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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5/09 21:17:06
Name aura
Subject [일반] [단편] 수목원의 상록수
얼마 전 돌아가신 할머니께 이 글을 바치고 싶습니다.


- - -

비보는 누나의 전화 한 통으로부터 전해졌다.


어디야? 할머니... 오늘이 고비시래. 빨리 와.


전파를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내 가슴까지 퍽퍽하게 했다. 아직은 와 닿지 않는 현실감에 정신이 멍해져 어떻게 할머니가 누워계신 요양병원까지 갔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병원에 도착하니 중환자실 밖에 아버지는 수척하고 덤덤한 얼굴로 앉아있었다. 내게 할머니가 계신 곳을 가리키며 들어가 보라고 하셨다. 나는 바닥에 쩍쩍 달라붙는 무거운 발걸음을 떼어 험한 고개 마냥 무척이나 넘기 어렵게 느껴지던 중환자실 문턱을 넘었다.


어렸을 적 내게 할머니는 사실 귀찮은 존재였다. 초등학생 시절 방학 때마다 할머니 집에 한두 달씩 맡겨지곤 했었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내게 자꾸 뭘 먹으라고 이것저것 가져다 주셨다. 이미 밥을 두 공기나 먹었을 때도 할머니는 철없는 손자가 야위기만 해보이셨는지 찰옥수수며, 떡이며, 과일이며 먹을 것을 잔뜩 접시에 담아오셨다. 당연히 이미 배가 잔득 부른 나는 됐다며 손 사레를 치곤했는데 할머니는 한사코 됐다는 내 말에도 꿋꿋하게 뭐 과일이라도 더 깎아주랴? 하고 매번 물으셨다.


그 기억 속에 할머니는 검게 염색하신 흑발에 아직 정정하신 모습이었는데. 문턱 너머 산소 호흡기를 달고 계신, 세월을 훌쩍 넘으신 할머니는 하얀 백발에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깡 말라계셨다.


꿀꺽, 뭉클한 침을 한 번 삼키고 덜덜 다리를 떨며 할머니가 누워 계신 침대로 다가갔다.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던 고모는 내게 자리를 양보했다.


할머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라. 이렇게 계시지만 다 듣고 계셔.


고모는 수척해진 얼굴에 울음자국을 감추며 자리를 비켰다. 나는 덩그러니 할머니와 둘이 남았다. 나도 모르게, 겨울철 앙상한 나뭇가지 같은 할머니의 손을 소심하게 움켜쥐었다. 작게 삐비빅거리는 바이탈사인 소리와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 헐떡이는 산소호흡기가 뭔가 울컥거렸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소심하게 잡았던 손을 꼭 붙잡고 울컥거리는 눈으로 할머니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렇게 누워계신 할머니를 보고 있어도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일어나셔서 밥 먹었니? 하고 어린 손자를 챙겨주실 것만 같은데.


할머니 아직 가지 마세요.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말이 다시 꿀꺽 안으로 들어갔다. 어쨌든 내 소리 없는 외침을 들어서인지 다행히 할머니는 바로 돌아가시지 않았고, 헐떡이던 숨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째깍 흐른 시간만큼 어느새 비보를 들은 친척들이 모두 모였다. 의사는 우리의 걱정스런 얼굴을 쓱 훑고는 말했다.


오늘 고비는 넘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주 안으로 준비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의 말에 야속하게도 우리는 각자의 길을 위해 할머니를 남겨두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옛날 생각이 났다.


할머니 집에 맡겨지던 방학이 찾아오면 나는 시골로 내려가기 싫어서 기겁을 하곤 했다. 한 번은 너무 가기 싫어서 꺼이꺼이 울다 지쳐 잠든 나를 몰래 시골로 아버지가 데려다 놓고 온 적이 있는데 그때 아버지에게 든 배신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막상 가고 나면 언제 가기 싫어했냐는 듯이 일주일 앓고 나면 말짱하게 잘 놀던 것이 나였다. 맴맴 울어 젖히던 시끄러운 매미들도 잡고, 잽싸고 얄미운 잠자리도 잡았다. 또 운이 좋은 날에는 매미 번데기를 잡아 채집함에 가둬놓기도 했다. 깜빡 잊고 며칠이 지난 후에 번데기를 제 힘으로 찢고 나온, 아직 날개가 채 마르지도 않은 매미를 보며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기도 했다.


채집함 안에서 날개를 말리던 매미를 내가 풀어주지 않자 할머니가 지긋하게 나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도 있기 싫은 곳에 가둬두면 싫지? 처음에 너도 여기 왔을 때를 생각해봐. 저 매미가 너 같지 않니?


나는 할머니의 말에 아 하고는 채집함을 열었다. 날개가 젖은 매미는 미처 아직 날지 못하고 엉금엉금 밖으로 기어 나왔다. 매미를 풀어준 할머니는 어쩐지 씁쓸한 웃음으로 나를 도닥여주셨다. 지금 생각해봐도 나는 참 어릴 적에 철이 없었다. 그 나이 대에 아이들이 모두 그렇다고 하지만, 나는 유독 땡강도 심하고, 배려심이 없었던 것 같다.


집에 도착한 아버지는 곧장 잠이 들었다. 그 모습이 힘을 비축하려는, 겨울잠처럼 느껴졌다. 나는 알 수 없는 퍽퍽함과 답답함에 좀처럼 가만있을 수가 없었다. 마침 매우 친하던 형 한 명이 나와 비슷하게 외할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는 서로의 갑갑함을 참지 못하고 약속을 잡았다.


만나서 술은 일절 손대지 않았다. 대신 이제는 조금 웃으며 돌아볼 수 있는 철없던 손자시절의 얘기를 주고받았다. 할머니와 나의 접점은 딱히 크지 안하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할머니와 어린 시절 함께한 기억이 꽤 있었다.


그러다 밤 열한시 무렵 다시 누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유난하게 울린 벨소리는 크고 불길했다.


나는 정신없이 다시 요양병원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중 비로소 꾹 눌렀던 울음이 조금씩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도 너희 할머니는 끝까지 너희 가족 많이 배려하셨다 야. 밤 열한시쯤 돌아가신 거니까. 낮에도 정말 힘드셨을 텐데...


헤어지기 전에 나를 위로하던 형의 말이 나를 더욱 슬프게 했다.


아버지와 남매들은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왔던 것인지 장례 준비는 척척 진행되고 있었다. 할머니는 딱히 종교가 없으셨지만, 기독교 신자인 고모의 주장으로 할머니의 장례에는 기독교 명패를 달았다.


장례 복을 갈아입고 나와 보는 할머니의 영정사진이 슬쩍 뿌옇게 젖어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어머니이고, 누군가에게는 시어머니인 사람. 또 작은 고사리 같은 것들에게는 지긋한 할머니였던 사람. 그리고 반백년을 함께 동고동락하던 할아버지에게는 평생의 배필이자 반려였던 사람.


오래 전 사고가 나서 다리가 불편해 지팡이를 잡고도 제대로 걷기 불편한 할아버지는 일찍부터 쇼파에 몸을 앉히고 계셨다. 나로서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짐작할 수도 없는 표정으로 할아버지는 할머니의 영정을 바라보고 계셨다.


분명 나로서는 이해 못할 깊고 넓은 세월의 무언가가 할아버지에겐 있었나보다.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는 할아버지를 차마 계속 바라볼 수가 없었다.


할머니의 자식들은 연신 바빴다. 자신들의 어머니의 부고를 지인들에게 알려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식이 전달되고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장례식장에는 하나 둘 위로의 발길이 잦아들었다.


하나 둘 화환이 도착할 무렵, 장의사는 나지막이 우리 가족들을 불렀다.


이제 입관하실 테니까 모두 잘 차려입고 입관실로 들어와 주십시오.


할아버지부터 가장 밑 배분인 사촌동생들까지 모든 친척들이 모여 입관실로 들어섰다. 입관실에 차갑고 딱딱한 곳 위에 눕혀지신 할머니를 보자마자 며느리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며느리들의 울음에 딸도 덩달아 울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아프셔도, 돌아가신 부고를 들었을 때도 덤덤하던 아버지와 작은 아버지들의 눈가도 촉촉하고 붉게 물들었다.


내 목구멍 안쪽으로도 뜨겁고 울컥하는 무언가가 치밀어 올랐다. 꾹 눌러 참아보려고 해도 참을 수 없이 터져 나와 흑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무표정한, 그래서 조금은 평온해 보이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주마등처럼 그와 함께한 추억이 머릿속에서 쭉 지나갔다. 그럴수록 내 숨은 더욱 가빠졌다.


장의사는 엄숙한 분위기 가운데 고인 분께 마지막으로 인사의 시간을 갖는다고 했다.


배분이 가장 높은 사람부터 낮은 사람의 순서로 나오셔서 가볍게 고인 되신 분을 만지시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하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눈물이나 침이 닿지 않게 조심해주세요. 그럼.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붙잡고 떠듬떠듬 할머니의 앞으로 걸어 나갔다. 할머니만큼이나 오랜 세월에 깊게 패인 주름이 가득한 그분의 손이 덜덜 떨리며 할머니의 얼굴에 닿았다. 그리고 고생했다는 듯이 할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없이 할머니를 몇 번이고, 몇 번이나 쓰다듬었다.


그 모습에 아직 감성이 풍부한 할머니의 며느리들과 딸은 대성통곡했다. 나에게도 할아버지의 손길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시큰해서 눈방울을 잔뜩 쏟아냈다.


꽤나 담담해보였던 아버지들은 입관을 앞 둔 작별인사에 결국 참지 못하고 흐느꼈다. 나에겐 할머니지만, 아버지에겐 할머니가 어머니다. 어머니를 여윈 자식의 마음은 할머니를 잃은 손자에 비할까.


이윽고 내게도 작별 인사할 시간이 다가왔다. 이 순간만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던 적이 없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까지도 결국 할머니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덜컥 당신을 보낼만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입관식의 그 순간까지도 와 닿지 않던 실감이 그제야 들이닥쳤다.


해야 하는 데. 마지막 가시는 길 잘 가시라고. 고마웠다고. 사랑한다고. 인사해야하는데 부들부들 떨리는 입술에선 좀처럼 소리가 나질 않았다.


결국은 수의에 꽁꽁 싸여 차디찬 관으로 들어가시는 모습을 다 지켜볼 때 까지 내 마지막 작별은 안에서 맴돌기만 했을 뿐이다.


입관의 슬픔을 뒤로 한 채 발인 전까지 정신없이 장례를 치렀다. 할머니께서 복이 많으신 까닭인지 장례를 치루는 자식들과 손자들만 열 손가락이 넘어 장례를 치루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장례식장을 찾아와 줬다. 한사코 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했음에도 내 친구들 중 두 명도 찾아와 부조를 했다. 괜찮다 했음에도 찾아온 녀석들이 고마웠다.


괜찮냐? 힘내라 임마.


평소 장난기 넘치던 녀석도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아꼈다. 그 모습이 듬직하게 느껴져 미안하게도 내 힘든 심정을 잔뜩 토로했다.


장례는 가신 분을 위한 게 아니라 남은 사람들을 위해 하는 것 같아. 돌아가시고 나서 바로 장례식 치르느라 정신없이 지나가라고. 이제 보낼 사람은 보내고 딱 3일 동안 슬퍼할 만큼 슬퍼하고 이후로는 자기 살길 찾아가라고.


친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별로 해준 것도 없이 녀석들도 제 할 일이 바빠 오래 못 있는 다며, 미안하다며 자리를 일어났다. 내게 미안하다는 친구들에게 나 역시도 미안함 마음을 전했다.


끝가지 가족들을 생각하신 할머니 덕에 우리의 장례식은 만 하루 만에 끝났다. 사실 상 하루 만 식을 치르는데도 수백이 넘는 사람들이 조의를 표해주었다. 장례를 마친 친척들은 하나 둘 뻗어 곯아떨어졌다.


곧 날이 밝고 발인이 시작됐다. 채 몇 시간 안 되는 쪽잠을 자다 깬 나는 부스스한 눈을 비비며 함께 할머니가 든 관을 들었다.


가슴에 얹힌 무게감만큼 묵직한 관을 옮겨 싫고 화장터를 갔다.


화장이 시작되고 끝날 때 작은 어머니들과 고모는 아직도 채 슬픔이 가시지 않는지 몇 번이나 더 훌쩍거렸다.


화장이 끝난 뒤 아버지가 할머니의 유골을 목 함에 담아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다시 살아오실 것만 같던 당신이 이 작은 통에 한 줌 가루로 남아계신다는 생각을 하니 슬프면서도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할머니의 마지막은 어떻게 할지 대대적인 회의가 일전에 있었다. 작은 어머니, 아버지, 고모 등 많은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받은 가운데 결국 할머니의 유골은 수목원에 안장하기로 결정 됐다.


맴맴맴 매애애앰.


매미 울음소리가 시끄럽던 여름이면 항상 매미를 잡으며 나무를 밟고 치던 나에게 할머니가 했던 소리가 기억난다.


나무도 살아 있는 것 인디 그러면 안대.


수목원에 지정된 작은 나무 아래 흙을 파고 그 안으로 할머니의 유골을 섞어 다시 덮는다. 이제 할머니는 수목원의 상록수가 되는 걸까.


마지막 흙 한 줌을 덮으며 나는 드디어 찔끔 눈방울을 흘리며 할머니에게 작별을 고했다.


할머니 고마웠어요. 안녕히 가세요.


수목원의 할머니는 아직 작기만 하다. 이제 몇 년 안 된 묘목이니까. 하지만 내가 할머니 나이 무렵이 되었을 땐 할머니도 저기 저 건너편에 커다란 상록수 못지않게 커질 것이다. 그때쯤 여름이면 할머니에게도 정겨운 매미들이 붙어 울어대겠지.



맴맴맴 매애애앰. 할머니의 매미 울음소리가 내 귓가에 울렸다.


- -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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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10 11:22
수정 아이콘
가슴 먹먹해지는 글이네요 저도 최근 할아버지가 많이 위독하셨전 적이 있어서 눈물이 찔끔 났습니다
15/05/10 13:34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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