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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27 18:44:38
Name 스타슈터
Subject [일반] SNS 잡담: 친구수 "0"인 페이스북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한 지인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찾아볼 일이 생겼습니다.
별 생각없이 그분의 프로필을 접속했는데,
이상하게도 그분이 제 친구 리스트에 보이지 않습니다.

"분명 친구추가를 했을텐데...?" 싶은 마음에 재친추를 하려던 중,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분 페북 친구가 0 이잖아?????!

...

수많은 물음표가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일단은 뒷전에 두고 그분의 페북을 조금 더 뒤져보았습니다.
구석구석 뒤져봤지만 페북에는 전체공개로 된 이 사진 하나만 덩그러니 남아있었습니다:


"해킹을 당한건가? 무슨일이 있었던건가?"
백날 혼자 추측해봐야 결론도 없겠다 싶어서, 결국 다음날 만나서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그분이 심각한 표정으로:
"난 인간관계에 신뢰를 잃었다, 혼자이고 싶다, 모든걸 리셋하고픈 심정이다."
... 같은 대답을 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아 그거요? 페북 친구 걍 다 삭제해 봤어요! 크크크"

제가 "근데 왜??" 라는 질문을 할것도 미리 간파하셨는지, 또 한마디를 보탭니다:
"일종의 소셜실험 (Social Experiment) 이랄까요? 이렇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지 않나요?"

그 순간 저는 이런 창의적인 발상을 한 무릎의 센스에 지인을 탁! 치게 되었고,
서둘러 이야기의 전부를 듣기 위해 향도 좋고 맛도 좋은 커피 한잔을 뇌물로 바쳤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분의 기발한 실험 이야기를 30분정도 듣게 되었고,
SNS의 맹점과 여러가지 비밀아닌 비밀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중 크게 느낀점 몇가지를 써보고자 합니다:


1. 남들이 내가 사라진 것을 발견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그렇게 모든 친구를 삭제한지 1주일이 되었는데, 알아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것도 그럴만 한게, 요새는 페북에 정보가 넘쳐나고 범람하는 시대인데, 그중 나 한명의 글이 줄어들어도 사람들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페북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의 사이가 아니라면 더더욱...알수 있을 리가 없겠죠. 심지어 페이스북 메시지를 거의 사용 안하는 사람이라면, 뭐 알 방법이 거의 없겠더군요.


2. 새로운 계정을 만드는 것과 기존 계정에 모든 것을 지우는 것의 결과는 다르다.
사실 이건 예전부터 페북의 논란거리가 되던겁니다.

예를 들자면, 나에게 "김철수"라는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페북에서 친구추가는 하지 않았습니다. 아예 새로운 계정에서 페북 검색창에 "김" 한글자를 입력한다면, 수많은 추천인물이 뜨겠지만, "김철수"라는 사람은 추천인물에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에 김씨인 사람은 아주 많고, 굳이 "김철수"씨를 추천해줄 이유가 없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페북에서 모든 친구를 삭제하고 "김"을 입력하면 어떻게 될까요?

놀랍게도 내가 삭제했던 "김"씨 페북 친구들이 1순위로 검색이 되고, "김철수"씨도 포함이 됩니다. 물론 예전같으면 [함께 아는 친구가 많다]는 이유로 귀결되었겠지만, 이번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론적으로 나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김철수"씨는 저와 함께 아는 친구가 없기 때문이죠.

[그럼 이건 뭐다?]
몇가지를 생각할수 없습니다. 첫번째는 페북에서 친구를 삭제할수는 있지만, 내가 그 사람과 친구였다는 기록은 페북 서버 어딘가에 남아있다는 설입니다. 물론 친구만 그런게 아니겠죠. 내가 "좋아요"를 눌렀던 페이지, 그룹, 등등도 기록속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아니라면 추천하는 메커니즘에 다른 가능성이 있기는 한데, 그건 3번에서 다시 말해볼까 합니다.


3. 페이스북 친구를 다 삭제해도 피드에 글은 올라온다?
친구가 없는데 친구들의 글이 올라오는게 아니라, 광고글이 (...) 올라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이상한게, 제가 페북 계정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광고글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깔끔한 담벼락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마도 광고가 나오기 시작하는건 사용자의 계정 사용 습관을 일정 시간동안 추적하고 난 뒤인지라, 이분의 경우에는 그 리스트에 남아있는 유형의 광고글들이 친구 삭제 후에도 그대로 표시되는것 같습니다. 결국 이렇게 만들어진 계정에서는 끊이지 않는 광고글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 친구 추천글도 올라온답니다. 그리고 역시나, 친구 추천의 정확도가 뛰어나답니다. 근데 신기한 점은, 추천하는 친구의 공통점이 약간 보이는데, 바로 왓츠앱 (Whatsapp) 가입자인 친구 위주로 추천이 된다고 합니다. 왓츠앱을 페북에서 인수한게 이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 점입니다.

조금 나아가 설명하자면, 페북에 등록해둔 자신의 전화번호가 왓츠앱속에 지인 리스트를 추출하여 페북 친구로 추천해준다는 설입니다. 물론 단순히 2번에서 말한 이유 때문일수도 있지만, 사실 페북이 왓츠앱을 인수한 이상 이걸 안했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실제로 저도 카톡과 라인에서 페북으로만 아는 친구를 (같이 아는 다른 친구도 없는데) 추천받은 경험이 있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메시징 어플 회사들과 페북 사이에 모종의 계약이 있을것 같다는 추측을 했습니다. 별 관계없는 카톡과 라인도 이런 연동이 되는 마당인데, 왓츠앱에 이런게 없을리가 없죠.


시간관계상 이런 이야기들 까지만 나누고 자리를 지인과의 자리를 뜨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 많아서 여기에도 적어보게 되었는데, 막상 적어보니 사실 페북이나 메시지 어플들의 개인정보 점유가 후덜덜한 수준까지 왔네요.

뭐 내 정보는 헐값이니까 상관없지...하면서도 그냥 괜히 찜찜한건 기분탓일까요? 피지알러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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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0/27 18:48
수정 아이콘
대단히 흥미로운 글인데요?
1번은 소설 소재로 써먹어도 될 거 같아요.
포포탄
14/10/27 18:57
수정 아이콘
음... 페이스북의 최초의 친구추천 원리가 가입한 메일과 같은 메일로 생성한 각종 메신저들과 그 안에 저장한 연락처, 그리고 주고 받은 메일 기록등을 분석하는 것이죠. 그래서 애초에 아무 기록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알고 있는 친구를 추천 받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스타슈터
14/10/27 19:09
수정 아이콘
지인분 말로는 추천하는 친구들이 놀라울정도로 삭제했던 사람들과 일치해서, 이건 저장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크크
14/10/27 18:59
수정 아이콘
1번소재는 정말 흥미롭네요! 저도 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어요!
2, 3번은 예전부터 추측하던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이젠 그러려니 한것 같습니다.
페이스북 단독의 정보로는 친구추천과 광고 등의 퀄리티가 그렇게 정확하기 힘들 것 같더라구요...
가끔은 제 핸드폰이나 내 컴퓨터가 사찰당하고 있나? 싶을 정도.....
스타슈터
14/10/27 19:12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이미 사찰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ㅠㅠ
대부분 사람들이 개인정보가 딱히 값진 신분이 아니라 그렇지...
광고는 정말 놀랍더군요. 구글에 최근 자격증 공부를 하며 여러 검색을 했더니 자격증 학원 광고가 똭! 크크
14/10/27 19:04
수정 아이콘
카톡같은거 탈퇴해도 비슷하죠.
카톡은 그룹카톡방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지만..
저는 60명 카톡방 200명 카톡방 막 이런 방이 있어서 그런지 전에 한번 탈퇴하고 2주쯤 지나야 사람들이 제가 탈퇴한걸 알더라구요.
14/10/27 19:10
수정 아이콘
다른건 모르겠는데 재밌었던게 페북만 친구였는데 여차저차 하다가 카톡도 친구 추가가 되어있고 전화번호도 등록이 되더군요.. 내가 언제 등록 했더라?
스타슈터
14/10/27 19:16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카톡에 추가된 친구가 정말 많은것 같아요... 전화번호는 아마도 일부 폰제조사의 안드로이드는 페북 연동이 되는데, 가능한 경우 페북에 등록된 전화번호까지 가져오더라구요. 저도 그런식으로 "어 전화 있네?" 를 여러번 시전했죠. 크크
14/10/27 19:17
수정 아이콘
해볼까 싶은 미인들도 많다지만... 크크크
언뜻 유재석
14/10/27 19:12
수정 아이콘
휴면시켜놨는데 해봐야겠네요 크크
14/10/27 19:19
수정 아이콘
새로만든 이메일 계정으로 페북 만들면 어떨까요?
스타슈터
14/10/27 19:22
수정 아이콘
뭔가 이 질문 하나에 여러가지 실험정신이 불타오르네요. 크크크
새로 메일계정을 만든다음 여러가지 단서를 페북에게 하나 둘씩 던져주면서 친추 리스트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고싶... 크크크크크
14/10/27 19:46
수정 아이콘
사실 제가 비슷한 짓을 해봤습니다. 제가 핸드폰이 두개라서 쓰던거 말고 안쓰던 번호로 만들었는데.. 사실 이 안쓰던 번호는 제가 훨씬 더 옛날부터 쓰던 번호이구요.

지금 그 번호로 만든 페이스북은 제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일단 이 핸드폰에도 저장된 번호는 있었지만 그냥 흥미위주?로 모르고 이쁜 사람들을 대상으로 친추를 눌러서 받아주면 그 사람과 연관된 사람들이 뜨고 또 누가 우연히 받아주면 그 사람들이 속한 그룹에 이미 저는 아는 사람이 두 명이 된지라 또 다른 사람이 받아주고.... 약간 상상을 하면서 조금 실행을 해봤는데 물론 변태처럼 막 그렇게 모르는 사람 그룹에 파고들진 않았습니다. 하나 둘 해보고 말았죠. 그냥 페북은 참 신기한 곳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14/10/27 19:22
수정 아이콘
트위터의 경우 id가 고유값이 아니라 변경이 가능해서, id 변경후 프로필 바꾸고 사진 바꾸면 누군지도 못알아봅니다.
쪽지를 주고 받았던 적이 있는 사람들 정도만 알아채겠죠.
14/10/27 20:29
수정 아이콘
닉네임만 변경 가능한 건지 알았는데 말씀 듣고 찾아보니 아이디 변경도 가능 했군요;;
트위터 몇 년이나 보면서 처음 알았네요 흐흐
김성수
14/10/27 19:22
수정 아이콘
500명의 친구가 소통하는데 1명 사라진 것과 5명의 친구가 소통하는데 1명 사라진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을테니
인터넷 많이 하고 친구는 많이 없는(넓게 보면 과거의 친구들이 모두 친구라고는 보지만) 저였다면 하루 봅니다.
하긴 그런 이유 때문에도 SNS을 안 하긴 합니다. 흐흐
王天君
14/10/27 19:22
수정 아이콘
재미있군요.
파리베가스
14/10/27 19:45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후에 저도 한번 시도해봐야겠습니다

조금 벗어난 얘기지만
제 닉네임이나 아이디가 각 SNS, 커뮤니티마다 통일되어 있다보니 구글링 조금만 하면 신상털기(?) 준비가 완료되더군요.
애초에 전체공개로 썼던 저의 불찰입니다만.........
넷상이라고 해서 함부로 싸질렀다간 아주 큰 후폭풍이 올 수밖에 없겠습니다 ^^;;;

해서 요즘은 조심하는 중입니다.
블랙탄_진도
14/10/27 20:45
수정 아이콘
핸드폰 2개 쓰는데 하나에 가상의 이메일 하나 파서 페북 가입했더니 아무것도 안올라오는.. 친구 추천도 안뜨더군요 크크크

다만 담벼락에는 제가 적은 근무시간만 남아있을뿐 흐흐흐
일간베스트
14/10/27 22:01
수정 아이콘
저도 모두 '언팔'로 얼마전에 테스트해봤습니다. 크크크. 재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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