍아웃을 하고 같이 부모님을 설득(?) 했다더군요. 지금은 상당히 가족이 가까워 진듯 하다고 하더군요. 커밍 아웃 전에 그 뭔가 가족끼리 서먹서먹한 상태보다...
절름발이이리
15/11/10 19:57
수정 아이콘
부모들이 대개 자식을 크게 사랑하는 건 사실이지만, 그 사랑이 꼭 긍정적인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타인의 동성애에는 관대, 혹은 무관심하면서 아끼는 자식이 동성애자인 건 도저히 용납하지 못하는 종류의 부모들도 많고 그것도 어떤 의미에선 사랑이 깊기 때문이지요. 그런게 진짜 사랑이 맞냐고 하면 저도 물론 찜찜하긴 하나.. 우리가 사랑이라고 통칭하는 감정의 내면에는, 자신의 투영과 동일시, 사회적 체면, 집착등등 다양한 기제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아니라고 단언할 수는 없죠.
결과적으로 부모님을 설득한다는 게 꼭 나쁜 선택지 건 아닙니다만, 부모란 존재가 날 사랑하는 존재라는 이유로 이 문제가 쉽게 극복될 수는 없다는 거죠.
jjohny=쿠마
15/11/10 20:03
수정 아이콘
서구의 소위 '선진국'들에서도 부모들의 강제 교정시도 때문에 고통받다 자살하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갈 길이 멀죠...
저글링앞다리
15/11/10 21:07
수정 아이콘
부모에게 커밍아웃을 했다가 정신병원에 갇히거나, 머리카락이 잘려 집에 갇히거나, 머리채 잡혀(관용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선자리에 끌려 나가서 바로 결혼'당'하거나... 뭐 이런 사례들을 봤는데요, 그들의 부모님이 그들을 사랑하지 않거나 증오해서 그런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사랑해서' 벌이는 일이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내 자식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내 자식을 '정상'으로 돌려놔야겠다는 굳은 믿음들이 있더군요.
그런 사례들이 흔하다보니 겁나서 쉽게 커밍아웃을 하기도 어렵고, 커밍아웃을 해도 비극인 경우가 많아서... 부모를 설득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을 '정말' 사랑하는 부모일수록 신중해야 한다는게 제 결론입니다.
뭐 저는 정신병원이나 집에 갇히지도, 머리채 잡혀 선자리에 끌려나가지도 않았습니다만... 저도 결과가 안좋았고요. 이론적으로야 lovehis님의 말씀이 맞긴 한데, 역시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어쩔 수 없나봅니다.
15/11/10 20:09
수정 아이콘
민감할수 있는 글이지만 조용히 추천 누르고 갑니다.
우리 사회가 막다른 골목에서 '나쁜 사람'이 되길 선택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가는 사회가 되길 바래봅니다.
SCV처럼삽니다
15/11/10 21:09
수정 아이콘
글쎄요. 글의 절절함은 이해합니다만 잘 모르겠습니다.
지난번 글에도 아무 죄 없는 남성을 속인다는것에 분노해서 뎃글을 적었지만.

이미 평균적인 도시상의 여자들과 결혼을 위해서 필요한 집값, 답없는 자식 장사에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고 (이미 지방 시골 거주자는 정상적인 한국인과의 결혼은 불가능) . 제 개인적인 예상으로도 일본의 소위 초식남 현상이 한국의 미래가 될거라 생각되는 바. 그렇게 결혼이 부모님 기대 충족을 위한 필수요소여서 자기가 원하는 동성과의 관계를 포기하고 거짓된 이성 결혼을 해야한다는 생각과 결정을 한다는것 자체가 불쌍하다기 보다는 자기만의 이기심 충족이란 생각밖에 안듭니다.

죄없는 이성 상대방을 속여 자기의 이기심을 충족하는 사람은 고의로 그런다고 봐야하고, 그걸 고의가 없다라고 하는건 말장난입니다. 그런 사람들때문에 더욱 동성애자를 잘못된 색안경으로 보지말라고 하시는 취지는 동감합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0 21:44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는 결혼을 '강제'하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삼십 후반~사십 초반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부모는 대체적으로 아직까진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치관에 따라 결혼이 필수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죠. 물론 그 아래 세대들은 조금씩 자유로워지고 있고, 이쪽 세계에서도 '팔리듯' 결혼하는 사례가 줄어들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본문에서 말씀드렸는데, '나쁜 사람'이기를 '선택'한 이들은 변명의 여지 없이 잘못을 저지르는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SCV처럼삽니다님 말씀처럼 죄없는 이성 상대방을 고의로 속이는 사람들 말고, 정말 고의 없이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본문에 적은건데 뒷부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나봅니다.
tannenbaum
15/11/10 22:03
수정 아이콘
어떤 의미이신지 충분히 공감합니다. 저또한 동성애자들의 '결혼'은 '강제'가 아니라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이건 제 개인의 의견입니다) 조금 과장을 하면 목에 칼을 들이밀며 결혼하라고 협박하지는 않았으니 어찌되었건 '선택'한것이라고 해야겠지요.

죄없는 이성 상대방을 속여 자기의 이기심을 충족하는 사람은 고의로 그런다고 봐야하고, 그걸 고의가 없다라고 하는건 말장난입니다.

맞는 말씀이십니다. (동성애자인) 내가 결혼을 '선택'함으로서 사회적인 시선에서 해방되고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켜드리고 법적으로 부부 및 가족에게 보장된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부분에서 고의가 없다라고 하는 건 말이 안되는 것이지요. 끝까지 결혼을 하지 않고 살아야만 했었다(커밍아웃과는 무관하게)라고 누군가 말하면 반박이 불가합니다. 어찌되었건 본인의 이기를 위해 '선택'한 것은 사실이니까요.

그러나 저는 이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성애자들이 본인의 상황이나 여건 때문에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과 남성, 혹은 여성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은 그 궤를 달리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에게는 SCV처럼삽니다님이 제시한 것들과 같은 결혼 하지않는 혹은 못하는 원인이 해소되면 결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계속 안하고 살수도 있지요. 그러나 동성애자에게는 우리가 원하는 (동성)결혼 자체가 아예 선택지에서 생략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남은 선택지는 끝까지 법에서 인정하는 결혼을 하지 않는 것 뿐이지요. 이성애자에게도 나이가 들면 결혼압박이 들어옵니다. 대부분은 그 결혼을 하고 싶어하고 실제로 합니다. 그리고 다른 경제적인 상황이라든가 외적인 이유로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지요.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에게는 하고 싶어서 하는 결혼은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부모님의 기대 때문에 결혼하는 예를 드셨지만 이외에도 한국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결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결혼하지 않고 살아야 하는 거 아니냐 결혼을 '선택'한 것은 여전히 너희들 아니냐 물으신다면 맞는 말씀이시죠. 다만, 동성애자들이 결혼을 '선택'한 것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 행동이기는 하나 이성애자들과는 조금 그 궤가 다르다 마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ㅜㅜ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02:28
수정 아이콘
음.... 근데 우리가 편의상 '동성애자' 라는 범주로 묶어서 이야기 하긴 하지만 이것도 진짜 개인마다 다 다른지라... '난 이성에게는 도저히 사랑을 느낄수가 없어!' 라는 사람부터 '이성도 좋고, 동성도 좋고. 난 둘 다 사랑할 수 있어!' 라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지라 말이죠.

또한 사람은 영향을 받기 워낙에 쉬운 존재라서 자기가 동성애자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날 정말 멋진 이성을 보게 되어서 (그 사람 한정으로) 이성에게 사랑을 느끼게 될 수도 있는거고, 또 자기자신이 이성애자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동성애자가 접근해와서 '호기심' 에 한번 해봤다가 '어라? 난 동성에게는 이런 감정 못 느낄줄 알았는데 이런것도 가능하구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서 말이죠.

그래서 아마 동성애자들 자기자신도 스스로 헷갈리는 경우도 많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아는 한 동성애자는 '실험' 을 해보더군요. 실험 내용이라는게 이성과 관계를 맺는 것.... 실험결과는 별 다른 느낌이 없었다고...(신체 구조상 어떻게 별다른 느낌이 없을수가 있는지는 좀 의아하지만..)

여튼 세상의 수많은 경우가 그렇듯 이것 역시도 '케바케' 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문제는 자신의 진리가 절대적인 양 강요하며 그걸 타인에게도 강요하는 사람들........
저글링앞다리
15/11/11 19:58
수정 아이콘
말씀하고자 하는 분들은 동성애자가 아니라 양성애자 같네요.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1:16
수정 아이콘
그게 명확하게 분간이 안되는 경우도 많아서...
저글링앞다리
15/11/11 22:09
수정 아이콘
분간이 안되는 경우라기 보다는 본인이 분간을 못하는 경우죠.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개념을 혼용하셨길래 드린 말씀입니다.
양성애자가 본인을 동성애자라고 '착각'하는 것과, 동성애자라는 범주 안에 [ '이성도 좋고, 동성도 좋고. 난 둘 다 사랑할 수 있어!']라는 사람을 포함시키는 것은 다르니까요.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2:57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 4점), 표현을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1 23:40
수정 아이콘
???
당사자 본인 말입니다. 동성애자든 양성애자든요.
나루호도 류이치님이 아니라요.
제가 댓글을 헷갈리게 쓴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이렇게 거칠게 말씀하시다니 유감이네요.
저라면 댓글의 '본인'이 누구인지 물어봤거나, 적어도, '본인'이 '댓글작성자'인 나일 경우와, 아닐 경우에 따라 각각 의견을 썼을것 같네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쓴 댓글이 나루호도 류이치님이 받아들이신것과 같은 뜻이었다고 해도, 댓글 자체만 놓고 볼 때, 제 댓글보다 나루호도 류이치님 댓글이 더 무례하고, 막말인듯 느껴집니다. 게다가, 제 댓글 하나만으로 저를 '막말을 일삼는' 사람으로 단정하시다니요.
굉장히 유감입니다.
나루호도 류이치
15/11/11 23:59
수정 아이콘
댓글에서 막말을 하고 있구만 '막말을 일삼는 사람' 으로 단정한 것이 유감이라니 저야말로 황당하기 그지 없네요. 자기가 막막을 했으니 그런 취급을 받는거 아닙니까? 아놔 진짜 이런 '기본' 적인 것까지 설명해드려야 합니까? 그리고 님이 먼저 '그 따위' 로 말했으니 그런 대접을 받는 겁니다. 저도 성격이 모나서 막말 하는 사람에게 웃으면서 말하지는 못하거든요^^ 예의없는 사람에게는 같이 예의없이 굴어줘야죠. 안 그런가요?

그리고 헷갈리지 않았습니다. 님의 댓글에서 주장하는 '본인' 이 저라고 생각한 적도 없구요. 한번 제 댓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인터넷에서 왜 논쟁이 벌어지는 줄 아시나요? 상대방이 쓴 글을 글자 그대로만 이해하면 논쟁의 95%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근데 상대방이 쓴 글을 자기 멋대로 오독해서 엉터리 주장을 하니 논쟁이 발생하는 겁니다. 제가 영어로 쓴 것도 아니고 한글로 쓴 것이니 '글자 그대로' 만 이해하시길 바랍니다. 본인의 상상같은 건 철저히 제하고 말이죠.
저글링앞다리
15/11/12 00:03
수정 아이콘
나루호도 류이치 님// 제 댓글이 왜 막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느끼셨는지요?
또, 제가 나루호도 류이치님 댓글의 어떤 부분을 오해했는지요?
제가 왜 나루호도 류이치님의 이런 댓글을 받아야 하는지, 저 역시 정말 황당하고, 정말 모르겠어서 묻습니다.
나루호도 류이치
15/11/12 02:17
수정 아이콘
왜 막말인지 모르겠다라.... 정말이지 어처구니가 없네요. 무례를 범해놓고 자기가 어디서 무례를 범했는지 설명해달라구요? 이게 무슨...
저글링앞다리
15/11/12 02:37
수정 아이콘
나루호도 류이치 님// 더이상 대화하실 마음이 없으신듯 하네요. 설명하지 못하시는건지, 설명하기 싫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물어도 답이 없으니 저는 설명하지 못하시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제가 뭐 실수한건가 하고 생각해보다가, 정말 모르겠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공격적이신것 같아 그간 댓글 다신것을 살펴보았는데, 원래 좀 공격적이신 스타일인것 같으니 이쯤에서 그만두는게 서로에게 좋겠네요. 제게도 불쾌한 대화였으니, 서로 어처구니없고 무례한 댓글 주고받은 것으로 치는게 낫겠습니다.
더이상 댓글은 달지 않겠습니다.
댓글을 좀 수정하는데 그 사이에 나루호도 류이치님 댓글에 벌점이 부여됐네요. 쓸모없는 노파심에 말씀드립니다만 제가 신고한게 아닙니다.
나루호도 류이치
15/11/12 03:05
수정 아이콘
삭제(벌점없음), 벌점은 위로 통합합니다.
王天君
15/11/10 23:13
수정 아이콘
그 선택을 "강요"하고 "등떠미는" 사람들을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결정은 "동성애자"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지분은 거의 없죠.
다수인 헤테로들도 등쌀에 못이겨 결혼을 하는데, 동성애라면 결혼으로 이를 "치유"하려고 드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홍석천씨 부모님은 아직도 홍석천씨가 성적 지향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힘든 사람들에게, 자신을 남들에게 각인시키고, 계속해서 세상에 맞서 싸우라는 요구를 하시는거죠.
모든 인간은 자기 운명의 주인이 아닙니다. 운명에 싸우는 영웅도 아닙니다. 지금 SCV님은 어째서 영웅이 되지 못했냐는 것과 다름 없는 말씀을 하고 계십니다.
SCV처럼삽니다
15/11/11 00:08
수정 아이콘
영웅이 되지 못하는 일반인이니 남에게 거짓으로 배우자 자리를 차지하겠다?
비유가 어긋나셨습니다. 말이 안되지 않습니까?
영웅이 되라고 한적이 없습니다. 아직 사회적으로 인정을 못받는다고 해서 거짓된 결혼을 정당화 하지는 말자는 거죠.
이런 이야기가 특정인 한정으로 case에 대한 이야기라면 그사람의 거짓을 욕할수 있겠습니다. 원글도 그런 사기꾼들 때문에 동성애자를 비판적으로 보지말자라고 하시죠. 하지만 이러니 보편적으로 이해해야한다는 동성애자의 문제 해결법? 또는 설명법으로 보편화 한다면 절대 찬성할수도 없거니와 그런 일이 발생시 적극적으로 나서서 비판할겁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으니 어쩔수 없이 난 거짓 결혼을 하겠다?
차라리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죠.
王天君님은 저렇게 결혼한 동성애자의 상대방에게 뭐라고 하실겁니까?
세상이 동성애자에게 아직 차가운게 현실이니 너희들도 그려려니 해 이럴겁니까?
단언컨데 그동안 어떤 탄압을 받더라도. 외압이든 어떤 사유든 이성애자와 결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때부턴 배우자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이런 사건에 맨날 요즘 결혼은 계산적이다 어쩌고 그러는데. 상대방 배우자는 선으로 만나 결혼을 하든 어떻게 만나 결혼하든 일단 결혼하게 되었으니 내 배우자로 생각하고 잘 살아보자란 생각을 하며 결혼식장에 걸어들어갈겁니다. 그리고 그렇게 동조한 동성애자는 배우자의 역할을 해야겠죠.

그게 안되서 결국 파탄으로 치닿게 만든다면 그건 한 사람 인생의 파괴자가 되는겁니다. 본인의 부모님 눈쌀을 못견뎠다는 핑계로요.
그동안 어떤 폭력적인 사회적 탄압을 받아왔다 하더라도 한사람 상대로 그만한 폭력, 폭압은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합니다.

피장파장의 논리로, 그동안 당해왔으니 나도 가해자가 되겠다는 이기심의 발로라면 이해해드리죠.

이 케이스를 봐서 그런지 요즘 뉴스에 뜨는 무조건적인 성관계 거부로 인한 이혼 이야기들이 설마 그래서? 란 생각이 떠오를 정도네요.
王天君
15/11/11 00:35
수정 아이콘
아뇨. "보통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왜 "이해를 해보자"는 제 말을 "무조건적인 용서"로 치환해서 받아들이시는지 모르겠네요.
원 댓글에서도 "만일 속게 될 한국 남자"라는 본인의 입장을 강하게 고수하시는데, 내가 입는 피해가 항상 전부가 아닐 때도 있다는 겁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훔친 10대를 보면 우리는 그 10대를 "이기적인 인간"으로 놓고 단죄하거나 우리의 피해만을 생각하며 화내지 않죠.
집안 사정이 어려웠다거나, 부모의 교육을 제대로 못받았다거나, 빵셔틀 짓 하다가 억지로 떠밀렸다거나, 이런 "배경"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의 선택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의지나 욕망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꿈을 추구하고 싶지만 처자식이 있어서 월급쟁이 생활로 타협하고, 왕따당하는 동료 직원을 구해주고 싶지만 따돌림의 연쇄가 나에게 향할까봐 두려워서 침묵합니다. 여자친구가 있지만 나이트에서 전번도 따고, 앞에서는 부장한테 실실대도 뒤에 가서는 씹어대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언제나 정직하고, 만인에게 떳떳하고, 모든 세상의 부조리에 늘 맞서 싸울 수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상대방을 속이고 결혼하는 동성애자 누군가는, 부모의 욕심, 자신의 나약함, 커밍아웃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는 주변의 시선, 이런 것들에 결국 굴복하고 만 겁니다. 이 사람들은 순수한 악인이 아닙니다. 이들이라고 결혼을 하고 싶어서 하겠습니까. 혹은 하지 않겠다고 왜 말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남을 속이는 과정이 오로지 기만과 악의로 가득차 있는 게 아닙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는 겁니다.

저글링앞다리님은 "정당화"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결혼이 정당하다고 한 적이 없어요. "너희들도 그러려니 해" 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언제 저글링앞다리님이 "그 결혼은 옳다", "그 결혼은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 감내해야 한다" 라고 했나요. 왜 본인의 피해의식에만 젖어서 다른 누군가의 더 커다란 고통을 고백하는 글에는 작은 동정도 베풀지 못하시나요.

기껏해야 저글링앞다리님은 "이런 사람들(우리)이 밉겠지만, 우리를 너무 악당처럼 여기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소위 "징징"대는 글을 쓰신 겁니다.

남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한다, 참으로 옳고 공명정대한 원칙이죠.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이 원칙을 적당히 다 어기고 삽니다.
판단이 쉬울 수록 세상은 가혹해지겠죠. 저는 SCV님의 분노를 억누를 길은 모르겠습니다. 그저 다른 이의 아픔도 헤아릴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죠.
SCV처럼삽니다
15/11/11 00:44
수정 아이콘
그건 가해자 옹호의 논리일 뿐입니다.
상대방 입장에선 100% 가해자일 뿐인 사건을 가해자도 탄압을 받는다는 이유로 가해자처럼 생각하지 말자는 건가요?
제 첫뎃글에도 적었지만 그런 소수의 사기꾼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동성애자가 같이 욕먹지 말아야한다고 본글의 취지를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동성결혼을 인정받지 못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이런 어두운 면이 발생하고 있다고 인식 전환을 같이 가지자란 의도라고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만일 저글링님께서 이런 사회때문에 가해자도 이해하자란 논리라면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세상은 부조리로 가득하다고 하는건 피장파장의 논리일 뿐입니다. 괜히 사회 각종 부조리를 핑계대며 다른 부조리 하나도 이해하라란 의미없는 주장일 뿐입니다.

사건 하나만 보면 , 거짓된 결혼이 결국 거짓결혼을 선택한 사람때문에 파탄으로 몰릴 경우 가해자는 거짓결혼을 결정한 사람입니다.
더욱 불쌍한건 차라리 파탄이 나면 그걸로 그때까지의 모든게 무너져도 다시 시작할 시간이라도 있는데 평생 거짓결혼 유지하에 난 아무리 힘쓰고 다가갈려고 해도 특정 선을 유지할 동성애자 배우자때문에 평생 한숨 쉴 상대방을 생각 안할 수가 없습니다.
본인의 피해의식에 젖어 가해자의 고통은 동정을 못배푼다? 가해를 한 그때부터 동정줄수가 없습니다.
당장 굶어 죽을거 같아 빵훔친 도둑과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삶이 어려워 결혼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짓 결혼을 어쩔수 없이 한다는 핑계는 그냥 눈가리고 아웅 자기 주변 부모님, 주변인들 눈치 만족시키기일 뿐입니다.

피장파장 논리는 정말 못들어주겠습니다. 저도 원칙 어길때 많습니다만. 남의 인생을 파탄내진 않습니다.
지나가다 쓰레기 버리는거랑 비교하는 그딴 피장파장 논리는 그만해주세요. 파괴될 상대방의 인생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매도하시면서 동성애자의 힘든 처지는 생각안하냐고 말씀하실수 있습니까?
王天君
15/11/11 01:00
수정 아이콘
네 알았어요
저글링앞다리
15/11/11 01:18
수정 아이콘
제 글 어디가 '이렇게까지' SCV처럼삽니다님을 화나게 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오해하고 계신듯 한데, 전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이성애자와 결혼하는 동성애자를 본문에서 옹호하거나 그들을 정당화하지 않았습니다. 찬찬히 다시 읽어보세요. 분명 죄고, 나쁜 짓이라고 적었습니다. 그들을 이해하란 말도 없고 보편화한적도 없습니다. 지난번 글의 영향인지,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이성애자와 결혼하는 것'에만 집중하셔서 나머지 글은 안 읽으신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나쁜 인간이길 '선택'한 그런 사람들 말고,
나쁜 인간이길 선택하지도 않았는데 자신도 모르는 새 나쁜 인간이 되어버린 이들(예시는 본문에 써 있으니 다시 읽어보시면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에게 상처받은 분들께, 저 역시 누군가의 공범이므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들을 용서하진 못해도 그들이 '고의'가 아니고서도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 있음을 '인지'해달라는 겁니다. 그러니 그 사람 개인을 미워하되 그 사람이 속한 집단 전체를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겁니다.
애초에 이 글의 제목은 '~한 이유'가 아니라 '~한 변명'입니다. 이정도만 말씀드려도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믿어도 될는지요.

그런데 SCV처럼삽니다님께서는 이 글의 한 부분에만 소위 '꽂히셔서' 나머지 부분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로 화를 내시는듯 보입니다. 이 상황이 제가 글을 잘못 써서 일어난건지, SCV처럼삽니다님께서 글을 잘못 이해하셔서 일어난건지, SCV처럼삽니다님처럼 서론에 포인트를 맞추고 화를 내시는 다른 분의 댓글을 찾을 수 없어서, 판단하기 어렵네요.

곡해하신 부분이 있다면 글을 찬찬히 다시 읽어봐주시고 오해를 푸셨으면 합니다.
SCV처럼삽니다
15/11/11 01:55
수정 아이콘
제가 열을 냈던 실제 사기 결혼을 진행한 가해자에 대해선 저글링님과의 의견차이는 없는것으로 보입니다.
그외 적으신 부분에 대해 첫뎃글에서도 뭐라고 제가 더 적은것도 없고요. 다른분이 갑자기 그부분에 대해서도 동정론을 피시길래 반대한것 뿐입니다.

글을 지우시는건 반대합니다. 저번에도 글이 날아간게 제 뎃글이 의미없이 소비된거 같아 기분이 안좋았는데.
여러 의견이 생겼다고 지우는건 거북합니다.
카루홀릭
15/11/10 21:39
수정 아이콘
사실 처음부터 머리로는 그 사정 전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정말로. 차고 넘칠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해하기 싫어요. 가슴으로 받아들이기 싫어요.
이미 내 쪽에서만 너무 많은 걸 이해해줬는데요. 그것까지 다 이해를 해 버리면 난 뭐가 남는거죠.
모든 걸 잃어버린 채 덩그러니 버려지는건데요.

그들 그녀들의 잘못이 아니라 이 사회의 잘못이니까 이해하고 넘어가라고, 정 그렇게 계속 말하신다면 이해해야죠 뭐. 달리 방법이 있겠습니까. 나야말로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도.
결국 그런걸 다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겠죠. 모든 걸 빼앗기기만 하겠죠.

전 그냥 그렇게 모든 걸 빼앗기는 사람들만 불쌍해요. 나를 포함해서 모든 걸 빼앗기고 잃어버리는 사람들만.
결국 다 이해하고 넘어가다보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더라구요. 불쌍하게도.

그런 내가 불쌍해서라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해하기 싫습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0 21:46
수정 아이콘
상처받은 이에게 어찌 용서를 강요하겠습니까. 같은 경험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을 해봐서 카루홀릭님 마음을 어느정도는 짐작합니다. 상처 많이 받으셨을테고 많이 힘드실텐데 그저 잘 추스르시기를 바랍니다.
다만 카루홀릭님의 그녀로 향해야 할 분노가 모든 MTF나 레즈비언에게 향하는 것은 경계해주심이 어떨까 합니다. '나쁜 사람'에게 상처받으신거지, 'MTF들'이나 '레즈비언들'에게 상처받으신 게 아니라는 것 정도는 구분해주시면 어떨까요. 아픈 마음에 아직까지는 분노의 대상이 혼재되어 있는듯해 염려됩니다.
지나가는회원1
15/11/10 22:30
수정 아이콘
글과 약간 다른 얘기일거 같지만, 어떤 사람이더라도 누군가에게는 '나쁜 놈'과 '나쁜 년'이 됩니다. 동성애자라 누군가에게 나쁜 인간인것만은 아닐거에요.
어차피 다들, '나쁜 놈'과 '나쁜 년'일뿐입니다. 그 종류가 모두 다를 뿐이죠. 그리고, 스스로 나쁜 사람이기를 선택한 사람이면 보통 자기혐오가 있더라구요. 그냥(부디) 그러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위로랍시고 다는데 위로가 될려나요
P.S - 저번 글 기억납니다. 잘 읽었어요. 이번엔 지우지 않고 버텨주셨으면 좋겠어요
Daniel Day Lewis
15/11/10 22:37
수정 아이콘
동성애와 관련된 문제는 어찌보면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 될 수 있겠지만, 이젠 접근을 달리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전통적 사회 시스템에 맞지 않아 갈등이 나오는 양상이라고 보면, 이건 제도가 먼저 의식을 선도해줄 필요가 있는 부분이라고 봐요.
체제와 개인의 갈등을 각 당사자에게 넘기지 말고, 이젠 우리나라도 동성애와 관련된 가족제도 및 결혼을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나쁜년,놈'들을 판단하는 것은 개인에게 너무 가혹한 처사이고 또 쟁점의 원인을 부차적인 부분에 돌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런 윤리적 선택상황을 강제하는 사회제도, 인식이지 개인의 선택은 그 다음 순위입니다.
Jace Beleren
15/11/10 22:38
수정 아이콘
다른 예시에 대해서는 특별히 제가 할말은 없고, 그저 안타깝고, 언젠가 우리가 같이 서로 숨기고 모르는척 하지 않아도 될 세상이 올 수 있도록 저는 제가 할 수 있는만큼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만들어주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부분에 동성애자임을 숨기고 결혼하는 부분은 따로 떼놓고 봐도 굉장히 할 얘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결혼은 사랑과는 이미 별거를 시작한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고대, 중세부터 사실 결혼이 과연 사랑의 서약이었는가? 하는 의문점은 항상 사회에 존재했다고 생각하지만, 근대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서는 그 의문점에 '아니오' 라고 명확하게 답해도 될만큼. 세상에는 별로 사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하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개중에는 정략 결혼이나, 국적 취득을 위한 위장 결혼, 혹은 사랑하진 않지만 서로 가정이 필요해서 하는 결혼처럼 서로 혹은 가문이나 기업등의 주변 환경의 이해관계에 의해서 협의하에 하는 일종의 계약 결혼도 있을테고, 일방만이 주변 환경과, 본인의 이해 득실을 위해서 상대방을 속이고 하는 기만의 형태로 이뤄지는 결혼도 있을겁니다. 예를들어 말씀하신 동성애자가 그 사실을 숨기고 이성과 결혼하거나 아니면 상대를 사랑하지 않음에도 조건을 보고 하는 결혼이나, 심지어 재산 관련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하는 결혼도 이 부류에 속하겠죠.

이러한 수많은 형태의 '사랑의 서약'이 아닌 결혼이 있으며, 그 중에 동성애자가 그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는것만이, 특별히 더 그것만으로 '나쁜 인간' 이 될만큼 죄악시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그럴 수 있는거죠. 특정한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는것은 그것만으로는 죄가 아닙니다. 누구나 다 그렇게 합니다. 작게는 전 남자친구랑 동거한 사실을 숨기고 결혼하기도 하고, 크게는 아직도 옛 사랑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고 상대방을 특별히 사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기도 합니다. 흔한일이며, 그것만으로 죄인 취급하기에는 현대 사회의 결혼 문화는 이미 사랑의 서약과는 거리가 멀어진지 오래입니다.

따라서, 저는 동성애자 친구가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결혼한것만으로 이미 그 친구를 나쁜 인간 취급하는 글쓴이의 태도와, 본인을 공범이라고 생각하는 글쓴이의 태도에 썩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그건 비난받을 이유가 없는 선택이에요. 그 친구가 나중에 인터넷에 올라오는 사례처럼 들키고 배신하고 친정으로 도망오려고 숨기고 결혼한것은 아닐테니까요. 필요에 의해, 어쨌든 잘 살아보기 위해 선택한 결혼이라면,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사람들이 서로에게 속임없이, 사랑하고 있기 때문만으로 결혼하는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결혼한 이후에 결국 그 사실이 드러나서 배우자에게 실망감을 주거나, 혹은 성애를 느끼지 못해서 가정 생활을 파탄내거나 하는것은 그것과는 별개로 욕을 먹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 시점에서는 동성애자라고 해서 저는 특별히 더 동정해야하거나, 참작해줘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겠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변심으로 인한 계약 위반이니까요. 결혼은 '나는 당신만을 사랑하겠습니다' 라는 맹세의 서약은 아니지만, '나는 당신만을 사랑하는 척이라도 하며 살겠습니다' 라는 계약이기는 하니까요. 그것을 지키냐 안 지키냐는 그냥 본인의 인간과 인간간의 계약에 대한 마음의 문제일뿐이니까요. 애초에 인터넷에 그런 사연을 올리는 배우자도 본인이 정말로 그 여자를 사랑하면서 살았는지 않았는지는 본인만 알고 있을테지만, 적어도 먼저 걸리지는 않았으니까요.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는데, 동성애자 친구가 남자랑 결혼해서, 본인이 레즈비언이라는것을 잘 숨기고 살고 있었는데 남자가 바람펴서 어디서 딴집 여자와 애를 만들었다가 아내와 장모님한테 걸렸습니다. 이 경우에 저글링앞다리님은 어떤 생각을 하실건가요? 이 결혼의 파탄의 잘못은 누구에게 있습니까?
저글링앞다리
15/11/10 23:11
수정 아이콘
음... 개인적으로는 동성애자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끼리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결혼하거나 조건이 맞아 결혼하는 것과는 또 다르다고 생각해서요. 개와 고양이의 결혼 같다고나 할까. 개끼리는 자기집 앞마당에 개뼈다귀를 몇개 감쳐뒀는지를 숨기고 결혼하든, 나는 개뼈다귀를 줄테니 너는 개껌을 다오 하고 계약을 하고 결혼하든 상관없는데, (고양이끼리도 마찬가지고요) 개가 고양이인척 하고 고양이와 결혼하는건 고양이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개 스스로에게도 못할 짓이고.
이왕 결혼한거 들키지 않게 꼭꼭 숨기고 잘 살기를 바라지만, 들키든 안들키든 마음속으로는 늘 미안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결혼의 의미가 '사랑'이 아니라 '계약'이라는 의미로 퇴색되었다고 한들, 친구 남편들이 제 친구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고 결혼을 계약한 건 아니니까요.

별개로 질문하신 건에 대해서는, 친구가 들키지 않고 살았다는 전제 하에, 직접적인 파탄의 원인은 남자라고 생각하지만, 친구가 양심적으로 그 결혼 파탄의 책임을 물어 위자료를 받거나 하는 것은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 기회에 핑계 삼아 갈라서버려라, 그게 서로 위하는 길이다- 라고 할 것 같네요.

제 자신이 동성애자이니 동성애자에게 좀더 우호적으로 생각하는게 나은걸까 하고 생각해봐도, 이성적으로는 이게 맞는것 같습니다. 심정적으로야 좀 다르지만요.
Jace Beleren
15/11/10 23:29
수정 아이콘
다시 찬찬히 읽어보세요. 저는 댓글 내내 잘못이라는 어휘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동성애자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애초에 상대방을 속이고 결혼하는것은 잘못입니다. 아니 더 근본적으로 상대방을 속이는것 자체도 대부분은 잘못입니다. 크크크. 그러나 본문에 저글링앞다리님이 쓰신 어휘는 잘못이 아닙니다. 죄, 공범이라는 어휘죠. 잘못이 죄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로 많은 복합적인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다시금 말씀 드리는데 무언가를 숨기고 결혼하는것은, 그 결혼의 의도 자체가 이미 정상적인 결혼 생활이 아니라 배임, 사기, 기만등의 범죄인 경우를 제외하면 그것만으로는 잘못일지언정 죄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개와 고양의 예시도 그냥 공감하기 어려운게, 그냥 개가 고양이인척하면 고양이가 결혼해주나요? 개가 고양이인척 하기 위해서는 일단 체형부터 바꿔야됩니다. 뼈가 부숴지는 노력을 해서 체구를 바꾸고, 성대를 찢어가며 울음소리를 바꾸고, 있는 털 뽑고 꼬리 잘라가며 고양이와 결혼했다면, 그것을 그냥 고양이인척~ 으로 퉁치는것은 본질 호도에 가까우며, 그가 개의 정체성을 결국 계속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기 전가지는, 저는 그 개가 죄를 지었다고 비난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성애자가 결혼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혼인하기까지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기괴한 짓을 해야 하는지 본인이 더 잘 아실텐데요.

별개로 질문한건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결혼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양심이 아니라 매 맞는 아내 컴플렉스일뿐이에요. 만약 배우자가 폭행을 했다면 그것도 핑계 삼아 갈라지면 그만인일인가요. 동성애자인 사실을 숨기고 사랑하는척하고 잘 사는것과, 밖에서 여자를 만나는것은 둘다 서로에게 거짓된 기만임에는 공통점이 있지만, 그냥 퉁치기엔 가정을 유지하려는 노력면에서 차이가 크며, 가정의 파탄에서 잘잘못을 가리는데는 적어도 걸리지도 않은 기만의 무게 비교보다는 가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여하가 중요합니다.

균형을 잃지 않으려는 저글링앞다리님의 노력에는 박수를 보내지만, 방법에는 잘 공감이 안가네요. 진정한 중립적 태도는 죄 없는 사람은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게 하는것이지 전혀 죄 없는 사람에게 괜히 고개 숙일것을 요구하고, 죄를 지은 사람의 벌을 감해주는게 아닙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0 23:41
수정 아이콘
댓글에는 완곡하게 표현하느라 '잘못'이라고 적었는데, 정확히 말씀드리면, '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죄인, 공범 이라는 표현을 본문에 썼고요. 동성애자가 성정체성을 숨기고 이성애자와 결혼하는 것 자체가 '사기'결혼이라고 생각해서요.
동성애자로서, 동성애자가 결혼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결혼하기까지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벌을 주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상대를 기만하는 죄를 사할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공통된 문제이면서도 한편으론 별개의 문제죠. 물론,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그렇습니다. 심정적으로야 다른 의견입니다만 제가 동성애자 본인이기 때문에 공개된 곳에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럽네요.

가장 큰 문제는 사회 제도와 문화, 분위기 뭐 이런 것들이고 개인의 삶에 간섭하는 이들(그게 부모든, 친구든, 직장 동료든, 또 다른 누구든)의 오지랖 폭격에서 벗어나기 힘든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동성애자가 결혼을 선택하는 것은 상대방에게 어느정도 죄를 짓는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저는 성소수자를 용인하지 못하는 사회가 동성애자에게 짓는 죄와, 그런 사회에서 동성애자가 이성애자에게 짓는 죄를 '교집합'정도로 봅니다. 전부 동성애자의 책임은 아니되, 또 전부 사회의 책임이라고 하기도 힘든. 이성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별개로 질문하신 건이 '매맞는 아내'가 아니라 '바람'이기에 그런 답변을 했습니다. '매맞는 아내'와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제가 동성애자 본인이기때문에 '공개된' 곳에서 동성애자 관련된 논쟁을 할 때에는 되려 동성애자에게 엄격한 기준을 대거나 지극히 이성적이고자 노력하는 의견을 피력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경험에 의하면 인터넷에서의 논쟁에는 어느정도 그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王天君
15/11/10 23:08
수정 아이콘
제 3자의 설익은 불만일 수도 있습니다만...
맨 위에 써놓으신 문구 "동성애와 관련된 글입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을 위해 미리 알려드립니다."가 이 글의 취지와 모순을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글링 앞다리님의 논지에도 공감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왜 스스로 타인의 불행에 "대표자"로서 변호하고, 책임을 지려 하시는지...)

성소수자기에, 또 성소수자가 아니기에 우리 모두는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거겠지요.
이것이 필연적인 갈등이고 그렇게 비극이 만들어진다면, 이해한다는 것은 양 쪽 모두에게 주어진 책임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글링앞다리님이 저 말머리를 굳이 쓰실 필요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동성애자의 글이라서 읽기를 원치 않고, 거기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죠.
그런 사람은 조용히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될 것이고, 우리 모두는 그런 불호를 일일히 드러내는 것이 무례하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동성애자 이야기는 이렇게 쓰면서 예의를 차리고, (침묵의) 관용을 호소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일 이것이 저글링앞다리님의 점잖은 "배제"라 한다면, 이 역시 글의 전체적인 주제와 충돌한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그럴 확률은 낮겠지만.)
저는 피지알에서 저런 관용이 일일히 명시적으로 요구되고, 또 이를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전 고지라 함은 누군가의 양해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텐데, 누가 어떤 글을 쓰건 예의만 지킨다면 그런 양해는 누구에게도 불필요할 겁니다.
"동성애자" 글이라고 글쓴이가 양해를 구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잠재적 야만에 저자세로 나올 필요가 없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죠.
누군가의 오만과 무지는 다른 이의 지나친 굴종에서 힘을 얻기도 합니다. 그래도 되는 줄 알고, 그게 당연한 줄 알죠. 그렇게 야만이 자라납니다.

물론 이런 성향이 현실 속 수많은 생채기에서 얻은 교훈의 결과일거라고 짐작은 하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글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셔야 합니다.
남이 싫어하건 말건, 아무렇지 않게 존재하고, 그 존재를 관철하는 것이야말로 "인정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소통일 겁니다.
너무 이해받으려고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끔은 화도 내셨으면 좋겠네요.
이런 글이 절절할 수록 반대급부로 좀 화가 치솟기도 합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척척한 글을 보며, 연민을 밟아야 소통이 되는 걸까요.

동성애자가 나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동성애자를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보는" 사람들이 훨씬 더 책임이 큽니다. 그러니 사과하지 않으시길.
저글링앞다리
15/11/10 23:26
수정 아이콘
아, 최근에 다른 커뮤니티에서 동성애 관련 글을 쓸 일이 있었는데, "동성애 관련 글인줄 알았으면 읽지 않았을텐데 미리 알려주지 않아서 글을 읽었고, 그때문에 불쾌해졌다"라는 식의 몇몇 의견을 본 기억이 있어서,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적었습니다. 동성애 관련 글을 읽기만 해도 불쾌해지는 분들이라면 굳이 이 글을 읽으실 필요도 없겠고,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상관없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요. 피지알은 좀 덜할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적었습니다.

한가지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다면 저는 스스로 타인의 불행에 대표자로서 변호하고 책임을 지려고 하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타인의 잘못에 가담한 공범자로서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기도, 한편으로는 저와 함께 잘못을 저지른 이들을 포함해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 된 이들을 변호하고 싶기도 해서 글을 썼습니다. 제가 뭐라고 어떤 집단을 대표하겠어요... 그저 철저하게 개인의 입장을 전하는 글입니다.

王天君님께서 어떤 말씀을 하시고자 하는지는 알고있습니다. 그럼에도, 뭐랄까요, 누군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스스로 조심스러워지는 이유는, 누군가에게 제 글이나 말이나 행동이 제 개인의 것이 아니라, 제가 속한 집단을 대표하는듯 보여질수도 있다는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이러한 태도가 王天君님 말씀처럼 모순적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저도 제 모순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아직까지는 '어쩔 수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王天君
15/11/11 00:15
수정 아이콘
더러운 경험을 하신 데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피지알에 일종의 차별금지법안을 만들어야된다고 건의했었는데, 이게 어찌되는지는 모르겠네요) 그럼에도, 이는 저글링앞다리님이 "피하고" "숙이는" 형태라서 부조리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글링 앞다리님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이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싫은거죠. 그래서 그 변화의 기대를 저글링앞다리님에게 이렇게 답답함으로 투영하게 됩니다. 저도 그 사회 속의 주체 중 하나로서 죄송함도 느끼구요.

이 글은 카루홀릭님의 사연이 발화점이 되어 쓰신 걸로 아는데, 그 연결 고리를 떼고 읽기가 어렵네요. 그래서 저글링앞다리님이 단순히 그 글을 보고 "개인적인 사연"을 적으셨다고 해도, 카루홀릭님의 글과 연결이 되어서 "동성애자 전체의 애환을 대표하는 글"로 읽히게 된다는 겁니다. 피지알의 사람들은 어떤 나쁜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피해자에게서 듣고, 그 다음으로는 "나쁘게 될 수 밖에 없는"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가해자 혹은 공범자에게서 듣게 되는 거니까요.

어쩔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시길 바랍니다.
저글링앞다리
15/11/11 01:10
수정 아이콘
저 역시 제가 어떠한 주제로 글을 쓰든간에, 그것이 남에게 위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어떠한 안내도 필요없는 상황이나 분위기가 당연히 여겨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온건파에 속하다보니, 아직까지는 어느정도 양보하며 설득하는 편이 더 유효한 시대가 아닐까- 하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노력하다보면 점차 양보하지 않고서도 설득할 수 있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카루홀릭님의 글을 보고 괜시리 미안함과 죄책감에 쓴 글이 맞습니다. 제 글의 원래 의도는 한 동성애자가 제멋대로 어떤 이들을 변호하는 글인데, 王天君님 말씀처럼 제가 동성애자 전체를 대표하는 글로 읽힐수도 있겠네요. 이 글은 실패한 글인것 같습니다. 또, 댓글로 의견 나누는 도중에 괜히 서로 감정이 상할 여지가 있는 글 같아서 삭제해야하나 고민중입니다.
王天君
15/11/11 01:47
수정 아이콘
아뇨. 삭제하시면 안됩니다. 아무리 잘 써진 글도 100%의 독해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결벽은 오히려 또 다른 "양보"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자꾸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만 저글링앞다리님의 그런 행동은 "이래저래 설득해볼려 했다가 다른 사람들한테 퇴짜맞고 발 빼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글링앞다리님의 글이 본인의 속한 집단을 대표하는 듯 보여질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계신다면 더더욱 그러시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완벽하게만 존재할 필요는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댓글로 소통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남겨놓으시는 게 좋아요.
15/11/11 19:08
수정 아이콘
저도 되도록이면 글을 삭제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매우 좋은 글이고, 의도와는 다른 해석 또는 의견이 일부 존재한다 해서 실패라고 하기에는 적용하시는 잣대가 너무 높지 않나 우려됩니다.
까칠하지말자
15/11/11 03:37
수정 아이콘
너무 스스로에게 엄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지만, 이성애자도 연애나 결혼을 할 때 자신의 진짜 감정을 속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성이 이미 결혼해서, 어차피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날 것 같은 마음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만나는 경우도 있고
상대방이 나 아니면 안 된다고 하는데 나는 딱히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 그냥 만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나다 보면 좋아질 것 같은 느낌에 만나는 경우도 있구요. (실제로 만나면서 좋아지는 경우도 많으니까..라고 합리화하기 좋죠)
이런 경우에 죄책감 때문에 오히려 상대에게 잘해주려 노력하게 되는 경우도 많고, 그러면 상대는 자신도 사랑받고 있다고 느끼게 되죠.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아하지 않는 게 미안해서 잘해주는 것이라고 누가 쉽게 말 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한번 꼬인 결정으로 시작되서 오래 유지되는 관계들이 많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비일비재하다고 해서 잘한 일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소수자 분들께서 조금 더 특수한 상황에 계신 것일 뿐이니
혹여나 '나쁜년'이 되신다 한들, 또는 이미 '나쁜년/놈'이 된 친구 분들께서, "너무 성정체성과 연결지어" 자책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나약한 결정이었을 뿐입니다.
송주희
15/11/11 17:26
수정 아이콘
동성애나 이성애와 상관없이, 어차피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겐 나쁜 년이거나 나쁜 놈입니다. 그걸 신경쓰고 인쓰고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15/11/11 19: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세인트
15/11/12 10:05
수정 아이콘
뜬금없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저는 일전에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모 커뮤니티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물론 평소 지론도 쭉 변함이 없어서 그 주제에 대해 항상 같은 주장을 하곤 합니다.

'친일파 단죄도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독립유공자 같은 분들에 대한 보상과 혜택을 훨씬 강화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지요.

응? 이건 짱세님 글도 아닌데, 왜 여기에다 이런 걸 달지?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워낙 언변이 거지같아서 잘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 일단 이야기를 이어보겠습니다.
제가 일제시대 때 사람이라면 말이죠, 솔직히 친일파 혹은 '침묵의 동의자' 를 하지 않았을 거라 절대 말할 수 없습니다.
친일파가 되고 변절하고 창씨개명을 하지 않고 핍박과 차별과 고문을 견딜 수 있을지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아니 견딘다는 것도 우습고 저는 고문 시작한 지 30초 내로, 구타당한지 1분 내로
눈물 콧물 가리지 않고 줄줄 흘리며 잘못했다고 잘못했다고 천황 만세 조선은 없다 라고 알아서 외칠지도 모릅니다.
솔직히 저라는 인간의 의지와 심지와 멘탈은 절대로 강철같지 않거든요.
심지어 정말정말 좋아하던 첫사랑을 다시 만날 기회가 생겼는데
그 전날 밤새 게임하다가 너무 졸려서 30분만 자고 만나러 가야지 하고 알람 맞춰 놨는데 - 심지어 알람을 다섯 번을 연속으로 맞춰 놨는데! -
아예 알람은 개뿔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쿨쿨 자다가 늦잠 자서 바람 맞히고 다시는 볼 수 없던 그런 기억도 있을 정도로
극도로 좁고 얕은 시야, 극도의 무책임함,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멍청함, 그리고 휴지보다도 쿠크다스보다도 약할 것 같은 의지의 소유자입니다.
(계속 옆길로 새는 것 같지만 쓰다보니 지금의 제 아내에게 끝없는 미안함을 느끼는군요 흑흑)
아무튼 옆길로 샜지만, 그러니까, 음, 엄청나게 필력도 딸리고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제 말의 요지는 이겁니다.
친일파 나쁜 거 맞아요. 사실은 '침묵의 동의자' 들도 나쁜 건지도 몰라요.
거기다 우리 나라처럼 짧은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가 아니라
몇 세기 이상을 식민지로 살아온 나라들에게서라도 나쁜 걸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렇게 오랫 동안, '내 조국의 국민으로 살아간다' 라는 선택지가 아예 없던 상황에서
'내 조국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 라는 의견을 내비쳤다가
사회에서, 친구에게서, 심지어 가끔은 가족에게도 버림받고 결국 변절한 사람들의 선택을 비난하는 것보다
끝까지 자기가 믿는 - 혹은 선천적으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어떤 숙명 같은 - 것들을 위해
최후의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을 오롯이 혼자 짊어지고 가는 사람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그런 분들이, 그런 분들의 생각이, 그런 분들과, 그런 분들의 생각이나 뜻을 잇는 사람들에게
박수와 보상을 더 크게 보내주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말이죠.
비난하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제가 비난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도 말도 안 되는 개소리겠지만
비난받을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아, 끝까지 굽히지 않으면 저렇게 행복한 보상이 주어질 수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더 갖게 해서
비난받을 사람이 나오는 환경을 줄이는 것도, 그리고 칭찬받을 분들이 더 큰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주제랑도 안 맞는 해괴한 소리를 주저리주저리 써서 죄송합니다.
다만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해주시는 피지알러분들의 넓은 아량을 기대합니다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958 [일반] 빅스/MAP6/EXOxSTARWARS/주헌/윤하의 MV와 B.A.P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6] 효연덕후세우실3942 15/11/11 3942 0
61957 [일반] 직업, 직장, 키배, 그리고 아이유 [31] 수면왕 김수면7362 15/11/11 7362 2
61956 [일반] 아재가 되돌아 본 신혼 살림장만 (부제:고민 좀 할걸) [146] 파란무테14088 15/11/11 14088 26
61955 [일반] 중년 아재 꿈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 [25] yangjyess8814 15/11/11 8814 8
61954 [일반] 저는 친일파의 후손입니다. [98] 짱세17626 15/11/11 17626 149
61953 [일반] [노스포] 응답하라 1988, 그 한국스러움에 대한 예찬. [59] 잉요미10201 15/11/10 10201 8
61951 [일반] 아이폰6S Plus 안바뀐거 같지만 많이 바뀐 사용후기 [26] 아이폰6s Plus10228 15/11/10 10228 0
61950 [일반] 27살 패기의 직장생활이야기.. [43] 삭제됨8315 15/11/10 8315 0
61949 [일반] '나쁜 놈'과 '나쁜 년', 그리고 그들이 되지 않으려는 이들을 위한 변명. [52] 저글링앞다리9669 15/11/10 9669 38
61948 [일반] [UFC] 미르코 크로캅. 부상 아닌 자격정지로 UFC Fight Night 79 리타이어 [16] The xian6125 15/11/10 6125 0
61947 [일반] [야구] 여기도 비정규직 저기도 비정규직 [22] 이홍기9351 15/11/10 9351 0
61946 [일반] 우리 때도 한 미세먼지 했지예~! [18] Neanderthal8407 15/11/10 8407 19
61945 [일반] 아이의 순수함은 절대적인 걸까요? [89] John11038 15/11/10 11038 9
61944 [일반] 선양 등 中 동북지방 기록적 스모그…초미세먼지 기준치 56배 [26] 삭제됨6804 15/11/10 6804 0
61942 [일반] (피아노 계층) 체르니 몇 번까지 치셨나요? [110] 표절작곡가26606 15/11/10 26606 10
61941 [일반] 신승훈/타히티/딘x지코의 MV와 윤하/EXOxSTARWARS/서인영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12] 효연덕후세우실4450 15/11/10 4450 0
61940 [일반] 사도세자의 아들 - 홍씨와 김씨 (2) [11] 눈시5536 15/11/10 5536 10
61939 [일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소견 (제제와 제재) [30] cafri5707 15/11/10 5707 15
61938 [일반] . [44] 삭제됨7797 15/11/09 7797 7
61937 [일반] 박병호 포스팅 미국 구단 오리무중의 현장 (미네소타 트윈스 Win) [190] 어리버리17486 15/11/09 17486 0
61936 [일반] 무슬림에 "돼지고기 먹을래 아님 굶을래" 관용(tolerance)의 프랑스 급식정책 논란 [133] 군디츠마라16241 15/11/09 16241 2
61935 [일반] [한일전 토막리뷰] 전력을 다하지도 않는 일본에게 깨졌다 [81] 사장13826 15/11/09 13826 17
61932 [일반] 한심한 취준생의 일기 - 조언해 주세요.. [96] 삭제됨13923 15/11/09 13923 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