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4/09/07 16:26:23
Name epic
Subject [일반] 가벼운 기어핏 사용기
기어핏은 삼성의 스마트 워치-웨어러블 기기 중 하나로, 같은 시기에 나온 '기어2네오(기어2의 보급형)'에 비해 기능이 적은 대신 보다 작고 가벼우면서 휘어진 액정을 채용하여 디자인에 방점을 찍은 제품 입니다. 시계 보다는 팔찌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죠.

거두절미하고, 기어핏은 출시된지 꽤 됐고 곧 신제품이 나올 예정이라지만 지금 시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재고처리 수준의 물량이 나오면서 가격이 엄청 떨어졌거든요. 현재 중고나라에서 '미개봉' 신품을 (물론 더 비싸게 부르는 사람도 많지만) 7만원에 쉽게 살 수 있으며 좀 수고를 들이면 6만원에 구할 수도 있습니다. 출시가가 24만원인가 했던걸 돌이켜보면 어이없는 가격이죠. (비슷한 가격대에 나왔던 '기어2네오'는 현재 이보다 4~5만원 더 비쌉니다.)

이 글은 그 기어핏이 6~7만원 주고 살만한 물건인가, 궁금해할만한 분을 대상으로 써보겠습니다.

기어핏은 크게 3가지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1. 시계 2. 알림 3.피트니스


1. 시계

가장 기본적인 기능. 숫자 4개로 시간을 표시해줍니다. 액정에 표시하는 형태라 어두운데서도 잘 볼 수 있는 반면 햇빛 아래서는 희미하죠. 하지만 직사광선에서도 큼지막한 숫자 4개 보는데는 별 무리 없습니다. 밝기 조절 6단계 가능하고 두 손가락으로 두 번 터치하면 바로 (배터리, 블루투스 확인과 함께) 조절 화면이 나옵니다.

설명서에 최대 사용기간이 5일 정도라고 되어있는데 평소 배터리 소모 속도를 보면(퍼센트 숫자로 표시 됩니다.) 실제로 시계(+만보계)로만 쓸 경우 그 정도 갈 것 같습니다. 진동이나, 조명을 계속 켜야하는 실시간 심박수 체크 등이 배터리를 극심하게 소모시킵니다. 거기다 액정을 계속 켤 경우.
사용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려면 평소에 화면을 계속 켜둘 수가 없는데, 시간 볼 때 마다 버튼 눌러서 화면 켜는건 꽤나 번거롭습니다. 하지만 기어핏에는 동작센서가 있어서 시계를 보는 동작을 하면 화면이 저절로 켜집니다. (물론 이게 작동되도록 설정하면 배터리는 좀 더 소모되지만 무조건 설정하는게 좋습니다.) 손목을 일정 각도 이상 뒤집으면 되는데 팔을 들어올리면서 하면 쉽습니다. 자연스러운 동작과 일치하기 때문에 상당히 편합니다. 설정된 시간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구요. (10초~5분)

단 하나 뿐인 버튼은 액정을 켜거나 끄는 역할 외에 그 어떤 메뉴에서건 한 번 누르면 시계 화면이 나옵니다. 동작 센서도 최근 화면 또는 시계 화면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두 번 누르면 따로 지정한 메뉴가 나옵니다.)

시계 표시는 날씨, 날짜, 듀얼시계(세계시계), 일정, 만보계 등이 같이 표시되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배경 화면은 여러 색 중에 고를 수 있고 임의의 이미지를 잘라 쓰는 것도 가능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몰레드 액정이니 그냥 텅빈 까만 배경이 배터리를 아끼는데다 모노톤인 제품 디자인과도 잘 맞습니다. (아날로그 시계 이미지도 있지만 가늘고 긴 형태라 별로 안 예뻐요.)  마켓에 천 원에 살 수 있는 이진법 시계, 다빈치 시계 등의 스킨이 있습니다.

시간 표시는 각각 두 자리로 시, 분만 가능합니다. 초는 표시 안 됩니다. 그리고 24시간제 표시도 안됩니다. 작은 글씨로 오전, 오후 나옵니다.
스탑워치와 타이머 기능이 따로 있습니다. 타이머는 두 자리, 즉 99분 까지만 가능합니다. 타이머 알람이 손목에 진동이라 소음에 주의해야 하는 환경에서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

만보계 표시는 걸음수가 둥근 원 그래프 안에 숫자로 나옵니다. 그 부분 누르면 바로 만보계 메뉴로 가구요. 그래프는 목표 걸음수에 갈수록 원 테두리가 서서히 색칠되며 목표 달성하면 화려한 금메달 모양으로 바뀝니다. 일정 표시는 폰의 S캘린더에서 설정한 일정에서 가져오는데 임박한 그날의 일정을 시계 밑에 표시해줍니다. 시간이 지나면 그 다음 일정이 또 표시되고 하는 식이죠. (설정된 시간에 진동도 울립니다.)

왼손, 오른손 설정이 있고 가로, 세로 선택도 가능합니다. (가로 설정은 스무 명 중에 한 명 정도만 쓸 것 같습니다.)

가볍고 (기어2네오는 55g, 기어핏은 27g) 기본 시계줄의 착용감이 꽤 편해서 오래 차고 있을만 합니다. 찰 때 구멍에다가 두 개의 짧은 기둥을 끼워넣는 형태인데, 줄에 무리가 안가면서 쉽게 끼울 수 있고 견고합니다. 방수가 되는지라 땀흘리거나 손 씻거나 할 때 부담도 없구요. (그래도 물 차니까 빼고 씻는게 좋겠죠.) 시계줄을 움푹 들어간 본체 테두리에 끼워넣는 형태라 탈착이 간단합니다. 세척할 때 분리해서 씻은 후 말리는게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일반 시계줄과 호환 안되구요. 메탈을 비롯해 따로 판매하는 다양한 색상의 전용 시계줄과 교체는 가능합니다. (그런데 굳이...)


기어핏에는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기능과 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해야만 쓸 수 있는 기능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시계 관련 기능은 (날씨, 일정 표시 정도만 빼면) 모두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합니다. 제품을 껐다 켜도 시간은 유지 됩니다. (물론 펌웨어 설치를 위해 최초에 한 번은 연결해줘야 쓸 수 있습니다.)




2. 알림

전통적인 스마트 워치의 기본 기능. 문자, 메일, 전화 등의 수신을 알려줍니다. 폰과 (블루투스 범위 안에서) 떨어져 있거나 사정상 무음모드로 해놓아도 손목의 진동으로 놓치지 않게 합니다.

물론 카톡, SNS 등의 수신도 가능합니다. 그뿐 아니라 폰에서 알림 메시지가 뜨는 어플은 거진 다 된다고 보면 됩니다. (예를 들어 네이버 카페 어플에 특정 검색어 게시글이 올라올 때 알림이 오게 설정하면 기어핏에 알림이 옵니다.) 알림이 오는 어플은 매니저에서 하나하나 선택이 가능합니다. 차단모드가 따로 있어서 때에 따라 알림이 오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고 디바이스 사용시 자동으로 알림이 오지 않도록 설정할 수도 있으며 (폰 들고 카톡 대화하는데 알림 계속 뜨는건 의미가 없겠죠.) 수면 모드일 때도 자동으로 차단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알림 기능은 반드시 폰과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있어야 작동 합니다. 블루투스 이어폰 종류라던지- 일정 시간 지나면 페어링이 끊기거나, 끊기면 다시 폰에서 선택을 해줘야 페어링이 되는 기기들이 있습니다. 기어핏은 페어링이 계속 유지되고, 범위 벗어나면 진동과 함께 해제가 되었다가 다시 범위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페어링 되면서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폰에 블루투스만 켜두면 신경쓸 일이 없습니다.

메시지 내용은 '한 줄만' 표시 됩니다. 간단한 내용이 아니라면 폰을 꺼내서 봐야겠죠. '알림'을 해주는게 목적인지라 누가 보냈고 대강 무슨 내용인지만 알려주는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디바이스로 보기'를 누르면 바로 폰에서 해당 어플이 실행됩니다. 문자의 경우 저장된 상용구로 바로 답장을 보낼 수 있습니다. 목록이 따로 저장되지 않고 어플당 한 건만 저장 됩니다. (물론 폰에서 저장되니까 별로 상관 없습니다.) 따로따로 삭제하거나 일괄 삭제 할 수 있습니다.

전화가 오면 벨이 울리는 동안 계속 진동이 오고 수신버튼이 뜹니다. 안 받으면 부재중 전화로 저장이 됩니다. (기어2네오와 달리) 마이크와 스피커가 없으므로 기어핏 버튼으로 받아도 폰을 써야겠죠.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면 기어핏으로 발신자 확인 후 바로 통화할 수는 있습니다.




3. 기타기능

미디어 컨트롤러. 정지, 재생, 이전곡, 다음곡, 볼륨 조절 등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건 요새 번들 이어폰에 달린 리모콘으로도 다 할 수 있는거라서- 곡 제목을 폰을 꺼내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는 것 외에는 별 메리트가 없다고 봅니다.

내 디바이스 찾기. 휴대폰을 어디다 뒀는지 잊었을 때 쓰는 기능. 보통은 집전화나 다른 사람 휴대폰 빌려서 전화를 걸죠. 이 기능은 그걸 대신 해주는데 불과하고 물론 블루투스 범위 안에서만 기능합니다. 하지만 따로 전화하는 것보다 간편하며 벨소리 음량을 줄여 놓거나 무음으로 해도 무조건 최대 음량으로 울리는데다 진동도 동시에 울려주기 때문에 꽤 쓸만합니다.

앱 커넥트. 기어핏의 기능을 확장시켜줍니다. 기어핏은 자체적으로 앱을 돌리진 못하지만 전용앱을 휴대폰을 통해 구동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종류가 많지 않고 그렇게 쓸만한건 없습니다. 달력을 보거나 계산기, 간단히 폰을 제어하거나 (와이파이 on/off, 배터리 잔량 확인, 플래시 구동 등) 전화번호부에서 선택해 전화를 걸거나 등의 앱이 나와있구요. 트랭글GPS처럼 기존 어플 중에 따로 기어핏을 지원하는 어플도 구동이 됩니다. 디바이스의 성능을 많이 타는 것 같아요. 저는 노트2 쓰는데 종종 불안정 합니다. 재미있긴 하지만 실용성에는 한계가 있고 배터리 소모도 심하고 그렇게 기대는 안하는 편이 좋을듯 합니다.




4. 피트니스 기능

이 항목이 가장 할말이 많아서 마지막에 적습니다. 기어핏은 이름부터 피트니스 기능을 강조했지만 그 완성도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기어핏은 걸음수(만보계), 심박수, 운동, 수면 등을 체크해서 폰의 '피트니스 with Gear'라는 전용앱에 연동 됩니다. 매일의 세부적인 데이터는 전용 서버에 저장이 되어 시간별, 일별, 월별로 조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측정의 정확도에 문제가 있고 또 이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도구가 매우 부족합니다. 우선 항목별로 하나씩 살펴보죠.


만보계
일상에서 걸음수 체크. 가장 기본적인 기능입니다. 메뉴 들어가서 일시정지 시키지 않는한 항상 작동 됩니다. 목표치를 설정해두면 (기본값은 1만보) 50% 달성시 알람으로 알려주고 완수하면 또 알려줍니다. 그 날 걸은 걸음수 만큼 계속 자동으로 기록이 되고 월별 평균, 각 날짜 당 시간대별 걸음수도 볼 수 있습니다. 칼로리 소모량도 동시에 보여주고 시계 보기에 설정을 하면 항상 메인 화면에서 걸음수를 볼 수 있습니다. 굳이 따로 만보계를 갖고 다니다 꺼내어 확인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꽤 편리합니다. 목표치 설정과 통계를 통해 동기부여도 할 수 있구요.

그런데 센서에 한계가 있습니다. 멈춰 있다가 걷기 시작하면 바로 체크가 안되고 어느 정도 걸을 때까지는 수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한 10걸음 이상 걸으면 한꺼번에 올라가고 그 다음에서야 한 걸음씩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 과정에서 1~3걸음 정도는 체크가 안됩니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걸으면 체크가 안됩니다. 이런 문제들이 중첩되면 간헐적으로 한동안 체크가 안되는 순간도 생깁니다.
이건 제품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현존하는 가속도 센서의 한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냥 일상적인 패턴에서 그럭저럭 정확히 체크가 되긴 하고 또 충분히 많이 걸으면 어느 정도 상쇄되기 때문에 쓸만하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기어핏에서 만보계 기록을 보면 과거에 걸었던 기록은 단순히 일별로 막대 그래프만 나오고 숫자가 안나옵니다. (운동 통계도 마찬가지.) 길이로 아주 대강 짐작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어2네오에서는 숫자까지 다 나옵니다.) 여기 불만이 있는 분도 있던데 저는 이건 별 문제 없다고 봅니다. 그냥 폰에서 보면 되거든요.



심박수
시작 버튼 누르면 손목에 맞닿은 센서에 불이 들어오고 일정 시간 지나면 진동이 울리면서 체크가 완료 됩니다. 센서에 손가락 끝을 대거나 하지 않고 찬 상태에서 바로 체크가 되기 때문에 꽤나 간편합니다. 하지만 자세에 따른 정확도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시계를 너무 느슨하게 차면 안되고 또 되도록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체크해야 합니다. 폰에다 별도의 심박수 체크 어플을 깔고서 비교해봤는데 바르게 체크할 경우 정확하게 나오긴 합니다.
문제는 이걸 언제 어떻게 체크해서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간단한 설명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별 통계를 내주긴 하는데 평균치가 의미가 있으려면 매일 같은 시간, 같은 횟수, 같은 생활패턴에서 체크를 해야 할텐데 그 기준도 없구요. 검색을 해보니 잠에서 깨어난 직후 누운 채 체크하면 최소 심박수를 알 수 있고 녹초가 되도록 격렬한 운동을 10분 이상해서 최대 심박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실시간 심박수를 체크해주는 기능은 '운동'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운동
걷기, 달리기, 자전거, 하이킹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걷기와 달리기는 거리 측정에 가속도 센서만을 사용해서 폰과의 연결이 필수가 아니지만 자전거와 하이킹은 GPS가 필요해서 폰과 연결해야 작동 됩니다. 각각 칼로리, 시간, 거리 등으로 목표치를 설정할 수 있고 운동시간과 소모된 칼로리 등을 합산해서 통계로 알려줍니다. 시간대별 운동량도 조회할 수 있구요.

그런데 통계에는 어떤 운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또한 폰에서 작동되는 자전거나 하이킹 어플을 보면 지도에서 경로가 표시되고 오르막과 내리막, 고도 등도 기록이 되는데 반해 아주 기초적인 수치만 알 수 있구요. 'S헬스'라는, '피트니스 with Gear' 보다 강력한 삼성앱도 있지만 이건 갤5 같은 최신폰에서나 제대로 동작합니다.
트랭글GPS나 Strava 같은 강력한 외부 어플이 기어핏을 지원하기 때문에 앱커넥트를 통해 폰을 꺼내지 않고도 실시간 수치 보면서 활용이 가능하긴 합니다. 그런데 이러면 전용 서버에는 기록이 안됩니다. 만보계 등 다른 기록과 분산이 되죠. 그리고 화면을 끌 수가 없어요. 시계 모드로 강제로 이동해서 끄면 되는데 이러면 기어핏에서 프로그램이 다운 되더라구요. (이것도 폰 사양을 타긴 할 것 같습니다.) 계속 켜서 쓰면 되지만 배터리가 빨리 소모 됩니다. 기어핏으로 트랭글GPS 써본 분 중에 6시간 연속이 한계라는 사용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탄다고 해보죠. 시작할 때 기어핏에 운동-자전거 선택을 해주면 GPS 연결 후 실시간으로 평균속도와 이동거리를 보여줍니다. 그런데 주행 중 기어핏을 보는건 꽤 위험합니다. 동작센서에 약간의 딜레이도 있기 때문에 수치를 보려면 전면주시를 꽤 오래 못할 수 있습니다. 그냥 속도계 보는게 좋아요. 그리고 실시간으로 보지 않을거라면- 그냥 폰에서 어플 실행하면 그만이죠. 운동 마치면 통계 기록되고 결과 볼 수 있는건 마찬가지니까요. 굳이 손목시계를 통한 기능 빈약한 프로그램을 쓸 이유가 없습니다.
이 때 기어핏이 차별화된 부분은 실시간으로 심박수 체크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기능은 끄거나 켤 수 있는데 켜면 운동 시작 전에 우선 심박수 체크를 한 차례 해주고 그 후 운동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수치가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운동 마치면 평균 심박수, 최대 심박수를 알려주고요. (마찬가지로 실시간으로 심박수 보는건 자전거의 경우 꽤 위험합니다.) 이걸로 운동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으니 쓸만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실시간 심박수 체크의 정확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바르게 착용했을 때 그렇게 엉터리로 나오지는 않지만 운동 시간이 짧은 경우 왜곡된 수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센서 조명을 계속 켜기 때문에 배터리 소모가 심합니다. 마음에 안드는 점은 운동할 때 심박수 조절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인지 최소한의 가이드 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피트니스 분야에 대한 삼성의 의지가 꽤나 의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운동 메뉴에서 가장 강력하고 유니크한 항목이 '달리기'입니다. 여기에만 '코칭'기능이 딸려 있어서 강도와 시간을 설정하면 실시간 심박수에 따라 속도조절을 해줍니다. 손목에 진동을 주어 '천천히', '유지', '빨리'를 알려 줍니다. 그런데 3단계로 강도조절을 할 때 도대체 그 'TE1.5', 'TE2.5'의 의미가 뭔지 알 수가 없고, 최대 심박수의 6~70% 유지라는 이론을 따르는 것 같긴한데 그게 확실히 맞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 기능의 의미가 뭐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은지 최소한의 가이드가 없습니다. (박스의 간단 설명서도 매니저의 온라인 설명서도 피트니스 앱의 통계 화면에서도 전혀 설명이 없어요.)

근본적으로 실시간 심박수 체크의 정확도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코칭 기능의 효율성 또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수면
손목에 찬 채로, 잠자리에 누운 다음 수면 버튼을 누르면 밤새 뒤척임 체크를 해줍니다. 전체 수면 시간과 뒤척임 시간이 체크되고 폰의 피트니스 앱에서는 시간대별 뒤척임 정도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별 통계도 저장 되구요.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내가 푹 잠들다가 기상 1시간 반 전쯤에 살짝 움직이고는 다시 숙면 상태가 되는 경향이 있구나 하는걸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는 동안 충전을 해야하는데 이 기능을 쓰면 그게 안되지 않나 싶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크기가 작으니 배터리도 작아서 워낙 충전이 빨리 되는데다가 수면 체크 모드에서 배터리 소모가 거의 없습니다. 1~3% 정도 소모 되더라구요.



- 사실 피트니스 모드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운동량 체크해서 통계 만들어주고 설정된 목표치 실시간으로 남은 양 알려주고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전문적인 운동이 아니라 그냥 매일 시간을 들여 좀 걷는 정도라면 꽤 재밌게 운동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기의 가능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심박수 체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기능이 휴대폰으로도 (오히려 더 강력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기어핏을 쓰는데 따른 이득이라봐야 만보계와 실시간 심박수 체크, 남은 운동량 확인, 그리고 코칭 모드 정도 입니다.

'조본'이나 '피트비트' 같은 피트니스 밴드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더 커집니다. 아주 간단한 액정만 있거나 아예 없는 이런 제품들은 하드웨어만 놓고 보면 기어핏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미흡한데도 전반적인 활동패턴을 분석해준다던지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알람을 해준다던지 (기어핏도 타이머 설정하면 되지만 매번 누르지 않아도 발동이 된다는거죠.) 수면 패턴을 체크해서 최적의 타이밍에 깨워준다던지 하는, 디테일한 기능들이 쏠쏠합니다. 기어핏은 기본적인 기능들에 대한 가이드 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는데 말이죠.





총평
기어핏은 같은 시기, 거의 같은 가격으로 나온 기어2네오와 비교해보면 기능이 확연히 떨어집니다. 기어2네오는 마이크, 스피커가 달려있어서 자체로 통화를 할 수 있고 음성메모도 가능하며 표시되는 정보량이 더 많고 특히 자체적으로 전용앱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오는 내장 메모리에 음악 파일을 넣고서 돌릴 수 있기 때문에 운동할 때 폰을 두고 나가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음악들으면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어핏은 훨씬 가볍고 디자인이 단순합니다. 외관상으로도- 전시된걸 보면 휘어진 기다란 액정이 이질적으로 보여서 제일 튀지만 막상 차고보니 '난 시계야!'라고 외치는 듯한 기존의 기어 시리즈들에 비해 액정 꺼져있으면 그냥 모던한 팔찌로 보이는 기어핏 쪽이 훨씬 무난합니다. 여러 모로 항상 차고 다니기 좋은데 이거야말로  웨어러블 기기로서 최고의 강점입니다. 알림을 받기 위한 스마트 워치로 쓰건 피트니스 위주로 쓰건 늘 차고 있어야 효율이 극대화 됩니다. 기어2네오는 장난감으로서는 기어핏보다 뛰어나지만 실용성은 떨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손목시계로 폰에서 하는걸 다 하려고 드는건 무리이고 전혀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단순화하고 무게를 줄이는게 훨씬 낫고 그런 점에서 기어핏은 삼성이 방향을 제대로 잡은 기기라고 봅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전반적인 소프트웨어의 부실이 기기의 가능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기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제대로된 운동 가이드를 만들어 놓고 홍보만 했어도 훨씬 인기를 끌고 지금처럼 가격이 폭락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앞으로 출시될 기어S가 쓸데없이 거대하고 기능이 많은걸 보면 정신을 못차린 것 같아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천산검로
14/09/07 16:41
수정 아이콘
오; 가격이 10만원이하라니 굉장히 혹하네요.
상록수
14/09/07 16:43
수정 아이콘
솔직히 시계 말고 사용할 일이 없는데도 그냥 차고 다닙니다. 주위 사람들이 알아서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음핫핫
14/09/07 16:56
수정 아이콘
솔직히 새거가 10만원이하라면 그냥 시계값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는 한다고봅니다
불곰드랍
14/09/07 17:06
수정 아이콘
써본사람에 따르면 심박수를 체크해가면서 운동을 할 정도에 이르게 된다면 기어핏에서 알려주는 (심박수를 포함한) 수치들은 정확도가 떨어져서 필요가 없다고 하더군요. 오히려 패션아이템으로서는 꽤 괜찮은거 같습니다. 문제는 삼성이 피트니스 기능으로 홍보를 했단거 ..
14/09/07 17:37
수정 아이콘
스마트워치는 기본적인 시계 기능과, 각종 알림 수신(발신은 필요한지 의문....)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능이 아무리 좋고, 디자인이 이뻐도 배터리 효율이 낮으면 망작이죠. 개인적으로는 갤럭시기어보다 기어핏을 더 높게 평가합니다. 최근에 출시된 모토360은 그냥 예쁜 쓰레기...(...)
철컹철컹
14/09/07 17:43
수정 아이콘
음... 그냥 신품으로 사도 10만원인데 굉장히 혹하네요. 근데 심박수까지 체크해가며 운동하는 사람 이외에는 필요가 없긴 하지만... 예쁘네요.
14/09/07 17:47
수정 아이콘
덧붙이자면- 기능만 놓고 볼 때 거의 전부 휴대폰에서 가능합니다. 심지어 만보계, 심박수, 수면체크 등도. 시계치고는 충전이 번거롭고 패션아이템으로도 덩치가 좀 큰편이며 딱 어울리는 의상도 제한적입니다. 아무리 가격이 싸도 쓸데없는걸 사는건 낭비죠. 이걸 몸에 붙이고 다니면서 활용할게 아니라면- 굳이 디지털 디바이스를 사고 싶다면 그 돈으로 쓸만한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크롬캐스트 같은걸 사는게 나을 수 있어요.
철컹철컹
14/09/07 17:49
수정 아이콘
중고나라 들어가보니 정말 미사용품이 7만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얘들은 이런 기기를 어디서 구해서 파는걸까요 ...
14/09/07 17:53
수정 아이콘
폰 사는데 그냥 껴주는게 엄청 많았거든요. 업자들이 안껴주고 빼돌려서 팔고 있기도 하구요.
14/09/07 17:55
수정 아이콘
혹시 어디서 검색하셨는지 알수 있을까요? 관심이 생겨서 사고 싶은데.. 그 중고나라라는데를 찾을 수가 없네요;;
철컹철컹
14/09/07 17:57
수정 아이콘
네이버 카페입니다. 최근 운영자의 뻘짓으로 말이 많긴 한데.. 그냥 카페 치면 나와요
14/09/07 17: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 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ㅠㅠ
제 시카입니다
14/09/07 19:21
수정 아이콘
적절한 가격을 찾은 느낌 크크..
문재인
14/09/07 20:09
수정 아이콘
동감이요 크크
싸구려신사
14/09/07 21:13
수정 아이콘
15만원정도 주고 구입했었는데, 나름 쓸만하더군요.
불만사항 두가지만 말해보자면, 첫째 충전의 번거로움, 둘째, 알람 동작문제 정도가 되겠네요.
충전은.. 일반 usb충전으로 바로되는게 아니라 젠더가 있어야 하는데, 이놈 찾는게 번거롭더라고요.
그리고 예를들어서, 폰으로 카톡확인하면 기어핏에서도 읽은표시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새메세지로 확인되니 불편하더라고요,
흠.. 그리고 이해가되지않는것이 시계확인하는 제스처를 취하면 자동으로 켜져서 시간확인이되는데, 반대로 팔을 내리면 꺼지진않더라고요. 충분히 모션센서로 커버칠수있는부분인데 왜 그 기능은 없을까요
파쿠만사
14/09/07 21:45
수정 아이콘
사실 얼마전까지 갤5에 번들로 껴서 무료로 뿌리긴 했었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6522 [일반] 미국 시장에서의 iOS vs Android... [28] Neandertal8485 15/02/12 8485 0
56516 [일반] 한심한 남자의 연애 이야기 2개 [5] 가치파괴자5075 15/02/12 5075 1
56352 [일반] 갤럭시와 아이폰, OS 관련 여러가지 이야기들 [19] Leeka4644 15/02/04 4644 1
56311 [일반] 뜻하지 않게 (스티브) 잡스님의 은혜를 입게 되었습니다...ㅠㅠ [41] Neandertal9488 15/02/02 9488 0
56228 [일반] 방통위 : 핸드폰 대란 발생시 개통업무 중지 선포 [40] Leeka7644 15/01/28 7644 3
56175 [일반] 사용 후에는 자리에 놓아두시면 됩니다. [56] 태바리6283 15/01/25 6283 3
56147 [일반] 미밴드(MiBand), 저의 첫 웨어러블 디바이스. [16] 라면9612 15/01/24 9612 0
55986 [일반] One Chance 2014년 최고의 영화 [7] 리니시아4329 15/01/16 4329 3
55702 [일반] 성형외과 수술실에서 의사-간호조무사 생일파티? [25] 발롱도르9009 14/12/30 9009 1
55624 [일반] 대한민국 시민의식 [174] 송파사랑14546 14/12/26 14546 0
55589 [일반] 중고액정으로 휴대폰 제조한다는 글을 쓴 허언증 사기꾼의 최후 [49] 어리버리9827 14/12/23 9827 1
55452 [일반] 오후 3시의 애매함에 대한 소고 [10] 영혼3751 14/12/15 3751 1
55386 [일반] [바둑] 라라의 바둑이야기 30.삼성화재배 결승전 리뷰. + 한국바둑대상 투표 [39] 라라 안티포바9063 14/12/11 9063 10
55269 [일반] 왜 뇌는 커졌는데 활용을 못하니?... [19] Neandertal5016 14/12/04 5016 4
55217 [일반] 육아휴직남의 게임 만들기 (2) [22] 필리온5556 14/12/02 5556 11
55145 [일반] KT와 LG의 가성비폰 베가 아이언2와 베가 시크릿 노트 비교 [33] 화잇밀크러버11348 14/11/28 11348 0
54944 [일반] 모듬전 부치는 날 [7] 부끄러운줄알아야지3040 14/11/17 3040 1
54921 [일반] 큰 화면이 돌아왔다. [7] Yang6877 14/11/15 6877 0
54863 [일반] 영화관에서 어느정도의 프리함이 통용된다고 보시나요 (영화관민폐) [99] 이시코기7900 14/11/13 7900 0
54757 [일반] 도용 결제란걸 처음으로 당했습니다 [15] [twenti]5335 14/11/07 5335 0
54728 [일반] 단통법에 대한 정치권과 국민 사이의 인식 차이. [39] Jannaphile6791 14/11/05 6791 4
54532 [일반] 과연 직접투자는 그렇게 위험한 것인가? [71] 퀘이샤7934 14/10/27 7934 2
54379 [일반] 직구 입문했습니다(+익스펜시스 이용시 참고하세요) [21] ArcanumToss11102 14/10/19 1110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