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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5/15 01:10:20
Name OrBef
File #1 Ganji.JPG (160.9 KB), Download : 57
Subject [일반] 영화로 보는 여전사의 역사. 물론 뻘글이죠.


기말고사가 끝나서 하루 쉴랍니다.

전 여성관이 약간 독특한 편이라서, 실제로든 영화로든 소설이든 뭐든 하여튼 쎈 여자가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여배우 목록이 약간 특이하다고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아름다운 엘프류의 캐릭터들.. 그러니까... 오오 아예 얼굴이나 이름이 기억이 안나서 누구누구에게 관심이 없어요라고 말할 수도 없군요. 하여튼 그런 사람들은 됐고, 대신에 '여전사' 류의 여배우와 캐릭터들이 제 목록의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 물론 마마님께서는 이러한 제 성향을 잘 알고 계시며, 이런 얘기를 다른 데 흘리고 다니는 것을 싫어하십니다. 이유는 각자 알아서.. ^_^ )

그러나 여전사라고 해서 닥치고 좋은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해서 재미삼아 '싸우는 여성'이 등장하는 8개의 영화에 대해 잡담이나 하고 가겠습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시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이 사진들은 전부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것이고, 결국 대부분이 영화 포스터들이니 저작권 위반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 바바렐라.
일본 오덕 애니나 게임이 아주 잘 보여주는 '노출 심하고, 실제로는 잘하는 것도 없고, 주인공에게 도움이나 받으러 나오는 여전사' 컨셉은 사실은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제인폰다가 주연을 맡았던 60년대 SF 영화 바바렐라의 주인공이 바로 그런데요, 등장할 때부터 거의 나체로 등장해서 영화 내내 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으로 일관합니다. 이런 초기 여전사류는 물론 제 취향이 아니지만, 이런 류의 영화를 볼 때 왜 그녀들의 복장이 그러한가를 이해할 수 있는 고전중의 고전영화라서 첨부했습니다.

2. 레드 소냐.
제 기억에는 이 영화가 거의 처음으로 남성(그것도 보통 사람도 아니고 위대하신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님과 말이죠!!)과 동등한 전투능력을 지닌 여전사가 등장하는 영화일 겁니다. 물론 아직도 일본 오덕 게임의 체취가 물씬 풍기긴 합니다만, 적어도 주인공은 대부분의 난관을 스스로 헤쳐나갑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놀드 본좌와 칼을 섞으며 키스하는 장면은 당시 제 어린마음에도 너무나도 유치해서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이 영화의 주연을 맡았던 브리짓 닐슨은 실버스타 스탤론과 결혼하셨습니다. 이분은 '여자 헐크' 라는 영화도 찍었습니다만, 아무리 제가 여전사 취향이어도 저도 최소한의 선이라는 것은 있기에 보지 않았습니다.

3. 리플리 (에일리언즈 2)
이것이 제가 꼽는 사실상 '여전사류' 영화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에일리언즈 1에서는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여주인공에 지나지 않았던 리플리는 여기서 여성성을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도 뛰어난 전투능력을 보이는 캐릭터를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고, 시거니 위버는 이 영화를 통해 헐리우드에서의 자기 입지를 확고히 굳히게 됩니다. 사실 '여전사'류의 영화를 볼 때 사람들이 '아놀드처럼 팔 힘이 쎈 여자' 를 기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걸 기대한다면 그냥 아놀드께서 나오는 영화를 보면 되지요. 여전사류의 영화의 핵심은, '아놀드처럼 팔 힘이 세지 않은 여자가 어떻게 하면 아놀드같은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가' 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리플리가 영화 후반부에서 화물 운반 로봇을 타고 등장한 뒤 여왕 에일리언에게 '덤벼 이년아' 라고 말하는 장면이 이 영화의 하일라이트인 것이죠. 이후 터미네이터2 등의 대작 영화에서도 같은 컨셉의 여전사는 반복적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 뭐 하긴 감독이 같으니까..)

4. 사라 코너 (터미네이터 2)
어떻게 보면 사라 코너라는 캐릭터 자체는 리플리의 재탕이긴 합니다. 그러나, 엄청나게 냉정한 성격의 리플리에 반해 정신병자 수준의 불안한 정서를 보이는, 그러면서도 위기 상황을 완벽하게 돌파하는 사라 코너는, 간지 폭발 이외의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5. 트리니티 (매트릭스) - 6번과 사진 순서가 바뀌었군요.
사실 여전사라는 캐릭터를 조연으로 설정하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입니다. 차라리 주인공이라면 '번개를 맞고났더니 김왕장 쎄졌어요' 라고 해버리고는 닥치는대로 근육남들을 메다 꽂으면 되는데, 더 강한 주연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를 돕는 여성이라는 한계가 주어지면, 그 여자가 굳이 강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는 굳이 전사형 캐릭터로 만들어졌고,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네오를 위해 뭐든지 해주겠다는 충성심과 사랑과 사명감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람인 동시에, 어두운 밤거리에서 마주친다면 길을 멀리 돌아가야할것만 같은 폭력의 냄새가 공존하는, 매우 특이한 캐릭터였습니다.

6. 앨리스 (레지던트 이블)
레지던트 이블 2,3 말고, 1에서의 앨리스는 매우 재미있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녀는 특별히 강한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앞의 저 괴수급 여자들과 비교해서 말이죠) 유달리 상황 판단이 빠른 것도 아닙니다. 그런 상태에서 앞뒤 설명없이 그냥 황당한 상황에 내던져지고, 김대기 해설위원스러운 적절함으로 아비규환에서 살아남습니다. 비슷한 캐릭터로는 새벽의 저주에 나오는 애나가 있겠습니다.

7. 다이앤 (걸파이트)
아아.. 이 영화 너무 좋습니다. 이건 안보신 분들이 많으실테니 언급 안하겠습니다.

8. 체리 달링 (플래닛 테러, 그라인드 하우스)
그리고 마침내 '여전사의 철학 그딴거 없고, 다 관두고 우리 주인공이 제일 셉니다' 이라는 컨셉으로 나오신 체리 달링님이십니다. 머신건 간지에 흠뻑 취해보세요.

그래서 전 지금의 마마님과 결혼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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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쏠
08/05/15 01:22
수정 아이콘
앗! 라라크로포드가 없네요! 가장 유명한 여전사가 아닐까 했었는데
08/05/15 01:30
수정 아이콘
라라크로포드는 너무 쎄요! 그것은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가 없지 말입니다!
지니쏠
08/05/15 01:36
수정 아이콘
그 다리에서 중화기나오는분은 인간이라고 볼 수가 있느냐 말입니다!
이쥴레이
08/05/15 01:52
수정 아이콘
킬빌을 생각 했는데 -_-;;

음;;
08/05/15 01:55
수정 아이콘
이쥴레이님/
포스터 다운로드는 받았으나 최종 심사에서 떨어진 영화들이 킬빌, 데스프루프, 니키타 였습니당. 사실 제대로 할라믄 끝이 없죠!

지니쏠님/
그리고 라라크로포드는 발육이 너무 좋으셔서 부담된단 말입니다! 역시 인간이 아닌겁니다!
네오크로우
08/05/15 07:10
수정 아이콘
초중학교때 뭐니 뭐니 해도 여전사 까지는 아니지만.. 강한여자의 표본은.... 예스마담 과 아류작들.... 도대체 원제를 알수없던..;;

마담시리즈들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양자경,양리칭,대도유가리 (실제 배우이름이 어떤진 모르고 하여간 표지에 써있던 이름..)
등등... ^^;
08/05/15 08:26
수정 아이콘
OrBef님// 레지던트 이블 2, 3의 엘리스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서지만.. 레지던트 이블 1의 엘리스도 강합니다.
단지 기억을 잃었다 뿐이죠..
조사를 위해 투입된 부대들이 총을 가지고도 좀비에게 당하는 와중에..
맨몸 발차기 만으로도 좀비들 제압을 해버리잖아요.. -0-
장군보살
08/05/15 08:31
수정 아이콘
역시 뭐니뭐니해도 에이리언 시리즈의 리플리가 기억에 남네요. 여성다운 모성애를 갖춘 전사였죠.
잠자는숲속의
08/05/15 08:55
수정 아이콘
으햐.....이런류의 여성상하면 저는 니키타던데요
왠지 강하지만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모락모락....

그래도 역시 대새는 츤데레!!!! -_-

뻘소리로, 오베프님의 여성상을 보니 조금 M기운이 모락모락 느껴지는 듯 합니다만...흐흐
wish burn
08/05/15 09:51
수정 아이콘
마눌님이 이 사이트를 모르셔야될텐데..-_-;;
Darwin4078
08/05/15 09:53
수정 아이콘
좀비개를 이단옆차기로 날려버리는 앨리스가 특별히 강하지 않다니요. -_-a 흠좀무네요.

그리고, 영화내용이 안드로메다로 떠나건 말건 우리는 그저 케이트 베킨세일의 후덜덜한 미모와 액션만 감상하면 되는 영화, 언더월드!
그 언더월드의 역대 여전사 최강미모, 간지대폭발, 셀린느가 없는 겁니까. -_-
주먹이뜨거워
08/05/15 10:08
수정 아이콘
대략 중고등학생때 정도였나,,, 레드소냐 포스터를 보고는 다른 나라 이름일 거라고는 생각 못하고 "저건 뭐냐? 레드 손자? 빨간 손자?" 이랬던 기억이 나는군요. ㅡㅡ;;;
성야무인
08/05/15 10:31
수정 아이콘
시고니위버의 리플리는 그야말고 더이상 나올수없는 포스를 지닌것 같습니다. 허나 나이가 들었나요. 그런이미지는 더이상 하지않고, 코메디쪽에 치우치는것 같아서 조금 슬프네요. 하긴 울나이로 벌써 환갑입니다. (제가 좋아했는데) 전 개인적으로 사라코너역의 린다헤밀턴이 맞지 않았다고 봤는데요. 터미네이터 2보기전에 (터미네이터 1은 테미네이터 2본이후에 봤습니다~~) 미녀와 야수라는 미드에 미녀역활로 나와서 그때당시 꽤 청순가련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있어서, 터미네이터 2의 이미지하고는 전혀 매치가 안되서 몰입이 안되었습니다. 트리니티가 전사같은 여성이기보다는 어머니같은 이미지였는데, OrBef님과 이미지가 달랐던거 같습니다. 엘리스는 제5원소의 쇼킹이 그대로 들어와서 그렇게 거부감이 없었던거 같습니다~~
장군보살
08/05/15 11:40
수정 아이콘
외계생명체 에일리언의 머리통이 남자 성기를 비유한다면서 그 에일리언들을 물리치는 리플리를 남성주류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여성으로의 모습으로 해석하던 영화평론가들의 글들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단순히 총들고 에일리언만 물리치는것이 아니라 그 행동에는 모성애 뜨끈하게 꼬마여자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다는 점과.. 1편에서처럼 각박한 상황에서도 누군가와 친근한 교류를 나누고싶어하는 여자들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서 애완용 고양이를 끝까지 지켜내면서 홀로 에일리언과 대치했던 장면.. 또 4편에서도 자신의 자식뻘이라고 할수있는 변종 에일리언을 제거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던 장면 등등...
정말 저에게 시고니 위버의 리플리 이미지는 영원히 기억에 남게될거에요.
문근영
08/05/15 18:57
수정 아이콘
레지던트이블1은 재밌게 봤고 2도 나름 만족 하면서 봤는데
3편부터는 점점 앨리스가 이젠 뭐 애너지파를 쏠려고 하니 이거 원 -_-a
1,2,3 감독이 모두 다른걸로 알고 있는데 1편만한 속편이 없다는게 정말인가요.ㅠ.ㅠ
08/05/15 20:15
수정 아이콘
잠자는숲속의곰주님//
허억 M..!!! 소라에 많이 존재한다는 그 M!! 헐 전 아닙니다. 쎈 여자가 좋을 뿐.

wish burn님//
이미 보셨습니다. 세상에 비밀이란 없죠.

Darwin4078님//
그여자는 너무 이뻐서 전사 삘이 안나지 않나요 흐흐

시거니위버는 에일리언에서 인생의 정점을 찍은게 사실인 듯 합니다.
재수니
08/05/16 00:30
수정 아이콘
위에서 언급하신 언더월드 벰파이어 언니도 간지이고 그리고 아직 언급되지 않았던 무려 파멜라 앤더슨의 바브와이어!!
덧붙여 레지던트 이블은 질 발렌타인이 훨 멎지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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