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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8/05/05 19:44:59
Name swordfish
Subject [일반] 로마 기독교 멸망설과 근대인(역사)(3)
마지막입니다.

로마가 기독교에 의해 망했다는 학설을 통해 이를 주장한 근대인에 대해 알아보는 게 이글의 목적입니다.

(3) 개인주의의 승리
이젠 이 학설을 주장했던 근대인들의 마지막 특성이자 가장 중요한 특성일 수도 있습니다.
근대인, 특히 200년 전에서 100년 전의 서양의 지식인들은 인류 최초로 공동체 보다 개인이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학교 교수님의 말씀대로 이 들은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 보다는 자신의 행복을 중시였던
상인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었던 것이죠.
단지 그들이 중국의 죽림칠현 처럼 자신의 자유로운 삶에 침식되어 조용히 살았다면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
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에 만족했던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러한 생각이 정치체계의
변화로 연결되기를 원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앞서 말했다시피 상인적 특성을 가진 사람일 뿐만 아니라 실재로도
상인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들은 심심하면 자신의 사유제산을 침해하는 정치 사회 체제에 대한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처음에는 절대왕정을 지지했습니다. 왕의 권위를 이용하여 봉건 귀족들이나 교회 세력의 간섭에 대항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중앙 집권적 국가 체제가 형성되므로서 비교적 국내 상황이 안정되고 시장 역시 넓어 졌습니다. 하
지만 그들은 이러한 승리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왕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사업은 자유롭지 않았
던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왕은 중상주의 정책으로 그들의 사업을 방해 했습니다. 또한 정치적 욕구 역시 만족시켜주
지 못했죠. 또한 기존의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상인은 상업적으로 토지를 이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
습니다. 대부분의 토지가 귀족이나 교회 혹은 지역 공동체에 의해 묶여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전통적
공동체는 또한 상인의 자유로운 사업에 피해를 주었습니다. 직업 선택의 자유 부터 상업 행위 허가, 관세에 이르기
까지 모든 권리가 이들 공동체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문에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서 전통적 공동체와 정치 체계를 파괴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동체를
지키는 두가지 기둥이 바로 봉건적 질서와 바로 기독교 였기 때문에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이 둘을 공격할 필요
가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결국 둘에 대한 공격은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명예 혁명, 미국 혁명, 프랑스 혁명
를 통해 말입니다.

사실 바로 이 이론은 두가지 전후 맥락적 사정을 둘다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혁명 이전에 교회나 전제 권력을
공격하기 위한 프로파 간다로서 로마를 멸망에 이르게 한 두 독에 대한 공격적 측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다른 한
가지, 특히 영국에 이런 측면이 강하게 나타 났는데, 그들은 대영제국과 로마를 동일시하고 대영제국이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 로마제국의 전처를 밟지 않고 개인의 자유보장(특히 상업적 측면에서)하고 전재적 권력의 등장을 막기
위해 공화주의(특히 법치적이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자유방임적인) 전통을 지속하여야 한다 주장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상 이는 근대 부르주아 계층의 생각을 전적으로 반영한 것입니다.

이들이 왜 그리스적 전통 보다 로마적 전통을 보다 강조했는지에 대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 공화정은 그리스 민주정에 비해 법치적이었습니다. 그리스 민주정이 다수의 통치가 강조되었다면 로마 공화정
은 법에 의한 통치가 강조되었습니다. 만약 다수의 한 통치가 강조되었다면 소수인 부르주아 계층으로서는 소수였기
때문에 무산자인 다수가 자신들의 재산과 자유를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이에 대응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로마적
전통에 의해 법치가 강조되면서 법을 통해 자신의 재산과 자유를 법을 통해 보호 받게 되었습니다.
또한 로마의 공화정은 완전한 형태의 민주정이라기 보다는 원로원을 중심으로한 과두정제 였습니다. 그들은 이러한 원
로원 중심의 로마 공화정에서 대의제를 도출해 내었습니다. 만약 대의제라면 비록 선출이 민주적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선출되는 계층은 부르주아지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부르주아지들한테는 유리한 제도적 특성을 가지고 있었
습니다. 만약 그리스적 민주정의 전통이 강조되었다면 직접민주주의가 보다 강조되었을 테니까 말이죠.(실생활에 어느게
옳다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닙니다.)

(4) 결론
사실 기독교에 의한 로마 멸망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근대인들은 로마를 중세보다 보다 근대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퇴보시킨 게 바로 비 근대적 특성 즉 기독교과 전제 군주정이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로마적 특성이라는
건 사실 실재 로마적 특성이라기보다는 근대적 특성에 가까운 것이었습니다. 단지 로마가 가진 유사적 근대적 특성이 근대인에
의해 근대적 특성이라고 정의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특성이 바로 자유 입니다. 사실 로마적 자유는 공동체의 자유
였습니다. 그러나 근대인 이를 개인의 자유로 해석했습니다. 공화주의 역시 근대의 공화주의와 전혀 다른 것이었지만 이를 유사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또한 비근대적 특성이 중세에는 반드시 나쁘다고 볼수도 없으며 로마가 가진 유사적 근대적 특성이 중세에는 반드시 좋은 것일
수도 없다는 점 역시 무시되었습니다. 왜 중세가 그런 형태를 가졌는지에 대한 고찰이 무시되고 단지 중세를 비천한 시기로
규정 지었다는 것이죠.
결국 기독교에 의한 로마 멸망설은 이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유럽 중시, 근대 중심, 부르주아지 중심적 사고를 가진
학설이라고 말이죠.

덧붙임- 시오노 나나미- 시오노 나나미는 엄밀히 말해 그 논리 체계는 이런 근대인의 로마관에서 차용되었습니다. 근대인에
의해 해석된 로마적 특성에 대한 애찬, 중세에 대한 비난, 그리고 로마 쇠망이 비 근대적 요소(즉 중세적 요소)때문이라는 점
까지 말이죠.
하지만 그 근본적인 이유는 전혀 다릅니다. 시오노 나나미는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근대인의 개인 중심주의를 기본으로
이러한 논리체계를 가져 온게 아니라고 봅니다. 그녀는 오히려 전근대적인 생각인 공동체 중심 주의적 인 태도로 접근합니
다. 좋은 공동체가 되긴 위해서는 로마적 근대성을 받아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전형적인 부국 강병론에 뿌리를 두고 있
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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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ration_Man
08/05/05 20:51
수정 아이콘
참 유익했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요.
홍승식
08/05/05 21:43
수정 아이콘
다음에 또 비슷한 포스트 올려주세요.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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