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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9/13 14:04:21
Name 낭만토토로
Subject [일반] 한국의 불평등에 대한 새로운 (하지만 다들 예상했던) 연구결과
안녕하세요, 낭만토토로입니다. 졸업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느라 좀 바빴는데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릴 수 있네요.

제가 예전에 썼던 글 (https://pgr21.com/?b=8&n=50250)에서 한국의 불평등 정도에 대한 소개를 살짝 했었죠. 한국의 소득불평등은 그렇게 높지 않다..가 지금까지의 잘 알려진 결과이었는데 사실 많은 사람이 그 결과를 믿지 않았죠. 사람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혹은 생각하는 것보다 한국의 소득 배분이 좋다는 거였어서..

그런데! 최근에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님 두 분이 국세청 자료를 가지고 소득 불평등 정도를 계산하셨다고 합니다. 자세한 기사는

http://durl.me/7f5g99

이 기사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이제는 전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된 Piketty가 자신의 연구에서 그러했듯이, 사실 국세청 자료를 가지고 소득 불평등을 계산하는 것이 보통 많이 쓰이는 서베이 기반의 데이터보다 더 정확합니다. (CPS 같은 서베이 자료는 아무래도 개인이 자발적으로 소득을 밝히는 것이라서 축소 신고가 가능하다는 문제점도 있고, 아예 최상위층은 데이터에 없습니다)

그래서 두 교수님이 (어떻게 데이터를 구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국세청 데이터를 가지고 소득 불평등 정도를 계산했더니 기존에는 oecd 34개국 중 18위 정도였던 한국의 소득불평등이(선진국 중에 대략 중간 정도의 소득 분배를 한다던 그 불평등 정도) 사실은 소득 상위 1%의 소득 점유율은 3위 (전체 소득 중에 12.33%를 소득 상위 1%가 받음), 상위 10%의 소득 점유율은 44.87%로 자랑스럽게도 미국에 이어 2위였습니다. 평균 노동시간이 전 세계 최상위권을 달성 한데에 이어 불명예스러운 경제 지표를 또다시 상위권에 올려놓은 쾌거(....)네요.

심지어 정부는 소득 불평등에 역주행하는 간접세의 세율을 올리려고 시도하고 (관련 기사: http://durl.me/7faswz) 있네요. 소득세 같은 직접세는 보통 누진세의 형태를 띠지만 간접세는 아니라서 당연히 저소득층에게 더 부담되는데 정부의 정책마저 소득 재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서 앞으로는 더욱 소득 불평등이 심화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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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바라
14/09/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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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득불평등이 2~3위를 다툴 정도인지는 몰랐네요.. 심각하군요..
낭만토토로
14/09/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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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는 불평등이 심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미국에 이어 2-3위할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심지어 한국은 정부가 미국같은 나라에 비해서 고소득자를 잘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더 심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해원맥
14/09/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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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 어마한 "팩트"군여 크크크크크크크크
낭만토토로
14/09/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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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이 교수님들께 데이터를 제공한 국세청 담당자는 심정이 어떠실지.....
14/09/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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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부진의 이유가 여기 있네요.
타임트래블
14/09/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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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자료를 어떻게 입수하셨는지가 더 궁금합니다. 세금 자료는 연구목적이라도 공개가 안 될텐데 말입니다.
낭만토토로
14/09/1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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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부자를 통해서 구하셨겠죠? 저도 정확히 어찌 구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미국에서도 보통 저런 자료는 공개가 굉장히 제한적이라 내부자를 끼고 연구를 해야하는데, 저도 대체 저 자료를 어찌 구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탄산수
14/09/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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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그나마 국세청에 신고된 자료고 저기에 조세피난처에 회피한 자금(중국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3위)까지 포함하면...
Tristana
14/09/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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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어떻게 얻었는지 진짜 궁금하네요
잘봤습니다.
14/09/1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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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동안의 결과가 이상해보이긴 했죠 ;;
낭만토토로
14/09/1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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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그래서 제가 제목에 (하지만 다들 예상했던) 이라고.. 흐..
켈로그김
14/09/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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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10%의 (개인) 소득이 72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상위 20% 가구소득이 월830만원대였던가..

저도 국세청 자료 한 번 보고싶네요.. 하앍..
낭만토토로
14/09/1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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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님이 보신 자료 혹시 링크 알려주실 수 있나요? 감사합니다. 상위층이 제 생각보다 매우 많이 버네요.
켈로그김
14/09/13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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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소득은 구글링하다가 어떻게 얻어걸린 통계청 자료 링크 블로그였고요..
http://biguse.net/631
개인소득도 비슷하게 찾다가 봤는데, 뭘로 검색했는지 다시 찾아보려니 없네요..
10분도 안지난거 같은데;;;
낭만토토로
14/09/13 14:45
수정 아이콘
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들이 있네요.
켈로그김
14/09/13 14:49
수정 아이콘
아.. 링크 아래로 내려가보니 개인소득표도 있네요,
제가 본건 신문사 기사에서 10%는 7200만원.. 이렇게 나와있던거였는데,
링크의 김낙년교수논문 table에 나와있는건 10%소득이 3555만원으로 나와있네요.
이쪽이 정확하겠죠? 아마도..?

...그러니, 잘 버는 사람은 외벌이로 돈도 있고, 집안일도 안하고 그렇게 살고
아래쪽은 허덕허덕 맞벌이하면서 힘겹게 산다는 씐나고 재미있는 이야기..;;;
낭만토토로
14/09/13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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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볼수록 씐나는 상위 계층의 세계! (ㅠㅠ)
인간실격
14/09/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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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는 장난질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서.. 현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잖아요.. 제목 참 적절하네요. 그놈의 팩트타령이 얼마나 허망한건지.. 물론 뇌내망상에 비할바는 아닙니다만..
레지엔
14/09/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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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이 정도일줄은...
14/09/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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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자료라니 크크 구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자료로군요.
게다가 페이퍼 컴패니 등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전종목 1위 달성도 가능...
네버스탑
14/09/13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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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제 더이상 재벌에 대한 면세혜택 안 해줘도 되는거 아닌가요?
그동안 그렇게 밀어줬던 자금과 노동력 그 정도 독점체제의 회사라면 이제는 충분히 자신들이 버틸만한 부는 쌓았을 텐데요
실지로 세무직에 근무하는 후배녀석이 법인세 조금만 올려도 엄청난 세수 확보를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뭐 다들 짐작하시는 얘기시겠지만 말입니다
낭만토토로
14/09/1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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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국내 투자가 줄어든다고 (....) 안된다고 하겠죠. 워낙 말도 안되는 말들을 하면서 세금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지라..
네버스탑
14/09/13 15:03
수정 아이콘
애초에 세금 전가는 이미 해오고 있었죠.. 그걸 잘 모르니 할인된 것 아니면 안 사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가격도 이미 정해져 있는 가격이죠..
전 면세혜택 줄어도 재벌의 지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돈을 벌 것이고 그런 능력이 있으니 재벌이 된거죠
그럼 이제는 소비자의 세금 증가보다는 기업 특히 재벌의 면세혜택이 줄어야 맞다고 봅니다.. 실지로 법인세 이외에 이런 저런 명목으로 빼주는 금액이 상당하죠
그런데 주민세 자동차세는 올린다니..
14/09/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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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는 이명박 정권에서 세금 감면 기조에 기반해 이뤄진 정책인 것도 맞지만 전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간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외부 투자 유치및 국내 기업지키기 문제도 있구요
네버스탑
14/09/13 15:36
수정 아이콘
그럼 그것에 의한 효과가 크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아 정말 몰라서 하는 말이니 이상하게 들으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법인세라는게 어차피 회사의 소득에 따라 매겨지는 것으로 아는데 맞나요?
그렇다면 어차피 법인세라는게 올렸을 경우 실제로 해당되는 회사가 재벌급 회사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런데 그 재벌들 애초에 정부의 집중지원과 노동자들의 거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인해 커진 것이라는건 어느정도 동의하실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이제 더이상 지원해서 키워줄 필요가 없는 재벌들에게 직접세라 할 수 있는 법인세로 세수를 확보하는게 나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벌들이 예전엔 쭉쭉 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성장을 지속하기위해 스스로 역량을 닦는게 최선이라고 봅니다)
아직까지 노동자와 일반 시민들의 간접세의 증세만이 정의인양 말하는게 화가 난다고 할까요
간접세가 저항이 적다고 그것만 올리면 노동자들의 소득이 300만원이 넘어도 살기 힘든 세상이 오는게 당연합니다
기업은 어떻게든 회사에게 이익을 가져오겠죠 에누리없는 장사 없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못 팔고 망하는 거구요
14/09/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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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법인세라는거야 세금 면제 되는 사업체 제외하면 다들 적용되는거고 법인세가 올라가면 세수확보는 늘어나지만 외국에서 직접투자 유치가능성이 떨어지고, 국내 기업들의 외국이전을 촉진하고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 사실이고, 법인세를 내리면 그 반대죠.
이건 당위의 문제도 아니고 그냥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명박정권당시 우리나라가 법인세율이 높은 편이었던 것은 사실로압니다.

직접세는 아시다시피 저항이 너무 심하고, 정부가 지금 기업들한테 신입채용 더하라고 압박넣는다고 기사가 한동안 나왔었고 그런 압박을 넣을라면 세수부족이고 뭐고 법인세 인상이 가능한 선택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네버스탑
14/09/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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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간접세만 올리는게 좋은 선택인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 또한 사실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소위 선진국에 비해 직접세보다 간접세의 비중이 큰 걸로 압니다)
짧은 지식이지만 케인즈학파의 유효수요이론이 나온 이유가 일반인들의 구매력을 늘려 '소비'가 되야한다는 걸로 압니다
기업만 살린다고 경제가 사는게 아니지 않습니까 일반시민들이 소비를 해줘야 생산이 더 늘어나는거죠
(물론 이건 생산이 먼저냐 소비가 먼저냐 는 의견에 따라 나뉠수 있는 사안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게 경제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압니다
정부는 빚내서 집사라고 부추기면서 한편으로 간접세는 올려서 일반 가정의 빚을 더 늘리려는것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유효소득(?)이 현저하게 줄게 되겠죠)

어쨌건 네오님 말씀대로 정부의 스탠스와 정책기조 자체가 그런 방향이라 법인세 인상은 힘들것 같아 보이는군요
재벌들이 법인세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는 않습니다만 그것도 의견 차이가 있는 사안으로 보이네요.. 에휴..
이래저래 세금 꼬박 꼬박 뜯기는 월급쟁이들은 어떠한 힘도 영향력도 없는것 같군요.. 참 살기 힘든 대한민국입니다
14/09/13 16:19
수정 아이콘
저는 잘몰라서 말하기가 조심스러운데 지방재정이 문제인곳이 꽤많고 결국 정부에서는 우선순위를 정한것이겠지요. 담배세 같은거야 요며칠 하는것처럼 하면되지만 직접세는 그 수십배 기간이 필요할걸요. 국회에서 분기내내 주제가될거 같으니... 그리고 재벌만 세금내는거 아니기 때문에...
네버스탑
14/09/13 16:27
수정 아이콘
주민세 자동차세 올린다고 지방재정이 해결되지는 않겠죠..
서울 경기 지역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방은 인구 자체가 적은걸요
차라리 국세를 더 늘려서 지방에 그에 해당하는 돈을 더 지원하는게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복지는 지방재정으로 다 커버 못 하는게 당연하고 그러라고 있는 중앙정부니까요

재벌을 주로 얘기하는 이유가 법인세에도 구간이 있어서 누진세 형식으로 된 것으로 아는데
어차피 노동자들의 소득세 같이 하위구간에서 더 걷기 보다는 상위구간에서 더 걷도록 수정하게 될텐데요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으로 된 기업들 중에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로 돈을 더 내야할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의미한 세수확보는 재벌같은 고소득 기업들에게서 받아가는 거겠죠
그런 의미에서 재벌들에 대한 지원을 이젠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린 거였습니다

뭐 직접세 같은 경우 현 국회의 비율상 인상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전기세 가스비같은 간접세는 왜 그렇게 쉽게 올리고 기준을 바꿔서 우회 증세하는지 화가 나는 거죠
탄산수
14/09/1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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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세금이 아닙니다. 재화 사용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요금입니다. 전화비도 전화요금이지 전화세가 아니 듯이요. 간접세는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에너지환경세 같은 걸 말해요.
네버스탑
14/09/13 20:02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제가 너무 확장했나봅니다
그렇더라도 공사의 독점인 이상 세금과 같은 맥락으로 생각해도 무방하다고 봅니다
어차피 요금 올리기 위해서는 통과해야할 과정이 있고 그것에서 중점적 역할은 정부이지 않습니까?
단순히 그렇게 인식하기에는 전기세 가스비 등 요금 설정에 정부와 정치의 역할이 크니까요
탄산수
14/09/13 20:16
수정 아이콘
네버스탑 님//
개인 입장에선 정부가 가격결정에 개입을 하니 조세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소득불평등을 직접세/간접세의 비율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얘기에서는 헷갈릴 수 있는 개념이라 말씀드린 거에요.
네버스탑
14/09/13 21:43
수정 아이콘
탄산수 님// 아 물론 제가 탄산수님의 댓글에 기분이 상하거나 그래서 저 댓글을 단 건 아닙니다
간접세로 느껴질만큼 요금 개정에 정부의 역할이 크니 그것에 대해 첨언한 것 뿐입니다;;
낭만토토로
14/09/13 16:31
수정 아이콘
네오님 말씀대로 법인세가 줄어들면서 기업활동이 활발해져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경제 이론에 합치될지는 모르겠지만,

http://durl.me/5dmzwa

이 기사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에서 법인세는 분명히 하락했지만 오히려 (법인세 인하의 혜택을 많이 본) 10대기업들의 고용 및 투자 계수는 오히려 그 기간동안 더 떨어집니다. 물론 이 기사의 분석이 완벽한 경제적인 분석은 아니지만, 최소한 네오님께서 말씀하시는 것과 일치하지 않죠. 그리고 일정 부분의 세수 부족은 이 기사에도 그렇지만 이명박 정부 때의 법인세 인하로 인해 나왔을 가능성이 큽니다.

심지어 한국에서 법인세의 문제는 실제로 많은 고용을 담당하는 중소기업보다 최상위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점 (http://unsoundsociety.tistory.com/620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408685 참조)에서 최소한 실효 법인세율을 대기업에 맞춰서 높이는 것이 경기에 얼마나 안좋은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합니다.

(추가: "국세청이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5년간 법인세 신고 현황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귀속 소득 2011년)에 신고된 10대 기업의 소득금액은 26조9,080억원, 이중 총부담세액은 3조4,634억원으로 실효세율은 12.9%입니다. 이는 일반 대기업의 실효세율 16.9%보다도 4% 포인트 낮으며, 중소기업의 실효세율 12.1%보다 0.8% 포인트 높은 것에 불과합니다." http://www.wowtv.co.kr/mobile/news/view.asp?artid=A201310130089에서 발췌했습니다)
endogeneity
14/09/13 20:50
수정 아이콘
이와 관련해서 읽어볼 만한 논문이 하나 있습니다.

http://ier.snu.ac.kr/piblication/piblication1_5_view.html?temp=v&idx=942&code=mbor&page=2

이준구 교수님의 "미국의 감세정책 실험: 과연 경제 살리기에 성공했는가?"라는 논문인데
이 논문은 감세가 노동, 저축, 투자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미국 학계의 논의(결론적으론 상당히 부정적인)를 포괄적으로 소개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투자'와 관련해서는

(1) 감세는 사용자비용 감소를 통해 신규투자유인(소위 '한계투자결정')을 이끌어내는데, 실증분석에 의하면 자본스톡의 사용자비용탄력성(user cost elasticity of the capital stock)은 교과서에서 흔히 보는 콥더글러스 함수에서와는 달리 1보다 작은 값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며
(1-1) 그렇게 되는 한 이유로는 자본재 공급곡선이 '가파른' 우상향 함수로 나타난다는 점 때문에, 실제 투자를 수행하려는 기업(자본재 수요자)보다는 자본재 공급자가 감세의 수혜자로 나타난다는 점이 있고(Goolsbee, 1997)
(2) 한편 레이건 정부의 81년 세제개혁과 86년 세제개혁은 각 투자유인 제공과 철회라는 상반된 성격을 갖고 있었음에도 그런 차이는 실제 투자행태 차이로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관찰됬고
(3) 심지어 법인세가 기업의 한계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는데(스티글리츠, 1973)
(3-1) 이와 관련하여 한 연구는 1964년 감세 사례를 통해 법인세제상 감가상각>경제적 감가상각인 경우 법인세 감세는 오히려 사용자비용 증가를 야기할 수가 있다는 분석까지 제기합니다.(Hall and Jorgenson, 1971)

아마 이런 연구들은 순수 미시경제적 유인만으로 거시경제적 변동들을 설명하긴 어렵다는 점에서(가령 대공황 당시의 대규모 실업을 소위 '-의 기술 충격'이나 '노동자들의 여가 선택'으로 설명하기는 난망하죠) 아주 순수한 실물경기변동 모형은 그 유용성이 의심스럽다는 거시경제학 분야의 일반적 시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낭만토토로
14/09/13 21:01
수정 아이콘
오 감사합니다.

사실 한국의 정책을 보면 뭐 neoclassical도 아닌 것이 Keynesian도 아닌 것이.. 웃기죠. 한편에서는 법인세 감세하면서 정부의 개입이 작은게 좋다더니 (neoclassical) 다른쪽에서는 재정지출을 마구 늘려서 경기회복을 한다고 하니 (Keynesian) 이건 뭐..

다른 이야기인데, 개인적으로 정말 웃긴 건 아직도 일부 미네소타 계역 거시 학자들은 07-09년 불황이 (거의 순수한 형태의) RBC 모델로 설명가능하다고 하는 점입니다.

http://www.minneapolisfed.org/research/sr/sr494.pdf 이라던가 http://www.minneapolisfed.org/research/wp/wp694.pdf 이런 페이퍼들..

이들의 RBC에 대한 믿음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습니다.
14/09/13 15:01
수정 아이콘
국개론은 오바지만
국민 호구 론은 백번 옳은 거 같아요..

정의야 본인들만의 정의가 있다 치더라도
자기 돈 뺏어서 부자들 배채워주는 후보에 투표하는 건 당췌 이해가 안감 -_-
진짜 증세 안할거라고 생각했나?
낭만토토로
14/09/13 15:11
수정 아이콘
댓글을 보고 생각한 건데, 지난 대선이나 최근 선거에서도 한창 소득세를 많이 내는 3,40대보다 슬슬 혜택을 봐야되는 시점이 오는 5,60대 분들이 새누리당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호구론까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제가 올린 기사같은 건 사실 메이저 언론사(조중동같은)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현재 정부에서 하려는 증세가 얼마나 보통 사람들에게 안좋은지 (분배라는 측면에서) 알려줘야 그나마 어르신들도 알텐데 현실은.. 보통 이런 정보에 민감한 건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많이 얻는 젊은 계층인데 젊은 계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압도적으로 새누리당을 지지하기에 결국 세금 (및 관련 정책) 측면에서 손해보는 건 새누리당에 주로 반발하는 계층이라는 이 아이러니..
14/09/13 15:02
수정 아이콘
그냥 예나 지금이나 조상님이나 우리나 소작농, 농노인 군도 세상에 살고 있는 거죠. 물론 조상님 시절보다 풍요롭고 여러 모로 살기 좋은 건 사실이지만 상류 계층의 부를 분배하기 보다는 하위 계층의 부를 뺏는게 더 쉽고 저항도 없으니까요. 딱 예상했던 결과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은 자기 입맛에만 맛는 연구결과 자료 가지고 아웅 하겠지요.
14/09/13 15:55
수정 아이콘
입맛에 맛는 연구 결과 자료라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닌데 기사에 따르면 기존의 소득 불평등도의 척도로서 지니계수를 써왔다는 건데 이게 입맛 뭐뭐하기에는 경제학 교과서에서도 기본적으로 가르치는 지표죠.
소독용 에탄올
14/09/13 19:24
수정 아이콘
지니계수의 문제라면 입맛에 맞는 이라기 보다는 '원자료'의 한계가 그대로 반영되는 문제에 가깝지요.
이건 산출방법과 지표구성상 어쩔 수 없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ㅠㅠ

물론 왜 그 원자료를 쓰느냐고 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자료등 대안적인 물건도 있으면서요......)
Neandertal
14/09/13 15:34
수정 아이콘
9월 16일에 한국경제연구원에서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의 내용을 두고 세미나가 열리는 가 보네요...
관심 있고 시간 되시는 분들은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tookyung.com/news/view.html?section=80&category=81&no=7118
네버스탑
14/09/13 15:37
수정 아이콘
아.. 몬길에서 미나 주는 날이네요...;;
낭만토토로
14/09/13 15:38
수정 아이콘
오.. 피케티는 정말 성공한 것 같네요. 한국에서도 그 책을 주제로 이런 학회가 열릴 정도로..
endogeneity
14/09/13 15:54
수정 아이콘
한경연의 특성상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일 텐데(오히려 전체적으로 적대적인?) 그래도 완전 수준떨어지는 소리는 안나올것 같습니다.
내일은
14/09/13 16:04
수정 아이콘
발표자들은 잘 몰라 어떤 발표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토론자들 면면이 참...
치킨너겟
14/09/13 15:41
수정 아이콘
와 이정도로 심각했나요 ㅜㅜ
14/09/13 15:46
수정 아이콘
그러면 기존 DB에 등록된 다른 OECD국가의 자료들은 다 국세청 납세자료에 비견될만한 것들인가요?
낭만토토로
14/09/13 15:50
수정 아이콘
그건 잘 모르겠는데, 저 논문에서 쓰인 자료들은 국세청 자료일겁니다. 기본적으로 피케티가 구축한 자료들은 전부 각국 국세청 기반일 거에요. 그래서 일단 피케티는 논지에 동의하는 것과 상관없이 데이터 구축만으로도 칭송받는 것이고요.
14/09/13 19:55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endogeneity
14/09/13 15:51
수정 아이콘
전에 mb정부 말(2012년일겁니다)에 조세연구원 연구원 한분이 통계청 가계수지패널조사(자료명이 부정확할수도...) 자료 베이스로 상위 1% 문제를 제기했다가 기재부한테 연구원 전체가 조인트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김낙년 교수가 국세청 자료 베이스로 만들어진 연구자료를 발표했었죠. 한편으론 조세연구원 보고서의 자료의 부적절함을 비판하는 모양새였지만, 결국 실질은 조세연구원 보고서랑 똑같은 논지의...

이후로도 그런 성격의 연구를 계속 수행하셨기 때문에 이 연구가 새로운건 아닙니다. 다만 앞으론 oecd 통계에 반영되게 된 점에서 공신력을 얻게된거죠.
켈로그김
14/09/13 15:55
수정 아이콘
김낙년교수님이 이쪽으로 연구를 하신게 여러 건 되더라고요.
이전 연구들은 발표시기, 데이터출처에 따라 수치상에 변동이 좀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 이르게 되어서는 국세청 데이터 새끈한거 뽑아쓰셔서 oecd통계에도 반영하게 되었네요.

실상은 모르겠지만, 외길고집 장인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크크;;
endogeneity
14/09/13 16:12
수정 아이콘
저 12년 연구자료에선 국세청이 자료를 좀더 토해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가 있었는데 그게 반영이 됬나봅니다. 당시 조세연구원 보고서 사건에 대해 한겨레, 중앙일보가 동시에 정부가 자료를 묻어두고 보고서 자료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는건 어불성설이란 기사를 쓰기도 했었으니...

덤으로 김낙년 교수는 그 유명한 낙성대연구소 출신이십니다. 낙성대연구소 출신이 소득 불평등 연구의 권위자인건 약간은 아이러니죠. 본인은 인터뷰를 통해서 특정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진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으나...
낭만토토로
14/09/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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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낙성대연구소가 뭔가요? 제가 그런쪽에 문외한이라..
endogeneity
14/09/1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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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수량경제사 연구로 식민지 근대화론의 학문적 준거 역할을 탄탄이 해냈던 연구소였죠.(중심 인물이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였고) 김낙년 교수가 하는 작업도 기본적으로 수량경제사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음은 분명하고요.

사실 수량경제사란 접근방법 자체가 어떤 정치적 방향성을 가질 턱은 없는데, 신기하게 영국 산업혁명에 관한 연구도 그렇고 수량적 접근은 자주 '보수의 학문적 반격'이란 모습을 취하는 것도 같습니다. 물론 그건 그런 유형의 연구들은 요란한 북소리를 내는 집단들이 등장했을 때나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는 점에 상당한 이유가 있을 테지만..
낭만토토로
14/09/13 18:34
수정 아이콘
아.. 그쪽이군요. 감사합니다.
꼬라박
14/09/13 17:24
수정 아이콘
수업 다 들어 봤는데.. 외길고집 장인.. 딱 알맞습니다.. 크크..
낭만토토로
14/09/13 16:00
수정 아이콘
오..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유로회원
14/09/13 18:42
수정 아이콘
미국이 소득불평등에서 1위인 이유는 제 생각에 워낙 슈퍼급을 넘어선 하이퍼급의 몇몇 부자들 떄문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소득 불평등을 실감하고 싶으면 그냥 시내가서 즐비한 빌딩들을 보세요 그 수많은 건물의 주인이 제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거....
어강됴리
14/09/13 18:58
수정 아이콘
그 몇몇 부자들의 부는 외계에서 떨어진것이 아니라 달마다 백만원돈의 의료보험비를 감당할 여력도 없는 수천만에 이르는 빈곤층에서 나오는겁니다. 사회의 부라는것은 없던게 생기는게 아닙니다. 화폐의 환상때문에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지만 한정된 자원이죠 누군가는 가져가면 누군가는 잃어버리게 되어있는겁니다.
교육, 의료, 복지, 사회보장, 사회간접자본, 심지어 중앙은행까지 자본의 손에 들어간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입니다.
곧내려갈게요
14/09/13 19:23
수정 아이콘
상상이상... 인데요
Arya Stark
14/09/13 20:17
수정 아이콘
개인한테는 무한경쟁 기업들은 창조상생
파인애플빵
14/09/14 02:32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 워낙에 해외로 많이 나가 있으니까 경험담이나 후기 보면 한국의 문제점들로 다들 지적해서 대다수 사람들은 지니 계수 같은건 예전 부터 믿을수 없는 자료로 많이들 생각 했었지요
이런 의미 있는 자료들은 참 좋습니다 다만 막연히 심하다 느끼는것 보다 실제 수치가 너무 커서 놀라긴 했네요
라이트닝
14/09/14 17:04
수정 아이콘
문제는 개선방법이죠.
간접세 대신 직접세를 많이 걷으면 된다? 우리나라에선 단순히 그게 해결책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1%,10% 부자들의 소득은 투명하지 않아요.소득세 높여봤자 중산층 월급쟁이들만 더욱 봉이 될뿐.
종교인 과세같은건 해결책중의 하나가 맞겠지만 어느 정권도 해내기 힘든 방법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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