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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4 23:45:40
Name 기아트윈스
Subject [일반] 목판인쇄, 종이책, 그리고 e-book
목판인쇄기술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북송 초엽( 10세기 후반) 가량이나, 기술 자체가 개발된 것은 그보다 수백년을 앞섭니다. 오늘날 사람들이 흔히 가지기 쉬운 편견 중 하나가 곳 역사의 흐름을 기술의 발전(혹은 변화)이 견인한다는 아이디어인데요, 중국의 초기 출판사는 이러한 편견을 깨주는 좋은 반례 중 하나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구텐베르그의 인쇄술과 서구 근대화를 연결짓는 내러티브를 구축했고, 그 내러티브를 파훼하는 일환으로 "동양에도 거대한 출판시장과 인쇄기술이 있었는데?"가 나오고, 다시금 "기술 발달이란 게 별로 큰 이니시에이터가 아니었나보네 뭐..." 와 같은 반응이 나오는 식의 변증과정이 있었지요.

목판인쇄술이 발명(?) 이후 매우 오랫동안 별 주목을 못 받았던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제시되지만 그 중 가장 섹시한 이유들을 몇 가지만 꼽자면

1. 가격 문제


일단 목판을 한 번 파놓으면 목판 상태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가능 인쇄량이 5천쇄 가량 밖에 안 됩니다. 목판을 새기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많이 부족한 양이지요. 게다가 서적의 수요가 매우 한정되어있는 상태에서 사실 5천쇄를 다 팔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고, 이 때문에 대부분은 on demand, 즉 선불형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래서야 서적의 대량생산이 가능할 리가 없지요. 이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미증유의 수요폭발이 필요했는데 송나라 때 본격 도입된 과거제도가 어마어마한 수의 시험준비생을 양산하면서 이 걸 해결해주기 전까진 인쇄용 목판이란 그저 좀 특수한 형태의 비석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송나라의 과거제도는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시험은 3년에 한 번 치루어졌는데, 남송 후기에 이르면 시험 한 번에 응시자가 40만명이 몰리곤 했습니다. 남송의 전성기시절 인구가 현재 남한과 비슷한데, 당시의 생산력과 사회구조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어마무시한 숫자이지요.

이들이 만들어낸 수요가 어마어마했습니다. 시험 참고서와 교재가 출판시장의 수요를 크게 견인하면서 목판인쇄문화가 대폭발하게 됩니다.




2. 감성 문제

소식(蘇軾)은 북송 중기의 문인으로, 중국 역사상 한 손 안에 꼽힐 만큼 중요한 작가입니다. 재밌는 건, 그가 이러한 출판시장을 몹시 혐오하며 "오늘날 사람들은 책을 안읽는다"라고 한탄했다는 겁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옛날에는 책이 비교적 귀했기 때문에 일단 손에 넣었다 하면 반드시 필사했고, 필사 과정에서 책을 속속들이 익혔는데 지금은 다들 비교적 싼 값에 출판본만 사보니까 사놓고도 그냥 책꽂이 장식으로만 쓴다는 겁니다. 그나마도 유통되는 책들을 보면 "좋은" 책이라고 부를만한 것도 없고 죄다 참고서라는 거지요. 이러한 사실들을 근거로 그는 목판본에 대한 필사본의 우월한 지위를 역설합니다.

감성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필사문화에서 책은 정보와 내용만을 전달하는 매체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기도 합니다. 필사자의 붓 터치, 서체의 선택, 다양한 필사본들을 비교한 후 남기는 교감기 등등이 모두 책 하나하나에 독립된 미감을 더해줍니다. 더불어 필사 과정 자체가 하나의 독서행위인지라 손수 필사한 필사본은 필사자의 독서의 증거가 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희귀본, 귀중본은 99.9% 필사본이었다는 사실이 인쇄에 대한 필사의 우월한 "감성"을 배가시켜주었지요.

이 때문에 책덕후들, 즉 장서가들은 자신들의 서가를 희귀한 필사본들로 빼곡히 채워놓고 그걸 또 서로 교류하며 번갈아 필사하는 장서문화를 구축했던 반면, 인쇄본을 가득 쌓아둔 지역 서원들과 도서관들은 가문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많은 경우 시험의 레퍼런스가 되는 참고서들을 쌓아놓고 젊은 응시생들을 유인하는 양극화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가격의 인쇄본과 감성의 필사본의 싸움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다시피 인쇄본의 승리로 끝났지요. 필사본의 감성을 사랑한 이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갈수록 내려가는 인쇄비용에 비해 필사비용은 그대로였으니 당해낼 재간이 없지요. 가격 경쟁력이 깡패 아니겠습니까.




송나라의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1. 출판시장을 견인했던 건 참고서
2. 출판물은 감성이 부족해...
3. 긴 호흡으로 보면 결국은 싼 게 장땡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제 e-book이 등장한 오늘날의 대한민국으로 날아가봅시다. 역시 참고서가 종이책 시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필사본의 것이었던 감성 부분도 담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품격 종이와 잉크에서 나오는 향기, 크고 단단한 하드커버, 아름다운 표지 디자인, 미려한 풀컬러 삽화들은 사치재로서의 책의 위상이 어떠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조금 비싼 게 흠이지만, 비싸면 또 비싼대로 값을 하는게 사치재 아니겠습니까.

e-book의 장점과 단점이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가격, 가장 큰 단점이라면 바로 이 감성부분입니다. 책은 단순히 0과 1로 치환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는 매체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어떤 추가적인 여흥을 제공해주는 놈이고, 이 여흥은 사실 죽었다 깨어나도 가까운 시일 내에, 어쩌면 영원히, e-book이 대체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마치 감성 측면에 있어서 인쇄본이 필사본을 결코 결코 결코 능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한국의 e-book 시장이 영미에서만큼 흥하지 못한 데에는 한국과 영미권의 e-book 디바이스 수준차이, 컨텐츠 보유량차이, 독서량 차이와 같은 e-book 측면의 차이 못지 않게 종이책에 대한 감수성의 차이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시 말해, 종이책이 주는 추가적인 여흥이 영미권의 경우보다 한국에서 더 크므로,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 여흥을 누리기 위해 같은 책을 e-book으로 구매할 때 보다 더 지불해야하는 추가비용을 여전히 감당할 의향이 있었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에서 e-book 시장이 승천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종이책이 비싸지고 e-book은  싸져야 할 겁니다. 그 쯤 되면 감성이고 나발이고 산사태처럼 e-book 시장이 커지는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지요. 마치 한 순간에 음반시장이 무너지고 음원시장이 생긴 것처럼요.





11월 21일, 드디어 도서계의 단통법,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됩니다. 물론 e-book도 정가제 대상이라 기존과 같은 연쇄할인 이벤트들은 없어지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포인트구매-->소비 형태를 띄는 전자책 시장의 거래구조상 포인트 충전 시 보너스를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정가제를 피해갈 길이 종이책시장보다는 더 넓게 열려있습니다. 따라서, 정가제의 충격은 종이책 시장의 경우보다 더 작으면 작았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전자책 시장규모는 6천억 가량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6년 전에 800억 가량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멉니다. 여기에 도서정가제 같은 걸 끼얹어본다면...?

음...

찾아보니 리디북스는 아직 상장을 안했네요. 참 투자하고 싶은 기업인데요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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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수
14/10/05 00:00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필사본-인쇄본 / 종이책-이북(...?) 의 대응관계가 적절하고 재미있어 보이네요.
필사본처럼 종이책이 완전히 사장되어버릴것 같지는 않지만, 확실히 이북이 종이책을 대체할만한 수단임에는 분명해 보입니다.
빡인유케이
14/10/05 00:03
수정 아이콘
저도 E-book은 아직 꺼려지더군요. 같은 내용을 읽어도 책의 경우는 어느책에서 어떤 내용이 나왔다는 걸 기억할 수 있는 반면, E-book은 그냥 어.. 어디서 봤는데 정도의 느낌만 남기도 하구요. 왠지 스마트폰을 애기때부터 만져오고 있는 세대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 종이책은 선물or지적허영심의 상징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하네요.
yangjyess
14/10/05 00:04
수정 아이콘
교보문고에서 한달 9,900원에 전자책 세권을 대여해 읽고 있습니다. 한번 대여하면 180일간 읽을 수 있는데 이정도 기간이면 반납일에 대한 압박도 거의 없는 수준이라 느긋하게 읽을 수 있더군요. 비문학은 컨텐츠가 많이 부족한데 문학은 세계문학전집이 대부분 ebook버전이 같이 있어서 부족함을 못 느끼겠더라구요. ebook시장이 커지는걸 막고 있는건 <e-book 디바이스 수준차이, 컨텐츠 보유량차이> 이 두가지 요소가 거의 90% 이상이라고 봅니다. 감성 같은거 전자책의 편리함 한번이라도 맛보면 저 멀리 달아납니다. 종이책 너~ 무 너무 불편해요.
스테비아
14/10/05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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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거 괜찮네요.
오도바리
14/10/0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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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근데, 홈페이지 어디가면 찾을수있나요? 아까부터 찾아보려했는데 도통 찾을수 없네요
yangjyess
14/10/05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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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홈페이지 왼쪽 카테고리 보시면 위에서 세번째에 ebook / sam 이라고 있는데 sam이 전자책 대여 서비스입니다.
오도바리
14/10/05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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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흐흐.
카루오스
14/10/0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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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이 편하긴 편하겠지만 책은 역시 쫙쫙 넘겨보는 맛 아니겠습니까!
14/10/0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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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의 최대 문제점은 가격 정책과 종이책으로만 책이 너무 많다는거죠.
스팀마냥 파워 할인하면서 팔아 넘길 수가 없고, 종이책으로 나오는 책 중 상당수가 이북 지원을 안 합니다.
솔직히 라이트노벨이나 장르 소설 쪽은 가격 쫙 낮춰서 이북으로 돌리면 판매고가 꽤 늘거라고 보는데 여러모로 이게 안 되네요.
또 시장이 작다보니까 작가 입장에서도 힘들어요.
지금도 계간으로 이북 잡지 출간 중이고, 현재도 이북 단행본용 원고 준비 중입니다만 안 팔려서 돈이 안됩니다 ㅠㅠ
14/10/05 00:17
수정 아이콘
저도 e-book에 대해서 컨텐츠 부족 문제보다는 감성적인 부분 때문에 조금은 회의적인 입장이었는데요, 얼마 전에 값비싼 전용리더기를 만져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읽는 맛이 장난 아니게 좋더군요. 전자잉크가 발전하고 널리 퍼져야 이북이 진짜 가치를 발휘할 것 같단 생각이 팍팍 들었습니다.
오도바리
14/10/05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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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남송의 전성기시절 인구가 현재 남한과 같다고 하셨는데, 남한이라는 단어보다는 우리나라라고 표현하는게 맞지않을까요? 아님 혹시 북한 적을려 하신걸 잘못적으신건 아니신지?

그리고 개인적인 의견을 적어보자면, 전 지금 미국에 있는 유학생인데 한국책을 보고싶으면 ebook을 사용할 수 밖에 없더군요. 리디북스에서도 ebook을 가장 원하는 사람이 해외에 있는 한국사람이란걸 아는지 해외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도록 간편하게 시스템을 잘 구축해놨습니다. 재미교포들이나, 유학생들의 사용으로 ebook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거라 생각하지만, 도서정가제와 아직 수험서책 외엔 돈주고 책 산다는걸 아까워하는 젊은층이 많은 관계로 성장해가는 속도는 많이 뎌딜 것으로 생각합니다.
기아트윈스
14/10/0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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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인적으로 지금 영국에 있는 유학생인데 한국책 볼 방법이 e-book이 전부라 얼마전부터 리디북스를...흐흐

[남한]에 대해서는 별 생각 없이 썼는데 아무래도 유학 온 이후로 South Korea라고 지칭하는 게 버릇으로 붙어서 자연스레 나온 게 아닌가 합니다. 보시기에 많이 이상한가요;;?
오도바리
14/10/05 00:34
수정 아이콘
꼭 우리나라라고 할 필요까진 없는데
남한보단 한국이라고 적는게 나을듯 합니다.
남한이라고 하면 1950 60년대 느낌이라... 흐흐
빡인유케이
14/10/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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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별 생각없이 넘어갔는데....이런.. 다 만나서 코리안이라고 하면 사우쓰인지 노쓰인지 물어보니까 미리 말하게 되죠. 크크
오도바리
14/10/05 00:39
수정 아이콘
그런가요? 제가 있는 곳엔 한국사람들이 꽤 있어서 그런지 코리아라고하면 다 사우스코리아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더라구요.
빡인유케이
14/10/05 02:24
수정 아이콘
대부분(70% 정도?)은 다시 한번 물어보더군요..
Neandertal
14/10/05 00:25
수정 아이콘
크레마 샤인이라는 이북리더기를 사용하고 있는 데 여러가지 불편한 점도 많은데 적응하면 괜찮은 장점들도 있습니다...
일단 굳이 소장해서 볼 책들이 아니라면 공간 활용 차원에서도 이북으로 보는 게 좋을 것 같더군요...
기아트윈스
14/10/05 00:56
수정 아이콘
공간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젊은이들은 수납공간이 극도로 부족한 곳에서 살거나 (원룸이라든지) 아니면 매우 잦은 이사에 대비해야하는데 (기숙사->하숙->기숙사 등등) 이게 책 사는데 심리적 저항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너구리구너
14/10/05 00:30
수정 아이콘
킨들 페이퍼 화이트를 쓰다가 결국은 종이책으로 돌아왔네요. 책장 번지는 맛을 잊을수가 없기도 하고, 충전하고 어쩌고 하는게 시끄럽기도하고, 또 하나 중요한거 마음에 드는 소장하고싶은 책은 책꽂이에 꽂아두는 맛이 이북에는 없다는거죠.
기아트윈스
14/10/05 01:13
수정 아이콘
종이책의 중요한 효용 중 하나지요. 꽂아두는 맛. 그래서 개인적인 상상으론 주거비용의 증가, 자택거주보다 렌트가 활성화되면 이북시장이 더 탄력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요.
14/10/05 00:31
수정 아이콘
이북리더가 조금만 더 싸지면 모바일웹 뷰어로 쓰겠는데.. 아직까지는 손이 안가네요. 전자잉크가 확실히 좋긴 하더라구요.
몽키.D.루피
14/10/05 00:35
수정 아이콘
저때나 지금이나 사교육 시장은 참...
매체의 흐름은 항상 저렇습니다. 구매체와 신매체의 세대간 대결 양상을 띠곤 하죠. 플라톤 시대에도 문자 비판이 있었습니다. 우리때는 구전이었는데 요즘애들은 알파벳이라는 것을 써서 다 망쳤어 쯔쯔..

한국 이북 시장의 문제는 컨텐츠와 플랫폼이죠. 컨텐츠 시장의 문제는 이북뿐만 아닌데 여러 이해관계들 때문에 세계에서 제일 앞서 가는 it 국가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이 현실은 사실 제일 뒷쳐진 시장입니다. 단적으로 아이북스 스토어와 아이튠스 스토어만 열어줘도 판도가 바뀔 거에요. 아이패드에 킨들앱 깔고 아마존에서 이북 구입했다가 너무 당황했습니다. 너무 쉬워서요. 이게 과연 결제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간단하더군요. 근데 아이북스스토어는 오죽하겠습니까. 앱구입하듯이 누르면 그만인데..

현재 우리나라는 리디북스 교보문고 같은 이북 서점 빛 앱이 있고 열린책들 같이 출판사 자체 앱으로 이북을 공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이렇게 다원화 되어있는 플랫폼 때문에 오히려 이북 구입이 망설여 집니다. 왠지 책을 분산해서 소유하게 되는 느낌이고 아이디를 잃어버리거나 해당 앱을 지우면 그냥 다 날아갈 자료라는 기분이 들어서요. 그냥 편하게 하나의 기계, 하나의 아이디, 하나의 앱만 사용하고 싶은데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습니다.
말그림
14/10/05 00:37
수정 아이콘
저는 서재에 가득 꽂혀있는 책의 아득함과 장엄함, 아름다움을 아직 포기할 수는 없는지라 저는 일부러 종이책을 삽니다. 크크
14/10/05 00:40
수정 아이콘
'전자책'에서 '전자'가 빠질 시기가 언젠가 오겠죠. 그리고 요즘 세상을 볼 때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릅니다.
14/10/05 00:42
수정 아이콘
전자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제이슨 머코스키의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를 추천합니다. 6월에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압도수
14/10/05 00:59
수정 아이콘
그런데 소장의 맛으로 따지자면 스팀에서 패키지 게임 소장의 맛을 나름 라이브러리로 재현했듯이 결국 이북도 서비스의 형태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이북 시장을 잘 몰라서 그렇지만 스팀같은 좋은 서비스가 나와서 양질의 서적들이 대량으로 준비되어있고 쉽고 빠르게 구독할수 있으면서 내가 구매한 책들/읽은 책들 라이브러리에 소장, 책에 대한 감상과 서평을 정리해서 덧붙여놓고, 책을 읽은 사람들과 리뷰를 주고받거나 내용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창구가 제대로 마련된다면... 아직 그렇게 인상깊은 이북 서비스가 없기 때문 아닌가 싶어요. 디바이스 자체는 뭐 손색이 없을정도로 발전한것 같던데.
너구리구너
14/10/05 01:05
수정 아이콘
서재와 책장이라는게 주택인테리어의 한부분인지라..........스팀으로 보여주는건 온라인에 한정되니까요.
서재에 모니터를 달고 책리스트를 보여줄수도없는 노릇이구요.
종이책은 가죽소파, 좋은 목제 가구, 은제식기같은 면이 좀 있죠. 기능성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압도수
14/10/05 01:27
수정 아이콘
남에게 보여주는 주택인테리어라는 면에서라면 좀더 이해는 가는데 사실 저는 좀더 미니멀하고 공간을 넓게쓰자는 주의여서 사실 장식목적으로의 책이라는것도 좀 낡은 소재라는 생각이에요. 이사할때도 불편하고 부피와 공간을 많이 차지하면서 심미적인 면도 사실 그닥이라고 보거든요. 뭐 이건 그냥 집에대한 제 취향입니다.
저에게 독서란 사실 좀 자기만족에 가까운거라 스팀 라이브러리같은게 있으면 참 좋겠다 싶어요. 독서노트 같은걸 기록하는 편인데 귀차니즘으로 독후감까지는 아니어도 그냥 책제목이랑 짤막한 서평같은거만 써놓아도 나중에 리스트를 보면 그냥 괜스레 흐뭇해지고 그거 채우는 재미로라도 책을 더 읽거든요.
너구리구너
14/10/05 02:10
수정 아이콘
물론 단순 인테리어로만이 아니구요. 자기 책장을 보면서 자기만족하는 부분도 있고, 또한 이런 말도 있잖아요: 책장을 보면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
말그림
14/10/05 01:14
수정 아이콘
스팀 같은 정말 좋은 플랫폼이 나오면 전자책도 활성화 되겠죠.
그런데 종이책은 종이책만이 가지는 맛 같은 게 있는지라
아예 사라진다는 건 시기상조일지도...
기아트윈스
14/10/05 01:18
수정 아이콘
https://mirror.enha.kr/wiki/%EB%A6%AC%EB%94%94%EB%B6%81%EC%8A%A4

이미 리디북스가 스팀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영업, 라이브러리 놀이를 제공하지요.

이번에 이영도 전집을 60% 할인하길래 뽐이 와서 라이브러리를 수놓았답니다 -_-;;
압도수
14/10/05 01:29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잘 모르던 서비스였는데 한번 이용해 봐야겠습니다.
기아트윈스
14/10/05 02:08
수정 아이콘
스팀만큼 만족스럽진 않을겁니다 ㅡㅡ;
14/10/05 01:21
수정 아이콘
음.. 지난번에 loot로 드립을 치셨던 글은 왜 삭제하셨나요??
저도 e-book에 관심이 늘어서 반가웠었는데... e-book들을 알아보는데 다들 너무 저성능들이어서 결정을 못하겠어요.
기아트윈스
14/10/05 01:22
수정 아이콘
그거 광고글이라고 삭제당했어요 -_-;;;;

그래서 이번에 절치부심하고 역사드립을 섞어서 글을 썼지요 크..
14/10/05 01:26
수정 아이콘
저런..... ㅠㅠ
그런데 그때 그 e-book은 너무 저성능에 잔상이 많았던 것 같아요.
연말에 나온다는 페이퍼 화이트2 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알아보니 벌써 나왔네요;;)
기아트윈스
14/10/05 01:35
수정 아이콘
페화나 보이지나 다 좋은데 한국 책 보기가 어려워서 고민이에요.
리디에서 전용단말기를 내주기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무선마우스
14/10/05 01:24
수정 아이콘
종이책은 조만간 사장되고 전자책으로 넘어갈껍니다. 물론 mp3 이후의 LP와 CP처럼 멸종되지는 않겠지만요.
현재 전자책의 문제는 감성의 문제가 아니라 독서의 본질인 readability 문제입니다. 일단은 해상도가 종이에 인쇄된 정도로 e-ink가 따라와줘야겠죠. 이것을 만족 못하면 페이지 스크롤이 너무 자주 발생하여 읽을 때 몰입을 방해합니다. 둘째는 컨텐츠의 부족인데, 이는 readability의 기술 문제가 해결된다면 저절로 해결될 문제라고 봅니다. 전자책의 단점에 비해 장점(scalability, portability, accessibility 등등)은 너무나 명확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전자책으로 넘어가겠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껍니다.
기아트윈스
14/10/05 02:07
수정 아이콘
그래도 예전보단 가독성부분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킨들 최신작이 300ppi정도) 아직 종이책에 못미치지요. 컨텐츠도 언어권에 따라 확충률이 너무 다르구요. 영미의 이북 생태계는 정말 부러운 수준입니다. 하지만 디바이스 측면이나 컨텐츠 측면이나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좋아지고있어서 미래는 밝아보여요. 말씀하신대로 lp나 cp가 음원서비스로 대체되는 속도가 점진적이라기보다는 특수한 촉매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이루어진 걸 고려해보면 이북시장의 승천도 점진적이기보다는 어느 시점에 폭발적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무선마우스
14/10/05 13:4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어떤 기점부터 폭발적 변화가 일어나겠죠. 그것이 저는 충분한 기술력의 이북리더로 보는 것이고요. 예전 킨들 DX 정도면 A4지 논문 정도를 볼 수 있는 크기였는데 키패드의 공간 때문에 화면을 많이 깎아먹었죠. 그 정도 해상도에 전체 터치 가능 화면 정도면 가독성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곧내려갈게요
14/10/05 01:47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카페에 갔다가 바로 눈앞에 총 균 쇠가 꽂혀있길래 읽다가 중간에 나왔었는데,
며칠전에 더 갑자기 읽고싶어서 보니까 가까이에 서점도 없는데 멀리 나가서 사오는건 귀찮고
온라인으로 주문을 시키면 택배로 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니까
혹시 아이패드로 읽을 수 없나 찾아보니까 총균쇠는 아예 전자책으로 나온게 없더만요 -_-
기아트윈스
14/10/05 02:04
수정 아이콘
컨텐츠가 많이 부족해요 -_-;
예전보단 훨씬 나아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팔리는 컨텐츠 위주로 확충되고있어서 주로 쟝르 문학이 많습니다.
전공서는 뭐 꿈도 못꾸고..
네오크로우
14/10/05 02:20
수정 아이콘
전자책 매력이 은근히 좋습니다. 전자책을 읽기에는 e-잉크 사용하는 전용단말기가 가장 좋기는 한데, 워낙 서점전용이 많아서,
여기 저기 세일하는 이북들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각 서점, 콘텐츠 어플 설치 때문에 많이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저는 전용단말기 분양하고 타블렛을 구입했습니다.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무난한 저가형 7인치 타블렛에 시력보호필름이나
블루라이트 차단 어플 깔고 책을 보면 그렇게 눈이 피로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전용단말기가 제일 눈이 편하지만) 위에 댓글에 있듯이
교보문고 샘 9900원짜리 한 달에 세 권 6개월 소장? 대여? 이것도 참 괜찮고, 무엇보다 각 주거지역 혹은 대학교 전자도서관 회원가입만 하시면
진짜 마음 편하게 집에서 책 대출해서 슥슥 읽기 참 편합니다.

저는 예전에 전국 각지 책들 많고 신간 잘 들어오는 주거지 외의 방문없이 웹으로 가입가능한 전자도서관을 여기저기 가입해서 큰 문제는 없는데
올해 들어서는 가입하려면 해당 도서관을 방문한다든지, 좀 제약이 많아졌더군요. 곧 도서정가제가 실시되는 바람에 여기저기 폭탄세일들을 많이해서
e북 컨텐츠 제공하는 여러 곳들을 돌아다니면 정말 저렴하게 양질의 책들로 서재(?)를 빵빵하게 채우는 게 특히 요즘은 정말 쉽습니다.

다만 아직 국내는 전자책이 확고히 자리잡은 게 아니라서, 전자책으로 정식 출시가 안 됐는데 전자도서관에서는 그 책을 e북으로 대출 가능하고,
소장하고 싶어서 구입하려면 아직 e북으로 출시가 안 되고 그런 것들이 정말 많죠.

외국에는 마치 국내 웹하드 정액제처럼 한달에 만 원 가량으로 해당 출판사 or 유통서점 등의 모든 콘텐츠를 다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활성화됐다고
하는데, 아직 국내는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책들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 클리어는 못 해도 스팀 라이브러리 채우는 맛 아시는 것처럼
각종 특가 세일하는 곳에 조금만 신경쓰시면 편하게 보관 신경 안 쓰고 아주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책들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e북 입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저는 주거 지역이나 재학 중인 대학 전자도서관을 강추합니다.
학부생
14/10/05 13:32
수정 아이콘
전자책 좋아요. 생소함을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데, 문제는 컨텐츠가 너무 부족합니다. 외국은 훨씬 형편이 낫지만 우리나라는 갈 길이 정말 멀어요. 세계문학은 수요층과 회사 전부 많은지라 속속 나오고 있지만 비문학은 컨텐츠가 거의 없어요. 나와봐야 자기계발서 위주기도 하구요. 피쟐에도 독서 많이 하시는분 꽤 있으실텐데 좀만 매니아틱한 도서로 들어가면 전자책 전멸입니다. 문제는 수요가 없으면 전자책으로 나올 수가 없는데 전문적인 영역의 도서들은 종이책으로도 수요를 채울수가 없어서 절판되는 일이 흔하죠. 비문학이나 전문서적의 경우 전자책으로 나오는게 여러모로 더 좋을법도 한데 여건이 어려운지라... 이북 리더기는 충분히 많이 발전했는데, 컨텐츠가 못따라오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출판사들 전자책 포맷 전부 통일시키고 도서의 번역, 편집, 리더기의 품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일단 읽기 편해야 많이 보고 그래야 시장이 커지니까요.
14/10/05 14:30
수정 아이콘
리디북스는 독자로서나 투자자로서나 정말 환상적인 기업입니다.
교섭력만 좀 더 쌓으면 국내 최고의 도서 유통기업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경영자 마인드도 좋고 직원들도 정말 열심히 하려는 자세가 되있는데 상장하면 가장 사고 싶은 회사가 될 것 같네요.
Grow랜서
14/10/05 15:29
수정 아이콘
휴대성의 극대화 이거하나때문에 이북봅니다 리디북스 좋아요 정말 열심히 하는게 일반 독자인 제 눈에 느껴질 정도이니 흐흐
14/10/05 16:21
수정 아이콘
휴대폰이나 패드, 컴퓨터 화면을 오래 볼 수 없기 때문에 전자책에 관심 없습니다.
인상적인 문장이나 문단은 줄을 치거나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보는 행위 자체를 좋아합니다.

이렇게 적고보니 뭔가 새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꼰대 같군요.크크크
기아트윈스
14/10/06 23:08
수정 아이콘
e-ink 디바이스들은 휴대폰, 패드, 컴퓨터 화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종이에 가까운 화면을 제시해줍니다. 화면만 놓고 이야기했을 때 그냥 종이책 보는 거랑 거의 똑같다고 해도 될 정도에요. 줄을 치거나 형광펜을 더하거나 메모를 붙이는 것 역시 이제는 지원하지 않는 기기가 없지요.

다만 팔랑팔랑 넘기는 기분이나 손으로 필기를 하는 기분은 역시 제공해주지 않습니다. 그게 곧 감성의 차이라는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구요.

여튼 단순히 눈이 편하고 휴대와 소지가 간편한 독서시장을 원하신다면 그건 이미 존재한답니다 흐흐.
14/10/06 15:32
수정 아이콘
저도 사실 얼릉 전자북으로 넘어가고 싶은 사람입니다만(책.. 무거워요... 가지고 다니면서 보는걸 좋아하는데 ㅠㅠ)
컨텐츠나 하드웨어 둘 다 아직 부족하다 느끼네요...
킨들+아마존 정도 서비스가 구축된다면 당장 넘어갈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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