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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18 22:46:46
Name 靑龍
Link #1 http://blog.naver.com/smh2829/206791622
Subject [일반] <삼국지> 손권의 형주 대여에 관한 글.
청나라 고증학자 조익은 그것은 오나라만의 생각이다!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아래의 기사는 빌렸다는 것을 입증합니다. 


'량주를 얻으면 형주를 주겠소'   - 선주전 - 


빌리지도 않은걸 달라고 하는 무개념한 군주도 없을 뿐더러 준다고 약조하는 무개념한 군주도 없겠지요.
사기꾼이나 불법사채업자도 빌리지도 않은걸 빌렸다고는 하지 않습니다. 

유비가 손권에게 형주를 빌린 것만은 확실한 사실로 보여집니다. 다만 그 형주의 범위가 어디까지였나가 쟁점이 되겠지요. 
오지 노숙전에는 유비가 경구로 와서 손권을 알현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나 오지는 위소의 오서를 기본으로 해서 만든 것으로 오나라의 입장을 따랐을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공식적인 직함으로도 유비는 손권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당시 실력에선 손권이 비할수 없던게 현실이었죠. 손권은 커녕 주유에게도 기를 못폈던 유비였으니까요. 
뭐 어쨌든 유비는 경구로 와서 손권을 만났습니다. 이 일은 주유가 사망하고 이뤄진 일입니다. 정보전에서 확인할수 있습니다. 

1. 적벽대전 후. 
 ⒜ 주유, 조인과 대치.                                 
 ⒝ 유비, 조인의 주변 견제, 차단 및 남4군 정벌. 

2. (중략) 주유, 사망
⒞ ① 정보, 남군태수가 됨.   ② 노숙, 강릉에 주둔. 
⒟ ① 유비, 경구로 가서 손권을 만나 형주를 대여함.  ② 유비, 형주목이 되어 공안에 주둔.  
     ③ 장비, 남군태수가 됨. 
⒠ 노숙, 강릉에서 물러나 육구에 주둔. 

이런 수순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근데, 여기에서 '형주'에 대해 서로 동상이몽을 했던 것 같습니다. 형주를 반환하는 조건이 어땠을지 사서에 기록되어 있지 않으니 추론이 불가피합니다. 
유비는 단지 형주의 주치가 있는 남군 일대를 형주로 인식하고(사실 빌린 것은 남군 뿐이었죠) 손권은 남군 포함 남4군까지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유비가 확실하게 반박하지못한 것을 보면 남4군 정벌이 손오측의 묵인하게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유비 입장에 서서 봤을때 세력이 약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확실하게 거절하긴 현실적으로 쉽지않은 일이고 거절했다하면 상황은 더 악화되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겠죠. 따라서 손권의 부당한 제안이었다 할지라도 어쩔수 없이 수긍했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형주 전체를 주기도 싫고 현실적으로도 촉한정권의 2인자 관우가 형주에 단독적으로 부임해있었기때문에 주기도 어려웠습니다. 또한, 손권이 하는 짓이 얄미웠던 것도 사실이죠. 
반면, 손권 입장에서 보면 유비 이놈은 참 나쁜 놈입니다. 적벽에서 구원해주고(사실은 같이 싸운거지만), 남군을 빌려주어 결과적으로는 익주까지 얻었음에도 형주를 반환하지않습니다.(물론 이것은 철저히 결과론적인 생각입니다.) 참다못해 사신을 보내 유비에게 재촉까지 하지만 유비는 '량주를 얻으면 형주를 주겠다'고 합니다. 사실 이말은 반환하지 않겠다라는 얘기니까요. 량주를 언제 얻을지도 모르고 얻을수 있을지도 모르고 얻는다해도 말이 또 바뀔수가 있죠. 그러니 분노한 손권은 무력을 동원하여 남군과 무릉군을 제외한 3군을 무력으로 뺏습니다. 

유비는 손권이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니 아예 주기가 싫었던것 같고 손권은 유비의 상황이 나빴을때와 좋았을때가 언행이 다르니 분노했겠지요. 
거기에다 인구 문제도 겹쳤을텐데 남군 하나와 나머지 세군의 인구는 비교가 안됩니다. 3군의 인구수가 월등히 많습니다. 물론 당시 조사된 인구수가 없어서 추론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후한서 군국지 기준입니다. 그러니 유비 입장에서도 짜증날만한 상황인 것은 충분한거죠. 다만 남군의 위치가 전략적으로도 위나라에 대항하기에 유리하여 촉한 입장에서 쉽게 포기할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양주의 인구는 생각외로 많지 않은데 손권은 그것때문에라도 눈에 보이는 형주를 쉽사리 포기할수 없었을 것입니다.  오나라는 호족들이 사병을 유지하고 있었던데다 곳곳에 산월족이 있었으니 안심할수 있던 상황만은 아니었습니다. 지도로 보면 땅덩이가 크니 인구도 많고 발전도 잘되었다 오해하기 쉽지만 발전이 시작된 것은 오나라부터이고 남북조시대를 거쳐 남송 시대나 되서야 발전을 거의 완료했다고 하니까요. 
이런것을 배제하고서도 자기보다 훨씬 약했던 유비가 이젠 자기와 동등해진 것을 넘었으니 손권으로서는 열등감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죠. 빵셔틀이었던 놈이 어느 순간 짱이었던 자기와 어깨를 맞겨룬다는 것이 쿨하게 인정할만한 부분은 아니니까요. 우리는 영웅들이 무조건 마음이 넓다고 오해하지만 사실은 그들도 일반인들과 같이 열등감도 있고 소심한 부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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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ndris
14/10/18 22:5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형주 남부는 양주와 마찬가지로 개척해 나갈 땅이라 그리 매력적이진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동오는 주유의 생각대로 남군만 차지하고 익주로 진출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반대로 유비의 세력은 유비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있었고 거기에 내정 만렙인 제갈량이 붙어있었으니 상황이 나쁘지 않았고...그 결과 주유의 죽음 이후 동오가 익주는 커녕 합비도 넘지 못하고 빌빌댈 때 거꾸로 유비가 익주로 진출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고...손권의 어쩌면 열등감일지 모를 감정은 그와 함께 싹텄을지도 모르고요...다만 개인적으로는 유비에 대한 열등감보다 형이나 아버지에 대한 열등감이 아니었을까 싶은...
All-Reset
14/10/1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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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권이 들어가있으면 손제리를 까야한다고 들었습니다...
확실한건 근거지도 확실히 다스리지 못한 상태에서 형주까지는 무리였다고 생각합니다
14/10/18 23:19
수정 아이콘
사실 넷상 의견은 촉한 지지파들이나 위나라 지지파들이 많은 실정이라 손권이 좀 억울하게 까이는 면도 없잖아 있긴 합니다.
All-Reset
14/10/18 23:37
수정 아이콘
점유하고 있는 곳도 제대로 통제가 안되는 편인데
외부의 적이 생기면 내부의 적은 사라진다 는 얘길 맹신해서 내부가 정리가 안된 상태에서의 형주로 진출은 말도 안되는거죠...
형주를 뺐은 이후에도 오나라 안에서 반란이나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닌데 형주로 진출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내부 정리나 확실히 했다면 이궁의 변같은 사태가 생길 이유가 없죠...
아무리 바보같은 후계를 세웠다고 해도 손권정권이 안정됐다면 조금의 소요상태로 넘어가겠지만
내부가 정리가 안된상태니 국가의 대들보를 몇개나 뽑아댔죠...
오나라 쪽도 확실히 국가체제가 확립되지않은 상태에서 진출은 오나라를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로하스
14/10/19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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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오히려 손권이 형주 먹고 이릉대전에서 압승하면서
잠재적 위험요소였던 유비의 힘을 꺾어버렸다는 면에선 상당한 안정감을 얻었을수도 있죠.
조조에 대항하면서 유비까지 견제해야 했던 상황에서 오직 조조만 신경쓰면 되는 상황으로 변했으니까요.
Love&Hate
14/10/19 13:07
수정 아이콘
손권이 형주에 진출해서 형주를 잃었다면 무리한 진출을 한것이 되겠죠.
하지만 손권은 형주를 먹고 형주를 계속 지키고 있었으므로 무리한 진출로 보긴 힘듭니다.
또한 손권은 형주를 진출한 뒤 형주를 중심으로한 장강방어선은
육조시대의 모태가 되고 모방이 되는 방어라인입니다. 이건 손권의 업적입니다.

또한 이궁의 변까지 형주진출을 엮으려는 것 자체가, 형주진출을 지나치게 까려고 하는거 같아요.
바보같은 짓 말도 안됨. 이렇게 말할일이 아니고
강동의 정권이 하나의 지방정권으로서 살아남을수 있는 길을 보여준게
형주(강릉)- 건강(건업) 장강방어선입니다. 육조시대에 모방당하구요. 강릉을 잃자마자 남조가 북조에 떨어집니다.
마치 유방을 모방해 서천을 취한뒤 관중을 공략해 천하를 얻으려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손권은 하나의 좋은 선례를 보여준겁니다.
나이트해머
14/10/19 14:12
수정 아이콘
글쎄요. 무리한 진출에 가깝습니다. 장강 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방어선이라는 말이 좀 어폐가 있는것이, 장강 자체가 장벽이 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장강이라는 최고의 교통로를 홀로 독점하여 공자에 대해 압도적인 기동력을 손에 넣음으로서 달성되는 방어라인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런 의미에서 볼때 손오의 형주 진출은 불완전했습니다. 양양(번성)이 위나라의 손에 있었거든요. 안정적인 방어라인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무조건 여기까지 확보해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불완전하고 취약한 방어라인에 불과하죠. 남조 정권의 장강 유역 장악은 이 양양까지 모조리 다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립하는 것이지 강릉만 가지고 있다고 성립되는 게 아닙니다. 그리고 남조가 외부 공격에 의해 붕괴하는 때는 언제나 양양-강릉-건업으로 장강 수로를 따라 도미노처럼 이루어졌고요. 육조도, 남송도. 모두 말이죠. 즉, 양양 확보가 없으면 장강 수로는 방어선이라기보단 적의 공격이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는 고속도로입니다.

손권의 형주 공략이 성공적이라고 평하려면 양양까지 확보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패했죠. 오히려 양양에서 남하하는 위의 공세를 강릉의 촉을 몸빵으로 하여 격퇴할 수 있었던 구도에서 오로지 오나라 단독으로만 막아서게 되어버리는 구도로 변화시켰습니다. 그렇기에 무리한 진출이라고 말할 수밖엔 없습니다. 만약 촉이 양양까지 점령했다면 강릉을 빨리 장악하는 것은 어쨌든 의미가 있을 것이겠습니다만(이때는 양양-강릉까지 이어지는 촉 영역의 장강 수로를 최대한 뺏어와야 할 이유가 생기죠) 그게 아니라면야...
Love&Hate
14/10/19 15:42
수정 아이콘
양양의 확보와 육조시대 장강방어선은 아주 큰 관계는 없습니다.
육조시대의 형주의 핵심은 강릉입니다. 그래서 남조의 형주의 중심지도 강릉이고요.
남조정권이 양양까지 모조리 확보되어있었다고 하시는데 아닙니다.
양양은 북조와 남조의 경계에 가까웠고, 북조가 강할때는 북조에 남조가 강할때는 남조에 속해있었습니다.
실제 양양-강릉-건업의 방어선을 구축할때는 남조가 북조에 공세를 펼칠때라는 이야기고
수세의 상황에서 방어를 할때는 강릉-건업라인이었습니다.
손권의 방어라인과 거의 흡사합니다. 남조가 수세에 몰릴때 보면요.

초나라의 환현이 동진을, 양무제 소연이 제나라를, 형주자사 소역이 후경을, 수나라가 진나라를 무너뜨릴때 강릉에서 출발된 공략으로 건업이 함락당합니다.
서진의 손호 공략도 강릉이 중간경유지구요. 수나라가 통일할때도 진나라는 형주를 상실하고 양주 근처에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죠.
강릉의 공격루트로 건업이 함락되지 않은건 후경의 난이 거의 유일합니다.

남조시대 방어라인에서 양양을 빼앗긴건 건업과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양양을 내줬어도 건업은 안전했습니다.
양양은 오히려 요충지인 강릉을 제압당하기 쉬운 위험을 남기는 것이지.
강릉은 그만큼 건업의 목구멍같은 곳이었고, 그래서 남조의 형주자사들이 주둔하던 곳이었죠.
나이트해머
14/10/19 16:22
수정 아이콘
남조가 공세를 펼칠때는 양양을 확보했을 때가 아니라 회수까지 도달했을 때입니다. 유우의 북벌, 진경지의 북벌, 모두 회수의 수로를 확보하고 그 길을 따라 북벌을 진행했습니다. 환온의 북벌 마찬가지군요. 그래서 이들의 기록을 보면 분명 북벌인데 군대가 북쪽으로 올라간다기보다는 동진, 서진하는 경향을 띄죠. 회수와 거기에 이어진 지류들을 진격로로 삼아 서쪽으로 갔다가 동쪽으로 갔다가 하니까요.

또한 방어적으로 돌아섰을 때도 양양을 내어줬을 때가 아니라 회남지역에서 밀려났을 때고요. 육조중 마지막 진 왕조를 제외하면 어쨌든 양양은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상황에서도 북조의 동서분열을 이용해 회수까지 도달해서 북제를 상대로 일정수준의 북벌을 시행, 성과를 거두기도 하고. 진경지의 북벌만 해도 냑양까지 진격한 건 연예주에서 수로를 따라 서진해서 점령했는데 철수할땐 양양쪽으로 바로 내려갔죠. 중간에 홍수에 휘말려서 군대가 날라가 버립니다만.

서진의 손호 공략은 양양과 파촉에서 강릉으로 동시에 치고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동오는 양양에서 수로를 따라 서진해 오는 위군을 전혀 막지 못했고요. 즉 양양은 장강 수로의 장악에 필수조건이고, 여기를 확보 못하면 장강을 따라 건업까지 고속도로가 뚫립니다. 그 대책으로 강릉에 군사력이 집중되지만, 그건 결국 장강 방어선의 장점인 병력 집중이 가능하게 되는 독점적인 기동력을 상실하는 문제를 가져옵니다. 남송이 그래서 망했죠. 양양까지 장악하고 있는 동안에는 몽골군 이상의 기동력을 보여주다가 양양이 뚫리자 속수무책으로 임안까지 밀려납니다. 그래서 양양을 확보못한 손오의 장강 방어라인은 불완전한 것이라 할 수밖엔없고요.

그리고, 환현, 소연, 소역은 모두 강남 정권의 양대 군벌(북부군, 서부군) 중 하나인 서부군의 수장입니다. 그리고 이 서부군의 총사령관이 평시에 머무르는 지역은 강릉이 아닙니다. 무창이죠. 무창은 동오시대에 아예 건업과 번갈아가면서 수도로 왔다갔다 할 정도로 건업과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삼국지 시대 지역기준으로는 아예 양주에 속해있는 곳입니다. 그러니 여기서 출발하면 바로 건업으로 들이닥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물론 북부군이 정권을 잡을때면 회수 인근에서 건업으로 치고 내려오는 모습을 띄죠.동진의 유뢰지, 유송을 건국하는 유우, 제나라를 건국하게 되는 소도성처럼 말입니다.(물론, 이들을 통해 강남정권은 서쪽에서의 공격으로만 멸망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기도 하죠.) 이들이 서진해오는 건 장강 수로의 방어적 역할 때문이라기보다는 강남 정권의 정치지형적 특성에 따른 것입니다.
Love&Hate
14/10/19 17:30
수정 아이콘
북부군은 건강을 함락시킨것이 아니라 중앙군을 장악했습니다.
원래부터 북부군과 중앙군은 밀접한 관련이 있었으니깐요.
회남의 병력과 중앙군이 대립했을때, 회남의 군사에 의해 건강이 함락된건 후경의 난이 유일합니다.
실제 후경의 난이 처음 일어났을때 굉장히 무시당했죠.
그에 반해 서부군의 공세에는 건강이 빈번하게 함락됩니다.

양양에 대남 방어선의 핵심이 펼쳐진 것은 후대의 남송때의 일이죠.
남조시대의 양양은 수비의 주요거점보다는 공세로 전환하는 거점도시였죠. 장강의 군사를 몰아 북쪽으로 가는 병사들이 차지해야할 요충지.
그래서 진경지가 북벌이전에 양양을 수복하는거구요.
양양을 공략한 북쪽의 세력은 당연하게도 강릉이 다음타겟이었습니다.
양양으로 바로 건강을 함락시킨게 아니란 이야기죠.


또한 양양을 먹지 않았다해도, 강릉을 차지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는 되지 않습니다.
강릉을 못가진건 진나라인데..
그냥 쉽게 멸망해 버리죠. 진도 양양이 없어도 강릉을 수복했을때는 버팁니다.

실제로 양양에서 건강 직격을 맞아서 패배했다면, 강릉을 가질 의미가 없는것이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건강을 공략하기 위해서 양양을 얻어도 강릉을 얻어야 했으며,
강릉-건강의 라인을 만든게 손권입니다. 손권의 강릉공략은 크게 밑질것은 없는 장사였습니다.
다른 나라가 강릉을 가지고 있는것보다 본인이 강릉을 소유하는것이 좋으니깐요.

또한 남쪽에서 일어나 중국 전토를 가진것은 주원장이 유일합니다.
촉이 어쩔수 없거나 어차피 안되는 일이었다는 입장이라면 손권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그만하면 분열기 왕조치고는 살만큼 살았죠.
나이트해머
14/10/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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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군은 단순히 중앙군과 손잡고만 지낸 게 아닙니다. 당장 유우만 해도 환현에게 속아넘어가 붕괴했던 북부군을 재건, 환현을 서쪽으로 쫓아보내고 정권을 장악, 유송을 세워버립니다. 정면으로의 공성전 승리만이 함락이라면 서부군도 건강을 제대로 함락한 적은 별로 없지요. 죄다 배후공작으로 알아서 문열게 만들고 들어갔지.

남조 정권의 대규모 북벌, 환온의 3차레 북벌과 유우의 북벌, 진경지의 북벌은 모두 회수를 따라 이루어졌지 양양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점만 봐도 양양이 남조 정권의 북벌을 위한 거점도시라 보기 어렵습니다. 환온은 1차 북벌에서 하남을 장악했고, 2차 북벌에서 회수와 그 지류를 따라 낙양 확보 후 무관으로 서진(동시에 한중에서 사마훈이 북상)해 관중까지 장악했으며(이건 이후 전연과의 싸움에서 상실), 3차 북벌에서도 역시 변수, 청수, 황하를 이용해 진격로와 보급선을 확보하면서 낙양을 노렸죠. 유우는 회수를 이용, 산동반도의 남연을 멸망시키고 다시 회수와 여러 지류들을 이용해 낙양과 장안까지 장악합니다. 진경지는 회남지방(수춘)을 장악하는 것으로 북벌의 신호탄을 끊었습니다. 낙양까지 치고 들어간 것도 어디까지나 하남에서 호뢰관으로 서진, 이를 돌파하고 낙양을 점령한 거고요. 양양은 철수로에 불과했죠.

즉 공세로 전환하는 핵심 지역은 양양이 아니라 회수를 활용할 수 있는 회남지역이죠. 여기를 안정적으로 거머쥐면 낙양에서 산동까지 모조리 사정권 안에 들어갑니다. 양양은 어디까지나 장강 수로의 독점적인 운용을 위해 존재하는, 방어적인 의미가 강한 거점입니다.

그리고, 양양에 없으면 강릉은 취약할 수밖엔 없습니다. 고대의 최고 진격로이자 보급로는 강을 운용할 수 있는 수로이며, 따라서 수로의 확보는 매우 큰 의미를 지닙니다. 양양이 방어에 중요한 것은 양양을 확보하여 장강이라는 중국 남부의 핵심적인 수로에 대한 독점적인 통행권을 획득하고, 이를 통해 공자에 대해 월등한 기동력을 손에 넣을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요한 양양이 강남 정권의 손에 없다면? 양양에서 강릉까지는 장강이라는 고속도로가 뚫려있고, 따라서 강릉은 방어에 극히 취약해집니다. 강릉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규모 전력이 상시적으로 배치되어 있어야 하며, 따라서 장강 수로를 활용한 방어전선의 장점인 수로를 통한 기동력이 힘을 받지 못합니다. 언제나 강릉에 대병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이는 장강을 방어선으로 삼는 것이 그 의미를 대폭 상실함을 뜻합니다.

손권의 강릉 공략은 그렇기 때문에 성급했고 무리를 둔 셈이었죠. 양양이 없는 강릉은 취약하여 많은 방어전력이 필요한 곳입니다. 양양까지 확보해야 안정적인 방어라인이 되는 거죠. 그리고 양양까지 확보 못할 거라면 강릉을 확보하는 것보다는 회수를 확보하는게 낫지요. 지방정권으로 할거하다가 대충 망할 게 아니라면 말입니다.

수문제의 통일은 강릉이 어디 손에 있느냐와는 무관합니다. 전력차도 압도적이었을 뿐더러 회남에서 곧바로 기습적으로 장강을 도하하여 경구를 점령한 후 중산으로 나아가 건강을 직격. 강릉에서 수로를 타고 서진하는것이 아니었습니다. 진패선의 무대책이 아니었으면 시도도 되지 않을 공략에 당한 거죠. 애초에 진 왕조는 거기까지 버틴게 놀라운 왕조입니다. 건강 인근만 장악한 상태에서 출발해 북주와 북제의 공격을 5회나 격퇴하고 장강 하류 인근 완전장악에다 회수까지 나아가기도 했었으니까.

그리고, 남쪽에서 중국 전토를 확보하는 경우가 적다는 게 여기서 왜 나올까요. 물론 서쪽지역을 모두 확보하고 동쪽으로 치고나가는 것(진, 한, 수나라처럼)보다는 적긴 하죠. 그런데 그럼 대충 할거하다 대충 망하면 된다는 건데 과연 그게 나아갈 길로 적절한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중국 전토까지는 어려워도 황하 이남 대부분을 장악한 적은 적지 않습니다.
14/10/18 23:25
수정 아이콘
왜죠?
All-Reset
14/10/18 23:27
수정 아이콘
저격이라 죄송합니다....
레지엔
14/10/18 23:27
수정 아이콘
이분 젊어서는 잘 나가셨던 분...
無識論者
14/10/18 23:32
수정 아이콘
손권님 말년에 왜 그러셨어요?
파인애플빵
14/10/19 00:33
수정 아이콘
진짜다 진짜가 나타났다
지금뭐하고있니
14/10/19 01:54
수정 아이콘
육손 나와주세요.
無識論者
14/10/18 23:22
수정 아이콘
형주영유권 분쟁은 처음에는 유비측이, 나중에는 손권측이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유비측은 그래도 형식상으로나마 양보하는 기색을 보였지만 손권측은 관계를 아예 파탄냈다는 점에서 손권측 잘못에 좀 더 무게가 실리지 않나 뭐 그리 생각을...
14/10/18 23:23
수정 아이콘
저도 그리 생각하는 편입니다.
사실 난세였던데다 굳건한 동맹상태도 아니었으니 어찌보면 이런 생각은 탁상공론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요.
14/10/18 23:58
수정 아이콘
제갈근이 동생 반만 내정능력이 됬었더라면....
로하스
14/10/19 00:32
수정 아이콘
가장 큰 잘못은 관우에게 있다고 봅니다. 손권도 나름 좋은 관계 유지하려고 노력했는데
손권이 제시한 혼담을 관우가 너무 심하게 거절해버리면서 완전히 파탄나버렸다고 보거든요.
無識論者
14/10/19 01:08
수정 아이콘
관우의 외교적 결례와 오만함은 분명 큰 실책이고 형주분쟁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결국 칼을 빼들고 실행에 옮긴 건 손권이죠.
손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다기엔 이미 그 이전에 익양대치 등 전면전 직전까지 간 상황이 있었고
그 당시 협상을 통해 형주를 분할했음에도 불구하고 손권은 계속 형주를 노리는 낌새를 보였죠.
그래서 관우는 북진에 나서면서도 수비병력을 남겨두고 떠날 수 밖에 없었고요.

손권이 제시한 혼담도 '우리 이제 친하게 지냅시다'보다는 관우측의 의사를 떠보거나 방심시키거나 인질을 잡기 위한 방책으로 보입니다.
뭐 그걸 필요 이상으로 격하게 거절해서 명분을 제공한건 관우의 잘못이긴 하지만요.
14/10/19 01:48
수정 아이콘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선 이견이 있는 입장이에요.
관우는 형주를 담당한 사령관이었던데다 이미 손권은 손씨부인을 통해 유비에게 뒤통수를 날렸던 입장이었기때문에 관우로서도 그 순수성은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죠. 물론 외교적 대응은 병맛이었지만 순수한 무장인 관우였기에 손권이 영리하게 대응했던것도 있다보구요.
파인애플빵
14/10/19 00:11
수정 아이콘
어차피 외교 라는게 명분 보다는 실리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는 것인데 유비가 서량 정벌하고 장안 까지 먹은 다음 월등히 강해진 전력으로 오나라 집어 삼키 겠다고 나설수도 있는 문제 입니다 유비가 클때 까지 손권은 타의든 자의든 상당 부분 양보를 해왔고 이는 위나라라는 거대한 적을 두고 있었기에 가능한 양보 였습니다
제가 손권 이였다고 해도 한중 까지 집어 삼키고 양양 까지 몰아 세우는 촉한의 막강한 전투력에 큰 불안감을 느끼기에 충분 했다고 생각 합니다
더구나 삼군을 돌려 받을때 군사 행동 까지 해서 양쪽은 형식적인 동맹 이였을뿐 거의 감정적으로 안좋아져 있었구요 관우의 손제리 드립은 이런 삼군에 대한 군사적 행동을 일으킨 오나라의 반감이 없다고 말할수 없습니다
오나라가 끌려 가지 않을 정도가 되야 하는데 유비는 땅을 계속 확장 하지만 손권은 합비에서 막혀 있는 상태 였구요

물런 두 나라가 합쳐도 위니라를 못 이기는 상황에서 손권의 선택은 충분히 아쉽기는 합니다 외교적으로 잘 풀어 가면서 서로 이득도 챙기고 땅도 넓히면서 위나를 공략 할수도 있었을텐데요
불타는개차반
14/10/19 01:16
수정 아이콘
근데 간단하게 보면 유비가 약속을 안지킴에서 시작하지 않았나요?
제가 촉한정통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형주분쟁에 있어서 손권이 잘못했다는 생각은 전혀 없네요
無識論者
14/10/19 01:51
수정 아이콘
유비가 약속을 안 지켰듯이 손권은 형식적으로나마 동맹관계던 세력을 뒤통수 치고 땅을 아예 점령했죠.
어느쪽 잘못이 더 크냐를 따지면 모를까 잘못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불타는개차반
14/10/19 16:34
수정 아이콘
이미 유비가 약속을 안지킨데서 일방적으로 손권에게 양보만을 바라는건데 동맹관계에 금이 가게 된 책임이유는 유비에게 있지 않을까요?
이 상황에서 손권이 그래 그럼 양주 먹을때까지 기다리자는건 말이 안된다고 보거든요
더군다나 손권도 일국의 패자인데 말이죠
無識論者
14/10/19 17:20
수정 아이콘
그 양주 드립 때문에 일어난게 익양대치고 그래서 협상해서 땅을 갈랐죠.
그리고 본문에도 나와있듯이 엄밀히 따지면 빌린 땅은 남군 일대 뿐입니다. 남4군은 유비의 힘으로 점령한 땅이죠. 그게 비록 손권의 묵인하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도. 근데 손권측은 이 땅을 죄다 내놓으라고 하니 유비쪽이 언짢아질수 밖에 없던거고요.
그리고 동맹관계에 금이 가게 된걸로 따지면 손권측도 손부인이 유선을 빼돌리려고 했고, 익양대치 협상 이후에도 계속 형주를 노리는 낌새를 보였고....큰소리 칠 입장이 못 되죠.
14/10/19 12:18
수정 아이콘
후대의 입장에서 건조하게 누가 더 잘못했느냐만 따진다면 무조건 손권 잘못이 맞죠.
말 바꾼건 유비가 잘못한 것이긴 하지만 그러자 바로 뒷통수쳐서 익양대치 발발시켰고, 이 때 손권이 가진 모든 정당성은 소실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때의 통수에 맛들렸는지 나중에도 또 뒤통수 쳐서 결국엔 관우도 죽이고 형주도 전체 다 빼앗은 것 아닙니까. 그리고 유비 아들 납치하려고도 했었고.
로하스
14/10/19 12:24
수정 아이콘
근데 땅을 빌렸다가 돌려주기로 해놓고 그 약속 깨버린 사람과 약속 깨버린거에 열받아서
무력행사한 사람중에 왜 후자가 뒤통수를 친게 되는거죠? 약속 안지킨 전자가 뒤통수를 친거 아닌가요?
후자는 뒤통수 맞고 빡쳐서 힘으로라도 자기땅 되찾으려고 한거고요.
14/10/19 12:27
수정 아이콘
말바꾼 것보단 실제로 무력을 행사한게 더 잘못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리고 이걸 손권측이 더 과실있는게 아니라고 봐도 익양대치 이후 서로간에 땅을 나누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나중에 또 통수친건 변명할 말이 없습니다. 거기에 관우를 죽이기도 했고...

뭐 이건 후대 사람의 입장에서 그냥 정량적으로 누가 더 잘못했느냐만 논한 것이고, 난세에 통수좀 치면 어떠냐 난세는 원래 그런 것 아니냐 라는 식의 주장이 나온다면 할 말은 없고, 틀린 주장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로하스
14/10/19 12:43
수정 아이콘
아니죠. 내땅을 빌려가놓고 어떤 시점에선 돌려주겠다고 약속하고선
막상 그시점이 오니까 말바꾸고 안돌려주는 사람한테 힘으로라도 되찾으려고 한게 왜 더 잘못이에요?
빌렸다고 해놓고 사실상 땅 꿀꺽하려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가만있는게 호구아닐까요.

익양대치 이후에 대해서는 손권 잘못이 있죠. 뭐 저는 여기서도 관우가 좀 잘했으면 상황이 달라질수도 있었다고
보긴 하는데 어쨌거나 손권이 배신한건 사실이니까 굳이 편을 들진 않겠습니다.
불타는개차반
14/10/19 16:38
수정 아이콘
근데 그 누가 더 잘못했냐에 대한 입장은 전적으로 어떻게 해야지 위나라에 대항할수 있냐에 대한 반응 아닐까요?
이는 결국 위나라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촉에 힘을 싫어주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손권이 양보해야 한다는것 같은데
저는 사실 이게 이해하기 힘드네요
이미 위군을 대파한후 발등에 떨어진 불을 어느정도 해결한 상황에서 굳이 손권이 얻는것 없이 유비의 주장에 동조할 필요성이 있나 싶거든요
좋아요
14/10/1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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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장료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손제리를 깝시다(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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