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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2/02 15:08:09
Name 구름이가는곳
Subject [일반] (음슴체 주의) 군복무 시절 츤데레했던 선임 이야기
경어체는 뭔가 내용과 잘 어울리지 않아서,, 음슴체 양해바랍니다. 귀찮아서 그런것은 아니고 불편하시다면 수정하겠습니다.





본인은 최전방 영외중대에서 군생활 했었음

문득 오늘 날이 춥다보니 선임이었던 한 사람이 생각남..



문득 생각나는 그때 이야기

1.

혹한기훈련을 하러 가는데 그 당시 온도가 -15도 정도. 나와 그 선임은 둘다 병장짬이었음

훈련 출발하러 가기까지 얼마 안남았는데 갓 일병단 행정병 하나가 그 선임(px병)을 찾아옴

찾아온 이유가 방한장갑을 행정반에 놔뒀는데 누가 가져가버렸다고 지금 살수있냐고 물어보러..(사실상 제발 사게해달라) 온거였음

유도리있는 사람이라 어지간해선 그런거 다 들어주는데 그때 곧 출발이라 도저히 불가능했음

어쩔수없이 그 일병애는 그냥 돌아가는데 불러세움

다른 장갑이라도 없냐 물어보고 주변에 있던 애들들한테 여분장갑 있냐고 물어보는데 대부분 방한장갑 비싸니까 하나씩 뿐이고 다른 장갑들은 이미 여기있거나 저기있거나 해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음

그리고 그 츤데레선임이 자기 장갑 벗어줌

그 일병애는 어버버버하며 아니라고 괜찮다고 하는데

"괜찮긴 뭐가 괜찮냐 미x놈아 이 날씨에 근무 잠깐가는것도 아니고 1주일동안 훈련가는데 맨손으로 어떡할꺼냐" 하면서 자기 장갑 벗어줌

본인은 맨손. xxx 병장님은 그러면 어떻게 하십니까 물어보니 이게 장갑보다 더 따뜻해 하면서 주머니에 손꽂고 훈련출발하러감



2.

나랑 그 선임 둘다 이등병 생활관에 있을때 신병들이 왔음

4명이 같이 왔는데 그 당시 겨울. 보급병 진짜 바쁨,거기에 중대창고에 남는 침구류가 다 더러운거. 그래서 빨아서 말리고 다음날부터 쓸수있었음

나랑 그 선임 둘다 초번근무라 끝나고 내려와서 같이 라면먹으려고 라면 챙기는데 그 신병4명이.....

한겨울은 아니지만 초겨울이었는데 그냥 침상위에서 베개만 배고 1명 모포만 덮은 1명 매트리스위에서 1명 쌩으로1명 이렇게 자고있었음

얘네는 침구류없어도 자대 갓 전입온 신병이라 뭐가뭔지 모르겠고 막상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하니 그냥 조용히 그러고있었던거임

그거 보고선 그 츤데레선임 본인 모포,베개+일병생활관가서 모포1개 빌려와서 자고있는 애들 위로 조용히 덮어줌

그리고 자기는 잘때 매트리스위에서 세면백 베개로 삼고 야상 덮고잠.

일어나서 그 신병들이 이거뭐지? 하고 주기보고 아 빌려준거구나 알고 감사하다고 돌려주니 아무렇지 않은듯 자기 자리에 놔두고 담배피러감

3.

이것도 이당시 둘다 이등병일때

타 소대에 좀 따 당하는 신병이 있었음

체구도 작고 자대 전입올때부터 깁스하고 와서 목발짚고 다녔음. 이것때문에 뺑끼친다고 찍혔는데 얘 성격도 성격이고 긴장도 많이하고 해서 그 소대에서 + 동기들 사이에서도 어울리지를 못함

그러다  얘 생일이었음

본인도 생일인지 몰랐고, 저녁때까지 아무도 선물로 과자하나는 커녕, 말도 안검

츤데레선임이 평소에도 하도 못어울리니까 말걸면서 장난도치고 얘기도 나누고 했었음

소시간 가까워지고 본인 빨래개고 있는데 그때 캔음료랑 소시지+과자였나 조촐하게 들고와서 얘한테 덤덤하게 줌. 그러면서 생일축하한다고

그때 좀 놀랐던게 그 캔음료하나 먹을거두개 줬는데 애가 눈이 촉촉해지면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감격함


4.

그 선임이 운전병도 했었는데(영외중대라 사람이 없어서 이 소대원들은 이거저거 다했음)

운행 나가면 가끔씩 편의점에서 음료수 3~4개씩 사와서 소대 안가리고 주로 짬 안되는 지나가는 애들 부름

그리고 당시 한여름이었는데 산 시원한 핫식스같은거 딴 사람들 몰래 먹으라면서 챙겨줌

부대 분위기가 자기소대후임들만 챙기는 그런거였는데, 이 선임은 소대안가리고 후임들 다 챙겨주고 그랬음


5.

본인과 몇몇 일이등병끼리 창고에서 무거운 박스 나르고 있었음

진짜 무거웠음. 둘이 드는데도 덜덜덜. 헉헉대면서 나르고 있었는데

그 선임 동기들이랑 작업끝내고 담배피면서 쉬고있었음

그러다 박스 나르고 있는데 표정 진짜 힘든거 보고나선 가장 짬 안되는애가 그나마 덜무거운거지만 혼자 낑낑거리며 들고오고 있는거

가서 같이 들고 행정반까지 갖다줌.

이게 뭐 대단한 일이냐 할수있겠는데 당시 우리부대 분위기와. 그 선임 짬같은걸 생각해보면 쇼킹했음

6.

이건 좀 츤데레는 아니고..

강아지를 되게 잘 다뤘음

한번 잡종 중간크기의 개가 부대에 들어옴. 얘가 안쓰는 시설에 자리잡아서 그냥 놔뒀는데 애들이 점점 괴롭힘. 그러니 당연히 얘가 사나워져서 조금만 자기한테 해를 끼치려하는것같으면 으르렁거림 그러면 또 이 멍멍이놈이? 하면서 때림. 무한반복
그래서 얘가 사람만 보면 피하고 다가오거나 무슨 제스쳐하면 적대적인 자세를 취했는데

뭔가 이 선임은 오글거리는말인데 사랑으로대한다는느낌? 자기우유 나눠주고 짬 남으면 취사병이랑 친하니 버릴거 얘챙겨주고 찢어진보급내복 얘잘때 쓰라고 갖다놓고.. 그러니 얘도 마음을 열고 이 선임 따름. 어느 수준이었냐면 밤 12시에 이름 부르면자다가 목소리듣고 200미터거리 뛰어와서 꼬리흔드는 그런.


또 그 선임 당직근무 중인데 짬 되는 사람들이 군기?잡으려고 별거 아닌걸로 좀 갈구고 그런게 있었음

그러다 개인정비시간에 뭐 트집잡을거 보이면(어디가는지 말판 옮기는걸 까먹는다던가, 사이버지식정보방 다 하고 종료시간 안쓰거나등)

걔 찾아가서 잡았다 이놈하면서 탈탈 털고 그랬는데, 츤데레 선임은 걔가 정말 고의로 그런게 아니고 괜찮은 애면 내가 써준다고 가라고했다가 까먹었다. 말판 행정반 바쁘니까 옮기지 말고 그냥가라고 했다 등 실드쳐줌

악질 선임들이 좀 있었는데 군생활내내 이건아니다,이건 이게 맞다싶은건 자기욕먹는건 전혀 신경안쓰고 고치려함


가끔씩 금요일밤에 소대원 몇몇끼리 회식(배달음식)하면 한사람당 만원씩 내는데 그 선임이 돈 거둬서 주문한거 오면 계산하는데

신병이나 막내급한테 만원 도로돌려주고 너는 이거 다다음주 신병휴가때 나가면서 맛난거사무라고 다시 돌려주고 자기가 걔꺼 내주고 그럼

그러면서 본인은 평소에 애들 사주고하니 자기 뭐 사먹는 돈은 아꼈음


그 외에도 짜잘한거 많음

다른 부대 사람이 우리부대 파견오면 말할 사람도 없고 외로우니 먼저 말걸어주고 잡지보라고 챙겨주고, 주말에 경계근무자들 밥 못먹었는데도 짬 안되니 px에서 라면좀 사면 안되냐고 말 못꺼내고 있는데 자기가 먼저 데려가고, 타소대 사람 생일이면 생일축하한다고 말은해도 뭐 사주진 않는데 캔음료 한개라도 사주곤 했음.

사람이 둥글둥글하고 재밌기도해서 간부랑 타소대 선,후임들이랑도 잘 어울리곤했음. 남 먼저 생각해주는 그런것도 있었고 뭔가 사교성?이 좋았음. 남 얘기 잘들어주고 공감해주고

군대에서 좋은사람 나쁜사람 아픈사람 많이 봤는데 이 사람은 좀 특이했음

분대장같은역할은 싫어하지만 은근히 챙겨주고 남들 안볼때 좋은 일하는 그런 스타일이었음. 담배피는 곳에서 누가 쓰레기 버리고가면

자기꺼 버리면서 가져가서 버리고,  포상휴가 준다고 하면 자기 후임 밀어주고.

그리고 전역하는날 본인 야상 깔깔이 깔바지까지 다 주고감

보통 전역하면서 이런저런거 주긴 하는데 야상이랑 깔깔이는 가져가기 마련인데 저것까지 주고간 사람은 군생활하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음



어쩔땐 호구 아닌가? 하는 생각 들정도의.. 근데 호구는아니었음 똘똘했고.. 뭔가 천성이 착한 느낌







날이 되게 추워서 밖에 나갔을때 손이 얼었는데 문득 그때가 생각나서 써봤네요

이제 겨울날씨인데 감기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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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성
14/12/02 15:14
수정 아이콘
결말이 앙그 하길 바랬는데 아니라니...
Frameshift
14/12/02 15:17
수정 아이콘
츤데레가아니라 데레데레.. 크크
멋진분이네요 저런게 하면 좋은줄알면서 실행하기 힘든데 멋집니다
써니는순규순규해
14/12/02 15:22
수정 아이콘
츤이 없어요..
14/12/02 15:24
수정 아이콘
좋은 분이네요.
큰곰웅끄
14/12/02 15:26
수정 아이콘
멋진 분이네요.
14/12/02 15:28
수정 아이콘
좀처럼 보기 힘든 분이네요, 멋진 사나이었군요.
Homepage
14/12/02 15:28
수정 아이콘
용개형급을 기대했는데 그냥 천사네요
Darwin4078
14/12/02 15:50
수정 아이콘
데레데레한 사례는 이정도로 됐고.
자, 이제 츤츤한 사례를 적어주시죠.
14/12/02 15:55
수정 아이콘
별로 츤할것도 없네요;;
azurespace
14/12/02 16:03
수정 아이콘
그냥 착한 사람 아닌가요 츤이 없는데? 크크크
14/12/02 16:04
수정 아이콘
멋있네요 저렇게 살아야하는데
스테비아
14/12/02 16:10
수정 아이콘
나만큼 군생활 호구로 했던 사람은 없을 줄 알았는데... 하긴 전 좋은 선임은 아니었군요;
저런 분들이 나가서 잘 돼야 세상이 살만할텐데 꼭 잘 되셨기를 바랍니다.
14/12/02 16:15
수정 아이콘
아니 어디가 츤인지 찾으려고 다 읽었는데 츤이 없네요 그냥 데레데레하고 멋지신 분인듯
잭윌셔
14/12/02 16:18
수정 아이콘
진짜사나이네요
즐겁게삽시다
14/12/02 16:36
수정 아이콘
저도 가장 존경하는 사람을 군대에서 만났습니다. 다시 보고 싶은데 지금은 외국에 나가계시네요.
사악군
14/12/02 16:57
수정 아이콘
진짜 츤을 못찾겠네요. 흐흐 좋은 분을 만나셨군요~
14/12/02 17:40
수정 아이콘
츤이 없네요 진짜 착하신 분인듯.
오직니콜
14/12/02 21:52
수정 아이콘
데레데레네여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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