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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28 12:04:10
Name 마스터충달
Subject [일반] [영화토크] 2014 올해의 영화를 선정해봤습니다.(2)
※ 글이 길어져 이어서 올립니다. (이전 글 : https://pgr21.com/?b=8&n=55659)


★ 발연기상 ★

충달 : 이제 작품상들 선정이 남았는데, 그 전에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올해 최악의 작품들을 꼽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 번째는 발연기상입니다.

존리 : 발연기상은 이진욱입니다. <수상한 그녀>에서도 그렇고 <삼총사>라는 드라마에서도 연기를 못하더라고요. 공효진 씨랑 사귀다 헤어졌는데, 내가 공효진이라도 헤어질 것 같아.

충달 : 이 사람 공효진 빠돌이거든요. 그래서 악감정이 있던 게 분명해요.

Eternity : 공효진은 류승범 정도 돼야 사귈 자격이 있죠. 크크.

충달 : 저도 이 부문은 같은 분입니다. 솔직히 <수상한 그녀>가 그렇게 망한 영화가 되지 않을 수도 있었어요. 특히 성동일 씨가 대단한 명연기로 영화가 방황할 때, 감정선을 확 끌어와 주거든요. 이 감정이 마무리까지만 이어져도 됐었죠. 근데 마무리가 이진욱과 심은경의 러브라인이 되는데, 이진욱의 연기가 너무 안 좋으니깐 감정이입이 조금도 되지 않더라고요. 그러니 결말에서 김이 빠져버리고. 결말이 좋지 못하니 결국 망작이 될 수밖에요. 그 결말의 연출 자체는 오히려 평범했어요. 그 부분에서 작품을 망친 것은 정말 이진욱의 발연기가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Eternity : 너무 진지한 연기에만 신경 쓰지 말고 조금 한 발 물러서서 다른 방식으로 어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롤 모델로 드라마 <미녀의 탄생>의 주상욱 같은 스타일을 본 받았으면 좋겠어요. 영화를 노리기보다는 드라마에서 코믹캐릭터 쪽으로 가닥을 잡아보는 것, 그러니까 조금 힘을 빼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에요.

충달 : <텐>에서 주상욱 연기 좋았거든요. 그런 외도가 도움이 된 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Eternity : 두 분이 이진욱을 뽑으셨는데, 저는 <우는 남자>의 장동건이 좀 아쉬웠어요. 물론 이진욱의 발연기에 비할 바는 아니죠. 사실 장동건은 연기 잘합니다. 그러니까 장동건은 연기파 배우의 맨 끝자락, 그 문을 닫고 들어올 정도는 돼요. 그래서 <우는 남자>에서 조금 더 진일보된 연기파 배우의 면모를 보여주기를 기대했는데 그러지 못했죠. 물론 캐릭터의 한계도 있었어요. 근데 명배우라면 그런 한계를 뚫는 모습도 필요하거든요. 명배우의 연기가 망작 속에서도 빛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장동건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오히려 배우의 연기가 이전에 비해 퇴보한 느낌마저 들었죠.

충달 : 저는 영어발음이 안 좋았던 것도, <우는 남자>에서 장동건이 욕먹는 데에 어느 정도는 기여한 것 같아요. 몰입감을 많이 저해시키는 요소였죠.

Eternity : 듀나의 평이 참 정곡이었죠. ‘너무 영화가 스스로에 취해있다’ 라고 하는데 정말 잘 맞는 평가 같아요. 관객은 취하지 않았는데, 감독하고 배우만 스스로에 취한 거죠.

충달 : 그런데 그렇게 자아도취에 빠졌는데도 남들이 보기에 멋있는 영화도 있어요.

Eternity : 그게 <달콤한 인생>이죠. 최고의 분위기와 멋을 보여주는 나르시시즘의 끝판왕. 이 정도 수준이면, 이쯤되면 관객도 뻑이 가는 거죠.

존리 : 그런 걸 생각하니 남우주연상에서 <군도>의 강동원을 언급 못한 게 아쉽네요. 극중에서 혼자 빛났었다고 보거든요.

Eternity : 아... 그러고 보니 생각나네요. 극 중 강동원이 머리를 풀어헤쳤을 때 관객석에서 육성으로 터졌죠. 헉! 하면서. 대단한 카리스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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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욱]                                                        [이진욱]                                                    [장동건]






★ 변비상 ★ (노잼상)

충달 : 다음은 변비상입니다. 저희가 영화 작품상에 해당하는 것들은 다 똥하고 관련을 시켰어요. 똥은 피지알의 상징 같은 거니까요... 변비상은 똥이 안 나오는 것처럼 지루했던 영화를 뽑아보도록 합시다. 일단 저부터 말씀드릴게요. 저는 <방황하는 칼날>을 꼽겠습니다.

Eternity : 정재영하고 이성민이 주연한 영화 아닌가요?

충달 : 네. 잠깐 설명을 드리면, 딸이 성폭행을 당하면서 약물을 맞고 죽어요. 그런데 범인이 미성년자라 처벌을 안 받는 거죠. 그래서 아버지가 스스로 복수를 하고 다니는 이야기에요. 시나리오도 어느 정도 시사성이 있어서 관심 있게 볼만 하고, 더불어서 배우가 정재영, 이성민이에요. 연기 정말 잘했거든요. 분노하는 아버지역의 정재영도 좋았지만, 그걸 말려보려는 이성민 연기도 정말 좋았어요. 그리고 연출의 기본기도 탄탄하게 갖추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깐 영화가 절대 망하면 안됐었어요. 흥행은 몰라도 작품이 망가질 순 없는 조합이거든요. 근데 호흡조절을 잘 못해가지고 어느 순간부터 영화가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이 영화 언제 끝나나...’ 하면서 보게 되더라고요.

존리 : 심지어 그 늘어짐이 감독이 의도한 점이라는 게....

충달 : 그래서 너무 아쉬워서 꼽아 봤어요. 다른 거 다 잘해놓고, 호흡하나 조절 못해서 이렇게 영화를 망쳤다는 점이 참 아쉽더라고요.

존리 : 저는 <다이버전트>라는 영화입니다. 내용은 약간 <헝거 게임>하고 비슷합니다. 미래 세계에서...
(생략)...
(생략)...
(생략)...

충달 : 배경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지루하네요...

존리 : 그런데 그 배경 설명이 <다이버전트> 1편의 전부입니다. 이 영화가 4연작이라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렇게 설명을 했는데, 다이버전트라는 존재가 무슨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충달 : 설명만 듣자하니 <스타 워즈> 오프닝에서 ‘빰바밤~’하면서 글씨 올라가잖아요. 그 글씨만 2시간 올라가다가 영화가 끝난 것 같은데요.

존리 : 거의 그 정도입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못 한 것도 아니고, 규모도 있고. 그런데 영화가 너무 재미가 없어요. 이렇게 만들어서 연작 투자를 받을 수 있을지가 의문입니다.

충달 : Eternity님은 변비상 뭘 뽑으시겠습니까?

Eternity : 전 꽤 괜찮은 영화들만 봤던 것 같아요. 떠오르는 게 두 영화인데, 하나는 <루시>, 또 하나는 <호빗 : 다섯 군대 전투>(이하 ‘호빗’)입니다. 꼽은 영화가 이 정도면 올해 지뢰는 많이 피했다고 봐야죠. <루시>의 초반 10여분의 긴박한 호흡과 관객 장악력은 정말 좋았는데, 이후에는 감독의 개똥철학도 아니고, 내셔널 지오그래픽도 아니고, <아키라> 같은 sf도 아니고, <매트릭스>도 아니고 그냥 이도저도 아니게 흘러가다가 영화가 끝나버렸어요. 개인 리뷰에서도 ‘이런 식이면 곤란하다’라고 했었죠. 그리고 <호빗>은 그렇게 지루한 전투는 오랜 만에 본 것 같아요.

충달 : 제가 한 마디 거들자면, <엑소더스>가 전투신을 정말 멋있게 그렸어요. CG를 활용해서 원경에서 전장을 바라보는 연출을 했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그런 대규모 전투신의 감동을 처음 느꼈던 영화가 <반지의 제왕>이었거든요. 헬름 협곡 전투에서 오크 군대를 보며 ‘와~’하고 봤었죠. 다른 영화는 그 기술을 계승해서 저렇게 멋있게 꾸몄는데, 정작 오리지널인 피터잭슨이 전쟁의 스케일은 없고, 애들이 계속 개싸움만 하는 걸 보여주더라고요.

Eternity : 그 전투에서 문제를 꼽자면, 첫째는 기승전결이 없다고 봤어요. 다섯 군대잖아요. 엄청 싸워대는데 그것만 주구장창 보니깐, 게임 오프닝 동영상만 내내 보는 기분이었어요. 감정이입도 안 되고요.

존리 : 기승전결이 없다는 점은 <호빗>시리즈 자체의 단점일 수도 있어요.

Eternity : 원작도 이렇게 만들 만한 볼륨이 아니었고, 2부작이었던 걸 3부작으로 늘렸다고도 하고, 그러다 보니 많이 지루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충달 : 전투 면에서도 지적하고 싶은데, 대규모 전투가 재밌으려면 진형 싸움이 잘 되어야 돼요. 처음에는 진형 칼같이 하면서 대규모 싸움이 될 줄 알았는데, 정작 싸움은 그냥 막 패싸움이 나와 버리니까요.

Eternity : 누가 이기는 지도 모르겠고, 어떤 포인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충달 : 그리고 위기를 주인공들의 기지와 용맹으로 극복하면 재미가 있을 겁니다. 그런데 영화 최대의 위기를 독수리가 등장해서 마무리해 주거든요.

Eternity : 데우스 엑스 마키나 같죠. 얘기를 너무 쉽게 풀어가 버렸습니다.

충달 : 독수리를 부르는 게 굉장히 힘들고, 겨우겨우 불러냈으면 모르겠는데, 예고도 없이 등장해서 정리를 해버리니까요.

Eternity : 피터 잭슨이 너무 고민 없이 편하게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이에요. 드워프 왕 소린이 각성하는 장면도 너무 쉽고 간단하게 그려졌죠. 그저 소린을 싸우게 만들려고 그러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어쨌든 <호빗>은 변비상을 줄 만큼 재미가 없었다기보단 그만큼 큰 기대에 따른 아쉬움이 있기에 골라봤습니다.

충달 : 그래도 엔딩 크레딧이 나올 때는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12년의 여정이 여기서 끝나는구나 싶어서요. 근데 그게 이 영화에서 제일 감동했던 순간이었어요. 엔딩 크레딧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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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버전트]                                            [방황하는 칼날]                                                [루시]      






★ 설사상 ★ (최악의 작품상)

충달 : 다음은 설사상. 최악의 작품상입니다. 일단 저는 <역린>입니다. 영화가 어떻게 하면 산으로 가게 되는가를 가장 잘 보여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ternity : 저는 하반기에 <역린>을 뛰어넘는 망작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이 영화를 상반기에 봤잖아요. 근데 안 나오더라고요. <우는 남자>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제일 까고 싶은 점은 괘씸한 거죠. 웰메이드의 탈을 쓰고, 그러니까 마치 <광해 : 왕이 된 남자>나 <관상>처럼 화려한 배우와, 고풍스러운 미장센 등 웰메이드 명품사극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와서 한껏 홍보했어요. 그런데 이런 흐름을 계승했다기보다는 그저 유행과 시류에 편승한 아류에 불과했어요.

충달 : 더 열 받는 것은 그 따위로 해 놓고 있는 척 한다는 거죠.

Eternity :  웰메이드 명품사극의 탈을 쓰고 사극판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찍었다는 점. 그리고 최소한의 개연성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충달 : 개연성 하니깐 생각나는데, 도대체 멜로는 왜 집어넣었는지...

Eternity : 드라마 출신 감독이라 그렇지 않을까요.

존리 : 전 그래도 한지민의 매력을 발견하게 돼서, 하나는 건졌어요. <300>의 크세르크세스 같다고나 할까요.

충달 : 뭐 비슷한 카리스마는 <조선 명탐정 : 각시투구꽃의 비밀>에도 나오긴 합니다.

존리 : 저는 최악의 영화로 <폼페이>를 꼽았는데요. 사람들이 많이 안 봤다고 하시는데, 피해자가 적다고 용서해줄 수는 없다고 봐요. 영화가 있는 체, 젠 체 하는 것은 똑같아요. 시작은 <글레디에이터>처럼 하다가 시작한지 10분 만에 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파멸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당시 시대를 묘사하는 것도 굉장히 허접해요. 마지막으로 여배우가 정말 못생겼어요. 그런데 예쁜 척을 하니깐 막 화가 나더라고요. 이 영화에 비하면 <역린>은 정말 좋은 영화에요.

충달 : 이 분은 확실히 일관성이 있어요. <역린>이 <폼페이>보다 나은 이유? 한지민이 나왔거든요.

존리 : 그런데 여배우가 정말 못생겼어요.

충달 : 에밀리 브라우닝이 갈수록 역변하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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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폼페이]                                                    [역린]                                                      [역린]      






★ 똥상 ★ (꿀잼상)

충달 : 자 이제 마무리를 향해 갑니다. 최고의 작품을 꼽는 세 부문 선정이 있겠습니다.

존리 : 그런데 왜 최고작들이 다 똥이에요?

충달 : 왜냐면 피지알의 상징이 똥 이라 서요. 똥을 신성시 하는 곳이거든요. 1등상은 금똥상, 2등상은 은똥상, 그리고 꿀잼상에 해당하는 똥상을 선정해보겠습니다. 우선 똥상인데요. 동똥상이라 그러면 좀 이상해서 그냥 똥상이 됐습니다. 작품성은 신경 끄고, 오로지 재미만 고려할 때 최고의 작품을 고르는 자리입니다. 올해 가장 꿀잼 영화는 무엇인지 말씀 나눠보도록 하죠.

Eternity : 저의 기준은 올 한 해 저를 가장 웃게 했던, 말 그대로 가장 빵빵 터지게 만든 영화예요.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도 있고 해서 한국영화 위주로 고민해봤는데요. 재미로 치면 <끝까지 간다>도 참 재밌었지만, 개인적으로 <해적>을 고르고 싶네요. 이렇게라도 언급해주고 싶어요. 애정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별로 기대도 없었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하 ‘바람사’)처럼 묻히듯 지나가버리는 작품이 될 것 같았거든요. 사실 <바람사>는 개그 수준이 너무 낮았어요. 개인기나 분장 같은 1차원적인, 휘발적인 유머를 구사했거든요. 픽~하고 실소가 터지고 마는 수준의 유머죠. 그에 반해 <해적>은 상황이 맞물리는 콩트가 살아있었어요. 이 배가 세상에서 가장 빠른 배라고 말하고 있는데 옆에서 상어가 조각배를 끌고 지나쳐 버리는 장면 등이 대표적으로 콩트가 살아있는 장면이었죠. 물론 유해진의 개인기도 빼놓을 순 없을 겁니다. 거기다 저는 김남길의 캐릭터가 매우 좋았고요. 올해 가장 저를 포복절도 하게 만든, 가장 재밌었던 영화는 <해적>이었습니다.

충달 : 저도 <해적>은 정말 많이 웃으면서 봤어요. 근데 영화로서의 가치에 대해서는 많이 아쉬웠죠.

존리 : 재밌다고 하시니, 지금 무료배포 중일 때 빨리 받아 봐야겠네요.

충달 : 정말 생각 없이 시간 때우기엔 이보다 좋은 영화는 없어요.

존리 : 저는 고민을 참 많이 했어요. 한국영화중에서 <끝까지 간다>를 정말 재밌게 보기도 했고요. 그래서 <끝까지 간다>를 밀어낼 수 있는 꿀잼영화가 뭐가 있나 생각해보면, 해외영화중에선 <가오갤>을 빼놓을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 2개를 이기는 영화가 있었어요. <엣지 오브 투모로우>

충달 : 팝콘 무비의 정점이었죠.

존리 : 팝콘 무비라는 걸 부정할 순 없지만, 작품을 폄하당하는 느낌이 들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

충달 : 팝콘 무비를 그 정도까지 만들었다는 것도 정말 대단한 겁니다.

존리 : 그래도 팝콘 무비로 치부하기엔 일단 설정 자체가 참신하고, 그 설정을 아주 정확한 템포로 딱딱 맞아 들어가도록 만든 점이 정말 좋았어요. 이게 작품 리스트를 챙겨보기 전까지는 기억을 못했었는데, 그럴 만하긴 해요. 보고나면 바로 머릿속에서 휘발되어 버리니까요. 근데 이 영화를 몇 번을 더 보더라도 재밌을 것 같아요.

충달 : 케이블에서 나오면 중간부터 보더라도 끝까지 볼 것 같아요.

존리 : 영화의 몰입도도 좋았어요. 전 보고나서 아주 기분 좋게 별 4개를 줬었어요.

충달 : 그리고 에밀리 블런트도 예쁘게 나왔거든요. 이분 성향 상 그렇다면 고평가를 하시겠죠.

존리 : 에밀리 블런트가 예뻤습니다. 크크. 그리고 로맨스도 적절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장인정신 같은 걸 느꼈어요.

충달 : 나는 이 정도의 팝콘 무비를 만들겠다! 작품성 이런 것들이 전혀 들어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굳은 의지!

존리 : 저는 영화는 기본적으로 엔터테인먼트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정신을 제일 중시했다고 봐요.

Eternity : 이 영화를 까는 건 용납할 수 있지만, 재미없다고 까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거죠.

충달 : 정말 똥상에 어울리는 작품이네요. 아... 근데 두 분이 이렇게 작품을 선정하시면...

Eternity : 이 분, 우리 둘 중에 <가오갤>이나 <끝까지 간다>가 나올 줄 알았거든요.

존리 : 이제 고르기 힘들어지시겠네요. 크크.

충달 : 저는 <가오갤>하고 <끝까지 간다>하고 이 둘 중에 하나를 못 고르겠어요. <가오갤>은 스페이스 오페라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봅니다. <스타워즈>나 <스타 트랙>은 좀 무겁잖아요. 그런데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는 우주의 모험을 즐기는 영화잖아요. 굳이 무게 잡을 필요 없거든요. 즐거운 모험을 보여줄 수도 있어요. 그런 면에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의 본질을 제대로 짚어냈다고 생각해요.

존리 : 충분히 영화사에 족적을 남길만한,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에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작품이라고 봅니다.

충달 : 근데 <끝까지 간다>도 오랜만에 만난 너무나 재밌는 한국영화였어요. 정말 너무 재밌었어요. 앞서 말했듯이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고, 너무나 매력적인 마무리까지 보여주죠. 그래서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못 고르겠습니다. 공동 수상을 주고 싶어요. 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매력적인 캐릭터가 넘쳤던 <가오갤>의 손을 들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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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엣지 오브 투모로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 은똥상 ★ (감독상)

충달 :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작품상, 그 중에서 2등상에 해당하는 은똥상을 선정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아카데미로 치면 감독상인데, 사실 감독상이라는 게 작품상 못 받아서 아까운 작품에 주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감독상이란 이름을 붙이고 싶지는 않았고, 2등상의 의미로 은똥상이라 해봤습니다.

존리 : 저는 <노예 12년>에 줘야겠습니다. 사실 고민은 많이 돼요. <인터스텔라>도 주고 싶고, <나를 찾아줘>도 주고 싶고요. 원래 이런 식으로 특정 국가의 상황 하에서 더 의미를 가지는 영화를 안 좋아해요. 영화는 엔터테인먼트가 기본이라고 보고, 그런 면에서 작품의 독립성도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노예 12년>은 문화적 환경에 독립적인 작품은 아니에요.

충달 : 외국인이 보는 <명량>과 비슷하겠죠.

존리 : 그런 식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꼽은 이유는 스티브 맥퀸 감독의 시선이 정말 좋았어요. 감독이 흑인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시선이 느껴졌거든요. 그리고 올해의 명장면을 꼽는 다면 <노예 12년>에서 목을 매달린 채 발끝으로 버티던 장면을 고르고 싶어요. 정적인 롱테이크를 보여주는데, 거기에서 굉장히 큰 파괴력을 느꼈거든요. 마지막으로 2014년을 마무리 하면서 반드시 언급해야 할 작품이기도 했기에 선정하게 됐습니다.

Eternity : 저는 데이빗 핀처의 <나를 찾아줘>입니다. 저는 데이빗 핀처의 영화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굉장히 신선하고 독특하다고 느꼈어요. 어떤 느낌이냐면, 자기 꼴리는 대로 만들면서도 추구하는 목표와 그림은 확실한, 영화를 갖고 노는 수준을 넘어서는 장인의 손길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이 감독은 다른 감독들과는 한 차원 정도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렇다고 최근의 박찬욱처럼 너무 다르면 관객 입장에서 재미없거든요. 그에 반해 관객이 원하는 수준보다 딱 한 차원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파괴력 있다고 봐요. 한국 영화와 비교하자면, <나를 찾아줘>의 전반부는 박찬욱의 <복수는 나의 것>처럼 드라이하고 차분하면서도 날카롭고 팽팽한 느낌이 있었고 후반부는 <박쥐>처럼 블랙코미디와 조롱, 그리고 폭력성과 감독의 유희가 한데 뒤섞인 느낌이었어요. 전반적으로 전성기 시절의 박찬욱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작품성을 떠나서 오락성과 연출적 완결성을 극대화시킨, 한 차원 다른 스릴러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존리 : 그런데 <나를 찾아줘>를 은똥상을 주면 금똥상은 뭘 고르시려는 건지 궁금해지네요. 혹시 <인터스텔라>?

Eternity : 생각해보면 오늘 <인터스텔라> 이야기를 많이 못한 것 같아요. 기술적인 부문에서만 언급했고요. 그래도 <인터스텔라>만 봤을 때는 놀란에게 감독상을 주고 싶지는 않아요.

충달 : 데이빗 핀처를 안 보셨다니깐, 나머지 작품들도 꼭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그리고 최근작 보다는 데뷔작부터 순서대로 보시는 것이 좋아요.

Eternity : 그래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존리 : 초기와 지금의 스타일이 많이 다르거든요. 그게 달라지는 지점을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충달 : 그리고 이제 예전의 화끈한 스타일은 안할 거니깐... 미리 보고 빨리 잊을수록 이득입니다...

Eternity : 필모를 살펴보니깐 <에이리언 3>하고 <패닉룸>을 봤네요. 제가 다 좋아하는 작품이네요. 자 그럼 이제 충달님이 선정하신 작품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충달 : 저는 좀 대중성이 없는 장르인 다큐 영화 <액트 오브 킬링>입니다. 보시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하기에는 좀 조심스러워요. 시간도 길고, 아무래도 장르 성격상 지루하게 느끼기도 쉽고요.

Eternity : 영화 제목이 무슨 뜻이에요?

충달 : 뜻은 ‘살인을 연기하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잠시 줄거리를 설명해드리면, 인도네시아에서 예전에 공산주의자들을 학살한 시절이 있었어요. 그 당시 학살의 행동대장이었던 사람이 주인공이에요. 처음에 그 사람한테 다큐를 찍겠다고 접근을 해요. 동행도 하고, 인터뷰도 하는데, 당시에 사람들을 죽인 일을 엄청 자랑스럽게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감독이 제의를 해요. 당신들이 한 자랑스러운 일들을 재연해서 필름에 담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는 거죠. 그래서 당시 학살의 선봉에 섰던 사람들을 배우로 해서 살인을 연기합니다.

Eternity : 그래서 ‘액트 오브 킬링’ 이군요.

충달 : 네. 근데 가해자 역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 역할도 그들에게 맡깁니다. 그렇게 연기를 하고나서 보니깐, 자기가 예전에 한 일들이 너무 끔찍하게 다가오는 거죠. 그래서 마지막에는 사람들을 죽였던 장소를 다시 찾고는 구토를 합니다. 이걸 우리나라로 가져온다고 치면, 이근안이 영화에 나와서 당시에 사람들을 고문한 것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과 같거든요. 아시다시피 이근안은 목사도 했지만 과거의 고문은 정당했다고 발언하고 다녔어요. 그러니깐 이 영화는 예수님도 못 한 일을 해낸 셈이에요. ‘영화가 이런 일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점에 감탄했었습니다. 영화라는 매체의 한계를 한 단계 넓혔다고 생각해요.

※ 이근안 : 1970년대 후반부터 1988년까지 대공, 방첩, 공안 분야 수사 담당관으로 활동하였다. 1970년 경찰계에 입문하여 1980년대에 경기도지방경찰청 등에서 대공, 방첩 전문 수사관을 맡았다. 수많은 야당 인사와 학생 운동가들을 가혹하게 고문하여, 고문 기술자라고 불렸다. 사람의 탈을 쓴 악마.

Eternity : 감독이 누군가요?

충달 : 조슈아 오펜하이머하고, 크리스틴 신이라고 한국계 여성이 감독입니다. 사실상 조슈아 오펜하이머 주도 하에 진행된 프로젝트라고 하더군요.

Eternity : 이거 포스터 때문에 안 보면 안 되는 영화로 유게 올라오던 영화 아녔나요? ‘이래도 안 볼래?’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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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 무슨 상을 이렇게 많이 받았어!!

충달 : 사실 2등상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뭐라도 주긴 줘야 하는 작품이라서. 이렇게 상을 받은 작품인데, 은똥상 정도는 줘야 싶네요.

Eternity : 다큐 라니깐,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보고 싶네요.

충달 : 요즘 엄청 센세이션 하더라고요. 기회가 되면 그 작품도 꼭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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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액트 오브 킬링]                                           [나를 찾아줘]






★ 금똥상 ★

충달 : 그러면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 대단원. 금똥상을 선정하겠습니다. 올해 최고의 영화는 무엇이었나요?

존리 : 아... 저는 진짜 고민이 많이 되네요.

충달 : 일단 저부터 말씀 드릴게요. 저는 <보이후드>입니다.

Eternity : 존리 님이 지금 굉장히 고민하고 계신데, 저는 <보이후드>를 안 봐서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충달 : <보이후드>를 꼽게 된 데는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 많이 담겨 있어요. 저는 주인공의 성장보다는 어머니란 존재의 상실에 더 주목을 했거든요. 사실 어머니의 상실이라는 걸 다루는 건 굉장히 힘들어요. 상실에 주목하면 도덕적인 비난을 받을 수가 있거든요. 어머니인데 자식을 방해물로 보는 것 같이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12년이라는 세월 덕분인지, 어머니의 상실을 그런 함정에 빠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보여준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마지막에 “너희들을 다 키우고 나면 뭔가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아무것도 없어.”라는 엄마의 대사가 너무 가슴에 와 닿았어요. 그 다음에 주인공이 시간과 순간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저는 주인공 생각에 반대했어요. 주인공은 젊으니깐 시간이 영원해 보이지만, 엄마는 지금 시간이 없거든요. 어머니의 상실감, 양초가 녹아 버리듯이 사라져 버리는 시간이 너무 뼈저리게 다가왔어요. 올해 영화들 중에 저의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들었던 영화였습니다.

Eternity : 저도 <보이후드>입니다. 앞으로 이런 영화는 다시 만나기 힘들 것 같아요. 전무후무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2년이란 무게감이 참 큰 것 같아요.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저절로 던져 주는 것 같아요. 철학을 추구하는 것도 영화고, 재미를 추구하는 것도 영화고, 삶을 다루는 것도 영화인데, 그것들을 이 영화 자체가 몸소 보여주는 것 같아요. 보통 영화라는 매체가 삶을 흉내 내기 바쁘거든요. 누가 가장 그럴 듯하게 흉내 내느냐를 겨루는 거라고도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보이후드>는 시간의 흐름 속에 녹아있는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그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해요. 이게 다큐였다면 1등을 안 줬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감독과 배우들이 12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작품 속에 담아내며 우리네 삶과 이걸 담아낸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는 점. 그 점이 숭고하게 느껴졌고 지켜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이런 영화를 만나볼 수 있어서 감지덕지하다,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충달 : 재미를 추구하는 측면에서도 어느 정도 소소한 웃음을 주었다고 생각해요. ‘Oops I did it again’을 참 오랜만에 들었거든요. ‘저런 노래가 있었지’ 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존리 : 저는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게 되네요. <인터스텔라>와 <나를 찾아줘>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국 고르자면 <나를 찾아줘>를 고르게 되네요.

Eternity : 저도 <보이후드>가 없었다면 <나를 찾아줘>입니다. 2등상을 주기도 했고요.

존리 : <나를 찾아줘>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이야기 하고 있고, 인간 본성을 너무 잘 꿰뚫고 있어요. 이 감독이 이런 작품을 이 시대에 만들어 주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이전까지의 데이빗 핀처는 ‘뭐 저런 놈이 다 있냐?’ 하는 기분이었거든요.

충달 : 연쇄 살인 덕후 같은 느낌? 잔혹 살인 애호가 같은 느낌이랄까요.

존리 : 그런데 이번 작품을 보면서 신격화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앞으로 이 상태로 나가면 아카데미도 못 받을 테고, 나라도 뭐 하나 주고 싶다는 느낌도 있네요.

Eternity : 이게 이경영에게 남우조연상을 준 제 마음입니다.

충달 : 이게 디카프리오에게 남우주연상을 준 제 마음이기도 합니다.

Eternity : <나를 찾아줘>를 보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랑 좀 닮지 않았나요? 극의 전체적인 호흡이나 드라이한 분위기도 그렇고요.

충달 :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목적은 다른 것 같아요.

존리 :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토미리 존스의 감정이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바 같아요. 아버지 나이가 돼서 그 세대를 이해하게 됐다거나, 늙고 나니 설 자리가 없다는 대사들을 보면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두려움이 섞인 허망함과 상실감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충달 : 토미리 존스 대사 중에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는 말이 있어요. 저는 그 점이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살인마가 동전 앞뒤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장면이었거든요. 그걸 함부로 뒤집지 못하는 두려움이 말하고자 하는 바 같았어요. “너희들 일상적이고 평온하게 사는 것 같지? 그런데 세상은 미쳐 돌아가고 있고, 언제 미친놈이 너희들을 죽일지 몰라”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았죠. 전 그런 순수한 공포를 느꼈어요.

Eternity : 명장면이 너무 많아요. 모텔에서 문 앞에서 저벅저벅 걸어오는 연출 같은 거 보면, 데이빗 핀처에게 느꼈던 소름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충달 : 근데 코엔 형제는 제가 말한 점도 그렇고, 존리님이 말한 점도 그렇고, 삶과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이 목적이라면, <나를 찾아줘>는 성찰이라기보다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게 너희들의 본성이야.” 하면서 조롱하는 기분이거든요. 염세적인 냉소랄까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도 그런 내용이 있었는데, 올해 거장 감독들의 경향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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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줘]                                               [보이후드]                                               [보이후드]






마치며...

Eternity : 오늘 가장 핫 했던 영화는 <나를 찾아줘>라는 생각이 드네요.

존리 : 그 다음은 <끝까지 간다>?

충달 : <끝까지 간다>가 많이 아쉬운 게 노미네이트를 따지면 최다 노미네이트라고 생각 돼요. 그런데 각 부문별로 더 나아 보이는 작품이 하나씩 있더라고요.

Eternity : 우리가 봤던 영화에 한 해서는 적절 했던 것 같아요.

충달 : 이 셋은 그래도 취향이 대중적이라. 제가 좀 덜 대중적인 <액트 오브 킬링>을 들이대서 좀 송구스럽기도...

Eternity : <노예 12년>도 내 눈에는 조금... 약간 아카데믹한 취향이랄까요?

존리 : 제가 좀 아카데믹 합니다.

충달 : 그 점까지 일관성이 있네요. 아카데미는 예쁜 여배우를 좋아하거든요. 끝내기 전에 올해 못 봤던 영화중에 꼭 보고 싶었던 작품 한 작품만 골라 보기로 합시다.

Eternity : 저는 아까 이야기한대로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를 보고 싶네요. 봤으면 어떻게든 언급이 됐을 텐데 아쉽네요. 조만간 볼 생각입니다.

존리 : 한 작품만 꼽으라면 저는 <인사이드 르윈>이네요. 제가 코엔 형제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못 봐서 정말 아쉬워요.

충달 : 제가 올해 못 봐서 아쉬운 건 <비긴 어게인>이었습니다. 사실 하반기에 너무 좋은 영화들만 봐서 좀 신랄하게 까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리니깐 한 번 보고 글을 쓰고 싶더라고요.

존리 : <비긴 어게인>은 음반만 들으면 성공입니다. 그나저나 올해 행복하셨네. 저는 공짜로 풀린 영화들이 죄다 지뢰들이어가지고, 중간까지만 보다가 말았던 영화도 많았거든요. <해무>, <마담 뺑덕>,,,

충달 : <마담 뺑덕>은 중간 까지만 보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들을 봐야 하는 작품 아니었나요? 크크

존리 : 뭐 그리고 <신시티2>, <하이힐>...

충달 : 무슨 지뢰란 지뢰는 다 밟고 다니셨;;

존리 : 통신사 모바일 서비스 중에 공짜로 주는 건 다 이런 거거든요. 아! 그러고 보니 언급하지 못했는데 꼭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가 있어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입니다. 뒤바뀐 친자를 되돌리려다가 낳은 아이도 기른 아이도 다 잃어버리는 상황 속에서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성찰하는 이야기거든요. 이 주제가 나에게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지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Eternity : 올해는 정말 외국 영화가 풍성했던 것 같아요. 꿀잼상 생각하면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도 가능성이 있었는데, 다른 작품들이 너무 쟁쟁해서 언급 안됐거든요.

존리 :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쳐패스트>도 있었죠.

충달 : 정말 요즘 마블이 미쳤어요. 마블 영화들이 전부 꿀잼상 후보에요.

Eternity : 그 외에도 괜찮았던 영화들이 너무 많아서 까먹고 그냥 넘어간 작품들도 많았어요.

충달 : 그럼 올 한해 영화계에 대한 총평으로 마무리 합시다.

존리 : 올해는 기쁘면서도 아쉬움이 많았던 한 해 같아요. 외화들이 좋았던 영화가 많았던 반면에, 여름에 몰려 나왔던 국산 영화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충무로 시장의 거품을 두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Eternity : 저의 경우 <군도>, <인터스텔라>, <호빗> 등이 올 해 저의 기대작이었는데, 이 세편 모두 큰 감흥을 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생각도 안 했던 <끝까지 간다>가 정말 재밌었고, <나를 찾아줘>도 대단했고, 개봉한 줄도 몰랐던 <보이후드>는 말할 것도 없고요. 개인적으로는 반전의 해였어요. 기대작들보다도 의외의 명작들을 만나게 된 반전의 한 해.

충달 : 해외랑 국내랑 비슷한 경향을 하나 꼽자면 대규모로 투자된 영화들 보다 작은 규모의 영화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인터스텔라>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 <역린>, <군도>, <명량>, <해무>같은 100억 이상을 투자한 영화들이 2% 부족했거든요.

Eternity : 명량이 흥행엔 성공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니까요.

충달 : <보이후드>, <액트 오브 킬링>, 우리나라의 경우엔 <끝까지 간다>. 이 영화들은 기대도 안했는데 완전 빠져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대규모 투자를 받았던 영화들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인터스텔라>는 영상의 한계를 넓혔고, <명량>은 관객 스코어도 경신했고, <명량>, <용의자>, <우는 남자>까지 한국 액션이 상당히 진일보 했다고 봐요. 옛날 한국 액션은 정말 안쓰러웠거든요. 그에 비하면 이제는 할리우드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느낌이거든요. 이제 이 기술에 창의력이 더해지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작품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ternity : 네, 저도 그런 의미에서 2015년 영화계를 기대해봅니다.

충달 : 그럼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긴 시간(7시간;;;;) 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저희는 올 한해 영화를 이렇게 정리해 봤는데요. 이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각자 자신만의 수상작을 골라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습니다.

★ 금똥상 ★
존리 : <나를 찾아줘>
충달 : <보이후드>
Eternity : <보이후드>

★ 은똥상 ★
존리 : <노예 12년>
충달 : <액트 오브 킬링>
Eternity : <나를 찾아줘>

★ 똥상 ★ (꿀잼상)
존리 : <엣지 오브 투모로우>
충달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Eternity : <해적 : 바다로 간 산적>

★ 남우주연상 ★
존리 : <그녀>의 ‘호아킨 피닉스’
충달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Eternity : <보이후드>의 ‘에단 호크’

★ 여우주연상 ★
존리 : <나를 찾아줘>의 ‘로저먼드 파이크’
충달 : <나를 찾아줘>의 ‘로저먼드 파이크’
Eternity : <나를 찾아줘>의 ‘로저먼드 파이크’

★ 남우조연상 ★
존리 : <끝까지 간다>의 ‘조진웅’
충달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매튜 맥커너히’
Eternity : <해적 : 바다로 간 산적>의 ‘이경영’

★ 여우조연상 ★
존리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마고 로비’
충달 :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
Eternity : <타짜 : 신의 손>의 ‘이하늬’

★ 미장센상 ★
존리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충달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Eternity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 비주얼상 ★
존리 : <인터스텔라>
충달 : <인터스텔라>
Eternity : <인터스텔라>

★ 편집상 ★
존리 : <나를 찾아줘>
충달 : <나를 찾아줘>
Eternity : <끝까지 간다>

★ 시나리오상 ★
존리 : <나를 찾아줘>
충달 : <그녀>
Eternity : <그녀>

★ 음향상 ★
존리 : <그녀>
충달 : <인터스텔라>
Eternity : <인터스텔라>

★ 음악상 ★
존리 :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충달 : <겨울왕국>
Eternity : <겨울왕국>

★ 설사상 ★ (최악의 작품상)
존리 : <폼페이>
충달 : <역린>
Eternity : <역린>

★ 변비상 ★ (노잼상)
존리 : <다이버전트>
충달 : <방황하는 칼날>
Eternity : <루시>

★ 발연기상 ★
존리 : <수상한 그녀>의 ‘이진욱’
충달 : <수상한 그녀>의 ‘이진욱’
Eternity : <우는 남자>의 ‘장동건’



금똥상 :
은똥상 (감독상) :
똥상 (꿀잼상) :
남우주연상 :
여우주연상 :
남우조연상 :
여우조연상 :
미장센상 :
비주얼상 :
편집상 :
시나리오상 :
음향상 :
음악상 :

설사상 (최악의 작품상) :
변비상 (노잼상) :
발연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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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서쪽으로가자
14/12/28 12:4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보고싶었는데 못 본 영화가 많네요 ㅠㅠ
리니시아
14/12/28 12:55
수정 아이콘
정말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했으면 좋겠군요 ^^
마스터충달
14/12/28 14:12
수정 아이콘
관심 있으시면 언제든 쪽지주세요 흐흐
아이고 의미없다
14/12/28 12:55
수정 아이콘
최고상이 대변상이였으면 좋았을텐데요..

저는 본 영화가 몇 없어서 객관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금똥상 : 비긴어게이
은똥상 (감독상) : 바로 떠오르는 영화 없음
똥상 (꿀잼상) : 엣지오브투머로우
남우주연상 : 벤 스틸러
여우주연상(섹시상) : 에바그린(팬심)
남우조연상 : 유해진
여우조연상 : 코비 스멀더스(팬심)
미장센상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비주얼상 : 캡틴아메리카 윈터솔저
편집상 : 끝까지 간다
시나리오상 : 헐
음향상 : 메이즈러너
음악상 : 비긴어게인

설사상 (최악의 작품상) : 300 제국의 부활
변비상 (노잼상) : 타짜2
발연기상 : 신세경
Eternity
14/12/28 13:00
수정 아이콘
비긴어'게이'...
취향이 좀 독특하신 거 같네요..
암튼 존중합니다.
아이고 의미없다
14/12/28 13:49
수정 아이콘
앗.. 이건 다른 영화입니다.
마흔 살까지 여자한테 인기 없던 한 남자가 취향을 바꿔서 새로운 시작을 하는 상상을 하는데.. 그게 또 현실이 되고... -_-;;
마스터충달
14/12/28 13:02
수정 아이콘
뭐 저도 놓친 영화가 많은걸요. 이동진이 뽑은 올해의 영화 중에 못본 영화가 반이더라고요.

사실 이 글의 메인 컨텐츠는 작품 선정이라기 보다는 선정 과정의 토크였습니다.
저희가 뭐 권위가 있는 평론가도 아니고, 영화 보는 시각도 그들에 비하면 상당히 대중적이고요.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게 재밌어서, 그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 글이었거든요.

사실 관객의 입장에서 객관성은 별 의미 없다고 봐요.
나에게 좋은 영화가 결국 좋은 영화니까요.
아이고 의미없다
14/12/28 13:57
수정 아이콘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세 분이 겹치는 부문이 많은 것을 보면 어느정도의 보편성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인것 같습니다.
사실 저한테는 아주 노잼인 영화도 너무 탁월한 영화도 많지 않은데 그런 점 때문에 타인들의 공감대를 얻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암튼 세 분의 토크도 잘 봤습니다. 다 흥미로웠지만 저도 남자라 이전 게시물의 하단부가 제일 재미있었습니다. 껄껄껄.
14/12/28 13:33
수정 아이콘
정말 재미있게 가는지 모르고 읽었습니다. 저도 나름 제 의견을 펼쳐보면,

금똥상 : 나를찾아줘
은똥상 (감독상) : 노예12년
똥상 (꿀잼상) : 엣지오브투모로우
남우주연상 : 치에텔에지오포(노예12년)
여우주연상 : 심은경(수상한그녀)
남우조연상 : 조진웅(끝까지 간다)
여우조연상 : 제니퍼로렌스(아메리칸허슬) - 제니퍼로렌스의 매력에 완전 푹 빠지게 만든, 고마운 영화입니다.
미장센상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비주얼상 : 인터스텔라
편집상 : 끝까지 간다
시나리오상 : 나를찾아줘
음향상 : 인터스텔라
음악상 : 비긴어게인

설사상 (최악의 작품상) : 빅매치
변비상 (노잼상) : 해적
발연기상 : 신하균(빅매치) - 그냥 오버 팍팍! 만화같이 보여지고 싶었나본데 참 오글거리기만 하더군요.
오쇼 라즈니쉬
14/12/28 13:47
수정 아이콘
보이후드 관심 없었는데 평가가 좋군요. 보고싶어지네요
New)Type
14/12/28 14:04
수정 아이콘
올해 극장에서 약 60여편을 봤는데 상당부분에서 제 생각과 의견이 일치하는군요. 크크
그리고 국내 올해 결산에서 뽑는 좋은 영화, 배우들이 내년 아카데미 수상 예상작이랑은 안겹치는 이유가,
수상 버프 받고 개봉하려고 아직 국내 개봉 안한 영화가 많은것도 크죠.

여튼 보이후드, 액트 오브 킬링은 극영화, 다큐영화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걸작이라는 면에서 확실히 동감합니다.
여우 주연상은 오스카는 스틸 앨리스의 줄리안 무어가 유력하다고는 하는데, 저도 올해 감상한 작품만 따지면 로저먼드 파이크가 최고였어요.
여우 조연상은 저도 그렇고, 뭐 아카데미도 패트리샤 아퀘트가 유력한 후보더군요.
감독상도 무조건 리차드 링클레이터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보이후드의 모든 기획은 링클레이터가 아니였으면 불가능했죠).
링클레이터는 스크린에 세월을 담는 법을 아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개봉작중에 손에 꼽히는 남주 연기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의 두 배우이긴 했으나... (이미 오스카 상을 받아버렸죠 크크)
이들을 빼면 확실히 좋은 연기를 보여준게 디카프리오였죠 (아카데미 취향의 영화가 아니긴 합니다만)
편집상은 나를 찾아줘를 꼽고 싶네요. 영화를 퍼즐처럼 자유자재로 부리는 핀처의 경지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노잼상 + 발연기는 우는 남자와 '곤' 역의 장동건을 꼽습니다.
여인이 행해야 할 복수의 카타르시스마저도 자기 연민에 빠져서 지가 스스로 행동하고 '난 용서 받을거야' 식의 행동이 스토리적으로도,
그리고 과잉된 연기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고, 몰입도 하지 못하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아직은 미개봉작이 많지만, 아카데미 시즌쯤 가서 누가 받을것인가를 놓고 예상하는 것도 재미있을거 같네요
마스터충달
14/12/28 14:09
수정 아이콘
아... 수상 버프 받으려고 개봉시기를 늦추는 영화들도 있군요.

그나저나 영화를 정말 많이 보시네요... 60편을 다 극장에서 보셨다니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패트리샤 아퀘트를 같이 밀어주셔서 고맙습니다. ㅠ,ㅠ 섹시함만을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이 외로웠어요.
Eternity
14/12/28 14:17
수정 아이콘
아니, 이분.. 섹시함만을 추구하다니요..-_-;; 제 나름의 신중한 선정이 이렇게 호도되나요?!-_-+
다만 존리님은 진정 섹시함을 추구하는 게 맞아보이기도 합니다. 그 한결같음과 진정성은 인정하게 되더라구요.
New)Type
14/12/28 14:18
수정 아이콘
보이후드의 마지막 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유력한 후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12년간 한 역할을 매년 15분씩 그 캐릭터의 감정을 다시 잡아나가며 연기를 한다는게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14/12/28 14:3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만은 끝까지 간다가 상을 못받은게 살짝 아쉽네요..!
마스터충달
14/12/28 14:38
수정 아이콘
편집상하고 남우조연상에는 이름을 올렸습니다.
사실 선정만 적게 됐었다 뿐이지 그날 대화에서 가장 핫한 영화 중 하나였습니다.
정말 재밌는 영화였어요.
Eternity
14/12/28 14:46
수정 아이콘
제가 편집상을 줬습니다^^
올 해 한국영화 중 가장 잘 빠진 작품 중 하나죠.
Hwantastic
14/12/28 14:36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저도 최고의영화로 보이후드를 꼽고 싶어요.

시간을 체험하는영화랄까... 12년간의 촬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올해 개인적인 탑5 는 보이후드, 나를찾아줘, 끝까지간다, 캡틴아메리카, 인터스텔라네요
사티레브
14/12/28 14:53
수정 아이콘
전 다이버전트를 아이맥스에서 봤음 ^^.......
Starlight
14/12/28 14:54
수정 아이콘
쾌변상이 없다는게 참 아쉽네요...내년엔 추가되리라 믿겠습니다..

저는 올해 최고는 액오킬 꼽고 싶네요.
이 영화를 처음 보고 딱 느낀점은 정치적,역사적 디스토피아 같았어요. 우리나라의 모습과 비교해봐도 참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또 철학적으로도 영화의 내용이 단순한 한 아시아 후진국 얘기같지만, 확장해보면 역사속에 있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고 느꼈거든요.
영화를 그렇게 많이 안찾아보는데, 올해따라 기대작도 많고 시간도 많고(...)해서 이것저것 봤는데 액오킬이 최고였던것 같네요.
14/12/28 15:05
수정 아이콘
끝까지 간다는 똥줄상 주고싶습니다. 진짜로 뚱줄타서..
내년엔 1박 2일로 이브날 외국영화, 크리스마스 당일엔 한국영화로 얘기해주세요~흐흐
구밀복검
14/12/28 15:20
수정 아이콘
<액트 오브 킬링>, <허>, <보이후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우리가 들려줄 이야기>,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이 정도를 재미있게 봤네요. 한국 영화에서 굳이 꼽자면 <한공주>와 <족구왕> 정도고.
그 외에 <인사이드 르윈>이나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모스트 원티드 맨>,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 정원> 정도까지는 볼만했다고 생각하고요.
<철의 꿈>은 취향이 많이 갈릴 수는 있으나 한국 현대사, 나아가 인류의 역사를 지극히 영화적인 방식으로 간결하게 잘 처리했다고 보고
<끝까지 간다>나 <나를 찾아줘>, <그레이트 뷰티>, <천주정>, <킬 유어 달링>, <레고 무비>, <아메리칸 허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등은 훨씬 위대해질 수 있었으나 그렇지 못해 아쉽습니다.
<비긴 어게인>은 좀 까고 싶은 작품이고..(이런 것이 2014년의 독립영화를 대표해버리다니;)

그러나 전반적으로 볼 때 2013년의 <더 헌트>나 <그래비티>나 2012년의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2011년의 <그을린 사랑> 같은 [우리 시대의 고전]들로 남을 작품들의 레벨에 견줄 작품은 없지 않았나 싶네요. 애니메이션으로 봐도 2013년엔 <주먹왕 랄프>가 있었고... 한국 영화를 기준으로 해도 재작년의 <범죄와의 전쟁> 생각하면 뭐..<신세계>를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올해엔 그 정도 레벨도 드물었다 싶네요.
마스터충달
14/12/28 22:58
수정 아이콘
<비긴 어게인>이 독립영화라고 하기에는... ㅠ.ㅠ
구밀복검
14/12/29 00:32
수정 아이콘
그러니 개판이라고 할 밖에요. SF의 대표가 스타워즈가 되고 메탈의 대표가 본 조비가 되고 무협의 대표가 묵향이 되는 격이죠.
김연아
14/12/29 12:59
수정 아이콘
독립영화가 상업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정말 문제는 영화 스스로가 진정성 진정성 진정성 노래를 한다는 거죠.....
과연 진정성이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따져보고 싶긴 합니다만, 어쨋거나 영화에서의 진정성은 흔히 우리가 생각하게 되는 걸 말하는데,
영화는 대놓고 전형적인 상업적 음악 영화의 코드를 따르고, 그 좋다는 노래 역시 별다를 것 없는 대중음악인데,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
구밀복검
14/12/29 15:04
수정 아이콘
같은 생각입니다. 사실 '탐욕스럽고 피상적인 주류'와 '외면받지만 진정성 있는 비주류'라는 도식 자체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낡디 낡은 것이고 마이너와 힙스터 감성에 호소하는 얄팍함을 떨쳐버리기 어려운데, 게다가 이 영화는 외면받지도 진정성 있지도 않았고 외려 탐욕스럽고 피상적이기까지 하니까요. 홍대여신류를 가지고 대중음악을 공격하는 우스꽝스러움을 지극히 헐리우드적으로 표현했죠.
김연아
14/12/29 16:48
수정 아이콘
홍대여신류를 가지고 대중음악을 공격하는 우스꽝스러움의 헐리우드적 표현.
그야말로 잘 요약된 촌철살인이네요 크크. 댓글추천하고 싶습니다.
캐스퍼
14/12/28 18:27
수정 아이콘
영화로 올 한해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글이라서 정말 좋네요

2014년 1월부터 오늘까지 본 영화 정리해보니

겨울왕국,인사이드 르윈,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노예12년,아메리칸 허슬,모뉴먼츠 맨,,캡틴 아메리카2,달라스 바이어스 클럽.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300: 제국의 부활.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그녀.말레피센트.엣지 오브 투모로우.가디언즈 오브 갤럭시.혹성탈출2,

비긴 어게인,닌자터틀,,모스트 원티드 맨,메이즈 러너,프랭크,루시,씬시티2,보이후드,나를찾아줘,인터스텔라,퓨리,헝거게임3,덤앤더머2,인투더스톰

남자가 사랑할때,역린,인간중독,하이힐,우는남자,신의한수,군도,해무,타짜2,마담 뺑덕,국제시장

총 42편이네요 외화 31편 국내 11편(국내 영화보다는 외화를 좀 더 선호하다보니 국내 영화 본 것도 어쩔 수 없이 지인들에게 끌려서 간 영화들밖에...그래서 곳곳에 지뢰들이...)

올해 저의 영화들을 뽑아 봤습니다.

금똥상 : 나를 찾아줘
(인터스텔라는 놀란에게 기대한 만큼 얻었다고 생각했고,나를 찾아줘는 핀처에게 기대한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은똥상 (감독상) : 보이후드
(이런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똥상 (꿀잼상) :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뭐랄까 대놓고 미친영화!!!)
남우주연상 : 매튜 맥커너히(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레오 형 동쿠라이...)
여우주연상 : 로저먼드 파이크(나를 찾아줘)
(amy친년)
남우조연상 : 자레드 레토(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에 출연한 두 남배우를 알게 되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여우조연상 : 스칼렛 요한슨(그녀)
(목소리만으로 훌륭합니다.)
미장센상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아름다워...아름답지않아야 하는 장면이 아닌데도 아름다워)
비주얼상 : 인터스텔라
(그래 이거지!)
편집상 : 나를찾아줘
(그냥 짧게 무슨 생각해?)
시나리오상 : 그녀
(이제 우리도 시리와 농담따먹기도 가능합니다.)
음향상 : 인터스텔라
(믿고 듣는 한스짐머)
음악상 : 프랭크
(i love you all)
설사상 (최악의 작품상) : 신의한수
(할말없음)
변비상 (노잼상) : 메이즈 러너
(할말없음)
발연기상 : 정우성(신의한수)
(할말없음)
14/12/28 22:01
수정 아이콘
올해만큼 한국영화에서 독립영화랑 상업영화 괴리감이 심하고, 독립영화에서 더 좋은작품 많았던 적이 없었는데,
외국영화랑 일괄하니 묻히는게 아쉽네요. 한국영화도 따로 다뤄주세요!
마스터충달
14/12/28 22:57
수정 아이콘
외국과 일괄해서 국내 영화들이 아쉽게 놓진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솔직히 <끝까지 간다>가 엄청나게 해 먹을 수 있었는데
王天君
14/12/29 10:48
수정 아이콘
점점 심해지는 것 같아요. 상업영화 쪽에서는 작가 주의가 정말 완전히 소멸해버린 느낌. 역으로 작은 규모의 영화들은 그런 걸 열심히 살리구요.
루크레티아
14/12/29 10:05
수정 아이콘
똥 같은 시상 잘 읽었습니다 크크크크
전 올 해 최고의 영화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을 꼽고 싶네요.
14/12/29 10:42
수정 아이콘
그레이트 뷰티가 빠진게 약간 서운하네요~
재밌게 봤는데 크크
김연아
14/12/29 13:10
수정 아이콘
올해 개봉영화 기준인가요?

전 이분들이 안 한 명장면을 대신해서 3개를 꼽아드리고 싶군요.

1.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아델과 엠마가 엠마의 집에서 약 20분 동안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

2.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조단 벨포트가 나오미를 완전히 꼬셔내는 장면

3. 님포매니악 vol 2.
그러니까 여기까지....
14/12/29 14:09
수정 아이콘
방황하는 칼날은 책으로 읽었을 때는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는데. 영화는 그만 못한가 보네요.
singlemind
14/12/29 23:36
수정 아이콘
못본게 많네요 끝까지간다 보이후드 액트오브킬링은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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