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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3/31 20:47:21
Name 하나
Subject [일반] 과연 크린넷에 미래는 있을까?
  크린넷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1999년 경기도 용인시 수지 2지구 14000세대로 시작해서 현재는 각 광역시 급의 신도시, 세종특별자치시에 설치되거나 되고있는 친환경 쓰레기 처리방식입니다. 본격적으로 확대된 계기는 MB정권 시절‘저탄소 녹색성장’을 강조한 때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간단히 설명 드리자면 기존에는 주민들이 쓰레기를 한곳에 모으면 그것을 쓰레기차가 일정한 시간에 와서 배출했다면, 크린넷은 쓰레기차가 아닌 지하 배관을 통해 쓰레기를 집하장으로 모으는 방식입니다.


  



위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쉬우실 것 같네요. 쓰레기차 없이 주민이 근처 크린넷 기기에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를 공기흡입방식으로 집하장까지 한순간에 모으는 방식입니다. 참고로 그 배출구는 아래처럼 생겼는데, 업체에 따라 디자인은 상이하나 뭐 작동하는 원리는 같습니다.






  그럼 이게 왜 필요한가라는 궁금증이 생기실 수 있는데요. 크린넷의 장점은 크개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1. 뛰어난 정시성
  -주민들이 쓰레기를 배출기에 투입하면 쓰레기는 배출기 아래의 임시 저장소에 쌓이게 됩니다. 임시저장소의 용량은 상이하나 약 300L 정도라고 합니다. 이 임시저장소에 쌓인 쓰레기는 하루에 두번 (주말은 한번) 공기흡입을 통해 집하장으로 모이게 됩니다. 때문에 쓰레기차가 오지 않아 쓰레기가 쌓여 냄새가 나는 일은 드물다고 할 수 있겠죠. 홍수가 나도 폭설이 와도, 하다못해 교통사고나 교통체증이 생겨도 쓰레기는 정시에 집하장에 모이게됩니다.

2. 깔끔하다
  -사실 크린넷이 확장된 이유는 타이밍이 좋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이건 순전히 제 추측..) 요새 생기는 대부분의 신도시 아파트는 단지 지상에 차량이 출입할 수 없도록 해놓았는데요. 때문에 쓰레기차가 들어와도 되느냐에 대한 의문이 생겼을 것이고 마침 이에 부합하는 것이 크린넷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해타산이 맞아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 않나 합니다. 즉 크린넷은 요즘의 신도시의 주민들이 원하는 '깔끔함'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럼 이 크린넷이 단점이 없을까요?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습니다.


1. 깔끔함은 개나줘..
  -'이론적'으로는 깔끔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만, 크린넷 배출기 주변, 특히 원룸쪽은 이러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일어나는 걸까요? 이유는 두가지입니다. 하나는 임시 저장소의 용량이 꽉차서, 또 하나는 대용량 배출기가 주변에 없어서...
  임시 저장소는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300L 정도 되는데요. 이게 꽉차버리면 배출기는 투입불가 상태가 되어 임시 저장소가 비워지기 전까지는 투입구가 열리질 않습니다. 또 원룸 주변 음식점들이 대용량 쓰레기봉투를 버리려 하는데 근처에 대용량 봉투(100L짜리)를 넣을 투입구가 보이지 않으면 근처 가정용 배출기 옆에 버리고 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서 기존에 장점이라고 자부했던 '깔끔함'이 무색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2. 더럽게 비싸..

  -운영비가 비쌉니다. 자세한 액수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기존의 방식보다 두 배정도 비싸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 비싸냐구요?
'비양심' 때문입니다.
  애초에 크린넷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이렇게 크다고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크린넷이 이상적으로 운영된다면 인건비는 절감하고, 유류비 등도 절약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의 비양심이 이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었습니다.
  [쓰레기를 길가에 주변에 투기하는]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결국 다시 사람이 쓰레기차를 타고 순회하며 수거를 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기존의 예상에는 없던 지출이 발생한거죠. 또 [쓰레기를 투입구에 넣되 종량제 봉투는 쓰지 않는] 비양심적인 사람들 때문에 기존 예상보다 수입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문제는 시측에서 얼마나 불법투기를 하는지 예측조차 제대로 못한다는거죠. 시속 80km/h로 배관을 통해 이동하는 쓰레기는 오면서 다 터져버리기 때문에 몇명이 불법투기를 했는지 알 수 조차 없습니다..





  과연 이런 크린넷에 미래는 있을까요? 정답은 yes입니다. 지금도 신도시에는 크린넷이 속속들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아마 지금은 백만가구 쯤이 사용하고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재작년 기준 65만 가구). 음... 대전시만 해도 이 크린넷 예산문제로 구의회가 들끓고있는데 말이죠. 뭔가 최첨단의 선두주자 같으니 너도나도 설치하는 모양새입니다. 뭔가 대책부터 세워야 될텐데요.
  처음에 제가 생각해보았을 땐 너무나 뻔한 해답을 떠올렸었습니다. 인간의 양심에 호소하는 말도안되는 해답이요. 그러다 생각한게 CCTV였는데, CCTV 설치 예산에 운영 예산이 운영으로 인한 흑자 효과보다 더 클거같아서 그건 또 아닌거 같더라구요. 그러다 최근에 생각난건 '어차피 RFID 태그키로 투입구를 여는거, 후불 교통카드처럼 한번 열때마다 비용을 지출하면 안되려나?' 였습니다. 투입기마다 권장 용량은 정해져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러면 또 기존의 종량제 봉투를 없애야하고, 사람들이 한번 투입시마다 뽕을 뽑으려 하기 때문에 기기가 쉽사리 고장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무튼 이래저래 참으로 답이 없어보이는 크린넷입니다만, 어쨌든 궁극적으로 정착해야할 시스템 같기도 하니 앞으로의 모습에 꾸준히 관심을 보며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른건 모르겠고 어떻게든 개선방안을 마련해서 다른 신도시에 정착시켰으면 하네요.. 지금처럼 밑도 끝도 없이 설치하다간 예산지출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 같아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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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31 20:50
수정 아이콘
길거리에 휴지통이 적은거도 사람들이 집 쓰레기 다 쓰레기통에 버려버려서 없어졌다던데 ..

우리나라 국민의식이 문제인가요?? 음...

옛날에 저도 대학생활때 쓰레기 모아서 학교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반성합니다..
Shandris
15/03/31 20:50
수정 아이콘
인구 밀집지역보다 적당히 사람적고 면적이 좁은 지역에 시범적으로 설치해봐도 괜찮을거 같네요. 그러다 괜찮으면 대규모로 투자해서 대용량으로 도입하고...
하심군
15/03/31 20:53
수정 아이콘
김해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쓰는 방식인데 아파트마다 RF카드를 지급해서 카드를 찍으면 입구가 열려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한 다음 그 무게를 달아서 관리비에 합산하도록 해놨더군요. 그렇게 되면 또 문제가 발생하기는 하겠습니다만 (도로변의 쓰레기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 라던가) 개선책은 찾으면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아 이미 적으셨네요. 어쨌든 종량제인건 마찬가지고 용량이 적은 음식물 쓰레기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큰 문제는 벌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저 시설이 노후화 되었을 때인데... 유지보수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네요.
15/03/31 21:00
수정 아이콘
유지보수는 어디에 설치된 투입구에냐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들어,

집하장 ㅡㅡㅡㅡㅡㅡㅡㅡ|(절반정도의 지점)ㅡㅡㅡㅡㅡㅡㅡㅡ아파트
                ㅣ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도로변

이렇게 되어있는 크린넷 시스템이 있다면, (여기서 ㅡㅡㅡㅡ는 지하의 배관입니다)

아파트 투입구와 절반정도의 지점까지의 배관은 아파트에서 책임지고 수리해야합니다. 아파트는 그걸 분양가에 포함시킨거구요.
그에 반해 도로변, 즉 원룸에 설치된 투입구는 구청에서 직접 관리합니다. 이것 때문에도 말이 많았죠..
모른다는것을안다
15/04/01 01:01
수정 아이콘
그럼 그냥 놓고가지 않나요?
기아트윈스
15/03/31 20:57
수정 아이콘
양심보다야 말씀하신 바대로 제도로 해결할 문제지요.

마치 교통카드마냥 띡 찍고 무게별로 돈을 받는 시대가 결국 해답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15/03/31 20:57
수정 아이콘
사용자의 양심에 의존하는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는 힘들겠죠. 시민 의식을 탓할수는 있는데,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으니까요...

그래도 점점 보완해가다 보면 쓸만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대되네요.
볼리베어
15/03/31 21:05
수정 아이콘
음... 저 참고로 저희 동네 이거 하는데요 이거 생각보다 좋습니다... 제 생각에는 저쪽 보니까 상가 밀집 지역에 배출구 몇개 달랑 설치 되어 있어서 그럴수도 있는것 같네요. 그리고 음식점에서는 쓰레기 양이 가정집에 네다섯배는 나와서 귀찮아서 저렇게 했을 겁니다만, 확실히 아파트 단지내에서는 적어도 저런 모습은 안나오는것 같아요..
15/03/31 21:08
수정 아이콘
저희도 신도시라 설치되어 있는데, 어떤 시스템인지는 처음 알았네요. 심시티 같아서 재밌습니다.
15/03/31 21:08
수정 아이콘
사용자의 양심에만 의존하면 곤란하지만
그렇다고 사용자의 양심에 일말의 기대도 없이 제도로만 해결하려면 그 부족하다는 예산이 그만큼 더 들어갈 수 밖에요...

꼭 이문제가 아니래도 그래서 신뢰라는 무형의 것이 유형의 것 이상으로 중요한 가치인거죠..
공익이 사익과도 연결된다는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충분히 아낄 수 있는 문제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더더욱 공익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에 철퇴를 가해야한다고 봅니다
방과후티타임
15/03/31 21:40
수정 아이콘
회사앞에 있는 쓰레기통 모양이 저랬는데 이런 시스템이었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3/31 22:01
수정 아이콘
세대별 rf키로 투입구 문이 열리고, 용량별로 관리비에 합산시키는 방식이 가장 깔끔하고 뒷말이 없어보이네요.
카롱카롱
15/03/31 22:34
수정 아이콘
배신자는 가차없이 응징하거나
애초에 배신을 못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15/03/31 23:11
수정 아이콘
양심에 호소하는 방식은 무.조.건. 실패합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비양심적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양심을 지키면 손해를 보는 시스템이 더 문제인겁니다. 사람의 양심이라는건, 득실관계 앞에 놓이면 무력해지거든요.

그러므로, 둘 중 한가지는 확보돼야 이러한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1. 규칙을 지키는 쪽이 더 이득을 본다.
2. 규칙을 안지키다 걸리면 핵손해를 본다.

일반적인 경우, 1번을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만드는건 꽤 힘든 일이므로, 2번을 택하게 될테구요.
CCTV도 좋지만, 파파라치 제도를 이용하는 방법도 꽤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는 1,2 번을 다 만족시키는 방법일 수 있겠네요. 흐흐.

어쨌거나, 제 생각으론... 시민의식이 높아져서 어쩌고... 는 다 개소리라고 봅니다. 시스템이 사람들의 행동패턴을 변화시키는 것 뿐이죠.
쓰레기종량제가 생기고, 종량제를 어길 시 벌금을 물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거리/골목들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해졌죠.
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무인감시 시스템들이 도입되면서 시내의 난폭주행, 과속주행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다 그런식인겁니다. 사람들의 준법정신이 강해진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사람들에게 제약을 가하는거죠. 그게 정답이라 봅니다.
트리스타
15/03/31 23:28
수정 아이콘
저걸 열려면 키가 있어야 하는데, 그걸 안가져온 사람도 저렇게 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로 주변에 CCTV 설치해서 벌칙금을 제대로 물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른다는것을안다
15/04/01 01:01
수정 아이콘
이건 무조건 cctv가 필요해보이네요 ㅠㅠ
무무무무무무
15/04/01 06:17
수정 아이콘
제가 사는 지역에선 쓰레기 문제가 도저히 해결이 안되니까 지자체에서 파봉 후 개인정보 찾아서 과태료 물렸는데 그 후로 불법 투기가 확 줄더군요.
공무원이나 미화원분들 입장에선 참 더럽고 힘든 일이고, 과태료 부과받는(이게 과태료가 꽤 셉니다. 20만원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사람들 입장에선 그렇게까지 해야하냐는 볼멘 소리도 많은 듯 하지만.... 결국 그렇게까지 해야되더군요. ;
15/04/01 10:27
수정 아이콘
좋은 시스템이네요~

해결책이야 금방 나올듯 하고.. 인구밀집지역에 아파트단지 중심으로 유용하게 활용될것 같아보입니다.
카푸치노
15/04/01 11:18
수정 아이콘
원룸 많은 친구네 동네에 저게 있던데 진짜 주변이 너무 지저분합니다;;
정말 CCTV 단속을 하던 사람을 써서 감시를 하던 좋긴한데 일단 저게 너무 작아요.
외출하려고 나오는김에 쓰레기 들고 나왔는데 저게 안 열리면 그걸 들고 외출할수도 없고. 저 쓰레기 통이 바로 집앞도 아니고 진짜 난감하다고 하더라구요. 출근길 같은경우에 안 열리면 저 옆에 놓고 오는 방법밖에 없다고..
동네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친구네 동네는 인구수나 주변 상권 상관없이 일정거리마다 하나씩 띄워놓은걸로 보여서 몰리는데는 맨날 저렇게 지저분하고
어떤곳은 지나가다 볼때마다 깨끗하다는걸로 봐서 좀 크게 만들어주거나 사람 많은데는 더 많이 만들어주는게 필요할거같아요.
15/04/01 22:27
수정 아이콘
제가 너무 단적으로 말씀드리는 것 같지만, 크리넷은 미래가 없습니다. 더 이상 만들지도 않고요. 크리넷은 LH가 신도시를 만들 때 시범적용했는대, 지자체의 인수인계 거부(유지비용 과다)와 공사비 과다로 더 이상 도시계획에 적용하지 않습니다. 시범적용을 하고 적용해야 하는대, 너무 급하게 적용해서 지자체의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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