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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10 13:38:03
Name VKRKO
Subject [일반] [축구] J3리그의 독특한 시도, J리그 언더 22 선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작년 일본프로축구에서는 3부리그 J3가 출범했습니다.

12개팀으로 첫 시즌을 치루고, 평균 관중 2,247명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괜찮은 첫 발을 뗐죠.



그런데 그 J3리그 참가팀 중, 좀 특이한 팀이 하나 있어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당장에 새로 리그를 만들려면 팀이 부족하기 마련입니다.

강등팀 광주에 군경을 더하고, 내셔널리그에서 올린 충주, 수원, 고양에 안양과 부천을 넣어 겨우 리그를 구성했던 K리그 챌린지처럼 말이죠.

이건 당연히 J3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전부터 존재했던 실업리그 JFL과 아마추어 클럽들 중 J리그 진출을 희망하는 팀들을 자격조건에 따라 걸러보니 딱 11팀.

10개에서 12개팀으로 원년 리그를 만들려던 구상이 어그러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거기서 J3은 초청팀으로 한 자리를 메꿔보자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마침 눈에 들어온 게 라 리가였다고 하더군요.

B팀을 리그에 참가시켜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는 방식을 J3에도 도입해보자는 거였습니다.

마침 2009년까지 진행되던 2군리그가 폐지됐기에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아줄 무대가 필요하던 J1, J2 구단들도 어느 정도 원하는 눈치였고요.

근데 또 이렇게 되니 문제는...

J3에 남은 자리가 한 자리 뿐이라는 거였죠.







결국 J3이 내린 결정은 어찌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J1, J2 소속 선수 중 22세 이하 선수들을 모두 임대해서 경기에 출장시킬 수 있는 팀을 만들자는 결론을 낸겁니다.

이 결정에는 2016년 리우 올림픽을 대비한 일본 축구 협회의 입김도 상당히 작용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올림픽 대표팀 상비군을 1년 내내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니까요.

실제로 이 팀 감독을 맡게 된 타카하타 츠토무 감독은 일본 U-21 대표팀 코치를 겸임하고 있고, 코칭스태프 중에도 기타 유소년 대표팀 관련 인물이 꽤 됩니다.

결국 여러 사정에 의해 이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J리그 언더 22 선발이라는 길고 괴상한 이름의 팀이 J3리그에 참가하게 됩니다.







근데 일단 만들어는 놨는데, 22세 이하인 선수들만 있을 뿐더러 그것도 온갖 팀에서 다 따로따로 데려온 친구들이 손발이 맞을리 없죠.

게다가 이게 클럽하우스를 만들어 놓고 같이 합숙하는 방식도 아니고, 일요일이 경기면 금요일날 소집되서 토요일 하루 훈련하고 경기 뛴 다음 원 소속팀으로 복귀하는 방식입니다.



나이제한에만 맞으면 협의하에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고, 시즌 중 언제라도 필요한 선수는 원 소속팀과 협의해 쓸 수 있다지만 이래서야...

당연히 좋은 성적은 기대할 수가 없겠죠.

심지어 홈구장도 없고 전 경기를 다 어웨이 경기로만 치루는 팀입니다.

J3에는 오키나와에서 경기를 치루는 FC 류큐도 있어서 이동거리는 그야말로 헬이죠 헬...



결국 J3 원년인 2014년, J리그 언더 22 선발은 9승 6무 18패로 전체 12개 팀 중 10위에 머무릅니다.

13팀으로 참가팀이 늘어난 올해도 25라운드 현재 5승 6무 14패로 12위를 기록하고 있는 중이네요.

J2 승격이 불가능한 팀인데다, 아무리 봐도 향후 더 좋은 성적을 기록할 가망은 없어보이지만...

유소년 선수들에게 실전경험을 쌓아준다는 의미 정도는 부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꽤 괴상하고 특이한 방식이라 눈에도 띄고 말이죠.

내년부터는 나이 제한 없이 2군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는 팀으로 확대할 계획도 있다고 하네요.



아무튼 재미있는 리그/클럽 운영인데 국내에는 영 아는 사람도 없는 거 같아 짧게나마 한 번 소개해 봤습니다.

딱히 따라해 볼 가치가 있거나 한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재미있으니까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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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8Lampard
15/09/10 13:42
수정 아이콘
저런 악조건 속에 12위가 아닌 10위를 한 게 더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팀 단위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데..
15/09/10 13:4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일본에서 나름 난다긴다하는 프로 유망주들을 다 데려다 쓸 수 있는 거니까요.
사실 그 밑에 있던 두 팀은 JFL에서 바로 올라왔던 후지에다 MYFC랑 Y.S.C.C. 요코하마 두 팀이기도 하고...
올해 후지에다 MYFC는 그래도 많이 올라와서 9등이지만 Y.S.C.C. 요코하마는 변함없이 최하위네요 ㅠ.ㅠ
Dr.Pepper
15/09/10 13:51
수정 아이콘
리그차원에서 유망주들을 키운다고 생각하고 돌리는걸수도 있지만
워낙 '육성'시스템을 좋아하는 일본에선 미래의 스타를 미리 볼 수 있다는 마케팅으로도 굉장히 유효할 것 같네요.
15/09/10 13:57
수정 아이콘
실제로 올 시즌 인천 유나이티드에 임대 입단한 와다 토모키 선수가 이 제도의 수혜자였습니다.
원 소속팀인 빗셀 고베에서는 3년간 리그 1경기도 못 나오고 컵대회 1경기 출장이 전부였는데, 작년에 J리그 언더 22 선발을 통해 J3에서 16경기 출장을 달성했죠.
코코볼
15/09/10 13:52
수정 아이콘
괜찮은 방법인 것 같은데요~
조금 변형시키면 괜찮은 산출물이 나올느낌입니다.
15/09/10 13:58
수정 아이콘
일단 연고지가 없이 유랑하는 구단이라는 게 좀...
다른 것보다도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는 과정이 결여됐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아쉽죠.
제이야기를3분만
15/09/10 13:58
수정 아이콘
똑같은 글을 펨코에서도 봤는데... 하고 보니까 동일인이셨군요 크크크크크
15/09/10 13:58
수정 아이콘
써놓고 반응이 없어서 아쉽더라구요 크크
그래서 여기저기에 막 크크크
제이야기를3분만
15/09/10 13:59
수정 아이콘
주빌로 이와타 응원글도 잘 읽었습니다.
15/09/10 14:00
수정 아이콘
사실 그것도 오늘 펨코에 올렸다능 크크크크
15/09/10 14:26
수정 아이콘
저는 조석재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크크 주빌로 이와타 글도 잘 봤습니다.~
15/09/10 14:3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석재 1년만 더 쓰게 해주면 소원이 없겠네요 크크
15/09/10 14:15
수정 아이콘
클럽 하우스가 있어서 일주일에 하루 정도만 연습하면 어떨까 생각도 드네요
15/09/10 14:36
수정 아이콘
어떻게 보면 국내 군경팀처럼 운영해야 하는 게 맞는 거 같은데...
선수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체력 소모도 만만치 않겠다 싶네요.
조지영
15/09/10 14:20
수정 아이콘
뭐든지 다 해보는 싱가포르 리그에서 이미 예전부터 2010 런던올림픽 진출을 목표로 U-23팀을 돌렸었죠 (팀이름 Young Lions). 기대하던 결과는 얻지 못했고 리그에서의 성적도 망했지만요. 영 라이온즈는 아직도 싱가포르 리그에 남아있습니다만 그걸 J리그가 왜 따라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15/09/10 14:36
수정 아이콘
사례 자체는 찾아보면 몇 개 더 있긴 하더라구요.
미국에서도 비슷한 시도를 했었다고 하고...
J3에 올라올 수 있는 JFL 클럽이 늘어나고 내년 올림픽 말아먹으면 아마 없어지지 않을까 싶네요 흐흐
15/09/10 15:36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 상무나 경찰청 같은 군경팀의 마이너 버전 같아요.
아이디어는 좋은데 실무적으로 들어가면 무자게 복잡한 상황들이 많이 생길거 같아서...
그래도 재밌는 시도네요 흐흐.
15/09/10 15:41
수정 아이콘
군경은 승격이 되지만 이 팀은 승격이 안 된다는 차이가 있죠.
우리나라도 군경팀은 승격이 안 되도록 변화가 좀 필요해 보이는데...
당장에 리그에 더 들어올 팀도 없고 여러모로 아쉽군요.
망디망디
15/09/10 16:08
수정 아이콘
신기하다 우와
15/09/10 16:26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FM에 J리그 로스터 받아서 하다가 깜놀해서 찾아봤습니다 크크
명탐정코난
15/09/10 17:38
수정 아이콘
양날의 검이죠.
사실 국내에도 임창우, 최진수, 등등 큰팀에 있다가 하위리그로
임대를 가서 포텐이 터진경우가 많습니다만,
그것도 빅클럽에서 밴치 위머라도 같이 훈련을 하면서 준비된 과정이 있기에 가능한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5/09/10 18:17
수정 아이콘
더 임대 활성화가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올해도 조석재 선수 터진 것처럼 충분히 기회 주면 잠재력 보여줄 친구들은 많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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