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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7/03 20:17:35
Name Neandertal
Subject [일반] 아마존...갑질 해줘서 때땡큐...^^
장면 1
미국 내 도서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기업 아마존은 해세트(Hachette)라고 하는 출판기업과 전자책 판매 수익의 배분을 놓고 서로 티격태격하고 있었습니다. 협상이 본인들의 뜻대로 잘 진행되지 않자 아마존은 본인들의 시장에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아주 치졸한 복수를 진행합니다. 아마존 사이트에다가 "해세트 출판기업의 책들은 배송이 2주 이상 지연된다. 그리고 어떤 책이든 해세트에서 나오는 신간들은 미리 예약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딱! 하고 띄워버렸습니다. 한 마디로 아마존 고객들한테는 "아마존에서는 될 수 있으면 해세트 출판사 책은 사지마"라고 통지한 것이고 해세트쪽에다가는 "너거들이 고분고분 우리말을 안 들어?...한 번 엿먹어 봐라!"라고 으름장을 논 것이었지요. 물론 이 조치를 두고 각계에서 많은 비난이 쏟아졌지만 아마존은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습니다.

장면 2
Edan Lepucki라는 소설가가 있습니다. 그녀는 이제 곧 해세트 출판기업을 통해서 그녀의 첫 소설 [California]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당장 인기 있는 소설가로 등극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아직 검증이 안된 신인 작가에게는 투자도 박한 법. 그녀는 그녀 스스로 자신이 "팔리는 작가"임을 증명해야만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그녀의 소설에 초짜 에디터를 붙여줍니다. 초판은 겨우 만 이천 부만 찍을 예정입니다. 이마저도 잘 안 팔린다면 그 다음 수순은 절판일 테고 그녀는 아마도 그녀의 두 번째 소설을 출판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Edan Lepucki가 해세트 출판사 측에 혹시 자신의 소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수 있는 지 조심스레 물어봤을 때 출판사 관계자는 "어머, 어쩜 이렇게 순진할 수가 있을까!"라는 듯 그녀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어 보였습니다. 당연하게도 그녀의 책을 위한 마케팅 비용은 단 1달러도 책정되지 않았습니다.

장면 3
스티븐 콜베어라는 TV 쇼 진행자가 있습니다. 그는 TV 쇼 진행자이면서 책도 여러 권 낸 작가이기도 한데 최근의 아마존의 행태에 대해서 화가 잔뜩 나 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아예 작심하고 자신의 TV 프로에서 아마존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해댑니다. 그런데 여기서 Edan Lepucki에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스티븐 콜베어는 아마존의 이러한 행위로 인해서 가장 피해를 보는 사람은 "이제 처음으로 자신의 책을 출판하는 젊은 작가들"이라고 하면서 테이블에서 책 한 권을 집어 듭니다. 그 책은 다름아닌 Edan Lepucki가 쓴 소설 [California]였던 것입니다. 스티븐 콜베어는 아마존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서 독자들이 이 책을 많이 사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려놓자고 제안합니다. 그리고 팔로워가 6백만 명이 넘는 자신의 트위터에도 [California]를 추천합니다.

장면 4
[California]는 스티븐 콜베어말고도 아마존의 횡포에 반대하는 몇몇 작가들의 지원도 받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요. 책은 7월 8일에 공식적으로 출판되는데 과연 스티븐 콜베어가 의도한 대로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수 있을 지 한번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 책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다면 아마존은 또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네요.


스티븐 콜베어의 아마존 디스...[California]관련 내용은 5분 31초부터 나옵니다...



자신의 책 [California]와 함께 있는 Edan Lepucki



아마존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California] 아직 가격이 뜨지 않은 상태다...



다른 인터넷 도서 판매 사이트인 반스앤노블에 올라온 [California] 가격이 정확히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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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킬칼켈콜
14/07/03 20:20
수정 아이콘
와 저 작가에 한해서는 진짜 아마존 땡큐..아니면 스티븐 콜버트 땡큐?
레페리온
14/07/03 20:23
수정 아이콘
미국도 도서 정찰제가 아닌가 보네요?
14/07/03 20:25
수정 아이콘
정말 저 책이 대박난다면 작가는 스티븐 콜버트를 평생 은인으로 모셔야겠네요.
이런것도 운명인가... 하필 저 책을 똻!
노던라이츠
14/07/03 20:28
수정 아이콘
저 작가 진짜 땡잡았네요. 책이 엄청 재밌어서 아마존이 곤경에 빠져야 할텐데흐흐흐. 결국 아마존이 바뀔라나요?
14/07/03 20:28
수정 아이콘
역시 콜베어!!!
14/07/03 20:32
수정 아이콘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흥미롭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이 얼마나 재미있는가이겠죠. 단지 아마존에 반대하기 위한 것에 중점이 있다면 성공할 가능성은 떨어질 것도 같습니다.

최근에 엔하위키에서 천안함 프로젝트라는 다큐에 대한 부분을 읽었는데 위의 사건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도 같네요.
王天君
14/07/03 20:33
수정 아이콘
으크킄크크 이럴 수가. 하지만 단 몇명의 운좋은 생존자때문에 핍박받는 수많은 작가들이 걱정되긴 하네요.
그나저나 네안데르탈님은 닉넴과는 다르게 참 여러 분야 글을 잘 쓰시네요. 글의 갯수, 다양한 주제, 글의 질을 다 고려해서 이걸 원통 부피 구하듯이 구하면 아마 피지알러중에서 그 값이 제일 클 듯...
긴토키
14/07/03 21:25
수정 아이콘
맞아요 네안데르탈님 글 그래서 정말 좋아합니다
지금뭐하고있니
14/07/03 20:46
수정 아이콘
저 작가 분은 라지에타가 터졌네요..크크
근데 신작 40%나 할인되는 걸 보노라니, 얼마 전에 통과된 도서가격관련 법안이 생각나네요...ㅡㅡ;;
14/07/03 20:49
수정 아이콘
저 작가는 로또 당첨됐네요
솔로9년차
14/07/03 21:33
수정 아이콘
저 책의 내용보다 본문의 내용이 더 드라마틱할 거라 확신합니다.
Abrasax_ :D
14/07/03 21:35
수정 아이콘
크크크
14/07/03 22:00
수정 아이콘
그래도 미국은 초판 12,000부나 찍네요 흑흑
제 책 팔린 거 다 합쳐도 저거 반도 안 됨 엉엉
Neandertal
14/07/03 22:03
수정 아이콘
그래도 책 내셨잖아요...저는 자기 책 낸 사람들이 정말 부러워요...^^
14/07/03 22:32
수정 아이콘
인구수가 깡패죠 이게 바로 규모의 경제...
윤가람
14/07/03 23:26
수정 아이콘
저는 3년동안 5질로 종이책 2만부 가량 판매한 것 같습니다.
대략 35권 가까이 되는데....
저분은 한권으로 1만 2천부..ㅠㅠ..
Neandertal
14/07/03 22:05
수정 아이콘
본문과 관련해서 아마존의 저런 행태가 문제가 되는 것이 신인 작가들은 책이 처음 나왔을 때 확 관심을 받아서 초반에 분위기를 타는 게 중요한데 아마존 같은 데서 사전 주문 안 받아줘...배송 일부러 늦춰...이렇게 해버리면 그 책과 작가는 그냥 사장되어 버리는 겁니다...매일 쏟아지는 책들이 한 두 권이 아니니까요...인기 작가라면 내구성이 있겠지만 신인은 그냥 골로 가버리는 거지요...--;;;
14/07/04 00:08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일이 벌어지고 있었군요. 정보 감사합니다.

다만 한 가지, 아마도 일부러 그렇게 쓰신 것 같지만, 본인 스스로 콜버트가 아닌 콜베어라고 부르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불러주는게 맞지 않나 마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한창 콜베어 찾아보던 때도 있었는데, 반가우면서도 씁쓸하기도 하고 그렇네요.

어찌 되었건 흥미로운 글 잘 봤습니다.
Neandertal
14/07/04 00:19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저 분은 사실 이 작가에 대한 기사를 읽다가 이번에 처음 알게된 사람이라 이름을 제대로 몰랐네요...--;;;
14/07/04 00:50
수정 아이콘
피드백 감사합니다.
사실 네안데르탈님 글의 요지에는 전혀 관계없는 지엽적인 부분일진데, 괜한 태클한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가장자리
14/07/04 00:16
수정 아이콘
아쉐뜨면 프랑스 기업이라서 더 만만하게 보고 저런 걸 지도 모르겠네요.
미국애들이 프랑스를 꽤나 걸고 넘어지던데, 얼마 전 BNP Paribas 사건도 그렇구요.
걸스데이
14/07/04 01:49
수정 아이콘
흥미롭네요. 저 작가는 진짜 땡 잡았군요.
인터스텔라
14/07/04 16:28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 고맙습니다. 콜베어가 저 책을 고른 이유가 궁금하네요. 단지 신인 작가여서인지 아니면 책 내용도 괜찮아서인지 혹은 둘 다인지.
책이 망작이면 꼴이 우스워질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됩니다.
Neandertal
14/07/04 16:46
수정 아이콘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아미존에서는 매달 1일에 그 달에 나오는 신간들 가운데 읽어볼만한 책을 선정해서 발표를 하는데 이번 달 추천도서 가운데 하나로 이 [California]를 뽑아 놨다는 겁니다...어떤 제스처인지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만 일단 저 콜베어가 자신의 책을 내는 출판사가 바로 해세트입니다...그래서 아마 콜베어 측에서 해세트에다가 "야, 내가 이번에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아마존 함 엿 먹이려는데 뭐 괜찮은 신간 나온거 없냐?"고 물어봤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스텔라
14/07/04 17:22
수정 아이콘
오. 댓글 보니 더욱 흥미롭네요. 일단 책이 망작은 아닐 가능성이 높군요. 근데 콜베어와 출판사 간의 커넥션이 있다는 점에서 좀 깨림칙하네요. 제가 알기론 콜베어가 어떤 이해관계 때문에 저런 일을 벌일 사람은 아니긴 합니다만.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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