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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19 12:11:57
Name 한아
Subject [일반] '관객 수'와 싸워야하는 영화인들에게 유감
tvN에서 새로이 시작한 드라마 <미생>, 지난 금요일과 토요일 양일간 방송했는데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원작 만화 <미생>은 만화같지 않은 사실감에 순식간에 몰입할 수 있었다면,
드라마 <미생>은 오히려 만화보다 더 만화처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도
그 안에 오롯이 서 있는 주안공들의 현실이 원작과는 다른 지점에서 흥미를 유발시켰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기왕 만화->실사로 넘어왔으면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비참하고 리얼하게 그렸으면 싶지만,
그러면 보기 부담스러운 드라마가 되었을꺼고, 결국 시청률에 영향을 주었을테니...
어찌되었던 최대한 원작을 해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는 연출진의 노력은 보입니다.
기존 공중파의 재벌남-신데렐라녀의 오피스물로 흘러가고 있진 않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임시완은 연기를 괜찮게 하더군요.

<미생> 이야기는 이쯤 하고...
이런 tvN같은 케이블 채널들의 기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실 tvN은 케이블 채널의 암흑기에도 존재감을 갖고 있었던 전통 강호죠.
이 글을 이렇게 여는 이유는 이들 뒤에 있는 CJ E&M(이하CJ) 때문입니다. 딱히 CJ만 비판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영화 업계에선 CJ가 슈퍼 갑이고,
2014년의 한국 영화계에선 CJ를 빼놓고 이야기를 풀어내기 힘들어졌죠. CJ에게 느끼는 아쉬운 점들이랄까요.






얼마전 같은 과 동기와 순대국을 먹으며 나눈 이야기입니다.

"학교 사람들이 생각도 없이 CJ를 깐다. 난 CJ가 굉장히 영민하고 전략적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라가지 못한 한국의 영화사들 혹은 극장들이 망한거다. CJ는 한국 관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했고, 본인들 위주로 업계를 굴리고 있다."

저도 이 사실을 딱히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평소처럼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그 친구는 맹목적으로 CJ를 비판하는 친구들에게 지쳐있었고, 그 이유를 찾으려 했습니다.

"요즘 얘네들 하는거 봐라. 팝콘도 수제로 만들고, 이번엔 포토티켓이란 것도 생겼더라. 사람들 가장 가끼이에 있는 영화관도 CGV뿐이다."

아마도 같은 과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논쟁이 붙었는데, CJ를 비판하는 측에서 별로 합리적인 이유를 제기하기 못해 빡쳤나봅니다.
그럴 수 있다고 봅니다.
영화를 투자 받아야 자신의 작품을 찍을 수 있는 영화 감독이 꿈인 이곳에서,
절대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는 슈퍼 갑 CJ가 달갑게 보일리 없죠.

저는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했죠.

"CGV가 굉장히 예리하고 전략적인건 맞는데, 영사 사업을 한다는 기업이 기본적인 영사 기술을 무시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 난 팝콘을 수제로 만들던, 티켓을 황금으로 만들던 관심 없고, 영화나 똑바로 좀 틀고 나서 문화를 주도한다는 얘기를 했으면 좋겠다."

많이 알려진 스크린 마스킹 문제와 쉽게 접할 수 있는 엉망진창의 사운드에 관련된 문제제기였습니다.
CJ 특유의 상영관 몰아주기 이야기는 꺼내지도 않았죠.

"형이 이야기하는 그런 문제들, 실제로 불편함으로 느끼는 관객이 얼마나 되나? 사람들은 영화볼 때 그런 마스킹이나 사운드부분은 평타만 쳐줘도 못 알아챈다. 관객들이 어느 영화관을 갈지는 오히려 맛있는 팝콘, 집에서 가까운 영화관, 포토티켓 같은 영사기술 외적인 요소들이 결정한다."

"인정. 하지만 스크린 마스킹이랑 사운드가 현재 CGV를 포함한 어느 극장 브랜드에서도 평타를 쳐준다는건 죽어도 동의 못하겠고, 기본도 안되어 있는 상태다. 여러번 문제 제기가 있었음에도 고치지 않는다는건 이 기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가 영화나 영사 기술에는 쥐뿔도 관심 없다는 것에 대한 증거다. 그래서 나는 이 기업이 세계 최대 IMAX 스크린이네 하는 것도 그냥 '세계 최대' 타이틀로 영업하려는 쇼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CGV의 IMAX 규격은 외국의 표준 극장 규격과 비교하면 기형적입니다. (우리나라 극장 규격은 딱히 표준이 없는 것 같더라구요.)
극장은 세로로 긴 직사각형이 되어야 하는데, CGV의 IMAX 극장들은 가로로 긴 직사각형이죠.
그에 대한 피해는 비정상적인 크기로 비뚤어진 초대형 화면을 바라보게 되는 양 끝에 앉은 관객들이 봅니다.
물론 그런 자리에서 듣는 사운드가 정상적일리 없습니다.


"형이 앞서 말한 그런 가치들 - 마스킹, 사운드, 영사 기술, 극장 규격 - 이 만약 일반 관객들에게 좋은 가치라고 인정 받는다면, CGV가 변하거나, 변하지 않는다면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다른 기업에 의해 도태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형이 말한 것들은 일반 관객들이 신경쓰지 않는다."

뭐, 당연한 이야깁니다.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라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굳이 불만을 숨겨둘 필요도 없겠죠.
CGV는 영사 사업을 하면서 영사 기술에 별 신경 안써도 될 만큼 관객들을 잘 홀리고 있다... 정도일까요.
여기서 저와 제 동기가 나눈 것은 CGV만을 가지고 나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저는 애초에 상위 그룹인 CJ E&M이 문화 컨텐츠를 다루는 방식이 CGV가 영사기술을 바라보는 태도만큼 어긋나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영화란 무엇일까요?
CJ에게 답은 간단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영화. 결국 영화표를 많이 팔게 해주는 영화가 좋은 영화입니다.
그들에겐 깐에서 상을 받았건 베를린에서 상을 받았던 관객이 들지 않는 영화는 가치가 없습니다.
<명량>같은 영화는 최고의 영화겠죠. 저는 <명량>이 그런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하는게 아닙니다.(노파심에...)

CJ는 투자, 제작, 배급, 실제 상영까지 영화의 모든 유통 구조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영화 만들어서 틀기까지, CJ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경우는 없는 거죠.
결국 한국 영화판은 CJ가 원하는대로 굴러갈 수 밖에 없죠. 관객은 틀어주는 대로, 맹목적으로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시각으로 수많은 예술적 가치를 논할 수 있는 수많은 영화감독들은 운 좋으면 독립영화관, 예술영화관에서 몇 번 틀다가 끝납니다.
영화를 만들기라도 했으면 다행이죠. 애초에 만들 수 있는 기회조차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제가 너무 극단으로 이야기를 몰고 갔나요?
지금 한국 영화의 상황이 그렇게 나쁜 것도 아니지 않냐는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명량>이 최고의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썩 괜찮은 영화 아니냐? 는 질문으로 말이죠.
그리고 많은 관객들이 열광하는 영화를 제작하고 만드는 것이 왜 나쁜 것인가? 라고 물어보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엔 NEW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명량>과 함께 나온 다른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있습니다.
<군도>, <해적>, <해무>가 바로 영화들인데요, 대한민국 4대 배급사의 배틀이라고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 중 NEW라는 배급사가 올해의 타이틀로 내세운게 바로 심성보 감독의 <해무>입니다.
NEW는 신생 배급사로 작년에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신세계>, <감시자들> 같은 대박, 중박 영화들을 터뜨리며,
CJ E&M을 위협했고, 롯데와 쇼박스를 누르며 2인자로 떠올랐습니다.
작년 NEW의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감독들이 다들 신인이거나 오랜기간 공백기가 있었던 사람들이라는 거죠.

정확한 증거를 댈 수 없어 오피셜로 말하긴 어렵지만, 업계사람들 사이에선 CJ 쪽 제작투자배급은 극단의 안정성을 지향한다고 합니다.
관객 동원에 무리수가 보이면 절대 투자도, 제작도, 배급도 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이죠.
그에 비하면 NEW는 굉장히 도전적이고, 신선한 감독들을 발굴해서 작년엔 꽤 큰 성공을 거두었죠.

올해, NEW는 다시 신인인 심성보 감독을 필두로 도전합니다.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해무>의 흥행 성적은 좋지 못했습니다.
벌써부터 업계에 도는 이야기는 '이제 NEW에서 신인감독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소문입니다.(오피셜 아닙니다. 루머입니다.)

제가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NEW의 실패담? CJ의 성공? 이런게 아니라
여기서 영화가 평가되는 기준은 어느 배급사든 공통적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CJ만의 문제는 아니라는거죠. 4대 배급사 공통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관객 수'입니다.
다른 예술도 마찬가지겠지만, 영화는 더 산업적인 면에 가깝게 붙어있습니다.
물론 많은 관객이 보는 영화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어떤 영화를 평가하는데 있어 '관객 수'가 절대적 기준이 된지 여러 해를 넘기고 있고,
이것이 이제는 영화의 기본적인 원리와 가치마저 무시해버릴 수 있는 신성한 기준으로 변하고 있는 시점을 목도하고 있는 느낌이라 그렇습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보기만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절대공식으로 기계처럼 짜여진 이야기에
값비싼 캐스팅과 화제가 되는 마케팅을 하면 영화야 어떻게 만들든 상관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같은 이유로 시청률이라는 절대 기준을 두고 엎치락 뒤차락 하는 한국 드라마계에 막장 스토리, 재벌남-신데렐라녀 이야기가 판을 쳤듯이,
영화판도 그렇게 안된다는 이유는 없지 않겠습니까?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그리고 나서 비판은 한국의 작가들-감독들에게 돌아옵니다. 대한민국에는 창의적인 작가, 창조적인 감독이 없다.
다들 시청률 뽑아내려고 혈안이고, 작가가 아닌 이야기 써내려가는 기계에 불과하다.
예술의 기본 가치를 존중하지 않고, 돈과 매출을 최고 가치로 둔 주도적 기업에 이끌려, 그들이 생존해야될 터전이 파괴당하고 멸종했는데 말이죠.

저는 현재의 한국 영화계에도 관심이 많지만, 미래의 한국 영화계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건 제가 아직 영화 업계 종사자가 아니라, '지망생'이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관객 수'가 최고 가치인 상태로 몇 년 혹은 십 몇 년 더 굴러다가보면, 이게 어디로 향할지 뻔히 보이는 건 저만 그런 걸까요?






다시 더 넓게 바라볼까요.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관객수(=매출액)으로 영화를 평가하는건 헐리우드도 하고 있거든요.

그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오션스> 시리즈로 잘 알려진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작년 56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영화제의 기조연설에서 합니다.
(*모든 번역은 거시다님의 블로그 - http://itsgut.tistory.com/ 에서 가져왔습니다. 번역본: http://itsgut.tistory.com/691)
(영어 원문: http://deadline.com/2013/04/steven-soderbergh-state-of-cinema-address-486368/ )



"자, 그럼 스튜디오는 어떤 영화를 만들 것인지 어떻게 결정하는 걸까요? 고려 사항 중 하나는 외국 시장입니다. 물론 그렇겠죠. 외국 시장이 무척 커졌으니까요. 그리하여 액션 모험물, sf, 팬터지와 같은 스펙터클 영화가 가장 잘 먹힙니다. 몇몇 애니메이션도 포함해야겠군요. 예산이 커질수록 이런 영화가 꼬드겨야 하는 사람의 수는 늘어나기 마련이며, 따라서 영화는 더욱 균질해지고, 더욱 간단명료해져야 합니다. 따라서 문화적 특수성이나 서사적 복잡성, 그리고 "모호함"이라는 금단의 열매, 그런 것들은 국내외에서 영화의 성공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 저는 여러분께 프로젝트를 고르는 데에 있어 특정 부류의 설치류가 스튜디오보다 더 영리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 드리고자 합니다. 특정 부류의 설치류에게 두 개의 버튼 중 하나를 누르도록 한 다음, 한쪽 버튼을 누르면 40퍼센트의 확률로 음식이 나오고 다른 버튼을 누르면 60퍼센트의 확률로 음식이 나오게 합니다. 그러면 이 특정 부류의 설치류는 이를 아주 빠르게 알아차리고 40퍼센트 버튼은 절대로 누르지 않습니다. 그러니 스튜디오에서 장기간에 걸쳐 재능 있는 영화감독을 지원해주는 대신 그때그때 프로젝트별로 뭘 만들지를 결정하는 건 잘못된 선택을 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꼴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철저히 재능에 의해 굴러가는 이 업계에서 중요한 것은 말(馬)이지 경주 자체가 아니거든요. 만약 제가 스튜디오를 경영한다면 저는 제가 찾아낼 수 있는 최고의 영화감독들을 모은 다음 특정한 예산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 걸 하게 내버려둘 겁니다. 그러니까, 셰인 카루스나 배리 젠킨스나 에이미 사이메츠를 불러다 놓고 묻는 거죠. "자, 뭘 하고 싶습니까? 당신은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죠? 우리에게 있는 것 중에서 당신이 흥미를 느낄만한 게 뭐가 있을까요?" 그래서 관심사가 겹치는 게 있다면 진행합니다. "자, 5년 동안 영화 세 편을 만들도록 해줄게요. 제작비는 이만큼 주고, 홍보비는 이만큼 쓸 겁니다. 어떻게 나눠서 쓸 건지는 알아서 정해요. 한 편에 전부 다 쓰고 다른 두 편에는 안 써도 되니까, 아무튼 가서 뭔가 만들어 와요.“

- 스티븐 소더버그의 연설 중


실제로 스티븐 소더버그는 이런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고 싶지 않다며, 2013년 <쇼를 사랑한 남자>를 마지막으로 은퇴 선언을 했습니다.
(이게 상업 씬에서 활동하지 않고 인디 씬에서는 활동하겠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에 대한 우려는 많이 있었습니다. 소더버그 보다는 우리에게 더 친숙한 스티븐 스필버그와 조지 루카스가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영화예술학교 건물 완공식에 참석해 implosion이란 단어를 써 가며, 영화 산업의 붕괴를 경고한 바 있습니다.
(영어 기사: http://www.theguardian.com/film/2013/jun/13/steven-spielberg-george-lucas-film-industry )
(직접 번역한거라 의역, 오역 있을수 있으니 감안하고 봐주시길)


Spielberg told students at USC they were vying to enter the film industry at a time when even established film-makers were struggling to get their projects into cinemas, and revealed that the Oscar-winning Lincoln came "this close" to being premiered on the US pay-TV network HBO. He said that many talented young directors were now considered "too fringey" for a cinematic release. "That's the big danger, and there's eventually going to be an implosion – or a big meltdown," Spielberg said. "There's going to be an implosion where three or four or maybe even a half-dozen megabudget movies are going to go crashing into the ground, and that's going to change the paradigm."

스필버그는 USC 학생들에게 '여러분이 영화계에 들어오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와중에도, 이미 성공한 영화제작자들이 영화관에 자신들의 작품을 상영하기 위해 여러가지 문제를 겪고있으며, 오스카를 수상한 <링컨>이 영화관이 아닌 유료 케이블 티비인 HBO에서 먼저 상영될 뻔 했던 것도 그런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많은 능력있는 젊은 감독들이 극장에서 개봉하기엔 너무 비주류(fringey)라고 치부된다고 말했다. "이건 큰 위기이고, 결국에는 붕괴(implosion, 내부에서 무너진다는 의미가 더 강함)가 있을 것이다."라고 스필버그는 말했다. "서너개의 혹은 예닐곱의 초대형 예산을 가진 영화들이 망하게 되면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The pathway to get into theatres is really getting smaller and smaller," said Star Wars creator Lucas, pointing out that his own passion project, the war drama Red Tails, barely scraped into cinemas last year. "We're talking Lincoln and Red Tails – we barely got them into theatres," he said. "You're talking about Steven Spielberg and George Lucas can't get their movie into a theatre!"

"극장으로 가는 길이 계속해서 작아지고 있다."라고 스타워즈 제작자 루카스가 자신의 전쟁 드라마 <레드 테일즈>(2012년에 개봉된 영화, 평은 그닥 좋지 않았음)가 작년에 간신히 극장에서 상영되었다며 말했다. "우린 <링컨>과 <레드 테일즈>를 말하는 겁니다. - 간신히 극장에 걸었어요." 그가 덧붙였다. "스티븐 스필버그랑 조지 루카스가 극장에 영화를 틀기 힘들어졌다구요!"

- 위의 기사 중







스티븐 소더버그는 이에 대해 영화 표 가격도 뮤지컬처럼 들어간 예산이나 캐스팅 등을 고려해 작품별로 다르게 매겨야
관객들의 기호에 따라 관람을 할 수 있을 거라며 2010년 1월에 World Policy Journal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위의 기사에서 스필버그와 루카스도 거기에 동의하는 모양이구요.
(영어 인터뷰 원문: http://www.worldpolicy.org/blog/2010/11/19/steven-soderbergh-talks-global-cinema )


이게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도, 누가 이렇게 변화를 시킬까요?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제가 어떠한 해답을 갖고 그 방법으로 해결해달라는 내용의 글도 아닙니다.
애초에 푸념의 성격이 강한 글입니다.
CJ E&M이 거대한 총알받이가 되어서 제 불만들을 다 받아내야 하는 입장이 되었지만, 딱히 CJ만을 상대로 쓴 글도 아닙니다.
이미 이런 환경을 알고도 해보겠다고, 하고싶다고 뛰어들었지만 마음 속에 아쉬움이 큰 건 어쩔수 없는 것 같습니다.
딱히 영화계의 문제만도 아니겠죠.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아 사장되었을 여러가지 출판물들과 같은 처지에 놓여졌을 다른 분야의 작품들에게도 유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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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엔
14/10/19 12:16
수정 아이콘
대중이 정말로 유능하고 주체적이며 뛰어난 판단력을 가지고 있다면 알아서 좋은 걸 생존시켜줄 것이고, 대중이 무능하고 판단력 장애가 있으며 불평은 많지만 비판을 할 깜냥이 안된다면 대중성을 제외한 '좋은' 영화는 창작자의 자기만족에 지나지 않겠죠. 대중을 뭘로 보느냐가 관건이라고 보지만 어느 쪽이건 돈 잘 버는게 매우 높은 가치이고 거부하기 힘든 요소임은 확실해보입니다. 적정한 수준에서 자기만족과 지갑만족을 해야죠 뭐...
눈뜬세르피코
14/10/19 12:24
수정 아이콘
확실한 건 한국에서 인디영화, 비주류 영화를 틀어주는 영화관 상당수 역시 CJ라는 사실입니다.
씨네코드 선재, 광화문 씨네큐브보다 CJ가 비주류 영화에 이바지하는 바가 더 큽니다.
거기다 그 소규모 투자가 성공적이면, CJ는 대규모 런칭도 할 수 있는 힘이 있죠. 비긴 어게인 히트치는 걸 봐도.
그래서 저는 CJ를 욕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찢어놓아야한다고 생각할 뿐이죠. 지금 CJ는 영화 제작-배급/유통-상영-2차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걸 일일이 나눠놔야죠.
영화관은 CJ가 과반수여도 개인적으로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저 구조가 이상한 거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왜 영화사업에 뛰어들었을까요? 고객들 백화점 유인효과 때문입니다.
그런데 롯데시네마로는 히트 영화를 잘 안주더라는 거죠. 그래서 결국 롯데도 CJ를 따라갑니다. 배급/유통을 하고, 심지어 제작에도 투자하죠.
롯데 이전의 메가박스는 CJ 따라가다가 망한 부분이 있고요.
이런 기형적인 영화산업 구조는 개혁되어야하는데, 한국 정치인님들은 너무 바쁘시죠.
14/10/19 12:34
수정 아이콘
그렇게 CJ를 비판하는 제 학교 동기들도, 결국에는 CJ의 혜택을 봅니다.
대표적인게 학교와 CJ의 산학협력으로 만들어진 <도희야>가 있구요, 올해 말에 또 CJ의 지원으로 한 작품이 크랭크인 됩니다.
CJ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는게 많다고 봅니다. 그런 혜택이 학생 본인에게 올 때 보이콧할 수 있는 사람은 제가 알기로 없을겁니다.
그 외에도 CJ가 벌이는 여러가지 사업들 중에 긍정적인 측면은 반드시 따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겠죠.

하지만 눈뜬세르피코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이런 식의 기형적인 구조는 CJ가 맘을 다르게 먹는다면 얼마든지 쉽게 파괴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요.)
그 틈바구니 속에서 어떻게든 버텨보고자 기를 쓰고 CJ의 비위를 맞춰주는 선배 작가, 감독들이 안쓰러운 마음에 쓴 푸념이었네요.
구밀복검
14/10/19 12:29
수정 아이콘
말씀대로 영화만의 문제가 아니겠죠. 어느 분야든 오로지 수동적인 대중의 선호를 충족하는 것 이외의 영역에 시야를 돌리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무르다보면 결국 <장르의 변천, 분화, 발전>이란 것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해당 장르의 매니아가 그런 현상을 관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이고요. 그저 비도덕적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그런 현상을 관용하는 그 자체로 그 사람은 매니아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장르의 현상 유지에 불만이 없다는 것은 결국 해당 장르에 기대하는 바가 없다는 것이고, 해당 장르에 기대를 걸지 않는 사람은 매니아가 아니죠.

사실 개인적으로는 본문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일반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것'을 운운하는 것 - 물론 본문에서는 글쓴분의 시각에 의해 편향적으로 발언이 그려졌을 가능성도 있기야 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 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신이 원하고 갈망해서 특정 장르에 천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일반 사람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논해야죠.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대중의 뒤로 숨어 객관을 논하는 것은 허울만 좋을 뿐, 실상 솔직하게 자신의 지향점을 밝히지 않는 자기 기만에 불과합니다. 그런 기만적인 입장을 취하는 (모조) 매니아가 많아질수록, 장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커지고 장르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입을 다물게 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은 전혀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며 (모조) 매니아 본인 역시도 발언권이 축소되는 식의 자기파괴적인 결과를 갖고 오는, 일종의 자승자박이죠. 안타깝게도 많은 평론가들이나 저널리스트들조차, 아니 그런 이들일수록 체면치레를 중시하기 때문에 이런 객관의 함정에 빠지기 쉽지만.
14/10/19 12:38
수정 아이콘
살짝 변명하자면, 저와 대화를 나눈 동기는 제 필요에 의해 편집되고, 편향적으로 그려진 게 맞습니다.
실제로 저런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지만 이 글에서 전체 맥락을 다 이야기할 필요도 없었고,
제가 제 이야기를 하는데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저의 방식대로 해석한 가상의 인물에 가깝다고 보시면 됩니다.
구밀복검
14/10/19 12:39
수정 아이콘
예. 뭐 저도 굳이 본문의 인물에 국한된 비판을 한 것은 아니고, 말씀 그대로 가상의, 특정한 입장을 대변하는 인물군이나 스트레오타입에 대한 비판입니다.
Shandris
14/10/19 12:31
수정 아이콘
CJ의 독점이 문제라든가, 비주류 영화에 지원을 바란다든가 그런거라면 모르지만 상업영화가 관객 수, 엄밀히 말해 수익을 신경쓰는걸 가지고 뭐라할 수는 없겠죠. 영화인들의 고답적인 얘기야 별론으로 하고...
14/10/19 12:35
수정 아이콘
그런데 갈수록 관객이 그런것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솔직히 저도 머리 아픈 영화는 이제 극장에서 질색입니다. 내가 스트레스 풀러가지 받으러가나 하는 생각도 들고 반전도 복잡한 서사도 다 귀찮더라구요. 그냥 한정된 시간 내에서 팝콘이나 먹으면서 터지고 부셔지는 거 보는게 좋더라구요. 심지어 게임도 스킬 복잡하면 안하게 되는게 요즘 저라서 이런게 다 삶이 팍팍해서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현실에서도 생각할께 얼마나 많은데 영화관이나 게임에서도 생각을 해야하는가 이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Rorschach
14/10/19 12:39
수정 아이콘
CJ가 영화 제작에 있어서 좋은 기업은 아닐지 몰라도 딱히 나쁜 기업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뜻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예술하겠다고 만들어진 집단도 아니고 애초에 '상업적' 목적에서 영화 사업을 시작했을테고요.

영화 제작의 방향성, 스크린 독점 문제 등 여러가지가 저 또한 아쉽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그래서는 안되는 부분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에 따라서 생각이 다르겠지만 스크린을 독식한 영화의 좌석점유율이 충분하다면, 혹은 관객이 너무 많아서 스크린수가 늘어난다면 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상영 시스템의 문제로 넘어가면, 마스킹 문제는 전 별로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킹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도 많아요. '하면 좋은데 안해도 상관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느끼거든요. 물론 마스킹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이왕이면 해 주면 더 좋다고 생각은 합니다. 다만 비스타비전->시네마스코프의 경우 탑마스킹을 하게 될 경우 영사 포인트가 살짝 아래로 내려오게 되어서 미세한 왜곡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게 사실일 경우 상하 마스킹이 아닌 탑마스킹만으로 화면에 조금이라도 왜곡이 온다면 오히려 마스킹에 반대하는 입장이고요. (혹시 이 이야기가 완전 잘못된 부분이라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사운드도 전체적으로 충분히 평타 이상은 친다고 생각하고요. (적어도 서울 및 수도권 기준으로) 왕십리 아이맥스 사운드가 한창 문제가 됐을 때와, 압구정 씨네드쉐프 상영관의 사운드가 거의 전방에서만 들리는 것 처럼 느껴졌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CGV 사운드가 안좋다고 느껴본 적은 없네요. 뭐 제가 소리에 그다지 민감하지 않은 편이긴 합니다. 다만, 영등포 THX가 초기에 비해 음량의 세기 자체가 좀 약해져있는 상태로 느껴져서 아쉽긴 합니다. 물론 이 부분이 실제로 그런건지 제가 그렇게 느끼는건지는 모르겠네요.

전 오히려 접근성을 극도로 편하게 해주는 수많은 지점들과, 무비꼴라쥬 등을 통한 다양한 영화 상영들, 아이맥스를 비롯한 특별관들 덕분에 영화관람을 좀 더 즐겁게 하고있습니다.

물론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죠.
일단 대표적으로, 아이맥스라 부를 수 없는 아이맥스관들 (대표적으로 수원CGV 아이맥스관). 3D기준 일반 2D 디지털의 두 배 가격인데 비해 스크린 크기가 아이맥스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말도안되는 수준들이 몇 개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용산 아이맥스가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 크기라고 봐요.
그리고 이건 스크린 독점과 관계된 부분인데, 차라리 상영을 안했으면 안했지 조조 한 회, 혹은 심야 한 회 틀면서 생색내는 부분들은 싫네요. 그냥 차라리 당당하게 '이거 관객 별로 없으니까 상영안함'이 나을 듯...
王天君
14/10/1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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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의 저 수직계열화는 정말 큰 문제에요. 제작에 배급에 상영까지 다하니 힘이 너무 셉니다. 그런 주제에 마스킹은 쥐뿔도 신경 안쓰죠.
시장의 공급과 대중의 수요에서 어느 쪽이 더 자발적이며 주도적인가에 대해서는 항상 논란이 있지만, 전 한국 영화 시장은( 헐리웃도 딱히 다를 건 없고) 전적으로 공급자의 횡포 아래 대중의 취향을 휘저으며 중독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포토티켓 천원 하는 것도 어처구니가 없어요) 그 증거로 CJ가 내놓는 작품들, 특히 설경구 주연의 작품들이 전부 헐리웃의 기성품 공식을 짜깁기한 작품들이었죠. 타워, 해결사, 스파이. 그런데 이런 것들이 마케팅과 독점에 가까운 상영관 차지로 어찌어찌 손익분기점은 넘고 중박까지는 칩니다. 그럼 또 이렇게 안전하고 무난한, 일주일만 지나도 무슨 내용인지 생각도 안나는 킬링타임 무비에만 주구장창 돈을 쓰고 마케팅에 돈 뿌려서 장사만 계속 하죠. 정작 문화컨텐츠를 다루는 기업이 컨텐츠의 질에는 아무 신경을 안쓰니 정말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영화는 '공정'의 작품이 아닌데 말이죠.

문화가 발전하는 건 다수의 대중들이 보내는 지지도 큰 부분이지만, 더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사람들의 공 역시 큽니다. 큐브릭이 미친 사람처럼 스탭과 배우를 들볶은 덕에 걸작들이 나올 수 있던 거죠. 그런데 예술의 발전에서 이렇게 제작이나 감상에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소수라는 이유로 대기업측에서는 무시합니다. 다들 문제없이 보지 않냐고. 눈 멀게 하고 적당적당 만들고 보여주는 기업에 대체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련지....
구밀복검
14/10/19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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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합니다. 문학이나 음악도 마찬가지지만,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나 <시민 케인>이나 <7인의 사무라이> 같이, 이런 식으로 언급하는 것조차 진부해진 고전들은 대중들이 창작자들에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거나 그런 작품군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이 명시적으로 드러나서 출현한 게 아니죠. 대중들은 해당 작품들이 나오기 전에는 그런 작품들이 나올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아예 상상할 수조차 없었고요. 아무리 철두철미한 매니아라고 하더라도 시장에 나오는 작품을 향유하려 하지 자기 스스로 무언가 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은 없기 때문에 본질적인 측면에서는 수동성을 띨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자기 세계를 드러내고 싶은 예술가적 열망에 도취된 창작자의 사고를 앞서가는 상상력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자 본인보다도 그 사람의 내면과 창작 동기에 더 정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건 말이 안 되니...

결국은 장르와 문화의 발전은 8할 이상 창작자가 선도할 수밖에 없는 것인 이상, 장르를 리드할 잠재력을 갖춘 래디컬한 예술가적 시도를 할만한 여건이 갖춰져야 할 텐데, 갈수록 그와는 멀어져 가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고요. 영화라는 매체 자체가 자본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 다시 말해 눈치봐야 하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는 - 탓에 어려운 점도 있겠습니다만(이 점에서는 어쨌든 문학은 긍정적인 편이죠. 키보드만 있어도 창작은 가능하고 출판자본 역시 상대적으로 소자본이니.).
롤링스타
14/10/1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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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예술로 보는가 오락으로 보는가 하는 관점의 차이도 있을 듯 합니다. 전 영화는 철저히 오락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 생각해서 관객수가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마스터충달
14/10/19 13:13
수정 아이콘
예술로 봐도 관객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결국 대중과 괴리되면 그건 도태되는 것일 뿐이죠. 그 당시에는 예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충족시켜줬을지 모르지만 결국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거든요. 그리고 좋은 예술은 관객수도 꽤나 괜찮은 편이구요.
당근매니아
14/10/19 13:13
수정 아이콘
배급사와 제작사, 극장이 하나로 연계되어 있는 건 통신 시장의 상황과 똑같다고 봅니다. 통신사가 폰 판매까지 독점하는 그 기형적인 시장요. 이러한 구조의 문제는 '진짜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가 아니라 'CJ에게 가장 수익이 많이 나고 유리한 영화'가 상영관을 독식한다는 데에 있겠죠. 가장 간단히 최근작 중 골라보자면 해적이나 은위가 되겠고, 그 반대점에는 또 하나의 약속이 서 있겠죠.
뭐 제작사에서 상대하기 쉬운 감독들 뽑아다 쓰면서 컷마다 감독한테 검사 받게 하고 내부 투표 결과 따라서 안전빵 지향하고 다 좋습니다. 비지니스 모델로서 영화를 사용하려 한다면 그럴 수 있죠. 그런데 그렇다고 하면 다른 영화들하고 경쟁하는 것도 시장경제 모델로 가야죠. 이건 독과점 시장인 동시에 시장을 왜곡하는 힘이 너무나 표면적으로 드러나 있잖아요.
LingTone
14/10/19 13:21
수정 아이콘
자본의 차이 역시 중요하죠.
물론 헐리우드에서도 공산품에 가까운 영화들이 나오긴 합니다만, 거기서는 크리스토퍼 놀란처럼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잡는 감독도 나오고 테크놀러지를 선도하는 제임스 카메론 같은 감독도 나옵니다.
결국 한국 영화 시장은 온갖 종류의 다양한 영화를 받아들일 상황이 못 된다고 봐야죠.
거문비
14/10/19 13:22
수정 아이콘
단언할수 있는데 씨제이는 이 나라 영화 산업의 암입니다. 씨제가 오래 영화 산업을 지배하면 할수록 한국의 영화 산업은 암울해질 겁니다. 흔히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영화가 예술이냐 오락이냐 이런 문제를 가지고 논쟁이 일어나는데요, 이런 문제를 떠나서 오로지 영화 산업적으로만 보아도 씨제이는 암입니다.

씨제이의 문제는 간단합니다. 제작사가 유통망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무리 개같은 영화를 만들어도 중박은 치게 되는 구조죠. 7광구 같은 영화가 220만이나 관객이 들었습니다. 망해야 당연한 영화가 220만이나 들게 된겁니다. 거기에 타워 같은 평작을 만들면 500만 정도 들고, 명량처럼 로또가 긁히면 1000만을 넘깁니다. 즉 씨제이 영화면 망해도 200만 평작이면 500만 잘하면 1000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영화를 제대로 만들고 싶겠습니까?
핫초코
14/10/19 16:40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cj이기에 해운대 천만이 가능했죠.
사람들이 원하니까 천만이 봤다? cj식 밀어붙이기 도배상영 아니었으면 감히 천만 올려다 봤으려고요. 그시간에 적당히 시간 떼울 팝콘층에겐 상영시간표가 절대적이고, 독과점 횡포가 있기에 세운 족적이죠.
이를 대중성으로 왜곡되지 않길바랍니다.
MoveCrowd
14/10/19 13:42
수정 아이콘
지금 예술영화관 숫자가 적은 것도 아니고 적당한 구조라 생각해요.
물론 CJ의 전 과정 독점은 문제가 있다 보지만
리비레스
14/10/19 14:0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분야는 다르지만 저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계시네요.
14/10/19 14:16
수정 아이콘
영화 사업뿐 아니라 모든 업계에서 독점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요. 독점에 성공한 기업만 살아남고 있기 때문에 해당 업계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복지(?) 활동들도 독점기업이 선심쓰듯 베풀어 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들은 언제나 대중들의 기대에 못미칠 수 밖에 없죠.
타임트래블
14/10/19 15:11
수정 아이콘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중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예술이 예술로서 가치가 있나 모르겠습니다. 그건 창작자의 자기만족일 뿐이죠. 그게 불만이면 자기 돈으로 찍고 자기 돈으로 상영관을 지어서 상영하면 될 일입니다. 자선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 민간기업이 최소한의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고 투자하는 건 무책임한 일입니다. 그리고 상영관 독점이 문제라고 하지만, 상영관에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가 없다면 사람들이 발길을 끊을 겁니다. 누구도 한달에 한번은 영화관에 와서 반드시 한 편 이상의 영화를 봐야 한다고 정하지 않았습니다. 작은 영화가 상영관을 찾을 수 없다고 하지만,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왜 반드시 상영관에서만 보여져야 하는 지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당근매니아
14/10/19 17:50
수정 아이콘
통신사들이 단통법을 통과시키고 꿀을 빠는 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효과적인 길이지만, 이것은 사회 전체의 부를 효율적으로 분배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불러옵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 창출이라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허용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영화 산업 전체를 특정한 기업이 쥐고 흔들 수 있는 판이 된 건 당연히 문제가 되지요. 해운대와 제7광구, 은밀하게위대하게 같은 영화들이 그 관객 숫자에 걸맞는 가치를 지니고 있었나요. 지금처럼 기형적인 시장은 관객들이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보지 못하게 하고 해당 기업이 가장 효율 좋게 수익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장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겁니다. '영화관에 가는 이유'가 반드시 '선호하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이 구별은 중요하죠.
그리고 작은 영화라 해도 스크린 상영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영화와 모니터 상영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영화는 화면이나 음향 세팅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달라집니다. 작은 영화라고 해서 스크린에 걸릴 기회가 없어도 된다는 건 일종의 폭력으로 작동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금산분리, 독과점 금지법, 상영관-제작사-배급사의 분리(뒤의 두 가지는 미국에서 시행 중입니다) 같은 것들이 왜 존재하는지 생각해보실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타임트래블
14/10/19 19:16
수정 아이콘
관객들이 자신들이 보고 싶지 않은 영화를 보게 하는 건지, 감독들이 자신이 걸고 싶은 영화를 걸지 못하는 건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느 미친 관객이 보고싶지도 않은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가겠습니까? 관객숫자에 걸맞는 가치라고 하시지만, 관객이 자기 시간과 돈을 들여서 봤기 때문에 나온 수치입니다. 누가 강제로 그걸 보라고 강요한 게 아닙니다. 영화의 가치를 왜 직접 본 관객들이 아니라 제3자가 판단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엉망인 영화라도 김수현의 복근을 대형스크린으로 본 것만으로 가치를 가진다는 관객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CGV가 다른 극장에서 예술영화 상영하는 것을 방해하는 불공정 행위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독과점법은 예로 맞지 않다고 봅니다. 상영관-제작사-배급사가 왜 분리가 그토록 중요하다면 국내에서는 왜 안 되는가를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미국의 예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법률로 금지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도 살펴봐야겠죠. 만약 미국이 법률로 규정되어 있다면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국내에서도 법률로 만들도록 노력할 일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어떤 시장구조때문에 미국은 가능하고 한국은 안 되는건지 면밀히 따져봐야 답이 나올 것입니다. 대안을 만든다는 건 그런걸 의미하지 멀쩡한 기업을 욕하는 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왜 상업영화를 제작하고 상영하는 기업이 영화 발전의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어서 마음껏 상영하고 싶다고 해서 거기에 관심없는 사람에게 손해볼 확률이 높은 일을 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걸 폭력이라고 합니다.
당근매니아
14/10/19 19:39
수정 아이콘
극장에 가는 이유엔 어떤 작품을 찍고 보고 싶어서 가는 경우도 있겠지만, 카페 PC방 등등 다른 시설들 사이에서 선택하는 하나의 단순한 선택지로 작동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경우엔 '지금 걸려있는 영화'가 무엇인가가 선택에 있어서 극도로 중요해지죠. 이 부분을 모르시지는 않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특정 영화에 배분된 스크린수와, 각 영화 별 예매율이나 좌석 점유율을 비교함으로서 파악 가능합니다. 더불어서 개봉 초반 X백만명 돌파 같은 것들이 기획되고 다시 광고로 재생산 되는 과정은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군요.
파라마운트 판결에서 내려진 스튜디오들의 극장 매각 명령은 독과점 금지법인 셔먼법에 의해 진행됐습니다.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자신들이 소유한 극장의 숫자로 밀어부쳐 불공정한 시장을 만들고자 한 탓에 내려진 결정이죠. 정확히 지금과 같은 상황 ㅡ 대형스튜디오들이 투자, 배급, 상영까지 전부 먹어치우는 상황에서 내려진 판결이고, 이는 비메이져 제작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화들에게 숨통을 트게 해줬습니다. 이러한 수직 통합 자체는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직 통합을 이룬 기업이 해당 산업의 생태계를 망가뜨리려 한다면 그건 규제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죠. CJ는 이 수준을 넘어섰다고 봅니다.
기업이 해당 업계의 발전과 영달을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영업 활동이 업계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고,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한다면 그건 정부가 개입해야 할 부분이 되겠죠. 그리고 이 글의 본문 또한 그러한 법률을 만들자고 '뜻을 모으는' 과정의 일부로 얼마든지 볼 수 있을겁니다.
LingTone
14/10/20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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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배급의 분리를 미국에서 지금도 시행 중인가요? 파라마운트법을 말하시는 것 같은데, 지난번에 어떤 기사에서 보기로는 오래 전에 폐지되었다고 보았거든요. 미국에서도 폐지된 지 오래인 법을 자꾸 들먹이면서 한국도 제작과 배급을 분리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글도 본적이 있네요.
솔직히 한국 영화 시장의 양적인 성장은 그런 수직계열화로부터 탄생했다고 보기에...
당근매니아
14/10/20 00:38
수정 아이콘
지금은 철회되었습니다. 순환출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재벌가가 악용하는 것이 문제이듯이, 수직계열화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수직계열화를 이용해서 이루어지는 불공정행위가 문제이고, 파라마운트 판결은 그 불공정행위를 막기 위해 원인으로 파악된 수직계열화를 금지한 거죠. 현재 미국 극장 시장이 어떤 특정 회사가 독과점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가 아니게 된 게 주요한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만 이건 제 추측입니다. 제작-배급-상영 분리를 주장하는 건 현 한국 극장가에서 그러한 수직계열화를 통한 불공정행위가 이루어지고 판단하는 탓입니다.
더불어서 '안전빵'만 추구하면서 이루어지는 양적 성장은 속빈 강정이 되기 십상이라 봅니다. 특히 이러한 예술문화 분야에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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