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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09 00:17:57
Name 눈시BBand
Subject [일반] 임진왜란 해전사 - 8. 조선 수군은 어떻게 강군이 되었나
간단요약
"하나의 통영인데도 원균이 장수가 되니 군대 전체가 패망하고, 이순신이 장수가 되니 가는 곳마다 겨룰 만한 상대가 없었습니다" -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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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지휘관의 중요성은 정말 큽니다. 까라면 까는 것이 군대니까요. 병사들이 아무리 훈련이 잘 돼 있고 사기가 높아도 그들의 행동은 위의 명령에 따라야 하죠. 목숨이 순식간에 오가는 전쟁터에서 각 병사들이 명령에 따르지 않고 따로 움직이면 끝장입니다. 따라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군대든 상명하복을 기본으로 하는 거구요. 두 명의 명장보다 한 명의 범장이 거느리는 군이 더 낫다는 말도 있죠. 명령체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지휘관의 삽질 하나로 정예군이 망하는 경우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지휘관이 도망가거나 전사하는 경우에도 그렇죠. 단순히 도망갔다는 소문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구요. 정예라 해도 그럴진대 전근대시대 훈련이 안 된 군대의 경우는 더 했죠. 36계에 적을 잡으려면 왕부터 잡아라는 말(금적금왕)이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전투에서만의 문제도 아니죠. 누구나 힘들고 싫을 군대, 위에서 제대로 안 하면 그 분위기가 아래까지 다 번집니다.

1597년 정유년에 일어난 두 해전은 지휘관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정말 잘 보여준 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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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균이 통제사가 된 날 친척들을 만나며 있었던 일이 안방준의 은봉전서에 기록돼 있습니다. 안방준의 작은아버지 안중홍과의 대화죠. 원균은 이렇게 말했다 합니다.

"내가 이 직함을 영화롭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이순신에 대한 치욕을 씻게 된 것이 통쾌합니다"

안중홍은 이렇게 대답했죠.

"영감이 능히 성심을 다하여 적을 무찔러 그 공로가 이순신보다 뛰어나야만 치욕을 씻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지 그저 이순신의 직함을 대신하는 것으로 통쾌하게 여긴대서야 어찌 부끄러움을 씻었다고 할 수 있겠소"

그러자 이랬답니다.

"내가 적을 만나 싸우게 될 때 멀면 편전을 쓰고 가까우면 장전을 쓰고 맞부딪치는 경우에는 칼과 정(기름칠한 곤봉)을 쓰면 이기지 못할 것이 없소"

... 해군 함대사령관은 적과 만나면 가까우면 권총을 쓰고 멀면 소총을 쓰면 될 것 같습니다.

안중홍은 웃으면서 "대장으로서 칼과 정을 쓰게까지 되어서야 될 말인가?"라고 대답했고, 원균이 떠난 뒤엔 안방준에게 이렇게 말하며 한참이나 탄식했다 합니다.

"원균의 사람됨을 보니 큰 일을 하기는 글렀다. 조괄(유명하죠?)과 기겁(제나라의 전단에게 당한 연나라의 장수입니다)도 필시 이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

에효 -_-

그는 한산도로 가자마자 이순신의 부산포 해전에 대한 장계를 올립니다. 저번 편에서 얘기했듯 이순신을 까는 걸로 가득한 장계였죠. 그리고 그게 100% 사실이더라도 숨어 있는 적과 싸우는 게 얼마나 힘든건지, 그리고 이순신의 상선이 썰물로 좌초될 정도로 열심히 싸웠는지를 말해주는 게 됩니다. 그리고 선조가 원하는 건 최소한 이순신 이상이었죠.

3월 9일, 원균은 함대를 출동시킵니다. 괜찮은 첩보가 들어와서였죠. 당시 거제도는 중립지역이었습니다. 조선 수군도 일본군도 완전히 장악하기엔 섬이 넓었으니까요. 정유년 때는 일본군이 거제도에 나무를 베러 왔죠. 휴전 중이니 서로를 공격하지 말자는 것에 기대서였습니다.

원균은 이들을 공격합니다. 헌데 이게 또 웃겼죠. 항왜를 보내 달래고 술을 먹여서 보낸 후 뒤통수를 친 겁니다. -_-; 그런데 공격을 받은 적들이 반격, 고성 현령 조응도의 판옥선을 점령해 버립니다. 조응도도 전사했고, 판옥선에 탄 140여명도 큰 피해를 입습니다. 장계에는 바다에 뛰어들어서 구출, 죽은 사람이 많지 않다는 투로 얘기합니다만... 글쎄요.

장계에 나온 적의 수는 80명, 선조는 이를 크게 칭찬하며 원균에게 상을 못 줘서 안달이었습니다. -_-; 그런데 반전이 일어나죠. 고니시 유키나가가 직접 항의해 온 겁니다. 원균이 어디서 32명, 어디서 15명을 속여서 죽였다구요. 휴전 중인데 이럴 수 있냐는 거였죠. 피해 입은 쪽이 수를 줄여서 말할 리는 없고, 저 둘의 합계가 원균이 보낸 수급 47급으로 같습니다. 원균 쪽이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높고, 다시 말 해 나무 하러 왔다가 가는 적 32명의 뒤통수를 쳐 놓고 판옥선 한 척을 빼앗기게 된 겁니다.

... 에효 -_-

고니시는 이를 집요하게 항의합니다. 일본으로서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고니시는 계속 가토를 악역으로 만들면서 자기는 열심히 전쟁 막으려 하는데 조선에서 먼저 공격했다는 식으로 밀어붙입니다. 아직까지 화친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던 명은 여기 넘어가서 조선에 따지고 들었구요. 이게 4월까지도 계속되면서 원균에 대한 포상은 흐지부지됩니다. 애초에 상은 무슨 벌 줘야 될 일인데 말입니다.

물론 명도 일본에 끌려다니기만 한 건 아닙니다. 명에게도 시간이 필요했으니까요. 여름부터 일본군의 증원이 계속 확인되면서 명군도 다시 조선에 투입됩니다. 명량해전까지도 그 수가 많이 부족하긴 했지만요.

아무튼 일본이 계속 항의하던 3월 29일, 원균은 문제의 장계를 올립니다.

"신이 해진에 부임한 이후, 가덕도·안골포·죽도·부산을 드나드는 적들이 서로 거리가 가까와서 성세는 서로 기대고 있는 것 같으나 그 수가 수만에 불과하니 병력도 외로운 듯하고 형세도 약합니다. 그중 안골포·가덕도 두 곳의 적은 3∼4천도 차지 않으니 형세가 매우 고단합니다. 만약 육군이 몰아친다면 주사(수군)의 섬멸은 대쪽을 쪼개듯이 쉬울 것이요, 그 뒤로 우리 군사가 전진하여 장수포 등처에 진을 친다면 조금도 뒤를 돌아볼 염려가 없게 됩니다. 날마다 다대포·서평포·부산포에서 병위를 드날려 보인다면 회복의 계책이 거의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고 서로 버티며 날짜만 보낸다면 한 해를 넘어서지 못하여 우리 군사가 먼저 지치게 됩니다. 그리하여 내년에 더욱 심하고, 그 다음해는 더더욱 심할 것인데 군사가 쇠잔하고 군량이 고갈된 뒤에는 비록 지혜로운 자가 병력을 움직이려 해도 어떻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우신(愚臣)의 망령된 생각에는 우리 나라 군병이 그 수가 매우 많아서 노쇠한 자를 제하고 정병을 추리더라도 30여 만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늦봄인데다 날씨가 가물어서 땅이 단단하니 말을 달리며 작전을 할 때는 바로 이 때입니다. (후략)"

... 정말 어리석은 놈의 망령된 생각입니다.

조선 육군이 30만이고 일본군에 선공을 걸 수 있었다면 임진왜란은 정말 임진년에 끝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임진년에도 안 된 걸(그 때 17만이었죠) 이 때 할 수 없었죠. 실제로 이 때 육군은 명군을 보조하는 위치 정도밖에 하지 못 했습니다. 그런데 30만?

안골포는 적의 후방 중의 후방, 그리고 가덕도는... 에 뭐 갈 순 있을 겁니다. 거제도에 적이 별로 없으니 거가대교 타고 가면 되겠죠.

... 조선시대에 말입니다.

그냥 자기는 싸우기 싫다는 얘기죠.

비변사에서는 '아 뭐 30만명... 가덕도는 섬... 원균이 생각이 좀 부족한 모양인데 그래도 싸우려는 의지는 있네요. 도원수 권율이랑 도체찰사 이원익에게 일단 말해보죠?' 뭐 이런 태도로 나섰고 선조도 '안 될 것 같은데 말해도 괜찮긴 하겠다'고 나옵니다. 얼마나 떨떠름했을까요? (...) 물론 권율과 이원익은 말도 안 된다고 나섰죠. 수군이 출동해야 된다면서요.

이 대립이 6월까지 이어집니다. 승자는 권율이었죠. 기본적으로 통제사는 도원수의 휘하였고, 선조 역시 수군이 먼저 뒤를 쳐주길 원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균은 계속 권율의 명령을 거부했구요. 선조는 권율의 편을 들어주었고, 권율은 자신이 직접 사천까지 가서 출동을 명령합니다. 한편 이원익도 남이공을 직접 한산도로 보내서 출동을 독촉했구요. 이러니 원균도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이 때 원균에겐 이미 134척의 배와 13200의 병력이 있었습니다. 이순신 때와는 달리 병력이 참 많이도 모였습니다. 이러고도 40여척의 배가 더 만들어지고 있었고, 조정에선 제석산성을 지키던 5천명을 수군에 더 지원해 줍니다. 칠천량 해전까지 도착한 건 1천명 정도였지만요.

1597년 6월 18일, 원균은 드디어 출동합니다. 실록에서도 '드디어 가덕도 앞바다로 향했다'고 적고 있죠. 얼마나 말을 안 들었으면 -_-;

그 결과는 시원찮았습니다. 안골포를 공격해 적이 도망간 배 2척을 얻었고 또 가덕도의 적들을 공격해 빈 배를 뺏긴 했습니다. 하지만 안골포를 공격하니 가덕도의 적이, 가덕도를 공격하니 안골포의 적이 공격해오는 상황이 지속됐죠. 이 과정에서 평산포 만호 김축이 부상당했고 보성 군수 안홍국이 전사합니다. 김축 역시 부상이 컸는지 이후 해전에선 만호를 대신해 대(代)장 정응두가 참전했죠.

하릴 없이 돌아온 원균, 하지만 윗선에서 그걸로 만족할 리가 없잖습니까.

다음 출동은 7월 4일로 추측됩니다. 이것이 '한산의 무너짐', 칠천량 해전의 시작이죠.

처참한 패전이라 잘 안 다뤄져서 그렇지 -_-; 몇 가지 기록에서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날짜부터가 조금씩 달라요. 그리고 좀 크게 엇갈리는 게 있죠. 난중잡록에는 원균이 곤장을 맞은 날을 7월 11일 곤양으로 잡고, 그 이유를 부하들만 보내고 자기는 한산도에서 머뭇거려서라고 적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12척이 떠내려가고 20척이 깨진 해전은 원균의 직접적인 패전은 아닌 것이죠. 문제는 저 12척이 떠내려간 걸 명백히 원균의 지휘로 이어서 적는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이걸 11일 이후로 잡자니 난중일기와 김완의 해소실기에서 명백히 10일 이전으로 나오죠.

한편 징비록에선 원균이 곤장을 맞은 걸 가덕도에서 깨진 후로 잡고 장소도 고성으로 잡습니다. 이 경우라면 권율이 원균의 소식을 빠르게 듣고 빠르게 불러서 빨리 때리고 빨리 가라고 독촉한 것이죠. 이럴 경우 칠천량 해전 전날 원균이 '그냥 죽자'고 할 정도로 모든 걸 포기했던 게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권율이 정말 빠르게 움직여야 된다는 것과 다른 기록들과 상충된다는 문제가 있죠.

이거이거 이순신이 빠지니까 디테일이 바로 부족해지죠? :) 이거 날짜 따질 때도 보통 난중일기에 기록된 걸 기준으로 잡습니다. 이순신은 군관들에게서 그 때 그 때 소식을 거의 바로 들을 수 있었고, 그걸 매일마다 일기로 남겨 뒀으니까요. _-)b 한편으로 마침 부산에 있던 종군승 케이넨의 일기가 있어서 이걸로 교차검증을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웬만하면 곤장은 11일에 맞았고 원균이 처음부터 같이 출동했다는 걸로 (좀 뭉뚱그려서) 얘기하는 편입니다. 뭐 패전이니까 굳이 깊게 연구할 필요도 없는 모양이니까요. -_-; 이민웅 교수의 임진왜란 해전사에서는 난중잡록에서 원균이 출동 안 해서 곤장 맞았다는 것에 따르구요. 소설 임진왜란에서는 저게 혼동이 아니라 독립성이 있다고 판단, 11일과 15일에 곤장 두 번 맞았다고 설정합니다. 이래저래 생각해 봤습니다만, 이 글도 후자 쪽을 따르겠습니다.

자... 아무튼... 출동한 다음 어떻게 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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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7일, 경상우수사 배설과 복병함대 (각 수영에서 판옥선 지원받았죠) 를 이끈 김완은 다대포까지 진격, 적이 도망간 배 8척을 불태우고 군량을 약탈합니다. 여기까진 좋았죠. 이어 원균이 이끄는 본대와 합류, 부산포로 가다가 대마도에서 건너오는 적 수송선 600여척과 마주칩니다. 원균은 신나게 돌격을 명했고, 일본군은 도망갔죠. 그런데 정신없이 쫓다가 너무 멀리 가 버렸고, 물마루를 넘어 돌아오기 힘들 때에야 회군을 명합니다. 하지만 다들 너무 지쳤고 역류를 거슬러 오다 12척이 표류되죠. 이 중 5척은 무사히 돌아옵니다만, 나머지 7척은 서생포까지 표류해서 상륙했다가 적에게 당합니다.

9일, 다시 부산포 앞바다로 가자 적선 1천여척이 나옵니다. 물량공세였죠. 케이넨의 일기에 보면 이 날 나선 건 시마즈, 초소카베, 하치스카 등 육군 영주들입니다. 정말 급박했고, 물량공세로 나온 모양이죠. (총대장 도도 다카토라 얘기는 다음편에서 하죠) 난중일기엔 이 날 20여척이 깨졌다고 하고, 실록에서는 이 날 싸움에서 군졸들이 겁 먹어 화살 한 번 쏘지 못 했다고 적습니다.

적이 아무리 많이 나왔다 해도 이해하기가 정말 힘든 해전이죠. 조선 수군도 충분히 많았는데 말입니다. 일단 적이 뜬금없이 적극적으로 나왔고 그 수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게 컸겠죠. 뭐 이해하려고 하면 이해 못 할 건 아닙니다.

+) 뭐 저 20여척이 다 깨진 게 아니라 그냥 20여척으로 구성된 (배설이나 김완의) 함대가 깨진 걸수도 있고, 7일에 12척 표류한 거랑 합쳐서 계산한 걸수도 있긴 합니다만

이렇게 큰 피해를 입고 한산도로 돌아옵니다. 분노한 권율은 원균에게 직접 곤장을 치며 (보통은 휘하 군관들을 대신 때립니다) 다시 출동을 시킵니다.

이번 출동에서는 일본군도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았고, 그냥 대치만 하다 회군한 모양입니다. 문제는 회군 과정에서 나왔죠. 가덕도에 배를 대고 나무를 베러 갔는데 적이 공격해 온 겁니다. 이에 원균은 상륙한 4백여명을 놔두고 도주합니다.

권율이 이 소식을 듣고 곤장을 한 번 더 때렸다면 (혹은 11일이 아닌 이 날 곤장을 때린 거라면) 이후 원균의 행동이 이해가 갑니다. 시간상으로 이 때는 선조의 명령이 도착할만할 때거든요.

“적병이 비록 해안에 나누어 점거하고 있으나 군량을 조달하고 병사를 보충하는 길은 바다에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주사(수군)를 적이 무서워하니 부대를 나누어 번갈아 나가 바다에 왕래하면서 적의 보급로를 끊는다면 이는 곧 적의 허점을 공격하는 것임과 동시에 요해처를 장악하는 것이니 현재의 계책으로는 이보다 나은 것이 없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것은 제장들이 명령을 잘 이행하지 않아 부득이 출병하였다가 오히려 앞을 다투어 돌아옴으로써 크게 형세를 이루어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지금 양 총병의 분부가 이와 같으니, 접견할 때 문답한 내용을 자세히 거론하여 미리 도체찰사와 도원수에게 하유하되 시급히 전일 분부한 대로 주사의 제장을 엄하게 독려하는 한편 기회를 살펴가며 도모하여 기회를 잃어 대사를 그르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7월 10일, 비변사의 건의입니다. 선조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뢴 대로 시행하라. 원균에게도 아울러 말을 만들어 하유하기를, ‘전일과 같이 후퇴하여 적을 놓아준다면 나라에는 법이 있고 나 역시 사사로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라.”

7월 15일이라면 권율에게 이 명령이 도착했을만한 때고, 권율이 급히 원균을 부를 이유도 충분히 되는 것이죠.

원균이 믿을 건 조정, 특히 선조의 신임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 하나만으로 이렇게 버텼죠. 하지만 이제 그는 끈 떨어진 신세일 뿐이었습니다. 자포자기한 원균은 장수들을 불러 이렇게 말하죠.

"적세가 이 모양이니 아무래도 지탱할 수 없다. 하늘이 우리를 돕지 않으니 어찌하랴. 오늘의 일은 일심으로 순국할 따름이다."

이에 배설이 갈 때와 물러갈 때를 알아야 된다면서 후퇴하자고 하자 이렇게 다그칩니다.

"죽고나면 그만이니 너는 많은 말을 말라"

아 예 뭐. -_- 조경남은 (아마도 선전관이었던 김식한테 말을 듣고) 이런 걸 감안했는지 원균이 불충한 자는 아니었다고 약간의 실드를 칩니다만... 그냥 끈 다 떨어져서 자포자기한 걸로밖에 안 보이죠. 거기다 공통적으로 보이는 술 쳐먹고 잠 든 것만 봐도 말입니다.

모르죠. 이 때 원균이 정말 한마음으로 순국했다면 그렇게 봐도 될지도요. 도망가다 죽는 게 아니라요.

7월 15일 밤, 조선 수군은 칠천량에서 밤을 보냅니다. 그들을 기다리는 게 무엇일지 상상도 못 한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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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맞춰서 이순신 있을 땐 킹왕짱이었던 수군이 원균 있을 땐 망했나를 써야겠습니다만... 걍 다음 편에 몰아서 쓸게요 ( ..)

... 유게에 올려버렸네요 ㅠ_ㅠ;;;

김연아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3
이게 왜 유게에....
양들의꿈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3
아저씨 여기서 주무시면 안되요.
태엽감는새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4
벌점후 이동 조치 하였습니다.
양들의꿈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5
크크크크크크크크크
좋아요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6
사점 사점 사점 사점~
최종병기캐리어                  클릭하면 해당 댓글의 단축주소가 복사됩니다.         신고 + 14/11/09 00:17
아저씨 여기서 주무시면 안되요. (2)

여기서 주무시면 벌점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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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벌점 안 먹겠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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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흑인대머리남캐
14/11/09 00:19
수정 아이콘
아저씨 집에 잘 들어가셨나보네~ 크크 농담이고 잘 읽었습니다:)
눈시BBand
14/11/09 00:24
수정 아이콘
크크크 감사합니다
... 술이 웬수예요 ㅠㅠ
사티레브
14/11/09 00:19
수정 아이콘
벌점 회피 성공!
눈시BBand
14/11/09 00:27
수정 아이콘
야후 >_<v
최종병기캐리어
14/11/09 00:21
수정 아이콘
아...뭔가 아깝다...
눈시BBand
14/11/09 00:27
수정 아이콘
다음엔 질게에 올려보겠습니다 (?)
좋아요
14/11/09 00:25
수정 아이콘
아쉽.....
눈시BBand
14/11/09 00:28
수정 아이콘
다음엔 겜게에 올려보겠습니다 (?)
좋아요
14/11/09 00:30
수정 아이콘
왠지 겜게는 올려도 벌점안먹을거 같아서 무효입니다

응?
눈시BBand
14/11/09 00:38
수정 아이콘
음 그럼 임진록 2 공략이라고 올릴... 아닙니다
김연아
14/11/09 00:28
수정 아이콘
처음 본 제가 신고를 안 한 탓입니다. 감사하세욧!!
눈시BBand
14/11/09 00:39
수정 아이콘
크크 그대로 신고하셨으면 오히려 유게에 어울리게 되지 않나요?
... 그래도 벌점은 싫어요 ㅠ_ㅠ)
피아니시모
14/11/09 00:31
수정 아이콘
세상에서 제일 우스운 소리 2가지는
원균은 사실 명장이었다라는 헛소리와
이완용은 사실 애국자였다는 나라팔아먹는 개소리가 있는 거 같습니다(..)
원균은 정말 보면 볼수록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고보니 얼마전에 유게에서 원균은 명장이다라면서 재평가해야한다며 무슨 행사를 연다는 걸 본 기억이....
눈시BBand
14/11/09 00:40
수정 아이콘
그거 말고도 이래저래 많죠. =_=a
원균옹호론 나온 게 어느덧 20년이 넘으니 그냥 무덤덤해요 ( ..) 어차피 평택이나 원씨 문중에서 하는 건 막을 수 없는 것 같네요.
피아니시모
14/11/09 00:41
수정 아이콘
음?평택은 무슨 관련이 있는건가요? 원균의 가문이 평택쪽인가요
눈시BBand
14/11/09 00:44
수정 아이콘
네. 원균 고향이 평택이라서 원균옹호론 나온 이후 평택시의 위인으로 밀고 있습니다 =_=a
아이지스
14/11/09 00:42
수정 아이콘
김경진 임진왜란 볼때 왠만하면1~3권은 패스합니다. 그거 자주 보면 암걸려요
눈시BBand
14/11/09 00:47
수정 아이콘
계속 보다보면 오히려 쾌... 아닙니다.
그런데 남원성 전투도 암 걸려서 지금 볼만한 건 명량해전밖에 없지 않나요 ㅠ 다 써 놓고 세상에 나오지 못 하고 있는 울산성 전투와 절이도 해전이 안타깝네요
14/11/09 21:59
수정 아이콘
정말 궁금하네요
쾌...변일지 쾌...감일지
14/11/09 00:47
수정 아이콘
[우신(愚臣)의 망령된 생각] 이라니. 자기주제파악은 정확하게 하고 있네요.
["죽고나면 그만이니 너는 많은 말을 말라"]라니.. 현실에서 욕할뻔 했네요. 헐..
눈시BBand
14/11/09 01:02
수정 아이콘
반면에 이순신의 "미천한 신이 아직 살아있으니"라고 하는 건 자기를 낮춰도 너무 낮춘 거죠 크크.
저 말을 조경남이 김식한테 들었을 건데 저것도 김식이 원균 실드 치려고 지어냈을수도 있습니다. 김식은 이후 선전관에서 잘려서 호남으로 내려가서 의병장으로 활동하던 조경남에게 합세하거든요. -_-; 그리고 난중잡록 보면 김식 이 인간도 아주 개차반입니다.
애초에 임금의 명을 전하고 임금에게 보고하는 선전관이 칠천량 직후 잘린 것에서 김식이 거짓 보고한 게 들켜서 잘렸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14/11/09 01:09
수정 아이콘
눈시님이 원균에 대한 내용을 글로 쓰실때마다 느끼는게,
왕이라는 작자가 얼마나 쬬다였으면 이런 역대급의 멍청이를 사령관으로 임명했나 하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이순신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명장을 눈앞에 놓고 있으면서요.

그냥, 선조라는 임금의 역량이 그 정도였다. 이렇게 생각하기에도 짜증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_-
14/11/11 07:53
수정 아이콘
그렇게 단호히 말씀하시면....마속을 기용한 제갈량이 민망해집니다..
14/11/09 01:47
수정 아이콘
근대 임진왜란 전에 조선을 보면 은근히 육군보다는 수군을 밀어주었던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조선이 왜의 침략에 대비도 좀 하고 있었던 것 같더라고요. 근대 정작 처들어온 왜군은 대다수가 육군이고 게다가 내전에서 치고받느라 경험치 풀로 쌓인 강군들... 순식간에 한양까지 밀고 올라오지요.

안그래도 상대적으로 강했던 조선 수군에 이순신이라는 먼치킨까지 결합되니까 조선수군은 power overwhelming 되는 그런 느낌? 근대 도대체 원균은 어떻게 그토록 판타스틱하게 조선수군을 박살내버릴수 있는건지...
14/11/09 02:21
수정 아이콘
조금 다른 방향으로 봐야하는건 조선육군이 그렇게 약간 조직은 아니었다는 겁니다.
문제는 '지휘관'이 조정에서 내려보내지는 장수였다는거고.. 한 지역의 대장이 박살나면 거기서 뒤가 없었다는게 문제죠.

부산 함락 당시만 해도 삼포왜란정도로 생각하고 왜구가 왔나.. 했던 조정의 생각은 부산이 함락되니까..
그럼 남부쪽을 먹겠군.. 경상,전라 수군이 일단 유지되고 있고, 시간은 어느정도 있으니 병력을 모아서 싸우면 충분하다..
라고 했는데 일본군 특성상 대장을 잡으면 이긴다고 생각했기에 전라도 무시하고 그냥 진격 -_-;;;
그리고 문경새재를 버리는 뻘짓과 더불어 -_- 하필이면 달천평야.. 그것도 젖어있는 곳에서 기병대로 창병-조총병-궁수 학익진에 개돌..;;
넓은곳을 이용한건 맞지만 너무 넓었죠. 지세도 안좋았고..

원래라면 섬멸이 목적만 아니었어도 새재를 지키고 경상권을 돌파못한 일본군이 전라도쪽으로 가서 일진 일퇴하다 끝날수도 있었습니다.
역사에 만일은 없습니다만.... 그리고 결정적으로 수군은 천역이죠. 군역이 힘들어서 도망가는 사람도 많았구요..
하심군
14/11/09 01:48
수정 아이콘
밴드 오브 브라더스 다이크 중대장 생각나네요. 그 친구는 그래도 죽지는 않았는데...
14/11/09 02:23
수정 아이콘
왜란중에 일어난 일에서 가장 빵 터졌던게 권율한테 직접 곤장맞은 원균이었습니다...
근데 결과는 수군이 빵 터졌죠.. ㅠㅠ

그리고 비겁하게 선조는 회피신공을 씁니다.. 내가 보낸거 아님.. 하늘이 보낸거임...
근데 군주라서 그 당시에 못까는게 문제.
후라이드슈타인
14/11/09 06:53
수정 아이콘
우리역사에서 또 아쉬운건
제2의 원균은 최근 환생했는데--류하이방이라고 당신군대는 어디있소하니 "모르겠는데요"한
제2의 이순신으로 보이는 분은 아직까지 환생하지 않은듯 하다는거죠
안했기에 다음엔 반드시 나온다고 믿으면 안심이 가긴 하지만
눈시BBand
14/11/12 19:43
수정 아이콘
유재흥은 도망갔다는 식의 악의적인 왜곡이 더해져서 그렇지 원균과 비교하면 참군인 수준--;입니다
이순신의 후예는... 이젠 나오길 기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교육으로 양산해야죠. 그게 안 되는 게 문제구요 에휴
All-Reset
14/11/09 08:37
수정 아이콘
원균이나 이완용 후손들이 이래저래 발악하는게 이해는 갑니다만...후새드
14/11/09 13:45
수정 아이콘
이걸 보기만 하는데도 홧병나 죽을거같아요 크크
Je ne sais quoi
14/11/09 13:47
수정 아이콘
선조는 역시 뭘로 봐도 까야합니다. 진짜 능력이 좀 있었는데 컴플렉스때문에 왕권 휘두르려고 그랬더라도 나쁜 놈이고, 아니면 정말 사람볼 줄 모르는 놈이니 멍청한 나쁜 놈이고.
14/11/09 14:19
수정 아이콘
똑같은 마린인데 내마린과 프로의 마린은 다르죠 음음
뒹굴뒹굴
14/11/10 12:43
수정 아이콘
원균 재평가 운동의 결과는
결국 전 국민이 원균을 잘 알고 잘 깔수 있게 되었다는것뿐이죠 흐흐

선조가 아마 원균이 이순신만 못하다는걸 모르지는 않았을겁니다. 그래서인지 원균에게 지휘권 넘기고 지원도 좀 해주고..
하지만 현재의 몇몇 사람들이 얘기하는대로 무기가 좋아서 이기기 쉬운줄 알았던거 아닐까 싶습니다.
즉 왕권에 위협이 되는 이순신은 슬슬 제거해도 지원까지 더 받은 원균이 져도 크게 지지 않고 막아는 줄거라고 생각한 모양인데..
사실 그 동안도 이기기가 쉽지 않았던거죠..;

저글링을 시원찮은 호위상황에서 탱크로 잡는게 쉬우면 테란이 다 이기겠죠 흐흐
슈퍼파리약
14/11/10 23:52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요새 군수비리보면 군대에 원균 후손이 많은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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