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주에서 우주복 없이 진공상태에 노출이 되었을 때 우리 몸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요?...sf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주로 우주복이 찢어진다거나 우주선에 구멍이 뚫려서 급격하게 진공상태에 노출되는 상황들을 자주 다루는데요 제일 흔한 장면들은 우주인들이 순식간에 얼어붙어서 마치 조각상처럼 된다거나 아니면 진공 상태에서 신체 내부의 액체들이 끓어오르고 우주인들은 듣기에도 섬뜩한 비명을 지르며 피부 밑으로 마치 벌레들이 기어 다니듯 피부가 물결을 치다가 퍽! 하고 머리가 터져버리는 장면들도 연출이 되곤 합니다...하지만 그것이 정말로 우주 공간에 우리 신체가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게 될 끔찍한 상황일까요?...


1. 폭발하지 않는다...
비록 우주 공간이 진공상태지만 우리 신체의 피부나 결합조직들은 우리 몸의 형태를 유지시켜 줄 수 있습니다. 피부나 결합조직의 상태가 양호하다면 말입니다...


2. 혈액은 끓지 않는다...
또 자주 언급되는 시나리오가 낮은 압력으로 인해 액체의 끓는점이 낮아져서 결국 혈액이 끓어 넘치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위의 1번의 경우처럼 우리 몸의 심혈관계는 잘 만들어진 폐쇄된 시스템이기 때문에 혈액이 진공상태에 직접적으로 노출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3. 얼어 죽지 않는다...
우주 공간은 우주에서 가장 추운 곳이죠. 온도는 약 2.7K, 섭씨로는 –270도 정도입니다. 이런데도 얼어 죽지 않는다고요? 문제는 열을 전달하려면 매개체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가 열전도라고 알고 있는 개념이죠...) 우주 공간은 진공이다 보니 우리 몸의 열을 외부로 전달시켜줄 매개체가 없습니다. 따라서 체온이 샐 틈이 없습니다...


시방 이것이 뭔 소리여?...그럼 우리 안 죽는거여?...
그럴 리가요...--;;; 우주 공간이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우리 몸이 진공 상태에 노출되는 순간 우리 몸 속의 기체는 바로 열린 구멍들을 (어디 어디라고 적시하지는 않겠습니다...--;;;) 통해서 순식간에 빠져나갑니다...괄약근에 아무리 힘 줘봐야 소용이 없어요...폐 속에 있던 공기...장 속에 있던 공기가 다 빠져나갑니다...여러분들이 우주로 나가기 전에 아무리 깨끗한 속옷으로 갈아입었다고 한들...이 상황에서 그 속옷은 더 이상 오리지날 속옷 색깔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또 여러분들은 10초에서 15초면 기절하게 됩니다...이 시간은 폐 속의 혈액의 여러분의 뇌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인데 이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뇌가 써야 될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압력이 없어지면 여러분들 신체 표면에 위치한 혈관들이 터져나기기 시작합니다. 특히 눈의 혈관들이 작살이 나기 시작합니다...그리고 외부에 노출되게 되는 체액들은 끓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침 같은 거 바로 끓습니다...이것은 실례가 있습니다...

1965년 텍사스에 있는 존슨 우주센터에서 테스트 중에 우주인의 우주복이 새는 바람에 그걸 입고 있던 사람이 진공 상태에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그는 사고 발생 14초 후에 기절했고 기절한 후 15초가 지나서 실험실은 다시 압력을 되찾았는데 그가 나중에 의식을 회복하고 난 뒤 뭐라고 했냐면 그가 기절하기 직전 제일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는 게 그의 혀 위의 침이 끓기 시작하는 것이었다고 했습니다.


4. 이건 뭐 별로 중요하진 않습니다만 만약 알몸인 채로 우주 공간에 노출되면 여러분들은 이제까지 여러분들이 경험했던 것들 가운데 최악의 선탠을 경험하게 됩니다...이미 그 상황에서는 피부 걱정을 할 여유가 없겠지만 말입니다...


역시 뭐니뭐니 해도 지표면이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