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12/02 00:44:16
Name 靑龍
Link #1 http://smh2829.blog.me/209335571
Subject [일반] <삼국지> 곽가의 손책의 죽음에 대한 예측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먼저 곽가전의 기록을 봅시다. 핵심과 관련되는 부분만 끌어왔어요. 

손책(孫策)이 천리 땅을 전투(轉鬭, 옮겨가며 싸움)하여 강동(江東)을 모두 차지하고는, 태조(太祖)가 원소(袁紹)와 더불어 관도(官渡)에서 서로 대치한다는 것을 듣고 장차 장강을 건너 북쪽으로 가서 허(許)(→예주 영천군 허현)를 습격하려 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모두 우려하니 곽가가 그를 헤아리며 말했다, 
“손책이 이제 막 강동(江東)을 아우르며 죽인 자들은 모두 영호(英豪), 웅걸(雄傑)들로서 능히 남으로 하여금 사력을 다하게 만드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손책이 경박하여 이를 방비하지 않으니 비록 그에게 백만의 무리가 있단 한들 중원(中原, 들판 한가운데)을 홀로 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만약 자객(刺客)이 매복해 있다가 공격하면 한 명을 대적할 수 있을 뿐입니다. 내가 보기로는 그는 필시 필부(匹夫)의 손에 죽을 것입니다.”  
손책이 장강에 임하였다가 미처 (장강을) 건너기 전에 과연 허공(許貢)의 객(客)에게 죽임을 당했다. [1] 
[1] (전략...) [배송지가 이르길] 곽가 또한 본전(→여기 곽가전)에서는 곽가가 ‘손책이 경박하여 필시 필부의 손에 죽을 것이라 헤아렸다’고 칭하였으니 실로 견사(見事,사정을 헤아림)하는데 밝은 자로다. 그러나 자신이 상지(上智, 매우 높은 지혜를 가진 이)는 아니어서 그가 몇 년에 죽을지는 알지 못하였다. 이제 허(許)를 습격하려던 딱 그 해에 손책이 죽은 것은 아마도 일이 우연히 들어맞은 것이리라.


라고 배송지는 단지 우연일 뿐이다라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조익 또한 22사차기의 순욱곽가이전부회처(순욱과 곽가의 두 열전에 억지로 갖다붙힌 부분)에서 갖다붙힌 거라고 쓰고 있지요. 

근데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배송지나 조익은 대학자로 감히 저같은 아마추어가 깎아내릴수는 없겠지만 그들도 사람이기에 모두 맞진 않겠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배송지는 정사 삼국지에 엄청난 사료들을 첨가해놔서 산일된 자료들을 정사 삼국지의 주석으로 그 면면을 알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전 집록자 배송지는 엄청나다고 생각하지만 논평자 배송지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배송지의 논평을 보면 감정적으로 평가한 부분이 곳곳에 있는데 예를 들면, 심배는 장렬한 열사라서 우물에 숨을리 없다라고 단정한 부분 등이죠. 
조익같은 경우는 차형주지비에서 유비는 형주를 빌리지 않았다고 하는데, 유비가 토지를 빌렸다는 것은 정사에서 그 근거들이 보이거든요. 

곽가가 손책의 죽음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누들스님께서 쓰셨던 곽가는 안기부장이었다라는 글의 요지처럼 곽가가 무슨 공작을 펼쳐 그럴수도 있었다는 것은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조조와 손책은 사돈을 맺은 관계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당시 곽가의 관직이 사공군좨주였으니 이같은 모략을 할만한 충분한 여건이나 배경이 가능했구요.  
조금은 다른 제 생각으로는 허공은 조정으로부터 정식 임명 절차를 밟은 관원이니만큼 허도에 연락을 취하여 조정을 장악한 조조의 직속 참모인 곽가는 미리 동태를 파악한 것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듭니다. 손책은 강남 지방의 정식관원들을 몰아내고 무력으로 점거한만큼 명분에선 좀 밀리는 형국이었으니 다른 호족들도 속으로는 자신이 힘만 있으면 강남을 차지할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지요. 손책도 그것을 알았기에 허도를 습격하여 헌제를 모셔와 명분을 얻을 생각을 한 것일테구요. 손책이 강남에서 호족들을 죽이고 명성이 있던 우길 등을 죽인 것은 당시 강남 토착호족들의 반발이 심하여 손책의 기반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한 것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제 생각은 곽가가 예언자라서 손책의 죽음을 맞췄다거나 우연히 맞췄거나 아니면 억지로 갖다붙힌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기록에는 보이지 않지만 무슨 공작을 벌였거나 아니면 당시 강남 토착호족의 분위기를 분석하여 정확히 예측한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곽가전의 다른 기록을 보더라도 곽가는 운에 의지하여 예측을 하는 것이 아니고 냉철하게 철저히 상대를 분석하는 스타일의 모사라는 생각을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걸스데이
14/12/02 08:47
수정 아이콘
우연이었다에 한표
곽가가 공작을 했다는 기록이 없고, 손책 정도의 세력가를 암살하겠다는 계획은 조조의 허가가 떨어져야 할 수 있다고 보니 기록이 남았을 거라 봅니다.

조조도 받은 암살 위협을 손책도 받을 것이다 라고 예측하는 것이 과연 강남호족 분위기를 분석해야 나올 수 있는 것인가도 의문
14/12/02 11:01
수정 아이콘
일단 원술/손책 이전의 양주자사 진온과 진우가 조조와 교류가 있었고(조조가 서영에게 박살나고 양주자사의 허락을 얻고 단양으로 가서 모병함.), 단양태수였던 주흔 또한 그러하였던 것을 보면 양주의 호족들은 기존 원소/조조 라인과 교류를 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요.

손책의 양주로의 진공은 조정에서 정식으로 임명받았던 조정관원들을 축출함과 동시에 원술로부터 명령을 받고 움직인 것이기도 하니 원소/조조 라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었기도 하죠.

또, 손책이 우길을 죽인 것은 자신의 세력이 아직 양주에 뿌리내리지못한 것을 반증하는 일화이며, 오군태수였던 허공의 습격으로 결국 죽음에 이르렀던 것은 양주 호족들의 지지를 공고히 얻지 못했다는 것을 뜻합니다.
14/12/02 11:40
수정 아이콘
더욱이 손책사후 손권의 사촌형인 손보조차도 조조에게 투항하려 한 것을 보면 종실에 대한 결속히 완전하지못하고 손가의 강남에 대한 지배권은 부실했던 상태였으며 적벽에서 승리한후에 안정되기시작하고 손권이 황제에 오른후부턴 확립했다고 볼수 있거든요
RedDragon
14/12/02 09:02
수정 아이콘
저도 우연이었다에 한표. 손책의 아버지 손견도 전장에서 최선봉에 무리하게 서다가 단명한 감이 있는데, 손책의 스타일은 아버지보다 더했죠.
그게 병사들 사기 진작면에선 좋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기에 이정도 예상은 가능했다고 봅니다.
만약 안터졌다면? 그럼 아님 말고~ 가 되는거였겠죠? 크크
구밀복검
14/12/02 09:12
수정 아이콘
창세기전 시리즈의 죠엘 흑막설을 듣는 듯 싶군요.
맞춤법지적봇
14/12/02 09:25
수정 아이콘
우연이었다는데 한표.
14/12/02 09:50
수정 아이콘
우연이건 아니건간에 일단 곽가의 손책에 대한 말은
예언이라기보다는 손책이 강해서 그에 대해 우려하는 자리에서 '걘 필부한테 죽을 것' 이라고 한 것이라 뻥카나 비하를 통한 위로/분풀이 같은 어법에 가깝다고 봅니다.
마치 군대나 회사에서 사람들끼리 모여 인성 더러운 사람 뒷담화 할때 '걘 인성쓰레기라 평탄히 못갈 듯' 이런 식으로 거들어주는 화법;
스푼 카스텔
14/12/02 10:52
수정 아이콘
역시 현장에 계셔서 그런지 늬앙스를 잘 아시는군요!!
14/12/02 13:39
수정 아이콘
지피셜 크크크
사티레브
14/12/02 10:26
수정 아이콘
전 기록에 남길정도로의 예측이었다면 기록에 그 발언이 남았다는게 우연이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생각해서 계략의 결과였다는데에 한표

아니면 진수가 곽빠였거나 하지만 진수가 곽빠던가?

뻔히 양면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 군벌의 최고위 책사나 그들의 일군이 한면을 간과해도 되는 이유를 단순 우연에 기댄다는게 상식적이지도 않고 곽가 개인이 손책의 암살을 계획하고 크킹2에서처럼 음모를 모집해서 손책과 관계가 나쁜 사람들을 모집해서 암살을 주도했는지는 사료가 없으니 단언은 못해도 저 발언이 근거없는 발언일리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어쨌든 대 원소전에서 조조와 순욱에게 4가지 이유의 승리이유를 예측하는걸로 봐서 단순 우연은 아니겠죠 우연성 발언을 정사에 싣는것도 넌센스고
닭이아니라독수리
14/12/02 10:46
수정 아이콘
계략이라 하기에는 너무 무리한 추측이 많은 것 같아서, 우연에 한표
저 신경쓰여요
14/12/02 12:34
수정 아이콘
뭐 우연은 우연이겠지만, 적어도 곽가가 뜬금없이 "손책 이 노오오옴! 너는 필부의 손에나 죽을 졸장부야!" 한 것도 아니고, "이러이러한 이유로 필부의 손에 죽을 것"이라고 말한 게 들어맞은 셈이니 예측이라고 할 만하죠. 원래 성공한 예측은 예측으로 남지만 실패한 예측은 뻘소리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흐흐
Helix Fossil
14/12/02 13:40
수정 아이콘
백프로 우연이요. 좀 의미부여해주자면, 어머니들이 "니 그렇게 촐싹대다가 다리라도 부러질거다"하다가 정말 다리 부러지는 정도?
원시제
14/12/02 13:53
수정 아이콘
곽가가 계략으로 손책을 죽인거죠.

그리고 유비는 무력으로 관우와 장비를 제압한 당대제일의 이도류 보유자구요. (키리토?)
14/12/02 17:24
수정 아이콘
?
14/12/02 17:50
수정 아이콘
여포랑 제갈량 추가요
유비한테 3대 맞으면 죽고나서도 따를 수밖에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1862 [일반] <삼국지> 문추? [22] 靑龍6844 15/11/05 6844 0
61643 [일반] [축구] K리그 챌린지 간략 소개 [27] 잠잘까6673 15/10/23 6673 15
61335 [일반] [야구] KBO 포스트시즌 일정外 [12] 이홍기5846 15/10/05 5846 0
59995 [일반] [K리그] 전북 이근호 임대 영입 / 조영철 울산 이적 임박 [11] ChoA4378 15/07/24 4378 0
59108 [일반] 소싯적에 수학 좀 하셨습니까?...(정답 공개 및 문제 추가...--;;;) [28] Neandertal6194 15/06/16 6194 1
58841 [일반] 뜨거운 놈...흘리는 놈... [20] Neandertal5649 15/06/07 5649 16
58424 [일반] <삼국지> 누런 두건을 쓴 사람들, 삼국시대의 서막을 열다 [9] 靑龍5220 15/05/25 5220 2
58323 [일반] [KBL] 충격과 공포의 FA 시장...... [45] ll Apink ll7027 15/05/20 7027 1
58228 [일반] [KBL] FA 우선협상이 종료되었습니다. [32] ll Apink ll4119 15/05/15 4119 0
58069 [일반] <삼국지> 리중텐 삼국지강의, 김경한 삼국지 서평 [12] 靑龍5527 15/05/09 5527 1
57830 [일반] 삼국지 인물들의 실제 중국어 발음 [33] 군디츠마라49246 15/04/28 49246 10
57082 [일반] <삼국지> 영웅들의 시대. [7] 靑龍5365 15/03/20 5365 3
56981 [일반] 우리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보자... [18] Neandertal7979 15/03/14 7979 10
56557 [일반] 러스트 프로그래밍 언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61] 랜덤여신31425 15/02/14 31425 8
56373 [일반] K리그는 호구인가 [25] 주먹쥐고휘둘러5303 15/02/04 5303 3
56027 [일반] 삼국지 3대 팬덤 정리 [103] 발롱도르14326 15/01/18 14326 1
55908 [일반] 삼국지의 오래된 떡밥들 [49] 발롱도르12799 15/01/12 12799 2
55643 [일반] 구로다 히로키. 일본 유턴 [41] wish buRn11540 14/12/27 11540 0
55201 [일반] <삼국지> 곽가의 손책의 죽음에 대한 예측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16] 靑龍7780 14/12/02 7780 0
55197 [일반] 후한말 사대부 사회의 성격과 조조시기의 부화 (부제 : 공융의 부화사건) [7] 靑龍4965 14/12/01 4965 3
54883 [일반] 파이로프로세싱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방안에 대하여 [34] 14785255 14/11/14 5255 4
54011 [일반] 우리를 간손미라고 부르지마라... [44] Duvet16673 14/09/28 16673 3
52654 [일반] 걸그룹 덕후들에게, 엠넷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52] Leeka9709 14/07/10 970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