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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6/16 15:18:36
Name FastVulture
Subject [일반] 너네 아직도 스 1 하니?
편의상 일기에 가까운 글이 될 것 같아서
반말체로 작성합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대학교에 처음 들어간 것은 2008년이었다.

처음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2009년에 한 번 더 입학했기 때문이다. 같은 학교 다른 학과로


뭐 아무튼 그건 그렇고, 2008년에 과외를 통해 가르치던, 당시에 초등학교 6학년이던 꼬맹이가 있었다.

중간에 군대도 가고, 수업을 안하던 기간도 있고 했지만 아무튼 인연이 길어졌었다.

2014년, 녀석은 머리를 빡빡 깎은 고3이 되었고, 고3 1학기 내신시험을 도와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인연이 끝날 줄 알았다.


3월이었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죠? 저 덕분에 합격해서 B과 다니고 있어요."

우리 학교에 들어왔다고 하는 녀석. 왜 이제야 말해주나 싶긴 했지만 아무튼 반가웠다.

그리고 며칠 뒤

셔틀버스에서 내리는데 누군가 나를 붙잡았다.

????

녀석이었다. 내가 보였단다.

나를 기억해주고 고마워해주고 반가워해주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 내가 반갑지 않겠는가

마주칠 일은 그 뒤에도 몇 번 있었고

6월이 되고, 종강할 즈음이 되서야 여유가 생겨서 식사를 같이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

이런저런 얘기가 오가다가 아래 이야기가 나왔었다.

   "뭐 다른 과목들은 어떤데?"

"아 그리고 물리학 1차 시험 전날에, 조기졸업한 동기가 스타하쟤서 걔랑 스타하다가 물리학 시험은 망쳤어요. 3:3 몇판 하고 좀만 자고 새벽에 공부해야지 했는데 일어나보니까 이미 아침이더라구요."

   "스타? 스1? 스2?"

"스 1이요."

   "너네 아직도 스 1 하니?"

"요새도 스 1 엄청 많이해요. 그 동기는 빠른에 조기졸업이라 98년생인데, 배틀넷에서 3천승 넘는데 600패 정도밖에 안했대요. 어디 도에서 하는 대회 나가서 우승한 적도 있대요."


98년생이면 내가 스타를 처음 접했던 년도인데.... 그때 태어난 아이가 아직도 스1을 한다니.... (그리고 잘한다니... 쩝)

축제때 하는 학교 게임대회에서조차 스1은 이제 사라졌는데

아직도 신입생들은 스1을 하고 있다.

나 역시 스1보다 롤에 투자하는 시간이 훨씬 많지만, 여전히 스1을 하는 사람들은 있긴 하다.

사실 나 역시 스2는 손도 안대보고, 스1만 해온 사람이긴 하다.

그러고 보니 재작년에 멘토링 할 때에도 그랬던 것 같다.

그 당시 중 2였던 아이들, 즉 1999년생 아이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알게된 사실이었는데

그 아이들 역시 스1을 하고 있었다.(롤을 더 많이하긴 하지만)

자기들 태어나기도 전에 확장팩까지 나온 게임을....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참 생명력 긴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곳 pgr 역시 그렇다. 스1을 기반으로 시작했고.. 나 역시 스1이 한창이던 2005년에 가입했다.

스1은 이제 여기서 메인이 아니지만

하지만 스1의 생명력처럼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는 생명력 긴 사이트이다.

때로는 아프기도 하지만, 때로는 자게 글들의 제목만 봐도 짜증날 때가 있지만

그래도 내 가치관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 소중한 사이트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나서 글을 써봤습니다.

2015년 들어서 유난히 더 아픈 pgr인 것 같지만, 그래도 견뎌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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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6/16 15:24
수정 아이콘
조기졸업은 어떻게 하는거죠?^^
FastVulture
15/06/16 15:31
수정 아이콘
과학고 등 일부 학교에서 조기졸업을 좀 하긴 합니다.
광개토태왕
15/06/16 15:26
수정 아이콘
피시방에서도 스1 하는 사람 꽤 있습니다 ^^
15/06/16 15:27
수정 아이콘
스2보다 스1을 많이하죠
허무와환상
15/06/16 15:30
수정 아이콘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어느정도 자리가 잡혔죠. 아프리카TV 프로게이머를 통해서 많이 접하는거 같더라구요.
미터기
15/06/16 15:31
수정 아이콘
아재들의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다비드 데 헤아
15/06/16 15:31
수정 아이콘
하는게임이 스타1,피온3정도인데 부모님이 스타1 하고있는 절 보시면 넌 10년넘게 그짓하고있냐라고 하신다는..
공허진
15/06/16 15:3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에서는 바둑이나 장기급 아닌가요? 크크
yangjyess
15/06/16 15:36
수정 아이콘
스1은 유행 지났다고 안하게 되는 그런 게임이 아니라...
신동엽
15/06/16 15:39
수정 아이콘
3월이었다.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았다.
"선생님, 저 기억하시죠? 저 덕분에 합격해서 B과 다니고 있어요."
우리 학교에 들어왔다고 하는 녀석. 왜 이제야 말해주나 싶긴 했지만 아무튼 반가웠다.

제목 안 보고 글 읽다가 여기까지 읽고 해로운 글인 줄 알았네요 흐흐...
96년생인 제 늦둥이 동생 친구들도 많이 하더군요.
하얀 로냐프 강
15/06/16 15:42
수정 아이콘
스1, 위닝 사라지면 저는 게임의 기역자도 못 내밉니다 흑흑
착한 외계인
15/06/16 15:46
수정 아이콘
뭐랄까 스타 1은 이제 저랑 또래 지인들에게는
어르신 분들이 즐기는 장기나 고스톱 같은 풍속 놀이(?)느낌이 있어요.
유치하거나 촌스러운 느낌도 안들고 오랜만에 여러명이서
팀플하면 승부욕 활활 잘 타오르고 내기용으로도 적절하고
비슷한 유희 활동인 당구나 볼링에 비하면 가격도 싸게 먹히고..
뭐.. 그렇게 즐기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그런 용도로 이용할 것 같아요,
달콤한 소금
15/06/16 15:47
수정 아이콘
스타1 실력 = 자존심
하연주
15/06/16 15:48
수정 아이콘
본문에 학생의 성별이 제시되어 있지 않네요. 궁금합니다.
FastVulture
15/06/16 15:54
수정 아이콘
본문을 보시면 학생이 고 3때 머리를 빡빡 깎았...(...)
바람모리
15/06/16 16:41
수정 아이콘
제가 그런 머리스타일의 여자한테 반했었고 '너 나 좋아하냐' 크리에 어버버하다 차인적이 있습니다만..
다행스럽게도 여긴 남학생인듯하군요.
토니토니쵸파
15/06/16 16:04
수정 아이콘
저도 스1을 접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하고있네요. 중간중간 않하기는 하는데 결국 하게 되더라구요.
15/06/16 16:3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스2가 나오면서 스타리그 명맥이 말도 안되게 끊겨 버린 일, 지금 생각해도 통탄스럽습니다. 물론 스타1리그가 부활하긴 했다지만 글쎄요, 이전 네임드 플레이어들의 계보가 찰지게 계속 이어졌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그랬다면 조카랑 또는 아들이랑(?) 함께 스타리그 보며 응원하고 구경가고 그렇게 됐을지도 모르는데요. 지금은 뭐랄까 그 열정이 강제 종료 당한 느낌..? 아무튼 스타1은 정말이지 너무 잘 만들었다기보다는 바둑처럼 원래 세상에 있어야 되는 게임(?) 그런 느낌인 거죠.

아무튼 저도 이제 손도 느리고 발도 느리고 머리도 느려져서 스타1 플레이 자체는 잘 못하고 있습니다만 패스트벌처님처럼 스타1에서 시작된 피지알 사이트를 눈팅하면서 간접적(?)으로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셈이지요. 눈팅 10년차에 이런 저런 글 써보려고 보니 너무 늦게 가입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만큼 세월이 흘렀고 피지알의 구성원도 많이 교체되고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이야기겠죠. 모든 게 변하는 거니 뭐.. 이 사이트 또한 아프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변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10대들 보면 종종 종 자체가 달라 보이더라고요. 시간은 흐르는 거고 오픈되어 있는 이 사이트 특성상 변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죠. 그 속에서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타협해야하는지를 고민하는게 맞다 생각합니다.
Otherwise
15/06/16 16:50
수정 아이콘
저는 스타1 명예의 전당 어떻게 취급한지 보면서 스타1이 끊긴 것은 온게임넷이 스타1에 그다지 애착이 없기에 미련이 별로 있지 않아서라고 생각되네요. 지금 하는 스타리그는 좀 예외적인 리그이기도 하고..(소닉님의 기부수준 리그니까요.)
Hellscream
15/06/16 17:03
수정 아이콘
스2가 나오면서 스타리그 명맥이 끊긴건 아니죠.
15/06/16 17:57
수정 아이콘
스2가 나와서 스타리그 명맥이 끊긴게 아니죠. 스2로 스타리그가 두번 진행 됐었는데요.
15/06/16 18:05
수정 아이콘
스2가 아니였어도 스1은 지는 해였죠.
시노부
15/06/16 19:28
수정 아이콘
스1 스2 둘 다 좋아하지만, 그리고 공감가는 부분이 많지만 자칫 스2때문에 스1 망했다! 이런 늬앙스가 느껴질까봐 우려스럽네요
15/06/16 19:37
수정 아이콘
네, 맞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스2때문에 스1이 망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런 말 하려던 것도 아닙니다. OTHERWISE 님 지적하신 부분 비슷한 이야기 하려고 했던 거고요, 온게임넷이 스타리그를 스2로 하면서 스1 외면한 거요. 어쨌든 마, 스1은 제 기억 속에는 인터넷, 피시방이라는 것의 시작과 동시에 널리 퍼진 것이었기에 그 향수가 더 강렬한 듯 하네요.
15/06/16 16:39
수정 아이콘
저도 피방에서 중1 학생들이 스타하고 있는걸 보면 신기하더라고요.
ComeAgain
15/06/16 16:52
수정 아이콘
제가 작년에 가르쳤던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이, 2003년생들도 스타1을 했습니다... -_-
15/06/16 16:54
수정 아이콘
스1은 인생게임이죠...
발매되자마자 시작했고 지금도 종종 하니...아마 나이들어서 노인이 되더라도 스1 만큼은 꾸준히 할듯합니다.
지금은 낚시를 더 좋아하지만...스1 생각하면 아직도 예전의 카운트다운시의 두근거림이 기억나 참 좋습니다.

참고로 다른 분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컴터랑 1:7 이거 아주 중독성이 쩝니다.. ^^
종족 바꿔가며, 캐리어로 갈지 탱크로 갈지..가디언으로 갈지..아니면 저글링개떼로 갈지..질럿개떼로 갈지...흐흐...재밌습니다.
태연­
15/06/16 17:20
수정 아이콘
원래부터 손이 느려서 강민류 스타를 해왔는데, 이젠 그마저도 쉽지 않아서 거의 접다시피 하다가 최근에 본진이 바뀐다 때문에 재미붙어서 가끔 합니다 크크크
lupin188
15/06/16 17:37
수정 아이콘
저도 피씨방에서 스1 하는 유저들은 봤지만 스2 하는 유저들은 못 봤어요.
같이걸을까
15/06/16 17:45
수정 아이콘
스1말고는 자신있게 할수있는 게임이 없네요 크크 하지만 같이할 사람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어디 같이 하실분 없나요
진연희
15/06/16 17:46
수정 아이콘
위에서도 얘기 나왔지만 저 포함 80~90년대 이후 출생 세대한테는 일종의 민속놀이가 된 느낌이죠.
호가든
15/06/16 18:44
수정 아이콘
스타 1글을 봐서 너무 반갑습니다
스타1은 모랄까 게임보다는 바둑이나 장기같은 느낌이죠
대니얼
15/06/16 18:49
수정 아이콘
가끔 집에서 스타하면 2008년생인 아들이 똘망한 눈으로 와서 봅니다
그 후 와이프의 등짝 스매싱 후 종료하긴 하지만...
12세 되면 같이 하려고요 크크크
15/06/16 18:54
수정 아이콘
스타1 젊음을 함께했던 게임
15/06/16 19:20
수정 아이콘
Go Go Go ! Rock & roll !
15/06/16 19:21
수정 아이콘
걸어가다가 고딩들이 스타얘기하는걸 봤습니다...오홍 하고 슬쩍 붙어서 좀 들어보니 1이더군요
15/06/16 19:23
수정 아이콘
2002 워3가 나왔을때 스1의 인기를 워3가 이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역시 한국인 성향에는 스1이 맞는듯.. 크크
15/06/16 19:33
수정 아이콘
예전에 지방 놀러가서 부모님 골프치러 간 사이 찜질방 컴퓨터로 스타 몇판 했었는데 하다보니 뒤에 초딩들 한 무리가 제가 하는거 구경하고 있더군요; 그게 2010년도 쯤이었던 것 같은데...
셔를르
15/06/16 20:31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보니 대학교 1학년 가을축제의 스타 1 대회 결승에서 지고나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크크 종종 몇판씩 하곤하는데 요샌 공방 사람들도 다들 너무 잘해서 이기질 못하겠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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