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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5/21 15:00:48
Name OrBef
Subject [일반] 에.. 긍까 잠이 안오는군요.
그래서 학교에 왔죠. 근데 담배 좀 피워볼까하고 바깥 분위기를 살폈더니 연구실 앞쪽 복도에 새로 왁스칠을 하느라 복도가 폐쇄되어있어서 집에 갈 수도 없습니다. 그럴 때는 잡담이 최고의 대처방안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1.
몇년 된 이야기입니다만, 제 형님이 병원에서 황당한 일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병원 대기실에 양팔이 부러져서 깁스를 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쩌다가 그 사람하고 잡담을 나누면서 시간을 때워야 했다더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결국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그 팔은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집 전등이 나가서, 의자 놓고 전구를 갈다가 갑자기 다리가 간지러웠답니다. 마침 팔을 내릴 수가 없어서, 양 다리를 비비 꼬면서 어케 긁는 효과를 내 보려고 하고 있었는데, 룸메이트가 보기에는 감전돼서 부들부들거리는 것으로 보였다더군요. 그러자 룸메이트가 나름 살려준답시고 마침 들고있던 파이프로 팔을 냅다 내려쳐서 두 팔이 부러졌다는..

너무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인지라 여기저기 몇년동안 하고 다녔었는데, 얼마전에 가끔 가는 유머 사이트에 걍 지어낸 우스개인 것처럼 올라와있지 뭡니까. 저거.. 실화입니다.

2.
제 연구실에 새로 굉장히 예쁜 아가씨가 합류했습니다. 저야 뭐 유부남이고, 일단 그 아가씨는 서양 여자고 해서 오히려 맘 편하게 스스럼 없이 지냅니다만, 정말 굉장히 예쁩니다.

그러자 연구실에 이런 저런 변화가 생기더군요.

그 아가씨는 상당한 커피 매니아인데, 그 아가씨가 합류하기 전에는 이 연구실 10명 중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3명뿐이었습니다. 지금은 9명이 커피를 마십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 아가씨가 라운지에서 커피 마실 때 다들 마시는군요.

그 아가씨는 운동을 좋아해서, 프리즈비를 자주 합니다. 연구실 멤버 중 6~7명이 같이 하는데, 예상하셨겠지만 그들은 이전에 프리즈비를 하던 사람들이 아닙니다.

여왕벌과 수펄들을 보는 느낌입니다.

3.
청소부 아저씨 중에서 친한 분이 한분 계십니다. 키 2미터에 체중100키로, 군살은 없는.. 그런 이미지를 생각하시면 대충 맞습니다. 담배피다가 친해진 분인데, 요즘은 제가 담배를 줄인 관계로 자주 볼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좀 짜증나는 일도 있고 해서 간만에 담배 좀 피러 건물 앞에 나갔더니 마침 작업중이시더군요. 졸업식이 가까와진 관계로 깨진 벽돌이나 뭐 그런 것들을 바꿔넣고 계셨습니다. 근데, 대충 20키로 쯤 되어보이는 계단석들이 약간씩 어긋나게 끼워져있는 것을 팔힘과 망치빨로 고치고 계시지 뭡니까.. -_-

'아저씨(필터를 피하기위한 괄호) 팔 힘은 제 3배쯤 되는 거 같네요' 라고 했더니
'아.. 내 팔 힘이 처음부터 이렇게 셌던 것은 아니야.. 하다보니 그렇게 됐지.'
'흐흐 부럽습니다.'
'F*** you son. I'm telling you, stay in school'

덩치가 남산만한 아저씨가 인상 좋게 웃으면서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니, 진짜 좋게 말할때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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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alPlace
08/05/21 15:05
수정 아이콘
마지막 문장은...해석하면 '닥쳐 XX야. 좋게 말할 때 학교에 붙어있어.' 이런 수준인가요;
뭔가 공부에 많이 한이 맺힌 분이신 듯 하군요.

근데 프리즈비는 뭔가요?-_-?
총알이모자라
08/05/21 15:06
수정 아이콘
웃기면서 왠지 무섭...--;;
08/05/21 15:07
수정 아이콘
오오.. 마지막 문구.. 상당히 자극 됐겠는데요.. 저도 그 말을 바로 옆에서 들었다면 열공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게 됐을 거 같습니다. 큭큭 재밌게 잘 읽었어요.
그런데 친근한 사람이 농담으로 훡유라고 하면 어떤 어감으로 들릴까요? 정말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영어가 약해서리-_-;
성야무인
08/05/21 15:10
수정 아이콘
AstralPlace님// 원반던지기입니다~~ ^^;
08/05/21 15:10
수정 아이콘
닥치고 공부나 해.. 아닐까요.
Withinae
08/05/21 15:17
수정 아이콘
밤에 많은 일을 하시는 군요.
OrBef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미국에 있을 때가 생각이 나는 군요. 전 유학을 간게 아니라 대학때 한창 유행하던
어학연수라는 것을 제대 후 6개월 갔었습니다. 뭐 지금 심정에서 보면 관광이죠......
제대 바로 후라 한국사회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는데 미국을 갔으니 우왕좌왕이었죠.
시카고 쪽에 있었는데 학교 체육관에서 농구만 죽도록 했습니다. (처음 이었습니다. 우드로 만든 바닥에서 농구를...)
미국인 학생들과도 몇 게임 했습니다. 어느 날 미국팀 다국적팀 이렇게 농구를 하는데, 미국팀에 여대생들이 몇 있었습니다.
제대한 대한민국의 건실한 청년으로서 대인마크를 했는데..... 밀려버렸습니다.....
체격조건도 좋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그런지 탄탄하더군요.....여자에게 물리적으로 당할거란 생각은 그 전까지 해본적이 없었는데
얘하고 물리적 갈등을 빚으면 내가 맞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지하게 말입니다...
별이야긴 아니고 벌써 12년전 이야기네요...큭큭큭..
08/05/21 15:30
수정 아이콘
Once.님/
친한 사이더라도 F* 를 구사하는 분들은 사실 거의 없어요. 저분이 상당히 독특한 분이라서.. 헐.. 어감이야 당연히 괜찮죠. 다 마찬가지지만, 내용보다는 어투가 중요한 거니까요.

Withinae님/
어이쿠 여기 여자들 신체능력은 확실히 무섭죠. 흐흐
08/05/21 15:30
수정 아이콘
1번은 유재석씨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게 기억납니다. (그 옛날, 서세원쇼 토크박스에서요...)

대학 다닐 때 농활을 갔는데, 한창 농활을 하다가 억수같은 소나기가 쏟아진 겁니다. 그래서 다들 비를 피할 곳을 찾고 있었는데, 어떤 농부아저씨 한 분이 전봇대를 붙잡은 채 다리를 덜덜덜 떨고 계셨다는군요. "저거 감전된 거 아니야?"라는 걱정과 함께 농활을 같이 간 사람 중 한 명이 아저씨를 어떻게든 전봇대에서 떨어뜨려놓기 위해 각목을 들고 아저씨의 어깨를 힘껏 내리쳤는데...

나중에 병원에서 그러길, 다른 곳은 이상 없고 어깨만 나갔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알고보니, 그 아저씨는 감전이 된 게 아니고 고무신과 발에 묻은 흙을 떨어내기 위해 그렇게 하셨던거죠 ;;;;

뭐, 실화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듣고서 엄청나게 웃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08/05/21 15:32
수정 아이콘
Once.님// 우리나라에서도 친하면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색햐~' (필터링 때문에 이렇게 적습니다.)
특히나 형님들에게 많이 듣는 말로 수정을 하자면
A: 아.. 형 정말 부러워요.
B: 이 색햐. 내는 니가 더 부럽다. 닥치고 열공이나 해라~
이정도면 자주 오가는 말 아닌가요? ^^
열혈둥이
08/05/21 15:34
수정 아이콘
OrBef님// 저도 지금 동생이랑 룸메이트들이랑 사는데 이누마들은 허구헌날 뻑뻑대더라구요.. 하하하...

그나저나 MIT여기서 지근거리던데 언제 맥주라도 한잔하시죠~~ 하하하...=_=
Darwin4078
08/05/21 15:35
수정 아이콘
2번 굉장히 예쁜 아가씨 인증샷 좀..
(이렇게 찌질대는 제자신이 밉습니다. ㅠㅠ)
08/05/21 15:37
수정 아이콘
열혈둥이님 어디세요? 전 맥주는 이유장소불문하고 닥치고 환영입니다. ^^
열혈둥이
08/05/21 15:43
수정 아이콘
OrBef님// 하버드 애버뉴 근처입니다~사실 지근거리라고 하기엔 하버드스퀘어까지 버스타고 20분쯤 걸리는 거리죠 하하하.

언제 시간되시는지 여유되시면 쪽지부탁드립니다 ^^.. 저는 이만 내일 학원때문에 자러 가야해서요.. 하하하
08/05/21 15:50
수정 아이콘
열혈둥이님/
그정도면 충분히 가깝네요 뭘 ^^ 쪽지드릴께요!
08/05/21 16:14
수정 아이콘
Darwin님/
그런거 없습니다! 하여튼 이쁩니다. 흐흐흐
사이몬PHD
08/05/21 16:35
수정 아이콘
OrBef님// 인증샷 없다고 하시니 이공계 분이신걸 감안해서 듣겠습니다. ^^
아우디 사라비
08/05/21 20:57
수정 아이콘
사이몬PHD님// 그러게요.... 그저 OrBef님이 오버 하는 거라고 생각 됩니다
'연구하는'아가씨라니... '연구실'이 한국이나 미국이나 미인들 꼬이는 곳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집요하게 깐죽거리면 혹시 OrBef님이 발끈 해서 '인증샷'올릴수도 있다는.....

죄송합니다... '연구'하는 모든분
08/05/21 21:19
수정 아이콘
흐흐 이양반들이!
morncafe
08/05/21 22:44
수정 아이콘
아.., OrBef 님이 보스톤에 계셨군요.., 저도 작년에 시카고에서 여기 보스톤으로 이사를 왔는데, MIT 라 하시면 제가 일하는 곳에서 다리 하나 사이를 두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나 저나, OrBef 님 랩에서 프리스비를 하신다니... 그게 전 더 관심이 가네요. 제가 워낙 좋아해서요..안그래도 어디 같이 플레이할 사람들이 없나 찾고 있었는데.. 혹시나 조인이 될런지.. (그 아가씨 땜이 아닙니다.. 저도 유부남 :))
marchrabbit
08/05/21 22:48
수정 아이콘
이런, 이런, 다들 가까운 곳 잘 찾아보시면 미녀분들 많습니다. -_-
열혈둥이
08/05/22 04:45
수정 아이콘
저도 베네수엘라 친구랑 같이 다니는데 그친구 이쁩니다. 감사.
사이몬PHD
08/05/22 11:38
수정 아이콘
아우디 사라비아님//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제 처제가 컴공인데 절대 미인형 얼굴과 몸매는 아닙니다 (성품은 참 좋습니다).
이번에 박사과정 유학을 왔는데 그 학교 주변에서 킹카 떴다고 아주 난리가 났었다는 소문이 들리더군요 --.--
인증샷 없이는 절대 안 믿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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