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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7/28 14:33:08
Name 우주모함
Subject [일반] 유방 마누라 여후에 대한 몇가지 이야기들.
0.흔히 여후로 많이 불리지만, 본명은 치. 여치다.




1.부유하고 이름난 집안의 여식으로 태어났으며, 귀족출신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아버지인 여공은 패현에 온지 얼마 안되어 잔치를 베풀다, 거기서 만난 백수날건달 유방을 보고
그의 몸에 서린 왕기를 간파하여, 억지로 내딸을 받아달라고 사정사정하여 유방의 부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다른 이야기로는, 유방이 한사코 끝까지 거절하자 여후가 직접 찾아가서 유방과 담판을 지었다는 말도 있다.





2.초한쟁패기에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한번은 항우에게 포로로 잡혀가
   유방의 아버지인 여공과 함께 항우의 앞에서 죽임을 당할 뻔한 일도 있었다.
   그러나 여치는 항우를 앞에 두고도 끝까지 전혀 두려운 기색도 없이

   "죽일테면 죽여봐라!
    너 따위가 기껏해야 나를 죽이기밖에 더하겠나!
    어차피 너따위는 내 남편에게 개털릴테니 두고봐라!"

   라고 악을 쓰면서 응수하여 유방의 아버지와 항우를 비롯한 주변의 모든사람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담력이 출중했다.






3.사실 한신,팽월을 비롯한 공신들의 토사구팽에서 그들을 완전히 처단한것은 유방이 아니라 여후다.
  유방은 끝까지 공신들을 목숨만은 부지해주려고 했으나 여후가 나서서 처단하였다.
  또 다른 모반한 이성제후왕인, 옛 유방의 불알친구 노관은 '유방이 병들었고 여후는 왕들을 숙청하니...'라 하면서
  여후에 대한 두려움 때문   에 모반을 철회하지 못했고,
  유방이 쾌차하면 죄를 빌 생각이었으나 결국 유방이 죽자 흉노에 투항해버렸다.






4.유방이 팽성에서 패하고 도망갈 때 수레에서 자식들을 몇번이나 내던지려고 했으나
   하후영이 끝까지 보호하여 자식들을 지킨 일화는 유명하다.
   여후는 이 일을 두고 평생을 하후영에게 고마워했으며, 실제로 유방이 죽고 유방과 여후 사이의 아들인 혜제가 황제가 된 뒤
   여후는 아들인 혜제를 통해서 하후영에게 황궁 북면의 첫번째 집을 하사하는 영광을 누리게 했으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
  
   "이웃처럼 가깝게 지냅시다."






5. 유방이 가장 총애했던 첩실인 척부인과 여후는 평생의 원수지간이었는데,
    척부인은 척부인대로 자신의 아들인 유여의를 황제로 만들고 싶어했고, 여후는 여후대로
    아들인 유영을 세우려 했다. 하지만 유방의 마음은 점점 유여의쪽으로 기울고 있었는데
    이에 여후는 장량에게 어떻게하면 좋을지 물었고 장량은 유방이 그렇게 초빙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던 상산사호를 태자의 곁에 두면
    될 것이라고 하여, 여후는 그대로 따랐고, 유영은 2대황제 혜제가 된다.






6. 유방이 죽고 혜제가 황제가 된 뒤 여후는 그간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척부인과 그 아들을 죽이려 했고
    그래서 조나라 왕으로 나가있던 유여의를 장안으로 소환했다. 어머니와 달리 인자한 성격이었던 혜제는 이런 어머니의 속셈을 눈치채고
    끝까지 이복동생인 유여의를 살리려 애를 썼으나 끝내 혜제가 잠시 사냥을 나가느라 자리를 비운 사이에
    여후는 유여의를 독살했다.






7. 유여의가 죽고 난뒤 척부인이 아무데도 기댈곳이 없어지자
    여후는 척부인의 두팔 두다리를 모두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도 잘라서 똥통에 쳐넣고는 "인간 돼지"라고 부르게 했으며
    이를 자신의 아들인 혜제에게도 보여주었다.

    혜제는 이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는 차마 인간으로서 할 짓이 아닙니다"라고 어머니에게 말한뒤
    그 충격으로 차츰 정사를 놓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8. 유여의의 예에서 보듯, 혜제의 치세에서 여후가 실질적으로 정권을 잡고 난뒤
    대부분의 유방의 자식들은 죽거나 숙청되고 인생을 망쳤으나 몇몇 자식들은 무사할 수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후에 한문제가 되는 유항과 회남여왕으로 있던 유장이다.

    유항은 어머니였던 박씨가 유방의 총애를 받지 못했기에 여후의 질투를 피해갔고
    이후 여후가 조나라왕위를 제의했으나 그마저도 거절하면서 아예 여후의 시야에서 벗어나 무사할 수 있었다.

    유장은 어머니 조씨가 여후의 독한 질투에 그대로 자결로 응수하는 바람에 여후의 손에서 키워졌다.
    때문에 여후는 자신의 손으로 키운 유장은 끝까지 죽이지 않았다.






9. 통일 이후 각지에서 반란이 일었는데, 경포가 반란을 일으켰을때는 꽤나 파장이 커서,
    황태자였던 여후의 아들 유영이 직접 친정을 나가야할 상황까지 몰리게 되었다.
    이에 자신의 아들이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여후는 유방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자신의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지말라고
    울며불며 사정사정했고, 결국 유방은 이를 들어주어 유방이 직접 원정을 나가 경포를 토벌하였다.

    이후에 유방이 흉노정벌을 나갔다가 대패를 당하고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흉노에게 유방과 여후의 딸인 노원공주를 시집보내서 흉노선우를 달래려했으나,
    이때도 여후가 유방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노원공주는 무사할(?) 수 있었다.






10. 유방이 경포의 반란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화살에 맞아 큰 상처를 입고,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여후는 유방에게, 폐하가 죽고 또 재상인 소하도 죽는다면 이후 누구를 재상으로 임명해야 할지 물었다.
     "조참이 좋소."

     여후는 조참 사후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재차 물었고, 유방은 다시 대답해 주었다.
     "왕릉(王陵)으로 하시오. 그러나 왕릉은 우직함으로 진평으로 하여금 돕도록 하시오.
     진평은 지혜로운 사람이나 그렇다고 그에게 모든 맡   기지는 마시오.
     또한 주발(周勃)은 행동거지가 무겁고 믿음직하오.
     비록 배운 바는 부족하지만 장차 유씨 왕조를 지켜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주발일 것이오. 그를 태위(太尉)로 삼으시오."

     하지만 여후는 계속해서 그 뒤를 물어보았고, 유방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도대체 언제까지 살려고 하시오? 그 다음은 당신이 알 바가 아니오!"

       이후 유방이 죽고, 여후는 이때 보였던 야심처럼
       수많은 공신을 숙청하고, 유방의 자식들도 거의 다 죽이거나 쫓아내버리고는 자신과 동족인 여씨들을 주 요직에 앉힌다.





11. 유방-혜제의 치세에 한나라의 대외국력은 오랜 전란으로 인해 바닥을 기고있었고
    한나라는 유방이 십만을 동원하고도 흉노에 대패를 하는 바람에 이후 계속해서 흉노에게는 굴욕적인 일을 당해야 했는데,
    한번은 흉노의 선우 묵특이 여후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적도 있었다.

    "우리 둘 다 마누라랑 서방이 없는데, 서로 부족한 것을 채우면 어떨까"
    이말은 곧 여후에게 우리 섹스파트너 하자. 라는 말이나 다름이 없다.
    여후는 이 편지를 받고 몹시 분개하여 흉노 정벌을 논의했으며,
    
    이 때 번쾌가 자신있게 10만 군사를 내달라고 했는데, 계포가 나서서
     "선황제 유방조차 십만이 넘는 병력으로도 실패했는데, 번쾌 따위가 혼자서 뭘 할 수 있습니까?
    저따위 헛소리를 계속 내뱉으면 목을 쳐버려야 합니다."이라는 발언으로 닥버로우시켜 버렸다.
    모두들 여태후의 총애를 받던 번쾌에게 저랬으니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여태후는 이 일을 불문에 부치고 다시는 흉노 정벌을 입에 담지 않았다.







12. 흔히 유방 사후 전횡을 일삼고 국정을 농단한 악녀로 알려져 있으나
     사마천은 여후의 치세에는 형벌을 가하는 일이 드물었고, 죄인도 드물어서 치안이 좋았으며
     백성들이 농사일에만 힘쓰니 입고 먹는 것이 갈수록 넉넉해지는 태평성대라고 여태후의 공로를 칭송했다.

    이는 여후의 치세에는 황실끼리 집안싸움을 하거나 공신을 숙청하기는 했으나 차라리 백성들에게는 초한쟁패기와 같은 난세보다는
    이것이 훨씬 나았다. 또 유방이 황제였던 시절에 세워진 백성들을 피로하지 않게 하는 정책적 기조는
    여후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고 이어져서 백성들은 비교적 평화롭고 살기 좋은 시대를 누렸기 때문이다.
    유방-여후의 시대에 쌓인 이같은 기반은 그대로 한문제의 시대로 이어져 문경지치의 기초가 된다.






13. 사마천은 여후의 일대기를, 제왕들의 행적을 다룬 '본기'에 편입하는 파격을 보였다.
     사실상 여후를 황제나 다름없는 위치였다고 인정한 셈이다.
     게다가 한서에서도 혜제의 뒤를 이은 소제시대는 '고후기'라고 하여 여후가 본기에 들어가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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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진
15/07/28 14:36
수정 아이콘
제목 단어 순서 잘못 읽고 흠칫....
서쪽으로가자
15/07/28 14:52
수정 아이콘
+1...-_-
김연우
15/07/28 14:41
수정 아이콘
십팔사략 읽다가 7번 보고 어린 마음에 엄청 충격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람이 저렇게 잔인해질 수 있구나... 하고 충격먹었죠.
덕분에 5호 16국즈음에서는 무덤덤해졌습니다.
우주모함
15/07/28 21:2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그래도 척부인건이나 공신숙청같은건 여후에게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보긴 합니다만... 물론 수법이 너무 잔인하긴 하죠 ㅡ.ㅡ
Shandris
15/07/28 14:44
수정 아이콘
측천무후과 비슷한게 결국 황후 본인만이 태후로서 영달하게 되고 집안은 몰살당하게 되는게 재밌더라요. 그 집안을 몰살시키고 황제가 된 사람이 성군이 된다는 것도 공통점이고...(물론 현종 말년은 그말싫...)
15/07/28 14:49
수정 아이콘
여후는 미인이었을까요?
갑자기 궁금하군요
우주모함
15/07/28 14:53
수정 아이콘
미인이었다고 전해지기는 하는거같습니다.
막 경국지색정도는 아니라도 미인이었다는 말은 있어요.
꽃보다할배
15/07/28 14:57
수정 아이콘
미인이 아니니 한사코 거절 크
안암증기광
15/07/28 15:53
수정 아이콘
유방이 한사코 거절했다는 것 보면 미인은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크크크
i제주감귤i
15/07/28 17:31
수정 아이콘
한고조 유방은 여자를 추미노소 가리지 않고 다 품었다 합니다만
그런 유방이 거절을?????
아리마스
15/07/28 20:28
수정 아이콘
술을 좋아하고 돈이 부족한 사람이.. 어느날 귀족집 딸이 와서 결혼을 시켜주겠다고 하는데.. 거절을 한다면 그건..
Nasty breaking B
15/07/28 16:05
수정 아이콘
으 7번 극혐
15/07/28 16:18
수정 아이콘
인돈 사태에서 이미 답이 없기도 했죠. 진평이 여씨 학살하는 장면에서 진평의 진가를 확인했죠.
대업을 이루는 것과 과실을 먹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솔직히 한이 통일한 바로 뒤는 막장이 따로 없습니다.
15/07/28 16:40
수정 아이콘
13살 때 여후 만행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받았죠
지나가다...
15/07/28 17:16
수정 아이콘
7번은 전에 글로 읽으면서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 그걸 실제로 본 혜제는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지...
15/07/28 18:37
수정 아이콘
7번처럼 해놓으면 사람이 살아있을 수 있나요 ;;
우주모함
15/07/28 18:48
수정 아이콘
저도 그게 궁금하군요.
내일은
15/07/28 19:53
수정 아이콘
중국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형벌 중에 능지처사(능지처참)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쪽으로 특화된 혹은 오버테크놀로지 -_-; 전문 집단이 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15/07/28 20:59
수정 아이콘
예전에 책에서 봤던거 같은데
저걸 한번에 한게 아니라
죽지 않을 만큼만 나눠서
치료해가며 했다고.. 쿨럭.....
이미 정신은 사람이 아닌 상태가 되었겠죠
모른다는것을안다
15/07/28 20:30
수정 아이콘
무서운 여자네요...
우주모함
15/07/28 21:11
수정 아이콘
친자식은 끝까지 지키려고한것이나 친자식이 아님에도 자신이 키운 자식은 키운정이 있어서 죽이지 않은것도 그렇고 정이 없는 여자는 아니었던거 같은데... 그래도 무섭긴 합니다.

주무기는 짐주라는 이름의 독이든 술병이었다고 하네요 ㅡ.ㅡ
15/07/28 23:47
수정 아이콘
솔직히 숙청이나 복수같은게 완전히 이해 안가는건 아닌데 그래도 너무 잔인하긴 했죠. 본보기 용으로써 죽이면 죽이는거지 저렇게까지 할 필요는...
15/07/28 21:30
수정 아이콘
자게에 초한지 관련 글이 많아서 좋네요!!

또 올려주세요 너무 재밌습니다^^
이치죠 호타루
15/07/28 22:17
수정 아이콘
12번을 보면 측천무후도 비슷한 평가를 받은 바 있죠. 진순신 선생님이었던 것 같은데, 지배층에서는 악녀라 하여 단죄받고 있으나 뛰어난 정치력과 최고 수준의 용인술로 백성들은 먹고 살 만했다고 평한 것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중국사 3대 악녀라고 해서 여후, 가남풍, 측천무후, 서태후 중 택3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아는데 정말 중국 역사상 최고의 악녀는 가남풍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중국사 3대 악녀를 꼽아보라 하면 여후와 측천무후 대신에 차라리 무위의 화로 유명한 당중종의 아내 위씨 그리고 위씨와 함께 작당하고 당중종을 독살한 딸... 안국공주였던가요? 하여간 그 둘을 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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