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달이 훨씬 넘게 지난 글입니다만....
댓글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함을 전하고싶고 혹시 비슷한 일에 휘말려
곤란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글을 기고합니다.

자세한 피소내용은 이 링크에 있습니다.
https://pgr21.com/?b=26&n=50051




저는 저 질문글 링크를 여동기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그리고 저희들끼리 머리를 모은 결과 일단 귀국해서 조사를 받고
법률구조공단에 상담을 받아서 접근금지신청을 하고 또 혹시 맞고소가 되면
맞고소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고소당한 언니를 잘 설득해서 언니는 며칠후 연말에 한국에 귀국했구요.
저는 외국에 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단톡방에 실시간으로 거의 중계되다시피한
동기들과 언니의 이야기를 모은 겁니다.
인천공항에 9시경에 들어오는 비행기여서 동기들 3명이서 언니를
마중나갔다고 합니다. 언니 집은 경기도라 혹시 차가 끊길까해서요.
그런데 언니가 10시가 되어도 나오질 않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들끼리 급당황해서 어쩌지? 안탔나?하며 호주에 연락하고
별짓을 다하는데 11시가 좀 넘어서 언니가 울면서 게이트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지명수배때문에 공항경찰대에 잡혀갔다가 왔다고 하네요!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부터 스튜어디스가 자기와 함께 나가자고 말한 후에
비행기밖으로 나가니 공항 경찰대 3명이 기다리고있었고 비행기에서 내리는
승객들 앞에서 무전에 대고 지명수배자 신병 확보 이런 말을 해대서
무슨 흉악범이 된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범죄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1년만의 도착한 모국공항에서 붙잡혀서
조사에 출석한다는 서약서를 쓰면서 겁이 더 나 아주 꺼이꺼이 울었다고..;
오죽하면 경찰분이 조사받으면 기껏 벌금 얼마 나올테니 걱정말라고
달래줬다고 하네요.
어쨌든 지명수배란 단어의 무거움에 챗창은 위축됐습니다.
그냥 평범한 20대 여자에게 지명수배라니!
그리고 그때문에 더 화가나고 그 자칭 피해자 남성은 저희들 사이에서
죽일놈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다음날 아침에 경찰에 전화한후에 언니를 진정시켜 제일 나이많은 동기 언니랑 함께 경찰서에 보냈구요.
경찰서에서 조서를 쓰는데 또 언니는 꺼이꺼이 울고....
동기언니가 거의 대신 설명하고 언니는 네 아니오만 했다고 합니다.
피의자, 범죄, 지명수배 이런 단어들이 나올때마다 충격을 받은 모양입니다.
언니가 너무 새가슴이라;;;; 같이간 언니만 고생했다고 하네요.
자세한 사정 설명을 하니 경찰이 운이 나빴다, 그 놈이 나쁜놈인게 맞지만
아가씨가 괜히 처벌 받을 수도 있는 문제니까 이젠 그러지말라,
그리고 이래봤자 벌금 이삼십내면 끝날거니까 울지말고 걱정도 하지마라고
했다고 하네요.
또 그 놈이 보낸 가만안두겠다는 등의 문자들에 대해서는 고소가 가능할거 같으니 고소장을 접수하고 싶으면 하고 가라고 했다더군요.
그런데 언니는 너무 울고있고 또 법률구조공단에도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일단 그날은 그냥 나왔습니다.


그리고 미리 예약해놓은 날짜에 법률구조공단에 방문해서 상담받았는데요.
상담원이 너무 친절하고 공감해주어서 언니도 울지 않고 차근차근 설명해서
여러가지로 도움을 받아 1월 3일에 협박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고소, 그리고 민사상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13만원 가량의 비용이 들어갔다고 들었구요.


그리고 결과를 말씀드리자면....
피의자 소재지가 명확해서인지 언니의 경우에는 고소당하고 1달이 넘어서야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피의자가 1월 7일에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출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소? 너 내가 우습지? 가만안둔다 등의 문자가 여러 번호로
반복적으로 날아와 해당 자료를 다시 법원에 제출했구요.

1월 13일에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졌고
1월 18일에 피소당한 명예훼손에 대한 결과가 날아왔습니다.
경찰분은 벌금형을 예상하셨고 법률구조공단에서는 기소유예의
가능성이 있다는 조금더 희망적인 예측을 주셨는데요.

결과는 [무.혐.의]였습니다!!!!

이날 우리는 다같이 챗창에서 말춤을 추었고 한국에 있는 동기들은
다같이 축배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1월 28일 새벽에 술을 마신 상대남으로부터 무고죄로
고소했다는 말과 함께 너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문자가 10여개 날아왔고....
바로 다음날 오전중에 접근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므로 법원에 알려서
집행신청을 했습니다. 위반시 건당 15만원의 벌금을 신청했으므로
아마 곧 집행되겠지요.

그리고 대망의 오늘.

협박에 벌금 100만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에
벌금 150만원이 확정되었다는 연락이 왔네요!
생각보다 빠른 연락에 놀랐습니다!
언니는 기쁨의 눈물을(이언니는 슬퍼도 울고 무서워도 울고 기뻐도 울고 진짜
너무 우네요 ㅠㅠ)흘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결과를 기다린 저희들도
만세를 외쳤습니다!

불합리한 법적용에 피해를 받지 않을까 두려워했지만
생각보다 우리나라의 법체계가 불합리하지 않았습니다!

아마 질문게시판에 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은 무혐의가 나왔을지 몰라도
맞고소같은건 생각도 못했을겁니다.
법률구조공단 정말 좋은 기관이라는 것도 처음으로 알았구요.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챗창에서 사람들이 질문글 올렸던 저를 마구 띄워주니 기분이 좋네요.
다들 그 계기로 피지알을 마음에 들어해서 하루종일 유게 링크가 단톡에 범람합니다. 피지알의 여초화에 제대로 일조를 했네요.
이게 다 질문게시판의 여러분 덕분입니다.

리플달아주신 숙취님 아사님,karlstyner님,알카즈네님,이라세오날님(특히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피마새정주행할게요 ㅠㅠ),cafri님,roaddogg님,바위처럼님,왕천군님,작은 아무무님,마에님 다시한번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