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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0/03 08:44:34
Name 건이강이별이
Subject [일반] 철들어서 이렇게 눈물이 나네요..
할아버지, 아버지가 사업을 잘 하셔서 유복하게 자랐고 속칭 말하는 범생이 스타일로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큰 욕심도 없고, 허세도 그다지 없고 멘탈이 굉장히 강했고 긍정적이죠.

군대 훈련소에서 첫 편지들 쓸때 우는 동기들 이해를 못했고

7년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을 때도, 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도 눈물을 그다지 흘리지 않았어요.

잘아는 절친들은 너 참 눈물도 없다고 농반진반으로 얘기하고 내가 어디 이상한가? 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오늘 사무실에 나오면서 자꾸 눈물이 나네요.

200일 조금 넘은 우리 아기가 오른쪽 팔,다리 발달이 너무 더뎌서 이틀전 독감 주사 맞으러 소아과에 갓을 때 물어보니

대학병원 교수님 소개해주면서 가보라고 하더군요. 예약을 해보니 사람이 밀려서 11월 4일에 오라길래.. 대학병원에 다니는 절친에게 연락하니

어제로 예약을 잡아주었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조금씩 더 사용하는게 눈에 보여서 괜찮을줄 알았는데.

외진결과 아이 뇌에 이상이 생긴것 같데요.. 말을 참 무섭게 하시는게 커서도 팔,다리 사용은 좀 티가 날수도 있고 그쪽이 인지능력쪽을

담당하는 뇌에도 가까이 있어서 의심해 봐야 한다고 하더군요.. 우리 마님 나오면서 울더라구요.

우리 아기 옹알이도 잘하고 눈도 잘마주치고 잘 웃고 잘노는데..,

빨리 MRI를 찍어보라고 하시고 끝..;;  나오는데 친구가 응급실 MRI로 당장 해보자고 해서 수면제 먹이기 전에 응급실 MRI로는 안되는

검사라고 월요일에 MRI 한자리 막아놓기로 했는데 확신이 없는거 같다고 일단 월요일에 연락한다고 하더라구요. 지방이라 밀린건지..

친구가 대학병원에 있는게 어찌나 도움이 되는지.. 그래도 기다리는 시간이 참 오래일거 같습니다.


우리 마님 어렵게 컷습니다. 2녀중 장녀로 어릴때부터 가난해서 하고 싶은것 못했고 대학교도 자기가 과외하면서 다녔고 장인어른은 몇년전에

자동차 사고 나셔서 뇌출혈로 행동이 약간 부자연스러우시고(심한건 아닙니다 혼자 다 하시니까요.) 더군다나 그놈의 고집 때문에 보험 안들어

놓으셔서 치료비, 생활비 때문에 우리 마님이 빚도 있었구요. 그래도 혼자힘으로 초등교사도 하고 밖에서 밝고 강하게 커서 제가 사랑했습니다.


결혼할때도 할아버지가 우리집은 살만큼 사니까 돈 없어도 된다며 사람만 좋으면 된다며 혼수비랑 예단비 다 주셨고요...

자기 동생 결혼할때 도움도 주고 엄마, 아빠 노후도 신경써야하는데 하는거 걱정말라고 제가 얘기했구요

원래는 법과 가서 사법고시 보고 싶었고 못한공부 더 하고 싶다고 해서 대학원 등록도 해놨어요. 아이 때문에 휴학이지만.

이제는 정말 걱정없이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우리 아기가 아프다니... 우리 마님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겟어요...

이제 아등바등 돈 많이 벌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마님과 아기를 위해서라도.

아침에도 아가랑 놀면서 보니 오른쪽도 조금씩 쓰고 있는데..

직원들 급여 정산 때문에 오전만 나갔다 온다고 오는데 자꾸 눈물이 나네요.

눈물 없는 제가 이러니, 얼마나 더 슬퍼할지를 생각하니 더 눈물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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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솔솔솔솔솔
14/10/03 08:48
수정 아이콘
아...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힘내시길 바랍니다...
질럿퍼레이드
14/10/03 08:50
수정 아이콘
두분다 멋진 분이시네요
부디 검사 결과 좋게 나오길 바랍니다.
하늘하늘
14/10/03 08:54
수정 아이콘
에고 가슴아프네요.
제발 아기 아픈일 없게 완쾌할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짱구 !!
14/10/03 09:04
수정 아이콘
딸아이 세상에 나올 날이 일주일도 채 안남은 예비아빠로서 너무도 가슴이 먹먹해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아직 확진된 것은 아니니 부디 별 탈 없기를 바랍니다.
종이사진
14/10/03 09:23
수정 아이콘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그래서 있나봐요.

딸가진 아빠로서 아무일 없길 기원합니다.
애기찌와
14/10/03 09:24
수정 아이콘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랄게요.
힘내세요!!
애인이필요해
14/10/03 09:50
수정 아이콘
별일 없을 겁니다.
원래 환자에게 설명할때는 최악의 상황까지 말해주는게 의사의 의무니까 무섭게 말했다고 낙심하지 마시구요
제 딸도 자폐아 의심된다는 소릴 들은적 있어서 웬지 남일같지 않네요
부디 아무일 없길 기원합니다.
포켓토이
14/10/03 10:00
수정 아이콘
초치는 얘기 같기는 한데 병원 아는 사람 통해서 순서 어기고 먼저 진찰받고 검사받는거 보면
썩 기분이 좋지는 않더군요. 그런 빽을 어디서건 가져본 적이 없어서인가.
건이강이별이
14/10/03 10:13
수정 아이콘
남 제치고 한건 아니고 검진 끝나는 5시이후에 추가근무식으로 한거라서요..;;
뼈기혁
14/10/03 15:17
수정 아이콘
기분 나쁘실 수 있는 얘기라는 건 이해하지만 때와 장소가 있죠. 참.
14/10/03 10:02
수정 아이콘
본인이 받으신 사랑을 아이에게 잘 전해주십시요.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랍니다.
접니다
14/10/03 10:06
수정 아이콘
기운내세요!!!
14/10/03 10:07
수정 아이콘
아이가 별 일 없길 빌겠습니다.
건이강이별이
14/10/03 10:14
수정 아이콘
댓글들 감사드립니다. 이제 집에 가야겟네요.
先憂後樂
14/10/03 10:15
수정 아이콘
저도 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기운내시고 아가에게 아무일 없길 바라겠습니다.
Je ne sais quoi
14/10/03 10:16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태어난 아들이 있어서.. 정말 마음이 아프네요. 별 일 없길 빌겠습니다.
VinnyDaddy
14/10/03 10:25
수정 아이콘
저도 애아빠다보니 남일같지 않네요... 힘내십시오!!
14/10/03 10:28
수정 아이콘
와..할아버지마인드가 정말멋있네요.. 글쓴분도 멋있구요
이런집안에 태어난아기인만큼 건강하고 반듯하게자랄것같네요
좋은결과있기를바랄께요
스테비아
14/10/03 10:58
수정 아이콘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20130
https://pgr21.com/pb/pb.php?id=freedom&no=21745

우린 예전에 기적을 한번 경험했잖아요.
그 기운 다시 모여서 건이강이별이님 가정에도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14/10/04 00:11
수정 아이콘
와..이때 훈련소에 있어서 지금 처음보는데.. 뭉클하네요.. 감동입니다..
Amor fati
14/10/03 11:03
수정 아이콘
아이 아프다는 말보다 슬픈 말도 많지 않죠. 꼭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겠습니다. 힘내세요.
치하야 메구미
14/10/03 11:13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적에 큰 사고를 당해서 의사 선생님들이 열에 열, 얘는 죽는다고 말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난 경우거든요.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기적이라는 게 있으니 너무 염려치 않으시길 바라요. 근데 기적적으로 살아나서 부모님 속만 썩이고 있으니..ㅠㅠ
14/10/03 11:32
수정 아이콘
이런 바른 부모님들 밑에서 자라는 공주님이 행복해지지 않을리가 없습니다.
긍정의 에너지, 그리고 초초해하지 않고 믿고 기다리는 마음이 좋은 일을 부른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좋은 결과로 다시 글 써주시길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힘내세요.
고구마줄기무��
14/10/03 11:34
수정 아이콘
제가 아기 때 파상풍 때문에 다리절단 안하면 죽는다는 얘기 들었었는데
아버지가 그건 절대 안된다고 반대해서 결국 절단 안하고
지금은 멀쩡히 잘 걸어다니고 살고있습니다.
희망을 가지시길.
야광충
14/10/03 11:46
수정 아이콘
한 아이의 아빠로서 그 슬픔과 고통에 간접적으로나마 공감합니다. 이럴 수록 더욱더 힘내셔서 더 힘들어 할 아내분 위로해 주시고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굳건한 기둥 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쎌라비
14/10/03 12:12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14/10/03 12:19
수정 아이콘
별 도움도 안되는 몇자의 글로 위로 밖에 드릴 수 없다는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부디 이상없다고 진단 받았으면 좋겠고, 아이가 건강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누구보다 힘드시겠지만 아내분을 위해 중심 잘 잡으셨으면 합니다.
좋은 소식 꼭 기다리겠습니다.
진짜 아기는 안아팠으면 좋겠어요....그 조그만 아기가..
율리우스 카이사르
14/10/03 12:51
수정 아이콘
저도 눈물납니다 ㅠㅜ..
블링이
14/10/03 12:58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4/10/03 13:27
수정 아이콘
원래 의사분들은 항상 최악의 경우를 얘기하시는지라...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ㅜㅠ 좋은 소식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blissfulJD
14/10/03 14:14
수정 아이콘
별일 아니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히히멘붕이삼
14/10/03 14:1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아가가 건강하기만을 기도하고 또 기도하겠습니다.
사랑한순간의Fire
14/10/03 15:26
수정 아이콘
잘될 겁니다. 용기내서 마님 잘 위로해주세요.
朋友君
14/10/03 15:31
수정 아이콘
부디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오기를 바랍니다. 힘내셔요!!!
14/10/03 16:29
수정 아이콘
제발 아무 일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아이가 아프다는 감정은 정말 글자로 표현할 수가 없는데.. 제발 건강히 잘 자라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권유리
14/10/03 17:28
수정 아이콘
부디 아무일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나만한량
14/10/03 18:18
수정 아이콘
잘될겁니다. 힘내세요.
점박이멍멍이
14/10/03 18:53
수정 아이콘
아기일은 책임감이 크기에 더 힘들게 느껴지실 것 같습니다
힘내십시요 화이팅!
t.sugiuchi
14/10/04 00:05
수정 아이콘
부디 별 탈 없이 아이가 건강히 자라주었으면 합니다 ㅜㅜ
14/10/04 00:19
수정 아이콘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아이가 무탈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글을 본 모든분들의 마음이 모여 원기옥이 되기를..
터치터치
14/10/04 01:05
수정 아이콘
아가들이 한없이 이쁘고 사랑스러운 건 자기의 모든 걸 부모를 향해 기대오고 의지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가들이 아프면 더 슬픈 것 같아요.

아이가 더 기대올 수 있도록 그리고 지치시지 않도록 아빠라는 이름으로 아빠에게 간절한 응원보내 드립니다.
14/10/04 08:14
수정 아이콘
제발 검사결과 좋게 나오길 바랍니다.
연주&지후&정연
14/10/04 11:34
수정 아이콘
애 키우는 입장에서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어서 아이가 건강해지기를 희망합니다.

다른 것 없어요.. 애는 일단 건강하면 효도하는 겁니다...
14/10/04 21:01
수정 아이콘
진짜 정말로 잘 되실꺼에요.
저도 7월달에 태어난 우리딸이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해서 엄청 울었었는데...
얼마전에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하고선 지금 집에서 앵앵대면서 울고 있네요.(울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자녀분에게 너무 미안해하지도 마시고요.
그냥 다 좋게 끝날꺼에요. 기도할께요.
14/10/06 10:54
수정 아이콘
아기들은 회복력이 좋아서 나중에 별일 아니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답니다. MRI니 뇌파니 찍다보면 의사들 항상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고 얘기하는데 아빠부터 맘 굳게 먹고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아가도 빨리 회복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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