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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25 14:10:5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가만 보니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문제였구만 그래...
(분위기상 평어체로 쓴 점 양해 바랍니다...--;;;)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서 정권이 뒤집혀. 중동에서 미국이랑 제일 친했던 이란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고 이슬람 공화국이 수립된 거야. 미국 입장에서는 어제까지 잘 놀던 친구가 오늘도 놀러가니까 “꺼져 이 xx 야!”라고 생까는 상황이 된 거지. 미국 입장에서는 석유 자원 관리라든가 정치적인 문제에서 보더라도 중동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파트너가 이란이었는데 한 마디로 x된 거라고 할 수 있어.

이란 문제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그해 12월에 소련이 떡하니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네?...소련 얘들은 심심해서 아프간을 침공한 게 아니야. 원래 그곳에 사회주의 정권이 있어서 자기네들 하고 손발이 잘 맞았는데 아프가니스탄 내 부족 세력들이 봉기해서 사회주의 정권을 엎을 위기가 닥친 거지. 소련 입장에서야 두고만 볼 수 없어서 전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으로 땅크 몰고 쳐들어간 거야.

근데 이 당시는 이란 혁명으로 중동 내에서 이슬람 세력들의 기세가 등등하던 때거던...“어쭈 이것 봐라 이 소련노무시키들이 겁 대가리도 없이 우리 형제들의 땅을 쳐들어와?” 이슬람권의 열혈 무슬림들이 기세를 몰아 대거 아프가니스탄으로 몰려가...그리고 거기에 있던 아프간 부족 세력들, 군벌들과 함께 “무자헤딘(성전에 임하는 전사들 이란 뜻)”을 결성에서 소련과 맞짱을 뜬 거야.

미국은 가만히 보고만 있었냐? 아니지. 몰래 무자헤딘 쪽에다가 무기와 자금을 지원하면서 슬슬 싸움을 부추긴 거야. 냉전시기잖아? 소련이 망신당하면 얼마나 고소하겠어...니네도 베트남전에서 우리가 당했듯이 한번 당해봐라 이거였지 뭐. 미 CIA가 미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무자헤딘을 모집했다는 설도 있을 정도였어. 그게 나중에 자신들한테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오게 될 줄은 꿈에도 모르고 말이지.

아프간 전쟁은 참혹했어. 소련 애들이 초토화 작전으로 나서는 바람에 약 85만에서 150만 명 가까운 민간인들이 죽은 걸로 추정이 되. 아무튼 소련은 결국 전쟁에서 지고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고 말았지. 소련이 물러나고 나서 무자헤딘들도 “자 이제 전쟁도 끝났으니 우리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 일상으로 돌아갑시다!”하고 서로 악수하고 “고향 앞으로 갓!” 했으면 이야기가 훈훈하게 마무리가 됐을 텐데 그러질 못했어. 무자헤딘들은 자신들의 나라도 돌아가서는 그곳의 “불경한” 세속주의 정권들과 미국과 같은 외세를 이슬람 세계에서 축출해야 한다는 무장 투장을 벌이게 되는 거야. 미국이 돈, 무기 주면서 잘 키워 논 얘들이 나중에 자신들에게 총부리를 돌린 셈이 된 거지. 그러게 돈도 잘 써야 된다니까...

아프간 전쟁이 한참 진행되는 동안 중동의 또 다른 지역에서 전쟁이 터져...이번 전쟁의 주인공은 바로 이라크의 대빵 사담 후세인...이 아저씨가 1980년에 이란하고 전쟁을 벌인 거야. 그럼 왜 사담은 뜬금없이 이란의 따귀를 냅다 갈겼냐? 그걸 알아보자고.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벌어져서 이슬람 정권이 들어섰자나? 그런데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시아파가 주도한 거였어. 이라크의 인구 구성을 보면 다수는 시아파 소수가 수니파였는데 정권은 수니파가 잡고 있었거든? 후세인 자신도 수니파고...그런데 후세인이 가만 보니 옆 동네 시아파의 이슬람 혁명이 성공하니 이곳 이라크에서도 시아파들이 들고 일어서서 자신을 몰아내겠다고 할 거 같거든...가만 나두면 안 되겠다 싶었던 거야. 그리고 마침 이란도 혁명의 후유증으로 어수선할 테니 선빵을 날리면 자신들이 이길 것 같고 그러면 중동에서 지가 제일 쎈 대빵이 될 것 같았거든...신나지 않겠어?

미국과 사우디도 후세인을 지원해줘...“헤이! 미스터 후세인!...우리가 도와줄게...이참에 이란 놈들 함 조져버려...” 미국 입장에서는 다시 이란을 친미 정권으로 바꿀 필요가 확실히 있었거든...1988년까지 지속된 이 전쟁으로 이라크 쪽에서는 군인 30만에서 90만, 이란 쪽에서는 군인 15만에서 37만 5000명 정도가 죽었어. 민간인들도 약 20여만 명이 죽었지. 유엔이 중재에 나서서 (그 동안은 뭐 하다가...--;;;) 1988년에 종전이 되.

이제 중동에서 총 소리, 포탄 소리가 좀 잦아드나 싶었는데 후세인이 뜬금없이 1990년에 쿠웨이트를 침공해서 점령하는 사태가 벌어져. 얘가 왜 이랬는지 여러 가지 설이 분분한데 그 가운데 하나는 서방의 묵인 하에 x빠지게 이란하고 전쟁을 치러줬는데 전쟁 끝나고 나니 자기한테 돌아오는 게 없는 거야...미국하고 사우디도 입 싹 씻고 말이지...거기다가 쿠웨이트, 사우디 같은 친 서방 국가들이 석유를 엄청 생산하는 바람에 역시 산유국이었던 자신들이 직격탄을 맞은 거야...전쟁은 전쟁대로 하고 경제는 어려워지고...열이 확 오른거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다국적군들이 출동하고 걸프전이 벌어져...뭐 전력차야 워낙 압도적이었으니 곧 쿠웨이트를 해방 시키고 이라크의 일부 지역을 점령하게 되지...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란하고 잘 싸우면 도와주겠다고 한 미국이 이제 자신을 공격하는 거야...후세인이 나쁜 놈인 건 두 말하면 입 아프지만 걔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는 거지...

그런데 이 걸프전 와중에 미군이 사우디에 주둔하게 되는데 이게 또 다른 한 사람을 빡돌게 만들어버려...자신 역시 무자헤딘으로서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들과 싸운 전력이 있던 양반이었는데 이 양반의 이름이 바로 “오사마 빈 라덴”이야...빈 라덴은 원래 후세인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후세인 정권에 반대하던 사람이었는데 미군이 이슬람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사우디에 자신들의 군대를 주둔 시키자 이미 결성한 알카에다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반미투쟁에 나서게 되고 그 정점에 있게 되는 사건이 바로 9/11이지.

걸프전이 끝난 뒤로도 1991년에는 알제리 내전, 체첸 전쟁, 보스니아 내전 등 이슬람 관련 분쟁은 끊이질 않고 벌어지게 되고 중동을 포함한 아프리카, 동유럽의 일부 지역까지 이슬람과 관련한 분쟁이 끊이질 않게 되는 거야.

아무튼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현재 이슬람권 전역으로 펴진 이슬람 무장 세력들의 지형도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전쟁이야. 미국의 암묵적인 지원으로 성장한 이슬람 무장 세력들이 중동의 여러 지역으로 펴지면서 그곳에서 내전과 분쟁, 테러를 일으키게 되고 알카에다나 최근에 문제가 되고 있는 IS까지 그 뿌리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찾을 수 있으니까 말이지.


출처: 이 글은 한겨례 신문사의 정의길 기자가 쓴 [이슬람 전사의 탄생] 서문의 일부를 각색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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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15/02/25 14:15
수정 아이콘
팟케스트 어떤분은 IS탄생의 근본의 프리퀄(;;;)은 영국 드레드노트의 출현과 처칠의 배 연료 전량 석유화 작업때문이라고 하던데요.

http://youtu.be/3rnJ10AlhcM?list=PLOHegjm5Kw09v2cEeeNW1VJ1WMKSdem3m (1:23 부터 시작합니다.)
Neandertal
15/02/25 14:23
수정 아이콘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지 않을까요?...저도 사실 본문의 책을 시작으로 이제서야 좀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상황입니다...--;;;
Darwin4078
15/02/25 14:27
수정 아이콘
뭐 뻔한거 아니겠습니까. 미국 입장에서도 중동 세력이 일치단결하는 것보다 지들끼리 치고박고하는게 체제 유지에 유리하고.
IS가 유럽을 어찌한다고 하는데, 이스라엘, 터키 라인, 남쪽 사우디 라인을 못넘죠. 시리아, 이라크 일부에서만 난리부르스.
지근거리에 있는 이스라엘, 터키인 참수 얘기 나왔나요? 안나오죠. 억류되어있던 터키인들 잘 풀려났죠.
뚱뚱한아빠곰
15/02/25 16:51
수정 아이콘
IS가 유대인이나 터키인 건들면 끝장나는거죠...
그런 걸 보면 IS는 진짜 인질장사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는 거 같아요.
냉면과열무
15/02/25 18:20
수정 아이콘
터키도 군사력이나 중동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한가보죠?
누와라 엘리야
15/02/25 18:3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보다도 군사력 순위가 높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공상만화
15/02/25 18:57
수정 아이콘
중동의 개차반 이스라엘이 터키는 절대로 안 건드립니다.
Neandertal
15/02/25 19:32
수정 아이콘
그런 걸로 보면 터키는 진짜 같은 이슬람이면서도 세속화가 잘 되어서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가 자리를 잡지 않은 것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네요...한때 아랍 세계의 패권국이었던 오스만 튀르크 제국의 후예여서 그런지...
15/02/26 00:31
수정 아이콘
개념인 아타튀르크가 세속주의 정책을 펼쳐서 그런 듯 합니다. 첫빠따 끊는 사람이 개념인 아니었으면 터키도 곤란해졌을텐데(실제로 요새 점점 노답화돠고 있으니까요) 터키로선 정말 잘 풀린듯...
無識論者
15/03/03 10:32
수정 아이콘
학살자가 개념인???
Starlight
15/02/25 19:30
수정 아이콘
터키는 '그깟' 아랍국가들이 아니라, 육군 탑클래스 국가인 러시아에 대항하기위해서 무지막지하게 키워진 군사 강국입니다.
아랍의 동네싸움꾼들이 건드릴 상대가 아니죠.
포켓토이
15/02/25 14:52
수정 아이콘
멀리 물건너 사정이라 크게 신경안쓰고 살아서 그렇지 어디든간에
전쟁이라는게 한번 터지면 수십년에 걸쳐 해당 지역에 영향을 주는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도 다시 근원을 찾아 올라가면 그 전의 사정이 있고.. 그런게 역사겠지요.
도바킨
15/02/25 17:35
수정 아이콘
러시아도 진작 무릎꿇고 중국도 따라가기 벅찬 원탑 미국을
꾸준히도 싫어하고 맞상대하려다가 계속 당하는 저 지역을 보면
참 대단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전혀 상관없는 3세계 국가 사람들까지 피해를 주고 민간인 테러도 일삼는다지만
마냥 욕하기도 뭐한거 같아요.
달과별
15/02/25 21:02
수정 아이콘
그때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소련이 그리 쉽게 망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15/02/25 22:43
수정 아이콘
꼭 미국탓은 아닐수도 있지요.

네안님이 그런 의도를 가지셨다는 의미가 아니라,
참고하신 원문의 기자는 미국탓으로 몰고 싶어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Neandertal
15/02/25 22:54
수정 아이콘
미국의 탓이라기 보다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행위가 나중에 미국에게 해가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는 시각인 것 같습니다...자국의 이익을 위한 외교는 선악의 개념을 떠나서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프간 전쟁이 발발하기 전 아프간 내의 사회주의 정권 하에서 이슬람 봉기가 일어났을 때 소련이든 미국이든 쉽사리 어떠한 조치를 취하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소련 역시 참전하면 나중에 자신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오리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참전한 것 같기도 하고요...결국은 그게 소련의 붕괴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되기도 했지요...
수면왕 김수면
15/02/26 00:52
수정 아이콘
항상 미국이 중동 정권과 문제를 일으키는 시기는 귀신같이 공화당 대통령 시기와 일치합니다요그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대부분의 시기는 부시 부자에 의해... 동생 부시 (젭 부시)가 아마 대통령이 되면 어디까지 갈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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