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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17 16:59:18
Name 라라 안티포바
Subject [일반] [바둑] 라라의 바둑이야기 27. 이른바 11/17 대첩, LG배 8강 리뷰.
[1]
안녕하세요. 매번 0.5~1.5 개월가량 바둑글 하나씩 연재하던 라라안티포바입니다.
이번엔 글 쓰는 주기가 무진장 짧아졌는데, 그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LG배 8강전이 치뤄졌는데, 오늘 글을 쓰지 않으면 도저히 못 배길 것 같아 씁니다.
그리고 삼성화재배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놓쳤던 소식들도 있어,
새 이야기라기보다 지난글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의미로 엄청 짧은 텀입니다만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시작하기 전에, 지난 글을 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직전의 글을 링크하도록 하겠습니다.

[링크] 라라의 바둑이야기 26. 삼성화재배 4강 3번기 리뷰 및 LG배 8강 프리뷰.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54911

[2]
LG배 8강 대진, 예측 등은 지난글 마지막에 있으니 간단하게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대국은 동시에 치뤄졌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시간에 따라 리뷰를 할 수는 없으므로
대국이 빨리 끝난 순서대로 리뷰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끝난 대국은 [김지석 vs 퉈자시]의 대국입니다.
한국랭킹 2위김지석  vs 지난 LG배 우승자 퉈자시.
상대전적은 김지석 선수의 3:0 우세로 저는 김지석 선수의 우세를 점쳤죠.


김지석 선수가 백, 퉈자시 선수가 흑입니다.
일단 중앙 백 넉점만 타개하면 백이 나쁠게 없어보입니다. 좌상에 백이 2선 발발긴게 눈에 띄네요.


바둑TV 김성룡 해설은 퉈자시 선수의 대응에 의아해합니다. 귀를 다 파먹혀서 실리로는 말도 안되게 뒤지는 상황...


흑 의도는 백 석점 끊겠다는 것이구요. LG배 수순중계 목진석 해설은 좀 보수적으로 봤지만,
김성룡 해설은 저 돌이 잡힐 돌이라며 퉈자시 선수의 작전에 코웃음을 치더군요.


경쾌한 백의 행마


흑은 붙여가며 물어봅니다. 오른쪽으로 받으면 좌상이 상처받고, 왼쪽으로 받으면 벽을 쌓아 공격하겠다는 생각.


일단 백이 좌상을 지켜 차단이 되긴 했습니다. 벽이라고 보기는 좀 민망하네요. 단수도 듣고 있고...


목진석 해설은 백의 밀어간 수에 기겁을 합니다. 이건 손빼도 살았는데? 니가 공격할 수 있으면 공격해봐, 난 살 자신 있어 라고하는
김지석 선수의 패기라고...참, 목진석 해설은 바둑TV에서는 말도 차분하고 해설에도 드립을 잘 안 섞는 편인데,
인터넷 해설을 하니 해설 스타일이 확 달라지더군요. 제가 본 인터넷 해설중에 가장 재밌었습니다.
역시 키보드를 잡으면 사람이 달라지는 흔한 한국남자 목진석...!!


퉈자시 선수는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잡으러 갑니다. 김성룡 해설은 이것도 비웃었습니다. '아니 이렇게두고 잡혔다고 하는건 너무 웃기죠'
그만큼 퉈자시 선수가 비세를 감안하고 아마추어들이 자주하는 승부수를 걸어간 셈이죠.


백이 자체적으로 안형이 풍부하게 나오는 모양.


퉈자시 선수의 불꽃치중 들어갑니다.


모양 정리하고 김지석 선수의 역치중.


아이고 흑 망했어요...
좌중앙 흑과 중앙이 바꿔치기가 됐는데, 집으로 워낙 대차라 그정도로도 백이 충분한 모양샙니다.
결국 여기서 퉈자시 선수가 돌을 던졌습니다. 19회동안 'LG배는 연속우승이 없다' 는 징크스를 퉈자시 선수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최근 삼성화재배 결승진출로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김지석 선수의 승리! 상대전적도 4:0으로 이정도면 한끼식사 수준입니다.
진짜 요즘 김지석 선수, 대국 내용이나 결과가 물이 오를대로 올라있습니다. 괜히 이세돌 선수가 꼽은 '나를 이을 차세대 본좌' 라고 평한건 아닌가 봅니다.

삼성화재배 결승진출 이후, 김지석 선수가 궁금해져서 이것저것 찾아보았습니다.
과거에 조훈현 선수가 김지석 선수 어릴적에 이창호 선수에 이어 2대 내제자로 들인 적이 있는데, 1주일만에 끝났다고 합니다. 당시 조훈현 선수의 딸이 대학생이라 집에 들이기 뭐해서란 썰도 있었습니다만, 그랬으면 애시당초 들이지 않았겠죠(...) 김지석 선수가 생각보다 바둑공부를 등한시하고, 놀기를 좋아했다는게 정설입니다.

그리고 유부남이라고 하네요. 그것도 무려 3년차...24세에 결혼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교수, 어머니가 약사로 반상의 엄친아로도 유명하다고 합니다.

[3]
다음은 [박정환 vs 천야오예] 대국입니다.
두 선수는 올해 세계대회에서 엄청나게 붙었죠. 올해 6번기를 둔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전체 상대전적은 박정환 선수가 한참 밀려있다가, 지난 천원전 우승으로 10:9로 박정환 선수가 역전한 구도입니다.
일단 올해만 5번을 붙었는데, 이번이 6번째 대결이고 7국은 춘란배 8강이 될 예정입니다. 올해 전적을 보면요.

7/24 바이링배 16강 박정환 승
8/09 국수산맥배 한중단체전 1라운드 천야오예 승
8/10 국수산맥배 한중단체전 2라운드 박정환 승
9/24 박카스배 한중천원전 제1국 박정환 승
9/26 박카스배 한중천원전 제2국 박정환 승

올해는 스코어가 4:1로 확실히 압승, 최철한 선수처럼 천적->역천적의 구도인데다,
천야오예 선수 최근 중국랭킹도 9위로 올해 초 2위인데 비해 엄청나게 떨어졌습니다.

잡설이 길었는데, 리뷰 시작합니다.


박정환 선수가 흑, 천야오예 선수가 백.
동시에 빵따냄이 터졌습니다. 일단 흑의 중앙 콘크리트 벽이 굉장히 단단하네요. 게다가 우하 백이 싹 잡혀서 실리로 밀리는 그림도 아닙니다.


밀고, 막고, 젖히고, 이단젖히고, 단수치고, 잇고, 늘고...전형적인 아마바둑의 모양새인데요. 박정환 선수 입장에서야 한쪽 벽이 더 생겼으니 이득입니다.


천야오예 선수 입장에서는 중앙 흑 어딘가를 막연하게 들어가야하는데, 일단 득을 보며 들어가겠다 생각하여 붙여서 물어봅니다.


박정환 선수는 의외로 쉽게 받아주고, 천야오예 선수는 다시 한 번 집으로 버티는 수를 둡니다.
김성룡 해설은 박정환 선수가 한번 더 가일수를 하면 그때 들어가겠다, 지금 들어간다면 박정환 선수가 큰 자리만 싹싹 차지해도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합니다.


박정환 선수가 상변을 젖혔는데, 천야오예 선수가 한번 더 버텨갑니다. 한번 더 가일수해라, 난 거기서 타개하는걸로 승부보겠다 하는 의지.


근데 무난히 중앙이 집될거같은데...


흑집이 부숴졌다고 보기는 좀 민망합니다. 게다가 상변 흑 한점 살려나오는 맛까지.


우변과 연계해서 수를 내겠다는 천야오예 선수.
수가 안 나면 밑에 흑 한점 뻗어서 오히려 백돌을 보태준 꼴이니 말이 안되죠.


근데 우변 조이기 들어가니까 수가 안납니다.


결국 패가 났고, 박정환 선수는 좌우변 양쪽을 싹다 차지하고 중앙을 내주는 대바꿔치기가 일어납니다.


우상귀 패는 덤


결국 무난하게 흐르다 천야오예 선수가 던집니다. 이때 형세기 돌려보니 21집반 유리...
박정환 선수, 올해 있던 모든 기전 4강진출, 3연속 4강 진출입니다!
역시 바둑갤러리가 인정한 하부리그의 최강자(...) 과연 이번엔 마의 4강의 벽을 돌파할 수 있을까요.
일단 박정환 선수의 대국 내용이 너무 원사이드했고, 그 내용이 박정환 선수가 이기는 전형적인 패턴이었습니다.
초반 포석에서 우위를 점하고, 그 우위에서 수상전이나 별다른 승부수가 나오지 않고 무난하게 바르는 양상.
박정환 선수가 약점이 없는 선수라고 하는데,
저는 박정환 선수를 만능형보다 상향평준화된 포석에서 자신만의 감각으로 한발 더 앞서가는 포석능력을 쳐주고 싶네요.
최근 50수 이하에서 박정환 선수가 포석에서 밀린 적은 백령배 4강 커제 선수와의 대국밖에 본 기억이 없습니다.
반면 중요한 대국에서 지는 경기는, 비세에 몰려있던 상대가 마구 흔들어가면서 뜬금없는 곳에서 수상전이나 승부수에 걸려
강수로 맞받아치다 수읽기에서 실패, 대패하는 양상이 많이 그려졌었는데요.

일단 현재까지 한국 선수 2승, 제 예측도 2승입니다.

[4]
다음은 [박영훈 vs 셰얼하오] 대국입니다.
LG배 16강전만해도 분위기가 암울하기 그지없었던 박영훈 선수, 최근 명인전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 흐름을 탔고
셰얼하오 선수는 중국 국가대표 소년단에 속한 98년생 신예선수입니다.
명인전 이동훈 선수와의 결승전도 그렇고, 박영훈 선수는 신구대결의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많네요.


박영훈 선수가 흑, 셰얼하오 선수가 백.
흑이 좋았던 흐름에서 어째 이상해져갑니다. 좌변 흑대마 패가 걸리는 모양새.


결국 패는 흑이 졌는데, 대신 흑은 다 싸바르고 중앙과 하변에 이르는 거대한 땅을 차지하겠다는 고구려의 후예다운 패기를 발산합니다.
그러고보니 박정환 vs 천야오예 대국도 중앙 콘크리트 벽을 보며 목진석 해설이 '랜드마크를 건설했다' 라는 얘길 했는데,
순간 모두의 마블이 떠오르더라구요. 랜드마크 건설!


셰얼하오 선수도 하변 살겠다고 발버둥 쳤지만...귀 좀 내주고 싸그리 잡아버렸습니다.


흑 넉점 소소하게 잡긴 했지만...말 그대로 소소함


결국 끝내기에서도 별게 없으니까 돌을 거뒀네요.
이때 형세기 돌려보니 흑 5집반 우세...반면으로 거의 비슷했단 얘긴데요.
와 한국선수 3승입니다! 최철한 선수만 힘내주면...
한국 전승...한국 선수들로 도배된 4강...
와...!!

[5]
마지막, [최철한 vs 판팅위] 대국입니다.
제가 예측한 3국이 모두 맞아떨어진 가운데, 이 대국은 제가 유일하게 중국기사의 손을 들어줬던 대국이네요.
상대전적 5:1 최철한 우세이지만, 최근 최철한 선수 엄청난 부진을 겪고 있습니다.


최철한 선수가 흑, 판팅위 선수가 백입니다.
흑이 우상을 잡긴 했습니다만, 상중앙 백 모양이 거대하고 흑은 엷어 맛이 나쁜 곳이 많습니다.
최철한 선수의 비세.


바둑 격언에도 있죠. 두점 머리는 두들겨라!
아이고 아프네요 ㅠㅠ
백이 좌상 흑의 삼삼침투를 무시하고 흑의 약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습니다.


비세를 느낀 흑의 승부수입니다. 백돌 중 유일하게 약한 하변 두점 백을 잡아버리겠다는 속셈.


중앙 두점까지 줘가면서 벽을 쌓으며 자연스럽게 흑의 약한돌도 보강한 최철한 선수
이제는 백 두점의 사활이 승부수가 되겠는데요.


최철한 선수 강하게 씌워갑니다.
최근 승부지점에서 느슨하게 타협해가면서 승부호흡을 맞추지 못했던 바둑을 자주 보여줬던 최철한 선수입니다만...
이번에는 확실하게 강수로 승부호흡에 맞춰갑니다.


안형을 확실하게 없애며 강하게 둬가는 최철한 선수
다만 백돌이 탄력이 풍부합니다.


얼핏봐도 하변 1집, 우변 1집으로 두눈은 날 것 같은 모양샌데요.


일단 패 만드는데 성공


패는 해소됐고, 흑은 팻감으로 좌상을 선수로 돌파합니다.


집으로 큰자리 쾅쾅 두번 두면서 버티는 최철한 선수 (좌하 날일자-삼삼)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패를 걸어갔어요!
이렇게되면 판팅위 선수가 치받은 자리가 좀 이상한데요.


승부패가 성공한 모양샙니다. 흑은 살아가면서 좌변 백집을 되려 뺏어버렸고, 백은 중앙 흑돌 잡으면서 살면서 타협.


모양이 얼추 정리되자 흑이 남기는 모양새로 확정되는 분위기
한국 선수 전승이 머지 않았습니다...!!


최철한 선수 끝내기의 묘수를 보여줍니다.
백입장에서도 젖혀잇고 손빼면...


이렇게 패가 되는데, 백 입장에선 완전 손해인 꽃놀이 패이지만 비세인 판팅위 선수는 어쩔 수 없이 패를 버팁니다.
저기 패 말고는 더 해볼곳이 없죠.


하지만 결국 돌을 거두는 판팅위 선수
최철한 선수, 간만에 '독사'라는 자신의 별명답게 불리한 바둑을 끝까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합니다.
최철한 선수의 마지막 합류로 한중전 4전 4승, 4강 한국 4명이라는 최고의 결과를 맞이합니다.

작년 2013년 6월 12일 한국 선수들이 모조리 패배하며 8강이 중국 6, 일본 2로 한국 선수들이 전멸했던 6/12의 치욕이 아직도 생생한데,
오늘 11/17 대첩은 그야말로 살수대첩처럼 중국 선수들을 싹 쓸어버렸네요.

한발 늦은 바둑TV는 지금 3국 중계 끝내고 마지막 최철한 vs 판팅위 대국 중계중입니다.

[6]
이 글을 쓰고있는 사이 LG배 4강 대진이 나왔습니다.
[박정환 vs 박영훈], [최철한-김지석]
앞의 대국은 최근 국내기전에서 명인전 4강에서 있던 대진이었죠. 3번기였는데 박영훈 선수가 1국 반집, 2국 불계, 3국 반집으로
2회의 반집신공으로 승리, 이후 이동훈 선수까지 3:1로 물리치며 명인에 올랐습니다.
최철한-김지석은 올해 초 GS 칼텍스배 결승전 대진이고, 김지석 선수가 3:0으로 대국 내용이나 결과가 모두 완승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최철한 선수 슬럼프의 시작이었죠.

개인적으로 박정환 vs 김지석, 박영훈 vs 최철한의 4강을 기대했습니다. 또래들간의 승부이기도 하죠. 한국랭킹 1위와 2위의 격돌,
그리고 송아지 삼총사의 일원 중 두 사람의 대결...
LG배 4강은 단판인지 19일에 잡혀있더군요. 그때는 불판을 열어볼까 생각중입니다.
오늘 불판을 열지 않은 것을 후회하긴 하는데, 사실 늦잠을 자서 처음부터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 참, 깜박한게 있어서 내용 추가합니다.
한국이 6년동안 중국 선수들의 대한국 전초기지화 되었던 LG배 탈환에 성공했네요.)

[7]
이세돌 선수가 해설한 이세돌 vs 구리 10번기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책 가격이 4만원이라, 타이젬이나 여타 사이트에서 책값 비싸다는 성토가 많더군요.
뭐 요즘 책도 비싸고, 10번기라는 기념비적인 이벤트에 두 선수 네임밸류를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비싼 가격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한국 바둑계가 팬덤이 상당히 엷어져서...얼마나 팔릴지는 좀 의문이네요. 그런면은 아쉽습니다. ㅠㅠ

[8]
한국 바둑리그 포스트시즌이니, 잠깐 언급해볼까 합니다.
일단 박정환 선수가 1지명인 티브로드가 10승 4패로 여유롭게 1위로 진출,
강동윤 선수가 1지명인 CJ가 9승 5패로 2위, 김지석 선수가 1지명인 Kixx가 8승 6패로 3위,
그리고 나현 선수가 1지명인 정관장이 7승 7패이지만 승점에서 앞서며 가까스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습니다.

나현 선수의 경우, 초상부동산배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2연승을 거두며 초상부동산배 단체전 승리를 캐리했었구요.
그 후 정관장 김영삼 감독이 1지명으로 뽑는 모험적인 엔트리를 선보였습니다...만,
시즌성적 5승 9패로 상당히 부진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2지명, 3지명이 9승 4패씩 거두며 캐리하는 덕택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구요.

준플레이오프 1차전, Kixx vs 정관장에서 이번에도 역시나 나현 선수는 패배...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주면서
3:2로 가까스로 승리했습니다.

일단 이번 시즌 이야기 나오는걸 보아선...지명 순위에 비해서 부진했던 조한승, 이창호, 목진석 세 선수는 확실하게 지명이 떨어질듯 하네요.
한국 바둑리그를 보면, 아직 중국 신예들에겐 못 미치나 한국 바둑계도 착실하게 세대교체가 진행중입니다.
그 급류에도 살아남고 있는 이세돌, 최철한, 박영훈 세 선수가 정말 대단하죠. 중국에서 비슷한 나이대에 그정도 경쟁력을 갖춘 선수는 구리 선수 정도밖에 없습니다. 중국기전 결승 진출한 박문요(파오원야오) 선수나 이번에 백령배 결승에 진출한 추쥔 선수가 있긴하나,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세계대회 우승전력이라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 신예들이 중국 신예들에 비해 올드 선수들을 제낄만큼의 경쟁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긴 합니다.
한중랭킹 TOP 30위권 선수중 90후 세대가 한국은 3명, 중국은 7명에 세계기전 우승자만 따져도 한국은 박정환(93) 뿐인데
중국은 스웨(91), 저우루이양(91), 퉈자시(91), 장웨이제(91), 판팅위(96), 미위팅(96), 거기에 백령배 결승진출한 커제(97)까지
이미 중국 바둑계를 이끄는건 90후 세대들입니다.

[9]
오늘만큼은 국뽕에 마음껏 취해봐야겠네요. 흐흐...이게 얼마만에 한국 독식입니까.
이세돌 선수 10번기 자전 해설 책 발간 소식을 놓쳐 그러잖아도 LG배 4강이 끝나고 글 한번 쓰려고 했는데,
8강에서 거의 판타지급 대승을 거두어서 조금 이른 타이밍이나마 글을 씁니다.

앞으로 세계기전 일정을 짤막하게 정리하자면
하루 쉬고, 이틀 후인 19일 LG배 4강전이 있습니다.
11월 28일부터 12월 3일까지 농심배 6~10국을 진행하며,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삼성화재배 김지석 vs 탕웨이싱 3번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때 박정환, 김지석 선수가 살아남은 춘란배 8강이 진행되고, 27일에 4강이 진행되네요.
아...이번 크리스마스때는 할 일이 생겼군요. 개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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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dris
14/11/17 17:04
수정 아이콘
김지석은 공부 많이 안하고 놀면서 하는데 그 정도면...헐...뭐 저 동네에서 많이 안한다의 기준은 일반적인 기준이 아니겠지만요...
라라 안티포바
14/11/17 17:21
수정 아이콘
근데 사실 김지석 선수가 오랫동안 잠룡이었다는 점만 봐도...
어떻게보면 재능은 박정환급, 혹은 그 이상인데 너무 늦게 포텐이 터졌다는 측면에서는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더라구요.
애플보요
14/11/17 17:23
수정 아이콘
사실 잠룡이라고 하기도 애매한게 세계대회 우승 타이틀만 없었을뿐 국내에서도 거의 박정환 제외하면 천적이 없고 꽤나 고승률을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랭킹 2위도 꾸준히 수성중이구요. 작년 상금만 4~5억대 찍은걸로 알고 있습니다.
라라 안티포바
14/11/17 17:27
수정 아이콘
김지석 선수의 또래인 강동윤, 천야오예 선수에 비해서는 두각을 드러내는 타이밍이 늦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천야오예 선수도 우승이 늦어서 그렇지, 2006년에 이미 LG배 결승에 진출해서 구리 선수와 패권을 다퉜었구요.
강동윤 선수도 2009년에 후지쯔배 우승했었는데, 김지석 선수는 2012~2013년도가 되어서야 국내기전을 휩쓸기 시작했구요.

요즘은 재능 있는 선수가 노력이 받쳐주니 확실하게 성적으로 나온다는 느낌입니다.
소신있는팔랑귀
14/11/17 17:25
수정 아이콘
결혼이 신의 한 수가 된거죠. 결혼하고나서 바둑을 대하는 자세가 더욱 진지해졌다더라고요. 역시 남자 철들려면 처자식이 있긴 해야 하나봐요. 내 짝은 어디에... ㅠㅠ
14/11/17 20:21
수정 아이콘
제생각에도 그런것 같아요. 결혼하더니 성적이 굉장히 좋아진것 같습니다. 역시 남자는 결혼을 해야...
소신있는팔랑귀
14/11/17 17:15
수정 아이콘
우승 확정이라니!!!!! 아자 으허.... 크크크크크크크
라라 안티포바
14/11/17 17:22
수정 아이콘
진짜 오늘은 스타1 프로토스빠 입장에서 3.3 혁명을 본 기분입니다.
국뽕에 취하네요...크흑 ㅠㅠ
손오공
14/11/17 17:18
수정 아이콘
일일이 다 캡쳐해서 올리신건가요?
정성이 상당하시네요.
타이젬 바둑알 바둑돌 맞나 모르겠네요.
라라 안티포바
14/11/17 17:22
수정 아이콘
아...넷마블입니다. 제가 타이젬은 안 써서요. ^^;;
일일히 캡쳐하는게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바둑 기보는 게임 리플보다 왔다갔다하는게 자유로운 편이라서요.
그리고 리뷰를 하면서 프로 기보를 한 번 더 되새기게 되고, 해설을 더 집중해서 보게 되니까
저한테도 어느정도 득이 되더라구요.
손오공
14/11/17 17:27
수정 아이콘
캡처 + 업로딩이라
업로딩도 여간 귀찮은게 아니라서 .
저는 기보 제대로 본지도 한참된거 같은데;;
유료회원 아니면 수순보는것도 귀찮은거 같아서
바둑 둬본지도 한참 됐네요 흐흐.
랍상소우총
14/11/17 17:23
수정 아이콘
방금 라라님 글보고 기사보고 왔네요.
자세한 글 감사합니다^^

확실히 탑투는 정점을 못찍어서 그렇지 평균적으론 최강이네요. 최철한, 박영훈 사범은 얼마만에 세계대회 4강인지 모를정도로 오랜만입니다.
사실 박영훈 사범이 더 오랜만이긴해요. 원성진 사범이 세계대회 마지막 송아지 불꽃을 태운건 아닐까 염려했는데 다시들 살아나니 기분이 좋습니다.

개인적으론 김지석 사범이 춘란배까지 먹으며 3관왕했음 좋겠는데 욕심이겠죠. 세계대회 꼭 한번 찍었으면 좋겠습니다.
89년생인데, 한국바둑을 이끌 천재라고 불렸던 거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 많았죠. 대기만성이라는 원성진 사범보다 4살이 어린데, 11년에 원사범이 우승했었으니 지금 우승해도 기대에 비해 늦은 우승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었으니 한 번에 다 가져왔으면 좋겠어요.
라라 안티포바
14/11/17 17:34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삼성화재배부터 LG배-춘란배까지, 김지석 본좌로드의 갈림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프로기사 전성기 나잇대가 어려지고 있는 현 바둑 현실 속에서, 김지석 선수는 정말 실력을 커리어로 환산하기 바쁜 상황인데
최근 삼성화재배-LG배를 보면
큰 무대에서의 믿음은 김지석 선수가 박정환 선수보다 앞서더군요.

사실 늦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20대 이하 기사들중에 세계대회 2회 이상 우승한 선수가 없기 때문에
포텐이 터졌을때 확실하게 쓸어담으면 김지석 선수가 한국 바둑계를 잇는 본좌라인에 한자리 차지하는것도
가능하다는 설레발도 살짝 해보네요.
애플보요
14/11/17 17:24
수정 아이콘
오늘 정말 기분좋게 바둑볼맛 났던 하루 네요. 특히 최철한 바둑은 외줄타기 하는듯 아슬아슬하면서도 뭔가 저렇게 판을 어지럽히면서 형세를 뒤짚어엎는게 뭔가 경이롭더군요.
소신있는팔랑귀
14/11/17 17:27
수정 아이콘
천적은 천적이네요.크크 요새 분위기도 안좋았는데, 이걸 계기로 다시 살아나길!!
왕삼구
14/11/17 17:27
수정 아이콘
재밌는 글 잘봤습니다. 오랜만에 좋은 소식이네요.
레모네이드
14/11/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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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껄 오늘 목진석사범이 바갤에 글 남겼더라고요. 기분좋은 하루입니다
물만두
14/11/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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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보면서 이렇게 맘껏 국뽕 들이킬 날이 또 올 줄은 몰랐네요 키야~~
엘핀키스
14/11/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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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그런데 흑 다섯집 반 우세면 반면으로는 흑이 열세집 정도 우세였던거 아닐까요...?!
moonland
14/11/1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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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참 맛깔나게 쓰시네요.
바둑을 좋아만하지 잘 알지는 못하는데 형세분석하는 글이 굉장히 재밌었습니다.
아리아
14/11/1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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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봤습니다
어제 바둑티비 보면서 어떤 해설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바둑에 대한 재능만큼은 박정환 보다 김지석 선수가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하길래 깜짝 놀랬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크크
14/11/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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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오늘은 한국바둑 경사날이 맞네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최철한 선수가 중요한 대국에서 승리해서 더욱 기분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독사라고 부르지만 저는 예전 쿵제 선수와의 대국에서 대마를 잡고도 계가해보니 반면으로는 비슷했던 장면이 떠올라서 개인적으로 대마사냥꾼이라는 별명을 붙여보았습니다. 최철한 선수의 오늘 대국은 하변의 돌을 사냥할듯 하면서 노련하게 다른곳에서 이득을 보고 따라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비상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늘 라라님의 리뷰에 감사드립니다.
14/11/1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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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재밌게 보았습니다.
김지석 선수 응원합니다.
바카닉테란
14/11/1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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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에 할 일 생겨서 좋네요~ 크리스마스는 바둑과 함께죠. 대학 동아리 활동할 땐 세계대회 있으면 생중계같이 보며 연구하고 그랬었는데 한동안 그런 기분 못 느끼다 라라님 덕분에 요즘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실이
14/11/1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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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 소식듣고 라라님 글 올라오길 기대했습니다.. 키야~ 오늘은 국뽕에 맘껏!
카페르나
14/11/1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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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관심 못갖고 있었는데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크... 진짜 한국 선수들만으로 4강이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나길래 타이젬 가서 기사보니 9년 만이라네요...ㅠㅠ
서지훈'카리스
14/11/19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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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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