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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03 13:25:12
Name swordfish-72만세
Subject [일반] 요즘 정치여론조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민주주의 국가라면 왠지 정치 관련 여론조사의 홍수에 사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 입법될 법률에 대한 지지와 반대, 이슈에 관해,  혹은 차기 대권 후보자나 유력자에 대한 지지도, 대통령에 대한
혹은 총리에 대한 지지도 같은 것이 하루라도 안 나오면 이상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봐요.

사실 이런 여론조사는 일종의 직접민주주의적인 성격도 가지고 있는데 대의제에서 실시간으로 민의를 정치인에게 알려줌으로써
반영하는 기능 역시 가지고 있으니 말이죠. 한낱 여론조사라고 볼 수 있지만 사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권력으로써 기능하고 있는 거죠.

특히 한국 같으면 여론조사를 보여줌으로 법률에 반대하는 세력을 아닥시킬 수 있고(그 법률이 좋은지 나쁜지 관계없이)
유력 정치인이나 인사에 대한 지지율 때문에 당하나가 박살났다가 헤쳐 모여할 수 있고, 심지어 좀 판결이 이상해도
인권쟁이들을 조롱할 명분까지 만들어 주죠.

여론조사는 이렇게 강력합니다. 그리고 그 뒤에 민의가 있구요.

하지만 여론조사에서 마이너들은 너무 허망하게 당하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대한 많은 의심을 합니다.
이중 가장 많이 공격 당하는게 신뢰도. 물론 정상적인 방식으로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이상하게 해석하지 않는 한
여론조사의 신뢰도는 꽤 높습니다. 전국 천명을 조사해 놓고 소수점까지 정확한 냥 발표하지만 않는다면요.
심지어 지역별 지지율까지 발표하는 것도...

물론 악의적으로 설문지를 작성하거나 말도 안되는 해석을 한다거나 정석대로 조사하지 않는 경우가 한국사회에서
없다고는 못하겠습니다. 하나 제가 문제 삼고 싶은 건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여론 조사로 표출된 민의라는 건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의문이죠.]

어떤 정책이 발표되고 여론조사를 한다고 합시다. 솔직히 현대 사회의 법률 대부분은 정말 자료가 부족하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심지어 단편적인 내용은 말도 안되는데 입법 이유를 보면 말이 되는 게 꽤 있을 정도니 말이죠.
하지만 우리 국민 중 이러한 입법 내용을 피상적으로라도 아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자신과 관계 없으면 관심 밖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게 어떤 과학 사업에 대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이는 입법을 한다고 해서 지지여부를 묻는다고 여론조사 전화가 왔습니다.
사실 저는 이 분야 관심도 없고 앞으로 정보를 획득한다고 해도 피상적인 수준이 그칠 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그 법률에 대해 아는 건 약간의 언론 정보. 그리고 그 정보를 통해 약간의 호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표출된 의견은 찬성.
이런 수준의 민의가 정말 숙고되어야 할 민의인지 의문이 듭니다.

사실 현재 이슈인 공무원 연금이나 노동유연화 문제만 하더라도 생각보다 이 이슈에 대해 열의를 가지고 정보를 획득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나마 강력하고 그나마 사회적 휘발성이 강한 이슈인데 말이죠.
그런데 언론이나 소문을 통한 피상적인 지식과 이미지. 이를 통해 표출된 민의. 이게 정말 숙고되어야 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런 형상은 유권자가 지적으로 떨어져서 아닙니다. 그게 합리적 무지이기 때문이죠.
자기와 관련된 정보처리하기도 바쁜데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정보에 대해 비용을 들이면서 찾을 동기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공무원 연금 같은 경우 공무원 아니면 많은 사람이 이에 대한 정보를 찾아 볼까요?
또한 노동유연화. 물론 공무원보다 이해당사자는 많지만 한국인구에서 이에 대한 이해 당사자는 반절의 반절이나 될까요?

그런데 그보다 못한 이슈에 대한 여론조사는???

그럼 유력 정치인에 대한 지지율. 사실 그 사람이 정치적으로 뭘했는지 알고 대한민국에서 지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뭘 입법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말이죠? 심지어 대선 즈음 되어서 싸울 상대가 가려진 후에 나오는 정보도 다 소화시키지 못하는데
열명 가까이 되는 잠룡에 대한 지지율이 과연 재대로된 민의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파생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많은 숙고가 필요합니다. 이런 민의자체가 쓸모 없다라고 하면 엘리트주의가 되니 말이죠.
또한 민의의 정확성이 아닌 질을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있구요.

그냥 제가 이 글을 통해 주장하고자 하는 건 이겁니다. [여론조사를 통해 표출되는 민의가 그렇게 가치 있어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더 붙이면 [그 수준에 비해 그런데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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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5/01/03 13:33
수정 아이콘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만, 문제는 그 여론조사를 뭉갤 수 있을만큼 '더 민의를 잘 반영하는' 툴 자체가 그 시점에서 나오지 않는다는게 한계라고 봅니다. 이보다 윗줄로 가는 거라면 선거 정도일텐데 매 사안마다 선거를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여론조사가 제한점이 있건 어쨌건, 이외의 다른 '민주주의적'으로 보이는 근거를 첨부할 수 없기 때문에 여론조사가 가장 큰 힘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다고 논리적인 요소를 통해 여론조사에 반하는 결과로 간다면 엘리트주의자로 공격당하는 걸 피할 수도 없고요 본문에도 나오듯.
결국 이 문제는 깊게 가면 개별 사안의 전문성과 관심의 문제가 되고, 이 지점에서 국가별, 시대별, 문화권별로 적절한(혹은 기만적인) 방식을 취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점에서 한국은 (이유가 합리적이건 아니건) 반엘리트주의적, 때로는 반지성주의적 정서가 강한 나라고, 그에 맞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모두'가 원하는 형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절름발이이리
15/01/03 13:38
수정 아이콘
이건 여론조사가 가치있어보이지 않는다는 표현보다는
(정제되지 않은) 여론이 가치있어보이지 않는다
에 더 가깝다고 봅니다. 동의하고요.
swordfish-72만세
15/01/03 13:44
수정 아이콘
네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믿지 못하는 건 여론조사 그자체 보다는 여론이죠.
정육점쿠폰
15/01/03 13:44
수정 아이콘
여론조사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없으니.
swordfish-72만세
15/01/03 13:49
수정 아이콘
예 방법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여론조사가 가진 권력이 강합니다.
예로 들면 공무원 연금 개혁 관련해서 반발이 심하자 정부에서 내놓은게 여론조사 결과였습니다.
이런 행동에 여론은 우리 것이니 좀 입 좀 닥치라는 의도가 숨겨져 있고 어느 정도 그 의도는 성공했죠.
정책의 질과 도대체 여론과 별로 관계 없지만 아무튼 통합니다.
이번 노동 유연화 같은 경우에도 마찬가지구요. 아 야당쪽도 여론조사가 유리하면 마찬가지 용도로
써먹습니다. 힘의 차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할 뿐이죠.

그러니 보다 좋은 여론조사 결과를 낼려고 모든 정치적 당사자가 온갖 에너지를 낭비중이죠.
당근매니아
15/01/03 13:49
수정 아이콘
음 이런 주제로 글을 쓸까 하고 글감을 마침 수집하는 참이었는데... 사실 정치의 스포츠화죠.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이 삼성 잡을 확률은? 하는 식의 기사하고 별다를 게 없는 수준의 내용만 넘쳐나고 선거때는 그 극치를 달리죠. 누가 무슨 일을 해왔고 뭘 공약했는지가 아니라 신문지상에 노출되는 지지율이 더 중요해지는 상황. 군중심리와 사표방지심리가 강력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 꽤나 자기예언적인 기사들이 다시 양산되고...
라라 안티포바
15/01/04 00:35
수정 아이콘
정치의 스포츠화. 동감합니다.
15/01/03 13:56
수정 아이콘
여론조사는 분명히 조사마다 아젠다가 있을 것이고, 그 결과마다 아젠다를 읽어내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는 명목상의 여론조사 주제와 아젠다가 동일한 경우도 있겠으나, 현 시국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 즉 여론조사의 표면적인 목적과 실제 아젠다가 괴리된 경우가 아쉽게도 많이 보입니다. 더불어, 적절하지 못한 통계수치나 해석의 왜곡또한 심심치 않게 발견되지요.

저도 피쉬님과 같은 생각으로, 문제는 이런 여론 조사는 그 나름의 강력한 힘이 존재하고, 더 나아가 이렇게 보이지 않는 괴리를 이용하는 세력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죠. 그런 세력들에게는 여론조사에 투입되는 자본과 에너지가 그다지 낭비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
몽키.D.루피
15/01/03 14:00
수정 아이콘
흔한 말로 시대정신이라고들 하죠. 사실 여론조사에서 그 정치인이 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정치인의 이미지가 뭘 상징하느냐가 중요하죠. 그게 소위 말하는 그 시대의 정신이 될 수 있는 것이구요.
Fanatic[Jin]
15/01/03 14:04
수정 아이콘
그 민의가 대통령을 만들어 내죠...

별거아닌거 같은데 별거인...

크크 묘하죠...
swordfish-72만세
15/01/03 14:06
수정 아이콘
그나마 투표 민의는 나은게 여론조사보다 약간이라도 더 생각하고 약간이라도 정보 소화를 하니까요. 그 질차이가 얼마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확률적으로 약간이라도 더 나을 겁니다.
모른다는것을안다
15/01/03 14:12
수정 아이콘
피상적인 정보만 얻은 사람들은 결국 높은 확률로 그 피상적인 정보로만 의사결정을 하게 되기 때문에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정책을 추진하는데는 사실 사람들이 이걸 지지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니까요. 그 지지가 큰 고민 없는 생각, 예컨대 피상적인 이미지일 뿐이라도 그러한 의견이 일정 수가 갖춰지면 정책에 추진력을 얻거나 혹은 추진하면 안되겠다는 판단을 할수는 있겠다 싶습니다.
Shandris
15/01/03 14:13
수정 아이콘
주제나 진영을 막론하고 여론조사야 예전부터 아전인수의 산실이었죠. 단지 그거보다 더 나은 무언가가 없어서 문제지...
15/01/03 14:13
수정 아이콘
제가 알기로는 아직까지 유선전화를 통한 여론조사가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몇 년 전에 광풍이 불었지만 결국 실체가 드러난 '트위터 여론' 수준이 되었다고 봅니다.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는 뜻입니다.
15/01/03 14:17
수정 아이콘
여론은 지상파의 역활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언론이 있다지만 여전히 지상파가 차지하고 영향을 주는 범위가 가장크죠.
여론을 무지하게 만드는것도 깨어있게 만드는것도 지상파의 능력이겠죠
그래서 이번정부나 지난정부나 지상파를 악착같이 잡아먹으려고 하는것 같습니다.
15/01/03 14:29
수정 아이콘
그런 이슈들에 대한 무지를 커버하기 위해 전문가를 통한 대의민주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그 전문가를 잘 뽑아낼 수 있으려면 국민이 합리적으로 투표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 나라가 민주주의의 수준은 결국 구성원들의 수준으로 수렴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비슷한 얘기만 꺼내면 국개론이냐고 욕먹는것도 현실이죠. '정치인들 다 썩었어', '야당은 무능해', 혹은 거와 비슷한 어떤 비슷한 이야기라도 좋습니다. 결국 다 자기얼굴에 침뱉기인 것이죠. 마치 '직원들이 무능해서 우리 회사가 안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사장의 마인드같은 것입니다. 그 직원을 뽑은건 사장 자신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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