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99992370605px;">초한쟁패가 끝나고 마침내 승자가 된 우리의 황제 유계 형. 7999992370605px;">승리를 거두고 낙양에서 따수운 배를 두들겨 대고 있는 유계 횽에게는 이제 남은 문제가 하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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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아 좋다. 근데 항우 그 개객히 따르던 놈들은 어떻게 하지? 쫄다구들은 내버려 두더라도 간부들은 손을 좀 봐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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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내심 누워서 생각을 하다보면 항우에게 후달리며 곤경에 처했을때의 서러운 생각이 나지 않겠7999992370605px;">는가? 7999992370605px;">유방은 종리말과 계포가 자신을 여러 전투에서 괴롭히던 것을 생각하자 새삼 격분이 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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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계포 그 놈 살려 주는 인간은 내가 삼족을 멸한다!" (及項羽滅, 高祖購求布千金, 敢有舎匿, 罪及三族.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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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정작 그 계포는 어찌어찌 주가(朱家)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해 벼슬까지 얻었지만, 종리말은 한신에게 배신 당해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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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이렇게 과거 항우 세력에게 뒷끝을 부린 유방이었지만 그렇다고 전 항우의 세력 전체를 날려버릴 수도 없는 일이다. 아무리 항우에게 된통 당한 게 울분으로 남았다고 해도, 과거 항우를 따른 부하들을 모조리 죽이거나 할 정도로 유방은 어리석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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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7999992370605px;">이는 항우의 인척들도 마찬가지다. 항우의 여타 친족들, 즉 한나라 스파이로 혁혁하게 활약한 항백이나, 계속 싸웠지만 항복한 항타 등은 오히려 후작을 받고 제후로 남아 배를 두드리고 살았다. 항씨의 친족들 정도는 유방도 별로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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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자.... 그런데 문제는 항우 본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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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우는 죽었으니 처벌할 수도 없다. 항우의 친척들은 후가 되었으니 처벌할 수가 없고, 항우가 특별히 자식을 남기지 않았으니 자식도 처벌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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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그렇다면, 결국 남은 것은 명분으로의 항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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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야, 우리가 정책 이야기하다가 항우 이야기를 할 때가 종종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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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뭐....그렇기야 하지 않겠습니까? 항우랑 죽일듯 싸우던게 얼마 전일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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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그럴때 우리가 항우를 뭐라고 불러야 하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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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보통 적당히 예의를 차려서 항왕이라고 안 하겠습니까? 아니면 그냥 항우라고 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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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앞으로 그러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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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유방은 그렇게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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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우 걔 이름 부를 일 있으면 무조건 이름으로 찍찍 불러. 항적이라고. 특히! 이전까지 항적이 놈 부하였다가 내 밑으로 기어들어온 놈들, 명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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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본시부터 유방의 부하들이었던 사람들이라면 이는 문제도 아니겠지만, 초나라의 신하로 있다가 귀순한 이들은 좀 다른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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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그래도 한때나마 주군으로 모시던 항왕이었는데, 이제와서 이름으로 찍찍 부른다니! 가령 조선 세종의 부하였다가 명나라나 일본에 귀순한 사람이 있다고 치자. 세종을 일컫어서 '조선의 왕' 이라고도 하지 않고 '이도 그 놈' 이라고 한다면 느낌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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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말로는 항우의 이름을 부르라는 이야기지만, 이건 사실상 "항적 개객히 해봐" 라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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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하지만 유방은 다른 미끼를 내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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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항적 개객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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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어. 어떻게 그래도 전의 주군이었는데 어찌 한때나마 초나라의 녹을 먹던 도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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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우 개객히 하면 대부 시켜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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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적 개객히! 항적 개객히! 항적 이 개 호로놈의 색히! 아이고, 잘 죽었다, 이 망할 놈아! 항적 개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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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유방은 항우의 이름을 찍찍 부른 이들을 대부 취급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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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유방은 과거 한나라의 병사로 전쟁에 참여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대부로 임명해주었지만, 반대편이었던 초나라의 진영에 있던 사람들은 경우가 다르다. 하지만, 항우를 항적이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대부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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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당연히 사람들은 대부가 하고 싶어 눈을 씨벌가게 뜨고 저잣거리 개나 되는 마냥 "항적, 항적" 하고 항우의 이름을 불러대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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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너 항적 개객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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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적 개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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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너도 항적 개객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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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적 개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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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이렇게 모두가 항우의 이름을 부르고 있는데 유방의 눈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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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야, 정군(鄭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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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부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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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듣자하니 너도 항우 부하였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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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그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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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그럼 항적 개객히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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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안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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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뭐, 항적 개객히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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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99992370605px;">"항적 개객히 안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